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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쟁점에 대한 협의를 앞으로도 계속해나가기로 분명하게 다짐했다. 비록 이날 새벽까지 계속된 실무협상에서 양국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지만 두 정상은 ‘한미 FTA를 반드시 가동시키겠다’는 분명한 인식을 공유함으로써 추후 협상의 동력을 살려놓았다.○ 한미 FTA ‘계속 협상’ 선언두 정상은 이날 낮 12시 15분 회담을 시작하기 직전 “협상을 매듭짓지 못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한다. 실무 협상의 의견차를 확인한 두 정상은 3년 반 전 타결해 놓고도 정식 발효시키지 못한 한미 FTA를 가동하기 위한 의지를 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담에서 “정치적 부담이 있더라도 (한미 FTA 재협상 타결 및 의회비준 추진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 역시 “좋은 성과를 내자”고 화답했다.오찬 직후에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두 정상은 그 같은 의지를 분명히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데 합의했다”며 “양국 통상장관이 상호 수용 가능한 내용을 포함해 최대한 빨리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 FTA가 미국의 일자리를 뺏는다’는 미국 내 일부 비판을 겨냥해 한미 FTA가 미국 경제에 미칠 긍정적 혜택을 설명했다. 그는 “한미 FTA는 양국 국민에게 윈윈이다. 미국의 상품 수출을 100억 달러, 서비스 수출을 90억 달러 늘려주며, 일자리 7만 개를 만들어 준다. 동시에 한국 소비자에게 많은 (제품) 선택권을 주고, 미국시장에 대한 한국 기업의 접근성을 높인다”고 강조했다.30분으로 예정됐던 회담 시간이 40여 분이나 연장되자 일각에선 두 정상이 막판 타협점을 찾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하기도 했지만 두 정상은 이날 한미 FTA에 대한 실무적 수준의 의견은 교환하지 않았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정상회담에선 실무적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며 “오늘 쇠고기니 자동차니 하는 단어는 등장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회담시간이 길어진 것은 오찬 후 기자회견에서 발표할 각자의 모두발언의 수위와 표현을 정리하기 위해 실무자들이 빠져나간 뒤 두 정상이 담소를 나누는 시간이 길어졌기 때문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회담시간이 길어지면서 두 정상의 오찬 시간은 당초 예정된 60분에서 30분 정도로 단축됐다. ○ 한미 무역역조 돌발질문에 긴장30여 분간 진행된 기자회견 말미에 ‘한국의 일방적 대미 무역흑자’를 지적하는 질문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 기자는 “미국인은 (6·25전쟁 때) 한국 방위를 위해 목숨을 잃었지만 미국에는 지금 현대자동차, LG 휴대전화, 삼성 TV가 넘쳐난다”며 “한국의 재벌이 공정한 경쟁 환경을 만들지 않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오바마 대통령은 “수출과 수입은 균형을 맞춰야 하지만 미국 경제의 성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한국에 대한 직접 언급을 피했다.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삼성 LG 현대차가 미국 수출을 하지만 그 핵심 부품은 미국 제품이고, 제조 노하우에 필요한 로열티를 (외국 기업에) 물고 있어서 100% 한국 제품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미 간 무역수지 역조가 연간 80억 달러 정도지만 많이 줄어들었고, (서비스수지를 감안하면) 한미 간 무역은 건강하다. 미국인들이 알아줬으면 해서 설명한다”고 말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동영상=오바마 美대통령, 서울 도착…G20 방한일정 시작}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쟁점 협상이 양측 간 이견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난기류에 빠졌다. 11일로 예정된 양국 정상회담 이전까지 합의안 도출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그러나 정부 내부에서도 협상 전망이 엇갈려 막판 ‘극적 타결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10일 서울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사흘째 열린 한미 통상장관회담에서 양측은 협상 실무진 차원의 최종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사흘간의 협상을 통해 양국이 의견을 충분히 교환했다. 이제 (양국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핵심 관계자는 “이번 협상은 국가 정상들이 담판 형식으로 마무리지을 사안이 아니다. 끝까지 실무진이 협상으로 결론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양국 협상단은 이날 저녁 의견이 좁혀지지 않는 핵심 쟁점들을 정리해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에게 각각 보고한 뒤 서울 시내 모처에서 밤늦게까지 협상을 다시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장관회담에서 최종 합의안이 도출되지 못한 것은 이날 미국 측이 논의 막바지에 쇠고기 수입 확대라는 초강수 카드를 들고 나오면서 한국에 ‘큰 폭의 양보’를 거듭 요구했기 때문이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눈에 띄는 경제적 성과를 얻어야 하는데 ‘한미 FTA’를 핵심 타깃으로 정한 것 같았다”고 말했다. 미국 측이 협상 막판에 핵심 쟁점인 자동차 부문에서 한국이 수용하기 어려운 사안을 추가로 요청했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이에 한국 측은 “한미 FTA 자체를 포기할 수도 있다”며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양국의) 시각차가 생각보다 워낙 커서 합의가 잘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다른 핵심관계자는 “이번 기회를 놓치면 ‘한미 FTA 타결’의 모멘텀을 다시 마련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는 것을 양국 정상이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출국하는 12일까지만 타결되면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비교적 순탄하게 흘러가는 듯했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쟁점 논의가 급반전된 것은 협상 막바지 미국이 쇠고기 카드를 내밀면서부터다. 겉으로만 보면 통상장관 협상은 쇠고기 문제 때문에 공식적인 협상이 종료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이 자동차에서 양보를 더 얻어내기 위한 압박용 카드로 쇠고기 카드를 들이민 것으로 보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막판 기 싸움 최고조 10일 오전 11시 추가 쟁점 논의 이후 세 번째 통상장관회담에 나선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사진기자들에게 “How are you(안녕하세요)?”라는 인사를 건넬 정도로 여유가 넘쳤다. 서울 종로구 외교통상부 청사 로비에서 대기하던 우리 협상팀 관계자들의 표정도 전날보다 훨씬 밝았다. 전날 자동차 분야에서 ‘큰 틀의 합의’를 본 덕분인지 한 외교부 관계자는 “오늘은 저녁에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직접 결과를 발표하지 않겠냐”며 타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회담 분위기는 미국 협상팀이 관세 문제 등 자동차 분야의 남은 쟁점을 관철시키기 위해 쇠고기 문제를 거론하면서 급반전됐다. 협상 테이블에 쇠고기 관련 자료를 잔뜩 올려놓으며 분위기를 조성한 미국에 대해 한국은 ‘차라리 FTA를 안 하겠다’며 맞섰다. 미국 협상팀은 더 나아가 미 상원에서 한미 FTA를 심의하는 재무위원회의 막스 보커스 위원장의 이름도 거론했다. 보커스 위원장은 미국 내 쇠고기 주산지인 몬태나 주 출신으로 30개월 이상까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확대를 주장하는 의원. 미국 측은 “미 의회의 특성상 주무 상임위원장인 보커스 위원장의 도움이나 양해가 없으면 의회에서 FTA 이행 관련 법률안을 처리하기 어렵다” “보커스 위원장의 심기를 건드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농수산물 개방 시점 유예 등 추가 협상 카드로 맞불 작전을 폈다. 미국 측이 한미 FTA의 주요 성과로 꼽고 있는 의약품과 지적재산권 분야도 거론했다. 결국 양측은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자 전날보다 두 시간가량 이른 오후 5시경 사흘째 이어진 통상장관회담을 끝냈다. 하지만 양측은 이날 밤에도 실무진 접촉을 계속하며 협상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관세 분야가 마지막 쟁점 하지만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한국 정부는 자동차 연비 및 온실가스 배출규정 적용 예외기준에 대한 미국 측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했다. 현재 연간 6500대 미만 판매 자동차에 허용되는 미국 차의 안전 관련 자기인증 범위도 연간 판매대수 1만 대로 허용범위를 확대하는 데 의견 접근을 봤다. 미국은 2007년 약속했으나 아직 이행되지 않는, 한국에 대한 전문직 비자 1만5000개 배정을 조속히 이행하기로 약속하기도 했다. 다만 한국 자동차 업체가 제3국에서 자동차 부품을 수입해 미국에 완성차 형태로 팔 때 한국 정부가 기업이 낸 부품 수입분에 대한 관세를 되돌려 주는 관세환급(duty drawback)제의 금지 내지 제한, 한국산 픽업트럭에 대한 25% 관세 폐지 기간을 10년 이상으로 늘리는 것 등은 아직 우리 측이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이다. 결국 양국 정상의 결단 여부에 따라 한미 FTA 합의안이 11일 한미 정상회담 혹은 12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귀국일 전에라도 나올 수 있을지, 또다시 다음을 기약할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험난할 것으로 예상되는 의회 비준 과정은 양국 모두에 여전한 숙제로 남아 있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은 10일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를 맞아 방한한 섀런 버로 국제노총(ITUC) 사무총장 등 국제노동계 대표들을 만나 일자리 창출에 대한 의지를 설명했다. 이 자리에는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과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도 참석했다. 이 대통령이 민주노총 위원장과 만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버로 사무총장 등에게 “G20 서울 회의의 1차 목표인 일자리 창출 문제는 내가 주최국 대통령이라는 이유로 매진하는 게 아니다”라며 “내 가족 전체가 (노점 행상, 청소부 등) 비정규직 노동자 출신이었기 때문에 나의 꿈은 고정적 일자리를 얻어서 꾸준히 월급을 받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또 이 대통령은 민주노총 김 위원장에게 “잘 왔다. 지난번(지난달 25일 노사대표 초청 청와대 오찬)에 볼 줄 알았는데…”라고 반가움을 표한 뒤 “정부와 양대 노조가 방법은 다를지 몰라도 일자리 만들기라는 목표는 같다. G20 정상회의의 목표도 동일하니 (G20) 반대자들을 잘 설득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국제노총과 노동조합자문위원회(OECD-TUAC) 등 국제 노동자 단체들은 이날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G20 정상회의 참가국에 실업과 빈곤문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는 ‘내조 외교’를 이끈다. 김 여사는 11, 12일 이틀 동안 서울을 찾는 정상급 인사의 배우자 13명과 오찬 및 만찬을 포함한 5차례의 행사를 함께하면서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한국의 멋을 알린다.○ 준비하는 정성이 주안점 김 여사는 이번 손님맞이 준비에 세심한 관심을 기울였다고 한다. 김 여사는 첫날 양식 만찬과 둘째 날 한식 오찬을 위해 몇 차례나 시식을 거쳐 메뉴를 짜는 등 깊숙이 관여했다고 G20 준비위원회 측이 10일 설명했다. 청와대 실무자는 11일 만찬이 열리는 삼성미술관 리움을 사전에 방문해 의자 선정, 높낮이 조절, 테이블 세팅 등을 세심히 살폈다. 식사 중에 흘러나올 배경음악도 참석자 국가의 대표적인 음악을 골라 각국 정상의 배우자들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식사할 수 있게 했다. 정상의 배우자들은 12일 창덕궁 후원(비원)과 서울 성북구 성북동 한국가구박물관을 잇달아 방문해 전통 건축과 정원, 목가구의 아름다움을 접하게 된다. 비원에선 한복 패션쇼도 관람한다. 청와대 측은 야외행사 동안 기온이 떨어질 것에 대비해 전기담요와 온돌벤치, 온풍기, 무릎담요도 준비했다. 창덕궁 내에서는 이동거리가 길어 골프 카트와 같은 전기차를 마련했다. 준비위 관계자는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 유산인 창덕궁 내에서는 별도의 차량을 이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자신이 펴낸 한국음식 홍보용 영문 책자와 국산 화장품인 ‘설화수’를 선물로 준비했다. 준비위 측은 “한국적이면서 추억이 담길 만한 비싸지 않은 가격대의 선물을 추가했다”고 말했다.○ 의전 서열은 탄력적으로 적용정상 배우자에게도 기본적으로 G20 정상회의 의전 서열이 적용된다. 그러나 일부 행사에서는 편안한 분위기 속에 다소 느슨하게 의전 기준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리움미술관 만찬에는 초대형 테이블 하나에 전원이 앉아 식사한다. 자리 배치에는 G20 정상회의 서열이 적용된다. 또 12일 한국가구박물관에서의 오찬은 장소가 협소해 몇몇 테이블로 나뉘어 진행된다.오찬 및 만찬 행사에 정상의 배우자가 아닌 외부 인사가 일부 초청되는 것도 탄력적으로 의전을 적용한 한 사례다. 한 관계자는 “미술관을 흔쾌히 제공해 준 홍라희 전 리움 관장을 포함해 몇몇 분이 초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내 행사의 통역은 정상회의 때와 마찬가지로 일단 영어로 통역한 뒤 각자 언어로 바꾸는 이중통역으로 진행된다. 비원과 한국가구박물관 관람 때는 통역이 배우자에게 바짝 붙어서 속삭이듯 진행하는 ‘위스퍼링(whispering) 통역’으로 이뤄진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세계 유일의 분단 지역인 한반도에서 월드컵이 열리면 남과 북은 물론 세계 평화에도 기여할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한국의 2022년 월드컵 유치가 한반도 평화에 기여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8일 방한한 블라터 회장을 청와대로 초청해 “FIFA는 세계 축구 발전과 사회 발전을 이뤘고 갈등을 넘어 화해와 평화에 큰 기여를 했다”며 체육훈장 최고 영예인 청룡장을 수여했다. 이 대통령은 블라터 회장과 본관 충무실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한 뒤 정몽준 FIFA 부회장 배석하에 만찬을 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은 그동안 FIFA가 보여준 적극적인 지지와 협조에 감사를 표하며 2022년 월드컵 유치를 위한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날이다. 한국이 얼마나 월드컵을 원하는지, 얼마나 잘 준비됐는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블라터 회장은 “FIFA를 대신해 청룡장 수여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보여준 성공적인 대회 운영과 열기를 봤기 때문에 한국이 2022년 월드컵 개최 준비가 잘돼 있음을 확신한다”고 화답했다. 그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지금 이 시간(오후 5시 40분쯤)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한국과 북한이 남자 축구 경기를 하고 있다는 것도 아주 좋은 징조이다. 한국의 월드컵 유치는 남과 북을 연결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블라터 회장은 “월드컵 개최지 선정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다. 나는 회장으로서 공평하게 일을 처리해야만 한다”고 말해 12월 2일 개최지 선정을 위한 FIFA 집행위원회 표결에서 중립성을 잃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11, 12일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는 한국의 외교 의전 역사상 가장 공들인 행사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축제 분위기를 가급적 배제한다’는 의전 원칙을 세웠다.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이라는 G20 정상회의 탄생 배경을 감안한 것이다. ‘최대한 예우한다. 그러나 잔치보다는 일하고 결과를 도출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는 게 G20 의전 준비의 핵심 콘셉트이다.○ 공개된 의전 순서 정상들의 단체 기념촬영에서 각 정상이 설 위치가 살짝 공개됐다. 이명박 대통령이 G20 준비위원회를 격려하기 위해 6일 코엑스 회의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여성 자원봉사자들과 기념촬영을 했는데 이때 자리배정이 실제 G20 정상회의 본회의가 열리는 12일 오전에 있을 정상급 단체사진 대형이었다. 여성 봉사자들은 이날 33개 참가국과 참가기구의 국기·단체기를 들고 섰다. 맨 앞줄은 국가 수반인 대통령의 자리다. 중심에 선 이 대통령의 왼쪽으로는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이, 오른쪽으로는 중국 멕시코 등의 정상이 서게 된다. 취임 순서가 빠를수록 이 대통령 곁에 가깝게 선다. 둘째 줄에는 상징적 국왕이나 대통령이 있는 나라의 선출직 총리가 선다. 베트남 말라위 등 비회원 초청국은 좌우 끝이나 뒷줄에 선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 7개 국제기구 수장들 역시 뒷줄에 배치됐다. 이런 기준은 12일 회의장인 코엑스에 도착하는 순서에도 적용된다. 즉, 국제기구 수장이 먼저 도착하고 의전 서열이 높을수록 늦게 입장한다. 이에 따라 마지막에 후진타오(중국)→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브라질)→이명박 대통령이 입장한다. 코엑스 3층에 설치된 초대형 원탁회의에서 열리는 ‘진짜 회의시간’에는 다른 의전 순서가 적용된다. 이 대통령 좌우에 전후임 G20 의장국인 영국(2009년 4월 개최)과 프랑스(2011년 상반기 개최 예정) 정상이 앉도록 배치됐다. 올해 6월 토론토 회의를 개최한 캐나다는 임시 의장직 성격이었다고 한다.○ 검소하게, 그러나 섬세하게 G20 참가국을 영접하기 위해 서울공항(경기 성남시)과 인천공항에 별도의 계류장과 야외 행사장을 마련했다. 그러나 화려함을 상징하는 ‘레드 카펫’은 생략하고 ‘아스팔트(tarmac) 의전’이 준비된다. 한 관계자는 이날 “장관급 수행원에겐 승용차도 제공하지 않고 승합차(van)만 지원할 정도로 불요불급한 의전은 과감히 생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물론 참가국 정상에 대한 예우는 충분히 한다는 원칙이다. 방한하는 32명의 정상급 참석자 가운데 공항 도착시간이 밤 12시∼오전 6시인 경우가 무려 7건에 이른다. 정부는 새벽에 도착하는 정상들을 위해 장차관급 고위 공직자의 ‘새벽 영접’ 계획을 세워놓았다. G20 준비위는 선물을 마련하면서 ‘국가에 귀속되는 기준가격을 넘기지 않는 한국적인 물건을 고른다’는 원칙을 세웠다. 정상들에게 일괄 지급되는 선물인 디지털 액자에는 각 정상들의 서울방문 기간 활동 모습을 개별적으로 저장해 줄 예정이다. 고액은 아니지만 정상들에게 줄 ‘깜짝 선물’을 준비 중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디테일을 직접 챙긴 MB의 실용주의 이 대통령은 G20 의전 준비 과정에서 특유의 실용주의적 감각을 한껏 발휘했다. 이 대통령은 일찌감치 참모들에게 “회의장 디자인에 너무 신경 쓰지 마라. 제일 중요한 것은 편안한 의자다. 정상들이 집중력 있게 회의에 참여하려면 의자가 편해야겠더라”는 지시를 내렸다. 동시에 △서양인 체형에 맞게 팔걸이 위치를 챙겨야 하고 △고가의 수입의자 대신 국내 중소기업 제품을 구입해야 하며 △등받이가 너무 높으면 사진에 찍힌 정상의 모습이 어색하니 감안하라는 지시도 뒤따랐다. 이 대통령은 6일 코엑스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현장을 둘러보면서 “탁자가 좋지만 실용적이지 못하고, 디자인 위주로만 돼 있다. 의자도 앉아 보니 너무 푹 들어갔다”고 말했다. 또 “정상들이 앉는 의자도 간격이 너무 넓다. (정상끼리) 이야기할 수 있도록 바짝 붙여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행사 집기들을 행사 후 경매에 부친다”는 보고를 듣고 “사전에 입찰을 해야 좋지”라며 아쉬워했다. 이 대통령은 준비위 구성 초기에 ‘모든 집기의 사후 사용 계획을 동시에 짜라’고 지시한 바 있다. 통역기를 귀에 착용한 뒤 마이크 테스트를 직접 하면서 “소리가 너무 울린다”며 울림상태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냈다. 응급처치실에 영문으로 ‘FIRST AID’라고 쓴 표지가 붙어 있는 것을 보고는 “영어보다는 국제표준 마크(빨간 십자가)로 바꾸는 게 어떻겠느냐”고 말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은 11, 12일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전후로 미국 중국 러시아 등 9개국 정상과 양자 회담을 별도로 갖는 숨 가쁜 연쇄 정상외교 일정에 들어간다. 5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10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와 회담을 갖는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방한 기간에 인천시는 한-러 수교 20주년을 맞아 구한말 러일전쟁 당시 인천 앞바다에서 자폭한 군함 바락호(號)를 러시아에 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개막 리셉션과 업무만찬이 열리는 11일에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잇달아 양자회담을 갖는다. 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 G20 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상호협력 방안, 북핵 해법, 한미동맹 및 지역안보, 현재 실무협의 중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비준을 위한 방안 등을 폭넓게 논의할 계획이다. 후 주석과 8번째 정상회담을 갖는 이 대통령은 천안함 폭침사건에 따른 동북아 정세 및 한중관계 전반을 논의할 것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특히 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 및 후 주석과의 잇따른 회담에서 서울 정상회의의 핵심 이슈인 환율문제 해법 마련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내년 1월 퇴임을 앞두고 후임 당선자를 수행원으로 데려오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의 회담도 추진하고 있다. 정상회의 본회의가 열리는 12일에는 차기 의장국인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 회담한다. 이 회담에서는 외규장각 도서의 한국 반환 문제가 의제에 포함돼 있다. 이 대통령은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직전인 13일 오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와 만난다. 이 대통령은 APEC 기간에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와 양자회담을 갖는 것을 협의 중이다. 청와대는 “회담이 성사되면 일본 측이 조선왕실의궤 등의 도서를 반환하겠다고 밝힐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귀국한 이튿날인 15일에는 알란 가르시아 페레스 페루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검찰이 국회의원 11명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한 5일 청와대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검찰이 자체적으로 판단해 수사한 것으로 청와대가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내부 분위기가 외부에 알려지고 이것이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것을 피하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한 관계자는 “서울북부지검이 검찰총장과 상의한 뒤 기습적으로 한 일로 청와대는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입법로비 의혹 수사는 서울북부지검이 6개월 전부터 진행해 온 것으로 수사권의 정당한 집행을 청와대로서도 막을 방법이 없었다는 얘기다. 청와대는 5일 정오경 검찰로부터 압수수색 계획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법원이 영장을 발부한 시점은 4일 오후인 것으로 전해짐에 따라 검찰이 의원 11명에 대한 동시 압수수색이라는 폭발력 강한 결정을 내리고도 청와대에는 집행 2시간 전에 보고했다는 사실에 청와대 측은 당황하는 기색이었다. 청와대는 한화 태광 C& 등 대기업 수사와 함께 현역 의원 다수를 상대로 동시다발적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것을 청와대가 주도하는 ‘기획사정’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한 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의 8·15 경축사 이전부터 진행된 수사가 아니냐. ‘공정한 사회’ 때문에 시작한 사정과는 거리가 멀다”라고 말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한국의 맛을 최고의 정성을 통해 알리되, 사치스럽거나 논란 있는 식재료는 배제한다.”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준비위원회가 귀빈들을 위해 준비할 ‘맛의 향연’은 어떻게 마련되고 있을까. G20 준비위는 4일 행사 기간에 사용될 식음료의 준비과정을 공개했다. 정상급 33명과 배우자 20여 명, 100여 명에 이르는 참가국 장관급 및 중앙은행 총재를 위해 모두 10차례의 오찬과 만찬이 차려진다. 또 3000명에 이르는 지구촌 외신기자들을 위해 한식을 포함한 뷔페 식단이 짜여 있다. ○ 맛과 멋의 조화 정상들의 11일 만찬 장소로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선정됐다. 문화재 11점이 정상들의 동선을 따라 전시되며 8일 출시되는 삼성의 태블릿PC ‘갤럭시 탭’을 비치해 8개국 언어로 유물을 설명한다. 배우자들의 만찬은 리움미술관에서 이뤄진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그림과 건축물을 직접 소개한다. G20 준비위는 최고의 맛 전문가로 일찌감치 준비단을 구성했다. 양일선 연세대 부총장, 송희라 한식재단 부이사장 등 최고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한식 세계화를 주도해 온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도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식단을 준비하면서 개개인의 채식주의 여부 및 종교적 신념까지 조사했고, 기피 식재료는 배제했다. 또 가정집에 초대된 듯한 편안한 느낌을 주도록 ‘프렌치 어니언 수프’ 등 서민적으로 느낄 메뉴를 포함했다. 박물관에는 조리시설이 없는 탓에 스테이크 메뉴를 외부에서 배달해야 한다. 때문에 준비단은 쇠고기를 구울 때 보온성이 높은 ‘파이 생지’에 싸서 굽는 방식을 선택했다. ○ 한국산 제철 식자재 양식과 한식 모두 우리 땅에서 난 계절 특산물을 이용했다. 상주 곶감을 먹여 키운 상주 한우, 넓고 비늘 없는 서해산 넙치, 제주 한라봉, 다도해산 줄돔, 횡성 한우, 영덕 대게, 신선한 강원도 고랭지 야채와 허브가 주요 재료라고 한다. 손지애 G20 준비위 대변인은 “시빗거리가 될 수 있는 상어알, 거위간 또는 값비싼 송로버섯 사용은 자제했다”고 말했다.○ 주류 선정도 고민 또 고민 지구촌 33명의 정상급 인사들이 즐기는 와인은 ‘보통 사람들’의 그것과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G20 조직위의 선택은 ‘중간 가격대’의 와인이었다. 이시영 행사기획단장은 “33인의 위상과 과거 G20 행사 때 쓰인 와인 가격대를 감안하면 최고급 와인이 필요하지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탄생한 G20의 성격을 감안해 과거 행사에 비해 낮은 가격대를 골랐다”고 말했다. 이런 고려 끝에 정상들을 위해선 ‘온다도로(Onda d'Oro)’,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를 위해선 ‘바소(Vaso)’를 선택했다. 적포도주인 온다도로는 미국 캘리포니아산 와인으로 한국 기업인이 인수한 브랜드다. 와인전문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따르면 온다도로는 2006년산 기준 45만 원, 바소는 2007년산 기준 15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25개국 정상과 유엔사무총장,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 지구촌 거물들이 참가하는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일정은 11일 오후부터 12일 오후까지 24시간 안팎에 불과하다. 그러나 꽉 짜인 일정은 주요 의제에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연쇄 회의와 함께 한국의 맛과 멋을 알리기 위한 행사 등으로 정교하게 디자인됐다.○ 12일 하루 동안 5차례 회의 이명박 대통령이 다자 정상회의 주재자로 데뷔하는 무대인 G20 회의는 12일 오전 8시 10분 행사장인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 정상들이 입장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정상급 인사 33인은 40여 분 동안 1, 2분 단위로 행사장에 도착한다. 이후 오전 9시부터 업무오찬을 포함한 7시간의 집중 토론이 시작된다. 회의는 모두 5개 세션으로 진행된다.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 저개발국 개발지원, 기업의 사회적 책임, IMF 개혁 등 4대 핵심의제 및 기타 사안이 세션별로 논의된다. ‘토론하는 점심식사’를 위해 업무오찬에선 건배 제의가 생략된다. 오후 4시에 회의가 종료되면 이 대통령은 30분 뒤 의장성명을 발표하고 전 세계 언론을 상대로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다.○ 모든 자리는 의전 서열대로 G20 준비위 관계자는 4일 “다자 정상회의는 의전으로 시작해 의전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준비위 측은 이날 의전 원칙만 공개했을 뿐 정확한 서열은 철저히 비공개에 부쳤다. 외교 당국자는 “워낙 불만표시와 항의가 많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코엑스 행사장에는 가까운 호텔에 묵는 정상은 도보로, 나머지 정상은 의전차량을 타고 도착한다. 의전 서열이 높을수록 늦게 도착한다. 단체사진을 촬영할 때도 서열이 높은 정상이 의장인 이명박 대통령 주변에 선다. 오찬과 만찬 때도 누가 이 대통령 주변에 앉느냐에 따라 서열이 드러난다. 원칙상 의전 서열은 국가원수, 정부수반(국왕이 있는 나라의 총리), 대리 참석자, 국제기구 대표 순으로 정해져 있다. 같은 국가원수 중에서도 취임한 지 가장 오래된 정상이 우선순위를 받게 된다. 이 밖에 초강대국 미국과 직전·직후 의장국인 영국과 프랑스가 배려 대상이 된다고 의전 전문가는 설명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 ‘7만3000명.’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를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외곽 경비를 맡고 있는 경찰 5만 명과 군 1만 명, 행사준비 인력 7000명과 자원봉사자 6000명이 7일 앞으로 다가온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막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해외 정상 등 주요 참석 인사들의 식사와 편안한 잠자리를 책임지는 호텔 지배인, 요인 안전을 책임지는 경호팀, 행사장 주변 철통 경비를 선언한 경찰, 해외 명문대를 다니다가 자원봉사를 위해 귀국한 대학생, G20준비위원회에서 대회 준비에 숱한 밤을 지새운 사무관까지. 성공적인 G20 정상회의를 위해 발로 뛰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봤다. 일주일 뒤 이들의 땀과 노력으로 밝힌 ‘청사초롱’이 한국을 찾은 세계인들을 환하게 맞이할 것이다. 》 ■ 양석 롯데호텔서울 총지배인서비스 드림팀 80명 총 출동… 정상은 1대1 장관 2대1 서빙양석 롯데호텔서울 총지배인(57·사진)은 1979년 호텔 설립 멤버로 입사한 뒤 호텔리어 경력이 30년이 넘지만 요즘처럼 바쁜 적이 없었다고 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중책을 맡은 롯데호텔의 서비스를 총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호텔은 11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환영만찬의 음식공급업체로 단독 선정됐다. 또 사우디아라비아, 유럽연합(EU), 네덜란드 등의 세 정상이 이 호텔에 묵는다. 양 총지배인은 “1979년 호텔 설립 이후 청와대 주최 국빈 만찬을 가장 많이 해본 경험을 인정받았다”며 “외국계 체인이 아닌 순수 로컬 브랜드로서 최고의 음식과 서비스로 G20 정상들을 감동시키겠다”고 말했다. 만찬에는 각국 정상과 장관, 수행원 등 170명이 참석한다. 롯데호텔에서는 ‘서비스 드림팀’ 80명이 총출동한다. 청와대 주최 국빈 만찬 경력이 있으며 신원조회를 거친 최정예 멤버들로 국가 정상은 1 대 1, 장관급은 2 대 1, 나머지 수행원은 4 대 1로 서빙한다. 만찬의 메뉴 선택은 끝났지만 G20 준비위원회 요청에 따라 메뉴 내용은 비밀이다. 기본 메뉴는 양식이지만 이번 만찬을 위해 새로 개발한 메뉴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호와 검식도 철저하다. 식자재가 준비되면 사전에 청와대 검식팀이 검식한 뒤 봉합하며 검식팀이 보는 앞에서 뜯어서 조리해야 한다. 호텔 투숙 손님들에게도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고심했다. 각국 국기를 넣은 카드키를 특별 제작했고 사우디아라비아 대표들을 위해 객실에는 메카 방향 화살표까지 넣었다. ‘피를 뺀 양고기’만 먹는 이슬람 관습에 맞춰 이태원의 이슬람식 도축장을 찾아 공급처를 확보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 이샘나 G20준비위 사무관회의 관련 업무와 ‘열애 1년’… 이젠 그 사랑 열매맺길 기대 “어쩌면 좋아….” 지난달 23일 오전 5시경 경북 경주시 힐튼호텔에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의 성명서(코뮈니케) 초안을 복사하고 있던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의제기획과의 이샘나 사무관(26·여·사진)은 하늘이 노랗게 변하는 것 같았다. 멀쩡하던 복사기가 갑자기 고장 난 것이다. 코뮈니케를 받으려 줄 서 있는 수십 명의 G20 국가와 주요 국제기구 관계자들의 긴장된 표정에 숨이 막히는 듯했다. “천천히 해도 돼요” “도와줄까요?”…. 의외로 이 관계자들은 부드러웠다. 인도의 한 공무원은 어느새 이 사무관 옆에 와서 서류를 정리하는 작업을 돕고 있었다. 서울 정상회의를 8일 앞둔 3일 이 사무관은 “매일 새벽 1시에 퇴근할 만큼 바빴지만 외국 정부 관계자들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협력했던 경험은 잊을 수 없을 것”이라며 “G20 관련 업무가 마무리되면 홀가분한 만큼 아쉬움도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2008년 행정고시 52회에 합격한 뒤 지난해 11월부터 G20 관련 회의 때 쓰는 자료집을 구성하는 업무를 담당했던 이 사무관에게 G20 정상회의를 준비하며 만난 사람들은 ‘공직생활의 첫사랑’. 이 사무관은 “이제는 국적에 상관없이 G20 관계자는 모두 가족 같다”고 말했다. 그는 6월 부산에서 열렸던 G20 재무장관 회의 때 국제통화기금(IMF)의 한 직원이 며칠 밤을 새워가며 일하던 자신에게 건넨 “That's a G20 spirit(이게 바로 G20의 열정이네요)”이란 덕담을 잊지 못한다. 이 사무관은 “끝까지 ‘G20의 열정’을 발휘해 서울 정상회의 때 고생한 각국 관계자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코뮈니케가 꼭 나왔으면 좋겠다”고 웃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김단비 서울시 자원봉사자두달간 자원봉사 교육 마치고… 회의 일원 된다는 생각에 뿌듯 “서울 시민을 대표하는 자원봉사자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준비 과정에 참여할 수 있어 영광입니다.”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만난 김단비 씨(21·여·사진)는 “다음 주면 회의의 일원으로 뛰게 된다는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지난달 31일 서울시 G20 자원봉사자로 선발됐다. 김 씨 등 자원봉사자 5817명은 8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주요 관광지와 호텔, 지하철 등에서 외국인들을 위해 숙소 및 관광지, 회의장 안내를 하게 된다. 미국 코넬대 호텔경영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김 씨는 “중학교 때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탓에 솔직히 한국이 낯설다”며 “9월부터 두 달에 걸친 자원봉사자 교육을 받으면서 G20뿐만 아니라 이런 세계적 회의를 개최할 수 있는 고국의 저력 등 한국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돼 뿌듯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자원봉사자들을 대상으로 G20 회의의 연혁과 취지, 정상회의 참가국들의 문화 등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다. 김 씨는 개인적인 욕심에 북촌한옥마을 등 서울의 주요 관광 명소를 직접 찾아다녔다고 했다. “외국인 참가자들이 서울의 명소에 대해 물었을 때 자신 있게 대답하고 싶었어요. 추천 1순위로는 북촌한옥마을을 권해주고 싶어요. 광화문 빌딩 숲 너머로 한국 고유의 옛 멋을 그대로 간직한 작은 마을이 있을 줄은 저도 상상하지 못했거든요.” 김 씨는 미국에 있는 친구들도 서울에서 G20 회의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한국에 부쩍 관심을 보인다고 했다. “회의 날이 다가오니 친구들이 전화로 요즘 한국 분위기를 묻더라고요. 회의가 잘 마무리돼 내년에 미국으로 돌아가면 이것저것 자랑할 게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박동현 서울 강남署 경비과장추석 이후 24시간 가건물 근무… 예멘 폭탄테러 뉴스에 더 긴장 “G20 정상회의가 끝나면 가장 하고 싶은 일요? 무인도에 가서 두 다리 쭉 뻗고 푹 자고 싶습니다.” 박동현 서울 강남경찰서 경비과장은 9월 추석 연휴 직후부터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치안센터 옆에 세워진 20평 남짓한 가건물에 임시 사무실을 차려놓고 하루 24시간을 보내고 있다. 박 과장은 김현수 강남서 G20 경호팀장 등 G20 정상회의 경비 업무를 맡은 동료 경찰 22명과 숙식을 함께하면서 서울 회의가 무사히 끝날 때까지 긴장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오전 6시부터 지금 이 시간까지 잠시도 앉아있을 틈이 없네요. 10월 초부터 매일 이렇게 정신없이 G20 경비 상황을 체크하면서 지내왔습니다.” 3일 오후 사무실에서 만난 박 과장은 G20 회의를 불과 일주일가량 앞두고 예멘에서 한국 기업의 송유관을 폭파하는 테러가 발생하면서 경비팀도 비상상태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예기치 못한 테러사건으로 경비 경호업무에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서울 회의가 국제적 테러리스트들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 과장은 이날 오전 7시 일일 경비인력 체크로 하루 일정을 시작했다. 오전 8시에는 이성규 서울지방경찰청장 주재로 서울 시내 전 경찰서 경비과장들과 화상 회의를 했고, 오후에는 주민용 출입 스티커 배포 현장을 찾아 주민들에게 G20 회의 일정을 설명하고 검문검색과 교통통제 등에 대해 양해를 구했다. 박 과장은 “15년 경찰 생활 중 이번처럼 몸이 힘든 것은 처음”이라며 “한 달 넘게 ‘퇴근’이라는 단어를 잊고 살았지만, 중요한 국가적 행사 준비에 기여한다고 격려해주는 가족들 덕분에 힘을 낸다”고 말하며 웃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유정권 경호안전단 기조실장주변 업소 의자수까지 파악… 안보이는 경호가 진짜 경호 11일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사상 최대의 경호작전’이다. 미국 영국 등 아프가니스탄 파병국이 다수 포함된 25개국 정상, 국제통화기금(IMF) 등 일각에서 ‘신자유주의 첨병’으로 불리는 국제기구 수장이 한날한시 한 도시에 머무는 만큼 테러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경호안전통제단 유정권 기획조정실장(사진)은 ‘테러 없는 G20’을 위한 범정부 경호대책의 실무책임자다. 청와대 경호처 소속인 유 실장은 3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경호업무가 요인 접근경호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주변 지형지물의 사소한 사안까지 소리 없이 파악해 장악하는 것이 경호의 시작”이라고 했다. 그는 봉은사 도로변 식당들의 총 좌석 수가 166개라는 것은 물론이고 코엑스 주변 업소들의 좌석 수천 개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유 실장은 사이버테러 대비를 위해 6∼8월 공군기지 및 지하철 차량기지에서 대응 시뮬레이션을 거쳐 세부 보완작업도 마무리했다고 했다. “영화 속 장면처럼 항공기 추락, 지하철 탈선, 자동차 역주행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시작한 경호작전은 준비가 다 끝났다”며 “마지막으로 현장 요원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고 완벽 임무에 나설 수 있도록 정신무장에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군 경찰 소방대원이 포함된 경호인력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면서 ‘G20의 성공은 나의 성취’라고 믿어야 성공이 가능하다는 점을 그는 강조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은 3일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일본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가능성을 일본 기자가 묻자 “개인적으로는 (한국은) 중국 및 일본과의 FTA를 원한다”면서도 “일본이 (자국) 이익만 추구한다면 절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한국과 일본은 굉장한 (경제력) 격차가 있다”며 “(한일) 양국이 좀 공정하게 두 나라가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논의하면 예상외로 (합의가) 빨리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 대통령은 한중일 3국에는 농산물 및 중소기업 보호 차원에서 예민한 부분이 있다는 점도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올 5월 제주도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담에 보고됐던 3국 FTA 연구보고서를 언급한 뒤 “매우 긍정적인 자료였으며, 2012년까지 2차 보고를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 긍정적인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히고 “3국이 동시에 하는 것과 한일, 한중, 중-일처럼 양자로 하는 것 가운데 어떤 게 더 빠른지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 이명박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11, 12일)를 앞두고 3일 가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전문적인 내용의 정상회의 의제를 상세히 설명하며 국민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G20 정상회의가 국제경제에 관한 ‘최상위 포럼’, 세계경제를 이끄는 ‘상임이사회’로 자리매김했다”면서 “지금까지 4차례 회의를 통해 합의된 내용을 구체적으로 행동에 옮겨야 할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답을 통해 환율 공조, 개발격차 해소, 국제통화기금(IMF) 개혁과 글로벌 금융안전망 등 주요 의제의 논의 진행 상황을 설명했다. 》■ 환율 “G20 정상회의에서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첨예하게 대립된 나라들도 경주 (재무장관 회의의) 합의 정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토론하면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의)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본다.”“후진타오 긍정 협력 기대”… 中과 의견접근 가능성 이번 회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이 대통령이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의 진전된 합의에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는 점이다.중국 런민일보 기자의 질문에 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이 논의될 것이고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본다”면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긍정적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가이드라인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는 구체적 시점이 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지난달 경주 G20 재무장관 회의 이후 정부가 물밑 접촉을 통해 각국의 이견(異見)을 상당 부분 해소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경주 회의에서 20개국 경제 수장들은 환율전쟁을 막을 간접적인 해법으로 ‘경상수지 목표제’를 제시했지만 독일 일본 등의 반발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비율을 확정하지 못했다. 그 대신 “향후 예시적인 가이드라인(indicative guidelines)에 합의한다”고 성명서(코뮈니케)에 담았다. 당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가이드라인을 확정하는 시점에 대해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고 말해 가이드라인 구체화가 쉽지 않음을 시사했다. 만약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가이드라인을 확정한다면 환율전쟁 종식과 세계경제 불균형 해소를 위한 큰 이정표로 기록될 수 있다. 각국이 가이드라인에 따라 경상수지 흑자 혹은 적자 비율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자국 통화의 가치도 조정되기 때문이다. 특히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를 보이는 중국과 독일은 자국 통화가치 절상을 유도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지난해 중국의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6.0%, 독일은 4.9%였다. 이 대통령이 후 주석의 긍정적 협력을 기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을 놓고 미국과 함께 환율전쟁의 한 축을 이루는 중국과도 우리 정부가 상당 부분 의견 접근을 이룬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개발격차 해소 “G20 정상회의는 G20 국가의 이해를 다루는 기구가 아니다. 선진국뿐만 아니라 빈국 개발도상국을 주요 의제로 다뤄야 G20 정상회의의 정체성을 지킬 수 있다.”단순 원조아닌 자생력 강조하며 “北에도 해당” 강조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에 새로 추가된 개발의제의 의의를 설명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이 대통령은 개발격차 해소가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빈국(貧國)의 경제가 성장하는 것이 빈국을 위한 것만이 아니다. 빈국들의 경제가 성장함으로써 수요를 창출할 수 있고 그러면 선진국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세계경제의 지속 발전과 균형 성장을 위해서도 개발격차 해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G20 국가를 합치면 세계 GDP의 85%를 차지하지만 그 외의 국가가 170개나 있다. G20 정상회의가 G20 국가들만의 이해를 다루는 기구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가 인식해야 G20 정상회의의 정체성을 지킬 수 있다”고 했다.우리 정부는 개발도상국과 후진국을 대상으로 이들 나라가 절실하게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조사했고 단순히 원조만 해주는 것이 아니라 성장잠재력, 경제 자생력을 키울 수 있는 행동계획을 선별해왔다. 그 결과가 이번 회의를 통해 ‘100대 행동계획’으로 채택될 것으로 전망된다.이 대통령은 “개발의제는 북한에도 해당될 수 있다”며 서울 정상회의의 결과를 남북간 개발격차 해소 구상에도 적용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금융개혁 “IMF는 아주 나쁜 인상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IMF에서 돈을 빌려 쓰면 그 나라가 망하려는 것 아니냐는 인식 때문에 다 거부했다. 이 인식을 바꾸기 위해 IMF의 돈을 빌려주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IMF 대출제도, 한단계 높은 금융안전망 협의 선언G20 재무장관들은 이미 글로벌 금융안전망의 첫 단계인 IMF의 위기예방대출제도에 합의했다. 한 나라의 위기가 세계의 위기로 곧바로 전파되는 시대인 만큼 ‘위기 이후’의 지원이 아니라 ‘위기 이전’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함으로써 위기를 사전에 예방하도록 했다는 설명이다.이 대통령은 “IMF는 아주 나쁜 인상을 받고 있다. IMF의 돈을 빌려 쓰면 그 나라가 망하려는 것 아니냐는 인식을 받기 때문에 (위기 조짐이 보여도 대출을) 다 거부했다”고 말했다. 서울 정상회의에서 정상들은 IMF 대출제도 개선을 환영하면서 이보다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의 안전망을 협의하게 된다.이 대통령은 “IMF가 탄력대출제도(FCL·Flexible Credit Line)와 예방대출제도(PCL·Precautionary Credit Line)에 합의했지만 좀 더 진전된 것이 없을까 하는 문제도 이번 서울 정상회의에서 논의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IMF 대출을 치앙마이이니셔티브(CMI)와 같은 지역 안전망과 연계하고 위기 징후가 포착되면 자동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글로벌안정메커니즘(GSM)’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하지만 일부 선진국은 신흥국들이 금융안전망을 믿고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에 빠질 수 있다며 부정적이다.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올해 초만 해도 상당수 선진국이 글로벌 금융안전망에 반대했지만 한국 정부의 설명과 설득에 지금은 일부가 찬성으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국내현안 “헌법 개정 문제는 대통령이 하겠다, 안 하겠다 이런 것보다는 국회가 중심을 가지고 해야 된다. 저는 직접 주도할 생각이 없다.”남북정상회담 답변 않은채 “北 G20 도발 않을 것”이명박 대통령은 3일 50여 분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과 답변의 대부분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슈에 할애했다. 남북 정상회담 추진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답을 내놓지 않았다. 국내 정치 현안에 대해선 원론적 답변만 했다. 이 대통령은 2002년 한일 월드컵, 1988년 서울 올림픽 등 주요 국제행사를 앞두고 발생했던 북한의 도발을 염두에 둔 듯 “세계 정상들이 모여 국제 이슈를 다루는 이 모임에 북한이 그런 행동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알카에다 등 테러집단의 도발 및 국내외 진보단체의 폭력시위 가능성에 대해서는 “G20은 선진국만의 회의가 아니며 개발도상국의 경제성장 및 일자리 문제를 다루는 만큼 테러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소기업을 살려내 세계경제를 살린다는 점에서 G20은 시위 주도 단체의 목표와 일치하는 만큼 시위를 자제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한국이 G20 주최국 지위를 내놓은 뒤 역할이 줄어들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 대통령은 “국가의 위상이 한번 올라가면 그것을 지키고 그 이상의 평가를 받는 것은 우리 자신에게 달렸다”며 “정부 기업 국민 정치권이 힘을 합쳐 국격을 지켜내자”고 당부했다.이 대통령은 12일 하루 자율 실시되는 차량 2부제 방안에 대한 일각의 부작용 우려에 “과거 정부는 국제행사 때 강제적 2부제를 한다거나 했지만 한국 사회의 성숙도를 감안해 강제 대신 자율적인 2부제 실시를 권유하기로 했다”며 “자율적 협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특유의 농담을 몇 차례 던지며 분위기를 풀어갔다. 개헌 이슈에 짤막한 답을 내놓은 뒤 “오늘 이 문제(개헌)는 너무 크게 다루지 말고 G20을 다뤄달라”고 말해 웃음을 이끌었다. 또 지난달 G20 참가국 경주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때 ‘합의 못 하면 버스나 비행기 가동을 않겠다’고 했던 농담을 이번에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때는 (참석자들이) 상업 비행기를 타고 왔기 때문에 (정부가) 공항만 폐쇄하면 됐지만 이번 정상들은 전부 자기 비행기를 타고 와 막기 힘들다”며 농담으로 응수했다.이날 회견에는 리비 베르트랑 주한 프랑스대사관 공보관이 참석해 회견 진행을 세심히 지켜봤다. 프랑스는 내년 상반기 열릴 6번째 G20 정상회의 의장국이다.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 참가하기 위해 방한하는 주요국 정상들이 경쟁적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식사를 곁들인 정상회담을 요청했으나 미국 등 3개국 정상에게만 이런 기회가 주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청와대에 따르면 주요국 정상들은 양자회담과 식사로 이어지면서 대면시간이 3시간 가까이로 늘어나는 ‘풀코스 정상회담’을 희망했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1일 이 대통령과 오찬회담을 갖는 등 ‘식사 외교’ 상대는 3개국 정상으로 제한됐다. 10여 개국 정상은 이 대통령과 식사 없이 실무형 양자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참가국 정상들이 처음 입국하는 10일부터 이 대통령이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참석차 출국하기 전날인 12일 밤까지 점심 저녁식사는 모두 6차례. 하지만 11일 저녁, 12일 점심과 저녁식사는 G20 참가국 모두를 위한 공식 행사가 잡혀 있어 개별적 식사는 3차례밖에 할 수 없다. 한 관계자는 “일부 국가와 조찬 회동도 조율했지만 외교관행과 맞지 않아 조찬은 제외했다”고 말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한-러 수교 20주년을 맞아 주요국 정상으로선 이례적으로 긴 일정인 2박 3일 동안 한국에 머물며 다양한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이 대통령은 올해 6월 선거 패배로 총리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9월 외교장관으로 기용된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를 2일 청와대에서 접견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3월 호주 방문 때 총리 관저에서 당시 러드 총리와 밤 12시까지 맥주를 마시며 얘기를 나누는 등 남다른 우의를 나눈 바 있다. 한 참모는 “이 대통령은 수시로 러드 전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며 의견을 교환해 왔고 미국이나 유럽 정세에 대해 조언을 듣는 등 우의를 유지해 왔다”고 말했다. 러드 전 총리는 5번째 G20 정상회의를 서울로 유치하는 과정에서 강력한 우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현 공직복무관리관실)의 민간인사찰 파문이 터진 직후 지원관실 직원이 사찰 관련 자료를 몰래 폐기하는 과정에서 청와대 행정관이 건네준 타인 명의의 휴대전화를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청와대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올여름 검찰의 1차 수사결과 지원관실 사찰 당사자의 혐의가 드러났지만 야당이 ‘윗선’으로 지목한 이영호 전 대통령고용노사비서관의 개입 여부는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청와대 직원이 건네준 ‘타인 명의 전화기’의 존재는 재수사를 요구해 온 민주당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인화성 높은 사안이다. 무엇보다도 현직 청와대 행정관이 공기업 임원 명의의 휴대전화를 불법 사찰의 주체였던 지원관실에 건넸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청와대와 공직윤리지원관실 사이에 뚜렷한 연결고리가 추가됐다. 그동안 수사에서는 지원관실이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영구 삭제하는 바람에 총리실과 청와대 사이에 오고간 교신내용은 파악되지 않았다. 관련자들은 검찰 조사에서 한결같이 “이영호 전 비서관은 무관하다”고 답했다. 검찰의 삭제파일 복구 끝에 ‘BH 보고’나 ‘총리 보고’ 등의 이름이 붙은 컴퓨터 폴더 이름이 나왔지만 결정적 증거는 아니었다. BH는 청와대(Blue House)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문제의 휴대전화는 민간인사찰의 진실 은폐 작업에 사용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민주당 이석현 의원에 따르면 지원관실 장모 주무관은 민간인사찰 파문이 터진 직후인 올 7월 컴퓨터 하드디스크 자료의 영구삭제를 의뢰하려고 경기 수원의 한 업체에 전화를 걸었다. 이때 쓴 휴대전화가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 소속 최모 행정관이 준 휴대전화였다. 고용노사비서관실 직원이 증거 은폐에 간접적으로 관여됐을 것이라는 의혹을 갖게 해주는 대목이다. 검찰이 8월에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대포폰’ 관련 대목을 발표하지 않았다는 점도 검찰이 청와대 개입 의혹을 덮어준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낳는다. 이귀남 법무부 장관은 1일 국회 답변에서 “사실관계는 확인했지만 (수사기록에 포함돼) 재판에 활용되고 있다. 검찰은 은폐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전날에 이어 2일에도 △청와대와 총리실의 대(對)국민 사과 및 해명 △‘대포폰’ 사용 내용 공개 △대포폰 관련자 형사처벌 △검찰의 사찰 관련 수사기록 공개 등을 촉구하면서 파상공세를 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포폰(사용)은 주민등록법 위반이고 사문서위조죄 등에 해당한다”며 “청와대와 총리실이 대포폰을 사용한다면 국민에게는 최소한 ‘소총폰’은 줘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비꼬았다. 민주당은 이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나 특별검사제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민주당의 주장은 부풀려졌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자체 조사결과 △문제의 휴대전화는 타인의 명의를 훔친 대포폰이 아니라 공기업 임원의 동의 아래 전달받은 차용폰이며 △개수도 5개가 아니라 1개뿐이고 △장기간 사용하도록 준 게 아니라 ‘스폿(spot·아주 잠시) 동안’ 쓸 수 있도록 건넸다는 것이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2일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지만 “현재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공식 입장은 수사결과가 나온 뒤 낼 수 있다”는 답변을 반복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개최를 열흘 앞둔 1일 정례 라디오·인터넷 연설을 통해 국민에게 성공적 개최를 위해 합심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G20 회의를 통해 주요 의제들을 조정하고, 참가국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임무가 주어졌다”며 “모든 것이 우리 국민의 피와 땀으로 이뤄낸 것이기 때문에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환율 △글로벌 금융안전망 △국제 금융기구 개혁 △저개발국 개발을 이번 G20 회의가 다룰 4대 의제로 규정했다. 청와대는 D-10을 맞은 이날 총력 대비 체제에 들어갔다. 이 대통령은 오전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직후 열린 G20 관련 보고회의가 길어지자 점심을 샌드위치로 대신하며 회의를 계속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부터 일상적 국정수행에 필요한 회의를 제외하면 G20 회의가 끝날 때까지 업무시간의 대부분을 G20 준비에 투입하기로 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와 함께 열리는 G20 비즈니스 서밋에 G20 참여국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 외에도 12개국 정상이 참석한다. 이들 정상은 G20 개막식 당일인 11일 열리는 비즈니스 서밋의 12개 주제별 회의마다 1명씩 참석해 글로벌 거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토론한다. 세계 유수 기업인 120여 명이 참여하는 비즈니스 서밋에 이처럼 주요국 정상들이 적극 참여키로 함에 따라 비즈니스 서밋은 세계를 이끌어가는 정치·경제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글로벌 의제를 토론하는 드문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31일 “비즈니스 서밋 참석 의사를 밝혀온 정상의 일정을 확정 짓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 CEO와의 토론에 참석하는 외국 정상에는 주요 8개국(G8) 정상 중 다수가 포함된다. 11일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국 정상들이 비즈니스 서밋에 참여키로 한 배경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그동안 친분을 나눠 온 정상들에게 ‘맞춤형 편지’를 보내 참석을 권유한 것이 적잖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비즈니스 서밋이 지구촌을 실제로 움직이는 정치 경제 지도자가 머리를 맞대는 자리가 되도록 하기 위해 올여름 외국 정상들에게 서한을 보냈다. 편지는 “귀하의 관심영역과 전문성을 고려할 때 금융 어젠다 그룹의 첫 번째 세션에서 ‘금융규제 및 개혁’을 논의하는 자리에 참석해 주제발표 및 CEO들과의 토론을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방식으로 작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평소 정상외교 상대편의 관심사와 전문성을 정교하게 연구한 뒤 공적 사적 관계를 맺어왔다”며 “이번 초청서한도 이런 철학의 연장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정진석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사진)은 31일 “정부는 대운하에 필요한 갑문(閘門)은 만들지 않고 있다”며 “4대강 사업은 대운하가 분명하다고 국민에게 주장하려는 정치인은 자신의 정치생명을 거는 자세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수석은 이날 본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1년 뒤 완공 시점에 이르는 과정에서 과연 대운하를 만든 것인지, 물 부족 및 수질 악화를 막기 위한 강 살리기를 한 것인지가 확인된다. 무책임한 정치공세를 편 정치인은 자신의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수석은 지난달 29, 30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4대강 사업이 강 살리기 사업이냐 대운하 사업이냐의 주장에 대해 정치인들은 정치생명을 걸어야 한다”며 “중대한 국책사업의 실체에 대해 국민을 호도한 책임에서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으며, 여야의 엇갈린 주장 중 어느 한쪽은 분명히 진실이 아닌 거짓 주장”이라고 지적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비즈니스 서밋에 각국 정상들까지 참여하게 됨에 따라 비즈니스 서밋의 위상은 한층 높아지게 됐다. G20 정상회의와 비즈니스 서밋이 명실상부한 민관 공조 행사로 시너지를 내게 된 것이다. 비즈니스 서밋은 우리나라가 제안해 도입됐지만 초반에는 회의적인 관측도 있었다.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입지 여건이 불리한데 유명 최고경영자(CEO)들이 얼마나 오겠느냐는 문제 제기였다. 하지만 유명 CEO 120여 명이 속속 참가 의사를 밝히면서 이런 우려는 불식됐다. 12개의 소(小)분과를 이끄는 컨비너(의장)가 되기를 원하는 CEO도 많아 막판에 2명이 추가되기도 했다. CEO들의 호응을 이끌어 낸 비즈니스 서밋에 각국 정상까지 참여하기로 한 것은 화룡점정(畵龍點睛)이라 할 수 있다. G20 정상회의의 주목적이 글로벌 경제 공조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정상들이 실물 경제를 움직이는 CEO들과 머리를 맞대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자칫 선언적인 논의에 머무를 우려가 있는 G20 정상회의 의제에 대해 비즈니스 서밋에서 좀 더 현실적인 해법이 추가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처럼 비즈니스 서밋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앞으로 G20 정상회의의 공식 행사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졌다. 당장 차기 G20 개최국인 프랑스도 비즈니스 서밋을 열기로 했다. 지난달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도 비즈니스 서밋을 정례화하자는 의견에 힘이 실렸다. 한편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하는 CEO들은 8일 10명이 입국하는 것을 시작으로 10일까지 대부분이 한국 땅을 밟을 예정이다. 입국일은 10일(참석 CEO의 60%)에 집중돼 있고, 출국은 13일(40%)에 가장 많이 한다. 행사장인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 CEO와 수행원, 기자 등 하루 평균 1500명 정도가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회의장인 워커힐호텔에는 4개 주제의 토론이 동시에 진행될 회의장이 마련된다. 11일 60분 단위로 3차례 진행되는 회의에는 외국 정상 1명, 회의주재자 1∼2명, 분과별로 30여 명의 CEO만이 초대형 원탁에 앉을 수 있고, 발언권을 갖게 된다. 여기에 CEO들이 지정한 1명씩의 대리인은 CEO 뒤쪽에 배석할 수 있다. 외국 정상은 10분가량의 주제연설을 하고 CEO들과 집중 토론을 벌인 뒤 마무리 발언도 할 예정이다. 주간방송사인 KBS가 주제연설을 녹화 방송하며, 나머지 논의는 비공개로 진행된다. 다만, 각국 대표 및 기업 측 참가자들은 별도의 방에서 회의 내용을 폐쇄회로(CC)TV를 통해 모니터링할 수 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