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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주의 ‘수송보국(輸送報國)’ 철학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발걸음이 한반도에 국한되지 않도록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2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에서 개최한 그룹 설립 80주년 기념식에서 “1945년 11월 한진상사 창업으로 시작한 회사가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묵묵히 각자 역할을 한 임직원과 고객의 신뢰가 있었다”며 “계열사가 공유한 그룹의 유산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종합 물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우주와 부동산, 미래 먹거리로다음 달 1일 설립 80주년을 맞는 한진그룹은 이날 그룹이 100주년을 맞는 2045년까지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담은 ‘그룹 비전(VISION) 2045’와 함께 새로운 기업이미지(CI)를 공개했다. 비전을 발표한 조현민 한진 사장은 “2045년까지 항공우주와 미래 모빌리티, e커머스 분야를 아우르는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그룹은 이를 위해 방위산업과 우주발사체 제작 경험에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우주 물류 솔루션을 구축하고 항공과 물류 네트워크를 활용해 관광, 호텔, 부동산 등의 사업 영역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룹에서 가장 큰 기업인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을 통해 현재 여객 부문 기준 세계 15위 수준인 기업 규모를 ‘글로벌 톱’ 수준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한진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사람의 개입 없이 물류 시스템을 가동하는 ‘초자율화 시스템’을 구축해 물류 기술을 혁신할 예정이다. 미래 사업으로는 우주항공 사업과 해양 항로 개척 사업이 꼽혔다. 조 사장은 “50년 만에 다시 열리는 우주 시대에 적극 참여해 유·무인 탐사, 위성 물류, 우주 운송 사업 등 우주 물류 체계 구축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북극항로 상용화 등 해양 항로 개척에도 적극 참여할 방침이다. 호텔을 비롯한 부동산 사업 확대 의지도 내비쳤다. 유명 호텔을 리노베이션하고 이를 관광 사업과 연계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빌딩 관리 전문기업인 정석기업과 신설 부동산 자회사 ‘케이웨이프라퍼티’를 통해 부동산 매입·매각 시장에 적극 뛰어들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진그룹은 최근 부동산 전문 자회사 ‘케이웨이프라퍼티’를 설립한 바 있다.● ‘태극무늬’ 담은 새 CI 발표한진그룹은 이날 새로운 CI도 공개했다. 알파벳 H가 가운데에 새겨진 기존 한진그룹의 로고와 올 3월 공개한 대한항공의 단색 태극무늬 로고를 조화시킨 디자인이다. 회사 측은 “(기존 CI는)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자가 직접 고안한 디자인으로 이를 크게 변화시키지 않으면서 회사 간 통일성을 갖추고 현대적으로 해석했다”고 설명했다. 새 CI에는 대한항공 새 CI와 항공기 기단에 새긴 글자체인 ‘한진그룹 산스’체를 활용했다. PC와 모바일 등 다양한 디지털 환경에서 가독성을 높이도록 디자인한 서체로, 계열사 간 시각적 연계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마세라티가 이전 모델 대비 옵션과 엔진 출력 등을 강화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그레칼레’(사진) 2026년형을 새로 출시했다. 2026년형은 가격을 낮추면서도 상품성과 보증 수준은 높였다. 최상위 세부모델(트림)인 ‘트로페오’에는 6기통(V6) 네튜노 엔진이 얹힌다. 포뮬러 1(F1) 기술을 적용해 성능을 최대로 발휘하면 630마력의 힘으로 차를 밀어붙일 수 있는 엔진이다. 앞뒤 좌석 통풍시트, 뒷좌석 열선시트, 열선식 앞유리 워셔액 노즐 등이 장착되고 적외선 차단 앞유리와 무선충전기,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기본 장착된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된 ‘모데나’ 트림에도 이전 모델까지는 유료 옵션이었던 파노라마 선루프와 열선 및 앞좌석 통풍 시트, 무선 충전기가 기본 품목으로 바뀌었다. 가장 저렴한 트림인 ‘엔트리’에 장착되는 4기통 엔진은 출력을 기존 300마력에서 330마력으로 높였다. 이 회사는 엔트리 트림을 지금까지는 한국 시장에 내놓지 않았지만 2026년형부터 공식 판매된다. 중형 SUV로 분류되지만 경쟁 수입 SUV 차종 대비 천장이 높고 축간거리도 길어 실내 공간은 준대형에 가까운 느낌이다. 트렁크 공간도 550L로 넉넉한 편. 소너스 파베르의 고급 오디오 시스템을 적용해 음악을 즐기는 운전자들이 만족스러운 사운드를 느끼도록 했다. 상품성을 높이면서도 가격은 최대 7% 내려갔고, 보증기간은 연장됐다. 회사 측은 “이전 모델 대비 최대 870만 원 가격을 낮춰 판매한다”고 설명했다. 모든 구매 고객에게는 5년간 주행거리 제한이 없는 무상 보증 서비스도 제공된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현대자동차와 기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대기업들이 중소 협력사에 대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협력사를 포상하고 해외 진출을 원하는 협력사에 힘을 싣는 등 상생을 모색하는 움직임이다.현대차·기아는 22일 경기 화성시 롤링힐스 호텔에서 ‘2025 연구개발(R&D) 협력사 테크 데이’를 개최하고 기술 개발과 품질 확보 측면에서 우수한 성과를 낸 협력사를 포상했다. 실내 공간 활용성을 늘리기 위해 중앙 콘솔을 회전하거나 기울어지도록 만든 ‘코스모’를 비롯한 6개 업체가 수상 명단에 올랐다.현대차·기아는 협력사의 인재 채용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협력사 전용 교육 시설 ‘글로벌 상생 협력 센터’도 건립하는 등 지속적으로 협력사와의 우호 관계를 쌓아나가고 있다. 현대차·기아 측은 “높은 기술 수준의 협력사들은 현대차와 기아가 글로벌 톱3 회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한 원동력”이라며 “앞으로도 동반성장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는 2025 서울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에서 협력사 7곳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해외 수출을 지원하기로 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리고 있는 2025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에서 국내외 방산 기업들의 공동개발과 기업 간 양해각서(MOU) 체결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고 있다. 노하우와 기술력을 공유해 신사업 개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대한항공은 미국의 도심항공교통 전문 기업인 ‘아처 에이비에이션’과 미래항공교통(AAM) 모델 공동 개발을 위한 MOU를 맺었다고 21일 밝혔다. 두 회사의 기술력을 합쳐 국방 및 정부 사업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전기 수직이착륙 항공기(eVTOL)를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이날 미국 GE에어로스페이스와 함정용 가스터빈 엔진 패키지를 공동 개발하는 내용의 MOU를 맺었다. 엔진 패키지는 연료·냉각·제어 장치 등을 통합해 함정 엔진에 장착하는 모듈로 지금까지는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했다. 두 회사는 이 같은 엔진 패키지를 국산화한 뒤 한미 해군 함정 등에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LG전자와 공동으로 차세대 항공 시뮬레이터에 적용할 영상시스템을 개발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유럽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와도 항공우주 전 분야에서 협력하는 내용을 담은 MOU를 체결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사거리가 다른 다양한 종류의 천무 로켓을 장착해도 (발사대의) 소프트웨어 변경이 필요 없다는 의미입니까?” 2025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가 열리고 있는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전시장. 중동 국가 군복을 입은 고위 관계자는 한화 통합 전시관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에게 조목조목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한화 관계자는 “다양한 사거리의 미사일을 동시 장착해 발사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에 별도 작업이나 비용이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17∼19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의 에어쇼(곡예비행) 등 ‘퍼블릭 데이’ 일정에 이어 20일 킨텍스 전시장에서 ADEX 전문 관람객 행사 일정이 시작됐다. 행사장은 최근 ‘K방산’의 인기를 증명하듯 ‘외국인 반, 한국인 반’이었다. 한국 방산기업 부스들은 각국에서 모인 군인이나 방산 관계자들로 발 디딜 틈 없었고, 이들은 부스를 오가며 설명을 듣느라 분주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오늘 오후에만 중동과 동남아시아 군 관계자들이 대거 방문했다”며 “특히 적은 인력과 비용으로 무기를 운용할 수 있다는 점에 집중적으로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현장에는 무기 구매에 관심을 보이는 관계자 외에도 자신들의 제품을 납품할 기회를 찾거나 경쟁사 정보를 얻기 위해 방문한 외국 업계 종사자도 보였다. 터키의 무인기 엔진 제조업체에서 왔다고 자신을 소개한 한 방문객은 LIG넥스원 홍보관에서 자사 카탈로그를 들고 홍보에 나섰다. 그는 “한국에서 개발하는 무인기에 우리 엔진을 장착할 기회가 있을지 정보를 얻으려 처음 ADEX에 참가했다”며 “한국 방위산업 규모를 이 전시회로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화시스템의 방위 체계 소개 화면을 한참 들여다본 미국 방산 업체 관계자도 “유사한 사업 모델을 가진 한국 방산 기업들의 동향을 파악하려 한국 전시관을 견학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 세계 35개국 600여 개 업체가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지는 이번 ADEX를 관통하는 글로벌 방산업계의 트렌드는 ‘인공지능(AI)’이었다. AI를 활용해 육해공 전장을 하나의 지휘 체계로 통합하는 동시에 무인 장비를 최대한 운용해 인력 손실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한화는 통합 전시관에 무인 운영이 가능한 차세대 K9 자주포인 K9A3와 AI 기반으로 피아를 스스로 식별하는 자폭 드론을 탑재한 다연장 로켓 ‘천무 3.0’, 표적과 교전을 자동 수행하는 ‘스마트 배틀십’ 등 무인 기동 체계를 폭넓게 선보였다. LIG넥스원도 대한항공과 공동으로 개발할 차세대 전자전기(전자전 항공기)를 포함한 AI 무인화 솔루션을 전시했다. 대한항공은 미국 방산 업체 L3해리스와 공동 개발할 공중조기경보통제기(AEW&C) 모형과 함께 AI 조종사와 유인 항공기 간 협업이 가능한 ‘저피탐 무인 편대기’를 자랑했다. 군용 차량을 제작하는 기아도 자동으로 위험 지역을 감시하는 ‘AI 경계 차량’, 정찰 반경을 확대할 수 있는 ‘드론 탑재차’ 등 작전 내용에 따라 제작할 수 있는 ‘소형전술차(KLTV)’를 전시했다. 현대로템은 수소연료전지 기반 무인전투차량인 ‘블랙베일’로 눈길을 끌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AI 전투 조종사 시뮬레이터’를 시연해 관심을 모았다.고양=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사거리가 다른 다양한 종류의 천무 미사일을 장착해도 (발사대의)소프트웨어 변경이 필요 없다는 의미입니까?” 2025 항공방위산업전시회(ADEX)가 열리고 있는 경기 고양시 킨덱스 전시장. 중동 국가 군복을 입은 고위 관계자는 한화 통합 전시관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에게 조목조목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한화 관계자는 “다양한 사거리의 미사일을 동시 장착해 발사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에 별도 작업이나 비용이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17~19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의 에어쇼(곡예비행) 등 ‘퍼블릭 데이’ 일정에 이어 ADEX가 20일 경기 고양시 킨덱스 전시장에서 본격적인 전문관람객 행사 일정을 시작했다. 행사장은 최근 ‘K방산’의 인기를 증명하듯 ‘외국인 반, 한국인 반’이었다. 한국 방산기업 부스들은 각국에서 모인 군인이나 방산 관계자들로 발 디딜 틈 없었고, 이들은 부스를 오가며 설명을 듣느라 분주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오늘 오후에만 중동과 동남아시아 군 관계자들이 대거 방문했다”며 “특히 적은 인력과 비용으로 무기를 운용할 수 있다는 점에 집중적으로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현장에는 무기 구매에 관심을 보이는 관계자 외에도 자신들의 물건을 납품할 기회를 찾거나 경쟁사 정보를 얻기 위해 방문한 외국 업계 종사자도 엿보였다. 터키의 무인기 엔진 제조업체에서 왔다고 자신을 소개한 한 방문객은 LIG넥스원 홍보관에서 자사 카탈로그 홍보에 나섰다. 그는 “한국에서 개발하는 무인기에 우리 엔진을 장착할 기회가 있을지 정보를 얻으려 처음 ADEX에 참가했다”며 “한국 방위산업 규모를 이 전시회로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화시스템의 방위 체계 소개 화면을 한참 들여다본 미국 방산업체 관계자도 “유사한 사업 모델을 가진 한국 방산 기업들의 동향을 파악하려 한국 전시관을 견학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 세계 35개국 600여 개 업체가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지는 이번 ADEX를 관통하는 글로벌 방산업계의 트렌드는 ‘인공지능(AI)’이었다. AI를 활용해 육해공 전장을 하나의 지휘 체계로 통합하는 동시에 무인 장비를 최대한 운용해 인력 손실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한화는 통합 전시관에 무인 운영이 가능한 차세대 K9자주포인 K9A3와 AI 기반으로 피아를 스스로 식별하는 자폭드론을 탑재한 미사일 ‘천무 3.0’, 표적과 교전을 자동 수행하는 ‘스마트 배틀십’ 등 무인 기동 체계를 폭넓게 선보였다. LIG넥스원도 대한항공과 공동으로 개발할 차세대 전자전기(전자전 항공기)를 포함한 AI 무인화 솔루션을 전시했다. 대한항공은 미국 방산업체 L3해리스(Harris)와 공동 개발할 공중조기경보통제기(AEW&C) 모형을 전시하고 특수항공기 개조 기술을 자랑했다. 군용 차량을 제작하는 기아도 자동으로 위험 지역을 감시하는 ‘AI 경계 차량’, 정찰 반경을 확대할 수 있는 ‘드론 탑재차’ 등 작전 내용에 따라 제작할 수 있는 ‘소형전술차(KLTV)’를 전시했다. 또 픽업트럭 ‘타스만’을 기반으로 하는 군용 지휘차 실물도 이번 전시회에 배치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중국이 생산망을 틀어쥔 채 수출 규제에 나선 희토류 ‘갈륨’을 고려아연이 국내에서 자체 생산한다.고려아연은 이달부터 2027년 12월까지 총 557억 원을 투자해 울산 온산 제련소에 갈륨 회수 공정을 신설한다고 19일 밝혔다.고려아연은 연구소와 핵심 기술진을 투입해 반도체 제작 등에 쓰이는 갈륨 회수 기술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 시설이 2028년 중 상업 가동에 들어가면 연간 15.5t 규모의 갈륨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했다. 현재 시세인 kg당 920달러(약 131만 원)를 적용하면 약 110억 원의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갈륨은 중국이 전 세계 공급량의 98.7%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2023년 7월부터 중국은 갈륨에 대한 수출을 통제하고 있고 지난해 말부터는 미국에 수출을 전격 금지했다.갈륨 생산공정이 본격 가동되면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처리해 또 다른 전략광물인 인듐도 연간 16t을 추가로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려아연은 연간 150t 규모로 인듐을 생산해 중국을 제외하고 생산량이 가장 많은 인듐 제련기업으로 분류된다. 회사 측은 “전략광물 생산 허브로서 국가의 자원 안보와 공급망 안정을 위해 투자와 기술 향상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미국에서 경쟁국 일본과 유럽연합(EU)에 비해 높은 관세율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유럽 시장에서는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의 판매량을 올리고 주목받는 차로 선정되는 모습이다. 19일 현대차그룹 등에 따르면 현대차는 9월 오스트리아에서 총 1966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9월 대비 102%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판매량에 힘입어 현대차는 이 지역 시장에서 1∼9월 지난해보다 28% 많은 8604대를 팔아 브랜드 순위를 6위에서 3위로 끌어올렸다. 독일에서도 현대차에 대한 좋은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현대차의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은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 모토 운트 슈포트’의 친환경성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대형 전기전용차 SUV 아이오닉 9도 독일 자동차 전문 기자단으로 구성된 ‘지코티’에서 ‘2026 독일 올해의 차’에서 올해의 프리미엄 자동차로 선정됐다. 현대차 측은 유럽에서 인기 있는 소형 해치백 모델인 i10과 i20 등 유럽 친화적 모델을 앞세워 유럽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최근 방문한 경기 김포시 항공산업단지 내 GE에어로스페이스의 엔진 정비 사업 법인 ‘온윙서포트(OWS) 코리아’의 정비고. 기둥 하나 없이 축구장 면적과 비슷한 6700㎡ 규모의 시설에 들어서자 복잡한 내부를 드러낸 채 놓여 있는 커다란 엔진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지름 2.8m 크기의 비행기 엔진 틈 사이로 한 정비사가 내시경을 깊숙이 밀어 넣은 채 유심히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었다.이 엔진은 보잉 787 기종에 장착되는 ‘GEnx’ 엔진이다. 회사 관계자는 “손이 닿지 않거나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혹시 모를 균열이 있는지 찾는 정비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길이 180m의 긴 건물의 반대편에는 보잉 737과 에어버스 320 중에서도 최신 기종에 쓰이는 ‘LEAP’ 엔진 등 엔진 17대가 3개 부분으로 분해돼 가지런히 정리돼 있었다. OWS는 이처럼 항공사가 긴급 수리를 요청한 엔진을 신속하게 정비한 뒤 돌려보내는 업무를 하는 GE의 유지보수(MRO) 사업부다.GE에어로스페이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항공기 엔진 제조 기업이다. 독자 개발 엔진과 합작법인 ‘CFM’ 엔진의 점유율을 합치면 전 세계 시장의 약 70%에 이른다. GE는 미국과 중동, 영국, 중국 등의 국가에 총 7군데 OWS 사업장을 두고 있다. 이 중 터키부터 인도, 오세아니아까지를 담당하는 한국 사업장의 규모가 가장 크다. 2000년 법인 설립 당시엔 김포공항 한 쪽에서 정비사 10명이 시작한 조직이었지만 현재는 약 80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누적 고객 항공사 수만 130개다. 사업 영역도 처음엔 엔진 고장 항공기가 있는 공항으로 긴급 출장을 나가 엔진을 항공기에서 분리하지 않은 채 수리하는 ‘5분 대기조’ 역할이었지만 현재는 90% 이상의 정비가 김포 정비고에서 이뤄진다. GE 측은 “현재는 OWS 전 세계 7개 조직 중 가장 많은 물량을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성장 배경에는 인도와 말레이시아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 항공산업 수요의 폭발적 성장이 있다. 항공 정보 분석 기업 시리움은 최근 10년 사이 동남아시아의 저비용항공사가 매년 10%씩 항공기 보유 규모를 늘려 왔으며, 이런 상황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소득 수준 향상으로 여객 수요가 폭증하고 있기 때문. 에어버스도 아시아 시장에서만 앞으로 20년간 매년 평균 500대씩 총 1만 대 이상의 항공기 주문이 쏟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실제 이날 정비고에 입고된 엔진도 대부분 인도나 말레이시아 항공사의 엔진들이었다.OWS 코리아도 업무 효율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프로세스를 개선해 왔다. 항공산업단지에 처음 정비고를 열었을 때는 엔진 동시 작업 대수가 10대에 불과했지만 엔진 모듈 제거, 엔진 주기장 구역 재정비, 공정 흐름을 최적화하는 공정을 구현하는 ‘플라이트 덱(FLIGHT DECK)’ 방식을 적용하면서 2023년 이후 동시 작업 능력을 20대까지 늘렸다. 서용환 OWS 코리아 사장은 “연간 LEAP 엔진만 60대, GEnx까지 합치면 최다 70대의 엔진을 수리할 수 있는 규모”라고 설명했다.한국 엔지니어들의 기술력과 근무 태도도 본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OWS 코리아는 계속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 사장은 “정년을 65세로 연장하고 임금피크제도 도입하지 않는 등 다양한 연차의 우수 엔지니어들이 오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며 “신입사원 채용도 신입과 경력, 군 경력 등을 가리지 않고 상시 채용해 회사를 성장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국군 항공기 3개 기종에 대해 총 8037억 원 규모의 정비지원사업 계약을 따냈다. KAI는 16일 방위사업청과 육군 헬기 KUH-1, 공군 고등훈련기 T-50, 기본훈련기 KT-1 등의 항공기에 대한 성과 기반 군수지원(PBL) 계약을 체결했다고 이날 밝혔다. PBL은 항공기의 정비 등 후속 지원을 제작업체인 KAI가 담당하고, 군은 이 지원사업의 성과에 따라 성과금이나 불이익을 주는 계약 형태를 의미한다. KAI는 이번 계약과 올해 3월 소형무장헬기(LAH)에 대한 1129억 원 규모의 PBL 계약 등을 포함해 올해만 후속지원 사업에서 1조 원어치 수주를 따내게 됐다. 회사 측은 “향후 항공기 운영에 필요한 부품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효율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해 군 항공기 가동률을 향상할 것”이라고 전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타결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오전 중 현대차의 주가가 10% 가까이 급등했다. 16일 주식시장이 개장하자마자 전일 종가(22만3500원) 대비 6% 오른 23만7000원에 거래가 시작된 현대차 주가는 개장 약 30분 만인 오전 9시 반 경에는 24만5000원까지 오르며 전일 대비 9.6% 주가가 올랐다. 기아의 주가 역시 이날 오전 중 11만2100원까지 오르는 등 전일 종가(10만3800원)대비 7.9%의 증가 폭을 보이며 거래됐다.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가 급등한 원인으로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 타결이 임박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해 8월 이재명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에서 수출되는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그 시기를 지정하지 않으면서 그간 한국 차의 관세율은 25%로 묶여 있었다. 특히 최근 일본과 유럽연합(EU)의 관세율이 15%로 내려가면서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시장에서 ‘역관세’로 판매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하지만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15일(현지시간) “한국과의 (관세) 협상을 마무리하려 한다”고 발언하면서 한국 차의 관세율도 15%가 곧 적용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투자자들이 몰린 것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서도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관세율이 25%에서 15%로 내려갈 경우 현대차그룹이 부담해야 할 비용을 3조 원 넘게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기아와 함께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주가도 함께 상승했다. 주식시장에서 이날 오전 중 현대모비스 주가는 전일 대비 4.0% 오른 31만2500원까지 올랐고, 현대글로비스도 6% 오른 17만2600원에 거래됐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주말 강원 인제군에서 모터스포츠 팬들을 즐겁게 할 축제가 한꺼번에 열린다. 현대차는 18, 19일 이틀간 인제 스피디움에서 현대 N 페스티벌, 국제자동차연맹(FIA) TCR 월드투어 겸 TCR 아시아 등 모터스포츠 대회를 동시에 진행하는 ‘인제 월드 투어링 카 페스티벌’을 인제군과 공동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 중 FIA TCR 월드투어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리는 TCR 월드투어 경기다. TCR은 자동차 제조사가 경주용 차량을 제작해 각 레이싱 팀에 판매하는 형식의 모터스포츠 월드투어 대회다. 올해는 5월부터 멕시코,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호주 등에서 5라운드까지 경기가 진행됐고 인제에서 6라운드 경기가 치러진다. 각국 참가 팀들은 현대차와 일본 도요타, 독일 아우디 등 총 8개 제조사에서 만든 경주차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 대회에 나선다. 대회에 엘란트라 N TCR(국내명 아반떼 N TCR) 경주차를 공급하는 현대차 측은 한국에서 이 대회가 열리는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현대 N 페스티벌에서는 아이오닉 5 N과 아반떼 N 등 경주용 차량이 속도 경쟁을 벌인다. 단일 차종이 경쟁하는 모터스포츠로는 국내 대회 중 가장 큰 규모다. 모여들 모터스포츠 팬을 위한 행사도 다채롭게 준비됐다. 대회에 참가하는 차량과 선수들을 서킷 출발 지점 등에서 직접 만나볼 수 있는 ‘그리드 워크’ 프로그램과 버스로 서킷을 돌아볼 수 있는 ‘서킷 사파리’, 전문 드라이버가 운전하는 아반떼 N 차량을 타고 서킷을 체험하는 ‘N 택시’, 무선조종 모형 자동차 ‘RC카 체험’ 등의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현대차 측은 “국내 최초로 열리는 FIA TCR 월드투어를 기념해 방문객 모두가 즐거워할 수 있는 행사를 진행하겠다”고 전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부과하는 상호관세가 25%를 유지할 경우 현대차의 관세 비용이 연간 8조 원을 넘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5일 나이스신용평가의 자동차 산업점검에 따르면 한국이 미국으로 수출되는 자동차의 상호관세율이 25%, 일본과 유럽연합(EU)이 15%로 유지될 경우 현대차그룹이 부담해야 할 관세 비용은 8조4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이는 글로벌 완성차업체인 도요타가 6조2000억 원, GM이 7조 원, 폭스바겐이 4조6000억 원을 부담해야 하는 것과 비교해 높은 수치다.이 같은 추가 부담으로 인해 현대차의 영업이익률도 9.7%에서 6.3%로 하락할 수 있다고 나이스신용평가는 전망했다. 반면 한국도 일본과 EU처럼 15% 관세율을 적용받게 될 경우 현대차그룹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5조3000억 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영업이익도 7.5%가 될 것으로 전망돼 하락 폭이 줄어들게 된다.보고서는 “현대차그룹은 우수한 수익성과 재무적 융통성을 바탕으로 관세 부담을 일정 수준 대응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경쟁사가 낮은 관세율로 가격 인하 전략을 전개할 경우 미국 내 경쟁 구도가 변동할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저비용항공사 등에서 자주 쓰는 보잉 737 기종을 자세히 보면 엔진이 동그란 모양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위아래로 꾹 누른 찹쌀떡 모양처럼 아랫부분이 평평하다. 서양에서는 햄스터가 입안 가득 먹이를 물고 있는 모양과 닮았다며 ‘햄스터 볼 주머니’라고 부르기도 한다.‘엔진이 찌그러졌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어딘가에 부딪혀서 이렇게 된 건 아니다. 비행기가 착륙할 때 땅에 긁히지 않도록 일부러 이렇게 디자인했다. 이유는 보잉 737의 랜딩기어(바퀴) 길이가 짧아 항공기 전체 높이가 낮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737-800 기종의 경우 바닥에서 항공기 바닥까지의 높이가 성인 키보다 낮은 1.45m밖에 되지 않는다. 반면 경쟁 기종인 에어버스 A320의 높이는 약 2m다. 737의 높이가 이렇게 낮았던 이유는 이 비행기의 ‘출신’ 때문이다. 보잉은 이 비행기를 처음 만들 때 단거리를 오가는 ‘지역항공기(Regional Jet)’ 용도로 개발했다. 적은 인원을 태우고 소규모 지방 공항을 잇는 기종으로 만든 것이다. 그래서 첫 기종인 737-100은 좌석 수 110명에 최대 비행거리 2850km 정도로 제작됐다. 미국의 경우 뉴욕에서 미국 중부까지, 한국 인천공항을 기준으로 볼 경우 베트남 하노이까지도 못 가는 거리다. 소형 공항 취항을 목적으로 만들다 보니 이 비행기는 공항 상황이 열악해도 충분히 사람을 태우고 짐을 실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신경 썼다. 높이를 최대한 낮춰 다른 장비 없이도 짐을 실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탑승교나 계단이 없더라도 기체에 내장된 계단을 꺼내 승객을 태울 수 있는 옵션도 별도로 만들어 원하는 항공사에 장착해 납품했다. 이후 항공사들에서 더 많은 사람을 태우고 더 멀리까지 날 수 있는 737 기종을 요구하면서 보잉은 동체와 엔진 크기를 계속해서 키우는 식으로 항공기를 개선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엔진이 땅에 닿을 정도로 커졌다는 것이다. 737-100에 장착된 엔진은 지름이 1.25m에 불과해서 지면에서 50cm 정도 떨어뜨려 놓을 수 있었다. 하지만 737-800에 달린 엔진은 지름이 1.55m까지 커지면서 착륙할 때 비행기가 조금만 좌우로 기울어도 엔진 하단이 긁힐 수 있는 상황이 됐다. 보잉의 엔지니어들은 엔진 아랫부분을 일부러 찌그러뜨리는 것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원래는 엔진 아래쪽에 장착되어 있던 배관과 전자장비들을 모두 엔진 양옆으로 옮겨 욱여넣었다. 엔진 양쪽이 볼록해지다 보니 평평한 아래쪽도 눈에 띄게 부각된 것이다. 엔진 외에도 보잉 기술자들이 고민한 부분이 한 군데 더 있다. ‘바퀴 덮개’다. 통상 항공기는 땅을 박차고 날아오른 뒤 바퀴를 동체 안으로 접어 넣고, 이 공간을 덮개로 덮어버린다. 그러지 않으면 공기 저항이 커져 효율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무 낮은 기체 높이 때문에 737 기종은 이 바퀴 덮개를 만들 공간도 모자랐다. 결국 보잉 기술자들은 바퀴를 접어 넣는 공간을 최대한 좁게 만들고, 비행 중 바퀴가 외부에 노출되는 쪽에 평평한 휠을 장착해 덮개가 없더라도 공기 마찰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식을 채택했다. 그래서 떠오른 737 항공기를 바로 아래에서 보면 바퀴가 외부에 노출된 것을 볼 수 있다.이원주 산업1부 기자 takeoff@donga.com}
한국해운협회가 포스코그룹에 HMM 인수 검토를 철회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협회 측은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에게 “검토 중인 HMM 인수를 전면 철회해 달라”는 내용을 담은 건의서를 이달 초 발송했다고 13일 밝혔다. 해운협회는 “과거 포스코가 거양해운을 통해 해운업에 진출했다가 나중에 이를 한진해운에 다시 매각한 사례가 있다”며 “해운 산업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시점에 철강 기업이 HMM을 인수하면 포스코 상황에 따라 한국 해운업 전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해운협회는 “포스코가 2022년 협회와 포스코플로우 간에 체결한 ‘해운업에 진출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이행해 달라”며 “HMM은 특정 기업이 아닌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대주주인 국민 기업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HMM은 공적자금 관련 지분이 60%를 넘는다. 2023년 하림그룹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인수를 포기한 바 있다. 이후 포스코그룹이 최근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히며 HMM의 새 주인이 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포스코그룹은 해운협회 주장과 관련해 “새로운 미래 성장을 위한 신성장동력 발굴을 다양하게 검토 중”이라며 “HMM 인수 참여 여부를 결정한 바는 없다”고 밝혔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두산에너빌리티가 가스터빈 종주국인 미국 시장에 국산 발전용 가스터빈을 수출한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이들 시설에 필수적인 전력 공급·송전 시설과 서버 냉각용 공조 시장에서 ‘수출길’을 열어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의 유명 빅테크 기업에 380MW급 대형 가스터빈 2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13일 밝혔다. 2013년 개발을 시작해 개발 기간 6년 이상, 연구개발비 1조 원 이상을 투자한 결과물을 가스터빈 ‘종주국’인 미국에까지 수출한 것이다. 사실상 항공기 엔진과 같은 구조인 가스터빈 발전기 시장은 미국, 독일, 일본이 장악해 수출이 어려운 영역으로 꼽혀왔다. 제너럴일렉트릭(현 GE버노바)이 미국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으로 봐도 GE와 독일 지멘스,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등의 점유율이 전체 시장의 98%에 달한다.하지만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한국에도 기회가 열리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총 470TWh 수준이었던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2030년까지 총 945TWh로 두 배가량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IEA는 “2030년 전력 수요 예상치는 해당 시점 전 세계 전력 수요의 3%를 차지하는 규모”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AI 데이터센터 관련 전체 전력 인프라 시장 규모도 같은 기간 202억 달러(약 28조8000억 원)에서 422억 달러(약 60조2000억 원)로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측은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데이터센터 특성상 가스터빈 발전기가 효율성 면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다”며 “공급만큼이나 유지보수 서비스도 중요하니 미국 서비스 전문 자회사를 통해 신뢰를 계속 쌓아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스터빈 발전기 외에도 데이터센터용 소형모듈원전(SMR)이나 변전·변압기 시장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두산에너빌리티는 한국수력원자력, 미국 아마존·X-에너지 등의 기업과 데이터센터용 SMR 개발 및 시장 개척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 등도 미국 시장에 총 2000억여 원 규모의 765kV급 초고압 변압기 등 송전 인프라 공급 계약을 맺으며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데이터센터 서버에서 발생하는 발열을 관리하는 냉방공조(HVAC) 시장도 주목받고 있다. 처리하는 데이터양이 늘고 속도도 빨라지며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잡는 것이 AI 경쟁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과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올 5월 데이터센터 냉각 사업에 강점을 갖는 독일 플랙트그룹을 15억 유로(2조4800억 원)에 인수했다. LG전자도 조주완 사장이 3월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과 만나 칠러(냉각기)를 공급하기로 했고, 지난달에는 사우디 데이터센터 업체와 냉각 솔루션을 공급하는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LG전자와 SK이노베이션은 데이터센터 관련 사업 협력을 위한 MOU를 맺기도 했다. LG전자의 냉각 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에너지 관리 솔루션, 배터리 기술 등을 결합해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는 줄이면서 발열도 낮추는 제품·서비스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현대자동차의 수소연료전지 자율주행 트럭 엑시언트(사진)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선정한 ‘올해 최고의 발명품’에 선정됐다. 타임지는 9일(현지 시간) 로보틱스, 인공지능(AI) 등으로 분야를 나눠 발표한 ‘2025년 최고의 발명품’ 300개 중 ‘실험적(Experimental)’ 분야에 자율주행 트럭 엑시언트를 선정했다. 선정된 차량은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 트럭에 미국의 상용차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 ‘플러스AI’의 레벨4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인 ‘슈퍼드라이브’를 결합한 차량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레벨4 자율주행은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아도 스스로 운행이 가능한 수준을 말한다.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발명품에는 삼성전자 마이크로 RGB TV 등 삼성전자 제품 3개, LG전자의 반려묘 좌석을 결합한 공기청정기 LG 퓨리케어 에어로캣 타워 등도 포함됐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현대자동차의 수소연료전지 자율주행 트럭 엑시언트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선정한 ‘올해 최고의 발명품’에 선정됐다.타임지는 9일(현지 시간) 로보틱스, 인공지능(AI) 등으로 분야를 나눠 발표한 ‘2025년 최고의 발명품’ 300개 중 ‘실험적(Experimental)’ 분야에 자율주행 트럭 엑시언트를 선정했다.선정된 차량은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 트럭에 미국의 상용차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 ‘플러스AI’의 레벨4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인 ‘슈퍼드라이브’를 결합한 차량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레벨4 자율주행은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아도 스스로 운행이 가능한 수준을 말한다.타임지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발명품에는 삼성전자 마이크로 RGB TV 등 삼성전자 제품 3개, LG전자의 반려묘 좌석을 결합한 공기청정기 LG 퓨리케어 에어로캣 타워 등도 포함됐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최근 전 세계 항공업계가 실적 부진을 겪으면서 항공업계의 친환경 행보에도 ‘브레이크’가 걸리는 모습이다. 비용 부담으로 지속 가능 항공유(SAF) 사용도 계획만큼 늘리지 못하고 있고, 항공기 제작사들은 친환경 항공기 개발을 속속 포기하고 있다.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한 ‘탄소중립’ 계획을 시행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SAF는 폐기름, 동·식물성 유지, 농업 부산물 등 친환경 원료로 만든 항공유다. 기존 화석연료 기반 항공유와 비교하면 탄소 배출량을 최대 80%가량 줄일 수 있어 항공업계에서는 가장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탄소 감축 수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비용이다. 국제민간항공사협회(IATA)가 6월 공개한 항공연료 가격을 보면 SAF의 가격은 t당 2691달러(약 381만 원) 수준이다. 일반적인 항공연료 ‘JET A-1’의 4.2배에 달한다. 이렇듯 SAF가 너무 비싸다 보니 항공사들이 사용을 꺼리고 있다. 유럽 항공 당국은 올해 말까지 SAF 사용 비율을 전체 연료 사용량의 2% 수준으로, 2030년까지는 6%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IATA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항공사 기준 SAF 사용 비율은 현재까지 0.7%를 넘지 못하고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따르면 항공업계는 2050년까지 전체 탄소 배출 감축량의 53%를 SAF 사용으로 상쇄한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SAF 사용이 늦어지면 탄소중립 시행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여기에 보잉, 에어버스 등 항공기 제작사들은 친환경 항공기 개발을 잇달아 중단하고 있다. 보잉은 올해 상반기 탄소 배출량을 기존 항공기 대비 10% 이상 줄일 수 있도록 고안한 ‘X-66A’ 기종 개발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미우주항공국(NASA)과 공동 개발하며 시범 기체 제작을 위해 중고 비행기까지 사들였지만 계획을 무기한 접은 것이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보잉은 이 항공기 개발 인력들을 737-10, 777X 등 최신 항공기의 감항성(안전 운항능력) 인증을 받는 데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 에어버스 역시 수소연료전지 기반의 전기 항공기 ‘ZEROe’ 개발 프로젝트를 10년 이상 미루기로 했다. 현재 기술로는 비행거리가 짧고 승객도 100명을 채 못 태울 것으로 예상돼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였다. 에어버스의 자회사 ATR 역시 2032년으로 예정했던 하이브리드 항공기 출시를 연기했고, 순수 전기 소형 항공기를 개발 중이던 미국 에이비에이션도 올해 초 직원을 대거 해고하고 개발을 중단했다. 항공업계와 정유업계에서는 비용 증가와 설비 투자가 불가피한 만큼 친환경 경영을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 미국은 SAF 생산 정유회사에 갤런당 1.25∼1.75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있다. 일본도 SAF 시설투자 및 판매에 최대 40%의 법인세액을 공제해 준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도 유사한 지원책이 마련되면 설비 투자나 사용 비중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중국산 제품의 저가 공세와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등으로 고사 상태에 빠진 국내 제조업계에서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자제 등 산업 보호를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철강과 석유화학 등 업계는 “경쟁국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기요금에 국가 지원까지 받고 있어 가격 경쟁력을 따라잡기 힘들다”고 호소하고 있다. 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철강업계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1.8%다. 2021년엔 12%가 넘었지만 2022년 이후 수치가 급감했다. 중국에서 내수용으로 생산하던 철강 제품을 해외로 수출하는 ‘저가 공세’가 시작되면서 가격 경쟁을 위해 이익을 희생한 결과다. 여기에 최대 수출 시장인 유럽연합(EU)에서 7일(현지 시간) 관세율 50%를 적용하겠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업계에서는 더 버티기 어려워졌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특히 최근 급격하게 상승한 산업용 전기요금 때문에 에너지 비용이 증가해 더욱 수익을 내기 어려워졌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2021년 1kWh당 105.5원 수준이던 산업용 전기요금은 지난해 181.8원까지 급등했다. 3년 새 70% 이상 인상된 것이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철강업계의 총매출 대비 전기요금 비율도 약 15%에서 25%까지 급등했다. 1억 원어치 제품을 팔면 이 중 2500만 원을 전기요금으로 내는 셈이다. 반면 경쟁국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기요금 혜택을 누리고 있다. 한국전력 등에 따르면 미국의 전기요금은 1kWh당 112원, 중국도 116원 수준이다. 여기에 이들 국가는 석탄 고로를 전기 고로 등으로 바꾸는 탈탄소 경영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정부 지원도 받고 있다.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보조금과 세제 혜택 등을 포함해 2024년 기준 독일은 10조2000억 원, 일본 3조5000억 원, 미국 2조8000억 원, 중국은 1조5000억 원 수준의 지원이 제공된다”며 “반면 한국은 2700억 원에 그치는 것으로 계산됐다”고 설명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에너지 비용이 상대적으로 싼 해외에 생산 시설을 구축할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 될 경우 국내 고용 시장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한 만큼 각종 지원을 통해 국내에서 안정된 생산 환경을 보장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목소리에 정부도 대책 마련을 시작했다.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이날 수출입 물류의 수도권 관문인 인천항을 찾아 “10월 중 관계 부처 합동으로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차관은 “글로벌 공급과잉에 대한 품목별 대응 방향 정립, 불공정 수입에 대한 통상 방어 강화, 수소 환원 제철·특수탄소강 등 철강산업의 저탄소·고부가 전환 투자 확대 지원, 안전관리·상생협력 강화 등이 포함될 것”이라며 “철강기업, 금융권, 정책금융기관이 함께 약 4000억 원의 지원 효과를 낼 수 있는 ‘철강 수출 공급망 강화 보증상품’도 신설하겠다”고 말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