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펜티엄 IV 값 절반 내리는데 국내 PC값은?

  • 입력 2001년 5월 6일 18시 50분


미국 인텔사는 지난달 펜티엄Ⅳ 프로세서의 ‘대폭적인’ 가격인하를 발표했다. 인하폭은 무려 49∼51%.

인텔은 1.5㎓와 1.4㎓급 펜티엄Ⅳ 프로세서의 가격(1000개 구입시 개당 가격)을 각각 256달러, 193달러로 내렸다.

대표적인 부품인 중앙처리장치(CPU) 가격은 PC 값을 좌우하는 ‘풍향계’. 따라서 PC 가격도 덩달아 떨어질 것인지 궁금해진다. 떨어진다면 언제쯤일까. 신제품 CPU가 나온 뒤 일정 시간이 지나면 PC값도 따라 내려가는 것은 업계의 상식.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위와 같은 상황은 국내 PC시장의 가격인하로 직접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왜 그럴까?

첫째, 국내 업체가 생산하는 펜티엄Ⅳ PC의 경우 이미 268달러까지 가격이 떨어진 1.3㎓급 프로세서 제품이 대부분이다. 인텔은 이번 가격인하에 1.3㎓급 펜티엄Ⅳ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미 가격이 형성된 뒤라 추가변동의 가능성은 없는 상태.

또 현재 국내에서 1.4㎓급 펜티엄Ⅳ PC를 생산하는 곳은 삼성전자와 삼보컴퓨터 등 대형업체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들 업체는 CPU 가격이 떨어진 만큼 하드디스크(HDD)나 DVD롬 등 다른 부품을 업그레이드시켜 현재의 가격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삼보컴퓨터의 경우 일부 제품의 가격이 떨어졌다. 하지만 하드디스크를 60GB에서 대중적인 40GB로 바꾸고 DVD롬을 48배속 CD롬으로 바꾼 것이 그 원인이었다. 삼보컴퓨터의 한 관계자는 “전체 가격은 내렸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사양의 부품을 써 실제가격은 유지한 셈”이라고 말했다.

용산 등 전문상가에서 파는 조립PC는 대기업에 비해 비싼 값을 주고 사야 하는 주변기기 때문에 가격이 변하지 않았다. 부품값 덕분에 워낙 이윤이 박하다 보니 가격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

펜티엄Ⅳ는 이전 제품과는 다른 전용 메인보드를 써야하고 메모리도 RD램을 사용한다. 신제품이다보니 공급물량도 적어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한편 국내 PC시장의 불황과 미국시장 점유율 1위 컴팩의 비관적 2분기 전망을 근거로 가격인하를 점치는 분위기도 있다. 이에 대해 서울 성내동 테크노마트에서 조립PC를 취급하는 김상국씨는 “소비자들이 주로 찾는 신제품 고사양 PC는 가격이 언제나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된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수십개의 부품가격이 동시에 내리지 않는 한 신형PC의 가격인하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결국 CPU 값을 내린 것이 대대적인 PC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분석. 업계에서는 “PC가격이 내리길 기대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업체별로 실시하는 할인행사를 노리는 게 낫다”며 “펜티엄Ⅳ가 주력제품이 되는 올 하반기에는 어느 정도 가격인하를 기대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물론 그때도 최고사양 제품은 비싼 가격을 유지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

<문권모기자>afric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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