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수출 FA-50, 美견제로 발묶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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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 운용에 필요한 소스코드… 美, 이슬람국가에 수출승인 제한
작전반경 축소… 軍전력 활용 못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2011년 인도네시아에 수출한 경(輕)공격기 FA-50(사진)이 미국의 견제로 아직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2011년 5월 FA-50 16대를 4억 달러(약 4150억 원)에 계약하고 올 1월 모두 인도받았지만 전시에 활용 가능한 국방 전력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 FA-50에 장착된 군용 레이더 운용에 필요한 ‘소스 코드’의 수출승인(EL)을 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스 코드란 작전을 수행할 때 자신의 레이더에 잡힌 물체뿐 아니라 다른 전력의 레이더가 잡은 물체의 움직임도 연동해서 볼 수 있도록 해주는 인증번호다. FA-50 운용 시 이 코드를 입력하지 않으면 1개의 비행기에서 잡은 물체만 볼 수 있고 육군이나 해군 레이더에서 잡은 물체는 볼 수가 없다.

FA-50 같은 경공격기의 레이더는 F-35 등 상대적으로 높은 사양의 전투기에 장착된 AESA레이더(탐지 거리 200km)보다 성능이 떨어진다. 소스 코드까지 활용할 수 없다면 사실상 제대로 운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FA-50의 모체인 T-50 훈련기 개발 당시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은 기술협력업체(TAC)로 선정돼 레이더 등 항전장비 관련 기술을 이전했다. 전체 2조817억 원의 개발비용 중 록히드마틴이 13%인 2952억 원을 댔다. 이 중 레이더 기술은 미국 정부의 수출통제 항목에 포함된다.

한국은 미국의 동맹국이어서 EL을 받았지만 한국이 그 기술을 포함한 제품을 제3국에 수출할 때는 수입 당사국인 인도네시아가 미국과 협상을 통해 군용 주파수 사용 승인을 받아야 한다. 미국은 당초 인도네시아에 주파수 사용 승인을 약속했지만 최종 단계에서 인도네시아가 이슬람 국가라는 이유를 들어 승인을 거부했다. 이에 인도네시아는 궁여지책으로 상용 주파수를 사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전시에 해킹이 가능하다는 취약점을 안고 있다.

명목상 이슬람 국가라는 이유를 대지만 한국의 방위산업 수출을 견제하려는 목적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대영 한국국방포럼 사무국장은 “제도상 EL 문제는 당사국이 미국과 대외군사판매(FMS)로 풀어야 하는 문제다. 하지만 미국이 까다롭게 군다는 것은 사실상 방위산업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한국에 대한 수출 견제 의도가 깔려 있다고 봐야 한다”며 “EL 문제가 불거지면 한국의 방산 수출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인도네시아#이슬람국가#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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