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빈 「동화속의 집」쿤스트하우스 『동심 가득』

  • 입력 1997년 1월 7일 20시 07분


「빈〓金順德 기자」 헨젤과 그레텔이 20세기 빈에서 길을 잃었다면 쿤스트하우스 박물관으로 갈 것이다. 과자로 만든 집보다 훨씬 「맛있게」 생겼기 때문이다. 화가이자 건축가인 프리덴스리히 훈데르바서(69)의 건축물과 작품전시관인 쿤스트하우스 박물관은 「동화속의 집」으로 불릴 만큼 예쁘고 특이하다. 빈 시내의 운테레 바이스게버슈트라세 13번지에 자리잡은 이 집은 어린이가 삐뚤빼뚤 그린 것같은 지붕의 선, 알록달록한 겉면, 창문을 뚫고 당당하게 뻗어나온 나뭇가지 등 도무지 「제대로 된 것이 없는 듯한 모습」이면서도 동심속을 뛰노는 듯한 자유로운 작가정신이 그대로 담겨있어 보는 이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박물관으로 꼽힌다. 91년 4월 훈데르바서가 지은 이 박물관의 가장 큰 특징은 직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벽이든, 천장이든, 바닥이든, 평범한 상식으로는 당연히 직선이어야 할 이것들이 모두 구불구불하다. 그는 직선을 쓰지 않는 이유를 『가장 창조적이지 못한 유일한 것은 직선』이며 『직선에는 신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말로 설명했다. 「그곳에 가면 창조성이 솟아나는 곳」으로서의 박물관을 소망했던 훈데르바서의 철학이 그대로 담겨있는 셈이다. 2층 전시실에는 원색의 꽃동산을 연상케하는 그의 그림이 1백여점 전시돼 있다. 유치원에 갖다 놓아도 어색하지 않아 보이지만 1959년에 이미 상파울루 비엔날레에서 산브라상을 수상한 권위있는 작품들이다. 또 잿빛 콘크리트 덩어리에 불과했던 빈의 열발전소를 지난 89년 꿈의 궁전처럼 아름답게 꾸민 모형, 자신의 이름을 따서 지은 50가구의 아파트 훈데르바서하우스 모델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이처럼 건축과 그림을 통해 동화를 현실로 만들어온 훈데르바서는 프리드리히 스토바서라는 이름으로 1928년 빈에서 태어났다. 여덟살때 몬테소리유치원에서 이미 『색채와 형태감각이 유별나다』는 평가를 받았던 그는 21세에 이름과 성을 「프리덴스리히(평화의 제국) 훈데르바서(1백개의 물)」로 바꾸고 「문명의 허세로부터 사람들을 해방시키기」를 평생의 목표로 삼고 살아왔다. 이 덕분에 빈의 쿤스트하우스를 찾는 사람들은 누구라도 헨젤과 그레텔이 된듯한 동심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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