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골프의 거장 잭 니클라우스(70·미국)와 안니카 소렌스탐(40·스웨덴). 은퇴 후 이들은 골프 설계에 매달리며 현역 시절 못지않은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올해 이들의 ‘작품’을 직접 감상할 수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니클라우스는 월드컵 열기가 한창인 16일 입국한다. 국내 최초로 자신의 이름을 내건 골프 코스를 둘러보기 위해서다. 10월 인천 송도국제업무단지에 개장하는 잭 니클라우스GC다. 회원제 18홀 규모. 니클라우스가 설계에 관여한 국내 골프장은 스카이72GC 오션코스, 휘닉스파크GC 등이 있다. 니클라우스는 자신이 설계 감리를 한 가평베네스트GC를 최종 감수하러 왔을 때 벙커에 특정 모래를 쓰도록 권유할 만큼 세심한 모습을 보였다. 모래가 너무 가늘고 바람에 잘 날려 바꾸라고 했다.
이번에는 자신의 이름까지 골프장 이름으로 걸었기에 더욱 꼼꼼히 챙기고 있다. 니클라우스는 ‘드라이버 샷은 호쾌하게, 어프로치 샷은 정교하게, 퍼트는 섬세하게’라는 코스 설계 철학을 담았다. 한 면으로는 바다, 다른 한 면으로는 초고층 빌딩을 볼 수 있는 이국적인 환경을 잘 살렸다는 평가.
소렌스탐은 국내 처음으로 충남 태안에 자리 잡은 한화리조트 계열의 골든베이GC를 설계했다. 태안해안국립공원을 바라보는 빼어난 풍광에 27홀 규모로 조성됐으며 정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9월 그랜드오픈 때는 직접 참석할 계획인 소렌스탐은 임신 중에도 국내를 방문해 코스를 구석구석 살펴보며 벙커 위치와 그린 상태 등을 철저하게 도면과 비교할 만큼 애정을 기울였다. 홀의 난이도에 따라 그린 크기를 다양하게 차등화한 게 특징이다. 소렌스탐은 “프로뿐 아니라 아마추어 등 다양한 수준의 골퍼와 라운드한 경험을 살렸다. 자연친화적인 공간에서 여유를 찾으면서도 라운드에 집중하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4월 정식 개장한 경기 안성의 골프클럽Q는 남아공의 골프 전설 게리 플레이어가 설계했다. 샷 밸류(잘 친 샷과 못 친 샷이 구분되는 정도)를 강조했으며 팜코스(전반 9홀)는 3838야드로 전장이 길고 페어웨이가 넓어 남성적인 분위기이며 9개 홀 가운데 6개 홀이 호수를 끼고 있는 밸리 코스는 여성적인 아기자기한 느낌을 준다. 골프클럽Q 고재경 지배인은 “라운드를 마치면 골프장 두 곳을 돈 것 같은 인상을 받게 된다. 비슷한 홀이 거의 없어 홀이 잘 기억난다”고 말했다.
내년 3월 개장하는 경북 영천의 레이포드CC는 피지의 흑진주 비제이 싱이 코스 설계와 시공 감리를 맡았다. 스코틀랜드식 코스 디자인에 난이도를 적절하게 안배한 레이아웃 등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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