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이렇게 심한줄은…』 검찰신고전화 이틀째 폭주

  • 입력 1997년 9월 5일 20시 07분


학교폭력을 신고받고 있는 검찰의 「자녀안심하고 학교보내기운동본부」는 신고전화 설치 이틀만에 90여통의 전화를 받았다. 이를 담당하고 있는 대검 강력부 검사 한명과 일반직원 2명은 거의 목이 쉴 정도였다. 이재순(李在淳)검사는 『이렇게 많은 전화가 올 줄은 정말 몰랐다』며 『전화한 사람마다 30분이상 자신의 설움을 털어놓아 신고만 받고 끊을 수도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이 가해자의 이름과 소속을 가르쳐달라고 요구하면 보복이 두려워 『좀 더 생각해보고 전화하겠다』며 끊어 버린다는 것. 5일 오후 한 학부모는 『중학2년생인 아들이 친구에게 자주 맞아 담임교사에게 얘기했다가 다른 학생들에게 「비겁자」「고자질하는 놈」이라는 놀림을 당해 전학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 학부모는 『신고를 하더라도 담임교사는 문제를 크게 만들면 안된다는 생각에 항상 가해학생을 처벌하지 않고 쉬쉬한다』며 『터넣고 이야기할 수 없는 학교분위기가 폭력의 악순환을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서울 모여고2년생 김모양은 2일밤 전화를 걸어 『올해 3,4월에 같은 반 친구에게 돈을 빼앗기고 부탄가스까지 억지로 마셔 현재 후유증으로 말을 더듬고 있다』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조원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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