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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2월 3일 1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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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 요소들 외에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이 경제성장을 가져오는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지적되어야 할 것이다. 프랑스의 경제학자 장 세는 일찍이 1800년에 “경제적 자원을 효율성이 낮은 영역에서 높은 영역으로 전환시키는 사람”을 기업가로 정의하고, 이런 기업가들이 있음으로 해서 자원의 사용이 효율화되고 그 결과 사회 전체적으로 생산성의 증가와 함께 경제성장이 일어난다는 점을 설파하였다. 조지프 슘페터도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 위한 기업가들의 끊임없는 혁신이 생산성을 증가시키는 핵심적 요인이라는 점을 밝힌 바 있다.
▷이런 관점에서 이용호·윤태식·진승현 게이트 등 최근 진행되고 있는 각종 게이트에 대한 보도를 지켜보고 있으면 참으로 답답한 생각이 든다. 대부분의 신문과 방송이 이 사건에 연루된 대통령의 친인척이 누구인지, 어떤 정치인이 얼마나 해먹었는지에 대해서만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이 이러한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또 그것을 샅샅이 파헤치는 것은 언론의 고유 임무이기도 하다. 그러나 문제를 일으킨 기업가들이 기업가정신을 결여한 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했다는 점을 지적하는 데 소홀했다는 느낌이 든다. 이들 기업인이 어떤 방식으로 주변의 연줄을 이용하여 문제를 일으켰는지를 좀 더 속속들이 추적해야 할 것이다.
▷기업가들이 기업가정신을 상실하면 결코 소망스러운 경제성장이 일어날 수 없다. 많은 기업가들이 기업가의 탈을 쓰고 백과 연줄을 동원하여 이윤이 아니라 이권을 추구하게 되면 사회는 ‘지대추구사회(rent-seeking society)’로 전락하여 경제적 쇠퇴를 겪게 된다. 언론들은 바로 이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언론이 균형감각을 회복하여 얼치기 정치가와 함께 사이비 기업가들을 철저히 감시해야만 부패가 줄어들고 경제적 번영이 오게 된다.
성경륭 객원논설위원·한림대 교수·사회학
krseong@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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