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順德기자」 『우리 민족처럼 연극속에서 꿈과 낭만을 즐긴 민족도 흔치 않습니다』
19세기 말에서 해방 전까지의 우리 근대연극사료를 집대성, 최근 「한국근대연극사」를 펴낸 유민영교수(단국대·예술의 전당 이사장)의 말이다.
그는 『당시 관객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았던 연극은 신파극 악극 등의 대중연극이었다』며 이번 저술에서 외래문화에 영향받은 인텔리계층의 연극사에서 벗어나 주체적 입장의 문예사 정리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여기서 「주체」란 기생 재인 그리고 남성 명창 등을 뜻한다는 설명. 이들은 우리 전통 문화예술을 즐겼을 뿐만 아니라 부단히 익히고 발전시키면서 오늘날의 창극과 정극을 낳았다는 것이다.
자료수집에 30년, 집필에만 12년 걸려 1천 페이지 가까운 방대한 분량의 이 책에는 개화기 관립극장의 설립과 전통극의 변화에서 시작하여 신파극의 유입과 이를 토착화한 대중극의 번창, 현철 김우진 등이 주도한 근대극 운동 등이 평이한 문체로 기술돼 있다.
유교수는 『이번 작업에서 우리 전통극의 끈질긴 생명력을 확인한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었다』며 지금까지 1910년경 신문화의 유입으로 전통극이 단절된 것으로 쓰여졌던 우리의 「이식(移植)문화사」를 이 책을 통해 바로잡은 것을 가장 큰 결실로 꼽았다.
우리 연극의 역사를 바탕으로 볼때 유교수는 『환상적인 볼거리가 있고 노래와 춤이 등장하는 뮤지컬이야말로 우리 민족이 좋아하는 장르』라며 앞으로 「뮤지컬 전성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