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보통신]"아직 현금쓰세요?" 전자화폐가 뜬다

  • 입력 2001년 12월 5일 18시 54분


원주의 한라대를 다니는 김진아씨(20)는 최근 들어 교내에서 돈지갑을 꺼낼 일이 크게 줄었다. 점심 때면 배식에 앞서 전자화폐를 판독기에 꽂기만 하면 밥값이 계산된다. 서점이나 매점에서도 마찬가지. 신용카드처럼 승인절차를 밟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지도 않는다.

대형강의실에서 출석체크도 이 카드가 맡는다. 도서관에 출입할 때도, 책을 빌릴 때도 카드 한 장이면 족하다. 전자화폐가 학생증 역할까지 하는 셈. 카드에 넣은둔 용돈이 떨어질 때면 교내 충전기를 찾아 다시 입력하면 된다. 지난해 첫선을 보인 이같은 카드형 전자화폐의 쓰임새가 최근 커지면서 소액결제가 빈번한 10, 20대의 관심이 크게 늘었다.

▽다른 카드와 뭐가 다르나〓신용카드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사면 그 즉시 돈을 내는 것이 아니라 한달 단위로 모아서 나중에 결제한다. 이에 반해 전자화폐는 미리 일정액의 돈을 카드에 저장한 뒤 물건을 살 때마다 꺼내 쓰는 방식. 신용카드는 후불(後拂)식 외상거래이지만 전자화폐는 선불(先拂)이다.

인터넷상에서만 사용하는 네트웍 머니도 전자화폐지만 ‘실물’이 없어 오프라인 거래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카드주인을 가리지 않는다〓 카드형 전자화폐의 가장 큰 특징은 익명성과 편의성. 신용카드가 일정 자격을 갖춘 사람에게 발급되지만 전자화폐는 나이를 불문하고 누구나 발급받을 수 있다.

은행이나 카드사에 돈을 내고(신용카드로 결제가능) 카드를 받을 때 기명식과 비기명식중 원하는 것을 고르면 된다. 대신 이 카드가 뇌물로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가 충전한도(50만원)를 설정해놓았다.

가맹점에서 카드를 판독기에 대거나(접촉식) 근처에만 가도(비접촉식) 내장된 메모리에서 돈이 바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결제가 순식간에 끝난다. 다만 카드를 잃어버려도 되찾을 방법이 없는 것은 문제로 지적된다.

충전은 가맹점이나 발급처(신용카드사나 은행)에서 하면 된다. 가정에서 손바닥만한 판독기(더미단말기·1만원 안팎)를 구입해 인터넷을 통해 신용카드로 결제, 충전할 수도 있다.

▽5개 업체가 벌이는 각축전〓지난해 1만원 이하 소액결제 시장은 60조원 규모. 이중 카드형 전자화폐를 사용할 만한 교통시장(대중교통요금, 도로통행료, 주차료)과 인터넷 유통(백화점 서점 슈퍼 등) 외식 문화시장(영화 경기장 입장료 등) 등의 규모가 50조원대로 추산된다.

현재 몬덱스카드 마이비캐시와 A캐시 K캐시 비자캐시 등 5개 업체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재정 A캐시대표는 “소액결제이면서도 줄을 서야하는 대중교통이나 음식점 대학캠퍼스 등이 1차 타깃”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에서의 성공조건은 가맹점 수에 달려있다. 이 때문에 초대형시장인 서울시 버스운송 결제시장을 놓고 전자화폐 업체들과 기존 교통카드 업계간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전자화폐 어떤 것이 있나
구분마이비A캐시 K캐시비자캐시몬덱스
주 사업주체부산은행삼성카드
LG카드
비법인
(금융결제원)
삼성물산
SK텔레콤
마스터카드
국민은행
카드타입콤비형콤비형콤비형접촉식접촉식
칩 제조사 필립스필립스삼성전자필립스히다치
주요 가맹지역부산
인제대 부산대
원주
경기도 일부
한라대 수원여대
춘천,
서울 역삼동
롯데리아
삼성몰
코엑스몰
제주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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