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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경제 규모 대비 가계부채가 13년째 신흥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제결제은행(BIS)이 선진 24개국과 신흥 17개국의 가계부채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3분기(7∼9월)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7.2%로 신흥국 중 최고 수준이었다. 한국에 이어 가계부채 비율이 높은 신흥국은 태국(70.8%), 말레이시아(70.4%), 홍콩(67.0%), 싱가포르(60.8%) 등이었다. 중국은 38.8%였다. 24개 선진국을 포함하더라도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전체 41개 국가 중 8번째였다. 스위스(124.2%)가 가계부채 비율이 제일 높았고 호주(123.1%), 덴마크(122.9%), 네덜란드(111.4%), 캐나다(96.0%), 노르웨이(93.0%), 뉴질랜드(91.3%) 등이 뒤를 이었다. 가계부채 비율 상위를 차지한 스위스, 덴마크는 모두 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을 만큼 오랫동안 저금리 정책을 유지해 온 국가다. 한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2000년대 들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이미 2002년 2분기에는 가계부채 비율이 62.5%로 당시 신흥국 가운데 가계빚 문제가 가장 심각했던 홍콩(61.4%)을 넘어섰다. 이후 13년간 한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다른 신흥국들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BIS는 보고서에서 “최근 몇 년간의 저금리 여건으로 고위험 대출자들도 대출을 쉽게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향후 금융시장이 출렁거릴 경우 이 같은 고위험자의 대출이 문제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한국의 경제규모 대비 가계부채가 13년째 신흥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제결제은행(BIS)이 선진 24개국과 신흥 17개국의 가계부채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3분기(7~9월)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7.2%로 신흥국 중 최고 수준이었다. 한국에 이어 가계부채 비율이 높은 신흥국은 태국(70.8%), 말레이시아(70.4%), 홍콩(67.0%), 싱가포르(60.8%) 등이었다. 중국은 38.8%였다. 24개 선진국을 포함하더라도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전체 41개 국가 중 8번째였다. 스위스(124.2%)가 가계부채 비율이 제일 높았고 호주(123.1%), 덴마크(122.9%), 네덜란드(111.4%), 캐나다(96.0%), 노르웨이(93.0%), 뉴질랜드(91.3%) 등이 뒤를 이었다. 가계부채 비율 상위를 차지한 스위스, 덴마크는 모두 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을 만큼 오랫동안 저금리 정책을 유지해 온 국가다. 한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2000년대 접어들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이미 2002년 2분기에는 가계부채 비율이 62.5%로 당시 신흥국 가운데 가계빚 문제가 가장 심각했던 홍콩(61.4%)을 넘어섰다. 이후 13년 간 한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다른 신흥국들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BIS는 보고서에서 “최근 몇 년 간의 저금리 여건으로 고위험 대출자들도 대출을 쉽게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향후 금융시장이 출렁거릴 경우 이 같은 고위험자의 대출이 문제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장윤정기자 yunjung@donga.com}
앞으로 빚을 감당하지 못하는 개인들이 더 쉽게 채무조정을 신청할 수 있게 된다. 7일 금융당국과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신복위는 최근 서민 금융생활 지원에 관한 법률(서민금융진흥원법)이 제정됨에 따라 개인회생이나 개인파산 신청자를 법원으로 연계해 주는 ‘패스트트랙 제도’를 확대하기로 했다. 채무조정은 빚을 일부 탕감해주거나 상환기간을 연장함으로써 신용회복을 돕는 제도로 △개인회생 △개인파산 △개인워크아웃 △프리워크아웃 등 4가지로 나뉜다. 개인회생·파산은 공적 구제절차로 법원에 신청해야 하며 개인워크아웃·프리워크아웃은 금융사들이 참여하는 사적 구제절차로 신복위에서 총괄한다. 간혹 신복위에서 채무조정 상담을 받다가 채무 부담이 과도할 경우 법원에 개인회생이나 개인파산을 신청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때 이용할 수 있는 제도가 바로 패스트트랙이다. 패스트트랙을 이용할 경우 법무사에게 지불해야 하는 비용, 송달비 등 1인당 평균 185만 원가량을 아낄 수 있고 무료로 간편하게 법적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 법원의 면책 결정도 훨씬 빠르게 이루어진다. 현재 패스트트랙 제도는 신복위와 각 지방법원의 업무협약(MOU)을 통해 서울, 부산, 광주에서만 시행되는데 신복위는 이를 전국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신복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신복위가 사단법인이다 보니 법원과 공식적인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서민금융진흥원법 제정으로 신복위가 법에 근거한 공적기구가 됨에 따라 패스트트랙 확대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금융 당국이 금융공기업의 성과주의 도입 수준을 평가해 인건비를 5단계로 차등해 집행하기로 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7일 금융 공공기관장과의 간담회에서 이런 내용의 ‘금융공공기관 성과중심 문화 인센티브 지원방안’을 공개했다. 임 위원장은 “금융공공기관이 ‘무사 안일한 신의 직장’이라는 지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속도감 있게 성과주의를 추진해 달라”고 주문했다. 금융위는 우선 총 인건비의 1%를 ‘경영 인센티브 인건비’로 편성해 성과주의 도입 여부와 연동해 5단계로 차등 지급할 계획이다. 가령 가장 우수한 기관에는 총 인건비의 1%를 주고 이후 단계별로 내려가 가장 부진했던 기관에는 아예 인센티브 인건비를 지급하지 않을 방침이다. 또 금융 공공기관의 경영평가에 성과중심 문화를 평가하는 항목도 신설하기로 했다. 총점 100점 중 12점을 성과보수, 인사·평가, 교육·영업 등의 항목에 배정해 성과주의 도입 여부를 평가하는 방식이다. 성과연봉제 도입 시기에 따라 추가 성과급도 지급된다. 금융위는 4월 안에 연봉 제도를 개편하는 등 성과주의를 도입한 기관에는 기본 월봉의 20%를, 5월 중 도입하는 기관에는 10%를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 한편 임 위원장은 금융 산업노조가 성과주의 도입을 위한 협상에 응하지 않는 것에 대해 “무대응을 대응책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는 무책임한 자세”라고 비판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앞으로 빚을 감당하지 못하는 개인들이 더 쉽게 채무조정을 신청할 수 있게 된다. 7일 금융당국과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신복위는 최근 서민 금융생활 지원에 관한 법률(서민금융진흥원법)이 제정됨에 따라 개인회생이나 개인파산 신청자를 법원으로 연계해 주는 ‘패스트 트랙 제도’를 확대하기로 했다. 채무조정은 빚을 일부 탕감해주거나 상환기간을 연장함으로써 신용회복을 돕는 제도로 △개인회생 △개인파산 △개인워크아웃 △프리워크아웃 등 4가지로 나뉜다. 개인회생·파산은 공적 구제절차로 법원에 신청해야 하며 개인워크아웃·프리워크아웃은 금융사들이 참여하는 사적 구제절차로 신복위에서 총괄한다. 간혹 신복위에서 채무조정 상담을 받다가 채무부담이 과도할 경우 법원에 개인회생이나 개인파산을 신청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때 이용할 수 있는 제도가 바로 패스트트랙이다. 패스트트랙을 이용할 경우 법무사에게 지불해야하는 비용, 송달비 등 1인당 평균 185만 원 가량을 아낄 수 있고 무료로 간편하게 법적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 법원의 면책 결정도 훨씬 빠르게 이루어진다. 현재 패스트트랙 제도는 신복위와 각 지방법원과의 업무협약(MOU)을 통해 서울, 부산, 광주에서만 시행되는데 신복위는 이를 전국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신복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신복위가 사단법인이다 보니 법원과 공식적인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서민금융진흥원법 제정으로 신복위가 법에 근거한 공적기구가 됨에 따라 패스트트랙 확대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장윤정기자 yunjung@donga.com}

한국은행이 다음 달 한꺼번에 임기가 만료되는 금융통화위원 4명의 후임 선임 절차에 착수했다. 금통위원은 기준금리 등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막강한 권한을 가지면서 4년 임기와 고액 연봉이 보장되는 경제계의 주요 ‘꽃 보직’으로 통한다. 이미 학계 및 산업계 인사부터 경제 관료 출신들까지 다양한 후보들의 ‘줄 대기’가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임기가 만료되는 금통위원들의 후임을 추천해 달라는 공문을 최근 각 추천기관에 발송했다. 전체 7명의 금통위원 중 하성근 정해방 정순원 문우식 위원 등 4명의 임기가 4월 20일 동시에 만료된다. 금통위원은 당연직인 한은 총재와 부총재를 빼고 기획재정부 장관, 한은 총재, 금융위원장,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은행연합회장이 1명씩을 추천해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다. 금통위원은 금융권 인사라면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매력적인 자리로 꼽힌다. 임기 4년이 법으로 보장되고 연봉도 2억6000여만 원에 이를 뿐만 아니라 사무실과 개인비서, 대형 승용차가 나온다. 무엇보다 매달 기준금리와 통화정책을 결정해 금융시장을 쥐락펴락할 수 있어 영향력이 막대하다. 이 때문에 금통위원 선임 시기만 되면 ‘금통위원 되겠다는 사람이 남대문로 한은 정문부터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까지 줄을 서 있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금통위원을 향한 세간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높은 보수와 권한을 누리면서도 스스로의 판단에 책임은 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현재 금통위 의사록은 2주일 뒤에 공개되지만 ‘한 금통위원’ ‘또 다른 위원’ 등으로 익명 처리돼 누가 어떤 발언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이런 비판을 의식해 최근 한은은 소수(少數) 의견을 낸 금통위원의 실명을 2주 뒤가 아니라 회의 당일 공개하는 것으로 제도를 바꿨다. 하지만 “금통위원이 세상과 소통하지 않고 유리(遊離)돼 있다”는 비판은 여전히 끊이지 않는다. 선임 절차에 대한 논란도 많다. 정부로부터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5개 기관장의 추천을 받지만 이는 형식에 불과할 뿐 사실상 청와대가 인사를 좌지우지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장 등 이사 5인에 대해 상원 인준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하고, 일본은 총재와 부총재 2인, 심의위원 6인을 모두 참의원과 중의원 동의를 얻어 내각이 임명한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간략한 회의록은 실명으로 공개해 금통위원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계에 따르면 차기 금통위원으로는 고승범 금융위 상임위원, 김주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금통위원이 한꺼번에 교체됨에 따라 금통위의 업무 연속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며 위원별로 임기를 다르게 조정하자는 주장도 나온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2014년 ‘KB사태’ 이후 사외이사들의 권력화를 막기 위해 임기를 2년에서 1년으로 줄였던 KB금융지주가 이번에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 7명 모두를 1년 더 연임시키기로 했다. 전체 사외이사의 5분의 1 안팎을 매년 새로 뽑도록 규정한 금융당국의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도 지키지 않은 것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3일 KB금융지주에 따르면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회의를 열어 사외이사 전원을 유임시키기로 의결했다. 추가 임기는 1년으로 25일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KB금융은 지난해 3월 지배구조를 혁신적으로 바꿔보겠다며 “사외이사들의 임기를 1년으로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금융지주회사의 사외이사 임기는 보통 2년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처음에 선임할 때 충분한 검증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어렵게 모셨는데 1년의 임기는 다른 금융기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다고 판단되는 부분이 있어 연장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은 모범규준과도 상충된다. 모범규준은 제20조에서 ‘사외이사 총수의 5분의 1 내외에 해당하는 수의 사외이사를 매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새로 선임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지난해 사외이사를 전원 교체했다는 특수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모범규준이란 것 자체가 가이드라인이기 때문에 당국에서 일일이 관여할 뜻은 없다”고 밝혔다.박희창 ramblas@donga.com·장윤정 기자}
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올해 노동조합과의 단체협상에서 임금 동결을 제시하고 신입직원들의 초임 삭감을 추진하기로 했다.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외국계 은행, 금융공기업, 은행연합회 등 34개 금융회사의 사측을 대표하는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3일 2차 총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16년도 임단협 사측 안건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용자협의회는 일단 금융권의 수익성 악화를 감안해 임단협에서 임금 동결을 요구하기로 했다. 또 신입직원의 초임을 시장 임금에 맞게 조정해 그 재원만큼 신규 채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금융·보험업의 2014년 대졸 신입직원 초임이 월 328만 원으로 일본(214만 원)보다도 높아 금융권의 비용 부담을 키우고 신규 채용을 가로막고 있다는 게 사용자협의회의 설명이다. 또 호봉제를 폐지하고 올해 안에 직무와 성과를 중심으로 하는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저성과자에 대해서는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근거 조항도 취업규칙에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사용자협의회는 또 “성과연봉제 도입 등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노사 공동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자”며 노조의 참여를 재차 촉구했다. 일단 사측은 4일 자체 TF를 출범시켜 성과연봉제 도입 및 저성과자 관리 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올해 노동조합과의 단체협상에서 임금 동결을 제시하고 신입직원들의 초임 삭감을 추진하기로 했다.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외국계은행, 금융공기업, 은행연합회 등 34개 금융회사의 사측을 대표하는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3일 2차 총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16년도 임단협 사측 안건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용자협의회는 일단 금융권의 수익성 악화를 감안해 임단협에서 임금 동결을 요구하기로 했다. 또 신입 직원의 초임을 시장 임금에 맞게 조정해 그 재원만큼 신규채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금융·보험업의 2014년 대졸 신입직원 초임이 월 328만 원으로 일본(214만 원)보다도 높아 금융권의 비용부담을 키우고 신규채용을 가로막고 있다는 게 사용자협의회의 설명이다. 또 호봉제를 폐지하고 올해 안에 직무와 성과를 중심으로 하는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저성과자에 대해서는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근거조항도 취업규칙에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사용자협의회는 또 “성과연봉제 도입 등 현안해결을 위한 노사 공동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자”며 노조의 참여를 재차 촉구했다. 일단 사측은 4일 자체 TF를 출범시켜 성과연봉제 도입 및 저성과자 관리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중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중국의 신용등급은 한국보다 한 계단 아래인 ‘Aa3’로 유지했다. 무디스는 2일 “중국의 재정지표가 악화하고 있는 데다 자본 유출로 외환보유액이 감소하고 있고 당국의 개혁 이행 능력에도 불확실성이 있다”며 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한 배경을 밝혔다. 무디스는 특히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정부 부채가 차지하는 비율이 지난해 말 40.6%에서 내년에는 43%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1월 말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2000억 달러로 2014년 6월(3조9620억 달러)보다 7620만 달러 감소했다. 무디스는 또 신용등급 평가 대상 회사채의 올해 부도율이 2.1%로 지난해보다 0.4%포인트 상승하고 기업 부도 건수도 138건으로 지난해(109건)보다 27%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은 지급준비율을 내려 유동성을 공급하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3일 개막하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추가 경기부양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러우지웨이(樓繼偉) 중국 재정부장은 최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수지 적자 확대도 감수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신민기 minki@donga.com / 장윤정 기자}

“예금금리는 1%대로 떨어진 지 오래인데 왜 대출금리는 요지부동인 것이죠?” 공정거래위원회가 은행들의 예금·대출금리 담합 여부에 대해 조사에 나서면서 은행들의 금리 산정 체계가 도마에 올랐다. 기준금리 1% 시대에 예금금리가 가파르게 내리막을 타는 가운데서도 대출금리는 상대적으로 더디게 떨어지고 있어 금융소비자들은 은행들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기준금리 내려가는데도 ‘요지부동’ 대출금리 한국은행의 예금은행 금리 통계에 따르면 2014년 1월∼2016년 1월 기준금리가 2.5%에서 1.5%로 1%포인트 하락하는 동안 정기예금 금리는 2.63%에서 1.63%로 똑같이 1%포인트가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75%에서 3.10%로 0.65%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예금금리와 대출금리가 각자 따로 움직인다는 불만이 새어 나오는 이유다. 최근 몇 달간은 더 심했다. 기준금리는 1.5%로 제자리였지만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해 11월 전월 대비 0.14%포인트 높은 3.04%, 12월엔 3.12%까지 오르는 등 ‘나 홀로’ 상승곡선을 그렸다. 대출금리의 인상 추세와 반대로 KB국민은행이 최근 예금상품 금리를 최대 0.2%포인트 인하하는 등 시중은행의 수신금리는 여전히 아래쪽을 향하고 있다. 이 같은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괴리는 두 금리의 산정체계 자체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발생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은행들의 자금조달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한다. 변동금리 대출의 경우 은행연합회가 매달 국내 9개 은행이 자금조달에 적용한 금리를 평균해 산출하는 코픽스(COFIX·은행 자금조달비용지수), 고정금리 대출은 보통 금융채 5년물 금리를 각각 기준금리로 사용한다. 반면 예금금리 등 수신금리는 특정 시장금리에 연동하지 않고 은행들이 수익성이나 리스크 관리 등을 반영해 임의로 정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마다 예금금리의 변동 주기나 기준이 제각각”이라며 “경쟁 은행과 영업전략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고 털어놨다. 대출금리와 달리 예금금리는 은행들이 자의적으로 낮출 여지가 충분한 셈이다. 하지만 은행들은 최근의 담합 논란에 대해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A은행 관계자는 “공정위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코픽스를 가지고 장난친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흘러나오나 본데 황당하다”며 “코픽스는 데이터를 가지고 가중 평균해 나오는 숫자라 은행들이 개입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담합 시비에 휘말릴까 봐 최대한 타행과의 연락도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또 지난해 말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상승곡선을 그린 것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선(先)반영되면서 금융채 금리가 움직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 영업비밀이라는 ‘가산금리’, 의혹 키워 그러나 이 같은 은행들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금리 산정 체계에 대한 의구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담합 의혹과 더불어 은행들이 대출금리 산정 시 자체적으로 더하는 가산금리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리는 식으로 금리 인하폭을 메우며 이자수익을 챙길 수 있다는 것이다. 동아일보가 은행연합회 통계를 이용해 KB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옛 외환 포함), NH농협, IBK기업, SC, 씨티 등 8개 시중은행의 2014년 1월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2016년 1월 금리를 비교한 결과 2년 새 가산금리는 0.16%포인트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가산금리가 오르다 보니 전체 대출금리의 인하폭은 한은 기준금리 하락폭에 턱없이 못 미치는 0.6%포인트에 그쳤다. 은행들은 가산금리가 점포 운영비와 인건비, 대출소비자의 신용도 등 각종 항목을 반영해 산정된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산식(算式)이나 반영 항목은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0.1%포인트의 금리 변동에도 예민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가산금리를 둘러싼 의혹이 끊이지 않는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금리 담합 의혹으로 은행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며 “은행들은 소비자가 원할 경우 최소한의 범위 안에서 가산금리 산정 근거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장윤정 yunjung@donga.com·김철중·황성호 기자}
“예금금리는 1%대로 떨어진 지 오래인데 왜 대출금리는 요지부동인 것이죠?” 공정거래위원회가 은행들의 예금·대출금리 담합 여부에 대해 조사에 나서면서 은행들의 금리 산정 체계가 도마에 올랐다. 기준금리 1% 시대에 예금금리가 가파르게 내리막을 타는 가운데서도 대출금리는 상대적으로 더디게 떨어지고 있어 금융소비자들은 은행들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기준금리 내려가는데도 ‘요지부동’ 대출금리 한국은행의 예금은행 금리 통계에 따르면 2014년 1월~2016년 1월 기준금리가 2.5%에서 1.5%로 1%포인트 하락하는 동안 정기예금 금리는 2.63%에서 1.63%로 똑같이 1%포인트가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75%에서 3.10%로 0.65%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예금금리와 대출금리가 각자 따로 움직인다는 불만이 새어 나오는 이유다. 최근 몇 달 간은 더 심했다. 기준금리는 1.5%로 제자리였지만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해 11월 전월 대비 0.14%포인트 높은 3.04%, 12월엔 3.12%까지 오르는 등 ‘나 홀로’ 상승곡선을 그렸다. 대출금리의 인상 추세와 반대로 KB국민은행이 최근 예금상품 금리를 최대 0.2%포인트 인하하는 등 시중은행의 수신금리는 여전히 아래쪽을 향하고 있다. 이 같은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괴리는 두 금리의 산정체계 자체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발생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은행들의 자금조달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한다. 변동금리 대출의 경우 은행연합회가 매달 국내 9개 은행이 자금조달에 적용한 금리를 평균해 산출하는 코픽스(COFIX·은행 자금조달비용지수), 고정금리 대출은 보통 금융채 5년물 금리를 각각 기준금리로 사용한다. 반면 예금금리 등 수신금리는 특정 시장금리에 연동하지 않고 은행들이 수익성이나 리스크 관리 등을 반영해 임의로 정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마다 예금금리의 변동 주기나 기준이 제각각”이라며 “경쟁 은행과 영업전략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고 털어놨다. 대출금리와 달리 예금금리는 은행들이 자의적으로 낮출 여지가 충분한 셈이다. 하지만 은행들은 최근의 담합 논란에 대해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A은행 관계자는 “공정위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코픽스를 가지고 장난친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흘러나오나 본데 황당하다”며 “코픽스는 데이터를 가지고 가중 평균해 나오는 숫자라 은행들이 개입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담합 시비에 휘말릴까 봐 최대한 타행과의 연락도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또 지난해 말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상승곡선을 그린 것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선(先)반영되면서 금융채 금리가 움직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영업비밀이라는 ‘가산금리’, 의혹 키워 그러나 이 같은 은행들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금리 산정 체계에 대한 의구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담합 의혹과 더불어 은행들이 대출금리 산정 시 자체적으로 더하는 가산금리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리는 식으로 금리 인하폭을 메우며 이자수익을 챙길 수 있다는 것이다. 동아일보가 은행연합회 통계를 이용해 KB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옛 외환 포함), NH농협, IBK기업, SC, 씨티 등 8개 시중은행의 2014년 1월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2016년 1월 금리를 비교한 결과 2년 새 가산금리는 0.16%포인트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가산금리가 오르다 보니 전체 대출금리의 인하폭은 한은 기준금리 하락폭에 턱없이 못 미치는 0.6%포인트에 그쳤다. 은행들은 가산금리가 점포 운영비와 인건비, 대출소비자의 신용도 등 각종 항목을 반영해 산정된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산식(算式)이나 반영 항목은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0.1%포인트의 금리 변동에도 예민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가산금리를 둘러싼 의혹이 끊이지 않는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금리 담합 의혹으로 은행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며 “은행들은 소비자가 원할 경우 최소한의 범위 안에서 가산금리 산정 근거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해외 투자가들이 몸을 사리면서 우리은행 민영화가 난항을 겪고 있다. 금융당국과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는 제값을 받고 팔 수 없는 상황에서 지분 매각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기보다 배당 확대 등을 통해 자금을 회수하며 시장 여건이 나아지길 기다리는 분위기다.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16∼26일 11일간 영국, 독일, 네덜란드, 스웨덴 등 유럽 주요 금융 중심지를 돌며 투자설명회(IR)를 진행했다. 현지 투자자들은 우리은행의 최근 실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과감한 투자 결정을 내리긴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투자가들이 우리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이지 않자, 공자위도 한발 물러서는 기색이다. 윤창현 공자위 민간위원장도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다보니 기존에 있던 지분 매수 희망자마저 떠나가는 상황”이라며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무리하게 매각을 추진하는 것보다 배당을 확대하는 것이 공적자금 회수를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윤 위원장은 “금융당국에 우리은행의 가치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배당확대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과점(寡占)주주’ 매각 방식으로 우리은행 민영화를 추진하기로 하고 중동 국부펀드들과 매각 협상을 벌여 왔다. 하지만 저유가가 계속되자 중동 국부펀드들이 해외투자에 소극적인 태도로 돌아섰다. 한때 1만 원대를 넘어섰던 우리은행 주가도 8000원대로 떨어졌다. 중동만 바라볼 수 없었던 이 행장은 이달 유럽을 방문해 연기금 등 굵직한 31개 투자가들을 만났지만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유럽에서 은행발(發) 금융위기설이 부각되며 대형 은행들의 주가가 급락하는 시기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유럽은행발 금융 리스크 등으로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상황”이라며 “현지에서 우리은행의 투자 매력을 적극 홍보했지만 구체적인 지분 매입 의사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IR 기간인 17∼25일 외국인이 우리은행 주식을 360만 주 순매수했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아직 중동 국부펀드와의 협상도 완전히 무산된 것은 아니다”라며 “조만간 공자위 회의에서 유럽 IR 결과와 배당 규모 등에 대해 의견을 조율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취임 1주년을 앞둔 임종룡 금융위원장(사진)은 2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금융회사들은 고객의 수익률이나 만족도를 기준으로 직원들의 성과 평가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정부가 주도적으로 개입해 산정하는 현행 신용카드 수수료 체계를 전면 재검토할 방침이라고 공개했다. 최근 기프트카드(무기명 선불카드) 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선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보안 강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지금 당장 국회에 쫓아가고 싶을 정도입니다. 우리 자본시장도 경쟁을 통해 발전해 나가야 하는데 법 개정안이 처리가 안 돼 가슴이 뻥 뚫린 것 같습니다.” 3월이면 취임 1주년을 맞는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아직도 ‘금융개혁’에 목이 마른 듯했다. 그는 2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취임 이후 오로지 금융개혁이라는 화두에 매달려 1년을 보냈다”면서도 “개혁의 틀은 만들었지만 국민이 체감할 정도의 결과물을 만들지는 못했다”고 자책했다. 특히 거래소를 지주회사로 바꾸고 유가증권, 코스닥 등 기존 시장을 자회사로 분리시키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글로벌 거래소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선 하루빨리 변화가 필요한데 법의 본질과는 무관한 지주사의 소재지(부산) 문제를 놓고 여야의 정쟁이 벌어지며 법안 통과가 무산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임 위원장은 아쉬움을 뒤로한 채 앞으로의 목표를 고객의 자산 증식 등 국민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금융개혁으로 정했다. 그러면서 “금융회사들이 직원 평가를 할 때 고객 만족도와 같은 고객 중심 지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권에 ‘성과주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데 성과 경쟁이 치열해지면 불완전 판매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성과 평가 시스템을 고치면 해결된다. 예·적금 수신, 대출액과 같은 계량지표 외에 고객 만족도, 고객 수익률과 같은 고객 위주의 지표들로 평가를 한다면 과당 경쟁의 폐해를 막을 수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해외 은행들도 영업 목표를 없애고 고객 서비스 만족도를 보고 있다. 얼마나 상품을 많이 팔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고객 돈을 불려줬느냐가 금융회사의 평가 지표가 돼야 한다.” ―증권사뿐 아니라 은행에도 고객 돈을 알아서 굴려주는 일임업을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한해 허용해 줬는데…. “국민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줘 재테크를 돕기 위함이다. ISA만큼은 금융회사 간 경쟁을 붙이는 게 국민들에게는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단, 은행에 일임업을 완전히 허용하는 것은 기존 질서를 너무 무너뜨릴 수 있어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정부가 개입하는 현행 신용카드 수수료 산정 체계를 두고 비판이 많은데…. “지금은 수수료 원가를 3년마다 산정하고 영세가맹점 수수료율은 정부가 직접 개입해 결정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런 체계가 지속 가능할 것인지 의문이 든다. 과연 원가가 상승해 수수료를 올렸을 때 가맹점들이 동의할 것이냐는 문제도 있고 영세가맹점을 정부가 보호해 주는 것을 두고 ‘관치(官治)’ 시비가 계속될 수 있다. 올해 카드사들의 수수료율 산정 실태를 점검한 뒤 전반적인 카드 수수료 체계 개편에 나서겠다.” ―올해 창조경제·문화융성 분야를 지원하기 위해 80조 원의 정책자금을 푼다고 했는데…. “정책금융 지원 체계를 전면 개편할 방침이다. 매년 수십조 원의 정책자금이 신성장 산업에 지원됐지만 정부 돈이 흘러간 산업이 얼마나 성장을 했고 효과를 봤는지 평가하는 체계가 전혀 없었다. 앞으로는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들이 모여 체계를 정비할 방침이다. 정책자금이 어떻게 쓰였는지 추적하는 사후 평가 체계를 처음으로 만들 것이다.” ―최근 기프트카드가 해킹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동아일보 보도를 보고 깜짝 놀라서 담당자들에게 바로 확인을 지시했다. 카드사들이 기프트카드의 보안 문제에 소홀했던 측면이 있다. 조속한 시일 내 보안 방안을 마련하겠다.”장윤정 yunjung@donga.com·정임수 기자}

금융 당국이 다음 달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출시를 앞두고 과열되고 있는 금융회사들의 고객 유치 경쟁에 제동을 걸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사진)은 24일 시중은행장 및 증권사 사장, 금융 관련 협회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ISA 준비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불완전 판매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며 “불완전 판매 우려가 해소될 때까지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이 직접 미스터리쇼핑 등 현장 점검을 강도 높게 시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임 위원장은 금융회사들에 “ISA는 대다수 국민이 가입 대상이고 세제 혜택을 주는 상품인 만큼 투자자 보호에 소홀하면 안 된다”며 “외형 경쟁이 아니라 수익률에 집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금융 당국이 ISA 수익률에 대한 비교 공시 체계도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다만 은행권에 파생상품 판매 자격을 갖춘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감안해 자격 취득을 위한 교육을 온라인으로 대체할 수 있게 허용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파생상품 투자 권유 인력’ 자격을 따려면 사전에 반드시 정해진 시간의 오프라인 교육을 받은 뒤 시험을 통과해야 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온라인 교육이 허용되면 불완전 판매 가능성이 더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제일모직과의 합병에 반대하며 삼성물산과 경영권 분쟁을 벌인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주식 대량보유 공시 의무인 ‘5%룰’을 위반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된다. 23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24일 정례회의에서 엘리엇에 대한 제재안을 의결할 방침이다. 앞서 증선위 자문기구인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가 엘리엇을 검찰에 통보키로 한 원안을 통과시킨 바 있어 증선위도 같은 결론을 내릴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엘리엇이 지난해 삼성물산 지분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총수익스와프(TRS)’라는 파생금융상품을 악용해 의도적으로 주식 대량보유 공시 의무를 피해 간 것으로 판단했다. TRS는 매매에 따른 손익은 투자자에게 귀속되지만, 거래 주식에 대한 보고 의무는 계약자(증권사)가 부담하는 구조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1994년 창립된 아마존은 인터넷 서점으로 출발해 이제 월마트보다 더 많은 물건을 파는 e커머스(전자상거래)의 대표 주자가 됐습니다. 국내에도 곧 인터넷 전문 은행이 출범하는데 핀테크(FinTech·금융기술)가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만큼 보안 수요는 더 커질 수 있습니다.”(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핀테크와 보안은 붙어 다니는 말입니다. 빠른 서비스를 자랑하다 보안에 구멍이 뚫린 인천공항의 사례에서 보듯 서비스가 좋아도 보안이 취약하면 핀테크는 후퇴할 수 있습니다.”(최승천 금융보안원 보안연구부 부장) 핀테크 시대를 맞아 금융 생태계는 숨 가쁜 변화의 물살을 타고 있다. 삼성페이, 애플페이 등 각종 간편 결제 서비스가 신용카드를 대신하기 시작했고 당장 올 하반기부터 인터넷 전문은행 K-뱅크와 카카오뱅크가 본격적인 서비스를 개시한다. 온라인을 통해 다수의 투자자에게서 자금을 조달하는 크라우드펀딩,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 서비스도 출현했다. 전문가들은 금융 환경을 바꿔 놓을 핀테크의 성공은 보안이 관건이라며 금융 당국은 물론 개별 기업들도 핀테크 시대에 걸맞은 업그레이드된 보안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임 교수는 디지털 기반으로 모든 사람과 사물이 연결되어 있는 ‘초연결 사회’가 도래하며 보안 사고의 위협은 더 커졌다고 진단한다. 임 교수는 “2016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도 사이버 공격, 정보 인프라 파괴가 29개 주요 글로벌 리스크 중 하나로 지적됐다”며 “사이버 공격이 경제에 미칠 수 있는 위험이 높은 만큼 금융권도 대응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미 금감원 IT·금융정보보호단 선임국장 역시 “금융 혁신 못지않게 전자 금융 사고도 계속되고 있다”며 “보이스피싱에서 청와대를 사칭한 e메일, QR코드를 활용한 피싱 등으로 보안에 대한 위협도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북한 리스크’도 무시할 수 없는 위협 요인 중 하나다. 2009년 7월 디도스 공격, 2013년 3월 방송국, 은행 전산망 공격 등 과거 북한은 핵 실험과 한두 달의 시차를 두고 사이버 공격을 가해 왔다. 김 국장은 “연초 북한 미사일 발사 이후 금융 회사들이 24시간 대응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 교수는 위협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몇 가지 규칙에 근거하는 사전 규제 중심의 보안시스템이 아니라 위협을 감지하고 이를 사후에 대응할 수 있는 ‘신(新)보안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생체인증을 활용해 보안성을 강화하고 이상 금융 거래 탐지 시스템(FDS)도 더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인터넷 전문 은행의 경우에도 키보드 보안, 백신뿐만 아니라 자필 서명 인식과 영상통화 등 다양한 보안 수단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선임국장도 “금융 당국도 금융 회사들이 자율적인 보안 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는 방식으로 보안 규제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며 “금융 회사들이 보안에 투자를 확대하고, 내부 통제를 강화하도록 계속 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금감원은 금융 회사의 IT 실태 평가를 위한 계량화 지표를 만드는 한편 전산망 업그레이드와 같은 대규모 IT사업을 할 때 보안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체크리스트도 마련할 예정이다. 금융 당국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변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최승천 부장은 “조사 결과 국민의 52.2%가 핀테크를 이용하겠다고 밝혔지만 핀테크를 이용하지 않겠다는 이들의 절반 정도는 보안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꼽았다”며 “핀테크를 다루는 사람은 보안을 꼭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특히 중소 금융사의 보안 대책이 시급하다”며 “외부 컨설팅 등을 통해서라도 보안 체계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렬 한국신용정보원 정보분석부 부장은 “대부분의 금융 사고가 내부자들의 정보 유출에 의해 일어났다”며 “보안 담당자들의 의식 변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력한 보안 서비스는 금융사들이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무기’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임 교수는 “글로벌 기업들의 보안회사 인수가 적지 않다”며 “스타트업들과 금융 보안을 위한 다양한 협업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장윤정 yunjung@donga.com·박희창 기자}
제일모직과의 합병에 반대하며 삼성물산과 경영권 분쟁을 벌인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주식 대량보유 공시 의무인 ‘5%룰’을 위반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된다. 23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24일 정례회의에서 엘리엇에 대한 제재안을 의결할 방침이다. 앞서 증선위 자문기구인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가 엘리엇을 검찰에 통보키로 한 원안을 통과시킨 바 있어 증선위도 같은 결론을 내릴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엘리엇이 지난해 삼성물산 지분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총수익스와프(TRS)’라는 파생금융상품을 악용, 의도적으로 주식 대량보유 공시의무를 피해간 것으로 판단했다. TRS는 매매에 따른 손익은 투자자에게 귀속되지만, 거래 주식에 대한 보고의무는 계약자(증권사)가 부담하는 구조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이르면 7월부터 한국신용정보원의 금융회사 신용정보를 토대로 한 빅데이터 통계가 발표된다. 금융위원회는 22일 신용정보원, 금융보안원과 함께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빅데이터 활성화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밝혔다. 우선 빅데이터 활성화를 위해 한국신용정보원이 보유한 신용정보를 분석하기 쉽게 표준화해 통계로 제공하기로 했다. 가령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화장품 성분 데이터를 공개하자 화장품 성분 분석 애플리케이션(앱)이 개발된 것처럼 한국신용정보원도 핀테크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는 통계를 먼저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신용정보원은 금융회사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를 4월까지 선정해 시범 분석을 해본 뒤 7월부터 통계를 내놓을 예정이다. 여러 업권별 정보를 신용정보원이 결합한 통계 결과도 제공할 계획이다. 은행과 카드 등 여러 업권을 아우른 정보가 있어야 효과적인 분석이 가능하다는 업계 요청에 따른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신용정보법 개정이 필요한데 금융위는 올해 중 법 또는 시행령 개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빅데이터 활용 근거 마련을 위해 신용정보법 개정안을 조속히 마련할 계획”이라며 “단, 빅데이터 활용은 개인 신용정보를 철저히 보호한다는 전제하에서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여러 금융상품을 한바구니에 담아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만능통장’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3월 14일 출시를 앞두고 금융권의 경쟁이 뜨겁다. 시중은행들은 벌써부터 ISA 가입을 위한 사전 예약을 받거나 ‘ISA 연계 예금’을 내놓는 등 고객 잡기에 나섰다. 또 가입 고객에게는 경품으로 자동차를 주는 등 각종 이벤트도 줄을 잇고 있다. 전문가들은 “ISA가 비과세 혜택을 제공하는 매력적인 상품이지만 긴 의무 가입 기간, 수수료 등 고려해야 할 부분도 적지 않다”며 꼼꼼하게 따져본 뒤 신중하게 가입에 나설 것을 조언한다. 두둑한 세제 혜택은 강점 국민들의 ‘재산 불리기’를 위해 도입된 ISA는 예·적금, 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선택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통합 관리할 수 있는 계좌다. 가장 큰 특징은 두둑한 세제 혜택이다. 총급여 5000만 원 이하 근로자와 종합소득 3500만 원 이하 사업자는 순수익 250만 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초과분에 대해서도 9.9%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예를 들어 연소득 5000만 원 이하 가입자가 연간 납입 최대 금액인 2000만 원(월 167만 원)을 5년간 꾸준히 넣으면 수익률을 연 4%로 가정할 경우 1087만 원의 수익이 발생한다. 기존 금융상품에 투자했다면 수익의 15.4%(지방소득세 포함)인 167만 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하지만 ISA를 통해 투자하면 비과세 한도(250만 원)를 제외한 837만 원에 대해 분리과세 9.9%가 적용돼 세금으로 83만 원만 내면 된다. 일반 금융상품에 투자했을 때보다 세금을 84만 원 덜 내게 되는 것이다. 가입 기간에 발생한 상품별 이익과 손실을 모두 더한 최종 순수익에 세금을 매긴다는 점도 강점이다. 예컨대 5년간 두 개의 금융상품에 각각 투자해 하나의 상품에서 400만 원의 이익을 보고 나머지 상품에서 90만 원의 손해를 봤다면 현재는 이익을 본 400만 원에 대해 15.4%의 세금(61만6000원)을 내야 한다. 하지만 ISA 계좌 내에서 이 두 가지 상품에 투자했다면 두 상품의 이익과 손실을 더한 순이익 310만 원이 과세 대상이다. 게다가 총급여 5000만 원 이하의 근로자의 경우 250만 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므로 초과분 60만 원에 대해서만 9.9%(5만9400원)의 세금을 내면 된다. 의무 가입 기간 5년, 수수료는 신중히 고려해야 ISA 상품은 크게 신탁형과 일임형 2가지 종류로 나뉜다. 일임형 상품은 가입자가 구체적인 운용 지시를 내리지 않아도 금융회사가 알아서 포트폴리오를 결정하고 편입 상품을 교체하는 것이 가능하다. 반면 신탁형은 금융회사가 조언은 제공할 수 있지만 최종적으로 어떤 상품을 계좌에 담을지에 대한 결정은 투자자가 직접 해야 한다. 투자 경험이 많아 스스로 어떤 상품에 얼마를 투자할지 결정할 수 있다면 신탁형을, 그렇지 않다면 금융회사에 돈을 맡기면 알아서 투자 성향에 맞는 ‘모델 포트폴리오’로 굴려주는 일임형을 선택하면 된다. 당초 은행은 일임업을 할 수 없어 신탁형 상품만 취급이 가능했지만 금융당국은 최근 은행에도 ISA에 한해 일임업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은행과 증권사 어디에서나 신탁형과 일임형을 모두 가입할 수 있다. 다만 주의할 점도 적지 않다. 일단 비과세 혜택 등을 누리려면 의무 가입 기간 5년(급여 5000만 원 또는 종합소득 3500만 원 이하, 청년 등은 3년)을 채워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중도해지 시 그간의 덜 냈던 세금을 토해내야 한다. 금융회사에 지불해야 할 수수료도 소비자들이 꼼꼼하게 따져야 할 부분이다. 신탁형 ISA는 고객이 신탁 계약을 통해 금융회사에 자금을 맡기는 구조이기 때문에 금융회사들이 ISA 가입자에게 신탁보수를 받을 수 있다. 일임형 ISA는 증권사가 알아서 자산을 굴려주기 때문에 편리하지만 신탁형보다 보수가 더 비싸질 수 있다. 금융당국은 ISA 관련 수수료를 금융사 자율에 맡길 예정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공시 등을 참고해 유리한 곳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 은행, 증권사들 고객 유치 전쟁 이미 은행과 증권사들은 벌써부터 한 명의 고객이라도 더 모시기 위한 전쟁에 돌입했다. ISA 가입을 예약한 고객들에게는 우대금리는 기본이고 고금리 상품까지 제공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ISA 계좌 가입을 위한 상담 예약을 하고 상품에 가입한 투자자에게 연 3.5% 금리의 특판 환매조건부채권(RP)을 제공하기로 했다. 현금이나 상품권 등을 경품으로 내건 증권사들도 있다. 키움증권은 ISA 계좌 상담 예약을 받고 있는데 예약을 한 투자자 중 선착순 2000명을 대상으로 가입 금액의 1%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행사를 벌이기로 했다. 투자자가 키움증권 ISA 계좌에 300만 원을 넣으면 3만 원을 돌려준다는 뜻이다. 은행들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신한은행은 ISA 가입 예약 이벤트를 시작하며 자동차를 경품으로 내걸었다. ISA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현대자동차 ‘아반떼’, LG전자의 ‘트롬 스타일러’ ‘로봇청소기’, 신세계 모바일 백화점 상품권(5만원) 등의 경품을 제공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ISA에 가입할 경우 최대 연 2.1%의 금리를 제공하는 ‘ISA 우대 정기예금’을 선보였다. 기본금리는 연 1.6%이지만 2월 29일까지 ISA 가입 예약을 하면 0.2%포인트, ISA에 100만 원 이상 가입하면 0.3%포인트 등 최대 연 0.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