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렌스 2번리콜하고도 같은고장 계속

  • 입력 2001년 2월 16일 14시 03분


같은 고장으로 2번이나 리콜을 했던 카렌스가 여전히 같은 고장을 일으키고 있다.리콜에도 불구하고 주행중 시동이 꺼지는 고장이 계속되자 카렌스 운전자들이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며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운전자들은 이미 카렌스 불매운동을 시작했으며 시민단체들과 함께 손해배상청구소송과 카렌스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또 오는 25일에는 카렌스 성토대회를 열 예정이다.

▼"시민의 힘 보여주겠다"▼

카렌스 운전자들은 같은 고장으로 두번씩이나 리콜을 했던 차가 또 다시 같은 고장을 일으킨다는 것은 기아가 고장의 원인을 모르고 따라서 고장을 고칠 능력도 없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안티 카렌스' 사이트( http://carens.co.kr)를 개설한 고정택(42·경남 진주·고교교사)씨는 "소비자를 우롱하는 기아자동차의 태도에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면서 "집단적으로 손해배상 청구소송과 함께 카렌스에 대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접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씨는 "10여명이 소송 참여의사를 전해왔다"면서 "우선 15일 개인적으로 소비자보호원에 피해 신고를 마쳤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카렌스의 시동꺼짐 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오던 참여연대 작은권리찾기운동본부와 YMCA 시민중계실도 이번 소송에 대한 개입여부를 놓고 논의에 들어갔다.

YMCA 시민중계실 윤호청 간사는 "기아측은 차량의 하자에 대한 원인규명에 나서야 할 것이며 소비자들에 대한 즉각적인 피해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회사측이 아무런 조치가 없다면 소비자들은 집단행동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카렌스 운전자들은 오는 25일 서울 동작대교 북편 거북선 나루터에서 서울·경기지역과 일부 지방 거주자들이 참석하는 모임을 갖기로 했으며, 불매 운동이 진행 중인 안티 카렌스 사이트에는 현재 200건의 서명이 접수됐다.

▼2번의 리콜, 카렌스…"그래도 시동은 꺼진다"▼

"아내에게는 이 차를 운전하지 못하게 합니다. 이건 목숨 내 놓고 타는 겁니다"

고속도로를 자주 이용하는 박정태(29·경기도 성남시)씨는 고속주행 중 시동이 꺼지는 바람에 위험에 직면한 기억이 여러 번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리콜을 할 때마다 다 고쳤다고 얘기하지만 결국 매번 속은 것 같다"면서 "고속도로에서 시동이 꺼졌다가 다시 걸리지 않을 때는 정말 난감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동아닷컴 취재팀이 영동고속도로에서 1시간 가량 박씨의 카렌스에 대한 주행실험을 실시한 결과 시속 100㎞/h의 속도에서 5단으로 변속하기 위해 클러치를 밟자 RPM(엔진회전수)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시동이 꺼지고 말았다.

한시간 동안 총 3번의 시동꺼짐이 나타났다.

이날 주행실험을 마치고 돌아오는 도중 박씨의 차량에 동승한 취재팀은 박씨가 시동이 꺼진 것을 느끼지 못한 채 우회전을 하려는 순간 핸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급하게 다시 시동을 거는 위험한 순간을 맞기도 했다.

▼리콜 후 연료비 증가, "이러면 누가 LPG차 사나"▼

시동꺼짐으로 인한 잦은 수리에 불편을 겪어야 했던 소비자들은 리콜 후 '연료비 증가'라는 또 하나의 고민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2차 리콜을 받은 김성호(26·서울 서초구 방배동)씨는 "리콜을 받기 전에는 평균 350㎞를 달렸는데 이제는 똑같은 연료로280㎞정도 밖에 못 탄다"며 "이러면 LPG차량을 구입한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리콜했다고 시동꺼짐이 없어지는 것도 아닌데 돈만 더들게 생겼다"면서 "일시불로 구입한 새차지만 마음 같아서는 기아본사 앞에 세워 놓고 불이라도 지르고 싶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처럼 리콜 후 연료 소모량이 많아진 것에 대해 일부 소비자들은 정비팀이 시동꺼짐을 막는데 급급해 연료와 공기의 혼합비 중 연료비율을 높인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김씨의 LPG 충전 및 주행거리 기록에 따르면 이 차는 지난해 11월 16일 44.32ℓ를 충전하고 약 355㎞를 주행했지만, 리콜을 받은 후 지난 5일에는 45.08ℓ를 충전하고 약 295㎞를 주행했다.

▼카렌스 리콜의 역사▼

지난해 8월 동아닷컴이 카렌스의 '주행 중 시동꺼짐 현상'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후 9월부터 1차 리콜을 실시한 기아자동차는 당시 연료와 공기의 혼합비율(듀티값) 문제일 뿐 대수로운게 아니라고 했으나 리콜 이후에도 이 결함은 고쳐지지 않았다.

또한 동아닷컴이 지난 12월 실시한 주행실험결과 1차 리콜 실시 이후에 출고된 차량에서도 시동이 꺼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기아자동차측은 "엔진내부의 ECU(전자제어장치)이상으로 인해 고속주행 중 시동이 꺼질 수 있다”는 결함을 인정하고 2000년 6월 12일부터 12월 30일까지 생산된 1만60대에 대해 지난달 20일부터 1년간 2차 리콜에 들어갔다.

또한 기아자동차는 카렌스에 대해 시동꺼짐과는 별개로 엔진역화현상으로 인한 3차 리콜을 오는 28일부터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기아자동차측은 "시동꺼짐 현상에 대한 2차 리콜 후 지금까지 이상이 있다는 접수를 받은 적이 없다"면서 "이상이 있다는 차량에 대해 기술팀이 직접 확인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최건일/동아닷컴 기자 gaegoo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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