탭댄스를 추며 연신 플래시를 터뜨리는 파파라초, 괴로운 기억들을 잊고 싶어도 선뜻 떠나지 못하는 재클린 케네디, 「새로운 미래를 찾자」며 종용하는 오나시스….
지난봄 미국을 들끓게 했던 화제의 오페라 「재키 O」가 음반으로 소개됐다.
마리아 칼라스, 리즈 테일러, 그레이스 켈리 등 당대를 떠들썩하게 한 명사들이 오페라의 주요인물. 재키와 칼라스가 부르는 「불꽃의 2중창」은 이 작품의 절정을 이룬다. 두 사람은 오나시스를 사이에 둔 연적관계.
작품의 음악적 특징은 뮤지컬에 가깝다. 파티에 참석한 군중이 「1968년」을 외치는 첫막부터 20인조 악단이 반주하는 경쾌한 리듬이 전곡을 수놓는다.
작곡자인 마이클 도어티는 작품을 「팝 오페라」로 정의하면서 「록과 재즈앙상블을 배우며 성장한 나의 음악적 경향이 작품에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미니멀리즘(극소주의)」 스타일이 가미된다. 미니멀리즘은 한가지 주제나 동기를 조금씩 바꾸어 가면서 반복하는 방법.
음반 표지에 나타난 재키의 사진 4장은 이런 음악적 특징을 암시하고 있다.
『오늘날과 같은 시대에 오페라의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꼽는다면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가 가장 제격일 것이다』
대본을 쓴 웨인 코스텐바움의 말이다. 그렇다면 「재키 O」의 뒤를 이을만한 오늘날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세계 음악계는 벌써 불운의 왕세자빈 다이애나를 「최고의 오페라 히로인」으로 꼽고 있다.소프라노 니콜 히스턴이 재키역을 맡았으며 영국 데카사 산하의 아르고 레이블로 발매됐다.
〈유윤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