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국립박물관,경복궁 불교문화재 반환 논란

  • 입력 1996년 11월 30일 20시 15분


「金璟達기자」 『일제시대 전국사찰에서 경복궁으로 옮겨졌던 석탑과 부도 등 불교문화재를 제자리로 돌려달라』 『경복궁내 유물들은 국가적 문화재이며 전문가들의 보호관리가 필요해 불교계로 이전하는 것은 어렵다』 최근 불교 조계종 총무원이 문화재관리국과 국립중앙박물관에 공문을 보내 경복궁내 불교유물을 종단에 반환해 줄 것을 요청하자 박물관측이 문화재 훼손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조계종이 반환을 요구한 문화재는 법천사 지광국사현모탑(국보 제101호) 등 국보 7점과 원광사 원랑선사탑비(보물 제360호) 등 보물12점을 포함한 25점. 조계종측은 최근 정부관계자 면담을 통해 『경복궁내 불교유물은 일제가 궁전을 박물관으로 격하시키기 위해 모았던 것』이라고 지적하고 『총독부 철거와 경복궁복원을 계기로 불교인의 신앙 대상물이 더이상 경복궁 조경물로 전락하지 않도록 반환해달라』고 주장했다. 조계종은 또 지난 4월 감은사지 동3층석탑에서 발견된 사리의 경우 통상 박물관으로 귀속됐던 전례와 달리 신앙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게 사찰에 그대로 보존케 했던 사례도 제시하며 주장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국립박물관측은 보존과 관리의 문제 등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립박물관 유물관리부의 소재구 학예연구관은 『이들 유물이 △일제시대 현지인과 골동상들을 통해 일본으로 밀반출되다 적발됐던 것들이며 △대부분 현위치가 폐사지여서 보존에 어려움이 많고 △석조문화재에 대한 보존처리의 전문가가 없을때 훼손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불교계에서는 전국 국공립사설박물관에 보관중인 2백여과의 사리에 대한 반환을 요청하는 움직임도 일고 있어 불교계와 박물관 사이의 문화재 반환논란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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