[이주일의 책]'맥시멈 코리아'

  • 입력 1999년 10월 14일 13시 25분


▼'맥시멈 코리아' 스콧 버거슨 지음/자작나무 펴냄/320쪽 8500원▼

광화문지하 교보문고 앞 보도에서 쭈그리고 앉아 'BUG'이라는 1인이 만든 잡지를 파는 벽안의 외국인이 있었다. 어쩔 때는 인사동에서 자기잡지 장사를 하기도 했다. 스콧 버거슨이 바로 그다.

1967년생이니 우리나이로 33살. 미국의 명문 U.C. 버클리대학 영문과를 졸업한후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여러 사람들과의 인터뷰내용을 담은 게 잡지 'BUG'이다.

그런 그가 유독 한국에서만 3년여를 보내며 최근 '맥시멈 코리아'라는 책을 펴냈다. 그의 눈에 비친 한국, 한국인, 한국문화는 어떤 것일까?

길거리에서 침과 가래를 뱉는 행동에 대해서 '숨막히는 한국사회의 순응주의에 질려버린 펑크들의 반항'이라는 신기한 해석을 하고 있다.

이제는 '개나소나폰'이 되어버린 핸드폰문화에 대해선 '가상접촉을 통한 스킨십의 연장'이라고 해석하는 그는 독특한 문명-문화비평가로 우리앞에 다가왔다. 온돌방과 막걸리문화를 칭찬하는 그는 기본적으로 한국문화에 대해서 우호적이다. 그리고 따뜻한 시각을 가지고 있다.

이미 '거리의 문화비평가'가 된 그는 단적으로 한국을 '뒤죽박죽의 나라'라고 이야기한다. 21개의 에세이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들은 매우 다양하면서도 미학적인 소재가 많다. 이 책을 읽다보면 한국문화에 대한 외국인의 시각을 엿볼 뿐만 아니라 매혹적인 문화여행을 하는 듯한 착각에 빠질만큼 문화에세이가 전달하는 고감도 상상력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최영록<마이다스동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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