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이 「잔」을 부른다…북창동 먹자골목,점심-술자리 으뜸

  • 입력 1997년 8월 23일 08시 07분


서울 북창동 먹자골목. 서울 한복판인 시청광장 프라자호텔 뒤편에 있는 이 지역이 서민적인 분위기의 먹자골목으로 자리잡아 세인의 발길을 끌고 있다. 북창동 먹자골목은 소공로와 남대문로, 태평로에 둘러싸인 삼각형 모양의 지역. 북창길에서 남대문로까지 남북을 관통하는 길이 5백여m의 일방통행로 2개를 중심으로 여기저기 뚫린 골목을 따라 음식점 5백여개가 들어서 있다. 구한말 이래 오랫동안 화교지역으로 꼽혔던 북창동에는 30,40년 전에는 중국음식점이 40여개까지 됐었다. 그러나 일부 구역에 고층건물이 들어서면서 대부분 강남이나 마포구 연남동 등으로 떠나 이제는 6,7개만이 남아 있다. 대신 지금은 한식집 일식집 고깃집 복어집 삼계탕집 횟집 등 온갖 종류의 음식점이 난립해 맛자랑을 하고 있다. 이 일대는 평일 정오가 가까워지면 점심식사를 하러 오는 사람들로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한국은행 시청 상업은행 등 인근 대형건물의 직장인이 많이 오며 남대문시장에 장을 보러왔다가 이곳에서 점심을 해결하는 사람들도 많다. 또 프라자 조선 롯데 등 인근 호텔의 외국인 투숙객들이 한국적인 분위기에서 식사하기 위해 이곳을 찾기도 한다. 이 지역은 점심시간 후 잠시 한가해졌다가 오후 6시가 되면 다시 붐비기 시작한다. 직장인들이 이 일대 음식점에서 저녁회식을 갖는가 하면 골목 곳곳에 자리한 단란주점에서 여흥을 즐기기도 한다. 이 먹자골목의 특징은 음식점들이 좁은 골목, 오래된 집에 들어서 서민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는 것. 현대식으로 개조한 대형식당들도 있지만 대부분 수십년 된 음식점들이다. 이 골목의 또다른 특징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다 보니 호텔음식과 차별화하기 위해 색다른 음식을 개발하는 한편 한국적인 분위기를 내려는 음식점들이 많다는 것. 갖은 재료로 맛을 낸 비빔밥과 불고기 갈비는 유럽인들이 많이 찾고 돼지등심을 고추장에 버무려 숯불에 구워먹는 돼지등심구이는 태국인들이 자주 이용한다. 깔끔한 맛의 우동이나 생선초밥은 일본인들이 즐겨찾고 진한 국물의 구수한 삼계탕은 동남아시아인과 일본인에게 인기가 있다. 대형 한식집인 장안가와 27년된 장안삼계탕은 손님의 30% 이상이 외국인이라는 것. 대부분의 음식점에서는 간판은 물론 메뉴에도 영어 일어를 병기하고 있다. 북창구역 재개발대책주민회 황원철회장은 『이곳은 내국인들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많이 찾고 있으므로 구역 주변부는 고층화 대형화하더라도 중심부는 음식문화거리로 육성해 관광명소로 가꿔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회에서 「맛있다」고 권하는 북창구역 음식점 및 프라자호텔과 조선호텔이 투숙객들에게 추천하는 음식점들을 토대로 「맛집 20곳」을 골라 소개한다. 〈글 김진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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