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조선 판금/반응]『언론의 개인인권 침해 경종』

  • 입력 1998년 11월 12일 19시 19분


서울지법이 11일 최장집(崔章集·고려대 교수)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장이 조선일보를 상대로 낸 월간조선 11월호 발행 판매 배포금지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이자 법조계와 학계 시민단체는 “당연한 결과”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소속 박주현(朴珠賢)변호사는 “이번 결정은 언론이 공기(公器)로서의 역할을 다할 때 그 자유가 보장되는 것이며 안보상업주의를 이용해 사세확장을 꾀하려는 보도태도까지 보호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명백히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화여대 법대 박은정(朴恩正)교수는 “중요한 공직자를 검증하는 것은 언론의 자유에 속하지만 이번 월간조선의 보도는 논문의 맥락상 중요하지 않은 부분을 부각시켜 최교수를 용공인사로 만들려는 의도가 있었기 때문에 언론자유의 영역에 속하지 않는다”면서 “이번 결정은 개인에 대한 언론의 과도한 인신공격에 제동을 거는 것으로 전향적 사건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 공안관계자들은 이번 결정에 대해 “말할 수 없다”며 입장을 밝히기를 꺼려했으나 과거 정권하에서 공안을 담당했던 ‘구공안’검사들은 “월간조선의 보도가 앞 뒤 문맥을 자르고 무리하게 제목을 단 점은 인정되지만 최교수의 저술이 좌파적 편향이 있는 것은 분명하고 법원도 이를 부인하지는 않은 것 같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국자유총연맹측은 이번 결정에 대한 직접적 언급을 삼가면서 “본안에 대한 법원의 판결을 지켜보겠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박정훈기자〉hun3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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