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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7년 5월 21일 20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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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21일 「최근 소비자동향」 자료에서 지난 90년 이후 신용카드보급과 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이 확대되면서 개인이 소비지출 용도로 끌어다 쓴 소비자 신용규모(잔액기준)는 작년말 현재 국내 총 신용규모의 13.4%인 85조4천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소비자신용은 소비자가 금융기관에서 소비에 필요한 자금(주택대출 제외)을 대출받거나 신용카드 할부판매 등으로 빚진 외상금액을 말한다.
▼능력이상 지출〓지난 90∼96년중 소비자신용은 연평균 25.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동안 개인가처분소득증가율(14.5%)을 훨씬 초과하는 수치다. 가처분소득이란 개인소득에서 세금 등을 공제한 것으로 개인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소득을 말한다.
가처분소득이 늘어난 것 이상으로 소비하다보니 개인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 셈이다. 이에 따라 개인가처분소득에서 소비자신용잔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91년말 16.3%에서 △94년 26.8% △95년 29.1% △96년 33.9%로 매년 확대됐다.
▼과소비 부추기는 신용카드〓작년말 현재 신용카드 이용잔액은 12조6천5백억원. 1년 사이에 1조4천9백50억원, 13.4% 증가했다. 지난 90년말에 비해서는 8조1천8백20억원이 불어났다. 특히 최근에는 해외여행객이 급증하면서 해외에서 결제하는 신용카드 금액도 덩달아 늘어나 여행수지 적자를 부추기고 있다.
▼물가압박 부작용〓한은은 『소비자들이 빚을 내 조달한 자금으로 국내외 소비재 지출을 늘린 결과 무역 및 경상적자폭이 늘어나고 물가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소비자신용의 증가는 기업으로 흘러들어가는 산업자금 규모를 줄여 기업의 생산활동을 위축시키고 개인입장에서도 소비행태가 굳어지면서 저축률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을 낳는다고 지적했다.
〈이강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