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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8월 12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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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검 권태호(權泰鎬) 1차장검사는 12일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원익은 이상호(李相虎) 전 개발사업단장 등 공항 실무자에게 로비를 했고 2순위인 ㈜에어포트72는 청와대 국중호(鞠重皓) 전 행정관을 통해 로비를 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6월 말∼7월 초 원익과 에어포트72 컨소시엄 관계자들의 집중적인 ‘로비전’이 펼쳐졌으며 로비 방법이 ‘검은 돈 수수’인지 ‘대가성 수수’인지는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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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국 전 행정관이 에어포트72에 30%의 지분을 갖고 있는 에이스회원권거래소의 비상임이사로부터 부탁을 받았다고 밝혔다. 국 전 행정관은 ‘청와대 행정관’의 직무를 이용해 이 전 단장에게 전화를 걸어 “에어포트72를 잘 봐달라”고 말한 것으로 검찰수사 결과 드러났다. 국 전 행정관은 “통상적인 전화통화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그 통화 자체도 ‘외압’이라고 보고 있다. 이 전 단장이 그 전화를 ‘외압’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검찰은 국 전 행정관 외에 외압의 실체가 따로 있는지를 밝혀내기 위해 보강수사를 벌이기로 했다. 검찰은 국 전 행정관의 전화가 ‘청와대 차원’이 아니라 ‘개인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검찰이 수사를 통해 ‘몸통’이 있다면 밝혀낼 수 있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가 검찰수사에 앞서 “국 전 행정관은 압력이나 청탁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미리 밝혔음에도 검찰이 국 전 행정관의 ‘외압’ 사실을 밝힌 점에 비춰 앞으로 검찰의 수사에 따라서는 외압의 ‘몸통’ 부분이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
이 전 단장의 경우 원익 관계자들로부터 로비를 받아 평가위원들이 강동석(姜東錫) 사장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했을 때 이를 묵살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이 부분을 이 전단장이 원익에 특혜를 주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 전 단장이 원익측의 누구에게 로비를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함구’하고 있다. 국 전 행정관은 이와 관련, “원익이 삼성으로부터 로비를 받아 장난친다는 얘기가 있어 전화했다”고 기자들에게 말한 바 있다.
<인천〓박정규기자>jangk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