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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56)이 부당 합병 의혹 1심에서 전부 무죄를 선고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항소를 시사하면서 무리한 항소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검찰이 외부 전문가 등 일반인으로 구성된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의 불기소 권고를 뒤집고 기소를 강행하고도 법원의 무죄 판결이 나왔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선 “여론과 법리 등 두 번의 재판에서 모두 진 것”이란 평가마저 나온다. 특히 재판부가 검찰이 내놓은 핵심 증거를 배척하면서 이 회장의 19개 혐의를 모두 무죄로 판결한 만큼 ‘검찰이 오기 항소하지 말고 사건을 일단락지어야 한다’는 주장이 법조계에서 제기된다.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박정제)는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회장의 1심 선고 공판에서 검찰이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서버 자료에 대해 “위법하게 취득된 증거”라며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2019년 수사 당시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의 본사는 물론이고 공장까지 압수수색했다. 인천 송도 공장 바닥을 뜯어내 18TB(테라바이트) 분량의 백업 서버 등을 확보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직원 주거지 인근 창고에선 NAS(네트워크 결합 스토리지) 서버 등을 확보했다. 당시 서버를 숨긴 보안담당 직원과 삼성전자 임원 2명을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하는 등 검찰은 증거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법원은 “혐의 사실과 관련 없는 정보의 임의적인 복제를 막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위법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검찰이 혐의와 관련이 없는 자료까지 압수하는 등 압수수색이 적법하지 않아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역시 같은 이유로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이 제시한 핵심 증거들을 재판부가 모두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수사심의위-1심 모두 완패한 檢… 법조계 “오기 항소 안돼” “이재용 무죄, 檢 항소 무리” 법리-증거능력 등 모두 인정 안돼… 법조계 “항소해도 뒤집기 힘들것”항소-상고땐 李 10년이상 ‘사법족쇄’이원석 총장 “기계적 항소 지양” 약속… 尹도 총장때 “항소 세밀히 검토” 지시 재판부는 이 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이뤄졌다는 검찰의 공소사실도 인정하지 않았다. 두 회사의 합병은 경영상 필요에 의해 추진된 것이고, 설사 경영권 승계를 위해 추진했다고 하더라도 주주에게 손해가 가지는 않았다는 취지다. 이처럼 ‘경영권 승계 목적’이라는 검찰 공소사실의 대전제가 무너지면서 △분식회계 △허위정보 유포 △시세 조종 등의 혐의도 줄줄이 무죄가 선고됐다. 법조계에선 이 같은 이유로 검찰이 항소해도 뒤집힐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많다. ‘증거 재판’과 ‘법리 재판’에서 모두 패배했기 때문이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범죄 혐의가 발견돼 책임자를 규명하는 수사가 아니라, 사람을 타깃으로 정해 놓고 범죄 혐의를 찾아간 수사였다”며 “기업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비롯된 것이라 항소해도 뒤집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항소 시한은 명절 연휴가 끝난 다음 날인 13일 밤 12시까지다.● 검찰총장, “기계적 항소 지양” 약속 법조계에선 이원석 검찰총장이 “기계적 항소를 지양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지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총장은 2022년 9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저희는 간단히 서명, 날인하면 항소, 상고를 할 수 있지만 피고인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장기간 재판에 묶여 있기 때문에 힘들다”며 이같이 밝혔다. 실제 이 총장 취임 후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의 ‘5900원 족발세트 횡령’ 사건(1심 무죄), 중증장애인 딸 수면제 살해 사건(1심 집행유예) 등에서 검찰은 항소를 포기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검찰총장이던 2019년 8월 “항소나 상고는 세밀하게 검토하고, 가능성이 없다면 기소된 사람이 2, 3심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잘 판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검찰이 수사심의위의 불기소 권고를 무시하고 기소를 강행한 만큼 항소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린다. 이 회장은 2020년 6월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하고, 10 대 3으로 “수사를 중단하고 불기소하라”는 압도적 권고를 얻어냈지만, 검찰은 기소를 강행했다. 이미 이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도 한 차례 꺾인 상황이었다. 검찰이 항소할 경우 이 회장과 삼성의 ‘사법 리스크’가 더 장기화될 거란 우려도 제기된다. 이 회장의 재판은 3년 5개월간 107회(선고 공판 포함) 열렸고, 이 회장은 법정에 96회 출석했다. 만약 항소심과 상고심까지 6∼7년간 더 진행된다면 검찰 수사 시간(1년 9개월)과 재판 기간을 모두 포함해 10년 이상 사법 리스크가 이어질 수도 있다. 특수부 검사 출신 변호사는 “수사팀을 배제하고 총장이 결단해야 한다”며 “판결의 변경 가능성이 없다면 항소 포기 결정을 내리면 된다. ‘오기’로 항소해서 두 번 비판받는 길을 가선 안 된다”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통무죄’가 나온 만큼 국가 경제를 위해서라도 검찰이 항소하지 않는 대승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항소 시한 13일 자정 검찰 내부에선 항소심에서 압수물의 증거능력을 다시 다퉈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 증거물이 배척돼 무죄로 이어진 만큼 법원 판단을 다시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검찰은 법원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압수수색에 대해서도 피의자의 방어권을 침해하지 않고 협의를 통해 증거를 선별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폴더마다 자체 보안 프로그램이 걸려 있어 삼성 측 동의 없이는 폴더를 열어볼 수도 없었다는 것이다. 검찰 일각에선 ‘국정농단’ 재판에서 경영권 승계를 위한 청탁이 인정되고, 금융감독원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를 인정했던 만큼 항소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7일 기자들과 만나 “승계 작업과 관련한 대법원 확정판결과 사실관계 판단이 조금 다른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도 면밀히 검토하면서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검찰 내부에선 항소를 안 하고 무죄가 확정되면 검사들이 ‘사건평정’을 낮게 받을 수 있어 항소할 수밖에 없을 거란 전망도 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가상자산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주범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33)와 함께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됐던 한창준 전 차이코퍼레이션 대표(38)가 6일 국내로 송환됐다. 한 전 대표는 한국 시간 6일 오전 4시 20분경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해 오후 2시경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검정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린 한 전 대표는 ‘폭락 사태를 예견했나’ ‘범죄 수익을 어떻게 했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한 전 대표는 테라·루나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으로 압송됐다. 테라폼랩스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낸 한 전 대표는 테라와 루나가 폭락하기 직전인 2022년 4월 권 대표와 함께 국외로 도피했다. 검찰은 두 사람이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위조여권을 이용해 아랍에미리트(UAE)로 출국하려다 현지 경찰에 체포된 것을 확인하고 몬테네그로 당국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다. 몬테네그로 법원이 이를 승인해 한 전 대표가 이번에 국내로 송환됐다. 반면 권 대표는 법원 결정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법원이 권 대표의 송환을 최종 결정하면 그를 한국과 미국 중 어디로 송환할지는 몬테네그로 법무 장관이 결정하게 된다. 미국 정부도 그의 인도를 청구한 상태다. 법무부 관계자는 “한 전 대표 송환에 협력한 몬테네그로 당국에 사의를 표한다”며 “주요 피의자인 권 대표도 송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남부지검은 이날 한 전 대표의 신병을 확보하자마자 곧장 조사를 진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한 전 대표가 권 대표와 함께 테라·루나 폭락 사태를 초래한 주요 인물이라고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폭락 사태와 해외 도주 등 모든 혐의에 대해 엄정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테라·루나 폭락 사태는 지난해 5월 가상화폐 테라와 루나가 고점 대비 99% 폭락하며 국내 투자자 28만 명에게 대규모 피해를 준 사건이다. 전 세계 투자자의 피해 규모는 5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테라·루나 폭락 사태 위험성의 사전 인지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정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모 씨의 가석방을 추진하고 있다’는 MBC 보도에 대해 6일 법무부가 “악의적인 허위 보도이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MBC는 전날인 5일 뉴스데스크를 통해 “정부가 최 씨의 가석방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MBC는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최 씨가 고령인 데다 지병을 호소하고 있으며, 초범이라는 점 등을 감안했다”며 법무부가 이달 말 심사위원회를 열어 최 씨가 포함된 3·1절 특별 가석방 대상자 명단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5일 “MBC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6일에도 보도자료를 내고 “일선 교정기관은 일정 형집행률(50%)을 경과한 수형자들을 기계적으로 선정한 기초적인 명단을 의무적으로 법무부에 상신한다”며 “이런 통상 절차를 왜곡해 마치 정부가 대통령 장모에 대한 가석방을 추진하는 것처럼 악의적으로 허위 보도를 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법무부 ‘가석방 업무지침’에 따르면 가석방 예비심사 대상자 선정 기준에 해당하는 수형자는 모두 그 대상자로 정해야 한다. 한편 방송문화진흥회 여권 이사 3명(김병철, 지성우, 차기환)은 6일 “MBC 취재팀이 가석방 절차에 대한 이해가 있었는지, 기사의 사실 여부에 대한 데스크 기능은 작동을 하고 있는 것인지 심각한 우려를 제기한다”고 밝혔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법원이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의혹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삼성 전현직 임직원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하면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도 영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법무부는 지난해 7월 한국 정부가 엘리엇에 약 1400억 원을 배상하라는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의 판정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앞서 엘리엇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박근혜 정부가 국민연금 의사결정에 부당하게 개입해 7억7000만 달러의 손해를 입었다며 ISD를 제기했고, 이 회장의 확정 판결 등을 근거로 승소 판결을 이끌어냈다.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법원은 이 회장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뇌물 요구에 편승해 적극적으로 뇌물을 제공했고, 그 과정에서 승계 작업을 돕기 위해 대통령 권한을 사용해 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했다”고 판결했다. 사실상 엘리엇의 논리에 힘을 싣는 판결이었던 것이다. 이에 엘리엇 측은 “정부 관료와 재벌 간의 유착 관계로 소수 주주들이 손실을 입었다는 건 검찰 수사 및 형사 절차를 통해 이미 입증된 바”라는 주장을 펼쳐왔다. 그러나 이 회장의 무죄 판결을 계기로 현재 진행 중인 취소소송에선 한국 정부가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원이 “합병 과정에서 주주의 이익이 도외시된 바 없고, 합병을 통해 삼성물산 및 주주들에게도 이익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한 만큼 엘리엣의 주장을 무력화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지난해 7월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은 ISD 판정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하며 “의결권 행사 방향을 정하는 일부 위법이 있었다고 해서 엘리엇에 돈을 물어줄 사안이 아니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4·10총선이 7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출마를 선언했거나 출마가 예상되는 전·현직 검사가 최소 45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선 최소 31명의 전·현직 검사가 검사 출신인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겠다며 출사표를 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제3지대 등 야권에선 ‘반윤(반윤석열)’을 표방한 현직 검사들을 포함해 최소 14명이 시동을 걸고 있다. 특히 앞으로 각 당의 전략공천과 비례대표 공천 등에 따라 검찰 출신 후보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동아일보가 30일 각 당 예비후보 등록자와 출마 선언 등을 전수 조사한 결과 검사 출신 입후보 예정자는 최소 45명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은 국회의원 당선 이력이 없는 19명을 포함해 31명이 국회의원 배지에 도전한다. 이들은 대부분 윤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면서 영남 등 텃밭을 노리고 있다.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주진우 전 대통령법률비서관은 하태경 의원이 서울 출마 선언을 하면서 떠난 부산 해운대갑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이원모 전 대통령인사비서관은 아직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서울 강남권 출마가 거론된다. 검찰에서 윤 대통령과 오랜 시간 함께한 법조인들도 국민의힘 점퍼를 입고 공천을 노리고 있다. 윤 대통령의 서울법대 동기인 석동현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은 서울 송파갑, 노승권 전 검사장은 대구 중-남에 출사표를 던졌다. 민주당에서도 ‘반윤 검사’와 이재명 대표 측근임을 내세우는 전·현직 검사 12명이 호남 등 텃밭 공천을 바라고 있다. 이들 중 7명이 정치 신인이다. 이 대표의 법률특보이자 변호인으로 활동 중인 박균택 전 고검장은 광주 광산갑, 이 대표 대선캠프 법률지원단장을 맡았던 양부남 전 고검장은 광주 서을에 출마한다. 공직자가 공직선거법상 출마 시한인 선거일 90일 전까지 사표를 냈다면 사표가 수리되지 않아도 출마가 가능하다고 본 이른바 ‘황운하 대법원 판례’를 이용한 현직 검사 출마도 이어지고 있다. 법무부 감찰위원회는 국민의힘에 입당해 출마를 선언한 김상민 대전고검 검사에 대해 해임을 권고했지만, 사표를 미리 낸 상태라 징계를 당하더라도 출마엔 문제가 없다.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위원회’에 참여했던 신성식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전남 순천에 예비후보로 등록했고, “윤석열 사단은 검찰 하나회”라고 비판한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도 전북 전주 출마를 검토 중이다. 법조계에선 공무원 출마를 제한하는 공직선거법 취지와 대법원 판례가 맞지 않는 만큼 사표가 수리되지 않으면 출마를 제한하는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 전직 검찰총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공직자가 출마 전 공직을 떠나야 한다는 공직선거법 규정은 공직 권한의 남용과 신뢰 훼손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대법원 판례는 법 규정의 정신과 어긋난다. 입법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친윤-반윤 나뉜 검사 출신들, 총선서 ‘與野 선수’로 격돌 尹과 근무 노승권, 40년 지기 석동현이재명 변호 박균택, 반윤 양부남 등 전현직 검사들 與野 텃밭 출마 거론 해임권고 김상민, 징계 회부 이성윤… ‘사표뒤 수리 안된채 출마 가능’ 논란 동아일보가 4·10총선 출마를 선언했거나 출마가 예상되는 전·현직 검사 45명을 전수분석한 결과 ‘친윤(친윤석열) 대 반윤(반윤석열)’의 구도가 선명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당의 경우 검사 출신인 윤석열 대통령과의 인연을 내세워 ‘친윤’을 표방하며 “국정동력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이 많았다. 반면 야권에선 ‘반윤 검사’ 또는 ‘친문(친문재인) 검사’를 자처하며 정권 심판을 기치로 내걸거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엄호하는 전·현직 검사들이 잇달아 출마를 선언하면서 이번 총선에서 ‘여야 선수’로 맞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與 “尹 국정철학 누구보다 잘 이해” 국민의힘 공천을 노리는 예비후보들은 저마다 윤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과 검찰 근무 인연이 4차례 겹치는 노승권 전 검사장은 지난해 12월 대구 중-남 출마를 선언하면서 “거대 야당을 철저히 심판하고 정부를 지키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40년 지기로 알려진 석동현 전 검사장은 역시 검사 출신인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불출마하는 서울 송파갑에 출사표를 던지며 “윤석열 정부가 국민의 삶을 변화시키는 성공한 정부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당적으로 원내 입성을 노리는 검찰 출신 신인 19명 중 11명이 윤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동문이다. 용산 대통령실 출신 중엔 윤 대통령의 핵심 참모인 주진우 전 대통령법률비서관이 부산 해운대갑에 출마한다. 이원모 전 대통령인사비서관도 서울 강남권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에선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연이 있는 후보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충북 청주서원 출마를 준비 중인 김진모 전 검사장은 이명박 정부의 대통령민정2비서관과 대검 기획조정부장으로 근무할 당시 한 위원장의 직속 상관이었다. 경기 의왕-과천에선 한 위원장과 연수원 동기인 최기식 전 차장검사가 예비후보로 뛰고 있다. 문재인 정부를 저격하며 차별화를 시도하는 후보도 적지 않다. 경북 포항 남-울릉에 출마하는 최용규 전 차장검사는 “문재인 정부 사람들에 의해 반개혁적이라는 낙인이 찍혀 6개월 만에 (법무부 검찰제도개선기획단장에서) 쫓겨났다”며 “윤석열 정부가 성공할 수 있는 힘찬 동력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野 “‘반윤 검사’가 윤석열 정권 심판” 야권의 검찰 출신 예비후보들은 ‘반윤’을 강조하는 동시에 검찰 조직까지 비판하며 여권 후보들과의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이 대표에 대한 호위무사까지 자처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에선 신인 7명 중 2명이 이 대표와 같은 중앙대 법대 출신이다. 광주 광산갑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박균택 전 고검장은 최근 CBS 라디오에서 “검찰 재직 당시 공무원 자격도 없다고 생각했던 인물이 윤석열, 한동훈”이라며 “이들을 제대로 심판할 수 있는 사람, 검찰 조직을 제대로 알고 개혁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날을 세웠다. 광주 서을 지역구를 노리는 양부남 전 고검장도 “당 대표에 대한 부당한 수사와 사법적 압박에 대응하면서 ‘공정과 상식’을 무너뜨리는 윤석열 정부에 분노했다”고 자신이 ‘반윤 검사’임을 명확히 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박 전 고검장은 이 대표의 검찰 조사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변호인으로 이 대표 곁을 지켰고, 양 전 고검장은 당 법률위원장으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전반을 관리해 ‘이재명의 방패’로 불린다.국회입법조사처장을 지낸 김하중 전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장은 “무도한 검사독재로부터 이 대표를 지키겠다”며 민주당을 탈당한 이원욱 의원이 현역인 경기 화성을에 민주당 옷을 입고 출마했다. 검사 출신 후보들이 윤 대통령이나 이 대표와의 친분을 강조하는 것에 대해 “호가호위 처세술”이란 비판도 나온다. 검사 출신인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으려면 얼마나 본인이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소신과 강단을 가졌는지, 국민의 대표기관으로서 어떤 계획과 열정이 있는지 보여야 한다”며 “내 뒤에 누가 있다고 말하는 것은 천박한 자기 과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검찰에서도 두 진영으로 갈려 싸우던 사람들이 ‘정권 대리전’의 전면에 나선다니 씁쓸할 따름”이라고 했다.● 현직 검사들도 잇달아 출사표 이번 총선에선 이례적으로 현직 검사들의 출마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장 시절 지인들에게 정치적 문자메시지를 돌려 논란을 빚은 김상민 대전고검 검사가 경남 창원 의창 예비후보에 등록했다. 민주당에선 이 대표와 중앙대 동문인 신성식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그는 출마를 선언하며 “진짜 검사가 나서서 정권을 심판하겠다”고 했고, 이 대표에 대해선 “정말 먼지 한 톨 나오지 않아 깜짝 놀랐다”고 엄호했다. ‘친문 검사’로 분류되는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도 현직 검사 신분으로 전북 전주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모두 사표 수리가 되지 않았지만 이른바 ‘황운하 판례’에 따라 출마가 가능하다. 민주당 황운하 의원은 울산경찰청장 시절 울산시장 선거 개입 혐의로 기소돼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총선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제기된 당선 무효 소송에서 대법원은 “사직원 접수 시점에 직을 그만둔 것으로 간주된다”며 황 의원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법무부 감찰위원회가 김 검사에 대해 해임을 권고하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출판기념회에서 “윤석열 사단은 전두환의 하나회에 비견된다”고 한 이 연구위원을 검사징계위원회에 회부했지만, 징계를 받더라도 출마는 문제가 없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동아일보가 4·10총선 출마를 선언했거나 출마가 예상되는 전·현직 검사 45명을 전수분석한 결과 ‘친윤(친윤석열) 대 반윤(반윤석열)’의 구도가 선명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당의 경우 검사 출신인 윤석열 대통령과의 인연을 내세워 ‘친윤’을 표방하며 “국정동력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이 많았다. 반면 야권에선 ‘반윤 검사’ 또는 ‘친문(친문재인) 검사’를 자처하며 정권 심판을 기치로 내걸거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엄호하는 전·현직 검사들이 잇달아 출마를 선언하면서 이번 총선에서 ‘여야 선수’로 맞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與 “尹 국정철학 누구보다 잘 이해” 국민의힘 공천을 노리는 예비후보들은 저마다 윤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과 검찰 근무 인연이 4차례 겹치는 노승권 전 검사장은 지난해 12월 대구 중-남 출마를 선언하면서 “거대 야당을 철저히 심판하고 정부를 지키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40년 지기로 알려진 석동현 전 검사장은 역시 검사 출신인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불출마하는 서울 송파갑에 출사표를 던지며 “윤석열 정부가 국민의 삶을 변화시키는 성공한 정부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당적으로 원내 입성을 노리는 검찰 출신 신인 19명 중 11명이 윤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동문이다. 용산 대통령실 출신 중엔 윤 대통령의 핵심 참모인 주진우 전 대통령법률비서관이 부산 해운대갑에 출마한다. 이원모 전 대통령인사비서관도 서울 강남권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에선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연이 있는 후보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충북 청주서원 출마를 준비 중인 김진모 전 검사장은 이명박 정부의 대통령민정2비서관과 대검 기획조정부장으로 근무할 당시 한 위원장의 직속 상관이었다. 경기 의왕-과천에선 한 위원장과 연수원 동기인 최기식 전 차장검사가 예비후보로 뛰고 있다. 문재인 정부를 저격하며 차별화를 시도하는 후보도 적지 않다. 경북 포항 남-울릉에 출마하는 최용규 전 차장검사는 “문재인 정부 사람들에 의해 반개혁적이라는 낙인이 찍혀 6개월 만에 (법무부 검찰제도개선기획단장에서) 쫓겨났다”며 “윤석열 정부가 성공할 수 있는 힘찬 동력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野 “‘반윤 검사’가 윤석열 정권 심판” 야권의 검찰 출신 예비후보들은 ‘반윤’을 강조하는 동시에 검찰 조직까지 비판하며 여권 후보들과의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이 대표에 대한 호위무사까지 자처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에선 신인 7명 중 2명이 이 대표와 같은 중앙대 법대 출신이다. 광주 광산갑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박균택 전 고검장은 최근 CBS 라디오에서 “검찰 재직 당시 공무원 자격도 없다고 생각했던 인물이 윤석열, 한동훈”이라며 “이들을 제대로 심판할 수 있는 사람, 검찰 조직을 제대로 알고 개혁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날을 세웠다. 광주 서을 지역구를 노리는 양부남 전 고검장도 “당 대표에 대한 부당한 수사와 사법적 압박에 대응하면서 ‘공정과 상식’을 무너뜨리는 윤석열 정부에 분노했다”고 자신이 ‘반윤 검사’임을 명확히 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박 전 고검장은 이 대표의 검찰 조사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변호인으로 이 대표 곁을 지켰고, 양 전 고검장은 당 법률위원장으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전반을 관리해 ‘이재명의 방패’로 불린다.국회입법조사처장을 지낸 김하중 전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장은 “무도한 검사독재로부터 이 대표를 지키겠다”며 민주당을 탈당한 이원욱 의원이 현역인 경기 화성을에 민주당 옷을 입고 출마했다. 검사 출신 후보들이 윤 대통령이나 이 대표와의 친분을 강조하는 것에 대해 “호가호위 처세술”이란 비판도 나온다. 검사 출신인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으려면 얼마나 본인이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소신과 강단을 가졌는지, 국민의 대표기관으로서 어떤 계획과 열정이 있는지 보여야 한다”며 “내 뒤에 누가 있다고 말하는 것은 천박한 자기 과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검찰에서도 두 진영으로 갈려 싸우던 사람들이 ‘정권 대리전’의 전면에 나선다니 씁쓸할 따름”이라고 했다.● 현직 검사들도 잇달아 출사표 이번 총선에선 이례적으로 현직 검사들의 출마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장 시절 지인들에게 정치적 문자메시지를 돌려 논란을 빚은 김상민 대전고검 검사가 경남 창원 의창 예비후보에 등록했다. 민주당에선 이 대표와 중앙대 동문인 신성식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그는 출마를 선언하며 “진짜 검사가 나서서 정권을 심판하겠다”고 했고, 이 대표에 대해선 “정말 먼지 한 톨 나오지 않아 깜짝 놀랐다”고 엄호했다. ‘친문 검사’로 분류되는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도 현직 검사 신분으로 전북 전주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모두 사표 수리가 되지 않았지만 이른바 ‘황운하 판례’에 따라 출마가 가능하다. 민주당 황운하 의원은 울산경찰청장 시절 울산시장 선거 개입 혐의로 기소돼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총선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제기된 당선 무효 소송에서 대법원은 “사직원 접수 시점에 직을 그만둔 것으로 간주된다”며 황 의원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법무부 감찰위원회가 김 검사에 대해 해임을 권고하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출판기념회에서 “윤석열 사단은 전두환의 하나회에 비견된다”고 한 이 연구위원을 검사징계위원회에 회부했지만, 징계를 받더라도 출마는 문제가 없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아내 정경심 씨의 자녀 입시 비리 등 혐의 재판 항소심 선고가 다음달 8일 열리는 가운데 차범근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71) 등이 재판부에 선처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2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조 전 장관 측 변호인은 이달 22일 재판부에 차 전 감독 등을 포함한 ‘각계각층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차 전 감독 외에도 정지영 영화감독(78) 등이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대로 조 전 장관 부부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시민단체의 탄원서도 재판부에 제출된 상태다.차 전 감독은 탄원서에 “저는 조 전 장관 가족들과는 인연이 없다”면서도 “조국의 두 아이들은 모든 것을 내려놓았습니다. 그 용기와 반성을 깊히 헤아려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리고 싶습니다”라고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차 전 감독은 “벌써 5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습니다”라며 “그 동안 조국 가족이 받은 고통과 그들이 감수한 징벌은 비슷한 경험을 한 대한민국의 수많은 학부모들에게 큰 경종이 되었으리라 확신한다”고 했다.이에 대해 차 전 감독 측은 “조 전 장관과 인연은 없으며, 조 전 장관에 대한 지지나 정치적 성향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차 전 감독 측에 따르면 탄원서 제출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본선에서 성적이 좋지 않자 차 전 감독뿐 아니라 가족들을 향한 비난 목소리가 컸던 경험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차두리 한국 축구대표팀 코치가 고려대 진학을 앞두고 있었는데 “진학을 못하게 해야 한다”는 비난까지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경험 탓에 조 전 장관과 인연은 없지만 ‘조 전 장관의 자식들에게는 선처를 베풀어 달라’는 취지에서 탄원서를 냈다는 것이 차 전 감독 측 주장이다. 차 전 감독은 실제 탄원서에도 “부디 자식들을 보는 마음으로 따뜻하게 바라봐 주시고 선처해 주시길 감히 부탁드리며 보잘 것 없는 제가 이렇게 호소문을 올린다”고 적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국회 출근길에 ‘김경율 비대위원의 사퇴가 출구전략이 될 수 있다는 말이 있다’는 질문에 “그런 이야기를 들은 바 없다”고 답했다. 한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정면충돌의 발단이 된 김 위원의 사퇴 요구를 일축한 것이다. 당내에선 “한 위원장이 문재인 정권과 각을 세우며 형성된 김 위원과의 동지 의식이 관계의 밑바탕에 깔려 있다”고 풀이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한 위원장은 김 위원을 고위직으로 추천했다고 한다. 김 위원은 지난해 12월 비대위원 임명 직후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수락 이유를 묻는 질문에 “남자들끼리 통화였다”며 긴말 주고받지 않아도 통하는 사이임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17일 김 위원의 서울 마포을 출마 결정을 직접 알렸다. 대통령실에서 사천 문제가 거론되는 상황에서 김 위원이 그 날 저녁 김건희 여사의 ‘디올 백’ 수수 논란을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와 비교하자 윤 대통령이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과 당내 친윤(친윤석열) 그룹에서는 김 위원의 사퇴로 갈등을 봉합하길 원하는 기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김 위원의 사퇴가 관계 회복의 선결 조건은 아니다”면서도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간 갈등의 원인 중 하나가 김 위원 문제”라고 했다.● 金 “한동훈과 남자들끼리 대화” 김 위원은 비대위 인선 발표 직후 통화에서 “한 위원장과 짧게 통화하고 수락했다. 남자들끼리 통화였다”며 “왜 이겨야 하는지와 비전 중심으로 이야기 나눴다”고 했다. 정치 현안에 대해 ‘이심전심’인 만큼 긴말이 필요 없다는 취지다. 김 위원은 정치권 진출에 거듭 선을 그어 왔지만 한 위원장이 부탁하자 전격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인연은 2018∼2019년 한 위원장이 서울중앙지검 3차장 등을 맡아 지휘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수사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 위원이 외부 저격수 역할로 수사에 힘을 실어준 것. 이후 김 위원은 한 위원장이 2019년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겨냥한 수사를 이끌었을 때 조 전 장관 비판에 앞장섰다. 김 위원은 2019년 9월 문재인 정부의 ‘내로남불’을 지적하며 참여연대에서 탈퇴한 뒤 ‘조국 흑서’의 공동 저자로 참여하는 등 야권을 강하게 비판해 왔다. 이후 김 위원은 한 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의 공세에 휘말릴 때마다 적극 방어했다. 김 위원은 2020년 7월 당시 검사장이었던 한 위원장이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되자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공개 질의서를 보내 검찰청법 위배 여부를 따졌다. 김 위원은 2022년 5월 한 위원장의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에 여당 측 증인으로 출석해 민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그는 청문회에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대장동 의혹’에 대해 “‘대장동 주범은 윤석열’이라는 뜬금없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들을 지껄인다”고 했다. 한 위원장이 법무부 장관에 취임한 이후에도 김 위원은 각종 이슈마다 한 위원장에게 힘을 싣는 글들을 잇달아 게시했고, 한 위원장은 김 위원이 올린 글을 주변에 종종 공유했다고 한다. 법조계 관계자는 “두 사람은 정치적 관점이나 문제 해결 방식에서 유대감을 지니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김 사퇴가 선결 조건 아니야” 윤 대통령은 김 위원이 ‘김건희 리스크’를 거론한 것이 한 위원장과의 교감하에 이뤄진 것으로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한 몸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친윤과 영남 의원을 중심으로 “당도 김 위원 사퇴로 양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친윤 의원은 “당장 사퇴해야 하는데 안 하고 있다. 엉뚱한 사람이라 예측 불가능한 행동만 한다”고 날을 세웠다. 부산·경남(PK)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갈등을 봉합하려면 당에서도 한발 물러나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다만 당 지도부는 “김 위원이 사퇴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태도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사천 논란은 한 위원장을 공격하기 위한 억지”라고 말했다. 또 지도부에서는 김 위원 사퇴 시 ‘한동훈=윤석열 아바타’ 이미지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신임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박성재 전 서울고검장(61·사법연수원 17기)을 지명했다.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형사사법개혁을 이어받아 헌법적 가치를 법무행정에 구현할 적임자”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실장은 박 후보자에 대해 “공직 생활 내내 엄정한 성품과 강한 책임감을 바탕으로 원칙에 기반해 뚝심 있게 일을 처리한 것으로 정평이 난 분”이라고 설명했다.경북 청도 출신인 박 후보자는 1991년 서울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해 대검 감찰2과장,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장, 법무부 감찰담당관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박 후보자는 윤 대통령과 인연이 깊다. 사법연수원 기수는 윤 대통령이 6기수나 아래지만, 박 후보자는 자신보다 나이가 세 살 많은 윤 대통령에게 “선배님”이라고 존칭을 쓰고, 윤 대통령 역시 박 후보자를 믿고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으로 대구고검에 좌천되자 당시 대구고검장으로서 위로와 격려를 건네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한 선배 검사 중 한 명이기도 하다.박 후보자는 서울중앙지검 금조부장 시절 당시 소속 검사였던 이원석 검찰총장(55·27기)과 함께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사건을 수사했다. 서울중앙지검장 시절엔 심우정 법무부 차관(53·26기)이 형사1부장으로 박 후보자를 보좌하는 등 법무부·검찰 지휘부와도 연이 있다.박 후보자는 “(장관에) 임명된다면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공정한 법 집행과 국민의 생활안전, 인권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이르면 23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박성재 전 서울고검장(61·사법연수원 17기·사진)을 지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고검장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새 장관에 임명될 경우 전임자인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51·27기)보다 연수원 기수와 나이 모두 10년이나 높아지게 된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갈등이 표출된 가운데 윤 대통령이 ‘친윤(친윤석열) 법무부’ 구축에 발빠르게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은 법무부 장관의 상징성과 무게를 감안해 적임자 물색에 신중을 기울여 왔다. 법무부 안팎에선 총선까지 심우정 차관의 장관 권한대행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많았다. 여야가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총선 전에 인사청문회를 여는 것을 여권이 부담스러워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이 사퇴를 거부하자 박 전 고검장을 서둘러 낙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량감 있는 인물로 법무부 장관을 조기에 임명해 법무부·검찰 조직의 동요를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이 18일 법무부 차관을 이노공 전 차관에서 심우정 현 차관으로 교체한 데 이어 새 법무부 장관도 박 전 고검장으로 낙점하면서 ‘한동훈 지우기’에 들어갔다는 해석도 나온다. 尹, 초임 검사때부터 박성재와 친분… 한동훈과 갈등에 조기 인선 법무장관에 박성재차관 교체 5일만에 장관 인선대검차장 신자용-검찰국장 권순정 박 전 고검장은 대통령실이 ‘포스트 한동훈’ 체제를 구상할 당시 처음으로 인선안에 올랐던 인물이다. 그와 함께 길태기 전 법무부 차관(66·15기) 등이 물망에 올랐지만 윤 대통령은 자신보다 나이가 두 살 많은 길 전 차관 대신 박 전 고검장을 낙점했다. 유력한 법무부 장관 후보였던 김홍일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방송통신위원장에 임명된 것도 영향을 끼쳤다.● 한동훈과의 갈등에 법무부 장관 조기 인선 경북 청도 출신인 박 전 고검장은 대구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1991년 서울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장, 법무부 감찰담당관 등 검찰 내 요직을 두루 거쳤다. 윤 대통령은 대구지검 초임 검사 시절부터 박 전 고검장과 가깝게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고검장이 당시 미혼이던 윤 대통령을 종종 자신의 집으로 불러 식사를 대접한 것은 검찰 내에서 유명한 일화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윤 대통령이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대구고검에 좌천됐는데, 당시 대구고검장이던 박 전 고검장이 이때도 윤 대통령을 챙기며 위로와 격려를 건넸다고 한다. 박 전 고검장은 윤 대통령보다 연수원 기수가 6기수나 위지만 자신보다 나이가 세 살 많은 윤 대통령에게 “선배님”이라고 깍듯하게 존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첫 검찰총장으로 문무일 당시 부산고검장이 내정되면서 박 전 고검장이 서울고검장에서 사직하자,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윤 대통령이 퇴임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장관 인선을 두고 이원석 검찰총장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건희 여사에 대한 검찰 수사를 염두에 두고 윤 대통령이 자신과 가까운 박 전 고검장을 지명했다는 해석이다.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할 수 있다.● 대검 차장-법무부 검찰국장 임명 한편 법무부는 대검찰청 차장검사에 신자용 법무부 검찰국장(52·28기)을, 법무부 검찰국장엔 권순정 법무부 기획조정실장(50·29기)을 각각 임명했다. 이노공 전 법무부 차관이 18일 사퇴하고, 심우정 전 대검 차장이 법무부 차관으로 옮긴 것에 따른 후속 인사다. 신 신임 차장검사는 2016년 국정농단 특별검사팀에 파견되고 2017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맡으며 윤 대통령과 함께 일했다. 권 신임 실장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시절 대검 대변인을 맡아 보좌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이르면 23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박성재 전 서울고검장(61·사법연수원 17기)을 지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고검장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새 장관에 임명될 경우 전임자인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51·27기)보다 연수원 기수와 나이 모두 10년이나 높아지게 된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갈등이 표출된 가운데 윤 대통령이 ‘친윤(친윤석열) 법무부’ 구축에 발빠르게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2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은 법무부 장관의 상징성과 무게를 감안해 적임자 물색에 신중을 기울여 왔다. 법무부 안팎에선 총선까지 심우정 차관의 장관 권한대행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많았다. 여야가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총선 전에 인사청문회를 여는 것을 여권이 부담스러워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그러나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이 사퇴를 거부하자 박 전 고검장을 서둘러 낙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량감 있는 인물로 법무부 장관을 조기에 임명해 법무부·검찰 조직의 동요를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이 18일 법무부 차관을 이노공 전 차관에서 심우정 현 차관으로 교체한 데 이어 새 법무부 장관도 박 전 고검장으로 낙점하면서 ‘한동훈 지우기’에 들어갔다는 해석도 나온다.尹, 초임 검사때부터 박성재와 친분… 韓과 갈등에 조기 인선 박 전 고검장은 대통령실이 ‘포스트 한동훈’ 체제를 구상할 당시 처음으로 인선안에 올랐던 인물이다. 그와 함께 길태기 전 법무부 차관(66·15기) 등이 물망에 올랐지만 윤 대통령은 자신보다 나이가 두 살 많은 길 전 차관 대신 박 전 고검장을 낙점했다. 유력한 법무부 장관 후보였던 김홍일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방송통신위원장에 임명된 것도 영향을 끼쳤다.● 한동훈과의 갈등에 법무부 장관 조기 인선경북 청도 출신인 박 전 고검장은 대구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1991년 서울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장, 법무부 감찰담당관 등 검찰 내 요직을 두루 거쳤다.윤 대통령은 대구지검 초임 검사 시절부터 박 전 고검장과 가깝게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고검장이 당시 미혼이던 윤 대통령을 종종 자신의 집으로 불러 식사를 대접한 것은 검찰 내에서 유명한 일화다.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윤 대통령이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대구고검으로 좌천됐는데, 당시 대구고검장이던 박 전 고검장이 이때도 윤 대통령을 챙기며 위로와 격려를 건넸다고 한다. 박 전 고검장은 윤 대통령보다 연수원 기수가 6기수나 위지만 자신보다 나이가 세 살 많은 윤 대통령에게 “선배님”이라고 깍듯하게 존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첫 검찰총장으로 문무일 당시 부산고검장이 내정되면서 박 전 고검장이 서울고검장에서 사직하자,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윤 대통령이 퇴임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장관 인선을 두고 이원석 검찰총장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건희 여사에 대한 검찰 수사를 염두에 두고 윤 대통령이 자신과 가까운 박 전 고검장을 지명했다는 해석이다.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할 수 있다.● 대검 차장-법무부 검찰국장 임명한편 법무부는 대검찰청 차장검사에 신자용 법무부 검찰국장(52·28기)을, 법무부 검찰국장엔 권순정 법무부 기획조정실장(50·29기)을 각각 임명했다. 이노공 전 법무부 차관이 18일 사퇴하고, 심우정 전 대검 차장이 법무부 차관으로 옮긴 것에 따른 후속 인사다.신 신임 차장검사는 2016년 국정농단 특별검사팀에 파견되고 2017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맡으며 윤 대통령과 함께 일했다. 한 위원장이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를 받을 당시 준비단 총괄팀장을 맡는 등 한 위원장과도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 신임 실장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시절 대검 대변인을 맡아 보좌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문재인 정부에서 출범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첫 수장인 김진욱 처장(사진)이 19일 3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김 처장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공수처는 그동안 성과가 미미하다는 비난의 말씀을 많이 들었다”며 “초대 처장으로서 송구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면서 현재 진행 중인 사건들이 있으니 그 결과도 지켜보아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김 처장이 이끈 ‘공수처 1기’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비판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공수처가 접수한 7700여 건의 사건 중 직접 기소한 사건은 3건에 불과했고, 그중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낸 것은 없었다.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당시 서울고검장)에게는 ‘황제 조사’ 특혜를 준 반면, 공수처에 비판적인 언론인 등의 통신 내역을 조회했다는 ‘편향성’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다만 김 처장은 “수사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고, 어떤 지시나 간섭을 받은 일이 없다”고 했다. 김 처장의 퇴임으로 공수처장 공백 사태가 현실이 됐다. 공수처장 직무대행을 맡은 여운국 차장검사도 임기 만료일인 28일 퇴임할 예정이다. 공수처장 후보추천위는 지난해 11월부터 이달 10일까지 6차례 회의를 했지만 최종 후보군 2명을 압축하지 못한 상태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검찰이 문재인 정부 통계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가운데 김상조 전 대통령정책실장이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전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송봉준)는 19일 오전 김 전 실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을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앞서 감사원은 청와대와 국토부가 2017년 6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한국부동산원에 영향력을 행사해 94차례 이상 부동산 통계를 조작했다고 발표했다. 검찰은 김 전 실장이 2019년 6월~2021년 3월 대통령정책실장을 지내면서 부동산 통계 조작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한 김 전 실장은 통계청의 고용 통계 보도자료 조작 혐의에도 관여한 혐의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검찰의 문재인 정부 통계조작 의혹 수사는 최고위층을 잇따라 소환하며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검찰은 15일 이호승 전 대통령정책실장, 17일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에 이어 18일 장하성 전 대통령정책실장을 연이어 불러 조사했다. 김 전 실장을 포함한 문재인 정부 대통령정책실장들은 지난해 9월 감사원 감사 결과 발표 후 “시장 상황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파악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의 일환”이라며 “통계 조작이 아닌 현 정부의 감사 조작”이라는 입장을 낸 바 있다.구민기 기자 koo@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검찰이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해 2021년 불기소 처분을 내렸던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을 재수사하기로 18일 결정했다. 이 사건으로 기소된 청와대 관계자 상당수가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자 이들을 다시 수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같은 날 검찰은 부동산 통계 조작 의혹과 관련해 장하성 전 대통령정책실장을 불러 조사했고,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위였던 서모 씨의 태국 항공사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4·10총선을 앞두고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민정·정책라인은 물론이고 인사라인까지 검찰 수사가 전방위적으로 확대되면서 야권은 “정치 보복”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檢, ‘靑 선거 개입’ 재수사 결정 서울고검은 18일 임 전 실장과 조 전 장관, 이광철 전 대통령민정비서관, 송철호 전 울산시장,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재기수사를 명령했다. 서울고검 관계자는 “기존 수사 기록, 공판 기록, 판결 등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울산경찰청 하명(下命) 수사 및 후보자 매수 혐의 부분에 대해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재수사를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정원두)에 배당했다. 서울중앙지검의 공안 사건을 지휘하는 김태은 3차장검사는 2019년 8월∼2020년 9월 공공수사2부장을 지내며 송 전 시장 등 13명을 1차 기소한 바 있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문 전 대통령의 30년 지기인 송 전 시장을 당선시키기 위해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2021년 4월 2차 기소로 수사를 마무리했는데, 임 전 실장과 조 전 장관 등이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김기현 울산시장 후보에 대한 하명 수사를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은 임 전 실장과 조 전 장관 등이 더불어민주당 당내 경선에서 송 전 시장이 후보가 되도록 경쟁 후보를 매수했다는 혐의 역시 “범행에 가담했다는 강한 의심이 든다”면서도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1차 기소 후 2차 기소까지 1년 3개월이나 걸린 데다 임 전 실장과 조 전 장관 등 청와대 ‘윗선’들이 모두 불기소 처분을 받자 자유한국당은 재수사가 필요하다며 서울고검에 항고를 제기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1심 법원이 백원우 전 대통령민정비서관 등에게 실형을 선고하자 국민의힘은 재수사를 강하게 요구해왔다. 조 전 장관은 18일 페이스북에 “(검찰의) 의도가 무엇인지 가히 짐작이 간다”며 “끝도 없는 칼질이 지긋지긋하지만 검찰이 부르면 언제든 가겠다”고 적었다. 임 전 실장은 YTN에 출연해 “명백한 정치 탄압이고 단호하게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반발했다.● 文 ‘정책실장’ 장하성 피의자 조사 문재인 정부 부동산 통계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18일 장 전 실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을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장 전 실장은 2017년 6월경 청와대가 주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 통계를 미리 받아볼 수 있도록 지시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장 전 실장이 당시 사회수석비서관이던 김수현 전 대통령정책실장에게 통계 유출을 지시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호승 전 대통령정책실장과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15일과 16일 각각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날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승학)는 문 전 대통령의 사위였던 서 씨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서 씨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서 씨의 채용을 대가로 이상직 전 의원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임명된 것으로 보고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실의 개입 여부를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선 조현옥 전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과 임 전 실장 등 당시 청와대 인사라인으로 수사가 확대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
법무부의 첫 여성 차관이자 장관 권한대행을 맡아온 이노공 법무부 차관(55·사법연수원 26기)이 18일 사퇴했다. 새 법무부 차관에는 심우정 대검찰청 차장검사(53·26기·사진)가 임명됐다. 이 전 차관은 18일 정부과천청사에서 비공개로 이임식을 열고 차관직에서 물러났다. 이 전 차관은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의 첫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돼 20개월간 임기를 이어왔다. 이 전 차관은 이날 윤 대통령에게 직접 사의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차관은 1997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윤 대통령과 인연을 이어왔다.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2018년엔 4차장검사로 발탁되기도 했다.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하면서 물러난 지난해 12월 21일부터는 장관 권한대행을 맡아왔다. 법조계에선 여성 대법관 후보로 이 전 차관이 거론된다. 지난해 12월 민유숙 전 대법관이 퇴임하면서 현재 여성 대법관은 노정희 오경미 대법관 등 2명뿐이다. 다만 민 전 대법관과 안철상 전 대법관 퇴임에 따른 공석을 채울 후보는 이미 선정된 상황이라, 올 8월 1일 퇴임하는 김선수 이동원 노정희 대법관의 후임 후보로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18일 심 차장검사를 신임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했다. 임기는 19일부터다. 심 신임 차관은 새 장관이 취임할 때까지 장관 권한대행도 맡게 된다. 이에 따라 공석이 된 대검 차장검사 등 일부 고검장급 인사가 다음 주 단행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법무부 장관은 기존에 검증해 온 것으로 알려진 박성재 길태기 전 고검장 외에 이창재 오세인 전 고검장 등도 검증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관 후보자 지명 시점에 맞물려 검사장 등 검찰 고위 인사가 큰폭으로 단행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구민기 기자 koo@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검찰이 문재인 정부 통계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가운데 장하성 전 대통령정책실장이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전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송봉준)는 18일 오전 장 전 실장을 직권남용 혐의 등을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 중이다. 장 전 실장은 2017년 6월경 청와대가 주간 서울아파트 매매가 통계를 법정시한에 앞서 받아볼 수 있도록 지시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현행법상 작성 중인 통계를 공표 전 제공 또는 누설하는 행위는 금지돼 있다.검찰은 장 전 실장이 당시 사회수석비서관이던 김수현 전 대통령정책실장에게 통계 유출을 지시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에 김 전 실장이 중간 결과 통계인 ‘주중치’, 확정 통계보다 하루 먼저 나오는 ‘속보치’를 먼저 받아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상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검찰은 당시 청와대 행정관들의 진술과 이들이 임의 제출한 휴대전화에서 확보한 자료 등을 토대로 혐의점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감사원은 청와대와 국토부가 2017년 6월∼2021년 11월 한국부동산원에 영향력을 행사해 94차례 이상 부동산 통계를 조작했다며 장 전 실장을 포함한 문재인 정부 대통령정책실장 전원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다. 그러나 이들은 “시장 상황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파악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의 일환”이라며 “통계 조작이 아닌 현 정부의 감사 조작”이라는 입장이다.구민기 기자 koo@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사진)이 문재인 정부 당시 부동산 통계를 불법으로 유출하고 조작한 혐의로 15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김 전 장관이 전셋값 통계 유출과 매매가 통계 조작을 지시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국토부 직원들에게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송봉준)는 16일 김 전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김 전 장관은 2020년 8월 서울 아파트 전셋값 통계 유출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당시 김 전 장관이 국토부 주택토지실장과 과장을 불러 “전셋값이 지금 중요한 시기인데 매매가와 같은 추정치 속보치가 왜 없느냐”는 이유로 통계 유출을 지시했다고 보고 있다. 2017년 6월부터 청와대가 받았던 서울 아파트 매매값 ‘주중치’(공식 발표 전 중간 통계)와 ‘속보치’(공식 발표 하루 전 통계)를 전셋값까지 받아 보려 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통계법상 통계 공표 전날 정오 이전에 자료를 외부로 유출하는 것은 불법이다. 통계 유출이 이뤄질 당시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이 2020년 7월 31일 시행된 이후 전셋값 폭등 우려가 커지던 상황이었다. 이에 국토부는 산하 기관인 한국부동산원을 압박해 2020년 8월 이후 전셋값 추정치, 속보치를 받아 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국토부 실무자들로부터 확보한 진술을 토대로 김 전 장관을 상대로 통계 유출이 사실인지 등을 추궁했다. 김 전 장관은 장관 취임 2주년을 앞두고 2019년 6월 3주 차 서울 아파트 매매가 통계를 조작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 조사 결과 김 전 장관은 해당 통계가 나오기 한 주 전인 14일 서울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 주중치가 0%인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매매가 변동률은 2018년 9·13대책 이후 31주 연속 하락해 왔는데, 이 시점에 보합으로 돌아서게 된 것이다. 당시 김 전 장관은 주택토지실 직원에게 “보합 전환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는 게 검찰 조사 결과다. 이에 국토부 실무자는 부동산원에 전화해 “이대로 가면 저희 라인 다 죽는다”며 통계 조작을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통계치는 0%에서 ―0.01%로 변경됐다고 한다. 김 전 장관은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는 김 전 장관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접촉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구민기 기자 koo@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작년에 8명이 한꺼번에 농장에 왔는데 한 명씩 사라지더니 나중엔 2명밖에 안 남더라고요.” 전북에서 농장을 운영하며 외국인 계절 근로자를 고용한 A 씨는 16일 “동의 없이 근무 지역을 벗어난 이들을 신고할 의무는 있지만 정작 가장 바쁜 수확철에 일할 사람이 없어서 겪는 어려움을 해결해 줄 대책은 없다”며 이렇게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계절 근로자들이 머물 숙소까지 만들었는데 손해가 크다”고 덧붙였다. 이날 낮 12시경 경남 밀양시의 한 비닐하우스에서 만난 김모 씨(64)도 “10년 전부터 외국인 근로자 없이는 대규모 농사를 아예 지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정작 일손이 들어와도 너무 일을 못하거나 언제 관두고 떠날지 몰라 늘 불안한 게 사실”이라고 했다. 이처럼 계절 근로자 제도를 통해 국내에 입국한 외국인이 지난해 4만 명을 넘어섰지만 관리 감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 등으로 일손이 부족한 농어업에 한해 외국인을 한시적으로 고용할 수 있게 했는데, 최근 규모가 폭증하면서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2984명→4만 명…4년 만에 14배 늘어 외국인 계절 근로자 제도는 각 기초자치단체가 고용주로부터 신청받아 법무부에 제출하면, 법무부가 인력을 지자체에 할당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정부는 지난해 시행령을 개정해 5개월이었던 취업 허용 기간을 최장 8개월로 늘렸다. 이에 따라 계절 근로자 규모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을 제외하면 2019년 2984명에서 지난해 4만647명으로 14배 가까이 증가했다. 문제는 근무지역을 떠나는 이들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최춘식 의원이 지난해 법무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계절 근로자 이탈자는 2019년 57명에서 2022년 1151명으로 20배 넘게 늘었다가 지난해 494명으로 집계됐다. 충북 보은군은 지난해 5월 베트남에서 계절 근로자 35명을 고용했지만 중도에 떠나는 근로자가 늘자 50여 일 만에 조기 출국시켰다. 경북 봉화군도 지난해 15명이 떠나 골머리를 앓고 있다. 농가에서 적응할 만하면 근로기간이 끝나거나, 중간에 사라져 불법으로 체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봉화군 관계자는 “경찰에 협조 요청을 해도 대응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엔 불법 중개인에 의한 임금 착취 사례까지 확인돼 외국인들의 불만도 터져나오고 있다. 전남경찰청은 필리핀 계절 근로자 2명이 “인력송출업체 관계자가 임금을 착취하고 여권을 빼앗았다”며 약취 유인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 “정부가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지자체도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경북 영주시는 최근 필리핀 로살레스시로 전담팀 실무자를 보내 계절 근로자 체력검사와 면접을 현지에서 진행하고 있다. 충북 괴산군도 자매결연한 중국 지린성 지안시 출신 중국인을 받아 절임배추 작업장 등에 계절 근로자로 배치했다. 나아가 지자체는 정부의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강원도의 한 지자체 담당자는 “정부 차원의 시스템을 하루빨리 구축해 체류 인원, 근무 현황 등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입국부터 체류 기간, 작업장 배치, 계약, 이력 관리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통합 관리 플랫폼을 이르면 내년에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플랫폼 구축 전 단계에서도 계절 근로자 관리에 차질이 없도록 체류관리과에서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주단체들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철승 경남이주민센터 대표는 “지자체의 관리 감독 능력과 전문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도입 규모만 확대돼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정부가 외국인 근로자 전담기관을 지정해 운영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밀양=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전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보은=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검찰이 문재인 정부 통계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가운데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사진)이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16일 오전 대전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송봉준)는 김 전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앞서 감사원은 청와대와 국토부가 2017년 6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한국부동산원에 영향력을 행사해 94차례 이상 부동산 통계를 조작했다고 발표했다.검찰은 국토부가 2019년 6월 부동산원을 압박해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변동률을 조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국토부 실무자는 부동산원에 연락해 “이대로 가면 저희 라인 다 죽습니다. 전 주와 마찬가지로 마이너스 변동률 부탁드리면 안되겠습니까”라며 통계 조작을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과정에 김 전 장관이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지만 김 전 장관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앞서 검찰이 영장을 청구한 윤성원 전 국토교통부 차관과 이문기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그러나 검찰은 김 전 장관을 포함해 장하성 김수현 전 대통령정책실장 등에 대한 수사를 계획대로 진행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구민기 기자 koo@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를 구속 기소하면서 송 전 대표의 외곽조직인 ‘평화와 먹고 사는 문제 연구소(먹사연)’를 “사실상 (송 전 대표) 경선 캠프 조직”이라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검찰은 특히 송 전 대표가 광주 대동고 인맥 출신 재력가나 기업인 등을 상대로 먹사연 후원금을 수수한 뒤 개인의 정치 활동을 위해 이를 적극 활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동고 인맥 통해 ‘먹사연’ 불법 정치자금 수수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송 전 대표의 공소장에 따르면 송 전 대표는 2019년 11월 당 대표 경선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기에 앞서 먹사연을 전면 개편하기로 하고, 실무진으로부터 후원회원 관리와 조직 기능 강화 방안을 보고 받는 등 당 대표 경선 준비에 활용했다. 송 전 대표는 ‘친문(친문재인)’ 네트워크가 있는 전문가를 상근 인력으로 고용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 등도 운영 방향으로 보고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먹사연의 인적, 물적 자원을 당 대표 경선 준비 등 정치활동에 활용했다”고 판단했다. 앞서 송 전 대표 “먹사연은 정책 싱크탱크일 뿐”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특히 송 전 대표는 먹사연 회계담당자인 박모 씨의 소개로 자신이 졸업한 광주 대동고등학교 동문들 중 재력가나 기업인 등에게 먹사연 후원금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 전 대표의 대동고 8년 후배이자 경남 창원의 건설업체 대표인 A 씨는 2019년 12월 한 포럼 창립총회에서 처음 송 전 대표를 만났지만, 이듬해 1억 원의 정치자금을 기부했다. 또, 인천 계양구에서 화장품 부자재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B 씨 역시 2019년 9월 송 전 대표를 처음 만났지만 다음해 4월 1억 원을 먹사연에 송금했다. 송 전 대표는 같은 해 21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후 B 씨와 식사 자리를 마련하고 감사 인사를 표시하기도 했다.먹사연은 2020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한창일 당시 원자력발전 설비 제조업체로부터 총 7500만 원을 기부받기도 했다. 박 씨 등은 “송 전 대표가 정부의 완전한 탈원전 정책에는 반대하니 송 전 대표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줄 필요가 있을 것 같다”며 먹사연 기부를 권유하자 업체 대표 C 씨는 5000만 원을 먹사연에 송금했다. 이후 그는 송 전 대표 측으로부터 “먹사연에 돈이 많이 든다”는 취지의 말을 듣자 추가로 2500만 원을 송금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관석, 송영길 만나 돈봉투 10개 테이블에 올려검찰은 1차로 돈봉투 10개가 살포된 2021년 4월 28일 저녁 무소속 윤관석 의원(수감 중)이 송 전 대표를 찾아가 추가로 살포할 돈봉투 10개를 보여준 정황도 공소장에 적시했다. 이날 윤 의원이 경선캠프 사무실에서 송 전 대표를 만났고, 돈봉투 10개가 담긴 종이봉투를 테이블에 올린 뒤 “의원들에게 잘 전달하겠다”는 취지로 대화를 나눴다는 것이다.이에 앞서 송 전 대표는 전 보좌관 박모 씨(수감 중)로부터 부외 선거자금을 활용해 국회의원들에게 현금을 제공하는 방안을 보고받고 승인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송 전 대표가 박 씨를 통해 부외 선거자금의 수수 및 관리, 사용 등에 관한 보고·승인 체계를 만들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수감 중)으로부터 캠프 관계자들에게 활동비를 제공하기 위한 음성적인 자금 마련 계획을 보고받았다고도 공소장에 적었다. 이를 보고받은 송 전 대표는 “돈이 많이 필요하냐”고 묻는 등 활동비를 제공해야한다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한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무소속 이성만 의원이 제공한 자금으로 캠프 지역본부장들에게 활동비가 제공된 사실을 이 씨와 강래구 전 한국감사협회장으로부터 각각 보고받은 것으로 봤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