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첫인상은?…「몽유금강」작가 밑그림 모음전

  • 입력 1999년 7월 12일 20시 08분


『여기가 북녘땅! 1999년 4월17일 오전6시 봉래호에서 처음 본 장전항.』

“오전8시32분. 장전항 입항 직전 보트 선상에서.”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는 금강산의 인상을 담은 한국화가 이종상(서울대교수)의 스케치에 남겨진 기록들. 순간의 생생한 느낌들이 담겨져 있다.

일민미술관에서 개막중인 ‘몽유금강―그림으로 보는 금강산 300년’전에 출품한 15명의 현대작가들이 지난 4월 금강산 여행길에 남긴 스케치 와 밑그림들을 전시하는 ‘몽유금강 스케치와 드로잉’전이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소격동 ‘아트스페이스 서울’에서 열리고 있다.

이종상의 경우 일민미술관에서는 산봉우리를 ‘人’자 모양으로 단순화한 ‘원형상 금강준’을 출품했다.

대상을 극도로 압축한 이 그림에는 작가가 현장에서 느낀 감정이 절제돼 있다. 이 작품만을 본다면 현장의 구체적인 모습을 알기는 어렵다. 그러나 밑바탕이 된 스케치를 보면 줄지은 만물상 봉우리와 장전항의 구체적인 모습이 생생하게 다가온다.

이처럼 일민미술관과 ‘아트스페이스 서울’의 두 전시회를 비교해보면 작가들이 금강산이란 대상을 포착한 후 어떻게 변형해서 독자적인 양식으로 재해석했는지 그 과정을 알 수 있다.

회화작품이 아닌 비디오 설치작품을 출품한 박화영과 육근병의 현장 스케치도 볼 수 있다.

평소 볼 기회가 적었던 비디오작가들의 그림실력이 은근히 호기심을 끈다. 작가들의 드로잉실력을 보여주는 기초자료들도 생생한 현장감을 전해준다. 아트스페이스 서울 02―720―1524 일민미술관 02―721―7772, 7776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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