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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총선에서 무소속 후보들의 성적표는 초라했다. 18대 총선에선 친박 바람과 함께 무소속이 25명이나 당선됐지만 이번에는 3명에 불과했다. 민주통합당이 경선 과정에서 투신자살 사건이 발생해 공천자를 내지 않은 광주 동에서는 8명의 후보가 난립한 가운데 현역인 박주선 후보가 당선됐다. 전북 정읍에서는 정읍시장 출신의 유성엽 후보가 18대 총선에 이어 연달아 무소속 간판으로 배지를 달았다. 경남 거제에 출마한 거제경찰서장 출신의 김한표 후보는 영남에서 당선된 유일한 무소속 후보가 됐다. 반면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한 유정현(서울 중랑갑) 정미경(경기 수원을) 석호익 후보(경북 고령-성주-칠곡) 등은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 12월 한나라당을 탈당한 김성식(서울 관악갑) 정태근 후보(서울 성북갑)도 새누리당이 이들의 지역구에 공천하지 않았지만 야당 후보에게 패했다. 이번에는 공천에서 탈락한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이 백의종군 의사를 밝히며 탈당 도미노를 막았다. 조영택(광주 서갑) 신건(전북 전주 완산갑) 조배숙(전북 익산을) 최인기 의원(전남 나주-화순) 등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한 현역 의원은 모두 낙선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10일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현대백화점 신촌점 앞에서 열린 새누리당 마포-서대문구 합동유세장에 참석한 유권자들. 한 시민이 유세단 방향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총선 하루 전인 10일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서 보수 후보 간의 단일화가 이뤄졌다. 이날 자유선진당 김성은 후보는 “진정한 보수의 결집을 호소하기 위해 큰 결심을 했다. 저를 격려하고 지지해 준 소중한 한 표를 참다운 보수 결집을 위해 써 달라”며 후보직 사퇴와 새누리당 홍사덕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에 앞서 6일 친야 성향의 정통민주당 정흥진 후보는 민주통합당 정세균 후보와 단일화 여론조사를 한 뒤 후보를 사퇴했다. 이에 따라 종로는 홍사덕-정세균 후보의 맞대결로 압축됐다. 두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 ‘피 말리는’ 접전을 벌이고 있다. 경기 파주을에서는 9일 실시된 야권 후보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무소속 박정 후보가 통합진보당 김영대 후보를 누르고 단일후보로 결정됐다. 파주을은 민주당과 통진당의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민주당의 무공천이 결정돼 김 후보가 양당 단일후보로 등록했다.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박 후보는 파주을 양보에 반발해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파주을은 휴전선과 가까운 곳으로 유권자들은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다. 그러나 신도시 조성 등으로 젊은층이 대거 유입되면서 표심의 변동도 감지되고 있다.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선 김 후보와 박 후보의 지지율 합계가 재선 의원인 새누리당 황진하 후보를 앞섰다. 전북 전주 완산을에선 야권 후보 단일화가 최종 결렬됐다. 이에 따라 이 지역 구도는 이명박 정부에서 첫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지낸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와 민주당 이상직, 통진당 이광철 후보의 3자 대결로 확정됐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용지 제작이 끝난 후에 사퇴한 후보의 이름은 투표용지에서 지울 수 없는 만큼 투표 당일 투표소에 안내문을 붙여 후보 사퇴 사실을 알릴 예정이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

10일 서울 종로구 효제초등학교에서 종로구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기표소와 표지판 등 투표 관련 물품을 준비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9일 서울 동대문구 장한평역 앞에선 오전 7시 반부터 큰 콘서트가 벌어진 듯했다. 동대문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홍준표, 민주통합당 민병두 후보가 유세차를 총동원해 음악을 틀어놓고 출근인사에 돌입한 것. 홍 후보는 유세차에 올라 출근하는 차량을 향해 음악에 맞춰 손을 흔들었고, 민 후보는 지하철역 입구를 오가며 부지런히 악수를 청했다.버스정류장에 서 있던 직장인 오태석 씨(38)는 “후보들이 한곳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을 보니 여기가 박빙승부 지역이라는 얘기가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동대문을을 포함한 성동-광진-중랑-성북-강북-도봉-노원 등 동북벨트 17곳은 역대 총선의 서울지역 승부를 갈랐다. 열린우리당(현 민주통합당)이 서울 48석 중 32석을 차지했던 2004년 17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동대문을 한 곳밖에 건지지 못했다. 한나라당이 서울 40곳을 휩쓸었던 18대 총선 때 민주당은 동북벨트에서 2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서울 동북부 판세는 민간인 사찰파문 등 정권심판론과 ‘노원발 김용민 막말 파문’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며 “대부분 백중지역이고 최악의 경우 2, 3석밖에 못 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주말을 기점으로 기독교계가 움직이면서 동북벨트 각 지역에서 새누리당 쪽으로 2∼3%의 이동이 감지되고 있다는 게 새누리당 측 주장이다. 새누리당 김동성 후보와 민주당 홍익표 후보가 맞붙은 성동을에서도 정권심판론과 막말 파문이 화제였다. 왕십리역 옆의 한 카페에서 만난 대학생 김성훈 씨(23)는 “이명박 정권과 새누리당이 싫었지만 김 후보에 대한 민주당의 행태를 보니 거기도 답이 아닌 거 같다”고 말했다.동북벨트 일대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중도 사퇴로 인한 뉴타운 개발 중단, 경전철 등 지역 건설사업 재검토 등이 새누리당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노원구 당현1교 부근의 노점에서 물건을 보던 주부 박모 씨(43)는 “노원이 제대로 된 교육 일번지가 되고 재개발도 빨리 이뤄지길 바란다, (새누리당 노원을) 권영진 후보가 잘 해왔지 않냐”고 했다. 다른 손님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민주당에 입당했으니 지역사업 추진엔 민주당 출신 (우원식) 후보가 낫다”고 받아쳤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경기 고양 4곳 중 1곳 우세, 3곳 박빙이다.”(새누리당) “2곳 우세, 나머지 2곳은 우세에 가까운 박빙이다.”(민주통합당) 9일 경기 북부벨트의 중심인 고양시의 4개 선거구에 대한 여야의 판세 분석이다. 유권자 반응도 엇갈린다.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의 한 상가에서 만난 손대철 씨(54)는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를 찍었다. 그러나 실망했다”며 “새누리당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민주당에서 새로운 희망을 기대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사회복지사 김새롬 씨(23·여)는 “아직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고 말했고, 조영현 씨(70·여)는 “현 정부가 잘한 일도 있었고 못한 일도 있었다. 초선인 현역 의원(새누리당 후보)이 한 번 더 한 뒤 평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야권에선 서울에 인접한 경기 지역 민심이 진보 성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본다. 젊은 서민층이 많이 사는 데다 ‘정권 심판론’까지 불고 있어 유리한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은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새누리당의 강세, 민주당의 약세 지역구도 박빙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안산 단원갑, 군포, 하남 등 18대 총선 때 민주당이 승리했던 지역구에서도 새누리당 후보가 우세를 보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경기 전체를 놓고 보면 민주당이 좀 더 앞서 있는 분위기다. 새누리당은 경기 52곳 중 우세 22곳, 박빙 8곳, 열세 22곳으로 자체 분석했다. 민주당은 우세 27곳, 박빙 20곳, 열세 5곳으로 전망했다. 고양=이유종 기자 pen@donga.com}
4·11총선을 사흘 앞둔 8일 각 지역구 후보들의 지상전과 함께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간 공중전의 ‘화염’이 여의도에 진동했다. 여야는 이날 상대 당 핵심 후보의 논문 표절과 재산등록 누락 의혹과 같은 온갖 정보를 동원해 막판 총공세를 펼쳤다.새누리당은 서울 종로의 민주당 정세균 후보와 부산 사상의 문재인 후보를 정조준했다. 조윤선 대변인은 8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 후보는 2004년 2월 경희대 경영학과 박사학위 논문을 쓰면서 1991년 고려대 경영대에 제출된 이모 씨의 석사학위 논문을 표절했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의 논문에서 ‘마케팅은 그 경계와 관련하여 3가지의 상이한 의식수준으로 구분될 수 있는데’라고 시작하는 단락 등 3부분 17쪽에 걸쳐 이 씨 논문과 동일한 문장이라는 게 새누리당의 주장. 이 씨의 논문엔 ‘마케팅은 그 경계와 관련하여 3가지의 상이한 의식 수준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라는 대목이 있다. 전광삼 수석부대변인은 “정 후보가 2004년 총선과 노무현 대통령 탄핵이라는 급박한 정치 일정에서 언제 논문을 썼는지 의문”이라면서 후보 사퇴를 요구했다.새누리당은 또 문재인 후보가 자기 소유의 경남 양산의 건물 일부를 재산신고에서 누락했다고 공격했다. 조 대변인은 “건물 중 37m² 한옥 일부가 국유지를 침범한 무허가 건축물이며 이번 총선후보 재산신고에서 누락됐다”면서 차명재산을 신고하지 않아 당선 무효가 된 대법원 판례를 제시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규칙 중 재산신고 서식 기재요령엔 무허가 건물은 허가·등기여부에 관계없이 매입가액 등으로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민주당도 이날 새누리당의 부산 사하갑 문대성 후보의 논문 표절과 해운대-기장을 하태경 후보의 친일 발언 논란을 소재로 역공을 펼쳤다. 김유정 대변인은 “문 후보의 박사논문을 심사했던 교수가 ‘표절이 200% 확실하고 거의 대필 수준으로 본다’고 말했다고 한다”며 “문 후보의 박사논문은 이미 학술단체협의회가 표절이라 결론을 내렸다. 문 후보는 더는 망신을 자초하지 말고 사죄하고 사퇴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말했다.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문재인 후보에 대한 새누리당의 의혹 제기에 대해 “문 후보는 이 집을 원소유자로부터 지금 있는 그대로 매수했을 뿐”이라며 “새누리당이 주장한 중앙선관위 규칙은 후보자에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선관위 공직자에게 해당하는 조항”이라고 주장했다. 정 후보의 표절 의혹에 대해선 김현 대변인이 “표절이라고 주장하는 부분은 출처를 모두 밝힌 것”이라고 반박했다.이날 각 당 소속 자치단체장들의 선거 개입 논란도 불거졌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송영길 인천시장이 지역 행사장에서 ‘야당 후보가 사업예산을 따냈다’는 허위사실을 말해 시구의원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새누리당 소속 송숙희 부산 사상구청장이 지역 내 기초단체장과 주민들에게 손수조 후보의 지원을 요청하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 관권선거를 시도했다”며 송 구청장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송 구청장은 “그런 문자를 보낸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
4·11총선에서 통합진보당이 거둘 성적에 관심이 모아진다. 통진당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진보정당의 원내교섭단체 구성이라는 이변을 일으킬 수 있을지는 여전히 알 수 없지만, 의미 있는 의석수로 ‘캐스팅보트’를 쥐고 19대 국회를 흔들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6일 현재 246곳의 지역구 중 노회찬 후보(서울 노원병)가 우세를 보이고 있고 천호선(서울 은평을) 이상규(서울 관악을) 심상정(경기 고양 덕양갑) 오병윤(광주 서을) 김창현(울산 북) 문성현(경남 창원 의창) 손석형(경남 창원 성산) 김선동(전남 순천-곡성) 후보 등이 상대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다. 전국적으로 통진당 후보의 경합 지역은 15곳 정도로 집계된다. 이 지역들은 대부분 민주통합당과의 후보 단일화가 이뤄져 사실상 새누리당 후보와 1 대 1 구도로 선거전이 진행되고 있어 유리한 상황이다. 비례대표 의원을 선출하는 정당투표에서도 통진당은 10% 정도의 득표로 6∼8석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업체인 리얼미터가 지난달 28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7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통진당은 비례대표 선출을 위한 정당명부제 투표에서 12.1%로 8석 정도를 얻는 것으로 예측됐다. 지역구 성적에 따라 원내교섭 단체(20석 이상) 구성까지는 아니더라도 15석 안팎의 의석을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통진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은 2004년 17대 총선에서 지역구 2곳과 13.0%의 정당득표율로 8석의 비례대표 의석을 차지해 원내 제3당(10석)의 위치를 차지했다. 그러나 4년 후인 18대 총선에서는 지역구 2석과 비례대표 3석(정당득표율 5.7%)을 얻는 데 그쳤다. 당시 민노당 주류의 종북 노선에 반기를 든 노회찬 심상정 전 의원 같은 당의 간판스타들이 민중민주(PD) 계열을 이끌고 탈당해 진보신당을 만들어 독자적으로 총선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진보신당은 당시 정당투표에서 2.9%를 얻었다. 이번 총선은 보수진영이 강세를 보인 18대 총선보다는 진보진영이 힘을 얻었던 17대 총선과 유사한 환경이어서 통진당에는 더욱 유리한 상황이다. 현재 통진당은 7석의 의석을 갖고도 80석의 민주당을 좌지우지하면서 사실상 야권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다. 민주당은 단일화 과정에서 오랜 중도 정체성을 포기하고 주요 노선에서 통진당의 주장을 수용했다. 19대 국회에서 의석이 더 늘어난 통진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제주 해군기지 백지화, 한미동맹 무력화, 국가보안법 폐지 등을 주도하고 대선을 앞둔 민주당은 여기에 끌려 다닐 가능성이 높다. 통진당은 향토예비군 창설 44주년인 6일 예비군 폐지 공약을 발표했다. 통진당은 “군사 쿠데타를 일으켰고 영구 집권을 도모하던 박정희 정권이 북한의 위협을 빌미로 수백만에 달하는 사람들을 군대로 편제한 것이 예비군의 시작”이라며 “냉전과 군부독재의 유산을 청산하고 20, 30대에게 사회적 사상적 자유 등 국민 기본권을 돌려주기 위해 예비군을 폐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통진당은 △예비군 4년 편제 △동원훈련 폐지 △예비군도 양심적 거부 인정 및 대체복무 등을 먼저 실시해 예비군을 대폭 줄인 뒤 향토예비군설치법을 폐지해 최종적으로 예비군 제도 자체를 없앤다는 계획이다.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

《 대한민국 ‘정치 1번지’다운 살얼음 승부다. 새누리당의 최고 중진인 6선의 홍사덕 의원과 민주통합당 전 대표인 4선의 정세균 의원이 펼치는, 양당이 자존심을 건 4·11총선의 최대 승부처. ‘표밭 현장을 가다’의 마지막 회로 서울 종로를 택한 이유다. 》 ■ 새누리당 홍사덕 후보“깊이 묵상하시고 꼭 투표해 주십시오. 자라는 자녀들을 생각하시면서 꼭 투표해 주십시오.” 무쏘스포츠를 개조한 선거차량에 오른 새누리당 홍사덕 후보는 6일 헤드셋 마이크를 끼고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차량 한 대가 겨우 지날 수 있는 서울 종로구 연건동 골목에서다. 막다른 길에 이르면 돌아 나오고, 차량이 마주 오면 곡예하듯 후진을 하면서도 골목을 구석구석 누볐다. 이날로 연건동 골목만 벌써 네 번째. 선거 전까지 종로 전 지역을 7바퀴 돌 계획이다. 홍 후보는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을 지키느냐, 지키지 못하느냐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처럼 당선을 간절히 원한 적이 없다”며 “개인적 욕심 때문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갈림길에 서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인사동 유세에는 현재 종로가 지역구인 새누리당 박진 의원과 이 지역에서 16대 의원을 지낸 정인봉 전 의원 등이 총출동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도 지원에 나섰다. 홍 후보는 국회의원을 6번 하는 동안 단 한 번도 같은 지역구를 택한 적이 없다. 그만큼 도전의 연속이었지만 이번 선거는 어느 때보다 힘든 승부가 예상된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면 끔찍한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이번 선거 결과에 국운이 달렸습니다.” 그는 특유의 부드럽고 느릿한 말투 속에 단호함을 실어 유권자들에게 한 표를 부탁했다.:: 홍사덕 후보는 :: △경북 영주(69) △서울대사대부고, 서울대 외교학과 △국회부의장 △정무제1장관 △한나라당 원내총무 △11·12·14·15·16·18대 국회의원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 민주통합당 정세균 후보6일 오전 7시 서울 지하철 1호선 동대문역 입구. 민주통합당 정세균 후보는 출근하는 시민들에게 선거 명함을 나눠 줬다. 부지런히 악수도 했다. 정 후보는 “고향에서 치른 선거 4번을 합한 것보다 이번 선거가 더 힘들다. 그만큼 치열했다. 악수만 2만 번 이상 했다”고 말했다. 체중도 4.5kg 빠졌다. 전북 진안-무주-장수-임실에서 4선을 지낸 정 후보는 지난해 11월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의회 권력을 잡지 못하면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그래서 종로에 도전장을 냈고 제2의 정치인생을 시작했다”며 “더 큰 정치를 위한 출발점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민주당의 대선주자 중 한 명으로 분류된다. 최근 정호준(중구), 유승희 후보(성북갑) 등과 함께 동대문 일대를 강북패션벨트로 조성하는 내용의 지역연대 공약도 발표했다. 종로에서 당선된 정치인은 정치적인 성장세가 두드러졌던 사례가 많다. 1996년 15대 총선에선 신한국당 이명박 후보가 민주당 노무현 후보를 이겼고 새정치국민회의 노무현 후보는 1998년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 현재 후보만 9명이다. 누상동에서 20여 년을 거주한 유희순 씨(63)는 “여야 모두 거물급 정치인을 후보로 냈지만 인물에는 변별력이 크지 않다. 평소 지지하는 정당의 후보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정세균 후보는 ::△전북 진안(62) △전주 신흥고, 고려대 법학과 △15∼18대 의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열린우리당 의장 △산업자원부 장관 △민주당 대표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전통적인 텃밭에서 여전히 강세를 보이지만 적진에 뛰어든 일부 새누리당 후보는 몇몇 여론조사에서 1위를 하며 ‘이변’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호남 30개 선거구 중 통합진보당에 양보한 광주 서을과 경선 선거인단 모집 과정에서 자살사건이 발생한 광주 동을 뺀 28곳에 후보를 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 보면 민주당은 최소한 25곳 정도에서 당선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광주 서을과 전북 완산을, 통합진보당은 전남 순천-곡성, 무소속은 전남 나주-화순과 전북 정읍에서 각각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민주당은 “결국 민주당이 승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광주 서을에선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인 통합진보당 오병윤 후보에게 맞서 줄곧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가 당선되면 1985년 중선거구제에서 민주정의당 의원이 배출된 뒤 27년 만의 일이다. 이명박 정부 첫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출신인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전북 전주 완산을)도 야권의 표심이 민주당 이상직, 통진당 이광철 후보로 나뉜 상황에서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대구 수성갑에서는 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도전장을 냈으나 새누리당 이한구 후보를 쉽사리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민주통합당은 4·11총선을 앞두고 휴대전화 기본요금과 가입비, 문자메시지 요금 등을 폐지하는 내용의 ‘통신비용 경감-반값생활비 민생정책’을 3일 발표했다. 민주당은 가계 지출에서 통신비 비중이 올라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보고 1만1000원 정도의 휴대전화 기본요금과 2만4000∼3만6000원의 가입비를 단계적 인하를 거쳐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톡 등 무료 메신저 서비스가 일반화되고 있는 만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SMS 20원, MMS 30원) 요금도 단계적으로 없애겠다고 했다. 이동통신사의 무선인터넷 와이파이(Wi-Fi)를 공용화해 무상으로 제공하고, 합리적인 통신요금 산정을 위해 정부, 통신사업자, 시민단체, 전문가가 협의체를 구성하는 방안도 정책에 포함했다.}

《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봉하마을)이 있는 경남 김해을은 ‘노무현 바람’의 진원지. 17,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패했다. 지난해 4월 보궐선거에선 이명박 대통령이 국무총리로 낙점했던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가 노 전 대통령의 보좌관 출신인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를 가까스로 이겼다. 전현직 대통령의 ‘대리전’은 이번 총선에서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 ■ 새누리당 김태호 후보“아따, 엄청나게 오시네.” 2일 낮 12시, 경남 김해 한림면의 한 허름한 식당에 들어간 새누리당 김태호 후보는 마침 점심을 먹기 위해 근로자들이 몰려들어 오자 환한 웃음을 지었다. 아침 식사를 걸러 허기가 진다던 김 후보는 밥 먹는 것을 뒤로한 채 식당 곳곳을 돌아다니며 유권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그는 도의원, 군수, 지사, 국회의원 선거까지 한 번도 선거에서 져본 적이 없어 ‘선거의 귀재’라고 불린다. 하지만 지난해 4월 김해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지 1년도 채 안 돼 다시 치르는 이번 선거에서 ‘노무현 마지막 비서관’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민주통합당 김경수 후보와 엎치락뒤치락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 김 후보는 “선거 초반 정권심판론이 먹혀들며 힘들었지만 차츰 유권자들이 인물을 놓고 판단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정치적인 가치 중 계승할 점이 많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두 달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오전 5시 반에 집을 나서 출근길 유권자들에게 ‘90도’ 인사를 하는 등 지역 곳곳을 누비고 있다. 하루 인사 횟수가 5000번은 된다고 한다. 김 후보 측은 지난 1년 동안 창원 제2터널 개통, 소프트뱅크 유치 등 지역숙원사업을 이뤄낸 점을 홍보하며 “중앙무대에서 김해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는 후보”라고 주장하고 있다. :: 김태호 후보는 ::△경남 거창(50) △거창농고, 서울대 농업교육학과, 서울대 교육학 박사 △거창군수 △경남도지사(재선) △국무총리 후보자 △18대 국회의원김해=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 민주통합당 김경수 후보“김해는 거센 지역주의의 바람 앞에서도 새누리당의 싹쓸이를 막아냈던 ‘민주정치의 보루’였습니다. 그 김해에서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어가려고 합니다.” 2일 오전 10시 경남 김해시 장유면 롯데마트 앞에 나타난 민주통합당 김경수 후보는 선거운동원 1명과 함께 택시운전사에게 명함을 나눠준 뒤 악수를 나눴다. 김 후보는 노란 점퍼에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라고 쓰인 선거용 어깨띠를 둘렀다. 그는 “이명박 정부 들어 파탄 난 민주와 복지, 평화를 복원시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며 출사표를 냈다. 김해을은 노 전 대통령의 고향 봉하마을(진영읍)이 있는 ‘친노(친노무현)계의 성지’다. 17, 18대 총선에선 최철국 전 의원이 각각 열린우리당과 통합민주당의 간판으로 당선됐다. 그러나 최 전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잃은 뒤 보궐선거(지난해 4월)에선 노 전 대통령의 농업특보를 지낸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가 인물론을 앞세운 김태호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 후보에게 졌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선 김태호, 김경수 후보의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우군의 지원사격이 필요한 상황. 민주당 문재인 상임고문은 1일 김해를 직접 찾아 “‘노무현 정신’의 상징인 김해를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당 부산 선대위원장인 조국 서울대 교수도 2일 지원유세에 동참했다. :: 김경수 후보는 ::△경남 고성(45) △진주 동명고, 서울대 인류학과 △대통령연설기획비서관, 공보비서관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김해=이유종 기자 pen@donga.com }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 특별검사제 도입을 놓고 1일 여야가 뒤바뀐 주장을 해 배경이 주목된다. 각종 의혹이 불거지면 ‘선 검찰수사 후 특검’을 주장해온 새누리당이 먼저 “특검을 도입하자”고 주장한 반면에 번번이 특검법안부터 제출해 온 민주통합당은 이번엔 “특검 제안을 받을 수 없고 검찰 특별수사본부를 꾸려 수사하자”고 나선 것. 여야의 속내엔 4·11총선이 열흘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사찰 피해 의혹을 부각시키고 특검을 먼저 제안함으로써 ‘정권심판론’의 화염을 청와대와 정부 안에 가둬둘 ‘방화벽’을 치겠다는 계산이다. 민주당은 사찰 의혹을 총선 최대 이슈로 삼고 여당과 청와대를 하나로 묶는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 때문에 특검 도입에 선뜻 합의해 버리면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를 막게 되고 특검 출범에만 두어 달이 걸리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새누리당의 특검 제안에 대해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이 수용 의사를 밝혔다가 2, 3시간 만에 박선숙 사무총장이 “합의해 줄 수 없다”며 수용 불가로 태도를 바꾼 것은 이런 고심의 일단이 드러난 것. 특검 실시를 위해선 국회 법사위와 본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고 대통령의 임명 절차까지 최소 2개월 이상 걸린다. 민주당이 1월 9일 발의한 ‘디도스 특검’도 2개월 반 이상이 지난 뒤인 지난달 26일에야 출범했다. 반면에 특별수사본부는 검찰이 당장이라도 출범시킬 수 있고, 국무총리실 등 의혹 대상자에 대한 압수수색도 곧바로 할 수 있어 ‘전시 효과’가 클 수밖에 없다. 민주당 한명숙 대표가 1일 “총선 전까지 열흘만 버티자는 시간 끌기용, 꼬리 자르기용으로 특검이 이용되면 안 된다”고 밝힌 것도 이런 흐름에서다.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

《 서울 도봉갑은 지난해 타계한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내리 3선을 지냈으나 18대 총선에서 패배한 선거구다. 현역인 새누리당 신지호 의원은 이번에 공천을 받지 못했다. 그 대신 여야 모두 여성 후보를 내세웠다. 현재 판세는 김 전 고문의 부인인 민주당 인재근 후보가 다소 우세하지만 기업인 출신 새누리당 유경희 후보의 추격이 만만찮다. 》 ■ 유경희 새누리당 후보“민주통합당 후보가 안철수 원장인지 김근태 전 고문인지 헛갈리지 않나요? 도봉에는 이제 ‘이념과 과거’보다는 ‘생활정치와 미래’가 필요한 때입니다.” 서울 도봉갑 새누리당 유경희 후보는 30일 오전 창동역에서 출근길 유권자들에게 허리를 90도로 굽혀 인사를 하다 짬을 내 이렇게 말했다. 전날 민주당 인재근 후보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지지 메시지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것을 염두에 둔 얘기다. 그는 “더 이상 남편인 고 김근태 전 민주당 상임고문이나 안 원장의 유명세를 이용하지 말고 자신의 정치철학과 비전을 제시해 저와 대결하면 좋겠다”고 했다. 기업을 운영해 온 정치 신인인 유 후보는 악수하는 자세나 표정에서 어색함이 묻어났다. 그러나 “중소상공인이 유독 많은 도봉은 소기업 경영자인 제 마음의 고향이며 제가 대변해야 할 곳”이라며 강단 있는 모습도 보였다. 유 후보는 “지역 연고 없이 낙하산 공천을 받았다”는 공격에 시달려 왔다. 실제 인 후보가 이 지역 3선 국회의원인 김 전 고문의 부인으로서 인지도가 높다는 점이 유 후보에겐 가장 큰 어려움이다. “(인 후보의 인지도를 극복하기가) 힘들고 버겁지만 노력하면 많은 분이 현명한 판단을 하실 겁니다.” 그는 이날도 노점에서 산 샌드위치로 끼니를 때우며 오전 오후 쌍문역과 창동을 누볐다. 유 후보는 ‘생활 밀착형 교육·출산, 중소상공인 정책’을 강조했다. 대학생과 지역 초중고교생을 멘토-멘티 관계로 맺어주는 ‘도봉멘토링스쿨’과 30실 규모의 산후조리시설을 갖춘 여성출산건강지원센터 건립, 소상공인 경영컨설팅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유 후보에 대해선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김영진 씨(46)는 “부부세습, 이념세습보다는 중소상공인을 위한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유 후보에게 관심이 있다”고 했다. 반면 노점상을 운영하는 심모 씨(57)는 “갑자기 날아들어온 유 후보보단 인 후보에게 더 정이 간다”고 말했다. :: 유경희 후보는 ::△서울(47) △서울 보성여고, 서울대 법학과, 서울시립대 토목공학 박사과정 △유한씨티산업㈜ 대표이사 △유한콘크리트산업㈜ 대표이사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경기지회 부회장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 인재근 민주통합당 후보“김근태의 삶과 뜻을 잇겠습니다. 서민의 친구가 되겠습니다.” 30일 오전 7시 서울 지하철 4호선 쌍문역에서 민주통합당 인재근 후보는 궂은 날씨에도 출근하는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선거운동원 규모는 대여섯 명 정도로 작았다. 대중에게 스며들자는 취지였다. 인 후보를 알아보고 먼저 인사를 건네는 시민들도 있었다. 인 후보는 지난해 12월 타계한 ‘민주화의 대부’ 김근태 전 민주당 상임고문의 아내다. 인 후보는 출마의 변으로 “최선을 다해 김근태 못지않게 잘해 보려고 한다. 더 이상 김근태의 아내, 창동의 웃음 많은 아줌마가 아닌 도봉을 대표하는 정치인 인재근의 길을 가겠다”며 “이명박 정권 4년의 상처를 치유하고, 새누리당 국회 4년의 눈물을 닦아내겠다”고 밝혔다. 청년비례대표인 김광진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출근길 유세를 거들었다. 인 후보는 민주당의 전략공천 1호 후보다. 남편이 15대 총선부터 내리 3선을 지낸 도봉갑에서 이백만 통합진보당 후보와 야권 단일화 경선을 거쳐 양당 단일후보로 나서게 됐다. 김 전 고문은 4년 전 18대 총선에서 ‘뉴타운 바람’을 맞아 새누리당 신지호 의원에게 1278표 차로 패했지만 ‘정권 심판론’이 부는 이번 선거는 상황이 다르다. 민주당은 이곳을 서울 48개 선거구 중 우세를 보이는 5곳 중 하나로 꼽았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29일 “우리 모두는 김근태 선생과 인재근 여사에게 너무 많은 빚을 지고 있다”고 밝혔고, 조국 서울대 교수는 “김근태의 또 다른 이름 인재근을 성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민영 씨(53)는 “김 전 고문은 대인배 정치인으로 오랫동안 지지했다”며 “그의 아내인 인 후보도 지지한다. 동정표가 많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길 씨(71)는 “오랫동안 김 전 고문의 지지자였다. 그러나 인 후보가 남편의 그늘에서 벗어나 정책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자신의 정치를 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 인재근 후보는 ::△인천 강화(58) △인일여고, 이화여대 사회학과 △로버트 케네디 인권상 수상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총무 △민주쟁취국민운동본부 상임집행위원 △한반도재단 이사장이유종 기자 pen@donga.com }

여야는 4·11총선의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9일부터 ‘엄살’ 부리기에 바빴다. 여론조사 오차범위 이내의 박빙 선거구가 많기 때문에 앓는 소리를 해야 지지층이 투표장으로 향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새누리당 이혜훈 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장은 일일현안회의에서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전국에서 승산 있는 지역은 70석이다. 비장한 각오로 선거에 임하겠다”고 밝혔다.새누리당은 전체 246개 선거구를 △우세 47곳 △경합우세 23곳 △경합 14곳 △경합열세 31곳 △열세 115곳 △무공천 16곳 등으로 전망했다. 서울 48곳 중 당선안정권은 텃밭으로 불리는 강남벨트 중 6곳만 꼽았다. 열세지역으로 분류한 선거구는 27곳. 반면 야당에는 후한 점수를 줬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146곳에서 이기고 있으며 선전하면 비례대표를 포함해 190석까지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이 실장은 나흘 전만 해도 자신감에 차 있었다. 그는 25일엔 “판세 보고를 보니 나름대로 괜찮은 편이다. 숨은 표 5%포인트 정도를 빼고 봐도 걱정했던 것보다 그럭저럭 괜찮아 보인다”고 말했다. 숨은 표는 여론조사에서 드러나지 않는 표심으로 대체로 야권 지지 성향이 많다.민주당 박선숙 사무총장은 이 실장의 발표를 접한 뒤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소가 웃을 일이다. 쇼를 하는 것이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격앙된 목소리였다. 박 총장은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누구든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해 공표하거나 보도하면 안 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법 위반 여부를 질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총장은 24∼26일 실시한 당의 자체 여론조사 결과 △우세 38곳 △경합우세 21곳 △경합 45곳 △경합열세 18곳 △열세 87곳 △무공천 37곳이라고 전망했다. 경합 이상의 선거구가 104곳인 셈이다.반면 부산·경남 지역에 대해서는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부산에서만 2, 3곳이 경합우세 이상인 것으로 내다봤다. 문재인(사상), 문성근 후보(북-강서을)는 우세하고 김영춘 후보(부산진갑)는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것이다. 박 총장은 “추격하는 양상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세 번이나 부산을 찾은 것은 부산이 넘어가면 새누리당 지지층이 대구·경북으로 축소된다는 위기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민주당은 서울의 경우 광진을(추미애), 도봉갑(인재근), 마포을(정청래), 구로을(박영선), 금천(이목희) 등 5곳 정도만 우세지역으로 꼽았다. 언론사 여론조사 등에서 우세지역으로 분류됐던 종로(정세균), 중(정호준), 광진갑(김한길), 노원갑(김용민), 노원을(우원식), 구로갑(이인영), 영등포을(신경민) 등은 모두 경합 또는 경합열세로 낮춰 잡았다. 경기 지역의 52개 선거구 중에서는 10곳 정도가 우세지역으로 분류됐다.전문가들은 여야 모두 10∼20석 정도씩 빼고 판세를 계산했다고 보고 있다. 각각 비례대표를 포함해 130∼140석 정도 확보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야가 모두 지나치게 엄살을 떨고 있다”며 “새누리당은 대선 전초전으로 봐서 더 몸을 조심하고 있고 민주당은 ‘공천 파동’ 이후 등을 돌린 중도층 및 수도권 호남 출신들에게 다시 돌아오라고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
4·11총선 공식 선거운동 전날인 28일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대한불교조계종 제13대 종정 진제 스님 추대법회에 참석해 불심(佛心) 잡기에 나섰다. 당내 불교통인 주호영 의원과 박희태 전 국회의장, 고흥길 특임장관, 박진 의원 등 범여권 인사들도 대거 참석했다.박 위원장의 모친인 고 육영수 여사가 생전 불교계와 돈독한 관계였던 점을 보여주듯 박 위원장이 행사장에 들어서자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박 위원장은 헌사를 통해 “잘못된 과거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해야 할 때”라며 “국민을 먼저 생각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행사가 끝난 뒤 몰려드는 사람들에게 ‘박근혜’란 이름 석 자를 안내 팸플릿에 써주는 ‘즉석 사인회’를 갖기도 했다. 박 위원장의 이번 조계사 방문은 여권과 불교계의 오랜 불편한 관계를 풀고, 총선과 12월 대선에서 불교계의 지지를 얻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정부·여당은 템플스테이 예산 삭감, 수도권 대중교통시스템에서 사찰 삭제, 경찰의 자승 총무원장과 지관 스님에 대한 과잉 검문 등으로 불교계와 갈등을 빚어 왔다. 지난해 초에는 조계사 입구에 “정부와 한나라당 의원들의 사찰 출입을 거부한다”는 문구가 붙기도 했다.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는 이날 부산을 찾았다. 문재인 후보(사상)가 우세를 보이고 있고 문성근(북-강서을) 김영춘 후보(부산진갑)도 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박 위원장이 최근 세 차례나 부산을 방문하며 바람을 일으키려 하자 ‘맞바람’을 놓겠다는 의도다. 특히 한 대표와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는 선거연대가 성사된 뒤 처음으로 이날 공동 지원 활동을 펼쳤다. 양당 대표는 부산시 공동선거대책위원회 등 시도 공동선대위 출범식 3곳과 경남 창원시 명서시장을 함께 방문했다.두 사람은 파업 중인 부산일보 노동조합 사무실도 찾았다. 박 위원장이 1994∼2005년 이사장을 지낸 정수장학회는 부산일보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한 대표는 노조 간담회에서 “군사독재 시절에 총칼로 이것(정수장학회)을 빼앗은 것이라는 것을 법원에서도 인정하고 민간인들도 다 알고 있다”며 “지도자가 되려면 정수장학회를 나라에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공동대표는 “박 위원장도 자기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권력 획득과 연장을 위해서라면,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와 시민의 권리를 무참히 짓밟거나 지나칠 수 있다. 끔찍하다”고 말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가 27일 각각 부산과 광주를 방문하며 나란히 텃밭 지키기에 나섰다. 한 달 사이에 세 번째 부산을 방문한 박 위원장은 부산 북구 화명동을 시작으로 6개 지역구를 도는 강행군을 펼치며 야풍(野風) 진화에 주력했다. 부산시당 선대위 발대식에 참여한 박 위원장은 “이번 총선은 과거로 회귀하느냐 미래로 나아가느냐를 선택하는 중요한 선거”라며 “이념에 빠진 야당과 민생을 우선하는 새누리당 중 누가 승리해야 국민이 행복하겠느냐”며 야권을 정면 비판했다. 또 “김무성 허태열 안경률 의원님을 비롯해 여러 의원님께서 백의종군의 결단을 내려주셨고, 그 뒤를 우리의 젊은 후배들이 씩씩하게 이어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환태평양시대 해양수도가 될 곳이 부산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오찬 자리엔 김무성 안경률 의원도 참석했다. 서병수 의원이 김무성 의원에 대해 “큰 힘이 돼주셨다. 후보들 사무소 개소식에 빠지지 않고 참석해 격려해주고 있다”고 하자 박 위원장은 “부산 사나이다움을 보여주셨다”고 화답했다. 김 의원이 참게찜을 직접 까서 박 위원장의 접시에 놓자 박 위원장도 “김 의원께서도 하나 드시죠”라고 권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부산을 떠나기에 앞서 예고 없이 사상으로 발길을 돌려 손수조 후보를 만났다. 박 위원장은 길거리에서 손 후보의 손을 꼭 잡은 채 “억울하게 어려운 일 당했다는 거 안다. 꼭 당선돼야 한다”며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얘기하라”고 말했다. 또 손 후보의 말 바꾸기 논란을 의식한 듯 “생각 안하고 (공약이나 말을) 내놓으면 큰일난다”며 “철저하게 하나하나 따져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손 후보는 “흔들리지 않고 당당하게 끝까지 하겠다”고 답했다.한 대표는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호남 홀대론’을 차단하고 지지층 결속에 주력했다. 한 대표가 방문한 전남 나주-화순 선거사무소와 광주 북을 및 서갑 정당사무소 등의 지역은 공천에서 탈락한 최인기(나주-화순), 김재균(광주 북을), 조영택 의원(광주 서갑)이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한 곳이다. 호남지역에서 ‘무소속 바람’은 이번 총선에서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한 대표는 나주-화순 선거사무소에서 “지난 공천 과정에서 광주와 전남의 당원 동지들이 많은 아픔을 겪어야 했다. 공천 과정 중 광주에서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현역 의원 탈락에 대해선 “광주전남 유권자들이 의회 권력도 굉장히 변해야 한다는 것을 원하고 있다고 해서 공천심사위원회가 그런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광주 북을 정당사무소 개소식에서는 “민주통합당의 심장은 광주”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광주시당 선대위 출범식에서 “(새누리당이) 또다시 색깔론으로 선거를 망치려 하고 있다. 안보 논리로 선거를 흙탕물로 가져가려 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명박 정부 들어 포탄이 날아오고 남북화해, 평화의 문이 꽉 닫혔다”고 날을 세웠다.한 대표는 28일 선거연대 파트너인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와 함께 부산, 울산, 경남 지역을 방문해 공동선대위 발족식 및 공동기자회견을 하는 등 ‘낙동강 벨트’ 지원유세에 나선다. 박 위원장이 이사장을 지낸 정수장학회 소유의 부산일보 파업 현장도 방문할 예정이다. 부산=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27일 전혜숙 의원이 최근 공천을 박탈당한 데 대해 “정치적 학살을 넘어 인권 유린”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손 고문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누군가가 돈봉투를 살포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해서 공천을 잘라버리느냐. 최소한의 (사실 확인) 절차라도 거쳤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전 의원은 지난달 24일 서울 광진갑에 공천을 받았으나 금품 제공 의혹이 불거지자 당 지도부가 본선에서 문제가 될 소지가 많다고 판단해 15일 공천을 취소했다. 또 손 고문은 “한국노총도 그렇다. 통합의 당사자였는데 이들에 대한 배려가 소홀했다는 점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손 고문이 공천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토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와 가까운 사람들이 이번 공천에서 많이 탈락한 것에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 손 고문은 당 대표이던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서울지역 위원장들에게 돈봉투를 돌렸다는 의혹에 대해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라. 당 대표가 여러 지역위원장이 있는 자리에서 돈봉투를 나눠줄 수 있겠느냐. 필요하다면 법적 대응도 하겠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트위터에 “돈봉투 주장이 사실이면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손 고문의 돈봉투 살포 의혹에 대해 내사에 착수했다. 검찰 관계자는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았다”고 말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

최근 이정희 공동대표의 서울 관악을 경선 여론조사 조작사건과 관련해 수세에 몰렸던 통합진보당이 역공에 나서고 있다. 정치권과 일부 언론의 비판을 ‘색깔론’으로 되받아치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당권파 핵심인 ‘경기동부연합’이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자 “색깔론과 불법 정치공작에 맞서 싸우겠다”며 전의를 다지는 등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통합진보당 김미희 후보(경기 성남 중원)는 26일 국회 기자회견을 자청해 “경기동부연합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10년 전에 해산된 연대 조직”이라며 “제가 핵심그룹 인사로 꼽힌다는 것은 사실 왜곡과 더불어 명백한 선거방해 행위”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야권 단일 후보를 향한 공격은 야권연대를 파탄내고 야권을 분열시키려는 정치공작이다. 시대착오적일뿐만 아니라 야권 전체를 능멸하는 것”이라고 거친 표현을 쏟아냈다.이정희 공동대표는 초창기 ‘모르쇠’로 일관했던 자세를 바꿔 법적대응까지 거론했다. 이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에서 “색깔론 이런 것까지 동원하면서 야권연대를 자꾸 밑에서부터 흔들려는 조짐들이 지금 보수언론에 의해서 이뤄지고 있다”며 “제 남편까지 거론하면서 ‘이 조직의 핵심 멤버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사실 통합진보당의 정면 대응은 전날부터 시작됐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공동선대위 대변인들은 25일 ‘새누리당의 야권연대 비난은 대국민 선전포고’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실체도 불분명한 ‘카더라 통신’을 퍼뜨리며 무차별적인 인신공격, 시대착오적인 색깔론 등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통합진보당이 색깔론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배경에는 경기동부연합과 관련된 부정적인 여론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비롯한 인터넷을 타고 빠르게 확산되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여론을 끊지 않으면 총선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판단도 뒤따랐다. 결국 보수세력의 부정적인 음모론이라는 논리로 역공을 취해 난국을 타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보수세력과의 차별화로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이 공동대표는 25일 “야권과 진보진영 내 일부 세력이 수구세력의 비열한 색깔공세에 동조하는 데 대해 스스로 돌아보고 힘을 모아야 한다”며 내부 결속을 당부하기도 했다.새누리당의 조윤선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26일 브리핑에서 “색깔논쟁이 아니라는 것은 국민 모두가 알 것”이라고 반박했다. 조 대변인은 “김일성의 신년사를 듣고 눈물을 흘리고 김일성의 초상화 앞에서 묵념하고 회의를 시작하는 분들, 국회에서 최루탄을 터뜨린 분들, 그런 사람들이 국회에 대거 입성해 원내교섭단체를 이루고자 하는 것이 통합진보당과 민주통합당의 목표”라고 주장했다.통합진보당의 역공에는 진솔한 자기반성이 없어 여론의 지지를 받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공동대표는 아직까지도 야권연대의 붕괴 위기가 자신의 여론조사 조작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 자신을 공격한 세력 탓이라고 치부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잘못에 대한 지적을 색깔공세로 매도하는 옛 운동권의 이분법적인 사고가 대중에게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지 의문”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

《 4·11총선이 16일 앞으로 다가왔다. 동아일보는 246곳의 선거구 중 전체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치거나 박빙의 격전지, 유권자의 눈길을 끄는 주요 선거구의 현장 민심과 주요 후보의 움직임을 차례로 소개한다. 먼저 대구의 ‘강남벨트’로 불리는 새누리당의 절대 강세 지역에 민주통합당 김부겸 의원이 ‘지역구도 타파’를 내세우며 도전한 대구 수성갑을 찾았다. 》■ 이한구 새누리당 후보“제가 국회 예산결산특위 위원장을 지낸 기간을 포함해 이명박 대통령 때 대구 예산이 세 배 늘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땐 이미 짜놓은 경제플랜으로 최종 결실을 이룰 겁니다.” 대구 수성갑 새누리당 이한구 후보는 25일 새벽 범어동 등산객 집결지를 찾은 데 이어 오전 8시 경북고 운동장 조기축구회장으로 이동했다. 그는 “8년 동안 기반을 닦았고 이젠 열매를 맺을 시기이니 막판 힘을 모아 달라”며 유권자들의 손을 맞잡았다. 유권자들 사이에선 “걱정 마이소. 여긴 안 오셔도 다 새누리당이라요”라는 격려가 나왔다. 수성갑은 전국에서 보수 성향이 가장 강한 지역으로 새누리당의 텃밭 중 텃밭. 그러나 이 후보는 이날 긴장을 늦추지 않고 꽃샘추위의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교회와 주민운동회장 등 10여 곳을 돌았다. 점심은 행사장 국밥으로 때웠다. 16대 비례대표 초선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으며 수성갑에서 두 번 당선된 이 후보는 경북고 후배인 민주통합당 김부겸 후보의 도전에 대해 “고마운 일”이라고 웃어넘겼다. “김 후보 덕에 내 실적이 언론의 주목을 더 받게 됐거든요.” 그는 이번 선거의 구도를 ‘실적 없는 과거 회상이냐, 실적 갖춘 미래 도전이냐’로 끌고 간다는 전략이다. 이 후보의 부인도 대구·경북 경제자유구역과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등 대규모 사업부터 고산3동 탱자마을 진입도로 건설, 경동초교 특별교실 건립까지 남편의 실적을 A4 용지에 가득 적어 주민들에게 읽어주며 지역을 누볐다. 이 후보 캠프 관계자는 “김 후보는 과거 민주화운동 경력만을 내세웠지 그 외 구체적인 실적과 비전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각 의원들의 자체 평가 자료를 토대로 18대 총선 공약 이행률을 분석한 결과 이 후보가 71.4%, 김 후보가 21.1%로 나타난 수치를 제시했다. 지난 주말 지역 방송토론회 시작에 앞서 이 후보는 김 후보에게 ‘경제학원론’ 교과서를 선물했다고 한다. 경제 공부를 좀 더 하라는 의미였다고 이 후보 측은 말했다. 이 후보에 대한 태도는 엇갈렸다. 자영업을 하는 손영삼 씨(34)는 “이 후보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경제교사이니 앞으로 더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민주당 후보가 김부겸이든 누구든 신경도 안 쓴다”고 말했다. 택시운전사 김모 씨(44)는 “그동안 새누리당에 (표를) 몰아줘 대구가 무슨 발전을 했느냐. 이번에 정신을 차리게 할 것”이라며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이한구 후보는 ::△경북 경주(67) △경북고, 서울대 경영학과, 미국 캔자스주립대 경제학박사 △16∼18대 의원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국회 예산결산특위 위원장대구=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 김부겸 민주통합당 후보“저의 대구 출마가 결코 정치적 자살 행위는 아닙니다. 누군가는 고질적인 지역주의를 깨야 합니다. 저의 정치는 대구에서 끝냅니다.” 25일 오전 7시 반 민주통합당 김부겸 후보는 대구 범어시장 앞에 정차한 야유회 버스에 올랐다. 10여 분 ‘지역주의 타파’를 호소하며 지지를 당부했다. 박수도 터져 나왔다. 그는 “민주당에서 지역주의를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제가 초중고교를 대구에서 마쳤다. 지역 연고 없이 출마할 수는 없지 않나”라며 “새누리당만 찍으면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대선에서 전국적인 지지를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 후보가 출마한 수성갑은 대구에서 소득수준이 가장 높아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기도 한다. 수성갑을 택한 이유에 대해 그는 “결국 ‘대구 여론의 1번지’ 주민들의 마음이 변해야 대구의 정치지형이 바뀐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16대부터 경기 군포에서 내리 3선을 지냈다. ‘무난한 4선’ 의원을 버린 시기는 부산에서 민주당의 ‘황색바람’이 불기 전인 지난해 12월.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대구지역 12개 선거구 중 10곳에 후보를 냈다. 달랑 2명만 출마했던 4년 전에 비하면 확 달라진 각오를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야당의 옛 성적표는 초라하다. 17대 총선에선 야당 대표였던 조순형 민주당 후보가 수성갑에 출마했으나 득표율은 12.2%에 그쳤다. 18대 때는 이한구 한나라당 후보가 득표율 78.4%를 기록했다. 민주당 후보는 아예 없었다. 김 후보는 최근 한국자유총연맹, 상이군경회 등 지역 보수단체까지 찾아가 “국가안보를 무시하지 않는다. 편견을 거둬 달라”고 호소했다. 주민의 목소리를 직접 듣겠다며 개인 휴대전화 번호도 공개했다. 수백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전날 KBS 심야토론 출연으로 대구에는 25일 오전 4시 반에 도착했으나 10개 안팎의 하루 일정을 소화하는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체중은 5kg이나 빠졌다. 지역주민의 반응은 엇갈린다. 노승태 씨(73)는 “좌파인 김 후보가 어떻게 대구에서 표를 달라고 하나. 경제통인 이한구 후보가 복지문제도 잘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신흥 아파트 단지인 시지지구를 중심으로 한 젊은층의 변화 바람도 만만찮다. 대학생 이세영 씨(27)는 “새누리당 의원도 의원직을 빼앗길 수 있어야 지역을 위해 일한다. 젊은층이 투표장에 나서면 결과가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 상주(54) △경북고, 서울대 정치학과 △16∼18대 의원(경기 군포)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장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김부겸 후보는 ::대구=이유종 기자 p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