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기까지 나는 하루에 12시간 이상을 걸었다. 가만히 걸어다니는 사람들을 들여다보면, 그 모습이 참 외로워 보인다. 한쪽 발이 땅에 닿는 동안 다른 한쪽 발은 허공에 떠있어야 하는 ‘걷다’라는 행동은 나를, 사람들을 외롭게 만든다.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우리들은 서로 어깨를 기대고 서 있어도, 얼굴에는 혼자라는 표정을 지우지 못한다. 언제나 외발일 수밖에 없는, 무심한 표정으로 어깨를 스치며 지나가는 길 위에 있는 사람들을 내 마음 속으로 끌어오고 싶다. 앞으로 내가 쓴 소설은 ‘걷는 중’이었으면 좋겠다.
졸업을 하고도 한동안 서성거려야 했던 명동의 조그만 그 학교와 교수님이 아니었으면 어찌 내가 소설을 쓸 생각을 했을까. 부모님과, 박기동교수님 그리고 초라한 작품을 뽑아주신 심사위원님들께 머리숙여 감사 드린다.
△73년 경기 수원 출생 △청주대 철학과,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