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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중소 조선업체인 대선조선은 수협으로부터 ‘선박 건조자금에 대한 대출 확정서를 발급해 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정부가 이날 산업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면서 대선조선에 대해 “2018년까지 673억 원 규모의 추가 자구계획 이행 시에도 내년 중 자금 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대선조선은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유동성 우려를 공표하자 금융권에서 자금 회수에 대한 불확실성을 들어 돈줄을 조이면서, 중소 조선소가 피해를 보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정부 ‘무리한 발표’로 기업 피해 대선조선은 4월 국내 해운업체인 하나마린으로부터 176억 원 규모의 스테인리스 화학운반선을 수주했다. 하나마린은 수협으로부터 선박 건조자금 대출을 신청했고, 8일은 수협이 대출 확정서 발급 여부를 결정하기로 한 날이었다. 대출 확정서가 나오면 KDB산업은행이 선수금환급보증(RG)을 발급해주고, 하나마린은 수협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대선조선에 선수금을 주기로 했다. 그러나 수협은 정부 발표를 보고 반려 통보를 냈다. 이 때문에 설계 작업을 이미 시작한 대선조선은 아직 선수금도 받지 못했다. 대선조선은 “유동성에 문제가 없는데 억울하다”고 밝혔다. 대선조선이 올해 수주한 선박은 총 6척이다. 정부는 발표를 앞두고 연간 수주량이 △12~13척인 최적의 상황 △8척인 상황 △올해 6척을 수주하고 내년에 1척도 수주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 등 3가지 시나리오를 두고 스트레스 테스트(재무안전성 평가)를 했다. 첫 번째, 두 번째 시나리오에서는 유동성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됐지만, 정부는 최악의 시나리오만 발표했다. 대선조선 관계자는 “최근 3년간 연간 최저 수주량이 8척, 최대가 17척이었고 올해와 내년 각각 8~10척의 수주가 전망되는 만큼 정부 발표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정부 발표를 보고 일부 협력사들이 ‘60일 어음결제를 하던 것을 현금결제로 바꿔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할 경우 자금 부족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힌 것이지 유동성 문제를 과대해석한 일은 없다”며 “회생 가능성이 있는데도 금융회사들이 자금줄을 조이는 일이 없도록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 ‘사즉생’, 대우조선 ‘급여체계 손질’ 한편 삼성중공업은 ‘사즉생(死則生)’ 각오로 자구안 실행에 돌입했다. 박대영 사장은 다음 달부터 경영 정상화까지 임금 전액을 반납하고, 임원들은 전원 사직서를 낸 뒤 임금 30%를 반납하기로 했다. 향후 부장은 20%, 과장은 15%, 사원은 10%씩 임금을 반납할 계획이다. 올해 희망퇴직 1500명 등 1900명을 줄이고 이를 포함해 3년간 전체 인력의 30~40% 수준인 5400여 명을 감축하기로 했다. 주말 버스 유료화, 오후 5시 석식 운영 폐지 등 복지도 감축하고, 자산 매각을 통해 5460억 원을 조달한다. 내년 하반기(7~12월) 건조 물량이 급감하면 플로팅독(부유식 선박건조대)과 해상크레인 등 잉여 설비도 가동을 중단한다. 그러나 노동자협의회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이날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파업 등 쟁의발생을 결의하고 박 사장에게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또 성명서를 통해 “사측이 설명한 자구안은 절대 수용 불가”라며 “일방통행식 자구안을 실행으로 옮길 시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자구안의 실효성 여부에 의문을 품고 여신 축소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7일 삼성중공업의 1년짜리 단기차입금 1000억 원에 대한 만기를 연장하면서 대출 기간을 기존 1년에서 3개월로 축소했다. 신한은행도 17일 예정된 1500억 원 규모 대출 만기 연장에 대해 ‘3개월만 연장’ 방침을 세웠다. 대우조선해양은 생산직 급여 체계를 손질하기로 했다. 거제 옥포조선소에 근무하는 약 7000명의 생산직 중 용접과 전기공사, 의장 작업 등을 하는 ‘직접 생산직’의 임금은 그대로 두되 안전관리, 공구 수리 등의 업무를 하는 ‘간접 지원직’의 임금은 낮추기로 했다. 현대미포조선은 15일 장 개시 전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을 통해 보유하고 있던 KCC 주식 전량(39만7000주)을 매각해 1421억 원을 확보했다. 주당 매각 가격은 35만8000원으로 전날 종가 37만9000원 대비 5.5% 할인된 가격이다. 9일엔 노조에 설비 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를 분사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는 등 슬림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장윤정기자 yunjung@donga.com강유현기자 yhkang@donga.com}
한국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이 올해도 좌절됐다. MSCI는 15일 발표한 연례 국가리뷰에서 내년까지 한국이 선진지수 편입을 위한 관찰 대상국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2008년 관찰 대상국에는 포함됐으나 선진지수 편입에 실패했고 2014년부터는 아예 관찰 대상국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정부는 외국인 투자자를 끌어들이고 자본시장에 활기를 주기 위해 지난해부터 MSCI 선진지수 편입을 향한 재도전에 나섰다. 이를 위해 올 들어 외국인 투자등록 제도를 24년 만에 전면 개편하고 주식·외환시장의 거래시간을 8월부터 30분 연장하기로 하는 등 각별히 공을 들였다. 김태현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을 단장으로 한 정부 대표단도 최근 홍콩 MSCI 사무소를 방문해 이 같은 노력을 설명하고 한국을 후보로 올려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하지만 MSCI는 국제 금융시장에서 원화의 환전이 제한되고 있다는 이유로 다시 한 번 ‘퇴짜’를 놨다. 원화가 24시간 역외에서 해외 통화와 환전이 가능해져야 된다는 뜻이었다. 정부는 이에 “한국은 소규모 개방경제라 외환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은 15일 “단기간에 MSCI 선진지수 편입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앞으로 우리 시장의 인프라를 선진화하고 기업들의 투자 매력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3.3m²당 분양가가 8100만 원을 넘는 아파트가 등장하는 등 서울 인기 지역의 아파트 분양가가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로 부동산시장에 자금이 몰릴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확산되면서 건설사와 재건축 조합들이 분양가 인상에 앞다퉈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서초·용산구 등지에서 분양가 4500만 원(이하 3.3m² 기준) 이상의 고가 주택이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다음 달 분양에 나서는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3단지 재건축 조합은 일부 아파트 분양가를 5000만 원 이상으로 책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일반분양을 시작한 한남더힐의 최고 분양가는 8150만 원으로 지금까지 국내에서 분양된 아파트 중 최고가였다. 올 하반기(7∼12월)에 분양될 ‘아크로리버뷰’(서초구 잠원동)와 ‘롯데월드타워 레지던스’(송파구 신천동)의 일부 주택형도 5000만 원과 1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가 분양가 오름세에 기름을 부었다’는 말이 나온다. 9일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인 1.25%로 낮아지면서 갈 곳 잃은 투자금이 인기 지역의 분양 아파트로 몰릴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편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기존 아파트 구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수요자들은 신규 분양 아파트에 눈을 돌리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매매 거래량은 8만9267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8% 줄었다. 반면 분양 시장의 청약자 수는 같은 기간 56.8%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집단대출 규모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집단대출 증가액이 8조7000억 원이었던 데 반해 올 1∼5월 증가액은 이미 10조 원에 이른다. 금융위원회는 집단대출이 가계부채의 새로운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포함해 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가계부채 증가세가 높아질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증가 요인을 분석하는 한편 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시스템의 허점도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금융공사는 집단대출 보증을 1인당 3억 원 이내, 최대 2회로 제한하고 있는 반면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이런 제한 없이 보증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다만 집단대출을 당장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적용 대상에 포함시키지는 않을 방침이다.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장윤정 기자}
이르면 10월부터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지 2주일 이내라면 중도상환수수료 없이 대출을 취소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의 은행권 대출계약철회권 세부 시행방안을 마련해 14일 발표했다. 금융당국 측은 “소비자가 대출신청 후 대출이 진정으로 필요한지, 금리는 적정한지 재고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개인 대출자들은 앞으로 대출계약서 체결일 또는 대출금 수령일로부터 14일 이내에 대출을 취소할 수 있게 된다. 이 기간 내에 대출을 취소하면 중도상환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고 기존의 대출기록도 지워진다. 대출자들은 서면, 전화, 인터넷 등으로 철회 의사를 밝히고 대출받은 원리금과 은행이 부담했던 근저당권 설정 수수료 등 부대비용을 반납하면 된다. 대출계약철회권은 기업이 아닌 개인에게만 주어지며 신용대출은 4000만 원, 담보대출은 2억 원 이하여야 한다. 은행들도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앞으로는 대출 계약을 처음 할 때부터 대출계약철회권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객들에게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은행들이 여신거래약관 개정안을 마련하면 올해 4분기부터 대출계약 철회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될 것”이라며 “은행 외에 보험사, 카드사, 저축은행 등에도 조만간 철회권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한국은행이 9일 기준금리를 연 1.25%로 전격 인하함에 따라 사실상 ‘제로 금리’의 예금도 등장했다. 한국씨티은행은 14일 법인 대상의 수시 입출금식 예금인 ‘참 착한 기업통장’ 금리를 잔액이 1000만 원 이하인 경우 기존 연 0.1%에서 0.01%까지 내린다고 밝혔다. 세금을 제외하면 거의 이자가 붙지 않는 셈이다. 예금 잔액이 1000만 원 이상인 경우에는 연 0.5%에서 0.3%로, 5억 원 이상은 연 0.9%에서 0.7%로 인하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시입출금식 계좌의 경우 유지비용이 많이 든다”며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금리를 조정할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금리 인하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NH농협은행도 이날 1년 만기 ‘큰만족실세예금 금리’를 1.30%에서 1.20%로 0.1%포인트 인하했다. 앞서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도 13일 수신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우리은행은 수신 상품의 금리를 0.05∼0.25%포인트 내린다고 알렸으며 KEB하나은행도 이날 수신금리를 최대 0.3%포인트 인하한다고 공지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금융당국이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등 양대 해운사의 합병 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사진)은 13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한진해운의 정상화 추진 상황을 봐가며 합병이나 경쟁체제 유지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한진그룹의 한진해운 지원을 압박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일부러 합병 가능성까지 언급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 “양대 해운사, 합병 검토” 지난해부터 시장에서는 유동성 위기에 빠진 양대 해운사의 합병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해운업이 장기 침체 국면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각자 살 길을 찾기보다는 합병을 통해 군살을 빼고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논리였다. 정부는 지금까지는 “양사의 합병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반응만 되풀이하다가 이날 처음으로 합병 가능성을 공론화했다. 임 위원장은 “두 회사가 채권단 주도로 정상화만 원만히 이뤄진다면 그 후에 합병 등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현대상선은 용선료 협상의 최종 타결에 성공한 뒤 해운동맹 가입을 준비하는 등 정상화에 바짝 다가섰지만 한진해운은 구조조정에 험로를 걷고 있다. 용선료 인하 협상이 지체되고 있는 데다 당장 2017년 말까지 1조∼1조2000억 원의 자금이 부족한데 마땅한 해결방안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진그룹은 단기자금 지원을 채권단에 요청했지만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이를 단칼에 거절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생사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담보도 없이 신규 지원은 불가능하다”며 “현대상선이 현대증권을 팔아 자금을 마련했듯이 한진도 조양호 회장이 어떤 식으로든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진해운이 벼랑 끝에 몰리면서 채권단 안팎에서는 현대상선이 한진해운을 흡수합병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일단 지금은 한진해운의 정상화에 집중할 때”라면서도 “한진이 끝내 무너진다면 우량자산은 살아남은 현대상선이 매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합병 가능성에 대해 두 회사는 모두 “특별히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경영 여건이 취약한 한진해운의 불안감이 더 큰 분위기다.○ 대우조선 노조 향해 고통 분담 촉구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파업 찬반투표를 예고한 대우조선해양 노조에 경고 메시지도 보냈다. 대우조선해양은 13, 14일 양일간 거제조선소에 근무하는 조합원 6980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벌인다. 대우조선 노조는 특수선 부문 분사와 인위적 구조조정에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방위산업인 특수선 부문을 분할하면 채권단이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대우조선을 해외에 매각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이유다. 채권단은 이날 실제 노조가 파업을 하면 신규 자금 지원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채권단은 지난해 대우조선에 4조2000억 원을 지원키로 하면서 노조로부터 쟁의행위를 자제하겠다는 동의서를 받았다. 임종룡 위원장은 노조 측에 “기업 정상화는 채권단, 주주, 노조 등 여러 이해관계자의 고통 분담이 전제되지 않고는 이뤄지기 어렵다”며 “현명하고 냉철한 판단을 내려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대우조선 노조 측은 “채권단과 회사가 노조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노동자에게 고통 분담을 강요하고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겠다는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장윤정 yunjung@donga.com·강유현 기자}
현대상선이 4개월에 걸친 선주(船主)들과의 협상 끝에 용선료를 21%가량 깎는 데 성공했다. 사채권 채무조정에 이어 용선료 재조정이라는 핵심 과제까지 해결함에 따라 현대상선은 벼랑 끝에서 살아나 정상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10일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해외 선주들과 향후 3년 반 동안 지급해야 하는 용선료 2조5000억여 원 가운데 5300억 원을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산은 관계자는 “컨테이터선은 20%, 벌크선은 25% 수준의 용선료 조정을 이끌어 냈다”며 “6월까지 모든 선주와 본계약 체결을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선주들에게 용선료 인하분(5300억 원)의 일부는 주식으로, 나머지는 장기 채권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채권단도 현대상선의 용선료 인하 결과를 수용하고 자율협약을 지속하기로 결론 내렸다. 용선료 인하폭이 당초 목표치인 28% 선에는 못 미치지만 연간 1조 원에 달하던 용선료 지출액이 크게 줄어들어 재무 개선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현대상선과 채권단은 이제 해운동맹 가입에 주력할 방침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용선료 협상 타결로 ‘THE 얼라이언스’에 가입할 수 있는 요건이 충족됨에 따라 회원 선사들에 개별적으로 동의를 구하고 있다”며 “최근 해양수산부 등에서도 가입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말했다. 해운동맹 가입이 이뤄지는 대로 채권단은 7000억 원 규모의 출자전환에 나설 계획이다. 출자전환이 마무리되면 채권단이 약 40%의 지분으로 최대주주가 되고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은 크게 떨어진다. 산은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경쟁력 있는 선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경영진 교체 및 조직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장윤정 yunjung@donga.com·김성규 기자}
“그럼 이제 법정에서나 봅시다.” 5월 18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현대상선 사옥. 장기화되던 용선료 협상의 최종 담판을 위해 KDB산업은행 정용석 구조조정부문장이 해외 컨테이너 선주 3곳과 마주 앉았다. 그러나 선주들의 태도는 예상보다 강경했다. 4시간 반가량의 줄다리기 끝에 채권단은 20%대의 인하율을 최종안으로 제시했지만 선주들은 그 절반도 안 되는 10% 안팎의 수치를 꺼내 들었다.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에서 국적선사를 설마 법정관리로 보내겠느냐는 ‘배짱’이었다. 이에 산은도 강수를 던졌다.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니 법정에서 만나자는 인사를 건네고 회의장을 박차고 나온 것이다. 정부와 채권단은 “(협상이) 어렵게 됐다”는 이야기를 흘리며 선주들을 더욱 압박했다. 결국 며칠 뒤 선주들이 태도를 바꿔 대화에 나섰다. 산은도 그때부터 적극적으로 콘퍼런스콜을 통해 ‘용선료 인하 이후’ 현대상선의 경영 청사진을 제시했다. 살얼음판을 걷던 용선료 인하 협상이 10일 최종 마무리되며 생사의 기로에 섰던 현대상선이 기사회생했다. 앞서 8043억 원의 사채권 채무 재조정에 성공한 데 이어 용선료 재조정이라는 과제까지 해결함에 따라 경영 정상화에 ‘청신호’가 켜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해운동맹 가입이 남아 있지만 순조롭게 해결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THE 얼라이언스’ 6개 회원사 중 4개 회원사가 가입에 찬성하고 있으며 한진해운도 여론을 감안할 때 반대 의사를 지속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해운동맹 가입까지 완료되면 채권단은 7000억 원 규모의 출자전환 및 채무상환 연장 등을 추진하게 된다. 현대상선이 정상화에 한 걸음 다가선 반면 한진해운의 구조조정은 안갯속을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 10일 채권단에 따르면 한진해운의 경영 정상화를 지원하라는 압박을 받아온 한진그룹은 최근 4000억 원을 내놓겠다는 의사를 채권단에 전달했다.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및 지원 방식을 제시하진 않았지만 대한항공이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형식이 유력하다. 다만 한진그룹은 “나머지 부족자금은 채권단에서 메워 달라”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주채권은행인 산은과 금융당국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8일 밝힌 대로 채권단이 구조조정 기업의 유동성을 해결해주는 일은 없다”며 “대주주인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이 부족자금을 전부 해결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한진해운의 유동성 문제는 심각하다. 채권단의 실사 결과 2017년 말까지 1조∼1조2000억 원의 부족자금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대증권을 팔아 유동성이 풍부했던 현대상선과 달리 한진해운은 이미 용선료가 밀렸다”며 “용선료 협상을 끌고 가는 동안 버틸 현금이 없는 위기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윤정 yunjung@donga.com·김철중·김성규 기자}
현대상선이 4개월에 걸친 선주(船主)들과의 협상 끝에 용선료를 21% 가량 깎는데 성공했다. 사채권 채무조정에 이어 용선료 재조정이라는 핵심과제까지 해결함에 따라 현대상선은 벼랑 끝에서 살아나 정상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10일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해외 선주들과 향후 3년 반 동안 지급해야 하는 용선료 2조5000억여 원 가운데 5300억 원을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산은 관계자는 “컨테이터선은 20%, 벌크선은 25% 수준의 용선료 조정을 이끌어냈다”며 “6월까지 모든 선주들과 본계약 체결을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선주들에게 용선료 인하분(5300억 원)의 일부는 주식으로, 나머지는 장기 채권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채권단도 현대상선의 용선료 인하 결과를 수용하고 자율협약을 지속하기로 결론 내렸다. 용선료 인하폭이 당초 목표치인 28%선에는 못 미치지만 연간 1조 원에 달하던 용선료 지출액이 크게 줄어들어 재무 개선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현대상선과 채권단은 이제 해운동맹 가입에 주력할 방침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용선료 협상 타결로 ‘THE 얼라이언스’에 가입될 수 있는 요건이 충족됨에 따라 회원 선사들에 개별적으로 동의를 구하고 있다”며 “최근 해양수산부 등에서도 가입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말했다. 해운동맹 가입이 이뤄지는 대로 채권단은 7000억 원 규모의 출자전환에 나설 계획이다. 출자전환이 마무리되면 채권단이 약 40%의 지분으로 최대주주가 되고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은 크게 떨어진다. 산은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경쟁력 있는 선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경영진 교체 및 조직 개편을 추진하겠다”며 “컨설팅을 통해 초대형·고효율 선박 신조 등 경쟁력 제고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장윤정기자 yunjung@donga.com김성규기자 sunggyu@donga.com}
현대상선이 용선료를 20% 이상 인하하는 데 성공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9일 “최종 인하폭이 21% 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용선료 협상 타결 결과를 10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현대상선은 앞으로 3년 반 동안 지불해야 할 용선료 약 2조5000억 원 가운데 21% 수준인 5400억 원가량을 아낀 것이다. 사채권 채무조정에 이어 용선료 인하라는 난제를 해결한 현대상선은 해운동맹 가입도 서두르고 있다. 채권단 등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이미 ‘THE얼라이언스’ 소속 선사 6곳 중 3곳으로부터 서면 동의를 받아 놓은 상태이며 1개 선사는 구두로 긍정적인 의사를 밝혔다. 부실 기업 정상화 작업이 가속화되면서 금융당국은 은행들에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조선·해운 업종에 대한 여신 회수의 자제를 당부했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9일 8개 시중은행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대형 조선 3사가 자구 계획을 마련해 불확실성을 제거한 만큼 채권은행들이 정상적인 여신 거래를 해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무리 단계인 주채무계열(대기업집단) 재무구조 평가와 관련해 엄정한 평가도 주문했다. 금융당국은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심층관리 대상으로 분류해 채권단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관리하기로 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한국은행이 1년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림에 따라 은행의 예금과 대출금리가 또다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출을 이용 중인 서민들의 이자 부담은 다소 줄어들겠지만 이자 수입에 의존하는 은퇴자들의 재테크 고민은 더 깊어지게 됐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금융상품, 부동산 등 다양한 투자처에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 10억 원 있어야 월 100만 원 이자 9일 현재 주요 시중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연 1.3∼1.6%에 불과하다. 주요 은행은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이달 안에는 0.05∼0.25%포인트 정도 예금금리를 더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기예금 이자로 생활비를 꾸리는 은퇴 소득자들의 삶은 더 팍팍해지게 됐다는 뜻이다. 예컨대 연 1.1% 금리에서 매달 100만 원의 이자를 받으려고 하면 계좌에 10억9000여만 원을 쌓아야만 한다. 반면 대출 이용자들은 이자 절감 효과를 누리게 됐다. 기준금리 인하로 코픽스(COFIX·은행 자금조달비용지수) 등 시장금리가 내려가면 이에 연동된 대출상품 금리도 같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현재 대다수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분할상환식·신규 취급 기준) 금리는 연 2%대 후반이지만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반영되면 2.5%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선 고정금리 대출보다는 변동금리 대출이 유리하다고 평가한다. 구조조정의 여파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신현조 우리은행 잠실역지점 PB팀장은 “올해 한 번 더 기준금리가 인하되는 등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일단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뒤 추후 금리가 오를 조짐이 보일 때 고정금리로 갈아타도 늦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예금보다 금융투자 상품에 관심 가질 필요 전문가들은 “저축의 시대는 끝났다”며 다양한 투자처로 눈을 돌리라고 말한다. 이제 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상황이므로 어떤 상품에 얼마나 투자할지를 정하는 자산 배분이 더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이들은 주식처럼 위험한 자산보다 예금금리 플러스알파의 수익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추천했다. 채권에 일정 부분을 투자하는 공모주 펀드, 국공채 및 회사채에 투자하는 채권혼합형 펀드 등이 대표적이다. 최은숙 신한PWM이촌동센터 부지점장은 “원금 또는 최저수익 보장형 파생결합증권(DLS)도 눈여겨볼 만하다”고 권했다. 해외채권 등 해외투자 비중을 늘리는 것도 국내 저금리 기조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다. ‘세(稅)테크’의 중요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성현희 NH투자증권 신사WMC PB팀장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나 연금저축 등 세제혜택이 있는 상품은 반드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갈 곳 잃은 투자금이 늘어나면서 부동산 시장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1∼6월)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지방을 중심으로 위축됐던 부동산 시장에도 여유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있다. 현재 인기 있는 수익성 부동산, 서울 강남의 일부 지역으로 자금이 쏠리는 양극화 현상이 더 심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인기 있는 지역의 분양 매물이나 소형 빌딩 등 수익형 부동산은 당분간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며 “가격이 오를 만한 상품을 선별해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주애진 기자 jaj@donga.com·장윤정 기자}
정책금융기관의 ‘맏형’인 KDB산업은행이 위기를 맞고 있다. 각종 금융비리와 정치금융 논란에 계속 휘말리면서 한국 경제 성장의 든든한 자금줄이었던 국책은행으로서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올해에만 3번이나 검찰에 압수수색을 당했다. 올 4월에는 제조업체에서 뇌물을 받고 대출을 도와준 혐의로 이모 팀장의 사무실을 검찰이 급습했다. 지난달에는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 수사와 관련해 류희경 수석부행장 사무실이 압수수색 당했다. 이번 대우조선해양 수사에선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하는 구조조정실과 담당 부행장 사무실이 모조리 수색 대상이 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에도 산은이 검찰 수사를 받은 적은 많았지만 이번에는 특정한 개인 비리가 아닌 ‘구조조정 업무’ 자체를 겨냥하고 있어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역대 산은 수장(首長) 중에도 권력형 비리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은 사례가 많았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이근영 산은 총재는 정부의 요구에 따라 현대상선에 4000억 원을 불법 대출했고 이는 김대중 정부 ‘대북 송금’ 사건의 발단이 됐다. 이 총재는 결국 특검 수사를 통해 징역형(집행유예)을 선고받았다. 노무현 정부 시절 김창록 총재도 변양균 전 대통령정책실장의 청탁을 받아 신정아 씨가 일하던 성곡미술관에 산은이 뇌물성 후원금을 내도록 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부실 경영 또는 경영상 판단 미스의 책임을 지고 불명예 퇴진한 사례도 많다. 민유성 전 산은 회장은 파산 직전의 리먼브러더스를 인수하려 했다가 정치권의 질타를 받고 2011년 남은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물러났다. 강만수 전 회장도 고금리 예금을 무리하게 많이 팔았다는 이유로 감사원의 감사를 받다가 결국 자진 사퇴했다. 홍기택 전 회장도 이번 수사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홍 전 회장이 “산은은 구조조정의 들러리였다”고 주장한 언론 인터뷰 역시 자신을 향한 수사 가능성이 높아지자 책임을 피해 가려는 ‘물타기’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산은이 이렇게 수난을 겪는 이유가 정권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구조적인 한계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한다. 금융회사 본연의 업무보다는 정부의 국정철학에 따른 특수한 역할을 수행하다 보니 항상 탈이 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산은이 정권의 눈치를 보느라 경제가 아닌 정치 논리로 일 처리를 해왔던 게 화근”이라고 말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장윤정 기자}
“서별관회의에서 청와대와 금융위원회가 대우조선 지원을 일방적으로 결정했다.”(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언론 인터뷰) “(홍 전 회장의) 개인적인 주장이다. 특별히 언급할 가치가 없다.”(청와대·금융위원회) 정부가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위해 나랏돈 12조 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청와대와 정부, 국책은행 등 현 정부의 ‘구조조정 라인’에 대한 비판도 확산되고 있다. 민간 기업의 부실을 메우기 위해 천문학적인 자금이 투입되는 마당에 정작 관료 사회나 공공 부문에서는 이 사태를 책임지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국책은행에 ‘낙하산’을 투하했던 청와대와 정부, 그리고 자회사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국책은행도 정작 그동안 구조조정을 지연시킨 책임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오히려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이며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 공적자금 투입에도 책임지지 않는 정부 기업 구조조정이 번번이 실패로 돌아가고 부실이 눈덩이처럼 커진 데는 기업 구조조정의 실권을 가진 청와대와 경제부처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지적이 많다. 형식적으로는 국책은행을 위시한 채권단이 구조조정의 실무를 맡고 있지만 주요 기업의 생사여탈은 사실상 정권 최고위층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구조조정의 가장 핵심적 역할을 해야 할 국책은행장에 대한 인사부터 줄줄이 ‘낙하산’으로 도배했다. 홍기택 전 산은 회장은 대통령직 인수위원 출신으로 산업 구조조정에는 전혀 전문성이 없는 인사로 평가받았다. 금융계에서는 홍 전 회장이 지난 3년의 임기 동안 자회사 감독 등 구조조정의 ‘야전 사령관’으로서 역할에 사실상 손놓고 있었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조선·해운업이 멍들어가던 2011년부터 2014년까지 3년간 수출입은행장을 지낸 김용환 현 NH농협금융 회장, 또 금융권의 대표적인 친박(친박근혜) 인사로 그 뒤를 이은 이덕훈 현 행장 역시 구조조정 실패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을 듣는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국책은행에 대한 비판이 높지만 결국 이들에 대한 인사권을 갖고 있었던 것은 결국 정부와 청와대”라며 “구조조정의 ‘칼’을 휘둘러야 할 자리에 낙하산을 내려보내면서 효과적인 구조조정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고 경영을 감시해야 할 사외이사들도 부실의 책임을 면하기 힘들다. 2000∼2015년 대우조선해양 사외이사 30명 중 관료, 산업은행, 정치권 출신은 총 18명이었다. 정부가 국책은행에 책임을 떠넘긴 채 ‘꼬리 자르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날도 정부는 “구조조정에서 산은은 들러리 역할만 했다”는 홍 전 회장의 주장에 대해 “산은과 협의를 거쳤다”고 각을 세우며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국책은행 인사, 구조조정 시기 및 규모 결정 등 모든 것이 정부의 책임”이라며 “정작 정부가 본인들의 책임에 대해서는 입을 꾹 다물고 있다”고 꼬집었다.○ 국책은행 자구안도 ‘면피용’ 지적 국책은행이 이날 발표한 자구안도 ‘소나기 피해가는 식’의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은행은 성과연봉제를 확대 도입하고 전 직원이 올해 임금상승분을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또 현재 3193명인 전체 직원 수의 10%를 2021년까지 단계적으로 감축할 예정이다. 수출입은행도 올해 임금상승분을 반납하고 2021년까지 정원의 5%를 줄이기로 했다. 부행장급 임원 등 인력과 조직을 일부 축소하는 방안도 내놨다. 하지만 이번 쇄신안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전면 쇄신하겠다”는 정부의 설명과 달리 부실기업 관리를 소홀히 한 책임을 묻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성과연봉제는 모든 공공기관이 도입하는 방안이고 임금인상분 반납도 올해만 적용되는 일회성 대책에 불과하다. 이번 대책이 직원들의 희생을 강요했을 뿐 정작 구조조정을 제대로 추진하기 위한 개선책은 빠져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석헌 전 숭실대 교수는 “쇄신안은 과거의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자는 취지인데, 이번 방안은 그런 해결책이 없이 직원들만 옥죄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는 “국책은행들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윤정 yunjung@donga.com·김철중·박희창 기자}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현대상선의 용선료 인하 협상 결과를 수용하고 출자전환 등 기존에 준비된 정상화 방안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7일 채권단과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의 용선료 인하 협상은 최종 타결이 ‘초읽기’에 돌입했다. 컨테이너선 선주들과의 용선료 인하는 이미 합의를 봤고 벌크선 선주와의 협상도 마무리 단계다. 현대상선의 용선료 평균 인하폭은 20% 초반대로 알려졌다. 산은 등 채권단은 이 같은 인하폭이 당초 목표인 30% 안팎에는 비록 못 미치지만 출자전환 등 자율협약의 전제 조건은 만족시킨 것으로 결론 내렸다. 채권단 관계자는 “협상이 끝나는 대로 해외 선주들과 용선료 재조정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라며 “이번 주 내에는 협상이 최종 타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상선은 7일 “운영자금 등을 확보하기 위해 2조5252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행한다”고 공시했다. 채권단의 협약채권과 사채권자 채무조정, 용선료 협상 등을 통해 출자전환하기로 한 부분이 합쳐진 액수다. 대우조선해양은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를 종합한 최종 자구 계획을 8일 확정할 예정이다. 대우조선의 자구계획 규모는 업계 최대로 선박 건조 설비의 감축과 인력 추가 감원 등을 포함해 약 5조2000억 원대에 이른다. 지난해 1조8500억 원의 자구안을 마련한 데 이어 올해 3조4000억 원대의 자구안을 추가로 수립한 것이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김성규 기자}

금융당국이 우리은행 재매각에 시동을 걸었다. 이르면 다음 달 매각 공고를 낼 계획이다. 6일 금융당국과 우리은행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중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 우리은행 매각 방안을 보고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해 발표한 대로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을 4∼10%씩 과점(寡占)주주에게 쪼개 팔겠다는 구상”이라며 “공자위에 보고한 뒤 최종 수요확인(tapping)에 나서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7월 공청회를 열어 우리은행 매각에 대한 시장의 의견도 수렴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시장 수요가 충분한 것으로 확인되면 바로 매각공고에 나설 계획이다. 수요조사에 보통 한 달 정도가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7, 8월경 매각공고가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다. 당국은 수요가 충분하면 30% 이상을 한꺼번에 팔고, 그렇지 않으면 20%가량씩 2차례에 걸쳐 순차적으로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해 7월 과점주주 매각 방식으로 우리은행 지분 30∼40%를 팔겠다고 발표했다. 2010년 이후 5번째 매각 시도였다. 실제로 정찬우 전 금융위 부위원장이 지난해 8월 말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3개국을 방문해 중동계 국부펀드의 투자 의사를 확인했고, 연말까지 전담팀이 이들과 지분 매각 협상을 벌였다. 하지만 저유가 여파로 중동 국부펀드들이 소극적인 태도로 돌아서면서 협상은 결국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났다. 그러나 최근 우리은행 주가가 오르기 시작하면서 매각 작업도 다시 속도를 내게 됐다. 올해 1월 20일 8230원까지 떨어졌던 우리은행 주가는 현재 1만 원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앞으로 우리은행 매각 작업이 다시 본격화하면 주가가 더 올라갈 공산이 크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사진)도 최근 해외에서 공격적으로 투자설명회(IR)를 열며 매각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 행장은 올 2월 영국, 독일, 네덜란드, 스웨덴 등 유럽 주요국들을 돌며 연기금 등 31개 투자기관을 만났다. 또 5월에는 미국 전역에서 10여 곳의 기관투자가를 만나면서 투자 유치에 공을 들였다. 이 행장은 이달 15일에도 1박 2일 일정으로 일본 IR에 나선다. 이틀간 도쿄의 연기금, 대형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가 6곳에 우리은행 실적을 홍보하고 이들의 지분 투자 가능성을 타진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의 올 1분기 순이익은 4433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102.4% 증가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선 지난 두 차례의 해외 IR로 우리은행의 외국인 지분이 20%에서 25%로 상승하는 등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IR도 일본 측에서 먼저 요청이 들어와 은행장이 다시 나서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는 “주가가 살아나고 바이어들이 생겨나는 등 우리은행 매각에 긍정적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공청회를 여는 등 우리은행 매각을 위한 ‘판’을 잘 만들어 볼 때가 됐다”고 말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자동이체 계좌를 손쉽게 변경할 수 있는 계좌이동서비스의 이용 건수가 시행 7개월 만에 500만 건을 넘어섰다. 6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30일∼올해 6월 3일 약 7개월간 계좌변경 신청 건수는 501만 건으로 집계됐다. 계좌이동제는 여러 금융사에 등록된 자동이체 등록정보를 한 번에 조회·변경·해지하는 통합서비스다. 지난해까지는 보험료, 카드대금, 통신요금 등의 계좌이체만 변경이 됐지만, 올해부터는 월세나 동창회비 등의 변경도 가능해졌다. 계좌변경 신청 건수를 업종별로 살펴보면 보험(39%) 카드(23%) 통신(16%) 순으로 나타났다. 자동이체 순유입은 KEB하나은행이 28만 건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은행(27만 건) IBK기업은행(10만 건) 등이 뒤를 이었다. 계좌 수(개인 수시입출금식 예금계좌 기준) 대비 순유입 비중은 경남은행(2.1%) 하나은행(1.3%) 부산은행(0.9%) 순으로 집계됐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STX조선해양에 이어 STX중공업, ㈜STX 등 관계사들도 법정관리로 보내는 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 STX엔진에 대해서는 자율협약을 지속하며 정상화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단은 STX조선해양 매출 비중이 43%에 달하는 STX중공업에 대한 법정관리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STX조선해양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은 STX중공업이 향후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하기가 힘들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STX는 STX조선이 건조 중인 5000억 원 규모의 영국 석유회사 BP 선박 10척에 대한 이행보증을 섰다가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STX조선이 선박을 인도하지 못하면 이행보증을 선 ㈜STX가 보상금을 지급하거나 계약을 대신 이행해야 한다. 산은 관계자는 “STX조선이 배를 건조해 인도해 주지 못하면 ㈜STX의 계속기업 유지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채권단은 STX중공업, ㈜STX와 달리 STX엔진에 대해서는 자율협약을 유지하면서 회생시키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STX엔진은 선박용 보조엔진, 방위산업용 엔진, 해군 레이더 제작 등 다양한 사업을 하며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STX엔진은 주요 조선사가 추가로 무너질 경우에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5월 현재 1500억 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등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며 “자율협약을 통한 회생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북한 자금줄을 전방위로 차단하기 위한 미국 재무부의 제재 조치에 한국 정부가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미국은 한국에 환율 개입을 최소화해 달라는 요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미 재무장관회의를 갖고 이런 논의를 했다. 오후 5시 반에 시작된 회의는 당초 예정된 시간(45분)보다 긴 1시간 12분 동안 진행됐다. 루 장관은 “오늘의 의제는 (세계 평화의) 안정을 깨는 북한의 활동에 대응하기 위한 양국의 조율 노력”이라며 미국의 제재에 한국이 참여해 줄 것을 요청했다. 루 장관은 “한미 양국은 북한이 국제 금융 시스템에 어떻게 접근하고 이를 악용할지 파악하는 협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개성공단 폐쇄, 광범위한 제재 대상자 지정 등 한국 정부의 독자적 대북 제재 조치를 높게 평가한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회의 종료 후 보도자료에서 “미국의 북한에 대한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 지정을 환영한다”며 “이번 조치는 북한을 압박하고 국제사회의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 이행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대북 제재에는 양국 간 이의가 있을 수 없다”며 “이 문제는 아주 적극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환율 개입에 대한 미국의 의심에 대해서는 적극 해명에 나섰다. 유 부총리는 루 장관에게 “환율은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되며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시장 안정 노력이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이에 루 장관은 “한국이 어느 한 방향으로 개입하진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향후 문제가 생길 경우 이 이슈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부총리는 또 “한국 기업들이 이란과의 거래에 있어 (달러화 결제 금지 조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고, 루 장관은 “한국 기업들의 애로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한국 상황을 감안해 조속한 시일 내에 적절한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루 장관은 이날 오전 한국은행을 방문해 이주열 총재와 전격 회동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 회동에서도 환율 문제가 거론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이상훈 january@donga.com·장윤정 기자}

구조조정에 나선 삼성중공업이 채권단에 1조5000억 원의 자구계획에 더해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으로 유상증자 카드를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채권단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이 1일 잠정 승인한 삼성중공업 자구안에는 인력 감축 및 부동산 매각 등 1조5000억 원 규모의 자구계획 외에 유상증자 방안도 담겼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자구안이 실행됐을 때에도 회사가 어렵거나 실사 결과 추가 부실이 드러날 경우 유상증자까지도 고려하겠다는 선언적인 문구가 포함됐다”며 “규모나 추진 방식 등 구체적인 방안은 명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 확충이 이뤄지면 부채비율이 낮아져 재무구조가 개선될 수 있다. 시장에서는 회계법인 삼정KPMG의 실사 등을 통해 추가 자구안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삼성중공업이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현재 삼성중공업의 최대주주는 삼성전자로 지분 17.62%를 보유 중이며 삼성생명, 삼성전기 등 전체 삼성 계열사들의 지분은 총 24.07%다. 이 계열사들이 각사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지분만큼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실권주(失權株) 인수 등의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다고 관측한다. 앞서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2월 자본잠식 및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하기 위해 1조2000억 원 규모의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당시 이 부회장은 기존 주주가 유상증자 권리를 포기해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이를 3000억 원 한도로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그룹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채권단과 금융당국의 압박에 난색을 표하던 삼성이 유상증자 카드를 내민 것은 당장 만기가 도래한 대출의 연장이 시급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월 말 기준 삼성중공업의 단기차입금 규모는 2조8088억 원에 이른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대출 만기 연장이 다급했던 삼성중공업 측이 자구안을 승인받기 위해 ‘플러스알파(+α)’를 제시했다”며 “이 역시도 실사 결과에 따라 더 보강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삼성그룹 측은 일단 실사 결과가 나온 뒤 판단할 문제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만약 문제가 생기면 유상증자를 해서라도 책임을 지겠다는 원론적인 의견을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사재 출연 가능성과 관련해 “만약 유상증자 시 대규모 실권이 예상된다면 일부 힘을 실어줄 수는 있겠지만 그때 상황을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은 생산설비 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해상선박건조대인 ‘플로팅 독’ 5개 중 2개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우조선은 산은과의 협의를 통해 이런 방안을 담은 5조2000억 원대의 최종 자구안을 곧 확정할 계획이다. 현대상선은 3일 이사회를 열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지배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을 7 대 1로 줄이는 감자(減資)안을 주주총회에 부의하기로 했다. 주총에서 감자가 확정되고 채권단의 출자전환이 이뤄지면 현대상선의 주인은 채권단으로 완전히 넘어가게 된다. 장윤정 yunjung@donga.com·김창덕·김성규 기자}

“선박펀드가 해운사와 조선사를 한번에 구원하는 ‘신의 한 수’가 될 겁니다.”(금융당국 고위 관계자) 현대상선이 용선료(선박 사용료) 인하와 채무재조정이라는 어려운 과제를 잇달아 해결하며 법정관리의 위기에서 일단은 벗어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지난해 부실 해운사의 경영 개선을 돕기 위해 발표했던 선박 신조(新造) 지원 프로그램(선박펀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상선은 채권단의 출자전환 등 남아 있는 절차가 원활하게 진행된다면 부채 비율이 떨어져 선박펀드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선박펀드를 활용하면 해운사는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배를 빌리고, 수주 가뭄에 시달리는 조선사들은 일감을 얻을 수 있어 일거양득의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 말 민관 합동으로 12억 달러(약 1조4000억 원) 규모의 선박펀드를 만들어 나용선(裸傭船) 방식으로 선박 건조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반 금융회사들이 60%, 국책 금융기관이 30%, 해운회사가 10%의 돈을 대 선박을 건조하면 해운회사들이 용선료를 지급하고 이를 빌려 쓰는 구조다. 선박의 소유권은 선박펀드에 있으며 선박의 관리, 추후 매각도 펀드에서 책임진다. 높은 용선료 부담에 시달리던 해운회사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선박을 빌리고 추후 선박 처리에 대한 리스크도 덜 수 있는 것이다. 정부가 이런 프로그램을 내놓은 것은 해운회사들이 구조조정과 채권단 지원으로 당장의 고비는 넘길 수 있더라도 초대형 선박을 운용하지 못하면 장기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현재 글로벌 대형 해운사들은 기름은 적게 먹고 한 번에 더 많은 컨테이너를 실을 수 있는 초대형 선박으로 무장하며 수송 원가 낮추기에 ‘올인’하고 있다. 반면 중대형 컨테이너선이 대부분인 국내 해운회사들은 이 같은 ‘규모의 경쟁’에서 속수무책으로 밀리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해운사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부채 비율을 400% 아래로 떨어뜨리는 해운사에 한해 이런 지원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선박펀드 방안이 처음 발표됐을 때만 해도 업계의 반응은 싸늘했다. 당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부채 비율은 각각 816.6%, 1565%에 달했기 때문에 선박펀드의 지원을 받는 게 거의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구조조정이 예상보다 수월하게 진행되면서 현대상선은 조만간 이 프로그램에 참가할 자격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채권자 채무조정에 성공한 현대상선이 다음 주 용선료 협상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채권단의 출자전환을 통해 부채 비율을 200% 안팎으로 크게 낮출 수 있다. 한편 해운동맹 ‘THE 얼라이언스’ 가입을 추진하고 있는 현대상선은 2일 기존 회원사인 한진해운에 사실상 협조를 요청했다. 김정범 현대상선 비상경영실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굉장히 예민한 문제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국적 선사끼리 상생 모드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현대상선이 얼라이언스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회원사들이 만장일치로 가입에 찬성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 멤버 중 하나인 한진해운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이와 관련해 한진해운 측은 “현대상선이 가입을 정식으로 신청하면 회원사들이 가입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김성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