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삼성重 자구계획 ‘합격’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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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빅3 구조조정 현주소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계 대형 3사가 총 10조 원 규모의 고강도 ‘군살 빼기’ 작업에 돌입한다.

우선 현대중공업이 3조5000억 원대의 자구안을 확정짓고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으로부터 자구안을 잠정 승인받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1일 “대우조선 역시 채권단과 최종 자구안을 조율하고 있다”며 “곧 ‘빅3’ 모두 자구안 이행에 나서면서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빅3 중 가장 속도를 내고 있는 곳은 현대중공업이다.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1일 “지난달 12일 현대중공업이 자구안 초안을 제출한 이후 지금까지 협의를 진행했으며 보완할 점을 서로 합의하고 자구안을 잠정 승인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유가증권, 울산 현대백화점 앞 부지 등 비핵심 자산 매각(1조5000억 원) △하이투자증권, 하이자산운용 매각 등 비(非)조선 부문 구조조정(1조2000억 원) △임금 반납과 휴일근무 폐지를 비롯한 경영 합리화(8000억 원) 등을 통해 총 3조5000억 원을 마련할 방침이다.

특히 당초 2017년에 추진하겠다고 밝혔던 하이투자증권 매각 시기는 올해로 앞당겼다. 또 현재 장외 시장에서 2만 원 정도에 거래되는 현대오일뱅크의 주가가 2만3000∼2만5000원 선이 되면 기업공개도 검토할 계획이다.

산은과 막판 줄다리기를 지속해온 삼성중공업도 1일 자구안에 합격점을 받았다. 삼성중공업이 제출한 자구계획은 약 1조5000억 원 규모로, 경남 거제시 삼성호텔과 경기 성남시 판교 연구개발(R&D)센터 등 비업무용 자산 매각과 인력 구조조정 방안 등을 담았다.

당초 산은은 지난달 삼성중공업이 제출한 자구안 초안에 대해 “너무 빈약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정부와 채권단은 “대주주가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며 삼성그룹 차원의 지원을 압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중공업이 다시 제출한 자구안을 꼼꼼히 평가한 끝에 입장을 바꿨다. 채권단 관계자는 “보완된 자구안이 내용도 충실하고 현실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돼 일단 수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최대 난제는 대우조선이다. 대우조선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초안을 받아들고 자구안을 조율하고 있다. 스트레스 테스트란 선박과 플랜트의 인도 시기, 수주 상황 등 여러 변수를 이용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이에 따라 회사의 재무 상황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살피는 것이다. 채권단에 따르면 지난해 4조2000억 원의 대규모 지원이 이뤄졌지만 대우조선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는 그다지 밝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우조선은 업계 최대 규모인 5조2000억∼5조3000억 원대의 자구안을 짜놓은 상태다. 지난해 1조8500억 원 규모의 자구안을 제출한 데 이어 예상을 웃도는 3조4000억 원 규모의 추가 자구안을 수립한 것이다.

그러나 채권단 관계자는 “낙관할 수 없는 상태”라며 “‘자르고 쪼개는’ 식의 더 강력한 방안을 고민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잠정 승인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자구안도 회계법인 실사 결과에 따라 보강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지난달 27일 법정관리를 신청한 STX조선해양의 발주처 중 세계 최대 유조선 선사인 프런트라인이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4척의 주문 취소를 최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프런트라인 측과 현재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윤정 yunjung@donga.com·김철중·신수정 기자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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