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 공예대전/인터뷰]대상 이정주씨

  • 입력 1998년 9월 13일 19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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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대상 소식을 전해듣고 혹시 전화를 잘못 받은 게 아닌가 했어요.”

이정주씨는 대상의 영광이 정말 의외였다고 한다. 하지만 수상작 ‘강박관념’은 특히 독창성 면에서 심사위원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아크릴과 비닐 등 투명한 현대적 소재에다 자수를 접목시킨 파격적인 형식은 전통적인 자수 개념에서 본다면 “이 작품도 자수냐”는 질문이 나올 정도.

이씨는 이에대해 “자수는 실과 바늘의 미술”이라며 “자수 개념을 이같이 정립한 뒤 평면을 벗어나 입체적 형식미를 추구했다”고 설명했다.

아크릴로 만든 항아리 틀, 자수로 짠 풀의 이미지를 통해 작가는 현대인의 소유 욕망에 대해 강한 메시지를 던진다. 내부를 비우고 주변을 강조함으로써 비움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것.

이씨는 “현대인들은 그릇만 있으면 채우려는 강박 관념을 갖고 있고 자연마저도 소유하려 든다”며 “그 욕심을 비워야 비로소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말한다. 자수로 새긴 풀의 이미지는 자연과 인간의 친화를 강조하고 생명성을 형상화했다고.

이씨는 올해 이화여대 조형예술대학원 섬유예술학과를 졸업했으며 지난해 동아공예대전 입선, 98 대한민국공예대전 입선 등의 수상 경력을 지니고 있다.

이씨는 “아크릴 소재를 사용한 지 불과 2년밖에 안됐는데 뜻밖의 큰 상을 받아 내년 10월 계획하고 있는 개인전이 더욱 부담스럽다”며 웃었다.

〈허 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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