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人애인둔 여성들, 통신동호회 「예사랑」 결성

  • 입력 1997년 8월 19일 19시 51분


대선후보 아들 등의 병역문제로 시끄러운 요즘 『「신의 아들」보다는 「사람의 아들」이 좋다』고 외치며 단합을 과시하는 여성들이 있다. 컴퓨터통신 나우누리의 「예사랑」 회원들이 그 주인공. 「예비역이 될 때까지 사랑하는 낭자들의 모임」을 뜻하는 「예사랑」은 애인을 군대에 보낸 여성들의 통신모임이다. 지난 3월 결성된 뒤 지금까지 등록된 회원은 모두 1백5명. 세살 연하의 애인을 군대에 보낸 회사원, 일곱살 연상의 군인 오빠를 짝사랑하는 여중생, 같은 남자를 기다리는 두 여자 등 「외로움」을 공통분모로 하는 이들이지만 게시판에 올리는 사연은 가지각색. 『2년여의 결코 짧지만은 않은 시간, 친구들은 혹시 맘이라도 변하면 어떡할거냐고 걱정들을 하는데…』 『발톱이 살을 파고 들어가 수술을 했다는데, 불쌍한 우리 오빠』 『오랫동안 전화가 오지 않는다. 혹시 맘이라도 변한건 아닐까』 한 회원은 『군대 간 애인을 붙잡으려면 편지를 자주 쓰지 않는게 좋다』며 나름대로의 「비법」을 공개하기도 했다. 李會昌(이회창)신한국당대표의 두 아들 병역면제 의혹은 이곳에서도 주요 화제. 한 회원은 『이회창씨 아들이 두명이나 군면제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무척 놀랐다』며 『오늘도 내 남자친구는 부대에 비상이 걸렸다면서 목이 다 쉬어서 전화했던데…』라는 글을 띄웠다. 또 최근 국회의원 자제의 병역면제율이 높다는 보도가 나오자 「현역을 마치고 돌아올 오빠가 자랑스럽다」 「면제 국회의원 아들보다 건강한 우리 애인이 좋다」는 등의 반응이 게시판에 올랐다. 〈금동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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