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성경번역 표절시비…성서공회-성경공회 논란

  • 입력 1997년 8월 31일 09시 23분


개신교계가 성경번역 표절 시비에 휘말렸다. 이번 파문은 대한성서공회(총무 김호영)가 최근 「하나님의 말씀 신구약 성경」을 발행한 한국성경공회(대표 김태윤)를 상대로 서울 지법 북부지원에 저작권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비롯됐다. 성서공회는 『이번에 성경공회가 발행한 성경은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성경전서 개역(改譯)한글판」을 토씨와 일부 단어만 바꿔 그대로 베낀 것』이라며 성경공회가 성서공회측이 갖고 있는 개역한글판 성경의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성경번역은 히브리어나 헬라어성경을 원전으로 하기때문에 번역자에 따라 문장구조가 달라 질 수밖에 없는데 성경공회의 성경은 개역한글판 성경과 문장구조가 같다는 것. 이에 대해 성경공회는 『신구약성경은 개역한글판과 7천여 곳이 다르다』며 표절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구약은 히브리어 마소라사본, 신약은 헬라어 네슬레 알란트 26판을 번역한 것으로 93년 번역에 착수해 지난해 9월 감수용을 제작한 뒤 수정과정을 거쳐 출판했다는 설명이다. 성경공회는 이성경을 3만부 제작해 1만2천원씩 일부 개신교 교단에 보급했다. 1895년 영국성서공회 한국지부로 출범한 성서공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기독교대한감리회 기독교한국침례회 대한성공회 등 주요 교단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으며 1백여년동안 성서번역출간과 보급사업을 주도해왔다. 성경공회는 지난 93년 성서공회가 발행한 「표준새번역성경」의 내용에 반발하는 예수교장로회 개혁총회와 고려총회 예수교하나님의성회 등 보수 교단들이 결성한 단체다. 〈김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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