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빈국, 부유국에 원조금 증대 요구

  • 입력 2001년 5월 15일 08시 40분


세계 최빈국 지도자들은 14일 과거의 빈곤 퇴치 노력이 실패했다는 점을 시인하고 쇠퇴일로의 경제적 악순환에서 자국을 구제하기 위한 부유국들의 원조금 증대를 요구했다.

49개 최저개발국(LDCs) 지도자들은 선진국, 비정부기구(NGOs) 등의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1주일 예정으로 이날 브뤼셀에서 개막한 유엔 제3차 최저개발국에 관한회의에 참석해 회의 첫날 부유국들의 지원을 호소하는 한편 빈곤국도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루세군 오바산조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이번에 우리가 3번째로 브뤼셀에서 회동한 사실이 대체로 실패의 시인"이라면서 최빈국과의 무역 및 시장접근 방법 개선이라는 이전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부유국들의 "조속하고 구체적인 행동"을 촉구했다.

오바산조 대통령과 다른 국가 지도자들은 이와 함께 최빈국들의 모든 채무를 탕감하고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와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퇴치 노력을 강화하겠다는 점을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LDCs 지도자들은 앞서 발표한 발표한 선언서를 통해 미국, 일본, 유럽연합(EU)15개국 등은 빈곤국가 개발원조 '감소 추세'를 역전시키고 세계무역기구(WTO)에서 빈곤국가들에 특별 지위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많은 회의 참석자들은 부유국들이 최빈국의 빈곤 퇴치를 위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비난하면서도 최빈국들도 스스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점을 역설했다.

수십년 동안에 걸친 세계의 경제성장과 개발원조에도 불구하고 유엔이 연간 개인소득 900달러 미만에 국민 보건, 영양, 교육 등에 대한 투자가 빈약한 국가들을지칭하는 최저개발국의 수는 지난 1971년 이래 25개국에서 49개국으로 거의 배로 늘어났다.

주로 사하라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들과 동남아시아, 아이티 등 일부 남태평양 국가들에 거주하는 6억3천만명의 인구는 하루 1달러 미만의 생계비로 살아가고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회의는 이전 두 회의(1981년과 1990년)와는 다르다"면서 "최빈국들은 생산국과 소비국으로서 세계 시장에 동참하고자 하고 있으나 우리의 지원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우리는 여기서 그들 국가에 기회를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뤼셀=AP·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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