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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김병주 한준호 전 최고위원 등 3명의 공석을 채우기 위한 최고위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친명(친이재명)계의 분화가 빨라지고 있다. ‘1인 1표제’와 검찰-사법개혁 등을 둘러싼 이른바 ‘명청 대전(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의 갈등)’ 국면에서 갈라진 친청(친정청래)계와 비청(비정청래)계가 경쟁적으로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하면서 대립각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인 1표제 부결도 비청계의 조직적인 반대 움직임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어느 진영이 최고위원직을 차지하느냐에 따라 민주당내 역학관계에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 친청 2명 vs 비청 3명 구도내년 1월 11일 치러지는 최고위원 보궐선거의 후보자 등록이 15일부터 시작되는 가운데 당 법률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성윤 의원은 14일 “검찰, 사법개혁의 완수와 내란 완전종식의 선봉에 서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친청 대 비청 구도를 의식한 듯 “민주당은 ‘원팀’이 됐을 때 가장 강했다”며 “우리의 총구는 내란세력, 반개혁세력으로 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청 진영에서는 이 의원 외에도 당 조직사무부총장인 문정복 의원이 도전장을 내밀 전망이다. 비청 진영에서는 이 대통령의 변호인 출신인 이건태 의원과 원내·외 최대 친명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 공동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유동철 부산 수영 지역위원장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이 의원은 11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앞으로 가는데 당이 다른 방향으로 가거나 속도를 못 맞춰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것”이라고 정 대표를 직접 겨냥했다. 이 의원의 출마 선언에는 정 대표의 당권 경쟁자였던 박찬대 의원과 천준호 한준호 의원 등 대표적인 ‘찐명’ 의원들이 함께했다. 유일한 원외 후보인 유 위원장도 출마 선언에서 “당내 비민주적 제도를 개선하고 당내 권력을 감시·견제할 수 있는 최고위원이 필요하다”며 ‘정청래 지도부’에 견제구를 날렸다.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수석사무부총장을 맡았던 강득구 의원도 15일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양 진영은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되기 전부터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문 의원이 12일 유 위원장을 겨냥해 “천둥벌거숭이”라며 “버르장머리를 고쳐야 한다”고 하자 유 위원장은 “인격 모독성 발언을 즉각 철회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를 표명하라”며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 가속화된 친명의 분화 당내에선 8·2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를 도우며 결속력을 보인 10여 명의 의원을 친청계 핵심으로 보고 있다. 여기엔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이, 문 의원과 당직을 맡은 김영환 정무실장, 한민수 비서실장, 권향엽 대변인 등이 포함된다. 또 신영대 이원택 장경태 최기상 주철현 양문석 의원 등도 정 대표를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1인 1표제 도입을 주도한 조승래 사무총장과 정 대표를 대변해 온 박수현 수석대변인 등도 대표적인 친청으로 꼽힌다. 비청 진영에선 친명 원외 조직으로 시작한 더민주혁신회의가 가장 선봉에서 정 대표의 당헌·당규 개정에 반기를 들었다. 유 위원장을 포함해 원내에선 김기표 김문수 이광희 의원이 공동상임대표를 맡고 있다. 친청계 10여 명을 제외하면 나머지 기존 친명계는 사실상 비청계에 가깝다는 분석이 많다. 7인회 출신인 김영진 문진석 의원을 포함해 중앙대 출신 김준혁 이연희 정을호 의원과,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도 정책보좌관과 정책수석을 지낸 조계원 의원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차기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의 대항마로 거론되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가까운 강득구 강준현 박선원 채현일 의원 등도 당내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최고위원 보궐선거와 6월 지방선거, 8월 전당대회를 거치며 친명의 분화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 대표의 연임을 통해 차기 대선 주자로 내세우려는 친청 진영이 세력을 강화하려 할수록 김 총리 등 다른 대안을 모색하며 정 대표에 제동을 걸려는 비청 진영의 결집력도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지층도 이미 이 대통령을 지지하는 ‘개딸’에서 정 대표를 지지하는 ‘청래당’이 갈라져 나오며 사안별로 대립하고 있는 상태다. 당 관계자는 “12·3 비상계엄과 6·3 대선 과정에서 친명(친이재명) 단일대오로 뭉쳤던 민주당이 이제는 차기 주자를 중심으로 친청과 비청으로 재편되는 구도”라고 분석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통일교에서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의 면직안을 재가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현직 장관이 사퇴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국민의힘 의원을 중심으로 제기됐던 통일교 후원 의혹이 여권 전반으로도 확산되는 가운데 야당은 “통일교 특검을 수용하라”며 공세에 나섰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이 대통령은 전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이날 새벽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해 “장관직을 내려놓고 (의혹에)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면서 “허위사실 때문에 정부가 흔들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사의를 밝혔다. 다만 전 장관은 “불법적 금품 수수 얘기는 명백하게 아주 강하게 사실무근”이라며 “불법적인 어떤 금품 수수도 단연코 없었다”고 했다. 앞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김건희 특검 조사에서 ‘2018∼2019년 전 장관에게 현금 3000만∼4000만 원이 든 쇼핑백과 까르띠에·불가리 시계 등을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장관은 전날 이 대통령과 대통령실에 사의를 미리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 장관은 본인의 의사가 강했다”며 “그간 전례를 봐도 수사 대상이 된 장관 중에 버틴 사람은 없었다. 사의를 표명한 사람은 빨리 그만두게 할 것”이라고 했다. 통일교 연루 의혹이 제기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윤 전 본부장과의 한 차례 만남은 인정했지만 금품 수수 의혹은 부인했다. 정 장관은 ‘2021년 9월 윤 씨를 처음 만났지만 그 뒤로 연락을 주고받거나 만난 사실이 전혀 없다’며 “정치를 시작해서 단 한 번도 불미스러운 일에 이름이 오르내린 적이 없다. (금품 수수는) 낭설”이라고 반박했다. 정 장관은 윤 전 본부장을 만나기 전인 2021년 5월 통일교가 설립한 비정부기구인 천주평화연합(UPF) 호남·제주지구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했고, 통일부 장관에 취임한 뒤인 올해 8월에도 통일교가 주관한 통일행사에 축사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의힘은 여권 인사들의 연루 의혹을 ‘통일교 게이트’로 규정하며 특검을 요구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은 피하지 말고 특검을 수용하라”고 했다. 이 대통령의 전 장관의 사의 수용을 두고는 “꼬리 자르기”라고 비판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도 “민주당이 의혹을 털어내고 싶다면 특검을 받으라”고 했다. 한편 통일교는 이날 입장문을 내 “(윤 전 본부장) 개인의 독단적 일탈이었지만 그러한 일탈을 사전에 감지하고 차단하지 못한 것은 분명 조직의 관리 책임”이라며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엄정 수사” 다음날 새벽 전재수 사의 표명… 李, 당일 바로 수용[통일교 파문]田 “장관 내려놓고 당당히 응할 것”… 李, 사의 10시간 만에 면직안 재가대통령실 “통일교 의혹 정면 돌파… 연루된 인사 사의땐 반려 안할것”野 “통일교 게이트 與향해 활짝 열려”통일교의 정치인 후원 의혹이 여권으로 확산된 가운데 금품 수수 의혹을 받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전격 사퇴하면서 정치권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현직 장관이 낙마한 것은 이재명 정부 출범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전 장관의 사의를 즉각 수용하면서 정부 고위직 인사들의 통일교 연루 의혹에 대해 엄정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강조했다. 여권에서 “이 대통령이 친명(친이재명) 핵심 인사들은 연루되지 않았다는 판단 아래 정면 돌파를 시도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통일교 특검’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통일교 의혹’에 李 정부 첫 현직 장관 낙마전 장관은 이날 유엔 해양총회 유치를 위한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오전 6시 40분경 귀국길에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해수부가 흔들려서는 안 되고, 이재명 정부에도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며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의 처신”이라고 사의를 표명했다. 전 장관은 전날 오후 이 대통령에게 사의 표명 방침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대통령실은 약 4시간 30분 뒤인 오전 11시 8분경 입장문을 통해 “전 장관의 사의를 수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후 오후 5시경 “이 대통령은 전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추가 입장문을 내놨다. 전 장관의 사의 표명 후 면직안 재가까지 10시간여 만에 속전속결로 이뤄진 것이다.앞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올해 8월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 조사 당시 자필 자술서를 통해 전 장관이 2018년 9월경 경기 가평에 있는 천정궁에 방문해 통일교 한학자 총재를 만나 인사하면서 현금 3000만∼4000만 원이 든 쇼핑백과 까르띠에·불가리 시계 등을 받았다고 진술했다.반면 전 장관은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명백하게 의혹이 사실무근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한다”며 “몇몇 가지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허위사실 명예훼손과 관련해 검토 중”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정면 돌파” vs 野 “꼬리 자르기”대통령실은 여권 인사들의 통일교 연루 의혹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엄정히 수사한다고 밝히지 않았나”라며 “의혹에 연루된 인사들이 사의를 표명하면 대통령이 반려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다만 정치권에선 통일교가 정동영 통일부 장관,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등 정부 고위직 인사들과 접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전 장관의 사의를 즉각 수용한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여권에선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었던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정무조정실장 등 소위 ‘성남-경기 라인’이 통일교 연루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게 ‘강공 드라이브’의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 전 실장의 경우 이 대통령과 정치 인생을 함께한 사람인데 신뢰가 크지 않겠냐”며 “측근 그룹에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면 머뭇거릴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통령이 철저한 수사를 지시하지 않을 경우 정쟁이 커지고 정권 차원의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며 “이를 막고자 신속한 수사를 주문한 것”이라고 했다.금품 수수 사실 자체를 전면 부인한 전 장관이 사퇴한 것을 두고 야권에서는 “통일교 게이트가 여권을 향해 활짝 열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전 장관 사의와 이 대통령의 수용은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며 “전 장관으로 모든 의혹을 덮으려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대통령실은 야권을 비롯해 민주당 일부에서도 거론되고 있는 ‘통일교 연루 의혹 특검’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권 차원에서도 집중적인 수사를 통해서 빨리 결론을 낼 필요가 있다”며 “(특검을 두고) 당과 조율 과정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2021년 한 차례 만난 사실을 인정했으나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통일부도 “장관 관련 의혹은 윤영호를 한 번 만난 것 외에 전혀 근거 없는 허위 낭설”이라며 일축했다. 다만 정 장관이 통일교 본부인 경기 가평군 천정궁에서 윤 전 본부장을 만난 사실은 인정한 만큼 통일교의 정교유착 논란이 이재명 정부로 확산되는 것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 장관은 최근까지 통일교 관련 행사에 참석하거나 축사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鄭 “한학자 면식 없고-윤영호 명함 보고 알아” 정 장관은 11일 입장문을 통해 “통일교 한학자 총재는 만난 적이 없고 일절 면식이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 장관은 “윤 전 본부장을 야인 시절인 2021년 9월 30일 오후 3시경 천정궁에서 처음 만나 차담을 가졌다”며 “천정궁 커피숍에서 윤 전 본부장과 총 3명이 앉아 10분가량 차를 마시면서 통상적인 통일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정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통일교 관계자의 안내로 윤 씨(윤 전 본부장)를 만났고, 명함을 보고 이분이 이제 통일교 실세라는 걸 알았다”고 했다.당시 천정궁 방문은 정 장관이 고교 동창이자 통일교 유관 단체인 평화통일지도자 전북협의회 김희수 회장 등 친구 7, 8명과 함께 승합차로 강원도 여행을 다녀오던 중 이뤄졌다. 통일교 홈페이지에 따르면 천정궁 출입 시 통일교 인사가 동행해야 하고, 최소 일주일 전 예약해야 한다고 돼 있다. 내부 카페 이용 시 감사 헌금을 내야 하는 규정도 있다. 이에 따라 정 장관 측 일행인 김 회장이 천정궁 방문을 예약하고, 교내 최고위직인 윤 전 본부장에게도 미리 알렸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 장관은 당시 민주당 소속은 아니었지만, 이후 2022년 3·9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민주당에 복당했다. 정 장관이 통일교와 여러 차례 접촉한 정황도 드러났다. 정 장관은 2016년 5월엔 국민의당 소속 국회의원 당선자 신분으로 통일교 유관 단체인 평화통일지도자의 김옥길 전북협의회장 취임식 축사를 했다. 2018년 9월엔 통일교가 설립한 비정부기구(NGO)인 천주평화연합(UPF) 한국회장 취임식에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이 자리에선 통일교로부터 금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임종성 전 의원이 축사를 하기도 했다. 정 장관은 윤 전 본부장을 만나기 4개월 전인 2021년 5월 UPF 호남·제주지구 주최 행사에 참석했고, 이번 정부 통일부 장관으로 취임한 뒤인 올해 8월에도 통일교 주관 통일 행사에 축사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정 장관 측은 “올 8월 행사는 통일부 등록 법인의 행사로 매년 장관들이 참여해 온 행사”라며 “그 이전 행사들의 경우는 오래전이라 참여한 경위 파악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본인이 합당한 처신 해야” 이 대통령이 이날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의 사의를 수용한 가운데 대통령실은 통일교 유착 의혹 논란이 정 장관 등 다른 내각 인사들로 확대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다만 이 대통령이 전날 여야를 불문하고 엄정한 수사를 지시한 만큼 의혹 당사자들에 대한 거취 문제는 당사자가 판단할 부분이라고 보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본인이 제일 잘 알 테니 그에 맞춰 합당한 처신을 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도 “개별 판단에 맡겨 본다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가 특별전담수사팀을 구성하고 수사에 착수한 만큼 수사 결과가 나온 이후 당 차원의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정 장관은 “30년 정치 인생에서 단 한 차례도 금품 관련한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적이 없는바, 이를 오래도록 긍지로 여겨 왔다”며 “근거 없는 낭설로 명예를 훼손한 일부 언론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독일은 ‘민족 반역자에게는 공소시효가 필요없다’며 나치와 부역자들을 철저하게 단죄했다”며 “우리도 독일처럼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당 안팎에서 정 대표의 강경 노선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더 센 ‘내란 청산’을 꺼내 든 것.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사법개혁 법안 등을 ‘8대 악법’으로 규정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한 릴레이 천막 농성에 돌입했다. 1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민생법안이 산적한 가운데 여야 대표가 앞장서서 강 대 강으로 대치하며 정국을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청래 “내란 사법-경제-문화적 청산”정 대표는 10일 광주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독일처럼 1단계 사법적 청산 이후 2단계 경제적 청산 그리고 3단계 문화적 청산까지 흔들림 없이 나가야 한다”며 “이것이 이재명 대통령이 말한 내란 청산 후 정의로운 통합으로 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3일 “나치 전범을 처리하듯 영원히 살아 있는 한 형사 처벌하고, 상속재산의 범위 내에서 상속인들까지 끝까지 책임지게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독일의 △전범과 부역자에 대한 재판과 처벌 △나치 범죄로 인한 피해자에 대한 보상과 배상 △나치 참상 교육 및 역사 왜곡 행위 금지 등을 12·3 비상계엄에도 적용하자는 주장이다. 정 대표는 당내 반발로 보류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법안의 연내 처리와 2차 종합특검 추진 방침도 거듭 강조했다. 정 대표는 “우리는 아직 1단계 사법적 청산도 시작에 불과한 수준이고 사법부의 방해 책동도 우리는 보고 있다”며 “내란전담재판부와 2차 종합특검 등 가용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내란 세력에 대한 완전한 척결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과 정 대표, 김병기 원내대표는 9일 만찬 회동을 갖고 내란전담재판부를 2심부터 적용하고 법무부 장관의 재판부 추천위원 추천권을 제외하는 방향으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수정하는 방향에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대통령이 만찬에서 “개혁입법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합리적으로 처리됐으면 좋겠다”고 밝힌 것은 사실상 정 대표와 법제사법위원회 주도의 사법개혁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내란전담재판부와 관련해 사전 조율이 이뤄졌음에도 당내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법사위에 휘둘리는 상황에 대한 문제 인식이 담긴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 대표가 내년 8월 전당대회까지 내란 국면을 이끌고 가기 위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선 “강경 일변도로 갈 경우 6·3지방선거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다”는 불만도 쌓이는 분위기다. ● 당내 우려에도 총력 투쟁 선언한 장동혁국민의힘은 천막 농성을 시작했다. 장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 앞에 설치한 천막 농성장에서 “8대 악법이 통과된다면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결국 대한민국 전체가 무너지게 될 것”이라며 “국민의힘 의원 107명뿐만 아니라 국민들과 함께 이 법을 끝까지 막아낼 수 있도록 모든 힘을 다 쏟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등 사법개혁 법안 5건을 ‘사법 파괴 5대 악법’으로, 정당 현수막 설치 제한법, 필리버스터 요건 강화법, 유튜브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입틀막 3법’으로 규정하고 이를 ‘8대 악법’으로 통칭하며 저지 투쟁에 나선 상황이다. 다만 당내에선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사과를 거부하고 강경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장 대표에 대해 노선 변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친한(친한동훈)계 정성국 의원은 “장 대표의 방향에 대해 굉장히 우려하고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분이 많다”며 “본인이 ‘4번 타자’라는 표현을 쓴 적 있는데 4번 타자가 세 번 연속 병살타를 쳤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16일 모임을 갖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문제 등 당내 노선 전환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초선 의원 대표인 김대식 의원은 “다방면의 의견을 취합한 뒤 이를 장 대표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국민의힘은 통일교 측의 더불어민주당 정치인들에 대한 금품 지원 의혹을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수사하지 않은 데 대해 “직무유기이자, 명백한 직권남용”이라며 형사 고발하겠다고 9일 밝혔다.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중기 특검을 수사기관에 고발하겠다. 민 특검 본인뿐 아니라 관련 수사관들도 전원 고발 조치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통일교 후원금 수사 자체가 인지 사건이다. 왜 국민의힘 인지 수사는 탈탈 털고, 민주당 인지 수사는 묵살하는 것인가”라며 “정녕 유권무죄, 무권유죄를 신봉하는 것인가”라고 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올 8월 특검 면담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치인들에게 금품 지원을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건희 특검은 통일교가 민주당 정치인 등을 접촉해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내사 사건을 9일 오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이첩했다고 밝혔다.민주당은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윤 전 본부장이 금품을 건넨 명단이 구체화된 이후에나 자체 조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당 지도부 핵심 당직을 맡은 한 의원은 “공식적으로 뭐가 나와야 조사를 하든 윤리감찰을 하든지 할 텐데 지금 단계에서 설과 소문만 있는 걸 가지고 윤리감찰을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이) 법이 정한 선을 지키는 특검에게 ‘왜 선을 넘지 않느냐’고 다그치는 것은 ‘김건희 방탄’이자 자신들의 통일교 연루 의혹을 모면하기 위한 얄팍한 정치 공세일 뿐”이라고 했다.하지만 당내에선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민주당 관계자들에게도 통일교에서 금품을 줬다 하는 건 철저히 수사를 해야 된다”며 “선택적으로 적용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문재인 정부 시절 통일교로부터 현금 4000만 원과 명품 시계 2개를 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9일 “나를 향한 금품수수 의혹은 전부 허위”라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정 활동은 물론이고 개인적 영역 어디에서도 통일교를 포함한 어떤 금품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앞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김건희 특검 조사에서 전 장관에게 까르띠에·불가리 시계 등과 함께 현금 4000만 원을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본부장은 특검에 “2018년 9월 당시 전재수 의원이 천정궁에 방문해 통일교 한학자 총재를 만나 인사하면서 이 같은 현금과 명품 시계를 받았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통일교 전 간부들이 대선 직전 여야 정치권에 줄을 대려 했던 정황도 법정에서 공개됐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 심리로 열린 건진법사 전성배 씨의 알선수재 혐의 5차 공판에서는 윤 전 본부장과 통일교 전 부회장 이모 씨 간의 통화 녹취가 재생됐다. 2022년 2월 ‘한반도 평화서밋’을 앞두고 같은 해 1월 25일 이뤄진 통화에서 윤 전 본부장은 이 씨에게 “여권(당시 민주당)은 일전에 이 장관님(당시 문재인 정부 현직 장관)하고 두 군데 어프로치(접근)를 했다. 이쪽은 오피셜하게 가고”라며 “정진상 부실장이나 그 밑에 쪽은 화상(대담)이니 힐러리(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 정도는 될 것 같아요. 저커버그(메타 CEO)는 피하네요”라고 말했다. 통일교는 당시 행사를 진행하며 국내외 유력 인사들과 연결을 시도하고 있었다. 윤 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과의 만남을 조율하는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의 육성 통화 내용도 법정에서 재생됐다. 2022년 2월 11일 이 씨와의 통화에서 나 의원은 “가급적이면 일정을 제가 가운데서 어레인지(조정)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제3의 장소 또는 우리 당사 이런 데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정 전 실장이나 나 의원이 실제로 통일교 측과 만난 정황 등은 추가로 공개되지 않았다. 금품 지원에 더해 친명(친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민주당 전 의원이 통일교 핵심 간부를 당직에 앉혔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A 전 의원은 2023년 이모 통일교 천무원 행정정책실장이 민주당 세계한인민주회의 부의장을 맡는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민주당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이었다. 이후 이 실장은 A 전 의원의 소개로 당시 중진 의원이 회장으로 있는 국회의원 단체의 직책을 맡기도 했다. A 전 의원은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더불어민주당 소속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추진이 당내 반발로 제동이 걸리자 “민주당도 너무 쫄아서 훅 가려고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추 위원장은 판사 추천위원회에 법무부 장관이 포함된 부분이 위헌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법안의 핵심 내용도 아니니 빠져도 괜찮다”고 했다. 추 위원장은 9일 김어준 씨 유튜브에 출연해 “위헌 시비가 있을 뿐 위헌 소지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추 위원장은 이어 “윤석열이 멀쩡한 사람 수사하고 기소하지 않았나. (기소되고) 나중에 무죄 받으면 뭐 하나”라며 “이미 언론에 ‘저 사람 나쁜 놈이야’ 했듯이 이 법은 문제가 있는 법이라고 소란을 만든다”고 했다. 다만 추 위원장은 “추천위원을 추천하는 명단에 법무부 장관은 빠져도 괜찮다”며 “문제가 있다고 하는 사람들이 대안을 내봐라. 우리는 좀 여유를 가지고 보겠다”고 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법안의 위헌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 박상혁 원내소통수석부대표는 “형사소송법에는 구속 기한을 2개월을 기본으로 하고 두 번을 연장하게 돼 있는데 (이 법은) 내란죄와 외환죄인 경우 6개월을 기본으로 하고 3개월씩 두 번을 연장하는 것으로 돼 있다”며 “이런 부분들까지도 다 돌다리를 두들겨 보고 가는 심정으로 점검해야 된다”고 지적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친명(친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더불어민주당의 전 의원이 통일교 핵심 간부를 당직에 앉혔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민주당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앞서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민주당 전현직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금품 지원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하고도 수사하지 않은 사실까지 뒤늦게 알려지면서, 당이 자체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9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A 전 의원은 2023년 통일교 천무원 행정정책실장이 민주당 세계한인민주회의 부의장을 맡는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전 의원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특검은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2022년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민주당에도 금픔 지원을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하고도 특검법상 특검 수사 대상이 아니라며 민주당에 대한 수사는 하지 않은 상태다.이후 윤 전 본부장은 본인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공판에서 “2017~2021년 국민의힘보다 민주당과 가까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이에 대해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민주당 관계자들에게도 통일교에서 금품을 줬다 하는 건 철저히 수사를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에서 “김건희 특검에서는 사건 번호는 부여해 놨지만 수사할 법적 근거가 없어 수사기관에 이첩한다는 보도를 봤다”며 “어떻게 됐든 민주당도 있으면 다 수사해야 한다. 선택적으로 적용하면 안 된다”고 했다. 박 의원은 앞서 페이스북에도 “공격은 최대의 방어”라며 “민주당에도 통일교의 검은 손이 들어왔다면 파헤쳐야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펼친 바 있다.민주당 박상혁 원내소통수석부대표는 이날 MBC라디오에서 “수사 진행 상황을 보고 당에서도 여러 사항들이 특정된다면 그런 부분들은 대응하고 조사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2차 종합특검과 관련해 “(특검은) 내란과 지난 윤석열 정부에서 있었던 문제, 특히 채 해병 사건이라든지 이런 문제들이 중심에 있는 것이지 이게 핵심적인 사안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민주당은 윤 전 본부장이 민주당에 금품을 건넨 명단이 구체화된 이후에나 자체 조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지도부 핵심 당직을 맡고 있는 한 의원은 “공식적으로 뭐가 나와야 조사를 하든 윤리감찰을 하든지 할 텐데 지금 단계에서 설과 소문만 있는 걸 가지고 윤리감찰을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예기치 못한 ‘통일교 리스트’에 2차 종합 특검이 추진 전부터 난관에 봉착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은 이달 28일 내란특검을 끝으로 3대 특검의 수사 기한이 모두 종료된 이후 남아있는 의혹들을 수사할 2차 종합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예고해 둔 상황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 리스트도 존재하고, 김건희 특검이 진술을 확보했다고 한 상황에서 관련 부분만 쏙 빼놓고 종합 특검을 추진할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이달 28일 ‘내란 특검’을 끝으로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 해병)의 활동 기한이 모두 종료되는 즉시 ‘2차 추가 종합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들이 기존 특검 수사로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만큼 추가 특검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2차 특검은 내년 6월 지방선거 전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정청래 대표는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3대 특검이 모두 종료되는 12월 28일을 기점으로 즉시 2차 추가 종합 특검을 추진하겠다”며 “내란의 잔재를 끝까지 파헤치고 모든 책임을 낱낱이 단죄할 것이다. 내란의 티끌마저 법정에 세우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2차 종합 특검을 공식화한 것은 수사를 이어 받을 경찰에 대한 불신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앞서 “(특검법에 따라) 특검이 마무리하지 못한 사건은 국가수사본부로 이첩되는데 이재명 정부 수사기관의 공정성을 문제 삼으며 국민의힘에서 흔들어 댈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법사위 소속 한 의원 역시 “특검의 수사가 계속 필요하다는 여론도 많고, 경찰이 특검 수사를 넘겨받아서 할 경우 정부가 경찰 인사권을 쥐고 있어 ‘보복 수사’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3대 특검의 수사 결과를 모두 지켜본 다음 2차 종합 특검의 수사 범위와 규모 등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특검법 발의와 처리 등은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2차 종합 특검은 기존 특검이 기소하지 못한 부분은 종합 특검이 대부분 다루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선 채 해병 특검의 경우 150일, 내란과 김건희 특검은 180일 동안 수사를 한 점을 고려하면 2차 종합 특검의 수사도 90일 이상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 법안 처리, 인선 작업,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하면 내년 6·3 지방선거 직전까지 특검 수사가 계속되는 셈이다. 민주당은 특히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발동한 진짜 이유와 김 여사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게 보낸 수사 관련 문자 메시지 등 김 여사 관련 의혹들이 규명되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김 전 여사가 국무위원과 국정 현안과 관련해 직접 소통하고 본인의 수사와 관련해 질책을 할 정도로 사실상 대통령 이상의 권력을 휘두른 정황이 다수 드러났다”며 “추가 특검이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다만 당내 일각에선 정권 출범 이후 줄곧 특검 정국이 이어지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특검과 개혁으로 내년 선거를 이끌고 가는 것보다는 집권 여당으로서 민생, 경제와 관련 행보를 보이는 게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7일 “특별감찰관을 꼭 임명하겠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입장”이라며 “국회가 추천해 주면 그분을 모셔 투명하고 올바르게 대통령실을 이끄는 데 도움을 받겠다”고 말했다.강 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이재명 정부 6개월 성과 보고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실의 특별감찰관 임명 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절차상 국회에서 (특별감찰관을) 추천해서 보내줘야 한다”고 밝혔다. 특별감찰관법에 따르면 국회가 3명의 후보자를 대통령에게 서면으로 추천하면, 대통령은 3일 이내에 한 명을 특별감찰관으로 지명하고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최종 임명하게 돼 있다.이재명 대통령이 7월 취임 30일 기자회견에서 “권력을 가진 본인의 안위를 위해서라도 견제를 받는 게 좋다”며 특별감찰관 임명 의지를 밝혔지만 이후 현재까지 여당에서 특별감찰관 임명 논의를 진행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민주당은 당장 특별감찰관 추천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원내지도부의 한 의원은 “특별감찰관이 10년간 공석 상태로 이어진 데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설치되면서 수사 범위가 중복되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강 실장은 이날 김남국 전 대통령디지털소통비서관이 주고받은 인사청탁 메시지와 관련해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저를 포함해 김 전 비서관과 김현지 제1부속실장에 대한 조사와 감찰을 실시했다”며 “그 결과 김 전 비서관이 관련 내용을 전달하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문진석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 보낸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옛 자동차산업협회) 회장직에 중앙대 동문을 추천해 달라는 텔레그램 메시지에 김 전 비서관은 “훈식이 형이랑 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해 논란이 됐다.강 실장은 이날 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들이 정부 고위직에 임명됐다는 지적에는 “인사 기준은 굉장히 원칙적”이라며 “그런 이유로 발탁되는 경우도, 배제되는 경우도 없다”고 했다.이 대통령의 취임 6개월 성과에 대해 강 실장은 ‘무너진 민생경제 회복’ ‘정상외교 정상화’ ‘국민 중심 국정’ 등 3가지를 꼽으며 “내란으로 무너진 일상을 빠르게 회복하고 다시 성장과 도약을 위한 출발선에 설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조국혁신당이 더불어민주당에서 추진하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법안에 대해 “졸속 입법은 내란 청산이라는 공동 목표를 위태롭게 만들 뿐”이라며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었다. 조국혁신당이 ‘필리버스터 중지법’ 등 민주당이 추진하는 법안들을 줄줄이 반대하며 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싸움에 들어간 모습이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6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내란특별(전담)재판부법에 위헌 소지를 말끔히 없애야 한다”며 “법안 조문 하나하나를 냉정하게 따지고 검토하여 모든 위험성을 제거해야 하는 것도 입법부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조국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7일 기자회견을 열고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의 필요성 자체에는 이미 찬성을 밝혔으나 민주당이 추진하는 방식은 재판 정지라는 상황을 만들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서 원내대표는 이어 “민주당은 특별법의 재판 정지 초래 논란을 피하겠다며 위헌법률심판 제청 시에도 재판 정지를 막는 헌법재판소법 개정까지 패키지로 밀어붙이려 한다”며 “민주당 일각에서도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각계에서 경고가 쏟아지는 상황이라면 민주당 지도부는 이를 충분히 살피고 숙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 종결 조건을 완화하는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필리버스터는 소수 의견을 보호하고 숙의민주주의를 작동시키는 제도적 장치”라며 “특별한 실익도 없이 법안의 정신만 훼손하는 개정안에 대해 반대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앞서 국회 운영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개정안을 강행 처리한 바 있다. 조국혁신당은 행정안전위원회가 의결한 ‘정당 현수막 규제법’에 대해서는 “소수 정당의 정치적 표현을 위축시킬 위험이 크다”며 대통령 집무실 100m 이내 집회를 전면 금지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국민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약하는 개악”이라고 비판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5년 만에 법정시한 내 내년도 예산안을 합의 처리한 여야가 ‘입법 전쟁’으로 다시 격돌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민주당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내란특별법’ 등 사법개혁 법안의 연내 처리를 마무리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등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를 막겠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이 2차 종합 특검에 힘을 실으면서 민주당은 내년 지방선거까지 ‘내란 청산’을 이어가기 위한 새 특검법 발의를 검토하고 있는 반면에 국민의힘은 이를 ‘내란 몰이’로 규정하면서 여야 대치 국면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與, 총 7개 사법개혁안 처리 준비민주당은 9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당 사법개혁특별위원회(위원장 백혜련 의원)의 5대 사법개혁안부터 우선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특위가 발표한 대법관 증원과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구성 다양화 등을 담은 법원조직법 개정안과 형사소송법 개정 사항인 하급심 판결문 공개 확대, 압수수색 영장 사전심문제 도입 등에 대해선 당내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와 별개로 ‘사법행정 개혁 3법’도 발의한 상태다. 당 사법불신 극복·사법행정 정상화 태스크포스(TF·단장 전현희 의원)가 발의한 법안은 △법원행정처 폐지 및 사법행정위원회 설치(법원조직법 개정안) △퇴직 대법관의 대법원 사건 5년간 수임 금지(변호사법 개정안) △비위 법관 징계 강화(변호사법 개정안) 등으로 구성됐다.3일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내란특별법’과 재판이나 수사 과정에서 법령을 왜곡 적용하거나 수사를 조작한 판검사를 처벌하는 ‘법왜곡죄’ 신설법(형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대상을 판검사의 모든 범죄로 확대하는 공수처법 개정안도 이달 본회의 처리 대상이다. 헌법소원 대상에 재판을 포함하는 ‘재판소원제’가 담긴 헌법재판소법 개정안도 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대법관 증원과 법원행정처 폐지 등 각각 발의된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을 통합하면 총 7개의 사법개혁 법안이 있는 셈”이라며 “이달 본회의에서 순서대로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민주당은 국민의힘이 7개 법안에 필리버스터로 맞설 것에 대비해 필리버스터 중지법을 우선 처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총 7박 8일간 이어질 수 있는 필리버스터 대치 국면을 단축시키겠다는 취지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4일 정책조정회의에서 “필리버스터는 원래 소수 의견을 지키는 장치인데, 지금 국회에서는 당리당략을 앞세워 국회를 멈춰 세우고 협상 우위를 위한 정치 기술로 악용되고 있다”며 “국회법 개정안을 본회의에서 최우선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국회 운영위원회와 법사위에서 강행 처리한 국회법 개정안에 따르면 필리버스터 진행 시 본회의 정족수(60명)가 채워지지 않으면 국회의장이 회의를 중지할 수 있다. 법안이 시행되면 국민의힘 의원 107명 중 60명 이상이 24시간 본회의장에 남아 있어야만 필리버스터를 계속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李 힘 실은 ‘2차 특검’ 준비도 가시화 이 대통령이 “국회를 믿는다”며 힘을 실은 ‘2차 특검법’에 대한 물밑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다. 당내에선 기존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 해병 특검)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관련된 의혹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해 추가 특검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달 내 2차 특검법 준비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 지도부는 기존 특검의 활동 기한을 다시 연장하는 방안과, 모든 특검의 활동 기한이 종료된 후 새롭게 ‘통합 특검’을 발족시키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채 상병 특검의 활동 기한이 이미 종료된 만큼 윤 전 대통령이 관련된 모든 의혹을 수사하는 통합 특검법을 새롭게 마련하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법사위 관계자는 “당내 공감대만 형성되면 법안 발의까진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내란전담재판부를 설치하고 내란 사건 영장전담판사를 임명하는 내용의 ‘내란특별법’과 판검사를 겨냥한 이른바 ‘법 왜곡죄 신설법’을 일방 처리했다. 민주당은 이달 중순 국회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법사위는 이날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뼈대로 한 내란특별법과 법 왜곡죄를 담은 형법 개정안, 공수처법 개정안을 상정한 뒤 안건조정위원회를 거쳐 5시간 만에 통과시켰다. 안건조정위는 이견 조정이 필요할 때 설치하는 기구로 최장 90일 동안 법안을 심사할 수 있다. 하지만 조정위원 6명 가운데 4명 이상이 찬성하면 상임위로 회부해 즉시 의결할 수 있는 만큼 민주당 등 범여권이 곧장 다수결로 처리한 것이다. 내란특별법은 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내란·외환 사건 등의 1심과 2심을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법에 설치하는 전담재판부에서 담당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내란 사건을 전담하는 영장전담판사도 2명 이상 별도로 임명한다. 법 왜곡죄는 법령을 잘못 적용하거나 사실관계를 조작한 판검사를 처벌할 수 있게 했고, 공수처법 개정안은 공수처 수사 대상을 판검사 등의 직무 관련 범죄에서 모든 범죄로 확대했다.국민의힘은 내란특별법 등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을 청구하겠다며 반발했다. 나경원 의원은 “외부 사람들이 판사를 마음대로 고르는 것은 사법부 독립에 대한 기본원칙을 침해한다. 나치 특별재판소가 어떻게 규정되는지 한번 보라”며 “판사 골라 쓰겠다는 건데 내란, 내란 하면서 내란 유죄가 그렇게 자신이 없느냐”고 했다. 사법부도 내란전담재판부 후보 추천위원회에 법무부 장관이 참여하는 것을 두고 반대 의견을 냈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검찰 책임자가 대통령이 됐다가 위헌적인 비상계엄을 하는 바람에 국민들에게 큰 피해를 지금 입힌 상황”이라며 “수사권과 행정권을 지닌 법무부가 사법부의 영역에 들어온다는 것은 굉장한 사법권의 제한이자 침해”라고 우려했다. 앞서 여야는 이날 회의에서 법사위 소속 민주당 장경태 의원이 준강제추행으로 피소된 것을 두고 격하게 충돌했다. 국민의힘 신동욱 의원은 “전 국민이 화면을 다 봤는데 ‘데이트 폭력’이라고 주장하나. 국민은 장 의원의 손이 어디로 들어가는지 다 봤다”며 “경찰, 검찰에 가서 무죄를 입증하고 돌아오라”고 했다. 그러자 장 의원은 “그렇게 주장하고 싶으면 (면책특권이 없는 회의장 밖으로) 나가서 얘기하라. 제가 무고죄로 고소해 드릴 거다”라고 맞섰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고소 넣겠다는 발언, 피해 여성이 먼저 신체 터치를 했다는 발언은 전부 다 2차 가해다. 박원순 시장 성추행 사건 때 했던 짓 아닌가”라고 말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사법권 침해 논란 속에서도 법원행정처 폐지 등을 포함한 ‘사법행정 개혁 3법’을 3일 발의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사법 파괴 패키지’라고 반발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에 대해서도 연내 처리 의지를 보였다. 민주당 사법불신 극복·사법행정 정상화 태스크포스(TF)는 2일 △사법행정위원회를 설치하고 판사회의를 통해 법원장을 선출하는 내용 등의 법원조직법 개정안 △퇴직 대법관이 대법원 사건을 5년간 수임 금지하도록 한 변호사법 개정안 △법관 징계를 현행 1년 이하에서 2년 이하로 상향하는 법관징계법 개정안을 공개했다. TF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현희 의원은 “내란 종식과 사법 개혁의 마침표를 찍을 사법행정 개혁안이 연내에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공개한 법안에 따르면 기존 법원행정처를 폐지하는 대신 설치되는 사법행정위원회가 법원의 인사, 예산, 징계 등 사법행정 관련 전반을 심의·의결하게 된다. 위원장은 판사 출신이 아닌 위원 중에서 전국법관대표회의의 추천과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법원장이 임명한다. 위원들은 대법원장이 지목한 한 명을 포함해 법무부 장관, 변호사 단체, 한국법학교수회, 법원공무원노동조합 등 다양한 곳에서 추천한 인물로 구성된다. 대법관은 퇴직 후 변호사 개업을 하면 대법원 사건을 5년간 수임할 수 없게 된다. 한편 법원행정처와 법무부는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회에서 민주당이 강행 처리한 ‘내란특별법’과 ‘법왜곡죄’에 대해 사실상 반대 의견을 밝혔던 것으로 확인됐다. 배형원 법원행정처 차장은 내란전담재판부에 대해 “(재판부) 구성에 외부 기관이 관여하는 것은 독립을 침해하고, 내부 기관에 의해서라도 특정 재판 담당 법관을 개별적으로 임명하는 것은 위헌적인 요소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진수 법무부 차관은 법왜곡죄에 대해 “형사사법 절차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법령을 의도적으로 잘못 적용, 범죄사실 묵인 등의 개념이 너무 추상적”이라고 했다. 배 차장도 “왜곡의 정의가 좀 불분명하다”며 “당사자 일방을 유리 또는 불리하게 만드는 경우가 돼서 오히려 처벌 범위가 훨씬 더 늘어나게 되는 문제점이 있다”고 말했다. 여야 충돌도 빚어졌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민주당이 이 법안을 만든 것은 한마디로 내란 무조건 유죄 해야 된다, 내란이 유죄 안 되면 큰일 난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하자, 민주당 이성윤 의원은 “뭐가 두렵다고 그러는 거냐”고 맞받았다.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개혁이 아니라 ‘사법 파괴 패키지’”라고 꼬집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우리가 황교안이다. 뭉쳐서 싸우자.”(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딴지일보가 민심을 보는 하나의 척도가 될 수 있다.”(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여야 대표가 최근 내놓은 이 같은 발언은 12·3 비상계엄 이후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며 더욱 극단화되고 있는 정치권의 현실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상계엄에 따른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과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나란히 선출된 여야 대표는 모두 강성 당원들의 목소리를 앞장서 대변하고 있다. 온건·중도층 대신 강성 당원이 공천과 당권을 주도할 수 있도록 당헌·당규와 공천 룰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공통점이다. 대화와 타협 대신 갈등과 대결에 기운 극단의 정치가 제도화되면 민의의 왜곡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전당대회 이후 ‘우향우’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가장 강력한 ‘반탄’(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목소리를 내며 전당대회에서 승리한 장 대표는 당내 반대에도 윤 전 대통령의 면회를 강행한 데 이어 부정선거 음모론을 제기한 황교안 전 총리, 전광훈 목사와의 연대를 시사하며 거리로 나섰다. 장 대표 취임 후 100일 남짓 동안 장 대표가 장외집회 연단에 오른 것만 15차례. 집회가 거듭될수록 ‘윤 어게인(again)’을 외치는 강성 지지자들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장 대표의 발언도 이에 호응해 더 독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매일같이 전국을 돌며 연단에 올라 ‘윤 어게인’ 세력의 환호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상황에서 장 대표가 어떻게 비상계엄 사과나 과거와의 단절을 이야기할 수 있겠나”라고 했다. 민주당 역시 정청래 대표 취임 이후 강경 노선이 더 분명해졌다. 취임 직후 “악수는 사람과 하는 것”이라며 줄곧 국민의힘 지도부를 외면했던 정 대표가 장 대표와 처음 악수한 것은 취임 37일 후 이뤄진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오찬 회동에서였다. 정 대표는 김어준 씨가 운영하는 친여 성향 커뮤니티 딴지일보 게시판과 문자 폭탄 등을 통해 여야 원내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개정안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자 하루 만에 합의안을 일방 파기하기도 했다. 강성 당원 표심을 더 많이 반영하는 ‘선거 룰’ 개정에 앞장서는 것도 이들의 공통 행보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은 내년 지방선거 경선의 당심 비율을 50%에서 70%로 올리는 안을 내놨다. 장 대표도 이를 옹호하면서 지방선거까지 강성 당원 중심으로 치를 것임을 시사했다. 민주당은 예비후보가 많을 경우 권리당원 100%로 예비 경선을 치르고, 본선은 권리당원 50%, 여론조사 50%로 경선을 진행하기로 했다. 여기에 내년 8월 전당대회부터 ‘정청래 룰’로 불리는 ‘당원 1인 1표제’ 도입을 추진하며 당심(黨心)이 당권을 좌우하는 구도를 굳히겠다는 계획이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갈등 해소가 정치의 가장 큰 기능 중 하나인데, 지금은 공존보다는 상대를 악마화하면서 존재를 부정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정치는 당파의 이익이 아닌 국민 전체의 이익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헌법재판소는 올해 4월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파면하면서 12·3 비상계엄을 위헌·위법하다고 판단함과 동시에 국회도 반성해야 한다며 국민 전체의 이익을 위한 소수 의견 존중, 관용과 자제, 국민 설득을 주문했다. 하지만 여야 정치권이 초유의 정치 위기를 겪고도 달라진 게 없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여야 정치 원로들은 “대한민국이 ‘정치 실종’ 상태에 빠져 있다”며 “여(與)도 야(野)도 자당이 아닌 국민을 위해 정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국민 설득 없는 국민의힘헌재는 윤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결정문에서 “국정을 주도하여 책임정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국민을 설득할 2년에 가까운 시간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이 수적 우세를 앞세워 국회를 운영했지만 윤 전 대통령 또한 22대 총선에서 국민의 마음을 얻어 국회 구성을 새롭게 할 기회가 있었다는 것이다. 헌재의 지적에도 국민의힘은 여전히 국민 신뢰를 회복할 쇄신의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민의힘은 대선 패배 직후인 7월 초 혁신위원회를 구성해 쇄신 작업을 시도했다. 하지만 안철수 당시 혁신위원장은 친윤(친윤석열)계를 겨냥한 ‘인적 쇄신’ 요구로 당 주류와 갈등을 빚다 혁신위 구성 발표 15분 만에 위원장직을 사퇴했다. 후임 윤희숙 혁신위원장도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전횡에 대한 사과와 절연, 계파정치 청산 등을 내걸었지만 지도부와의 충돌 끝에 좌초됐다. 결국 이어진 8·22 전당대회에서 ‘강성 반탄’을 앞세운 장동혁 대표가 당선된 후 국민의힘에선 “잘 싸우는 것이 혁신”이란 구호 아래 사과와 반성을 요구하는 찬탄파를 밀어내면서 쇄신 논의는 물밑으로 가라앉은 상태다. 헌재는 ‘선거를 통해 나타난 국민의 의사를 겸허히 수용하고 더욱 적극적인 대화와 타협에 나서야 한다’는 점도 짚었다. 하지만 국민의힘 지도부는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를 계기로 전국 순회 장외집회를 열어 “이재명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며 투쟁에 집중하고 있다.● 관용과 자제 없는 민주당헌재는 결정문에서 “국회는 당파의 이익이 아닌 국민 전체의 이익을 위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소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내란정당’으로 규정하며 일방통행식으로 국회를 운영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민주당은 정청래 대표 취임 3일 만인 8월 5일 방송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했다. 야당과 재계의 반대가 거셌던 ‘노란봉투법’과 ‘더 센 상법 개정안’으로 불리는 2차 상법 개정안, 검찰청 폐지를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도 같은 방식으로 통과시켰다.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위해 지켜 온 관행들도 여야의 극단 대결 속에 사라지고 있다. 민주당 소속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에 대한 법사위 간사 선임을 상임위 표결로 무산시킨 가운데, 법사위는 역대 최악의 상임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민주당은 12월 임시국회에서 ‘사법개혁안’과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제한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연내 처리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이 민생 법안들까지 무더기로 필리버스터를 하겠다고 나서자 소수당의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마련된 필리버스터를 쉽게 무력화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겠다는 취지다.비상계엄 이후 1년을 지켜본 정치 원로들은 한목소리로 여야의 정치 행태를 우려하고 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부분 부분의 목소리들을 모아 어울려 내는 게 정치와 정당의 역할”이라며 “목소리 큰 소수가 마치 다수인 양 강경한 발언만 하는 것은 정치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정세균 전 의장은 “15대 국회부터 의정 활동을 했는데, 이 정도로 정치가 실종됐던 적은 없었다”며 “여당은 야당을 포용하고, 야당은 국정 운영에 협조하는 자세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문희상 전 의장도 “민주주의의 첫 출발은 상대방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하는데, 그런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정치 전반이 국민 통합을 생각을 해야 될 때”라고 말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헌법재판소는 4월 12·3 비상계엄을 발동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 선고에서 “민주공화국의 주권자인 대한국민의 신임을 중대하게 배반하였다”고 지적했다. 당시 헌재는 총체적 정치 실패 원인이 윤 전 대통령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민주주의 원리에 따라 조율되고 해소되어야 할 정치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정치권에도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계엄 1년이 지난 지금도 헌재가 지적했던 ‘당파의 이익이 아닌 국민 전체의 이익 우선시’, ‘관용과 자제’, ‘책임정치 실현을 위한 국민 설득’은 여전히 우리 정치권에서 실종돼 있다는 지적이다. 비상계엄이라는 초유의 민주주의의 위기를 겪고도 강성 지지층에 기댄 분열의 정치가 더욱 극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여전히 탄핵의 늪에 빠져 당 쇄신을 통한 국민 설득 대신 ‘대여(對與) 투쟁’만 강조하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1일 인천 미추홀구에서 진행한 국민대회에서 “과거에서 벗어나자고 외치는 것 자체가 과거에 머무는 것”이라며 “경제와 민생을 살릴 유일한 길은 이재명 정권 조기 퇴진”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관용과 자제 대신 일방통행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프랑스 공화국은 관용으로 건설되지 않았다”며 “무관용 원칙으로 대한민국 사법 정의를 바로잡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정치권이 아직 계엄의 강을 건너지 못하면서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가고 있다. 여야 지도부가 독재, 내란 세력, 탄핵 등 극단 대치를 이어가면서 계엄의 상처와 피해를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민생법안들은 후순위로 밀려나고 있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22대 국회는 전혀 통합의 국면이 보이지 않고, 근본적으로 여야가 상호 공존의 의지가 없다”며 “극단적인 양론에 기웃거리는 여야 지도부에 문제가 있다. 지도자라면 힘을 합쳐 대한민국의 위기에 함께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12·3 비상계엄 이후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으로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 중 ‘잘못한 일이 많다’는 응답이 가장 높은 대통령으로 꼽혔다. 2021, 2023년 조사에서 1위였던 전두환 전 대통령을 앞선 것이다. 한국갤럽이 25∼27일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조사해 28일 발표한 여론조사(전화면접 방식·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는 77%로 나타났다. 윤 전 대통령이 ‘잘한 일이 많다’는 응답은 12%로, 탄핵 심판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12월 대통령 직무 긍정률(11%)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윤 전 대통령에 이어 전두환(68%), 박근혜(65%), 노태우(50%), 이명박(46%), 문재인 전 대통령(44%) 순으로 잘못한 일이 많다는 응답이 나왔다. 2021, 2023년 조사에선 전 전 대통령이 각각 73%와 71%로 부정 평가가 가장 높았다. 긍정 평가가 가장 많은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68%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박정희 전 대통령(62%)과 김대중 전 대통령(60%)도 60%대를 기록했고 김영삼(42%), 이명박(35%), 문재인 전 대통령(33%) 순으로 긍정 평가가 많았다. 한국갤럽은 “2015년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가장 높이 평가받았으나 지금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자리바꿈했다”며 “지난 10년 새 김영삼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긍정론이 늘고 부정론은 줄어 재평가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무 수행을 잘하고 있다고 응답한 긍정 평가는 60%, 부정 평가는 31%로 나타났다. 긍정 평가 이유로는 외교(43%)라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고, 부정 평가로는 경제·민생(14%)과 도덕성 문제 및 본인 재판 회피(12%)라고 답한 비율이 많았다. 정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이 42%, 국민의힘이 24%로 집계됐다. 8월 중순 이후 민주당 지지율은 40% 내외,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대 중반인 구도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진보층에서는 67%가 민주당을, 보수층에서는 55%가 국민의힘을 지지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이 국회 여성 비서관을 준강제추행한 혐의로 피소된 것을 두고 이재명 대통령 지지층과 정청래 대표 지지층 간 갈등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개딸’과 ‘청래당’으로 불리기도 하는 각각의 강성 지지층은 앞서 검찰개혁, 민주당이 추진하는 ‘1인 1표제’, 김민석 국무총리의 차기 당 대표 차출설 등을 두고 사사건건 대립해 온 바 있다.장 의원의 피소 사실이 알려진 27일부터 28일까지 정 대표가 앞서 ‘민심’이라고 지칭한 딴지일보 게시판에서는 장 의원을 옹호하는 글이 이어졌다. 장 의원은 정 대표와 가장 가까운 의원 중 한 명으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 1표제’의 실무를 맡은 당원주권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일명 ‘정청래 룰’에 대한 당 중앙위원회의 표결은 다음달 5일 진행될 예정이다.딴지일보 게시판에 글을 남긴 한 지지자는 “경쟁 당의 유력 정치인을 제거하기 위한 가장 좋은 무기를 쓴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야당에서 정치공작을 했다는 취지다. 게시판에는 또 “역풍 세게 몰아부쳐서 내란 세력을 작살내야 된다”라는 글과, “매일 국회가 비상으로 돌아가던 작년 12월에 허허실실 송년모임을 할 수 있었는가, 무조건 조작이다”라는 글들이 게시됐다. 반면 친명 성향을 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장 의원은 당장 탈당부터 하라”며 장 의원에 대한 맹폭이 쏟아졌다. 한 지지자는 “박완주 전 의원은 보좌관 성추행으로 영구제명 됐고 증거가 없고 끝까지 부인했는데도 실형이 나왔다”며 “증거가 있는 장 의원은 민주당 영구제명에 의원직 자진사퇴감”이라고 주장했다. 또 “사고 치는 의원들은 무조건 탈당부터 했는데 정청래 믿고 버티는 건가”라는 비판도 나왔다.피소 사실이 알려진 직후 정 대표는 당 윤리감찰단에 진상 조사를 지시한 상태다. 장 의원에 대한 조사는 윤리감찰단장을 맡고 있는 박균택 의원이 직접 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고검장 출신인 박 의원은 앞서 조국혁신당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2차 가해’ 발언을 한 최강욱 전 의원도 직접 대면 조사한 바 있다. 정 대표가 진상 조사를 지시한 지 이틀만이었다. 당 윤리심판원은 이후 최 전 의원에게 당원 자격정지 1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윤리감찰단의 조사결과에 따라 지도부가 추가적으로 할 일이 있는지 살펴보겠다”며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신중한 입장을 가지고 있지만 이 사안 자체를 가볍게 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장 의원이 맡은 당직에 대한 사퇴 의사가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직 없다”라고 답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여야가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미국 관세 정책 등으로 위기에 처한 국내 철강산업을 지원하는 ‘K스틸법’(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녹색철강기술 전환을 위한 특별법) 등 비쟁점 법안 7건을 합의 처리했다. ‘대장동 항소 포기 외압’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 관련 논의를 이어가는 대신에 여야가 합의한 민생 법안부터 처리한 것.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K스틸법을 재석 의원 255명 가운데 찬성 245명, 반대 5명, 기권 5명으로 통과시켰다. 철강산업을 국가 경제 핵심 기반 산업으로 규정하고 기술 개발과 투자를 지원하는 것이 법안의 주요 내용이다. 미국의 철강 관세 50% 인상에 대응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여야 의원 100여 명이 공동 발의했다. 법안은 공포 후 6개월 뒤부터 시행되며 2028년 12월 31일까지가 유효 기간이다. 만료 시점에 필요할 경우 최대 3년 범위에서 연장이 가능하다. 부패재산 몰수 및 회복 특례법 개정안도 재석 의원 256명 중 찬성 252명, 기권 4명으로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개정안은 범행 기간 중 취득한 재산이 범죄 수익이라고 볼 개연성이 있으면 범죄 수익으로 추정해 몰수하거나 추징한 뒤 피해자에게 돌려주도록 하는 내용이다. 여야는 공급망 위험 대응을 위한 필수 농자재 등 지원에 관한 법, 부산 해양수도 이전 기관 지원에 관한 특별법 등도 합의 처리했다. 여야 원내대표단은 국회 본회의에 앞서 법제사법위원회 차원의 대장동 항소 포기 사건 국정조사를 진행하기로 하고 이 같은 법안들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제안한 나경원 의원의 법사위 야당 간사 선임과 독단적 법사위 운영 중단, 여야 합의에 따른 증인 및 참고인 채택 등 선결 조건을 민주당이 받아들이지 않기로 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민주당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이날 두 번째 여야 회동을 마친 후 “저희 당 입장은 법사위 국조를 수용하는데 기왕의 조건을 철회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유상범 원내수석은 “최소한 한 가지라도 민주당에서 수용하는 것이 맞지 않냐는 걸 제시했지만 민주당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맞섰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