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제석굿 도심서 구경하세요』…5일 연강홀서 발표회

  • 입력 1997년 6월 1일 09시 31분


울긋불긋한 제상, 방울을 흔들며 정신없이 춤을 추는 무당…. 30대 중반 이상이라면 누구나 넋을 잃고 굿판을 구경하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갖고 있다. 이 빛바랜 흑백필름의 추억이 인파로 붐비는 도심 공연장에서 재현된다. 오는 5일 오후6시 서울 종로5가 연강홀에서 열리는 한민족 기살리기 제석굿. 지난해 11월 허규(연출가) 정범태(사진작가) 심우성(민속학자) 하용수(디자이너) 조흥윤씨(한양대교수) 등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모여 결성한 전통제석굿보존회의 첫 발표회다. 이 모임의 방창환회장(54)은 『무속에서 최고의 신으로 모시는 제석님을 모셔다 우리 민족의 기를 살리고 흐트러진 나라를 바로 세워보자는 취지에서 마련한 행사』라고 말한다. 방회장은 지난 68년 황해도 전통 제석굿 명인 이춘자씨로부터 내림굿을 받은 강신무. 그래서 시늉만 하는 굿이 아니라 진짜 작두도 타고 땅바닥에 제금이 달라붙으며 제상 음식에 방울이 달라붙는 신기도 볼 수 있다. 제석굿은 조무(助巫)가 바가지에 물과 고춧가루 소금을 넣고 돌리며 잡귀 잡신을 물리치는 부정거리로 시작된다. 제석거리에서는 고깔을 쓰고 홍가사 청가사를 입은 주무(主巫)가 혼란스런 세태와 병폐에 대한 제석신의 엄한 꾸중을 전한 뒤 관객들에게 축원덕담을 해준다. 작두거리에서는 높이가 2m나 되는 작두위에서 주무가 춤을 추며 기운을 살리고 나라의 힘을 되찾아주는 제석신의 공수를 전한다. 02―717―6678 〈김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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