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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은 공연계의 대목이다. 보고 싶은 작품을 즐기며 한 해를 마감하는 시간은 뜻 깊다. 취향에 맞춰 골라 볼 수 있게 성찬이 마련됐다. 이제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 ●‘라이프 오브 파이’놀라운 황홀함, 먹먹한 여운 속 묵직한 성찰인도에서 캐나다로 가던 배가 폭풍우로 침몰해 227일간 태평양을 떠돌다 홀로 발견된 소년 파이. 사고 조사를 위해 찾아온 보험사 담당자에게 파이는 얼룩말, 오랑우탄, 하이에나, 벵골 호랑이와 구명 보트에 남게 됐다는 이야기를 한다.2002년 맨부커상을 수상한 캐나다 작가 얀 마텔의 동명 소설을 무대로 옮겼다. 국내 초연이다. 2019년 영국 셰필드에서 처음 선보였고 2021년 영국 웨스트엔드 무대에 올랐다. 소설이나 리안 감독의 동명 영화(2013년)를 본 이라면 동물들과 폭풍우, 광활한 바다와 신비로운 생명체 등을 어떻게 무대에 구현했을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막이 오르면 이 모든 궁금증은 단숨에 날아간다. 바다에서 휘몰아치는 폭풍우, 배에서의 아비규환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무대는 구출된 파이가 입원한 병원에서 호랑이와 사투를 벌이는 보트, 시끌벅적한 시장 등으로 순식간에 전환된다. 역동적인 연출에, 배우들의 빈틈없는 연기가 몰입감을 높인다. 호랑이와 얼룩말, 오랑우탄 등을 인형(퍼핏)으로 정교하게 연출한 무대는 압권이다. 호랑이가 포효하며 달려드는가 하면 고기를 거칠게 뜯는 야생의 에너지가 그대로 전달된다. 귀를 쫑긋거리는 얼룩말, 두 팔을 벌린 채 뛰어다니는 오랑우탄, 끈질기게 공격하는 하이에나까지, 정밀하게 만든 퍼핏과 숙련된 기술로 이들의 움직임을 실감나게 구현하는 배우들의 연기는 탄성을 자아내게 만든다. 가늠하기 어려운 두려움과 상실 속에서도 믿음을 갖고 살아내려는 몸부림은 생명과 삶을 묵직하게 성찰하게 한다. 놀라운 황홀함과 가슴 먹먹한 여운이 오랫동안 가시지 않는다. 파이 역은 박정민 박강현이 맡았다. 아버지는 서현철 황만익, 엄마·간호사·오렌지주스는 주아 송인성이 연기한다. 오카모토·선장 역에는 진상현 정호준, 루루 첸 역에는 임민영 김지혜가 발탁됐다. 제작사는 장르를 연극이나 뮤지컬이 아닌 ‘라이브 온 스테이지’라고 설명했다. 내년 3월 2일까지. 서울 강남구 GS아트센터. 8세 이상 관람 가능. ●뮤지컬 ‘물랑루즈!’화려함의 극치에서 피어난 순수한 사랑프랑스 파리의 유명 클럽 물랑루즈. 미국에서 온 무명 작곡가 크리스티안과 물랑루즈의 스타 사틴은 사랑에 빠진다. 물랑루즈 단장인 지들러는 재정난이 심해지자 사틴을 통해 거부 몬로스 공작의 후원을 받아낸다. 사틴은 크리스티안과 몰래 사랑을 나누며 몬로스를 유혹하는 위태로운 곡예를 이어가고, 자유로운 예술가 로트렉은 크리스티안과 함께 물랑루즈에서 선보일 공연을 만드는데….동명 영화를 무대로 옮겨 2019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개막했다. 국내에는 2022년 처음 선보인 뒤 이번이 두 번째 무대다. 공연장에 들어서자마자 화려함에 압도된다. 강렬한 붉은색으로 꾸며진 무대, 그 양옆을 각각 차지한 풍차와 거대한 코끼리상. 극장 계단도 붉은 커튼과 조명으로 꾸몄다. 사랑에 모든 걸 던지는 크리스티안, 그를 사랑하지만 물랑루즈를 위해 희생하는 사틴은 아슬아슬하다. 예술을 향한 계산 없는 열정과 현실적인 힘을 발휘하는 자본과의 대립도 비춘다. 캉캉춤 등 화려한 댄스와 각종 기예가 쏟아지고, 탄탄한 실력을 지닌 배우들이 시원스레 때론 감미롭게 부르는 노래와 매끄러운 연기에 눈과 귀가 즐겁다.크리스티안 역은 홍광호 이석훈 차윤해가 맡았다. 사틴은 김지우 정선아가 연기한다. 지들러 역에는 이정열 이상준이, 몬로스 공작 역에는 박민성 이창용이 발탁됐다. 지현준 최호중이 로트렉을 연기한다. 공연 시작 10분 전부터 클럽 분위기를 느끼는 쇼가 진행되기에 여유 있게 입장하길 권한다. 내년 2월 22일까지.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14세 이상 관람 가능. ●뮤지컬 ‘비하인드 더 문’꿈을 향해 나아간 맑고 따스한 여정1969년 7월 20일,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이 달에 착륙했을 때 사령선을 홀로 지킨 우주비행사가 있었다. 마이클 콜린스. 달까지 갔지만 정작 달에는 발을 내딛지 못하고 달의 뒤편으로 갔던 그가 죽음을 앞두고 삶을 되짚어 본다.인간의 첫 달 착륙이라는 역사를 썼지만 그에게 돌아온 영광은 없었다. 우주, 그리고 달을 사랑해 묵묵히 임무를 수행한 그의 고독하고 충만한 여정을 그렸다. 창작 1인극으로, 유준상 정문성 고훈정 고상호가 번갈아가며 무대에 선다. 늘 그 자리를 지키는 달을 사랑했던 공군 조종사 마이클 콜린스. 우주비행사로 지원해 고된 훈련을 견디고 맨 몸으로 정글에서 생존하는 법을 익힌다. 달을 향한 여정은 험난하다. 순식간에 벌어진 사고로 동료를 잃고도 훈련을 이어가야 했다. 동료가 앉았던 그 자리는 자신의 것이 될 수도 있었다. 아름답지만 냉혹한 우주에서 한없이 미약하지만 의지를 꺾지 않는 인간이란 존재를 비춘다. 구토가 나오는 훈련 과정, 마침내 우주에서 푸른 지구를 바라본 벅찬 감정을 설득력 있게 표현해 단 한 명의 배우가 무대를 꽉 채운다. 훈련장, 광대한 우주, 달의 뒤편을 입체적으로 구현한 영상도 몰입도를 높인다. 삶의 의미는 다른 이가 아니라 스스로 채워가는 것임을 다정하게 전한다. 단단하고 깊이 있는 수작이 탄생했다. 김한솔이 극본과 대사를 썼다. 강소연이 작곡하고 김지호가 연출했다. 내년 2월 8일까지.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8세 이상 관람 가능. ●뮤지컬 ‘렌트’열정으로 폭발하는 청춘의 에너지미국 뉴욕 이스트빌리지에 사는 젊은 예술가들의 자유롭고 뜨거운 삶을 그렸다. 크리스마스 이브, 전기가 끊긴 집에서 마크와 로저는 간신히 추위를 견딘다. 불을 빌리러 온 미미는 로저와 사랑에 빠진다. 예상치 못한 상황을 겪은 콜린은 엔젤의 도움을 받고 둘은 사랑에 빠진다.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정식 공연을 하기 하루 전날 대동맥 박리로 요절한 조나단 라슨이 자전적 이야기를 극본과 노래에 담았다.마약, 동성애, 에이즈 등 청춘들의 현실을 날 것 그대로 그렸다. 1996년 브로드웨이에서 막을 올린 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0년 첫 선을 보였고, 올해가 10번째 공연이다. 유명한 ‘Seasons of Love’를 비롯해 ‘Rent’, ‘I’ll cover you’ 등 R&B, 발라드, 록, 탱고, 가스펠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쉴 새 없이 쏟아진다. 미래는 걱정하지 않고 오직 현재에 집중하는 청춘의 들끓는 에너지와 감정선이 음악과 강렬하게 결합한다. 배우들이 뿜어내는 열기는 객석까지 달군다. 로저는 이해준 유현석 유태양이 연기한다. 미미 역에는 김수하 솔지, 마크 역에는 진태화 양희준이 발탁됐다. 콜린은 장지후 황건하, 엔젤은 조권 황순종이 연기한다.내년 2월 22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아티움. 14세 이상 관람 가능.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야망을 위해 거침없이 남자를 이용하는 팜므파탈, 가슴에 불꽃을 품은 과학자, 고통을 붓으로 찍어내는 화가…. 너무나 다른 색채를 지닌 캐릭터를 자유자재로 연기한다. 폭발하는 고음은 물론 애절하게 속삭이고, 마침내 무너지며 절규하는 넘버까지 매끄럽게 소화한다. 배우 김소향(45)이다.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에서 그를 4일 만났다. 그는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내년 1월 11일까지 공연되는 뮤지컬 ‘에비타’에서 에바 페론(1919~1952)을 연기하고 있다. 김소현, 유리아 배우와 번갈아가며 무대에 선다. 그는 “에비타 역을 맡은 셋 중 가장 눈물이 많다. 제작진이 (병으로 쇠약해진 에비타가 타는) 휠체어에 저를 위해 손수건을 따로 달아줬다”며 웃었다.‘에비타’는 1978년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첫 선을 보였다. 국내에서는 2006년 초연됐고 2011년 두 번째 공연 후 이번이 세 번째 무대다. 시골에서 가난한 사생아로 태어났지만 남자를 이용해 원하는 바를 이루고 끝내 아르헨티나의 영부인이 된 에바 페론의 삶을 강렬하게 그렸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면모를 입체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정점에 올랐지만 암으로 짧은 생을 마감하기에 감정의 진폭도 크다. 해설자 역을 하는 가상의 인물 ‘체’(마이클 리, 한지상, 민우혁, 김성식)가 함께 하지만 에바 페론이 사실상 단독으로 무대를 이끈다. 노래로 극을 이끌어가는 작품이어서 노래의 힘이 크다. ‘오페라의 유령’, ‘캣츠’ 등을 만든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작곡했다. 후안 페론이 대통령에 당선된 후 에바 페론이 부른 유명곡 ‘Don‘t Cry for Me Argentina’는 뜨겁고 절절하다. “화내거나 울려고 하지 않아도 노래를 부르면 자연스레 감정이 나와요. 불협음이 많고 한 음 한 음마다 에비타의 삶과 감정을 압축적으로 담아 난도가 높아요. 등에서 땀이 날 정도라니까요. 그래도 ‘10년 동안 ‘에비타’ 계속 할래?‘라고 물으면 곧바로 ‘네!’라고 할 정도로 좋아요.(웃음)”그는 에바 페론을 연기하는 게 꿈 같다고 했다.“2006년 국내 초연 때 후안 페론의 정부 역을 했어요. 그랬던 제가 에비타로 무대에 서다니 너무 벅차요. 무시당하던 사생아에서 영부인이 된 에비타의 삶은 앙상블로 시작해 주연을 맡게 된 저와 비슷하게 느껴져요. 뭔가에 꽂히면 아무리 말려도 아랑곳하지 않고 경주마처럼 달려가는 것도요. 최고의 자리에 가려 했던 에비타의 심정이 너무나 이해돼요. 팜므파탈의 면모는 제 능력 밖이지만요.(웃음)” 그는 국민대 연극영화과에 재학 중이던 2001년 뮤지컬 ‘가스펠’의 소냐 역으로 데뷔했다. 여러 작품에서 커버 역을 하다 2011년 미국으로 건너 가 뉴욕필름아카데미에서 연기 공부를 했다. 미국에서 ‘왕과 나’, ‘올리버’, ‘미스 사이공’의 앙상블 겸 조연을 했다. 한국에서 ‘보이첵’, ‘마타하리’의 주연을 맡은 뒤 다시 미국으로 갔다. 2017년 ‘시스터 액트’의 인터내셔널 투어에서 막내 수녀 메리 로버트를 연기한 후 완전히 귀국해 ‘마리 퀴리’, ‘프리다’, ‘마리 앙투아네트’ 등에서 주연을 맡았다. 스포트라이트를 받기까지 힘든 시간이 많았다. “커버 역을 오래 하며 조바심이 나고 지치기도 했어요. 이대론 안 되겠다 싶어 미국에 갔지만 언어도 낯설고 돈도 없는 이방인으로 사는 게 만만치 않았어요. 현지 오디션에서 150번 넘게 떨어졌어요. 아휴, 말이 150번이지 얼마나 진이 빠졌는지 몰라요. 오디션을 통과했는데 비자 문제로 무대에 못 선 적도 있고요. 설움을 얘기하자면 2박 3일로는 부족해요.(웃음)”그의 이름 앞에는 ‘믿고 보는 배우’라는 표현이 자연스레 붙는다. 그는 에바 페론을 비롯해 마리 퀴리, 프리다 칼로, 마리 앙투아네트 등 실존 인물을 그린 작품에 많이 출연했다. “여성의 성장을 그린 작품이 좋아요. 완성된 캐릭터보다 변화하며 성장하는 과정을 표현하는 게 즐겁거든요. 어떤 고난이 있었고 그 끝에는 어떤 결과가 있었는지 보여주는 건 짜릿해요.” 실존 인물은 좀 더 예민하게 분석하고 표현한다. “공감가게 연기하되 일방적으로 미화시키진 않아요. 왜곡하면 안 되니까요. 판단은 관객에게 맡깁니다. ‘에비타’에서도 야망을 이루려는 에비타의 노력을 인정해요. 그 방법엔 동의하기 어렵지만요. 에비타에 대해선 성녀와 악녀로 평가가 극단적으로 갈리지만 둘 다 아니라고 봐요. 인간은 양면적인 존재잖아요. 에비타의 빛과 그림자를 사실적으로 보여주려 해요.”그는 스스로를 ‘노력파’라고 했다.“지금도 부족한 게 많아요. 에비타 연기를 위해 보컬 코칭을 받았어요. 모자란 부분을 계속 채워나가는 게 인생의 숙제예요.”마음먹은 게 있으면 성에 찰 때까지 해야 직성이 풀린다. “하나에 꽂히면 끝을 봐야 해요. 미국에서 무대에 서려고 애쓴 것도 유학만 해선 안 되고 ‘무 하나를 자르고’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그는 몰입도 높은 연기 비결로 경험을 꼽았다.“여행, 연애 등 직접 해보고 느낀 게 도움이 돼요. 낯선 곳에서 기차를 놓쳐 발을 동동 구르고, 소매치기를 당해 현지 경찰서를 찾아가는 등 예상치 못한 일이 닥치고 그걸 수습하는 과정 모두가 자산이 되거든요.”그는 한 해에 3, 4작품에 출연한다. 어떻게 이렇게 쉼 없이 달릴 수 있을까. “제 일정을 자세히 살펴보면 작품 사이사이 쉬는 기간이 꽤 있어요.(웃음) 올해도 3, 4월엔 쉬었어요. 시간 날 때면 테니스를 하고 강아지 ‘왕자’랑 산책을 다녀요. 공상하는 걸 좋아해서 카페에서 노트에 낙서도 하고 상상의 나래를 펼쳐요.”글을 쓰고 연출하는 상상도 한다. “콘서트를 위해 모놀로그를 쓰면서 글쓰기에 매력을 느꼈어요. 여성이 주인공인 1인극이나 2인극을 써보고 싶어요.” 이젠 스스로를 조금은 풀어주려고 한다.“2년 전만해도 공연 전에 요가, 물구나무 서기, 객석 뛰어다니며 몸 풀기 등 루틴에 엄청 집착했어요. 안 지키면 큰일난다고 여겼죠. 그런데 배우는 좀 더 자유로운 영혼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금은 후배들과 함께 자연스럽게 몸을 풀어요.” 지독할 정도로 성실한 그의 노력은 무대에서 고스란히 피어난다. 그래서 사람들은 “김소향은 쉽게 가라앉을 배우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넘치는 평가에 참 감사해요. 계속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 거예요. 어떤 역을 맡아도 다른 이와 비슷하지 않게 저만의 세계를 만들어 표현하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많은 사람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는 베스트셀러. 창작자들은 자신이 만든 콘텐츠가 베스트셀러가 되길 꿈꾸지만,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이 희귀한 확률을 뚫고 베스트셀러가 된 콘텐츠가 탄생한 과정을 들여다본다. 창작자의 노하우를 비롯해 이 시대 사람들의 욕망, 사회 트렌드 등을 확인할 수 있다.2010년 우리나라에서 한 부부는 온라인 게임에서 가상 아이를 키우느라 실제 아이를 굶어죽게 내버려뒀다. 사람이 목숨을 끊는 현장을 봐도 저지하는 대신 촬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2022년 뉴욕타임스(NYT)는 가상 캐릭터와 비공식적으로 결혼한 수천 명을 다룬 기사를 썼다. 이들은 이런 관계가 만족스러우며 진짜 사람과의 관계보다 우월하다고 말했다. 낯선 곳에 갈 때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의 안내에 따르기에 자신이 어디 있고 어떤 방향으로 향하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지도를 보고 길을 찾는 능력은 빠르게 사라졌다. 사람을 직접 만나며 소통하는 일이 줄면서 표정, 손짓 등을 통해 의도를 파악하고 여러 감정을 느끼는 능력도 떨어지고 있다. ‘경험의 멸종’(크리스틴 로젠 지음·이영래 옮김·어크로스)은 기술의 발달로 사람들이 직접 경험하는 일이 줄어들면서 신체 활용 능력을 비롯해 인지 기능, 공감 능력, 인내심이 감소하고 그로 인해 빚어지는 현상을 세밀하게 들여다본다. 극단적인 사례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상황이다.이 책은 올해 5월 출간된 후 6개월 만에 5만 권 넘게 판매됐다.(국내 출판계의 베스트셀러 기준은 책 판매량 1만 권이다.) 책을 만든 강민영 어크로스 편집자(31)를 지난달 25일 서울 마포구 어크로스 출판사에서 만났다. 강 편집자는 “인문서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상황이어서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반응이 뜨거울 줄 몰랐다”고 했다. 역사학 박사인 저자는 미국 버지니아대 고등문화연구소 연구원이자 과학 저널 ‘뉴 아틀란티스’의 자문을 맡고 있는 선임 편집자다. 미국에선 책을 낸 적이 있지만 한국에는 소개되지 않았다. ‘경험의 멸종’을 통해 국내 독자들을 처음 만난 것. 이 책은 지난해 미국 현지에서 출간돼 큰 반향을 일으켰다. 강 편집자는 추천을 통해 이 책을 접했다고 한다. “북클럽 오리진을 운영하시는 전병근 작가님이 좋은 책이라고 지난해 추천하셨어요. 저희 출판사와 결이 잘 맞는다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어크로스는 지난해 10월 출간을 검토하는 회의를 집중적으로 했다. “저를 포함해 모두 제목 ‘The Extinction of Experience‘부터 재미있다고 느꼈어요. 저자는 한국에서 인지도가 없지만 별로 상관은 없었어요. 논픽션 저자 중 유명인은 그리 많지 않거든요. 저자가 역사학 박사에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관록 있는 칼럼니스트여서 신뢰가 갔습니다.”판권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다른 출판사들과 경쟁은 있었다. 다만 그리 치열하지 않아 높지 않은 가격을 제시했고 판권을 살 수 있었다고 한다.“우리의 일상을 다룬 내용이어서 독자들에게 충분히 다가갈 수 있다고 봤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곧바로 사용하기 때문에 변화 속도가 매우 빠르잖아요. 저도 챗GPT, 제미나이 같은 인공지능(AI)을 많이 활용하고 있어요.”책에는 구체적인 사례가 아주 많이 나온다. 다만 주제가 철학적이어서 독자들이 추상적으로 여겨질 것 같아 고민했다. “철학적인 주제를 담고 있다보니 뻔해 보일 수 있겠다는 걱정이 됐어요. 그래서 각 장마다 핵심 문장을 뽑아 별도 페이지에 넣어 눈에 띄게 배치했어요. 독자들이 그 문장만 봐도 관심을 갖거나 궁금해 할 수 있게요.” 해당 문장은 △사람들이 거리에서 서로 대화하지 않는다면 자신들이 집단으로서 어떤 존재인지를 어떻게 알겠는가? △감정이라는 괴팍한 야수를 길들이는 것은 현대 기술이 극복할 수 없는 또는 극복해서는 안 되는 도전이다 등이다. 우리말 제목을 정하는 과정에서 진통이 컸다. “후보 제목이 ‘경험 멸종 사회’, ‘경험 소멸 사회’ 등이었어요. 멸종, 종말, 소멸 중 어떤 단어를 쓸지 치열하게 논의했어요. 최종적으로 ‘멸종’을 선택했죠. ‘사회’라는 단어를 넣을지 여부도 고민을 많이 했어요. ‘사회’가 들어가면 책 내용에 확신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거든요. 반대로 ‘사회’를 빼면 여운이 느껴질지 생각했고요.”고민 끝에 ‘경험의 멸종’으로 정했다. 책을 알리기 위해 마케팅팀은 카드 뉴스를 여럿 만들었다. 콘서트장에서 동영상을 찍느라 정작 무대에 선 가수에게 박수를 보내지 못하는 현상, 휴가지에서 소셜 미디어에 게시물을 올리느라 제대로 휴가를 즐기지 못하는 경우 등 사람들이 실제 겪는 사례를 다뤘다. 책을 구입하면 ‘독서의 놀라운 효능’을 적은 티셔츠를 증정하는 행사도 예스24와 함께 열었다. 결과는 ‘완판’. 당초 티셔츠는 이 책을 위해서가 아니라 출판사에서 자체적으로 만들었다. 독서의 효능으로 △벽돌책 독서를 통한 전완근 강화 △아침 독서는 면역력 증진에 탁월 △앞표지만 읽어도 자기 효능감 상승 △단 세 쪽이면 깊은 수면 가능 같은 익살스러운 문구를 담았다. “올해 6월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어크로스 직원들이 유니폼처럼 이 티셔츠를 입었어요. 그런데 ‘어디서 살 수 있나요?’라고 문의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은 거예요. 판매용이 아니라고 계속 설명해야 할 정도였어요. 그래서 ‘경험의 멸종’ 굿즈로 티셔츠를 활용했는데 반응이 엄청났습니다.(웃음) 제주의 한 고등학교 독서 동아리 선생님이 ‘동아리 셔츠의 문구로 사용해도 되느냐’고 문의하셔서 사용하시라고 말씀드렸어요.”독자층은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은 40, 50대로 예상했다. 판매를 시작하자 이들 뿐 아니라 20, 30대에서도 호응이 컸다. 독자들은 “철저히 공감하게 되는 시대 포착”, “지금 시대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통찰하게 한다”는 리뷰를 올렸다. “인간이 지닌 것을 기술이 대체하는 현상은 젊은층이 피부로 더 많이 느끼고 있더라고요. 자신의 이야기로 여기는 것 같아요.” 독자들의 반응을 보며 마케팅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도 얻었다. “저자는 손글씨 쓰기는 단어 인식, 읽기, 기억력, 표현력을 키우지만 손글씨를 쓰는 일이 빠르게 줄어드는 현상도 언급해요. 해당 문장에 밑줄을 그은 사진을 올리는 독자들이 많았어요. 그걸 보고 필사 열풍이 계속 되는 현상과 연결시켜 카드 뉴스로 만들었죠.” 경험의 멸종은 불가피한 게 아니라 선택할 수 있다는 저자의 당부엔 인간에 대한 믿음이 깔려있다. “인간이 지닌 여러 능력을 왜 계속 가져야 하는지 생각해보자고 손을 내미는 게 인문학의 역할이잖아요. 그런 역할을 하는 책을 만들게 돼 뿌듯합니다.”대학에서 역사학과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학보사 활동을 한 그는 2021년부터 편집자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제가 만든 책 중 이렇게 반응이 좋은 경우는 처음이어서 즐거워요. 사람들이 인지하진 못하고 있었지만 관심을 가질 사안을 포착해 지적으로 끌어당기는 책이 있잖아요. ‘경험의 종말’이 딱 그랬어요. 이렇게 독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게 어떤 건지 편집자는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걸 배웠습니다.” 책을 좋아해서 편집자가 됐다는 그는 업무를 해보니 보다 깊이 있게 책을 읽게 된 걸 장점으로 꼽았다. “책을 만들 때 최소 4번 이상 샅샅이 읽거든요. 특별한 독서 경험이에요. 독자들이 동료처럼 느껴져서 독자들과 소통하는 것도 힘이 됩니다.”그는 독자가 편하게 집어 들면서도 사유하게 만드는 책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새로운 담론 제기하는 책을 선보이고 싶어요. 독자에게 ‘이 책은 나를 위한 거야’라는 느낌을 줄 수 있으면 더 없이 좋을 것 같습니다.” ■‘경험의 멸종’(어크로스·2025년)은….미국 칼럼니스트인 역사학 박사 크리스틴 로젠이 기술의 발전으로 인간이 직접 경험하는 일이 점점 줄어들면서 나타나는 각종 폐해를 조목조목 짚었다.아이들은 만지고 뛰어다니며 노는 대신 영상을 보며 노는 시간이 늘고 있다. 이 때문에 자제력, 집중력, 기억력을 키우기가 어려워졌다. 교육전문가 에리카 크리스타키스는 “어린아이들의 놀이를 허락하지 않는 것은 그들이 세상을 이해할 권리를 허락하지 않는 것과 같다”고 경고한다. 기다리는 시간도 사라지고 있다.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세상과 사람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파악하려면 자신의 내면으로 들어가는 시간과 함께 인내가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은 뭔가를 기다리는 동안 메일이나 소셜 미디어, 영상을 보는 등 공백 시간을 두지 않는다. 기다림을 견디지 못하면서 사람들은 감정을 조절하는데 서툴고 쉽게 분노하게 됐다. 미국에서는 도로 위에서 신경전을 벌이다 상대방을 쏘아 죽이는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인디애나주에서는 61세 운전자가 자신이 달리던 차선에 끼어든 23세 운전자와 실랑이를 하다 그를 권총으로 쏘아 죽였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워싱턴D.C. 주민들을 대상으로 운전 중 다른 운전자에게 느끼는 분노에 대해 조사한 결과 ‘통제할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는 사람의 수는 2005년 이후 10년 만에 두 배로 증가했다. 즉각적인 연결을 원하는 충동도 커졌다.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으로 사고가 나는 일이 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캠페인을 벌여도 소용 없다. 저자는 “안전은 즉각적인 연결을 거부할 만큼의 강력한 동기가 되지 못한다”고 진단한다. 효율을 중요시하면서 사람들은 뭐든 빨리 끝내려 한다. 식사 시간조차 효율을 중시하면서 아동 비만도 늘고 있다. 컬럼비아대 국립약물남용센터에 따르면 미국 가정의 32%가 함께 저녁 식사를 하는데 20분 이하의 시간을 보낸다. 한 조사에 따르면 식사 시간이 평균 16.4분에 불과한 가정의 아이들이 평균 20분에 가까운 가정의 아이들보다 비만 위험이 더 컸다. 기다릴 줄 알고 지루함을 다루려면 자신을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 딴생각을 할 시간이 있어야 창의력, 숙고, 기억 강화가 가능하다. 알베트르 아인슈타인은 전차를 타고 가면서 베른 탑을 보던 중 특수 상대성 이론을 생각해냈다. 니콜라 테슬라는 숲을 산책하다가 교류 전류를 고안해냈다. 저자는 아이가 일정 나이가 될 때까지 스마트폰 사용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에 찬성한다. 기술 기업들은 자신들의 제품이 술, 담배, 총기, 도박과 마찬가지로 사용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한다.잃어버린 것을 확인하는 건 그것을 되찾는 과정의 시작이다. 인간의 미덕을 다시 찾고 온 몸을 사용해 경험하는 일이 사라지는 걸 막으려면 극단적인 변혁 프로젝트에 한계를 둬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혁신을 억압하자는 게 아니라 인간성을 위해 일정 부분 한계를 두자는 것이다. 기술은 편리함을 선사했지만 우리는 많은 것을 잃고 퇴화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에 따른 파장은 부메랑이 돼 돌아온다. 인간이 지닌 능력이 더 사라지기 전에 해야 할 일을 꼽아보게 만든다. 원제는 ‘The Extinction of Experience’.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서강대(총장 심종혁)는 학생창의연구관 건립을 위해 30억 원을 기부한 김광호 총동문회장에게 9일 감사패를 전달했다. 김 회장은 “학생창의연구관 건립으로 연구와 창업 인프라를 구축해 학교가 더 성장하길 바란다. 한국 학생은 물론 국제 학생까지 모두 영향력 있는 인재로 성장하는 데 보탬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감사패에는 김 회장의 신념인 ‘도전한다고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도전하지 않으면 성공은 없다’는 문구를 담았다. 심종혁 총장은 “학생창의연구관은 비전 2030+의 핵심 사업으로, 학생들이 창의적 연구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강찬 총학생회장은 “학생들이 요구하는 공간에 대한 고민을 담은 학생창의연구관을 모두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경영학과 72학번으로 31~33대 총동문회장을 맡은 김 회장은 “후배들이 더 넓은 세계를 마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며 꾸준히 기부하고 있다. 학생창의연구관(AI IMPACT COMPLEX)은 현 체육관 부지에 2028년 개관을 목표로 건립 중이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가수 겸 배우 이호원과 김진환이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을 아이스쇼로 만든 작품의 주연을 맡았다. ‘나혼자만 레벨업 온 아이스’는 이달 24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다.뮤지컬, 서커스, 피겨스케이팅 등을 녹인 이 작품에는 피겨스케이팅 국가 대표 이시형, 전 국가대표 김예림을 비롯해 그룹 트리플에스 김채연, 뮤지컬 배우 최우혁 등이 출연한다. ‘나 혼자만 레벨업’은 마수들을 사냥하는 헌터 가운데 최약체인 성진우가 혼자만 레벨을 올릴 수 있게 돼 최강의 자리에 오르는 이야기로, 웹소설과 웹툰이 국내외에서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애니메이션, 게임으로도 제작돼 역시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로도 제작 중이다. 서울 구로구 제니스스포츠클럽아이스링크에서 지난달 21일 이호원과 김진환을 만났다. 이날 둘은 스케이트를 타며 검을 휘두르는 동작을 반복해서 연습하고 있었다.이호원은 이번 작품을 위해 스케이트를 배웠다. “작품을 맡은 우진하 연출가님이 ‘네게 딱 맞는 작품’이라고 추천하셔서 오디션을 보게 됐어요. 뮤지컬 ‘스웨그 에이지: 외쳐 조선!’에서 주연을 했는데 당시 우 연출가님이 연출하셨거든요. 제가 삼형제 중 둘째예요. 형과 동생에게 이 작품을 해야 할지 물어보니 ‘무조건 해야 한다. 너무너무 재밌는 작품이다’라며 적극 추천하더라고요. 형과 동생이 ‘빙상에서 어떻게 구현될지 궁금하다’며 기대하고 있습니다.(웃음)” 이호원은 아이스쇼는 처음 해보는 장르여서 걱정을 많이 했다고 한다.“빙상에서 직접 노래를 부르며 연기하고 액션까지 하는 게 말이 되는 건가 싶었어요. 액션에 자신이 있었는데 빙상에서 해 보니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그래도 연습하면서 표현력이 풍부해지는 걸 느끼고 있어요.” 김진환은 “‘나혼자만 레벨업’ 웹툰과 애니메이션 팬이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인의 권유로 2년 전부터 취미로 아이스하키를 즐기고 있다. “아이스하키는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함께 할 수 있는데다 손맛도 있어서 푹 빠졌어요. 그런데 빙판 위에서 노래 부르며 연기와 액션을 하는 건 생각보다 훨씬 더 어렵더라고요. 찬 공기를 들이마시며 노래하는 건 처음이거든요. 저도 성진우처럼 ‘레벨업’ 중이에요.(웃음)”연습 과정은 혹독하다. 넘어지는 건 다반사다. 김진환은 “넘어지더라도 최대한 적게 다치고 덜 아픈 방법을 연구하게 됐다”고 했다. “공연 중에 넘어지고 대사를 까먹는 꿈을 자주 꿔요. 많이 긴장되지만 그만큼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김진환)둘은 수시로 성진우 캐릭터에 대해 논의한다. “성진우는 마냥 애 같진 않아요. 초반엔 감정적으로 반응했지만 점점 차분해지고 진중해지죠. 성장하면서 강해집니다. 이런 변화를 넓은 빙상에서 관객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는 연기를 고민하고 있어요.”(이호원)이들은 다양한 볼거리를 작품의 강점으로 꼽았다. “서커스처럼 화려하고 볼거리가 진짜 많아요. 스케이트를 타면서 해야 돋보이는 액션도 가득합니다. 저만 잘하면 진짜 멋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이호원)속도감 있는 액션도 즐길 수 있다.“스케이트를 타면 일반 무대보다 훨씬 빠르게 액션 연기를 하게 돼요. 동작도 더 역동적이고요. 와이어를 이용해 10m 정도 올라가서 액션 연기를 하면 장면도 있습니다.”(김진환) 이들은 함께 출연하는 피겨 스케이팅 선수들과 서로 조언을 해주고 있다. “어릴 때 축구와 태권도를 좋아해서 운동선수가 되려고 했을 정도로 운동을 좋아해요. 운동 선수에 대한 동경이 있었는데 피겨 스케이팅 선수들과 같이 작품을 하게 돼 즐거워요.”(이호원)음악도 매력적이라고 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지난달 27일 작품과 곡을 소개하는 행사가 열렸다. ‘일어나’, ‘혼돈의 문’, ‘심장이 뛴다’, ‘빛과 그림자’ 등을 공개했다. 기존 뮤지컬 넘버보다는 K팝 같은 느낌이 강하다.“성진우의 명대사가 ‘일어나’예요. 그림자 군주가 된 성진우가 그림자 군단에게 명령을 내릴 때 부르는 곡이어서 그 무게감을 제대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배우들이 일사분란하게 스케이트를 타며 웅장한 장면을 만들어냅니다.”(이호원)“최약체에서 세계 정상으로 성장하는 성진우의 마음을 온전히 담아 불렀습니다. 화려한 액션과 웅장한 군무까지 두루 갖춰 잔치 같은 공연이 될 겁니다.”(김진환)이강현 음악감독은 “영화, 애니메이션처럼 접근해 종합선물세트 같은 곡들을 선사하고 싶었다. 스케이팅 속도에 맞춰 다양한 템포의 음악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호원과 김진환은 “기존에 보지 못한 공연으로, 볼거리가 많고 완성도도 높다. 눈과 귀가 즐겁고 짜릿할 것”이라고 했다. 제작사인 라이브아레나는 2022년부터 미디어아트 아이스쇼 ‘G-SHOW‘, 뮤지컬 아이스쇼 ‘더 루나’ 등 아이스쇼를 꾸준히 선보여 왔다. 송동일 라이브아레나 대표는 “웹툰에서 45화까지를 아이스쇼로 만들었다. 이번 공연이 성공해 ‘나혼자만 레벨업 온 아이스’를 시리즈로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어를 구사하는 김진환은 일본 공연도 꿈꾼다. 그는 “일본 빙상장에서 일본어로 연기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고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호원도 “한국은 물론 해외 무대에서도 작품을 선보일 수 있다면 더없이 기쁠 것 같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조기숙 이화여대 무용과 명예교수(66)가 솔로 공연 ‘발레 동작의 혁신! 새로운 메소드를 탐구하다’로 9일 오후 7시 반 서울 금천구 금천뮤지컬센터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은 조기숙 컨탬포러리발레단(K_CB)에서 마련했다. 조 명예교수는 “몸이 머무는 ‘사이공간(in-between)’에 집중하며 감지되는 몸의 흐름, 파동, 움직임을 담은 작품을 비롯해 자궁과 단전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발레 동작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탐구한 작품을 선보인다”고 밝혔다.그는 “내 몸은 클래식 발레를 하기에는 약점이 많아 내 몸에 맞는 발레를 찾기 위해 애썼다. 난 작지만 단단한 몸통이 있고 땅에서 가까워 땅의 기운을 더 잘 가져올 수 있다. 자궁과 단전에 기운을 모아 그 에너지로 몸통을 움직이며 발레의 동작들이 어떻게 변화되는지를 탐구했다”고 말했다. 조 명예교수는 창작 발레 30편 이상의 안무를 짰다. 그는 이번 공연에 대해 “한국적 발레를 구축하기 위해 메소드를 개발한 것을 보여줄 예정이다. 무대에서 선보인 메소드가 한국적 발레를 대중화하고 국제화하는데 활용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쌀 소비가 줄고 있지만 맛있는 쌀밥을 먹으려는 욕구를 강해지고 있다. 맛과 식감, 기능까지 꼼꼼하게 따지는 이들이 늘면서 품질 좋은 쌀에 대한 관심이 높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은 지난달 27일 세종시에서 고품질 쌀 6종을 맛보는 시식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알찬미’, ‘참드림’, ‘일품’을 비롯해 향, 찰기, 조직감 등에서 특색 있는 고품질 쌀들이 소개됐다. 알찬미, 참드림, 일품은 농식품부가 올해 4월부터 9월까지 실시한 평가에서 각각 최우수상, 우수상, 장려상을 수상했다. 평가에는 국민평가단 180명과 전문가평가단 20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자택 평가와 현장 평가를 통해 30개 품종에 대해 맛, 향, 조직감 등을 평가했다. 최우수상을 받은 알찬미는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과 이천시가 공동 개발한 국내 육성 벼 품종이다. 밥알이 윤기 나고 단단한 느낌을 준다. 밥맛이 뛰어나고 품질과 재배 안정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참드림은 찰기가 있고 부드러운 맛이 좋다. 경기도 벼 재배 면적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일본 유래 벼 품종을 대체하기 위해 경기도농업기술원이 개발했다. 국립식량과학원의 일품은 쌀알이 짧고 둥글며 윤기가 있고 찰기가 높다. 경북 지역에서 25년 이상 주요 품종으로 재배되고 있다. 시식회에서는 6종의 쌀로 지은 밥이 블라인드 테스트 방식으로 제공됐다. 임성근 셰프가 품종별 특성에 맞는 비빔밥, 육회 주먹밥 등을 선보였다. 밥의 식감, 향, 찰기 등을 비교한 참가자들은 “품종별로 밥을 씹는 감촉이나 단맛이 꽤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과거에는 쌀을 살 때 가격을 주로 고려했지만 최근에는 맛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쌀을 구매할 때 맛을 기준으로 삼는다는 응답자는 2021년 17.3%에서 지난해 27.2%로 증가했다. 품질이 높은 쌀이나 기능성 쌀은 일반 쌀보다 가격을 10∼20% 더 지불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쌀 품종에 관해서는 관심이 그리 높지 않았다. 지난해 조사에서 쌀을 고를 때 품종을 고려한다는 응답은 7.2%에 그쳤다. 이에 정부는 고품질 쌀을 알리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다. 농식품부와 농정원은 ‘쌀 소비 홍보 자료집’을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품종별 특징과 어울리는 요리, 추천 메뉴 등을 소개해 취향에 맞춰 쌀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김동규 동네정미소 대표는 “일본에선 품종별 특성을 앞세운 프리미엄 쌀을 브랜드화하는 것이 보편화돼 있다”며 “우리도 체계적으로 쌀 품종을 관리하고 소비자들이 쉽게 살 수 있게 유통망을 갖춘다면 세계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소비자가 쌀 품종을 알고 맛에 따라 선택하는 문화가 자리 잡으면 쌀 소비가 회복되고 농가 소득도 안정화될 수 있다”며 “여러 쌀 품종을 시식하는 행사를 꾸준히 열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품종을 중심으로 쌀을 즐기는 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많은 사람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는 베스트셀러. 창작자들은 자신이 만든 콘텐츠가 베스트셀러가 되길 꿈꾸지만,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이 희귀한 확률을 뚫고 베스트셀러가 된 콘텐츠가 탄생한 과정을 들여다본다. 창작자의 노하우를 비롯해 이 시대 사람들의 욕망, 사회 트렌드 등을 확인할 수 있다.중학생 때 전교 꼴찌였다. 마을버스에서 내려 어두운 골목길을 한참 동안 올라가야 하는 집에 살기도 했다. 자가 면역 질환인 루푸스 진단을 받고 매일 12알의 약을 복용하면 얼굴이 달덩이처럼 부어올랐다. 23세에 창업해 지금은 직원 40여 명에, 연 매출 70억 원이 넘는 회사 대표가 됐다. 에세이 ‘다정한 사람이 이긴다’(필름)를 쓴 이해인 작가(32)다. 그는 “외롭고 힘들 때마다 나를 보듬어 주었던 어른들과 친구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지금의 나를 만든 건 다정함”이라고 말한다. 팍팍한 환경에서도 순간순간 느꼈던 사람들의 온기를 기억하며 걸어온 길을 담은 이 책은 올해 8월 출간된 후 3개월 만에 7만 권 넘게 판매됐다.(국내 출판계의 베스트셀러 기준은 책 판매량 1만 권이다.) 이 작가와 전수현 필름 출판팀장(39)을 서울 영등포구 필름 출판사에서 17일 만났다.이 작가는 “엄마가 편찮으셔서 생후 2년간 큰이모가 키워주셨고 고모네, 할머니네 등 여러 집에서 자란 ‘떠돌이 아기’였다”고 했다.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꾹꾹 누르며 자랐어요. 하지만 유치원을 마친 후 늘 찾아가던 문구점에서 제게 푹신한 의자를 내주고 본인은 딱딱한 의자에 앉았던 주인 아저씨, 갈 곳 없던 언니와 제게 말없이 구석 한 편을 내어준 책방 언니 등을 통해 넓은 마음을 배울 수 있었어요.”힘들었던 순간들은 돌아보니 자산이 됐다고 말한다.“일본 소설가 소노 아야코는 ‘불행이 재산’이라고 했어요. 단단히 간직해 둔다면 언젠가 반드시 큰 힘이 돼 자신을 구원한다고요. 그 때 깨달았죠. ‘아, 나는 생각보다 부자였구나. 쌓아온 재산이 많구나.’ 그렇게 여기니까 두려움이 사라지더라고요.”광고회사를 8개월간 다닌 그가 대학 동기와 종합광고대행사를 만들 수 있었던 건 가진 게 없었기에 가능했단다.“손에 쥔 게 없으니 잃을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진 게 많았다면 놓기 싫어서 주저했을 것 같아요.” 그는 틈틈이 쓴 글과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올린 글을 모아 원고를 정리했다. 그는 “8개월 동안 글을 쓴 후 다시 찬찬히 살펴보니 가장 힘이 센 단어이자 삶에서 제일 강력한 무기가 된 게 ‘다정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전 팀장은 “올해 힘들다고 하는 이들이 참 많았다. 그 분들에게 위로를 건네고 앞으로 나아가도록 응원하고 싶어 최대한 속도를 내 책을 만들었다”고 했다. 제목을 정할 때 특히 많이 고심했다고 한다. 전 팀장은 “책에 담긴 메시지를 직관적으로 전달해 독자들이 책으로 손을 뻗게 만들 방법을 찾으려 애썼다”고 말했다.20대와 30대 초반 직원들로 구성된 필름 출판사는 마케팅에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 팀장을 “제목을 정할 때는 물론 표지 디자인, 마케팅 방법 등을 논의하기 위해 아이디어 회의를 진짜 많이 했다. 회의할 땐 직급에 상관없이 자기 생각을 편하게 다 얘기한다”고 했다. 책이 출간된 후 판매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빨라 놀랐다고 한다. “북토크를 세 번 열었어요. 1회 때 공지를 올리자 몇 시간 만에 1000명 넘게 신청했더라고요. 작가님의 소셜 미디어 팔로어가 30만 명이 넘는 것도 영향이 있지만, 본인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은 점이 독자들에게 다가갔다고 봅니다.”이 작가는 첫 책 ‘감정은 사라져도 결과는 남는다’(필름)를 2023년 출간했다. 이 책은 지금까지 6만 권 넘게 판매됐다. “첫 책에 제 얘기를 별로 담지 못해 아쉬웠어요. 더 진솔하게 저를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해 두 번째 책을 냈습니다.”일부 독자들은 그의 이름과 시집 같은 느낌을 주는 표지로 인해 이해인 수녀의 책으로 여기기도 한다. “아빠가 이해인 수녀님의 시를 보고 감동 받아서 제 이름을 수녀님과 같은 이름으로 지으셨대요. 할아버지가 저의 언니를 비롯해 사촌들까지 모두 ‘나’자 돌림으로 이름을 지으셨는데 아빠 덕분에 저는 수녀님과 같은 이름을 갖게 됐어요.” 책에는 그가 겪은 여러 고비가 담겼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당차고 밝다.“글을 쓰면서 제가 겪은 불행을 사탕 까듯이 하나하나 열어보게 됐어요. 엄마가 자주 입원하셨는데요,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엄마의 목소리에서 애절한 마음을 느꼈던 게 떠올라요. 저를 업고 자장가를 부르던 아빠의 서툰 사랑, 문방구 아저씨와 책방 언니의 마음도요. 떠돌아다니고 외롭게 자랐지만 제 삶 곳곳에는 사랑이 놓여 있었어요.” 그는 학창 시절 공부는 뒤로 하고 분위기를 띄워주는 학생이었다고 한다. 중학교 2학년 때 수학 시험에서 0점을 받은 적도 있다. 당시 담임 선생님이 수학을 담당했다.“선생님이 채점한 시험지를 나눠주셨는데 저만 못 받았어요. 고개를 갸웃거리는데 선생님이 제 시험지를 흔들며 ‘해인이가 0점을 받았어. 이건 100점보다 더 어려운 확률이야. 정말 대단하지 않니?’라고 하시는 거예요. 친구들은 박수를 치면서 웃었고 저는 장난스레 손을 흔들며 앞으로 나가서 시험지를 받았어요. 시험으로 무거워진 분위기를 풀려고 하신 선생님과 당시 친구들의 반응은 유쾌한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그는 수학 공부를 안 해서 모두 찍었다고 한다.“답안지에 같은 번호만 썼어도 0점은 받지 않았을 거예요. 나름대로 찍었는데 모조리 정답을 비켜갔더라고요.(웃음) 그러기가 진짜 쉽지 않잖아요? 아빠에게 자랑스레 얘기하니까 아빠는 박수를 치면서 ‘친구들에게 웃음을 주고, 이렇게 대범하면 뭐라도 되겠다’고 했어요. 아빠도 저도, 점수로 제 가능성을 매기지 않았던 것 같아요.” 특성화고등학교에 진학했다. 당시 같은 학교에 다니던 아이돌 그룹 멤버들을 촬영하러 방송국 제작진이 왔다. 학생들도 출연하게 됐다. 흥미를 높이기 위해 그의 고민을 ‘학교 등굣길에 번호를 따여서 지각한다’는 내용으로 했다. 방송 후 그의 이름과 ‘약수동 여신’이 포털 사이트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했다. 악플이 쏟아졌다. 학교 앞까지 찾아와 욕하는 사람도 있었다.“너무 무서웠어요. 원형 탈모가 세 군데나 생겼고요. 그런데 친구들이 하교할 때 보디가드처럼 저를 보호해줬어요. 집으로 찾아와 ‘우린 네 편이야’라고 응원해주기도 했고요. 제가 무너질 때 구해주는 건 저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이라는 걸 실감했어요. 저를 모르는 타인들의 비판이나 독설에 흔들릴 필요가 없다는 것도요.” 대학에선 미디어학을 전공했다. 그는 회사를 운영하는 게 만만치 않지만 뿌듯함을 느낀다고 한다. “종합광고대행사는 누군가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을 해요. 매일 문제 해결의 연속이죠. 될 때까지 매달립니다. 쉽지 않지만 재밌어요. 성공할 전략 10가지가 아니라 실패하지 않을 전략 10가지를 세워요. 일단 결정하면 뒤돌아보지 않고 합니다.”그는 스스로에게 다정해야 한다며 자신도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어렸을 때의 저, 창업할 때의 저를 돌아보면 참 외로웠겠다 싶어요. 한편으로는 대견하기도 하고요. 그 때의 저를 가만히 안아주고 싶어요. 자신에게 먼저 다정하면 다른 이들의 다정함을 더 잘 보고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요.”그는 독자들과 소통하며 스스로도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독자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제 글을 해석하는 걸 보면 놀라워요.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으며 느낀 점을 꾸준히 글로 정리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제가 다정하고 유쾌한 친구, 언니, 동생으로 기억된다면 정말 좋은 삶을 사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정한 사람이 이긴다’(필름·2025년)는….20대에 창업해 종합광고대행사를 10년째 운영하고 있는 이해인 씨(32)가 사람들에게서 온기를 느낀 순간들과 이를 통해 얻은 힘에 대해 쓴 에세이다. 엄마가 자주 입원해 저자는 아기 때부터 이모, 고모 등 여러 사람의 손에서 자랐다. 자가 면역 질환인 루푸스 진단을 받아 입원하기도 했다. 집안 형편도 여유롭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에게 마음을 내 준 어른들이 있었기에 외로웠던 시간도 좋은 기억으로 채울 수 있었다고 말한다.저자는 부드럽고 친절하게 말하는 사람은 삶이 순탄하고 가진 게 많아서 그런 게 아니라고 여긴다. 그런 태도는 상처를 지나온 이들이 만들어내는 결과에 가깝다는 것. 진심 어린 태도는 타인에 대한 이해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트라우마가 있다면 극복되기 전에는 굳이 밝히지 않는 게 좋다고 말한다. 고통의 중간에 머물러 있는 이야기에는 사람들이 쉽게 공감하지 못하고, 때로는 그 상처마저도 오해받기 쉽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결핍에서 출발해, 그 끝에서 내가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운 이야기가 됐을 때, 그 때 비로소 이 트라우마는 누군가에게 빛이 되고, 나에게는 자부심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회사를 운영하며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떠나보낸다. 떠나는 이가 마지막으로 건넨 말과 태도는 선명하게 남는다. 또 사람마다 관계를 맺는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이 속도 차이를 읽을 줄 알고 상대의 리듬에 자신을 맞춰주려 노력할 필요도 있다고 말한다. 스스로에게도 다정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돌보는 게 그 방법이다. 무리해서 반짝 성취를 내기보다 무너지지 않고 계속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나를 지키는 체크리스트 10’을 제시한다. △‘지금 이건 내 몫이 아니야’라고 느끼는 일을 정중히 거절했는가: 거절은 때때로 나를 존중하는 가장 단단한 선택이다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가졌는가: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 당신의 고백은 약함이 아니라 용기다 등이다. 살면서 맞는 여러 순간은 선택할 수 없을 때가 많다. 하지만 이를 어떤 태도로 대할지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20대 때 저자는 “넘어지면 뭐라도 주워서 일어나면 돼”라는 문장을 품고 살았다. 회사를 설립한 후 불안에 시달리던 그에게 창업을 함께 한 친구가 건넨 말이다. 녹록치 않은 세상살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말로 자신의 모습을 만들어나갈지 짚어보게 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많은 사람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는 베스트셀러. 창작자들은 자신이 만든 콘텐츠가 베스트셀러가 되길 꿈꾸지만,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이 희귀한 확률을 뚫고 베스트셀러가 된 콘텐츠가 탄생한 과정을 들여다본다. 창작자의 노하우를 비롯해 이 시대 사람들의 욕망, 사회 트렌드 등을 확인할 수 있다.30분. 오늘 회장이 운동 가능한 시간이다. 온 몸을 사용하고 덤벨 복합 운동으로 근력을 다진다. 심폐기능과 몸 상태를 올리는 동작도 한다. 얼굴이 땀으로 촉촉해진 회장이 말한다. “30분이었지만 온 몸이 다시 살아나는 것 같군.” 주어진 시간에 최적의 결과를 얻는 것. 전담 트레이너의 역할이다.회장의 제주 출장. 전담 트레이너는 먼저 제주로 가 호텔 피트니스센터에 있는 러닝머신의 벨트 마찰 정도, 소리, 안정성을 확인한다. 약간의 소음이 있어 담당자에게 바로 조정을 요청한다. 피부와 닿는 기구에는 소독제를 뿌리거나 수건을 깔아놓는다. 한데 회장이 운동을 시작하기 전 러닝머신들이 모두 작동하지 않았다. 플랜B 가동. 스트레칭 매트를 들고, 미리 봐 둔 인근 공원으로 갔다. 야외 운동이 끝난 후 회장이 말한다. “실내보다 더 좋은 것 같아.” 국내 3대 재벌 회장 가운데 2명의 전담 트레이너로 일한 조영기 씨(49)는 빠듯한 시간은 물론 각종 돌발 상황에도 가장 효과적으로 운동하는 방법을 찾았다. 한 회장은 2년, 또 다른 회장은 10년간 모셨다. 그가 이런 경험과 함께 운동법을 담은 책 ‘재벌 회장들의 몸을 설계한 남자’(힘찬북스)를 올해 9월 출간했다. 책은 나온 지 두 달 만에 1만 1000권이 판매되며 주목받았다.(국내 출판계의 베스트셀러 기준은 책 판매량 1만 권이다.) 조 작가와 오종운 힘찬북스 출판총괄책임(73)을 13일과 11일 각각 만났다. 조 작가는 책을 필명 ‘해준’으로 출간했다. 필명은 고등학생 딸과 중학생 아들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서 지었다. 그는 당초 책을 쓸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교회에 다니는데요, 목사님이 ‘트레이너로서 재능이 남다르다. 나만 알기 아까우니 책을 써 보라’고 권하셨어요. 출판계 관계자들에게 물어보니 부정적인 반응 뿐이었어요. 운동법 책은 너무 많아서 스포츠 스타가 쓴 게 아니면 안 팔린다고요. 게다가 운동하는 사람은 글쓰기 능력이 떨어져 대필 작가가 필요하고, 본인이 직접 쓰면 편집자가 너무 고생한다며 말렸어요. 처음엔 별 생각이 없었는데 오기가 생기더라고요.”그는 자기만 쓸 수 있는 내용을 고민하다 회장들을 모신 경험을 쓰기로 했다. 작가에게 글쓰기 수업도 일대일로 받았다. 일과가 끝나는 자정부터 새벽 2시까지 글을 썼고, 유일하게 쉬는 날인 일요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꼬박 글쓰기에 매달렸다. 회장들은 물론 그 부인들의 운동 방법, 식단 등을 담은 에세이와 함께 운동법도 정리했다. 1년 2개월이 걸렸다. 그리고 올해 7월, 50개 출판사에 투고했다. 대형 출판사를 포함해 15개 출판사에서 바로 연락이 왔다. 그는 오 책임과 만난 후 힘찬북스를 선택했다. “힘찬북스는 오 책임님이 오랜 시간 출판계에 몸 담으신 데다, 규모가 작기에 오 책임님과 직원분들이 한 번에 한 권씩만 만드신다는 점이 좋았습니다.”1981년부터 출판사에서 일한 오 책임은 ‘황제의 꿈’, ‘죽은 시인의 사회’ 등을 출간했다. 그는 조 작가의 이력과 원고 내용이 눈에 띄었다고 했다.“재벌 회장이란 극소수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큰 출판사에서 내면 브랜드 파워가 있지만 다른 책들도 함께 만들기 때문에 신인 작가는 출판사 내에서 관심을 받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저희는 오롯이 이 책을 만드는 데 집중할 수 있다고 했고요.” 문장은 크게 손 볼 게 없었지만 회장이 누구인지 특정될 수 있는 내용을 비롯해 민감한 내용을 덜어내며 수위(?)를 조절하는 게 쉽지 않았다.“작가님이 조심스러워하셔서 초고에서 뺀 에피소드가 많습니다. 책 한 권 분량이 충분히 될 정도예요. 뺀 내용만 모아 내년에 따로 출간할 예정입니다.”2002년부터 트레이너로 일한 조 작가가 회장들을 모시게 된 건 우연이었다. 모 그룹의 회장 전담 트레이너를 뽑는다는 공고를 본 선배가 권유해 호기심에 지원했다. 뜻밖에도 최종 합격했다. 물론 합격할 수 있었던 건 그가 다양한 자격증을 딴 데다 트레이너로 일하며 실력을 쌓았기 때문이다. 군대에선 스포츠 마사지병으로 근무했다. 서울특별시체육회에서 일하며 트레이닝을 비롯해 프로그램 개발, 업무 조율 등도 익혔다.그는 중학교 1학년 때 다니던 태권도장 옆에 있던 ‘육체미 도장’을 보고 단숨에 빠져들었다. 요즘의 헬스장에 해당하는 그 곳에서 바벨을 들어올리는 아저씨들의 단단한 몸과 ‘야생 멧돼지’ 같은 에너지에 압도당했다. 그 때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너무나 재미있었다. “중학교 1학년 때 럭비부에 들어갔어요. 럭비를 하려면 몸도 크고 힘도 세야 하기 때문에 근육을 키워야 했어요.” 책에는 회장들의 운동 방법을 비롯해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전담 트레이너의 긴장되는 순간도 실감나게 담겼다. 회장들은 자신의 건강이 회사와 직결된다는 걸 잘 알기에 운동을 치열하게 하고 식단 관리도 철저하게 했다. 운동과 식단은 물론 스트레스, 수면까지 고려해 종합적인 건강 관리를 하는 게 전담 트레이너의 역할이다.급한 요청도 있다. “이번 주까지 3㎏ 빼야 해. 중요한 자리가 있어.” 그러면 곧바로 최적의 프로그램을 짜고 식단을 조율했다.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심폐소생술과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법도 훈련받았다. 회장들은 일 년에 한 번 몸을 ‘리셋’하는 시간을 가졌다. 두 달 동안 간헐적 단식, 저탄수화물 고단백 식이요법을 결합한 프로그램으로 몸을 비우고 정화시켰다. 종종 날아오는 돌발 질문에도 답해야 한다. “이 생물학적 정화 과정이 정말 효과가 있는 거야?” 그는 노벨생리학상을 받은 ‘자가포식작용’ 연구에 대해 설명했다. 예상치 못한 상황을 타개하는 건 필수다. 비바람이 거세던 날, 벼락이 쳤다. 별장이 일시적으로 정전됐다. 다른 전자기기는 멀쩡했지만 단 한 대 있던 러닝머신만 타버렸다. 다음 날 아침 회장이 운동하려면 러닝머신이 꼭 필요했다. A/S센터에 연락하니 지방이라 며칠 걸린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살면서 가장 불쌍한 목소리로 호소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저 여기서 잘리면 갈 데도 없어요. 같은 애 아빠끼리 이러시면 안 되죠.” 천만다행으로 밤늦게 기술자가 와서 고쳐줬다.회장 부인들의 다양한 요청에 맞춰 프로그램을 짜기도 했다. 원하는 드레스를 입을 수 있게 체중을 감량하거나, 강한 몸을 만들고 싶어 하고 마음의 건강을 찾고 싶어했다. 어느 날 운동하던 중 CNN 뉴스를 보던 부인이 “지금 저게 어떻게 된 상황이에요?”라고 물었다. 그는 이후 CNN을 챙겨봤다. 국내 현안도 파악하기 위해 뉴스를 꼼꼼하게 봤다. 회장들을 모시는 12년 간 그는 주 7일 근무에 사실상 24시간 대기 상태로 지냈다. 휴가도 없었다. 회장의 국내외 출장을 늘 수행했다. 그는 12년 간 많은 것을 배우며 성장했다고 말한다. “주어진 상황에서 반드시 해결책을 찾아야 할 때면 힘들었지만 이를 해낸 후 너무나 뿌듯했습니다. 몸과 마음을 엄격하고 진지하게 대하는 회장님들을 보며 깨달은 바도 많습니다. 운동 뿐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고, 건강과 관련된 지식은 물론 시사 현안까지 두루 공부하며 시야를 넓힐 수 있었습니다.” 그는 현재 정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에서 직원들의 건강을 관리한다. 헬스장 없이도 운동하는 프로그램을 스스로 개발해 이를 적용하고 있다. 저녁에는 서울 강남구에 있는 피트니스센터에서 퍼스널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새로 나오는 자격증도 계속 따고 각종 세미나에 참석하며 공부하고 있다. “이 일이 진짜 재밌어요. 천직이에요. 다채로운 분야에서 일하고 성격과 개성이 각각 다른 분들을 만나는 게 새롭고 흥미로워요. 아들이 원하면 트레이너가 되라고 권하고 싶어요. 대대로 트레이너 집안이 되길 꿈꿉니다.(웃음)” ■‘재벌 회장들의 몸을 설계한 남자’(힘찬북스·2025)는…. 국내 3대 재벌 회장들 중 2명의 전담 트레이너를 지낸 조영기 씨(필명 해준)가 이들의 건강 관리 방법을 소개하고 구체적인 운동법과 식단 등을 정리했다. 중학교 1학년 때 ‘육체미 도장’에서 펼쳐진 풍경에 매료된 저자는 곧바로 운동을 시작했다. 각종 자격증을 따고 군대에서 스포츠 마사지병으로 근무했다. 서울특별시체육회에서 일했다. 그는 모 그룹 회장 전담 트레이너를 뽑는다는 공고를 본 선배의 권유로 지원했다. ‘경력 및 자격증 소지자’, ‘긴급 상황 대처 능력 필수’, ‘해외 출장 가능자’, ‘스포츠 마사지 우대’, ‘외모 준수’ 등 조건이 많았다. 서류 전형을 거쳐 실기 평가와 면접, 3차 면접을 본 후 최종 합격했다.운동은 그날 회장의 컨디션에 맞춰 진행한다. 대외 발표가 있는 날은 상체와 코어 운동으로 자세를 바로 잡는다. 장시간 비행 후에는 하체 순환을 돕는 스트레칭을 집중적으로 한다. 회장이 출장을 가면 전날 출장지에 미리 가서 운동 기구를 확인하고 소독한다. 회장의 운동 시간은 하루 컨디션을 결정짓기에 한 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다. 식단 관리도 중요하다. 출장 때 머무는 호텔의 조리장을 만나 논의한다. “향신료가 강한 음식은 피하셔야 합니다. 닭가슴살은 수비드 방식으로 조리해 주세요. 질감이 부드러워야 합니다.”출장 중 외부 식사 자리가 많아도 식단 관리를 할 수 있게 도시락을 따로 준비해 건넨다. 잇따른 회의로 지친 회장이 테라피를 요청할 때도 있다. 이에 대비해 마사지 테이블과 온열 매트, 아로마 디퓨저는 미리 준비해 둔다. 회장의 일정이 빡빡하기에 주어진 시간이 30분이어도 최대의 효과를 내도록 운동을 진행해야 한다. 저자는 “피곤한 날에도 운동 시간을 절대 포기하지 않는 선택을 하는 모습을 보며 내 삶의 작은 선택들을 다시 바라보게 됐다”고 말한다.회장 부인과 자녀들의 운동을 맡기도 했다. 지루하지 않게 운동하는 법, 강한 몸을 만드는 법 등 각각 원하는 요구 사항에 맞춰 진행한 운동법과 식단도 소개한다. 운동과 암의 관계 등 돌발 질문에 답할 수 있게 건강에 관한 폭넓은 지식을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 정치, 경제 등 시사 현안과 해외 이슈 등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뉴스도 챙겨본다. 저자는 “수천억 원의 계약을 앞두고 묵묵히 러닝머신 위를 달리는 회장님을 보며 한 사람이 제국을 지탱하는 가장 본질적인 힘은 체력임을 깨달았다. 이는 내 삶의 가장 중요한 지침이 됐다. 내 제국은 나의 가정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지각을 자주하는 직원에게 “자네가 회사 방침을 무시하니까” 보다는 “자네가 이번주만 해도 세 번이나 지각을 하니까”라고 구체적인 사실을 말하는 게 의도를 정확하게 전달하는데 효과적이다.아침에 차를 함께 타고 출근하는 부부가 있다. 한 사람이 계속 늦게 준비한다면 “당신이 아침마다 출근 준비하는데 꾸물거리니까” 보다는 “당신이 7시 30분까지 출발할 준비를 끝내지 않으니까”라고 말하는 게 낫다.효과적인 소통 방법을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담은 ‘로버트 볼튼 인간 관계 수업1: 그 사람은 왜 자꾸 내 말을 끊을까’(로버트 볼튼 지음·박미연 옮김·트로이목마), ‘로버트 볼튼 인간관계 수업 2: 그 사람은 왜 말을 그렇게밖에 못할까’가 출간됐다. 이 책은 1979년 ‘People Skills‘라는 제목으로 출간돼 영미권에서 오랜 기간 사랑받았다. 저자인 로버트 볼튼 박사는 스스로 인간관계와 소통에 심각한 어려움을 느껴 심리학과 행동과학 이론을 바탕으로 효과적인 의사소통 방법에 대해 연구했다. 소통 방법을 교육하는 ‘릿지트레이닝’사를 설립했다. 저자는 일상 속 많은 대화가 실패하는 이유를 △판단하기 △해결책 제시하기 △상대방의 관심사 피하기로 크게 3개 분야로 분석했다. 각 분야별 세부적인 소통 방해 요소로 비판하기, 진단하기, 명령하기, 훈계하기, 화제 돌리기 등을 꼽는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상대방의 말에 주목하는 기술, 감정과 생각에 동의하는 기술, 상대방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했다고 표현하는 반사 기술을 제시한다. 말로 드러나지 않는 비언어적 요소인 신체언어를 제대로 읽는 방법도 알려준다. 저자는 “제대로 된 의사소통 기술을 배움으로써 인간관계가 더 좋아지고 인생이 행복해진다는 결론을 얻게 됐다”고 말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스타럭스(대표 안종훈)가 전개하는 홈 스파 스킨케어 브랜드 ‘아이뽀(AIPPO)’가 차가운 계절 속에서도 건강한 윤기와 탄력을 지켜주는 ‘엑스퍼트 콜라겐 앰플 마스크’를 겨울철 연말 선물 아이템으로 제안했다. 아이뽀는 10여 년간 스파 브랜드를 운영하며 쌓아온 비결을 바탕으로, 집에서도 스파처럼 즐길 수 있는 홈 스파 스킨케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들 제품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고 한다.‘엑스퍼트 콜라겐 앰플 마스크’는 자기 전 얼굴에 바르고 잠들면 된다. 앰플형 마스크여서 물로 씻어내거나 시트팩처럼 붙이고 떼어낼 필요가 없다. 아이뽀는 “자고 일어나면 다음날 달라진 피부를 확인할 수 있다. 사용법이 간편하고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 바쁜 일상에서 손쉽게 피부 관리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건조하고 일교차가 큰 가을과 겨울에는 피부 자체의 힘을 살릴 수 있도록 좀 더 신경 써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엑스퍼트 콜라겐 앰플 마스크’는 프리미엄 콜라겐 7종과 AHA·BHA·PHA를 고농도로 함유해 묵은 각질을 부드럽게 제거한다. 이를 통해 매끄럽고 윤기나는 피부로 관리할 수 있다. 고급스러운 라벤더 컬러의 앰플과 패키지는 선물하는 이의 마음까지 담은 듯한 감성을 전하며, 연말 선물 아이템으로 제격이다. 아이뽀는 “인체 적용 시험을 한 결과 피부의 윤기와 탄력이 높아지고 각질 상태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엑스퍼트 모공 앰플 마스크’는 모공과 피지를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제품이다. 환절기에는 건조한 공기 때문에 모공이 도드라져 보이고, 피지 분비도 늘어나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 ‘엑스퍼트 모공 앰플 마스크’ 역시 자기 전 얼굴에 바르고 잠들면 된다.‘엑스퍼트 모공 앰플 마스크’에는 레티놀과 AHA+BHA+PHA가 고농도로 들어 있다. 쫀쫀한 오렌지빛 제형으로 끈적임 없이 흡수돼 피부결을 매끈하게 만들어준다. 아이뽀는 “인체 적용 시험 결과 모공 면적이 줄어들고 피지 분비량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부 각질 상태도 좋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피부 저자극 테스트를 완료해 민감성 피부에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제품은 전문가를 찾아가지 않아도 집에서 간편하게 피부에 대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호응이 높다고 한다.아이뽀 관계자는 “한 해를 마무리하며 자신을 위한 선물로, 또는 소중한 이에게 마음을 전하는 연말 시즌에 아이뽀의 홈 스파 케어가 따뜻한 쉼과 피부의 변화를 선사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효능과 감성을 모두 담은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로서 고객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전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올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반가운 이들을 만나 마음을 나누는 시간을 보내기 좋은 때다. 즐거운 자리를 위해 보다 화사하게 단장하고 싶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이럴 때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을 살펴보자. 춥고 건조한 날씨에 시달리는 피부를 위해 보습과 영양에도 좀 더 신경 쓸 필요가 있다. >> 은은하게 빛나다헤라가 2025년 홀리데이 컬렉션을 선보였다. 헤라는 “이번 컬렉션은 재즈 선율과 서울의 낭만이 어우러진 ‘올 댓 글램(ALL THAT GLAM)’을 주제로, 절제된 화려함과 세련된 분위기를 구현했다”고 밝혔다.은은하게 빛나는 ‘쉬머 펄’, 따뜻한 느낌을 주는 ‘미디엄 브라운 톤’의 제품들로 구성했다. ‘리미티드 홀리데이 쿠션 케이스 2종’은 블랙 쿠션 파운데이션과 리플렉션 스킨 글로우 쿠션에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부드럽고 매끄럽게 밀착되는 질감의 5가지 ‘블러쉬 스틱’과 모브, 누드, 브라운 색을 조합한 ‘쿼드 아이 컬러’ 팔레트, 인기 립 제품인 ‘센슈얼 누드 글로스’ 2종, 3가지 시그니처 향으로 구성된 ‘퍼퓸드 핸드크림 트리오’가 포함돼 있다. 각기 다른 질감과 향으로 연말 분위기를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다.11월 30일까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더현대서울, 롯데백화점 잠실점, 롯데백화점 인천점,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개인의 특성에 맞춰 ‘블러쉬 컬러 매칭 서비스’를 한다. 에이피 뷰티는 연말을 맞아 한정판 제품을 내놓았다. 연말마다 한정 출시되는 ‘프라임 리저브 리트리니티 나이트 엘릭시어’(이하 나이트 엘릭시어)의 패키지로 선보인다. 강렬한 먹선으로 도시의 밤을 그리는 박지은 작가와 협업했다. 박 작가는 서울을 비롯해 에이피 뷰티가 진출한 홍콩 뉴욕까지, 세 도시의 화려한 에너지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했다. 에이피 뷰티는 “흘러내리는 빛의 층위로 에이피 뷰티가 추구하는 ‘빛으로부터 시작되는 아름다움’이라는 철학을 표현했다. 강렬한 먹선 속에 도시의 불빛을 섬세하게 묘사했다. 금박과 다채로운 색감이 어우러진다”고 설명했다. 나이트 엘릭시어는 밤 시간 동안 피부를 집중 관리하게 해준다. 에이피 뷰티는 “프라임 리저브 크림의 유효 성분을 응축시켜 탄력을 개선시켜 준다. ‘탄력 랩핑 마스크’ 제형으로 피부 보호막을 형성한다. 피부의 흡수력을 높이고 자연스러운 광채와 윤기를 선사한다”고 밝혔다. >> 탄탄하고 화사하게 아이오페는 ‘멀티 비타민 10% 얼티밋 토닝 겔 마스크’를 내놓았다. 아이오페 엑스퍼트 비타민 라인에서 처음 선보이는 마스크팩으로, 10가지 멀티 비타민 10%를 겔 마스크팩 한 장에 담았다. 칙칙함을 개선해주고 피부를 촉촉하게 만들어준다. 아이오페는 “멀티 비타민 성분을 미세한 캡슐 리포좀 형태로 만들어 피부 깊이 흡수되도록 했다”고 밝혔다.아이오페는 1998년 첫 선을 보인 ‘비타젠 화이트’를 시작으로, 피부를 빛나게 만들고 비타민C를 안정적으로 흡수시키는 기술을 개발해 왔다. 아이오페는 “순수 비타민C를 담은 ‘비타민C 엑스퍼트 40% 마스크 컨센트레이트’와 ‘비타민C 엑스퍼트 25% 항산화 토닝 앰플’에 이어 이번 신제품은 10가지 멀티 비타민을 담아내 빠르고 간편하게 피부를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아이오페는 콜라겐 생성을 높인 레티놀 슈퍼 바운스 세럼, 고햠량 레티놀을 담은 레티젝션 세럼, 피부를 빛나게 해주는 XMD 스템3 클리니컬 리커버리 세럼 등 고효능 제품을 선보여왔다. 아이오페가 새로 내놓은 ‘레티놀 레티젝션 세럼’은 레티놀 성분이 피부에 흡수되는 효과를 높였다. 아이오페는 “유효 성분이 피부 깊숙이 도달해 콜라겐 생성을 높여 탄력을 강화하고 주름도 개선해준다”고 설명했다.프리메라는 비타티놀 세럼의 성분과 효능을 높인 ‘비타티놀 바운시 리프트 세럼’(이하 비타티놀 세럼)을 출시했다. 비타티놀 세럼은 레티놀과 비타민C 성분을 조합해 섞어 쓰는 제품으로 2022년 선보인 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새로운 비타티놀 세럼은 강한 탄력 리프팅 성분을 담았다. 프리메라는 “탄력을 증가시켜주고 이를 오래 지속시켜준다. 처진 모공부와 중안부 피부 탄력을 개선시켜준다. 피부색도 더 밝아진다”고 밝혔다. 이어 “민감 피부와 여드름성 피부에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자극을 줄이기 위해 향료도 쓰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삼성증권이 연말 정산을 앞두고 연금저축 계좌를 활용하는 고객을 지원하는 ‘세액공제 Up 혜택도 Up Hurry Up! 연금저축 이벤트’를 이달 말까지 진행한다. 연금저축 계좌는 개인형 연금 계좌로, 연간 세액공제 대상 납입한도는 600만 원이다. 개인형퇴직연금(IRP) 납입분을 합산해 최대 900만 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세테크’를 위한 필수 방법으로 꼽힌다. 이번 이벤트는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 연금저축 계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고객을 위해 마련했다. ‘연금저축 순입금 이벤트’는 이벤트 기간에 삼성증권 연금저축에 순입금한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순입금액은 △신규 입금 △타사연금 가져오기 △만기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연금으로 전환하는 경우를 모두 합산해 산정한다. 1000만 원 이상 2000만 원 미만을 순입금하면 모바일 상품권 1만 원권을 지급한다. 5억 원 이상을 순입금할 경우 모바일 상품권 100만 원권을 지급한다. 순입금액 구간을 정해, 조건을 충족한 고객 전원에게 모바일 상품권을 준다. ‘Boom-up 이벤트’는 신규 고객 또는 총 잔고 100만 원 미만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이벤트 기간에 연금저축 계좌에 100만 원 이상을 순입금한 고객 전원에게 모바일 상품권 5000원 권을 지급한다. 삼성증권은 “보험사에서 연금을 이전할 경우 지급조건 산정 시 금액을 2배로 인정하며 이벤트 리워드는 2026년 1월 말 지급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증권은 올해 3분기(7∼9월) 금융감독원 공시 기준으로 퇴직연금 증권 사업자 가운데 적립금 순위 2위에 올랐다. 삼성증권은 “고객의 편의와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연금잔고가 늘었다”며 “연금고객의 자산관리를 지원하기 위해 서울과 수원, 대구에서 연금센터를 운영 중이며 연금에 대한 전문적인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이 밖에도 고객 맞춤형 상품 추천, 매매 및 리밸런싱, 성과보고서를 제공하는 서비스 ‘퇴직연금 S톡’, 서류 작성 없이 간단한 정보만으로 IRP 계좌 개설이 가능한 ‘삼성증권 3분 IRP’(단, 개인정보 제공 및 약관 등 동의시간을 제외한 시간), 연금저축 및 퇴직연금 계좌에서 상장지수펀드(ETF)를 자동으로 적립할 수 있는 ‘ETF 모으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세액공제 Up 혜택도 Up Hurry Up! 연금저축 이벤트’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삼성증권 홈페이지나 모바일앱 ‘엠팝(mPOP)’을 참고하면 된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운명은 정해진 것일까, 인간의 의지로 만들어 가는 것일까. 우연히 얻게 된 무언가로 엄청난 일을 하고, 세상의 꼭대기에 오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달려가는 이가 있다. 몰랐던 진실을 마주하며 발걸음의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운명과 마주하는 이들을 그린 뮤지컬을 살펴보자.》>> 뮤지컬 ‘데스노트’- 정의를 향해 던지는 강렬한 질문 노트에 이름을 쓰면 그 사람이 죽는 데스노트. 무료함에 지겨워하던 사신 류크는 데스노트를 일부러 인간 세계에 떨어뜨린다. 우연히 이를 주운 고교생 라이토. 공부는 물론 스포츠 실력도 뛰어난 라이토는 법이 단죄하지 못한 범죄자의 이름을 데스노트에 쓰며 이들을 처단하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범죄자를 응징하는데 열광하고, 라이토는 점점 대담하고 위험한 시도에 나선다. 명탐정 엘(L)은 잇따른 죽음의 배후를 바짝 추격해 나가고, 라이토와 엘은 팽팽한 두뇌 싸움을 벌인다. 동명의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만들었다. 강렬하고 속도감 있는 이야기에 프랭크 와일드혼의 중독성 깊은 음악이 결합돼 무대에 곧장 빠져들게 된다. 발광다이오드(LED)로 무대의 3면을 정교하게 활용해 도심 교차로, 경찰서, 테니스장 등 숱한 장소가 빠르게 전환된다. 긴장감 속에 몰입도를 한층 높인다. 이번 공연에는 새로운 얼굴들이 무대를 채웠다. 라이토 역은 조형균 김민석 임규형이 맡았다. 엘은 김성규 산들 탕준상이 연기한다. 사신 렘 역은 이영미 장은아, 류크 역은 양승리 임정모에게 각각 돌아갔다. 스타 아이돌 가수 미사는 최서연 케이가 연기한다.라이토와 엘이 벌이는 긴박한 추격전 속에 인간 세상의 단면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미사는 부모님을 숨지게 한 이가 처벌받지 않자 좌절하지만 그를 단죄한 라이토를 깊이 사랑하게 된다. 렘은 그런 미사에게 조건 없이 애정을 쏟는다. 거세게 소용돌이치는 인간 세계를 바라보며 렘과 류크가 나누는 대화는 인간과 사회를 곱씹어보게 한다. 선과 악, 증오와 복수, 자만과 희생을 예리하게 그리며 인간이 인간을 어디까지 처벌할 수 있는지 묻는다. 내년 5월 10일까지. 서울 구로구 디큐브 링크아트센터. 14세 이상 관람 가능. 8만∼17만 원.>> 뮤지컬 ‘에비타’- 야망을 향한 불꽃, 그 빛과 그림자가난한 사생아였지만 아르헨티나의 영부인이 된 실존 인물 에바 페론(1919∼1952)의 뜨겁고 짧은 생애를 매혹적인 선율로 그린 작품이다. 팀 라이스와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만들었다. 1978년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첫 선을 보인 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6년 초연됐고 2011년 두 번째 공연 후 이번이 세 번째 무대다.‘에비타’라는 애칭으로 유명한 에바 페론의 삶을 ‘체’라는 해설가를 통해 조망한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 여러 남자들을 거침없이 이용하고, 후안 페론과 결혼한 에바 페론의 행보에 망설임은 없다. 후안 페론이 대통령에 당선된 후 에바 페론이 부른 유명곡 ‘Don’t Cry for Me Argentina’는 가슴을 뜨겁게 달군다. 성녀와 악녀로, 극과 극의 평가를 받는 에바 페론을 바라보는 체의 시선은 냉소적이다. 여성에게 참정권을 부여하고 가난한 이들을 지원했지만 포퓰리즘 정책으로 비판받고 몰래 돈을 챙기는 등 에바 페론이 걸어간 길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영부인이라는 정점에 올라 권력을 음미하지만 때로 혼란스러워하고 병으로 무너져 내리는 몸을 보며 두려워하는 한 인간이기도 하다. 드라마틱한 이야기에 에바 페론이 시원스레 내지르는 고음, 절도 있고 힘찬 군무, 관능적인 춤이 어우러지며 열기를 뿜어낸다. 에비타 역은 김소현 김소향 유리아가 맡았다. 체는 마이클 리, 한지상 민우혁 김성식이 연기한다. 후안 페론 역에는 손준호 윤형렬 김바울이 발탁됐다. 내년 1월 11일까지.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 7세 이상 관람 가능. 6만∼16만 원.>>뮤지컬 ‘이름 없는 약속들로부터’- 비극의 상처, 마주하고 기억하다1961년 서울대 상과대 2학년 우현은 6·25전쟁 중 사라진 큰형 희택을 찾으려 애쓴다. 윤섭은 동생 우현을 자식처럼 돌보지만 형 희택에 대해서는 말을 아낀다. 우현의 선배로, 양민학살유족회 청년학생위원장인 인경은 기록되지 않은 죽음에 대해 파고든다. 6·25전쟁 당시 벌어진 양민 학살의 진실을 파헤치고 살아남는 자들이 짊어져야 할 책임을 비춘 창작 뮤지컬이다. 전쟁이 할퀴고 간 상처, 침묵과 망각으로 인한 고통을 가족사를 통해 한 겹씩 차례로 벗겨낸다. 국가의 폭력이 인간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아프게 보여준다. 진실을 드러내고 기억함으로써 또 다른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책임이 남은 자에게 있음을 묵직하게 전한다. 배시현 작가, 강철 작곡가가 만들었다. 우현 역은 이선우 임태현 조성태가 맡았다. 윤섭은 임강성 김대웅 황두현이 연기한다. 인경 역에는 최태이 장보람 윤지우가 발탁됐다. 윤섭의 아내이며 작가로 활동하는 주희는 이은율 류비가 연기한다.12월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극장 온(구 CJ아지트). 10세 이상 관람 가능. 4만4000∼6만6000원.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운명은 정해진 것일까, 인간의 의지로 만들어 가는 것일까. 우연히 얻게 된 무언가로 엄청난 일을 하고, 세상의 꼭대기에 오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달려가는 이가 있다. 몰랐던 진실을 마주하며 발걸음의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운명과 마주하는 이들을 그린 뮤지컬을 살펴보자. ●뮤지컬 ‘데스노트’정의를 향해 던지는 강렬한 질문 노트에 이름을 쓰면 그 사람이 죽는 데스노트. 무료함에 지겨워하던 사신 류크는 데스노트를 일부러 인간 세계에 떨어뜨린다. 우연히 이를 주운 고교생 라이토. 공부는 물론 스포츠 실력도 뛰어난 라이토는 법이 단죄하지 못한 범죄자의 이름을 데스노트에 쓰며 이들을 처단하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범죄자를 응징하는데 열광하고, 라이토는 점점 대담하고 위험한 시도에 나선다. 명탐정 엘(L)은 잇따른 죽음의 배후를 바짝 추격해 나가고, 라이토와 엘은 팽팽한 두뇌 싸움을 벌인다. 동명의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만들었다. 강렬하고 속도감 있는 이야기에 프랭크 와일드혼의 중독성 깊은 음악이 결합돼 무대에 곧장 빠져들게 된다. 발광다이오드(LED)로 무대의 3면을 정교하게 활용해 도심 교차로, 경찰서, 테니스장 등 숱한 장소가 빠르게 전환된다. 긴장감 속에 몰입도를 한층 높인다. 이번 공연에는 새로운 얼굴들이 무대를 채웠다. 라이토 역은 조형균 김민석 임규형이 맡았다. 엘은 김성규 산들 탕준상이 연기한다. 사신 렘 역은 이영미 장은아, 류크 역은 양승리 임정모에게 각각 돌아갔다. 스타 아이돌 가수 미사는 최서연 케이가 연기한다.라이토와 엘이 벌이는 긴박한 추격전 속에 인간 세상의 단면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미사는 부모님을 숨지게 한 이가 처벌받지 않자 좌절하지만 그를 단죄한 라이토를 깊이 사랑하게 된다. 렘은 그런 미사에게 조건 없이 애정을 쏟는다. 거세게 소용돌이치는 인간 세계를 바라보며 렘과 류크가 나누는 대화는 인간과 사회를 곱씹어보게 한다. 선과 악, 증오와 복수, 자만과 희생을 예리하게 그리며 인간이 인간을 어디까지 처벌할 수 있는지 묻는다. 내년 5월 10일까지. 서울 구로구 디큐브 링크아트센터. 14세 이상 관람 가능. ●뮤지컬 ‘에비타’야망을 향한 불꽃, 그 빛과 그림자가난한 사생아였지만 아르헨티나의 영부인이 된 실존 인물 에바 페론(1919∼1952)의 뜨겁고 짧은 생애를 매혹적인 선율로 그린 작품이다. 팀 라이스와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만들었다. 1978년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첫 선을 보인 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6년 초연됐고 2011년 두 번째 공연 후 이번이 세 번째 무대다.‘에비타’라는 애칭으로 유명한 에바 페론의 삶을 ‘체’라는 해설가를 통해 조망한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 여러 남자들을 거침없이 이용하고, 후안 페론과 결혼한 에바 페론의 행보에 망설임은 없다. 후안 페론이 대통령에 당선된 후 에바 페론이 부른 유명곡 ‘Don’t Cry for Me Argentina’는 가슴을 뜨겁게 달군다. 성녀와 악녀로, 극과 극의 평가를 받는 에바 페론을 바라보는 체의 시선은 냉소적이다. 여성에게 참정권을 부여하고 가난한 이들을 지원했지만 포퓰리즘 정책으로 비판받고 몰래 돈을 챙기는 등 에바 페론이 걸어간 길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영부인이라는 정점에 올라 권력을 음미하지만 때로 혼란스러워하고 병으로 무너져 내리는 몸을 보며 두려워하는 한 인간이기도 하다. 드라마틱한 이야기에 에바 페론이 시원스레 내지르는 고음, 절도 있고 힘찬 군무, 관능적인 춤이 어우러지며 열기를 뿜어낸다. 에비타 역은 김소현 김소향 유리아가 맡았다. 체는 마이클 리, 한지상 민우혁 김성식이 연기한다. 후안 페론 역에는 손준호 윤형렬 김바울이 발탁됐다. 내년 1월 11일까지.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 7세 이상 관람 가능. ●뮤지컬 ‘이름 없는 약속들로부터’비극의 상처, 마주하고 기억하다1961년 서울대 상과대 2학년 우현은 6·25전쟁 중 사라진 큰형 희택을 찾으려 애쓴다. 윤섭은 동생 우현을 자식처럼 돌보지만 형 희택에 대해서는 말을 아낀다. 우현의 선배로, 양민학살유족회 청년학생위원장인 인경은 기록되지 않은 죽음에 대해 파고든다. 6·25전쟁 당시 벌어진 양민 학살의 진실을 파헤치고 살아남는 자들이 짊어져야 할 책임을 비춘 창작 뮤지컬이다. 전쟁이 할퀴고 간 상처, 침묵과 망각으로 인한 고통을 가족사를 통해 한 겹씩 차례로 벗겨낸다. 국가의 폭력이 인간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아프게 보여준다. 진실을 드러내고 기억함으로써 또 다른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 역할이 남은 자에게 있음을 묵직하게 전한다. 배시현 작가, 강철 작곡가가 만들었다. 우현 역은 이선우 임태현 조성태가 맡았다. 윤섭은 임강성 김대웅 황두현이 연기한다. 인경 역에는 최태이 장보람 윤지우가 발탁됐다. 윤섭의 아내이며 작가로 활동하는 주희는 이은율 류비가 연기한다.12월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극장 온(구 CJ아지트). 10세 이상 관람 가능.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많은 사람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는 베스트셀러. 창작자들은 자신이 만든 콘텐츠가 베스트셀러가 되길 꿈꾸지만,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이 희귀한 확률을 뚫고 베스트셀러가 된 콘텐츠가 탄생한 과정을 들여다본다. 창작자의 노하우를 비롯해 이 시대 사람들의 욕망, 사회 트렌드 등을 확인할 수 있다.“세상에는 여러 형태의 모습과 삶이 있어요. 정답은 하나가 아니고요. 아들 젠에게 책을 통해 이 말을 꼭 해주고 싶어서 번역을 하게 됐습니다.”방송인 사유리 씨(46)는 생김새가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 대립하는 이야기를 담은 동화 ‘달콤 짭짤 모두의 파스타’(도모리 시루코 지음·라곰스쿨)를 번역한 이유를 말했다. 그는 기증된 정자를 통해 2020년 아들 젠을 낳아 자발적 비혼모가 됐다. 그는 “학생 때 공부하는 걸 싫어했는데 (공부 같은) 번역을 하려니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아들을 키우려면 뭐든 다 해야 한다”며 웃었다.에세이집을 여럿 낸 그가 번역에 나선 건 처음이다. 일본 동화 작가 도모리 시루코가 쓴 이 책은 길쭉한 롱파스타와 짧은 쇼트파스타가 사는 파스타 나라의 갈등을 그렸다. 생김새 때문에 롱파스타에게 오랫동안 놀림받아온 쇼트파스타가 공격에 나섰고 롱파스타는 사라질 위기에 처한다. 초등학교 4학년인 미리는 골목길에서 거대한 빨대 모양 통로로 빨려 들어가 파스타 나라에 가게 되고, 대립으로 폭발 직전인 현장을 보게 된다. 책은 올해 9월 출간된 후 한 달여 만에 재쇄를 찍었다. 사유리 씨와 최지연 라곰스쿨 대표(43)를 최근 전화 인터뷰했다. 최 대표는 지난해 5월 책을 들여왔다. 최 대표는 “주인공 미리가 판타지의 세계로 들어가 거대한 모험을 하는 내용이 매력적이었다. 요즘 아이들은 세계관이 다른 곳으로 들어가는 내용을 익숙하게 여긴다”했다. 번역가로 사유리 씨만을 생각했다고 한다.“사유리 씨는 홀로 아이를 낳고 기르는 과정에서 자기만의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다름을 다룬 책이어서 사유리 씨가 번역하면 책의 주제를 전하는데 더 힘을 가질 거라 생각했습니다.”지난해 9월 처음 번역 제안을 했을 때 사유리 씨는 일정상 어려워 거절했다. 최 대표는 다른 번역가를 찾지 않고 기다렸다. 그리고 올해 2월 다시 제안했다. 사유리 씨는 해 본 적이 없었던 번역을 수락하게 된 건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엄마가 ‘책은 남는다. 인생의 자산이 된다. 책과 관련된 건 뭐든 다 해 봐라’고 했어요. 책은 특별한 것 같아요. 제가 남희석 오빠를 비롯해서 친한 사람들에게 책 선물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책을 고를 땐 그 사람이 뭘 좋아할지 생각하게 되고, 받는 사람도 기뻐하니까요.” 책에는 스파게티니, 링귀네, 마카로니 등 비교적 친숙한 이름부터 카넬로니, 루마코니, 파르팔레 등 낯선 이름의 다양한 파스타가 나온다. “파스타가 계속 나오니까 파스타가 먹고 싶어지더라고요.(웃음) 파스타 종류가 이렇게 많은지 몰랐어요. 파스타에 대해 엄청 공부했어요. 여학생인 미리가 친구들과 다투는 내용으로 시작되어서 아기자기한 내용인 줄 알았는데 모험을 떠나며 이야기 규모가 아주 커지더라고요. 작가님의 상상력에 놀랐습니다.”잘 모르는 표현이 있으면 사전 뿐 아니라 다양한 정보를 검색했다. 그래도 모를 땐 가까운 한국인 지인에게 전화해 물어봤다. “한국에서 이런 표현을 쓰는지, ‘고마워요’와 ‘감사해요’ 중 뭐가 더 진심이 전해지는 것 같은지 계속 물어봤어요. 미묘한 뉘앙스 차이가 있는데 제가 모르는 부분이 많으니까요.”‘대박’, ‘헉’처럼 말할 때 자주 쓰는 표현도 살렸다. “아이들 귀에 쏙 들어가야 재밌게 보잖아요. 지금 많이 쓰는 표현을 쓰면 친구가 말하는 것처럼 여길 것 같았어요.”최 대표는 사유리 씨의 번역 실력에 놀랐다고 한다.“말맛을 살려 매끄럽게 번역한 덕에 손 볼 문장이 별로 없었어요. 번역 원고도 마감 날짜보다 2주 정도 빨리 보내서 놀랐어요.”책은 초등학생이 읽기에 적합하다. 사유리 씨는 젠이 더 크면 읽어주겠다고 했다.“다섯 살인 젠이 읽기엔 어려워요. 출판사에서 책 10권을 받았는데요, 젠 친구 중에서 초등학생 언니, 오빠가 있는 친구에게 선물했어요. 다들 좋아해줘서 제가 고마웠어요.”동화책 번역을 또 하고 싶은지 묻자마자 곧바로 “아니요!”라고 외쳤다.“너무 힘들었어요. 어렵기도 하고요. 하지만 그림책이나 시처럼 짧은 건 번역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림책은 최대한 그림이 많은 걸로요!” 다른 이들과 매우 다른 길을 걸어가는 그는 책을 번역하며 여러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다른 건 틀린 게 아닌데, 그렇게 배우면 틀렸다고 여길 수 있어요. 그러니까 어릴 때부터 다른 건 틀린 게 아니라는 걸 배우면 돼요. 마음에서 우러나지 않는데 다른 걸 억지로 이해할 필요는 없다고 봐요. 그냥 ‘다르구나’ 딱 거기까지만 인정하면 돼요.”책 제목은 일본어 원제 ‘미리와 이상한 쿠스쿠스 씨, 파스타 나라의 혁명’과 완전히 다르게 지었다. 최 대표는 “아이들은 익숙한 단어의 제목에 더 끌리는 경향이 있다. 화해로 결말을 맺기에 이를 살려 ‘모두의’라는 단어를 썼고, 음식맛을 표현하는 형용사를 붙였다”고 했다. 사유리 씨는 책을 통해 젠을 교육하려 애쓴다고 했다. “젠이 화장실에서 ‘응가’하는 걸 배울 땐 그런 내용을 담은 그림책을 보여줘요. 양보하는 게 부족하면 양보에 대한 그림책을, 쉽게 울고 난리치면 그런 아이가 나오는 그림책을 찾아요. 제가 말하는 것보다 필요한 주제를 담은 책을 읽어주면 재밌으니까 귀에 쏙쏙 들어가거든요.” 그는 젠이 태어난 지 두 달 때부터 그림책을 매일 읽어줬다.“처음엔 아무 반응이 없었어요. 그래도 계속 읽어줬죠. 어느 날 물고기 그림을 보고 젠이 손가락으로 가리켰어요! 아직 말은 못하지만 엄마 말을 알아듣는구나 싶어서 벅차더라고요.” 지금은 얘기를 나눌 수 있어 더 재미있다고 한다. 한데 체력이 부친다며 웃었다. “책 읽어주는 건 체력이 진짜 많이 필요해요. 같은 책을 열 번, 스무 번 읽어달라고 하니까요. 저는 저녁밥을 못 먹어도 젠이 잘 시간이 가까워지면 책을 꼭 읽어줘요. 엄마가 ‘너는 학생 때 공부도 안 하고 숙제도 안 했으면서 자식은 진짜 열심히 공부시킨다’며 놀려요.(웃음)”그는 젠에게 아름다운 한국어와 아름다운 일본어를 가르치고 싶다고 했다.“젠이 여러 언어를 섞어서 말하지 않도록 가르치고 있어요. 저는 한국어는 한국어로만, 일본어는 일본어로만 깔끔하게 썼으면 좋겠어요. 바라는 건 젠이 완벽한 한국어 발음을 구사하는 거예요. 저는 아무리 애써도 한국 사람처럼 한국어를 발음하지 못하거든요.”젠을 키울 때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 건 밥 먹는 시간과 자는 시간이다.“저는 대충 하는 스타일인데 젠이 밥 먹고 자는 시간은 정해진 대로 꼭 하도록 해요. 그렇게 안 하면 제가 스트레스를 받더라고요. 그런 면이 제게 있는 줄 처음 알았어요. 그 외 나머지는 엉망이에요.(웃음)”그는 사람들에게 질타를 받은 적이 꽤 있다. 마음에 상처를 입은 순간도 적지 않다. 이를 어떻게 견딜까. “오해로 공격을 받을 땐 가만히 있는 게 나아요. 사람들은 자기 상상 때문에 화가 난 거니까요. 거기에 대고 아니라고 하면 더 화를 내요. 화가 풀어지면 ‘사실 이런 거였다’고 설명하면 돼요. 제가 잘못한 게 있으면 ‘잘못했다’고 사과하면 되고요. 다 지나가요. 제가 음주운전하거나 불법을 저지른 게 아니라면요. 다만 사과할 때는 핑계처럼 말하면 안 돼요. 마음을 담아서 사과해야 해요.”그는 젠이 태어난 후 삶에서 진짜 중요한 게 뭔지 알게 됐다고 한다.“젠 건강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니면 무슨 일이 벌어져도 내 인생에서 아무것도 아니더라고요. 사람들이 비난할 때면 ‘이게 그렇게 중요하고 힘든 건가’ 곰곰이 돌아봐요. 대부분 그렇지 않아요. 모기에 물린 거랑 같아요.”그는 대중의 여러 반응은 감수해야 한다고 했다.“저는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며 먹고 사는 사람이니까 욕먹고 오해 받아도 감당할 수 있어요. 오해받아도 일주일이면 잊혀지더라고요. 만약 욕먹다가 방송을 못하게 되면 다른 일을 하면 돼요. 팔다리 건강하면 뭐든 할 수 있어요. 내겐 젠이 있으니까요.” 그는 앞으로 그림책을 써 보고 싶다고 했다.“젠이 그림책을 좋아하고 또 많이 읽어요. 그런데 대부분의 그림책에는 엄마와 아빠가 나와요. 현실에선 아빠가 없는 아이도 있고 할머니가 키우는 아이도 있잖아요. 이런 내용을 그림책에 담고 싶어요. 다르게 사는 모습도 있다는 걸 얘기해주고 싶습니다.” ■‘달콤짭짤 모두의 파스타’(라곰스쿨·2025년)는….초등학교 4학년 미리가 우연히 파스타 나라로 가서 파스타들이 다른 생김새 때문에 서로 대립하다 화해하는 현장을 생생하게 경험하는 이야기를 그린 동화다. 일본 작가 도모리 시루코가 쓰고 방송인 사유리 씨가 번역했다. 미리는 같은 반 친구 사쿠라의 엄마가 나비 모양 파스타에 매니큐어를 발라 만든 머리핀을 보고 부러운 마음에 무심코 말해 버린다. “음식으로 그런 걸 만들어도 되는 거야? 좀 아깝지 않아? 사쿠라 너네 엄마가 좀 잘못한 것 같아.” 곧바로 사과하고 싶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미리는 집으로 가던 길에 막다른 골목길에서 구불구불하고 커다란 빨대 같은 통로에 빨려 들어간다. 미리가 떨어진 곳은 파스타 나라. 스파게티니, 부카티니 같이 길쭉하게 생긴 롱파스타와 파르팔레, 푸실리 등 짧은 쇼트파스타가 있다. 이들에 속하지 않는 넓적하게 생긴 라사냐, 속을 채운 라비올리 등 온갖 종류의 파스타들이 산다. 한데 롱파스타와 쇼트파스타는 감정의 골이 깊다. 생김새 때문에 롱파스타로부터 놀림 받아온 쇼트파스타가 공격해 롱파스타가 사라질 상황에 처한다. 미리는 위기를 막으려는 노랑머리의 쿠스쿠스를 만나 함께 길을 떠난다.다른 모습 때문에 갈등이 빚어지는 상황과 최악의 충돌을 막으려는 노력이 속도감 있게 펼쳐진다. 반목을 초래한 계기가 밝혀지며 뜻밖의 진실이 모습을 드러낸다.다름을 인정해야 한다는 걸 모험을 통해 흥미롭게 그렸다. 자신이 인간이 아니라는 쿠스쿠스에게 “그럼 뭐냐”고 묻는 미리의 질문에 대한 대답도 눈길을 끈다. “나는 그냥 나야.” 각기 다른 모양의 파스타 이름을 알아가는 재미도 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언젠가 되돌아보면 깨닫게 될거야.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렇지만 얼마나 잘해 왔는지.”삶에 대한 통찰과 위로를 건네는 글을 삽화와 함께 담은 ‘언제나 기억해’(찰리 맥커시 글, 그림·이진경 옮김·상상의힘)가 출간됐다.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이후 6년 만에 나온 후속작이다. 부제는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그리고 폭풍우’.영국 일러스트레이터 찰리 맥커시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소년, 두더지, 여우, 말은 함께 폭풍우를 헤치고 나가며 서로를 다독인다. 여우는 소년에게 말한다. “여리고 길들여지지 않은 네 마음에게도 친절하렴.”“무얼 보면 강인하다는 걸 알 수 있을까?” 소년의 질문에 말은 답한다. “너그러움이지.”두더지는 말한다. “진실은, 누구나 저마다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거야.”말은 소년이 잘 해낸 것으로 세 가지를 꼽는다. “희망을 품은 것, 한 걸음 내디딘 것, 다시 시도한 것.”먹구름이 밀려와도 시간이 흐르면 지나가고, 푸른 하늘은 언제나 그대로다. 먹구름 속에 폭풍우가 숨어 있다면 서로가 서로의 피난처가 되면 된다. 그리고 폭풍우도 끝이 있다.“때로는 내가 이뤄낸 게 많지 않다고 느끼곤 해”라는 소년의 말엔 이렇게 들려준다. “넌 여기 있잖아. 이렇게 멀리까지 왔고. 그건 정말 대단한 일이야.” 삶의 버거움을 견뎌내고 있는 이들에게 건네는 말 같다.인생이라는 길을 걷다 막막하고 혼란스러울 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준다. 보드라운 삽화와 여백이 따스함을 더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10월 29일. 꼭 가봐야 할 ‘전국 은행나무 명소 10선’ 등이 회자되는 계절. 한 번쯤 보러 가고 싶은 커다랗고 근사한 노거수를 마음에 들여놓아보세요.’‘11월 4일. 봄에 보았던 목련나무를 찾아가보세요. 내년에 피울 꽃을 포장해둔 겨울눈이 꼭 촛대 같을 거예요. 늦가을은 쇠락의 계절이 아니라 다가올 봄을 준비하는 시작의 계절이기도 해요.’하루하루 작은 기쁨을 맛보는 방법을 일력 형태로 소개한 ‘오늘의 제철 행복’(김신지 지음·인플루엔셜)에 담긴 글이다. 부제 ‘계절의 속도로 살아보는 365일 일력’에서 알 수 있듯이 자연의 흐름에 맞춰 일상에서 즐거움을 찾는 방법을 제안한다. 김신지 작가가 지난해 출간한 ‘제철 행복’을 확장한 책이다. ‘제철 행복’은 한 해를 구성하는 24절기의 의미와 절기별로 즐길 수 있는 즐거움을 담은 에세이다. ‘오늘의 제철 행복’에서는 다가오는 11월에 누릴 수 있는 것으로 잘 마른 낙엽 위 걸어보기, 캠핑을 떠나거나 마당에 모닥불을 피우는 카페, 식당을 찾아 ‘불멍’ 즐기기, 찬바람과 서리에도 꿋꿋한 마지막 국화 찾아보기를 제안한다.12월에는 일년 중 밤이 가장 긴 동짓날 이야기를 나눌 사람과 약속 잡기, 크리스마스 분위기 물씬 나는 소품 가게, 쇼핑몰 등 찾아가보기를 해 보자고 말한다. 김 작가는 “하루에 딱 하나씩만 나를 위한 작은 기쁨을 챙기기로 하자. 해의 보폭에 발맞춰, 계절의 속도로 걸을 때만 만날 수 있는 제철 행복이 촘촘하게 채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많은 사람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는 베스트셀러. 창작자들은 자신이 만든 콘텐츠가 베스트셀러가 되길 꿈꾸지만,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이 희귀한 확률을 뚫고 베스트셀러가 된 콘텐츠가 탄생한 과정을 들여다본다. 창작자의 노하우를 비롯해 이 시대 사람들의 욕망, 사회 트렌드 등을 확인할 수 있다.사춘기 자녀의 예민하고 사나워진 눈빛에 당황하는 부모가 많다. 말 한마디 붙이기가 조심스럽다. 자연스레 대화가 끊어진다. 고등학생 딸, 중학생 아들을 둔 이현옥 교사(48)는 “나도 그랬는데 후회된다. 아이가 좋아하는 아이돌 스타, 스포츠 선수 등에 대해 얘기하며 대화를 이어가라”고 당부한다. 부모와 자녀가 모두 아는 소재가 많을수록 얘깃거리도 늘어난다. 이런 마음을 담아 예술, 스포츠를 비롯해 금융 의료 등 각 분야에 대해 이 교사가 이현주 장학사(53)와 함께 쓴 책이 ‘중등 필독 신문’(체인지업) 시리즈다.‘중등 필독 신문’은 1권이 지난해 2월 출간된 후 3개월 만에 1만 권 넘게 판매됐다.(국내 출판계의 베스트셀러 기준은 책 판매량 1만 권이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는 책”이라는 입소문이 났다. 사서 추천 도서, 부모 독서 교실 도서에 이어 청소년 필독서로 선정되며 큰 인기를 얻었다. “다음 책은 언제 나오느냐”는 독자들의 문의가 이어져 7개월 만인 지난해 9월, 2권을 내게 됐다. 올해 9월 3권이 나왔다. 책이 꾸준히 판매돼 출판사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교사를 최근 전화 인터뷰하고 체인지업북스 출판사와 서면 인터뷰했다. 25년차 교사인 이 교사는 중학교에서 특수교사로 17년째 근무하고 있다. 언니인 이 장학사는 중고등학교에서 24년간 국어교사로 재직했고 현재 군산교육지원청 장학사로 일하고 있다.다양한 교육책을 많이 낸 이들은 2023년 10월 체인지업북스에 비판적 사고력을 다룬 글을 투고했다. 체인지업북스는 해외 저자의 책은 내지 않고 국내 저자의 책만 기획해 출판한다. 원고를 검토한 출판사는 “글이 깔끔하고 명료했다. 다만 보다 많은 독자가 읽을 수 있는 주제로 바꾸는 게 좋을 것 같았다”고 판단했다. 김형준 체인지업북스 대표는 “문화, 과학, 사회, 경제 등에 대해 읽기 쉽게 신문처럼 만든 책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이 교사와 이 장학사는 곧바로 수락했다. 이 교사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이런 주제를 담은 책은 많지만 중학생 대상 책은 없다. 중학생, 나아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읽을 수 있게 써보겠다”고 했다.책 제목 ‘중등 필독 신문’, 부제 ‘고등학생이 되기 전에 읽어야 할 비문학 독해 이야기’도 먼저 정했다.두 저자는 다양한 신문기사와 관련 자료를 찾아보며 집필했다. ‘교복은 꼭 입어야 할까’, ‘소셜 미디어는 부정적인 영향만 있을까’ 등 아이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도 여럿 선정했다. 필요한 정보를 추려 이해하기 쉽게 정리했다. 각 장마다 어떻게 읽고 쓰고 생각할지를 짚어주고 질문도 던진다. 독자들은 “비문학 글을 읽기 힘들어하던 아이가 재미있게 본다”, “아이에게 주려고 샀다가 함께 봤다”는 리뷰를 올렸다. 첫 책은 투고부터 출간까지 단 4개월이 걸렸다. 미리 써 놓은 원고가 아니고, 완전히 새로 쓴 글을 이처럼 빠르게 출간한 비결이 뭘까. 이 교사는 “특수교사로 일하는 덕분”이라며 웃었다. 특수교사는 신체·정신적 장애가 있는 학생들이 다니는 특수학교에서 근무한다. “특수학교 학생들은 이해도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학생별 눈높이에 맞춰 교재를 직접 만드는 경우가 많아요.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을 다 가르치니까 여러 분야를 접하게 되고요. ‘없으면 만든다’는 게 습관이 되어서 손이 빠르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웃음)” 그는 어릴 때 꿈이 신문기자였다고 한다.“출판사에서 신문처럼 책을 써보자고 제안했을 때 ‘이거다!’ 싶었어요. 어릴 때부터 뉴스에 관심이 많아 신문기사를 즐겨 봤습니다. 기사는 정보를 전달하고 통찰력도 길러줘 아이들에게 자주 읽히고 싶었거든요. 중학생 때는 사고력이 폭발하고 자기 주관이 뚜렷해져요. 제대로 세상을 알려줄 필요가 있죠. 재미있으면서 생각의 힘을 키울 수 있는 책을 건네고 싶었습니다.” 글은 주말과 방학 때 집중적으로 썼다. 1남 5녀인 가정에서 자란 이 교사는 언니인 이 장학사와 호흡이 잘 맞는다고 했다.“어떨 때는 언니가 도플갱어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웃음) 글을 쓰다 힘들어하면 언니는 ‘모든 작가는 회의를 느껴. 그냥 해 봐’라고 해요. 제 글을 보며 ‘너는 천재야’라며 어마어마한 칭찬을 해주기도 하고요.(웃음) 진짜 큰 힘이 됩니다.” 이 장학사도 대학생 아들, 딸을 뒀다. 자매는 자녀 교육에 대해 서로 물어보며 의지한다. 2020년부터 유튜브 ‘중학 탐구 생활’도 함께 하고 있다.이 교사는 딸이 태어난 지 두 달이 채 되지 않았을 때부터 매일 그림책을 읽어줬다고 한다.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잠들기 전 책을 읽어줬다.“워킹맘이어서 해 줄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보니 늘 미안했어요. 책 읽어주기를 통해 그런 마음을 덜고 싶었어요. 그런데 사춘기가 되자 ‘싫어’, ‘내가 알아서 알게’라며 말을 잘 안 하더라고요. 저도 피곤해서 대화를 멈춘 게 후회됩니다. 공부나 학교, 친구 관계 등 민감하게 여기는 건 피하고 아이돌, 스포츠 스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책에 아이들의 관심이 높은 프로게이머 페이커, ‘아파트’로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블랙핑크 로제, 방탄소년단, 황희찬 선수 등을 다룬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교사는 사고력이 성장하는 시간은 쉴 때라고 했다. “산책하거나 샤워하면서, 혹은 저녁을 먹으며 대화하는 편안한 상황에서 아이들은 ‘아하’ 하고 깨닫는 순간이 많아져요. 기존에 읽은 책이나 알고 있는 내용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면 아이가 생각하는 능력이 쑥쑥 자랍니다.” 그는 책에서 제시한대로 읽고 질문하며 생각하는 법을 학생들에게도 적용해봤다고 한다.“처음에는 학생들이 힘들어했지만 6개월간 수업해보니 질문하고 답하는 내용에 깊이가 생겼습니다. 기사 내용을 자신의 생활과 연결해 보고 개념을 자기의 말로 정리하더라고요.”이 교사는 글쓰기의 동력으로 자녀를 꼽았다.“말로 하면 잔소리로 여기니까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증명하려 했어요. 아이가 공부할 때 옆에서 글을 쓰기 시작했죠. 제가 집중하는 모습에 아이가 깜짝 놀랐던 모습이 생생하게 떠오릅니다.(웃음)”좌절하고 힘들어하는 모습도 숨기지 않았다. “출판사에 투고한 원고가 수없이 반려되거나 아무 답도 못 받을 때면 힘이 쭉 빠졌습니다. 그래도 글을 계속 쓰고 출간했죠. 처음 유튜브에 출연한 날, 긴장해서 제대로 촬영을 못하고 왔어요. 그 때 심정도 말해줬습니다.” 책을 쓸 때 아이에게 아이디어를 얻거나 부족한 부분에 대해 조언을 받기도 한다. “부족한 점이 많지만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엄마가 되고 싶어요. 성적이 잘 나오지 않은 날 딸이 ‘엄마의 자랑이 못 돼 미안하다’고 톡을 보냈더라고요. ‘너는 내 자랑이 될 필요는 없어. 네 인생에서 책임을 다하고 스스로에게 떳떳하면 되는 거야’라고 답했어요.”‘중등 필독 고전’도 조만간 출간될 예정이다. 입시와 관련된 고전을 다루고 작품과 연관된 철학, 역사에 대해 읽을거리를 제시하는 책이다. “제 아이들을 비롯해 자식 같은 10대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참 많습니다.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으며 조금씩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글을 계속 쓰고 싶습니다.” ■ ‘중등 필독 신문’(체인지업·2024, 2025년) 시리즈는…이현옥 특수교사와 언니인 국어교사 출신 이현주 장학사가 경제, 의료, 예술, 스포츠 등 문학을 제외한 다양한 분야의 주요 내용을 압축해 소개한다. 각 장별로 어떻게 읽고 쓰고 생각해야 할지도 상세하게 안내한다. 장기 기증, 스마트 뱅킹, 화성 탐사, 디지털 광고 등 분야별 최신 이슈를 쉽게 풀어냈다. 아이돌, 스포츠 스타 등 아이들의 관심이 높은 주제도 담았다. 블랙핑크 로제와 브루노 마스가 협업해 만든 ‘아파트’가 큰 사랑을 받은 이유를 분석한다. e스포츠 선수 페이커도 다룬다. e스포츠 선수가 되려면 뛰어난 반사 신경과 빠른 의사 결정 능력, 전략적 사고력, 근육 기억훈련 등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각 장별로 사고력을 높이는 방법도 썼다. 청소년 비만 현황을 다룬 장에서는 △각 문단의 중심 내용 정리하기 △중심 문단과 뒷받침문단 나눠 정리하기 △현황 제시-원인분석-문제점 설명-해결책 제시-결론에 맞게 자신의 글 완성해보기를 제시한다.글을 잘 이해하고 사고력을 높이는 방법으로 시그널(SIGNAL) 독서법을 제안한다. △글의 구조를 파악하라(Structure) △글의 주제를 찾아라(Idea) △나만의 사고를 확장하라(Grow) △개념을 정리하라(Notion) △질문하고 대답하라(Ask) △다른 지식과 연결하라(Link)의 머릿 글자를 따서 만든 단어다. 여러 분야의 지식을 빠르게 접할 수 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고 대화를 나누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기온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피부도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된다. 각질 등 노폐물을 제거하고 수분과 영양을 충분히 공급하면 매끄러운 피부로 가꿀 수 있다. 이를 위해 도움이 되는 제품을 살펴보자. 》 수분-탄력 더하다 아이오페가 피부 개선에 중점을 둔 ‘XMD 라인’을 새롭게 선보였다. XMD 라인에서 가장 먼저 내놓은 건 ‘XMD 스템3 클리니컬 리커버리 세럼’이다. 인체시험 결과 보습, 안색 등 피부 개선 효과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아이오페는 “독자 기술을 사용해 수분 볼륨감을 높이는 한편 피부 장벽을 강화하고 탄력을 개선시켜 빛나는 피부로 만들어준다”고 밝혔다. ‘XMD 스템3 클리니컬 리커버리’ 라인은 세럼을 포함해 소프너, 에멀전, 크림으로 구성된다. 에이피 뷰티는 M.D.라인에서 세럼을 포함해 신제품 4종을 내놓았다. 에이피 뷰티는 “M.D. 라인은 혁신 기술을 적용한 대표 안티에이징 라인으로, 피부 특수 관리 성분과 기술을 융합해 만들었다”고 밝혔다. 새 제품은 세럼, 플럼핑 로션, 에멀전, 크림이다. 이 라인의 대표 제품인 ‘리쥬브네이팅 부스터 샷 M.D. 세럼’은 히알루론산, PDRN, 콜라겐을 배합했다. 아이오페는 “수분 공급, 피부 장벽 및 주름 개선, 탄력 증가 등에서 효과가 좋다”고 설명했다. ‘퍼밍 & 래디언스 플럼핑 로션·에멀전’은 수분과 탄력을 채워주는 기능을 강화했다. ‘리쥬브네이팅 트리트먼트 M.D. 크림’은 피부 개선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게 해주고 윤기와 탄력을 더해 준다고 한다.마몽드는 ‘플로라 글로우 로즈’ 라인에서 로즈 PHA 성분을 중심으로 한 마스크 신제품 3종을 내놓았다. PHA는 피부 표면의 묵은 각질을 제거한 후 스킨 부스팅 성분들을 피부에 흡수시킨다. 이 라인의 기존 대표 제품인 ‘플로라 글로우 로즈 리퀴드 마스크’는 화장이 잘 먹히는 제품으로 불리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매출이 꾸준히 늘면서 새로운 유형의 제품을 선보이게 됐다. 새 제품은 ‘하이드로겔 마스크’, ‘슬리핑 마스크’, ‘볼 마스크’다. 수분과 영양을 더해 윤기 나는 피부로 관리하는데 초점을 둔 제품들로, 피부 상태와 선호하는 제형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플로라 글로우 로즈’ 라인의 주요 성분인 PHA가 모두 함유돼 있고 탄력에 도움을 주는 ‘로즈PDRN’과 ‘비건 유사 콜라겐’이 추가됐다. ‘플로라 글로우 로즈 하이드로겔 마스크’는 피부 결을 매끈하게 정돈하고 빛나게 한다. 영양 성분이 흡수되면서 하이드로겔 시트가 점점 투명해진다. 물로 씻어내지 않아도 되는 젤리 형태의 ‘플로라 글로우 로즈 슬리핑 마스크’는 밤사이 5% PHA가 지속적으로 나온다. 마몽드는 “탄력을 높이고 피부를 부드럽게 만들어줘 다음날 화장이 잘 먹히게 한다”고 설명했다. ‘플로라 글로우 로즈 볼 마스크’는 20% PHA가 들어 있다. 대형 면봉 형태 마스크다. 마몽드는 “기존 로즈 리퀴드 마스크에 비해 PHA 함량이 두 배로 높아 각질과 피지, 노폐물을 빠르게 제거해 피부를 윤기 있게 만들어 준다”고 밝혔다. 》 부드럽고 개운하게설화수는 자음생 라인의 새 제품 ‘자음생클렌징폼’을 선보였다. 자음생클렌징폼에는 인삼추출물과 17종의 아미노산을 결합한 ‘진생아미노콤플렉스TM’가 함유돼 피부에 수분을 공급하고 보습 장벽을 만들어준다. 쫀쫀하고 거품이 풍성한 제형이어서 피부를 부드럽게 감싸주고 당김 없이 세안을 마무리할 수 있다. 설화수는 “민감해진 피부를 대상으로 제품을 사용한 결과 90.9% 의 고객이 민감한 피부가 진정된 효과를 경험했다. 2주간 시험한 결과 자극이 적고 세정력과 사용감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마몽드는 ‘어메이징 딥 민트 라인’의 새로운 클렌징 제품 2종을 내놓았다. ‘어메이징 딥 민트차콜릿 팩 클렌저’, ‘어메이징 딥 민트차콜릿 클렌징밤’으로, 기존 민트 라인의 주요 성분인 민트초에 AHA, PHA 부스팅 성분, 숯 성분을 추가해 피부 노폐물 관리 효과를 높였다. ‘어메이징 딥 민트차콜릿 팩 클렌저’는 클렌징과 숯 스크럽, 팩 기능을 합친 제품이다. 숯 스크럽이 부드럽게 으깨지며 묵은 각질과 미세 각질, 피지를 제거한다. 폼 타입으로 세안 후 매끈함과 촉촉함을 느낄 수 있다. 윤기, 투명도도 개선해 준다. ‘어메이징 딥 민트차콜릿 클렌징밤’은 기존 민트 클렌징밤에 숯 성분과 ‘고마쥬’ 필링 성분을 더했다. 모공 속 노폐물과 블랙헤드를 깨끗하게 씻어낼 수 있다. 마몽드는 “유분과 노폐물이 과다한 부위를 문지를수록 노폐물이 밀려나온다. 부드럽고 찰진 제형으로 피부 자극에 대한 부담이 없다”고 설명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