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3천만명 대이동…고속도로 『거대한 주차장』

  • 입력 1997년 9월 13일 14시 28분


전국적으로 3천만명(연인원)이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는 나흘간의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3일 본격적인 민족 대이동이 시작됐다. 철도역과 고속버스터미널 공항 등에는 이른 아침부터 가족단위의 귀성객들이 선물꾸러미를 들고 나와 고향으로 가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고속도로와 국도는 오후로 접어들면서 귀성차량이 쏟아져 나와 병목지점등 일부 구간에 국한됐던 정체현상이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그러나 추석(16일)이 사흘후로 교통이 분산된 때문인지 예상했던 만큼의 귀성길 교통대란은 빚어지지 않았다. 경부고속도로의 경우 한남대교∼서초IC, 천안IC부근, 청주IC∼회덕 분기점 등에서 시속 30㎞ 미만의 체증이 계속됐고 호남고속도로는 이날 하루종일 회덕∼유성 12㎞ 구간이 거대한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오전에 소통이 원활했던 중부고속도로도 오후들어 동서울∼이천 구간에서 시작된 정체의 꼬리가 점차 길어졌다. 영동고속도로는 대체로 원활한 소통을 보였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1시 기준으로 서울에서 승용차로 출발, 부산까지 가는 데는 7∼8시간, 대전은 4∼5시간, 광주는 6∼7시간 걸리는 등 평소보다 1∼3시간 정도더 소요될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날 하루동안 평소 주말보다 1만대정도 많은 23만3천여대의 차량이 고속도로를 통해 서울을 벗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도로공사측은 『올 추석연휴 앞쪽에 토,일요일이 끼어 있어 귀성차량이 분산되는 효과를 내 귀성보다는 귀경길이 더 고될 것 같다』며 『그러나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는 저녁시간대에는 극심한 체증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정오부터 17일 자정까지 버스전용차로제가 시행되는 경부고속도로 서초∼청원 1백26㎞ 구간과 갓길 운행이 빈번한 구간에서 장거리 표적 식별카메라를 부착한 헬기를 투입, 교통법규 위반 차량에 대한 집중 단속에 들어갔다. 국도의 경우는 안양방면 1번 국도, 춘천방면 6번국도, 아산만방면 39번 국도등 서울과 인접한 국도구간이 오전부터 고속도로를 피해 몰려든 차량들로 크게 혼잡했다. 서울역 청량리역 등 철도역에는 각 노선의 좌석표와 입석표가 매진된 가운데 표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간혹 나오는 반환표를 얻기 위해 대합실 창구에 길게 늘어선 광경을 연출했다. 38편의 임시열차를 포함, 이날 하루동안 1백45편의 열차가 출발하는 서울역을 통해 이날 8만8천여명이 귀성길에 올랐고, 14일과 15일에는 각각 9만1천명과 10만1천명이 귀성할 것으로 서울역측은 전망했다. 설 연휴중 50만명 이상이 이용할 것으로 추산된 강남 등 고속버스터미널에는 고속버스전용차선제가 실시되는 데다 각 노선의 승차권이 많이 남았기 때문인 지 오후들어 귀성객들이 많이 몰려들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직원들의 귀성을 돕기 위해 이날 오전 일찌감치 업무를 마감했으며, 3만여명이 일하는 구로공단에 입주한 업체들중 일부는 근로자들에게 귀성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남대문 등 서울시내 주요 재래시장과 롯데, 신세계 등 백화점 주변에서는 이날 하루종일 제수용품과 추석 선물을 사려는 시민들이 타고 온 차량들로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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