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 D-4]교섭단체 넘보는 통합진보 “예비군 폐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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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세-경합지역 15곳 안팎… 비례대표 6∼8석 전망
“7석으로도 민주 휘둘렀는데… 19대국회서 입김 더 세질듯”

4·11총선에서 통합진보당이 거둘 성적에 관심이 모아진다. 통진당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진보정당의 원내교섭단체 구성이라는 이변을 일으킬 수 있을지는 여전히 알 수 없지만, 의미 있는 의석수로 ‘캐스팅보트’를 쥐고 19대 국회를 흔들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6일 현재 246곳의 지역구 중 노회찬 후보(서울 노원병)가 우세를 보이고 있고 천호선(서울 은평을) 이상규(서울 관악을) 심상정(경기 고양 덕양갑) 오병윤(광주 서을) 김창현(울산 북) 문성현(경남 창원 의창) 손석형(경남 창원 성산) 김선동(전남 순천-곡성) 후보 등이 상대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다. 전국적으로 통진당 후보의 경합 지역은 15곳 정도로 집계된다. 이 지역들은 대부분 민주통합당과의 후보 단일화가 이뤄져 사실상 새누리당 후보와 1 대 1 구도로 선거전이 진행되고 있어 유리한 상황이다.

비례대표 의원을 선출하는 정당투표에서도 통진당은 10% 정도의 득표로 6∼8석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업체인 리얼미터가 지난달 28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7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통진당은 비례대표 선출을 위한 정당명부제 투표에서 12.1%로 8석 정도를 얻는 것으로 예측됐다. 지역구 성적에 따라 원내교섭 단체(20석 이상) 구성까지는 아니더라도 15석 안팎의 의석을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통진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은 2004년 17대 총선에서 지역구 2곳과 13.0%의 정당득표율로 8석의 비례대표 의석을 차지해 원내 제3당(10석)의 위치를 차지했다. 그러나 4년 후인 18대 총선에서는 지역구 2석과 비례대표 3석(정당득표율 5.7%)을 얻는 데 그쳤다. 당시 민노당 주류의 종북 노선에 반기를 든 노회찬 심상정 전 의원 같은 당의 간판스타들이 민중민주(PD) 계열을 이끌고 탈당해 진보신당을 만들어 독자적으로 총선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진보신당은 당시 정당투표에서 2.9%를 얻었다. 이번 총선은 보수진영이 강세를 보인 18대 총선보다는 진보진영이 힘을 얻었던 17대 총선과 유사한 환경이어서 통진당에는 더욱 유리한 상황이다.

현재 통진당은 7석의 의석을 갖고도 80석의 민주당을 좌지우지하면서 사실상 야권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다. 민주당은 단일화 과정에서 오랜 중도 정체성을 포기하고 주요 노선에서 통진당의 주장을 수용했다. 19대 국회에서 의석이 더 늘어난 통진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제주 해군기지 백지화, 한미동맹 무력화, 국가보안법 폐지 등을 주도하고 대선을 앞둔 민주당은 여기에 끌려 다닐 가능성이 높다.

통진당은 향토예비군 창설 44주년인 6일 예비군 폐지 공약을 발표했다. 통진당은 “군사 쿠데타를 일으켰고 영구 집권을 도모하던 박정희 정권이 북한의 위협을 빌미로 수백만에 달하는 사람들을 군대로 편제한 것이 예비군의 시작”이라며 “냉전과 군부독재의 유산을 청산하고 20, 30대에게 사회적 사상적 자유 등 국민 기본권을 돌려주기 위해 예비군을 폐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통진당은 △예비군 4년 편제 △동원훈련 폐지 △예비군도 양심적 거부 인정 및 대체복무 등을 먼저 실시해 예비군을 대폭 줄인 뒤 향토예비군설치법을 폐지해 최종적으로 예비군 제도 자체를 없앤다는 계획이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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