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픈 북녘산하 그림으로…「北 원로작가전」 일민미술관서

  • 입력 1997년 7월 21일 07시 55분


그림으로 보는 북한땅. 북녘동포들의 삶. 북한 원로화가들의 작품이 서울에 온다. 22일부터 8월3일까지 서울 동아일보 광화문사옥 일민미술관(02―721―7772)에서 열리는 「북한 원로작가전」. 동아일보사가 주최하고 해동문화예술기획이 주관하는 이 전시회에는 조선화 유화 수채화 수묵화 판화 등 모두 1백여점이 전시된다. 금강산의 계곡과 노송, 눈덮인 백두산, 압록강의 노래, 대동강변의 서리꽃, 묘향산의 법왕봉…. 북한의 산하와 사계를 그린 작품이 가장 많다. 여인들, 고기잡는 어부, 단오절풍경, 시집가는 날, 꽃, 새, 동물도 있다. 이는 지난 4월부터 두달간 북한의 평양국제문화회관에서 열린 송화미술원특별전에 출품된 작품들. 북한 문화예술부산하 송화미술원은 지난 95년말 11명으로 시작, 현재 19명이 활동하고 있다. 모두 60세이상의 현역원로작가다. 이번 서울전의 전시작가는 황영준 김인권 강정님 이맥림 박제일 이근화 김상직 송시엽 문화춘(이상 한국화) 임홍은 박진수(이상 수채화 수묵화)함창연(판화) 임렬 김장한 장재식 최원수 최제남(이상 유화) 등 17명. 대부분이 북한에서 최고 대우를 받고 있는 공훈예술가들이다. 이중에는 평양미술대를 졸업한 사람이 가장 많고 구소련 폴란드 일본 등에서 미술을 공부한 사람도 있다. 평양전에 이어 서울전. 북한의 공식 전시행사작품이 국내에 그대로 반입돼 전시회를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북 미술교류측면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주최측은 이번 전시를 위해 북한 문화예술부산하 예술부문 대외사업 총책임사인 조선민예연합상사로부터 이 작품들을 인수했다. 현재 한국에는 북한그림이라는 이름아래 상당수 작품이 돌고 있다. 대부분이 출처도 불분명하고 검증도 없이 반입된 작품들. 상당수는 싸구려 외화벌이용 그림들이다. 이때문에 북한그림은 「싸고 수준이하」라는 인식이 들고 있다. 그러나 이번 전시작품들은 엄선된 작가의 엄선된 작품들. 북한미술 각 장르의 최고수준이다. 이에 따라 이번 전시회는 북한현대미술의 실상을 정확하게 파악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송영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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