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 유통전쟁/상품별 가격비교]E마트 가장 싸다

  • 입력 1998년 8월 13일 19시 30분


미국계 유통점 월마트가 촉발한 가격인하 경쟁은 13일에도 서로 치고 받는 양상으로 계속됐다.

월마트가 개장과 함께 대우의 29인치 컬러TV가격을 39만4천원에서 4천원을 깎은 39만원으로 가격표를 바꿨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E마트측은 39만2천원에 팔던 같은 제품을 38만8천원으로 4천원을 낮췄다.

두업체의 가격싸움으로 월마트는 이틀사이 TV가격을 8천원, E마트는 7천원을 인하했다. 이밖에 그랜드마트 킴스클럽 홈플러스 등도 고객을 놓치지 않기위해 이날부터 다른 소비재 품목의 값을 대폭 내렸다.

동아일보는 13일 인터넷가격정보업체인 에누리정보(www.enuri.com)와 함께 수도권 9개 주요 할인점에 직접 나가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활용품과 식품 등의 가격을 확인 점검했다.

조사 결과 같은 업체라도 점포별 품목별로 판매가격에 약간씩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전반적으로 E마트의 가격이 가장 저렴했다.

세제의 경우 4.5㎏짜리 애경 퍼펙트가 E마트 일산점 분당점 창동점에서 모두 8천1백50원에 팔리고 있었다. 월마트가 운영하는 마크로는 일산점 남부점(용인) 인천점에서 각각 8천6백50원.

펩시콜라 1.5ℓ도 E마트 일산점 분당점이 7백원으로 가장 쌌고 이어 마크로 각 지점이 7백25원으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E마트 부평점은 9백원으로 다른 지점에 비해 비싸게 팔렸다.

마크로가 전략상품으로 내세운 대우전자 29인치 TV는 회원에게만 발송한 쿠폰을 갖고 있어야 구입할 수 있었다. 반면 E마트는 마크로와 가격차 없이 예약제로 누구나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필름 값은 마크로가 더 싼 가격에 팔고 있었다. 마크로 각 지점은 코닥골드200(24장×3개)을 6천9백80원에 팔았으며 E마트는 분당점을 제외한 일산점 부평점 창동점에서 8천3백원에 팔았다. 킴스클럽 분당점과 그랜드마트 강서점도 8천3백원.

다만 E마트 분당점은 파격적 가격인 6천1백60원에 내놓고 있었다. 이처럼 점포별로 가격차가 나는 이유에 대해 E마트 관계자는 “매입물량에 따라 판매단가가 달라진다”고 밝혔다.

그러나 할인점들의 경쟁적인 가격인하에도 불구하고 생필품 가격이 실제로 월마트 진출이전보다 크게 내렸는지는 의문.

조사에 참여한 에누리정보대표 서홍철(徐鴻哲·39)씨는 “할인율이 높은 상품은 손님을 끌기 위한 미끼상품인 듯하고 전반적으로는 가격이 크게 낮아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김홍중기자〉kima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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