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대통령 “네타냐후, 사법 무력화 추진 멈춰라”

  • 뉴스1
  • 입력 2023년 3월 27일 16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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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사법부를 무력화하는 입법에 반대하는 국방장관을 해임하며 시위가 격화한 가운데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이 입법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과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헤르초그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깊은 불안이 사람들을 삼키고 있다. 안보, 경제, 사회 모든 것이 위협받고 있다”며 “이스라엘 국민의 단결을 위해, 책임을 위해 입법 과정을 즉시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온 이스라엘 국민의 시선이 주님을 향하고 있고, 전 세계의 시선은 당신(네타냐후 총리)에게 쏠려있다”며 “지금은 정치의 순간이 아니라 리더십과 책임이 필요한 순간”이라고 지적했다.

의원내각제인 이스라엘에서 대통령은 명예직에 가깝고, 정치적 실권은 총리에게 있다.

네타냐후 총리가 전날 입법안에 반대 의사를 표한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을 해임하기로 결정하며, 이스라엘 전역에서는 20만 명 이상의 국민이 거리로 쏟아졌다.

시위대는 텔아비브의 주요 고속도로를 봉쇄했고, 불을 질렀다. 경찰은 예루살렘에 있는 네타냐후 총리의 집 근처에서 바리케이드를 친 시위대를 밀어내며 일부 시위대는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정부 안팎에서도 네타냐후 총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연립 내각의 지도자 야이르 라피드 전 이스라엘 총리, 국방장관을 지낸 베니 간츠 의원과 아비그로도 리버만 등은 네타냐후 총리의 이번 결정을 ‘독재’로 표현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뉴욕 주재 이스라엘 총영사는 갈란트 장관의 해임에 맞서 사의를 표했다.

국제사회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드리엔 왓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오늘날 이스라엘 밖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이는 타협이 시급하다는 것을 더욱 강조하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입법안의 핵심은 이스라엘 크네세트(의회)의 사법부에 대한 실질적 통제권 확보다. 구체적으로는 △크네세트가 과반수를 확보할 경우 대법원 결정을 무시할 수 있도록 한 점 △직무 부적합성 심사 사유 제한 △대법관 추천위원회 구성 변경 △대법관 조기 정년 등 네타냐후 정권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헤르초그 대통령은 의회가 대법원 판결에 영향을 미칠 수 없도록 하는 등의 중재안을 제안했으나, 네타냐후 총리는 이를 단박에 거절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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