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재

장원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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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 입사해 사회부 경제부 정치부 등을 거쳤습니다.

취재분야

2025-11-20~2025-12-20
칼럼100%
  • 과거사 사죄 회피하는 아베… ‘美日동맹’ 미래에 초점

     26일 오전 10시 반(현지 시간) 미국 하와이에 있는 국립태평양기념묘지. 태평양전쟁으로 희생된 미군 1만3000여 명을 포함해 모두 5만3000명의 전사자가 잠들어 있는 묘역을 찾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빗속에서 방명록에 자신의 이름을 적고 화환을 바쳤다. 이어 15초 동안 눈을 감고 묵념했다. 묘역에는 조총 3발이 발사되고 진혼나팔이 울렸다. 미 군악대는 양국 국가를 연주했다. 아베 총리의 역사적인 진주만 방문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5월 원폭 피폭지인 히로시마(廣島)를 방문한 데 대한 답례다. 일본의 주일미군 분담금 증액을 공약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하기 전 오바마-아베 체제에서 신(新)밀월 관계에 진입한 양국의 협력 관계를 확인하고 미일 동맹의 중요성을 과시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가미카제 조종사 기념비도 찾아 묵념을 마친 아베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 캐럴라인 케네디 주일 미국대사 등 일행은 1km가량 떨어진 마키키 일본인 묘지를 찾았다. 진주만 공습 때 전사한 일본군 위령비가 있는 곳이다. 아베 총리 일행은 이어 호놀룰루 해병대 기지 안에 있는 이이다 후사타(飯田房太) 중좌 기념비로 향했다. 해군 조종사로 진주만 공격에 참가했던 그는 대공포 공격으로 기체가 손상되자 격납고로 돌진하는 자살 공격으로 생을 마쳤다. 일본은 그의 계급을 대위에서 중좌로 2계급 올리는 등 영웅으로 받들었다. 이이다는 아베 총리의 고향인 야마구치(山口) 출신이다. 미군은 ‘최초의 가미카제 조종사’로 불리는 그의 용기를 인정해 기지에 매장했고 이후 기념비를 만들었다. 아베 총리는 2001년 미군 잠수함과 충돌해 침몰한 고교 실습선 ‘에히메마루’ 희생자 위령비도 찾았다. 당시 고교생 등 9명이 숨지면서 일본 내에선 반미 여론이 들끓었다. 아베 총리의 이런 일정은 미국 측 피해자에 대한 사죄가 아니라 쌍방 희생자에 대한 위령을 위해 진주만을 찾았다는 목적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지지통신은 “미일 희생자를 함께 위령하면서 (다시는 전쟁을 일으키지 않겠다는) 부전(不戰)의 맹세를 호소했다”고 보도했다.○ “사죄하러 온 것 아니다” 아베 총리는 ‘가해국’으로 ‘피해국’에 사죄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는 자세를 고수하고 있다. 이날 위령 일정을 마친 뒤에는 현지 일본계 주민들이 주최한 만찬에 참석해 “위령과 화해의 힘을 미국과 일본, 그리고 세계에 보이고 싶다. 앞으로도 미일은 희망의 동맹으로서 지역과 세계의 다양한 문제에 함께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27일 진주만 공습 때 침몰한 군함 위에 세워진 애리조나 기념관을 찾은 뒤 10분가량 연설을 할 때도 ‘사죄’나 ‘반성’은 언급하지 않고 희생자에 대한 ‘애도의 뜻’만 나타낼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신문은 “전후 평화국가로서 일본이 걸어온 역사를 돌이킨 뒤 ‘부전의 맹세’를 유지한다는 의향을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4월 미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해 ‘통절한 반성’이라는 표현을 사용했고 진주만 공습에 대해서도 ‘깊은 회오’를 언급했다. 미국과 일본의 역사학자들은 25일 아베 총리에게 “한국, 중국 그리고 다른 아시아태평양 국가 등에 위령을 갈 예정은 있느냐”는 공개질의서를 발표했다.○ 일본에서도 찬반양론 일본 내에선 ‘희생자를 추모한다’는 아베 총리의 방문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사죄에 대해서는 진보와 보수 진영의 의견이 엇갈린다. 진보 성향의 도쿄신문은 이날 진주만 공습을 당했던 미국 퇴역 군인과의 인터뷰를 통해 “비겁하고 비열한 공격이었다. 아베 총리가 사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전했다. 반면 우익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진주만 공격의 주역이던 사령관의 자녀를 인터뷰해 “미일 정상이 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면 좋겠다”는 주장을 보도했다. 이 신문은 아베 총리의 진주만 방문 발표 직후에도 사설로 ‘야스쿠니 신사 참배 재개’를 주장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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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아베 총리 진주만 일정 시작…오마바와의 정삼회담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6일(이후 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주 진주만에 도착해 미국 국립묘지 헌화로 일정을 시작했다. NHK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도착 직후 태평양 전쟁으로 희생된 1만3000명의 병사를 포함해 약 5만 명이 잠든 국립태평양기념묘지를 방문해 헌화하고 묵념했다. 이어 하와이에 이주한 일본인들이 묻힌 일본인 묘지와 2001년 미군 잠수함과 충돌해 침몰한 에히메마루호 희생자 위령비를 찾았다. 아베 총리는 27일에는 1941년 진주만 공습 당시 침몰한 군함 위에 세워진 애리조나기념관을 찾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함께 희생자를 추모할 예정이다. 두 정상은 이후 짤막한 소감을 발표한다. 소감에는 희생자에 대한 '애도'와 다시는 전쟁을 일으키지 않겠다는 '부전(不戰) 맹세'가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요미우리신문은 "직접적인 사죄나 반성의 문구는 포함되지 않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출국 전 "전쟁의 참화를 두 번 다시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미래에 대한 생각, 맹세, 화해의 가치를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세계에 알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미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해 '통절한 반성'을 언급한 바 있다. 당시 진주만 공습에 대해서도 '깊은 회오'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번 아베 총리의 표현이 이에 미치지 못할 경우 역사인식 후퇴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있다. 현직 일본 총리가 진주만을 찾은 것은 4번째지만 애리조나기념관을 찾는 것은 처음이다. 기념관 방문 전에는 아베 총리와 1월에 퇴임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마지막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두 정상은 신(新) 밀월관계에 진입한 양국의 협력 관계를 재확인할 방침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올 5월 원폭 투하지인 일본 히로시마를 찾아 희생자를 추모한 바 있다.도쿄=장원재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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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전반경 넓히는 中항모… 서해-태평양서 실전능력 과시

     중국이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遼寧) 함과 항모전단을 동원한 무력시위를 본격화하고 있다. 23일 서해 인근 보하이(渤海) 만에서 일주일 만에 두 번째 실탄 훈련을 벌인 데 이어 24일엔 원양 훈련을 위해 서태평양으로 진출했다. 중국 항모가 제1열도선 바깥의 서태평양에 진출하는 것은 처음이다. 제1열도선은 일본 사세보∼오키나와∼대만∼필리핀∼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섬을 잇는 가상선으로 중국이 1980년대 자체 설정한 전략방어선을 뜻한다. 중국의 ‘항모 시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만 지지 발언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 등과 관련해 대만과 미국 한국 등에 경고를 보내기 위한 것이다. 또 중국의 항모 전력이 실전 투입 수준으로 높아졌음을 과시하려는 목적도 있다. 25일 관영 신화통신과 중앙(CC)TV 등에 따르면 랴오닝 함 전단은 23일 보하이 만 등에서 항공기 편대가 △함재기 이착륙 훈련 △공중 급유 △공중 실탄사격 훈련 등의 임무를 수행했다. 이날 훈련은 우성리(吳勝利) 해군사령원(사령관)이 지휘했다. 해군사령원이 함정에 직접 승선해 훈련을 지휘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한반도 인근 해역에서 랴오닝 함 전단이 실탄 사격 훈련을 갖기는 16일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훈련은 과거보다 한반도 쪽에 더 근접한 보하이 해역에서 이뤄졌다는 관측도 나왔다. 랴오닝 함 전단은 보하이 만을 출발해 서해를 거쳐 24일 동중국해에 도착했다. 이곳에서는 해군과 공군이 입체적으로 펼치는 ‘전방위 훈련 및 시험 임무’ 작전 훈련을 진행했으며 항모전단은 이어 제1열도선을 지나 서태평양에 진입했다.  특히 항모전단이 대만을 외곽으로 돌아가며 시위를 벌인 것에 대해 량궈량(梁國樑) 홍콩군사평론원은 “대만 동부가 항모에 노출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경고이자 외부 세력의 대만에 대한 간섭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랴오닝 함 전단은 2013년 11월에도 남중국해에 진입한 적이 있지만 이번처럼 해·공군이 실전적인 합동훈련을 벌이고 연료와 탄약보급함까지 동원한 것은 처음이다. 리제(李杰) 군사평론가는 25일 관영 환추(環球)시보 인터뷰에서 “랴오닝 함의 남중국해 훈련은 중국이 군사강국으로 가려면 항모가 없어서는 안 된다는 점과 중국이 해양권익을 지킬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거친 공세에 대비해 일본도 적극 대응하고 나섰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동남아시아의 해상보안 담당 기관을 지원하는 전담 조직을 내년에 만들 것이라고 아사히신문이 25일 보도했다. 해양 진출을 가속화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동남아 국가들과의 연대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해상보안청은 내년에 7명을 전담 부서에 배치하고 ‘해상보안국제협력추진관’을 임명해 관할하도록 할 방침이다. 한편 중국은 23일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중국합작법인에 반(反)독점 규정 위반 혐의로 2억100만 위안(약 348억 원)의 벌금을 매겼다. 상하이(上海) 시 물가국은 GM의 중국 내 합작법인인 ‘SAIC GM’이 딜러들에게 일부 모델의 최저 판매가를 제시하고 이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딜러들에게 불이익을 줬다면서 판매액의 4%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했다. 베이징=구자룡 bonhong@donga.com / 도쿄=장원재 특파원}

    • 2016-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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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판 알파고, 한중일 톱기사 모두 꺾을 수 있어”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바둑챔피언십에서 한중일 최고 기사를 모두 꺾을 가능성이 있다.” 일본 바둑 인공지능(AI) 딥젠고(DeepZenGo) 개발팀의 가토 히데키(加藤英樹·63) 대표는 23일 도쿄(東京)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딥젠고가) 지난달 조치훈 9단과의 대결에서 1승 2패로 졌지만 대등한 승부를 벌였고 당시 발견한 약점을 보완하면서 급격히 실력이 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딥젠고는 현재 일본 기원이 제공한 기보(棋譜)를 학습하고 프로기사들과 대국을 거듭하면서 급속히 진화하고 있다. 가토 대표는 “알파고가 3000만 국면 이상을 학습했다고 하는데 딥젠고도 비슷하다. 이는 인간이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것”이라며 “올 3월 개발을 시작했을 때 딥젠고 실력은 알파고의 3∼4%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20∼30%로 3개월 후엔 이세돌 9단을 이겼을 당시의 알파고 이상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바둑 실력을 수치화한 국제바둑랭킹인 ‘ELO 레이팅’에서 중국의 커제(柯潔), 한국의 박정환, 일본의 이야마 유타(井山裕太) 등 세계 톱기사들은 현재 3500∼3600점대다. 가토 대표는 “딥젠고의 실력은 현재 3200점 안팎이며 내년 3월에는 3600점 이상이 돼 한중일 최고 기사를 능가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가토 대표는 ‘천재 프로그래머’로 불리는 오지마 요지(尾島陽兒) 씨와 손잡고 집에서 바둑 소프트웨어 ‘젠’을 만들어 최근까지 세계 컴퓨터 바둑대회를 석권한 주역이다. 그는 “2009년 이후 여러 차례 우승했지만 최근 실력이 정체 상태여서 고민이었다. 그런데 1월 과학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된 알파고 논문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알파고는 딥러닝(Deep Learning·강화학습) 방식을 적용해 프로기사에게 뒤지던 바둑 AI의 실력을 단숨에 끌어올렸다. 가토 대표는 “구글의 자금과 인력으로 대량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투입했는데 개인이 이를 따라가는 건 무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때 일본 정보기술(IT) 기업 드왕고의 가와카미 노부오(川上量生) 회장이 ‘올 저팬(All Japan) 체제로 알파고에 맞서자’고 제안했다. 가토 대표는 “드왕고는 프로그램 개량에 필요한 시설과 인력을 지원하고 도쿄대 연구팀은 학술적 부분을, 일본 기원은 기보 제공 및 대국 주선을 맡았다”고 설명했다. 바둑 AI의 등장으로 바둑이 쇠퇴하는 게 아니냐고 묻자 가토 대표는 “AI 등장 전부터 바둑 인구는 줄고 있었다. 한 번 두려면 1시간 이상 걸리는 데다 입문 후 재미를 느낄 때까지 시간이 많이 필요해 지금 시대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며 “스마트폰으로 간단히 즐길 수 있게 하는 등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인간과 AI의 대결은 일종의 이종격투기”라며 “바둑 AI는 초반은 강하지만 전체적으로 인간을 능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프로기사들이 AI를 활용하면 또 다른 바둑의 세계를 발견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로기사들에게는 “앞으로는 승부를 떠나 팬들을 매료시킬 수 있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갖추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딥젠고는 한중일 대표와 겨루기 직전 세계 컴퓨터 바둑대회에서 딥러닝을 활용한 중국 바둑 AI 2개와 대결한다. 가토 대표는 “인터넷 바둑에서 중국 AI가 세계 정상급 프로기사들을 연파했다는 소문을 들었다. 내년에 알파고는 나오지 않겠다고 했지만 나오더라도 우승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바둑 AI의 실력이 일취월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가토 대표는 후지쓰연구소 등에서 40년 동안 AI를 연구한 전문가다. 대학 때 배운 바둑 실력은 초단 수준이라고 한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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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고령자기준 ‘70세이상’ 상향 추진

     세계 최고 고령화 국가인 일본이 고령자 기준 연령을 65세에서 70세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인구 감소 시대에 맞춰 더 오래 일하도록 하고 연금 지급 시기를 늦춰 정부의 재정 부담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고령자 기준이 바뀌면 기업들의 정년도 점차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일 내각부가 조만간 열릴 경제재정자문회의에서 고령자의 정의를 ‘65세 이상’에서 ‘70세 이상’으로 높이는 방안을 내놓을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이 회의의 의장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승인을 얻은 뒤 전문가 회의와 여론 수렴 절차를 거쳐 본격적으로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재 고령자를 65세 이상으로 정의하고 있다. 일본의 고령자는 9월 현재 전체 인구의 27.3%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2024년엔 30%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자 기준이 바뀌면 근로자의 정년도 점차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 국가 전체적으로는 생산가능인구가 늘면서 일손 부족을 덜 수 있게 된다. 또 기초연금과 후생연금 지급 시기도 뒤로 미룰 수 있어 정부 재정에도 숨통이 트이게 된다. 한국도 지난해 13.2%인 고령자 비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대한노인회에서 지난해 고령자 기준을 65세에서 70세로 올리자고 제안했지만 제대로 된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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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율주행車 글로벌 연합 12월 뜬다

     현대자동차와 도요타, BMW 등 세계 27개 자동차·정보기술(IT)·보험·물류 회사들로 구성된 자율주행 글로벌 연합이 이달 중 출범한다고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 연합은 다보스포럼을 주관하는 세계경제포럼(WEF)의 요청으로 구성됐으며 이달 중 미국에서 자율주행차 실험을 시작한다. 이후 안전 규격과 운전 규칙 제정도 하기로 했다. 신문은 “이렇게 대규모로 글로벌 기업들이 협력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자율주행 공동 연구에 참여하는 다국적 기업은 자동차, IT, 보험, 물류 분야를 망라한다. 자동차 회사로는 현대차를 비롯해 일본 도요타와 닛산, 미국 GM, 독일 폴크스바겐과 BMW, 스웨덴 볼보 등 글로벌 기업 12곳이 참여한다. IT 분야에서는 스웨덴의 에릭손과 미국 퀄컴이 참여하며 미국 차량 공유 서비스업체 우버도 이름을 올렸다. 보험사인 일본의 솜포(SOMPO)홀딩스와 미국의 리버티뮤추얼그룹, 물류회사인 미국 UPS가 참여한다. 신문은 “스웨덴과 싱가포르 정부도 논의에 참여할 예정”이라며 “(미국뿐 아니라) 유럽 전역과 아시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5월에 실무팀을 출범시키며 논의를 주도했던 WEF는 이달 중 미국 보스턴에서 자율주행 실험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참여 기업과 공유하면서 철도 등 다른 교통수단에 미치는 영향과 인프라 정비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논의 내용은 매년 1월에 열리는 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서 발표된다. 신문은 “많은 유력 기업이 참여하고 있어 세계 공통의 제도나 기준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최근 자율주행차 회사 웨이모(Waymo) 설립을 발표한 구글은 기술개발을 위해 포드와 별도 협력 채널을 갖추고 있다. 또 미국의 유력 전기자동차 기업인 테슬라 등도 연합에 참여하지 않아 앞으로 자율주행 기술표준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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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노닛산-미쓰비시, 전기차 차대 함께 써 가격 20% 낮춰

     르노닛산과 미쓰비시자동차가 플랫폼(차대)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전기자동차 값을 20% 낮추기로 했다. 일반 승용차와 비슷한 수준까지 가격을 내려 치열한 전기차 경쟁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것이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르노와 미쓰비시차는 전기차 플랫폼 독자 개발을 취소하고 2018년까지 닛산의 차기 리프 모델의 플랫폼으로 단일화하기로 했다. 르노는 닛산의 최대 주주이며 닛산은 올해 미쓰비시차를 인수했다. 닛산은 2010년 12월 세계 최초로 양산형 전기차 리프를 선보인 전기차 분야 선두주자다. 리프는 지금도 단일 모델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미국 테슬라와 중국 업체들이 거세게 추격해 오자 이들을 따돌리기 위해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신문은 “닛산과 르노는 합쳐서 지금까지 37만 대 이상 전기차를 팔았다”며 “다만 양사가 설계, 개발을 별도로 하는 바람에 리프의 경우 가격이 280만 엔(약 2800만 원)으로 동급의 가솔린 차량보다 50만 엔(약 500만 원)가량 비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일반 자동차와 비슷한 수준(200만 엔대 초반)까지 가격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 닛산의 계산이다. 세 회사는 플랫폼 외에 모터, 인버터 규격을 통일하고 전기차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배터리에도 공통 사양을 도입하기로 했다. 대량생산 및 주문을 통해 원가를 낮추겠다는 것이다. 다만 외관, 인테리어 등은 회사별 특성을 살릴 계획이다. 브랜드도 그대로 유지한다. 현재 닛산은 리프, 르노는 조에(ZOE), 미쓰비시차는 아이미브(i-MiEV)라는 이름으로 전기차를 만들고 있다. 최근 자동차업계에서는 전기차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고급 전기차를 만드는 테슬라는 4월 3만5000달러(약 4200만 원)인 모델3을 내놓고 예약접수 일주일 만에 32만 대를 팔았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는 BYD(비야디·比亞迪) 등 현지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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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잠수함 4월 항해중 두동강… 승조원 12명 전원 사망”

     북한 잠수함이 항해 중 원인 불명의 사고로 두 동강 나면서 승조원 12명 전원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신문은 15일 북한 관계자와 주변국의 정보당국을 인용해 “조선인민군 소속 잠수함이 올해 4월 북한 영해를 항행하던 중 두 동강이 났다. 사고 원인은 불분명하다”고 보도했다. 북한 국영매체는 이를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 잠수함 사고 소식은 유족들에게도 몇 주 뒤에야 마을 인민반 책임자를 통해 통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정부는 희생자들에게 영웅 칭호를 부여하고 유족들에게는 새 주택을 줬다고 한다. 이 신문은 “가장 어린 희생자는 19세 청년이었다”며 “이 청년의 부고를 전해들은 어머니가 하늘이 무너진 것처럼 통곡하는 것을 같은 지역에 사는 주민이 목격했다”고 전했다. 4월 사고 당시 관련 소식을 전혀 다루지 않았던 북한 매체들은 사고 얼마 후인 같은 달 23일 함경남도 신포 앞바다에서 실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수중 시험발사가 성공한 것은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당시 발사를 참관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한국과 미국의) 뒤통수에 아무 때나 마음먹은 대로 비수를 꽂을 수 있게 됐다”고 흡족해했다. 이 같은 내용을 잘 아는 북한 관계자는 신문에 “김정은에게 인민의 목숨은 티끌과 같다. 핵이 훨씬 중요하다”고 밝혔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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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취한 김정은, 軍원로 소집해 밤새 반성문 쓰게 해”

     “너희가 지금까지 군사위성 하나 못 만든 건 반역죄와 같은 잘못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이 만취 상태로 군 원로들을 모아 놓고 밤새 반성문을 쓰게 하면서 했다는 말이다. 김정은 지시에 따라 군 원로들은 숙청 공포에 시달리며 반성문을 썼다고 한다. 도쿄신문은 13일 익명의 북한 관계자를 인용해 “9월 말 밤중에 김 위원장이 별장 한 곳에 급하게 군 원로들을 소집했다”며 “그 자리에서 만취한 상태로 호통을 치고 밤새 반성문을 쓰도록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김정은의 반응은 뜻밖이었다. 반성문을 들고 떨고 있는 군 원로들을 보면서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왜 모여 있는가. 다들 나이도 많고 하니 더 건강에 신경을 쓰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말을 들은 원로들이 그 자리에서 소리 내 울자 김정은은 자신의 온정에 감동했다고 생각했는지 만족하는 표정을 지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사실을 제보한 북한 소식통은 도쿄신문에 “숙청이라는 단어가 뇌리를 스쳤던 원로들이 갑자기 긴장이 풀리면서 울었던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도쿄신문은 이 일화를 전하며 “(김정은은) 아버지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며 정치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만 27세에 권력을 계승했다. 올해 1월에 32세가 된 그가 아버지 옆을 지키던 충신과 원로 간부에게 열등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소식통은 신문에 “숙청이 두려워 어쩔 수 없이 충성을 보이고 있을 뿐 누구도 앞에 나가 조언이나 제언을 하지 못한다. 그(김정은)는 벌거벗은 임금님”이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또 △2011년 김정일 장례식 때 운구차를 호위했던 이영호 총참모장 등 군부 4인방이 모두 숙청되거나 경질된 것과 △2013년 고모부인 장성택을 처형한 것 △올 6월 김용진 북한 교육부총리가 김정은의 연설 중 안경을 닦았다는 이유로 처형된 사실 등을 거론하며 “공포 통치의 영향으로 간부들 사이에서 면종복배(面從腹背·앞에서는 순종하는 척하지만 뒤에선 인정하지 않음)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2011년 말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후 처형된 북한 간부는 9월까지 164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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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만취한 채 軍 원로 소집…다음 날엔 ‘왜 모여 있나’”

    "너희가 군사위성 하나 못 만든 것은 반역죄와 같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최근 만취한 상태로 군 원로들을 모아 밤새 반성문을 쓰게 했다고 도쿄신문이 13일 익명의 북한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은 올 9월 말 밤 한 별장에 급하게 군 원로들을 불러 모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만취한 상태로 고함을 치면서 "밤새 반성문을 쓰라"고 명령했다는 것이다. 군 원로들은 숙청의 공포에 시달리며 반성문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일어난 김정은은 반성문을 들고 서 있는 군 원로들을 보고 사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왜 모여 있는가. 다들 나이도 많고 하니 더 건강에 신경을 쓰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말을 들은 원로들이 그 자리에서 소리 내 울자 김정은은 자신의 온정에 감동했다고 생각했는지 만족하는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이 사실을 전한 소식통은 도쿄신문에 "숙청이 뇌리를 스쳐간 원로들이 한 순간 긴장감이 풀어지면서 울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이 에피소드를 보도하며 "올 1월 만 32세가 된 김정은이 아버지 옆에 있던 충신과 원로 간부에 대해 열등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또 2011년 김정일 장례식 때 운구차를 호위했던 이영호 총참모장 등 '군부 4인방'이 모두 숙청되거나 경질된 것, 김용진 북한 교육부총리가 6월 김정은의 연설 중 안경을 닦았다는 이유로 처형된 것 등을 거론하며 "공포통치의 영향으로 간부들 사이에서 면종복배(面從腹背·앞에서는 순종하는 척하지만 뒤에선 인정하지 않음)의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썼다. 신문은 또 소식통의 발언이라며 "숙청이 두려워 어쩔 수 없이 충성을 보이고 있을 뿐 누구도 나가서 조언이나 제언을 하지 못한다. 그(김정은)는 벌거벗은 임금님이다"는 말을 전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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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기부영웅 ‘타이거 마스크’는 40대 회사원

     “아이들은 학대당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안기기 위해, 눈물을 흘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남들을 미소 짓게 하기 위해 태어났습니다.” 7일 일본 도쿄(東京) 분쿄(文京) 구 고라쿠엔 홀. 프로레슬링 링 안에 짙은 색 양복을 입은 한 남성이 나타나 마이크를 잡자 관객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6년 전 크리스마스 날 아동상담소에 초등학생용 가방인 란도셀 10개(수백만 원 상당)를 기증하면서 전국에 ‘타이거 마스크 운동’을 일으킨 가와무라 마사타케(河村正剛·43) 씨였다. 1960, 70년대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만화 ‘타이거 마스크’는 보육원 출신의 주인공 다테 나오토가 복면을 쓴 레슬러로 활약하면서 아이들을 돕는 내용이다. 가와무라 씨가 ‘아이들을 위해 써 달라’는 메시지와 함께 만화 주인공 이름으로 가방을 기부하면서 만화가 현실이 된 것이다. 이후 만화 주인공의 이름으로 보육원 등에 가방, 필기구, 돈 등을 전하는 일명 ‘타이거 마스크 운동’이 전국적으로 일어났다. 가와무라 씨의 기부 후 한 달 동안 ‘남몰래 기부’ 건수가 1000건이 넘었다. 평범한 회사원인 가와무라 씨는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로부터 버림받은 후 ‘버려진 아이’로 불리며 친척 집을 전전했다. 11세 때 “너 때문에 우리 가정이 엉망”이라는 말을 듣고 “태어나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이며 ‘어른이 되면 아이들의 힘이 되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사회에 나와 일하면서 일찌감치 아동보호시설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어느 날 한 아이가 “아빠 엄마가 없으니 나한테는 산타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어린 시절 산타에게 “란도셀을 갖고 싶다”는 편지를 썼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리고 ‘아이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사회에 보내기 위해 만화 주인공 이름으로 가방을 기부했다. 그는 이후에도 익명으로 기부를 계속하면서 틈나는 대로 봉사 활동을 했다. 가와무라 씨는 “내가 영웅이 아니라 보통 사람이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 이름을 공개했다”며 “가족을 중요하게 여겨 달라.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타이거 마스크 운동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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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손 잡은 손정의, 58조원 ‘깜짝 선물’

     “이분은 일본 소프트뱅크의 마사요시 손 회장입니다. 미국에 500억 달러(약 58조5000억 원)를 투자하고 5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산업계 거물 중 한 분입니다. (손 회장을 바라보며) 대단히 감사합니다.” 6일(현지 시간) 낮 12시 10분 미국 뉴욕 맨해튼 5번 애비뉴에 있는 트럼프타워 로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70)은 바로 옆에 선 재일동포 3세인 일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59)을 취재진들에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500억 달러는 지난해 일본의 대미 직접투자 총액(449억 달러)보다 더 많은 돈이다.  손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 면담 뒤 기자들에게 투자 내용이 담긴 서류를 보여줬다. 그 안엔 소프트뱅크그룹과 대만의 세계적인 전자제품 조립 업체인 폭스콘 로고 아래 ‘미국에 500억 달러+70억 달러 투자/5만 개 새 일자리 창출, 앞으로 4년 내에’라고 적혀 있었다. 손 회장은 미국 내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 최첨단 정보기술(IT) 분야 스타트업(신생 기업)들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트럼프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마사(손 회장)는 우리(트럼프)가 이번 대선을 이기지 않았다면 결코 이런 일(투자)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올렸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가 ‘미국 일자리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공장을 외국으로 이전하려는 미국 기업을 회유와 협박으로 잇따라 주저앉히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었다. 하지만 외국 기업의 대규모 대미 투자라는 ‘깜짝 뉴스’로 이를 덮어버렸다”고 보도했다. 폭스비즈니스는 “트럼프의 500억 달러 미국 투자 유치는 소프트뱅크의 투자를 유치하려던 중국에 크게 ‘한 방’ 먹인 셈”이라고 보도했다. 손 회장은 이날 “트럼프는 많은 규제를 완화할 것이다. 그건 대단한 일이고, (그 덕분에) 미국이 다시 위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2013년 미국 이동통신업계 3위인 스프린트를 인수했고 이어 4위인 T-모바일 인수 계획을 발표하며 미국 통신시장의 제패를 노렸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건전한 경쟁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다’며 불허해 인수를 포기해야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손 회장이 스프린트와 T-모바일의 합병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미국 항공회사 보잉사가 제작하고 있는 새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가 너무 비싸다며 구매 계약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트위터에 “보잉사가 새로운 에어포스원을 만들고 있는데 비용이 통제 불능 수준이다. 40억 달러(약 4조6840억 원) 이상이다. 주문 취소”라고 올렸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서도 “보잉이 돈을 많이 버는 것을 바라지만 그렇게까지 (많이 버는 것은) 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본인이 탈 전용기 값을 놓고도 사업가 출신 특유의 협상에 나선 것이다.뉴욕=부형권 bookum90@donga.com /도쿄=장원재 특파원}

    • 2016-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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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죄 없이… 사죄외교 끝내려는 아베

     이달 26, 27일 하와이 진주만을 방문하기로 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내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직후 미일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등 미국 행정부 교체기를 맞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임기 말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역사적 화해 작업을 마무리하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력을 통해 동북아시아에서의 세력 확장에 나서겠다는 속내를 담고 있다. 아베 총리는 또 내년 1월 중순엔 호주,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 아시아태평양 4개국을 방문하는 방안을 관련국들과 조율하고 있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6일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과 만나 “진주만의 USS애리조나기념관을 방문해 희생자를 위령하고 두 번 다시 전쟁의 참화를 반복하지 않는다는 미래를 향한 결의를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진주만 방문 계획을 공개한 직후 주변에 “일본의 ‘전후(戰後)’는 완전히 끝났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다음 총리부터 진주만은 역사의 한 장면이 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패전국 낙인이 찍혀 사죄를 거듭해야 했던 전후 질서를 이참에 끝내고 싶다는 것이다. 카터 장관은 “오바마 대통령과 나에게 기쁜 일이다. 쌍방이 평화에 대한 확고한 헌신을 보여야 한다”며 아베 총리의 진주만 방문을 환영했다. 아베 총리는 이어 트럼프 당선인 취임(내년 1월 20일) 직후인 1월 27일을 전후해 미일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교도통신이 6일 미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아베 총리의 진주만 방문은 트럼프가 미 대통령에 당선된 뒤 최종 결정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 당시 “일본의 진주만 공격으로 수천 명의 미국인이 목숨을 잃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진주만 공습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트럼프가 취임하면 이곳 방문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20일 페루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오바마 대통령에게 “언젠가는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당신이 하와이에서 휴가를 보낼 때 함께 진주만에 가면 어떤가”라고 제안했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아베 총리의 연설은 ‘전쟁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결의와 함께 ‘과거를 딛고 함께 미래로 나아가자’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본 보수층의 반발을 의식해 직접적인 사죄 발언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6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방문은 전몰자 위령을 위한 것으로 사죄를 위한 것이 아니다”며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아베 총리가 과거 한국에 대한 식민지배와 중국 침략 등에 대해서는 책임을 회피하는 상황에서 사죄 없는 진주만 방문은 과거에 대한 반성의 뜻을 진정으로 나타내겠다는 것인지 의심스럽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베 총리의 전략적인 대미 행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군사적인 진출과 영유권 확대를 노리는 중국에 대한 견제 성격도 담겨 있다.  하지만 미일 간 역사적인 화해를 지켜보는 한국의 속내는 복잡하다. 일본과의 과거사 논란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후 역사적 화해에 대한 압력으로도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우익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6일 “역사를 이용해 일본보다 우위에 서려고 하는 중국과 한국에 (아베 총리의 진주만 방문을 통해) 일본의 적이었던 미국조차 이 문제를 넘어섰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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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드림]“지구 5바퀴 돌았는데… 한국서 인재 찾아”

     “지구를 다섯 바퀴나 돌았는데 우리가 원하는 인재는 결국 가장 가까이 있었습니다.”  일본 인터넷 대기업 라쿠텐의 고야마 고헤이(小山浩平) 어시스턴트 매니저는 2일 도쿄(東京)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한국 인재 채용 세미나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인재를 구하기 위해 세계 각국을 방문했으나 결국 ‘한국 인재’가 회사에 가장 잘 맞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뜻이다. KOTRA 도쿄무역관과 주일 한국대사관이 주최하고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가 후원한 이날 행사에는 기업 인사담당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해 한국 인재 채용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라쿠텐은 일본 최대 인터넷 쇼핑몰과 야구단을 운영하는 회사로 전체 직원 수가 1만3000명에 이른다. 2010년에는 영어 공용화를 선언하고 토익 800점 이상을 입사 요건으로 내걸어 화제가 됐다. 고야마 매니저는 “지난해 지구 5.4바퀴를 돌면서 인재를 찾았고 25개국 출신의 엔지니어를 채용했는데 일본인은 13%밖에 안 됐다”며 “2000명의 엔지니어 중 절반 이상이 일본어를 못 하는 상황이 되자 외부와의 소통 등을 이유로 사내에서 일본어가 가능한 엔지니어에 대한 요구가 제기됐다”고 말했다. 결국 라쿠텐은 영어와 일본어가 가능한 정보기술(IT) 인재를 찾아 나섰고 한국에서 그 목적을 달성했다. 고야마 매니저는 “지난해 한국에 6번 가서 25명을 채용했다”며 “한국 구직자들은 의욕이 충만하고 유학 경험자가 많아 외국에서 일하는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또 “남학생의 경우 군대 경험이 있어 일본 회사의 문화와도 잘 맞고 졸업 시기가 일본과 비슷해 연수 일정을 조율하기도 편하다”고 강조했다. 라쿠텐은 앞으로 한국인 엔지니어를 본격적으로 채용하기 위해 최근 한국인 채용 담당자도 뽑았다고 했다. 일본은 최근 인구가 줄면서 기업들이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일자리 수를 구직자 수로 나눈 ‘유효 구인 배율’은 10월 기준 1.4로 2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구직자 1명당 1.4개의 일자리가 있다는 뜻이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우수한 인재를 뽑기 위해 문화가 비슷하고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으로 눈을 돌리는 일본 기업이 적지 않다. 인사 전문가인 오노 다이(大野大) 미쓰비시UFJ리서치컨설팅 매니저는 “2060년이 되면 일본 여성의 노동시장 참가율을 북유럽 국가만큼 올려도 현재보다 노동인구가 20%가량 준다. 일본인만으로 기업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지는 시대가 된다”며 글로벌 인재를 외부에서 찾을 것을 주문했다. 이 회사의 히라야마 아키라(平山央) 컨설턴트는 “한국 사회는 경쟁 요소가 강해 한국 인재는 경쟁에 익숙하고 야근에 대해서도 유연한 태도를 보인다”며 “외형적 능력에 대한 관심도 높아 토익 성적의 경우 일본보다 평균 120점이나 높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일본 기업에 취직한 한국 인재들도 단상에 올랐다. 김보경 마이나비코리아 부사장은 “2011년 첫 외국인 직원으로 입사해 일본 신입사원과 똑같이 국내 영업부터 시작했다”며 “실적을 내겠다는 각오로 적극 노력해 신입사원 주간 매출 1위를 달성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직접 주도해 설립한 한국 법인의 부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김재홍 KOTRA 사장은 이날 채용 세미나 인사말에서 “일본 기업의 글로벌 인재 확보에는 한국 인재가 답”이라며 “한국 청년들은 어려운 취업 관문을 뚫기 위해 대학 4년 동안 많은 노력을 한다. 또 한국 인재를 채용한 일본 기업들은 능력은 물론이고 성실함과 책임감을 높게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세미나에 이어 열린 채용 상담회에서는 아마존저팬 등 일본 기업 26곳이 한국 유학생 130여 명을 대상으로 즉석에서 면접을 진행했다. 일본 취업을 돕기 위한 모의면접과 멘토링 등도 진행됐다. 강민정 KOTRA 도쿄무역관 K-무브 팀장은 “예년에 비해 한국인 채용에 새로 관심을 갖게 된 일본 중소 중견기업의 참여가 많아졌다”며 “한국의 취업 시장이 어렵다 보니 유학생보다 면접을 위해 일본까지 온 한국 학생이 더 많은 것도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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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북카페]혐한시위에 맞선 재일동포와 日 시민사회 투쟁기

     “시위 중단이다!” 6월 5일. 일본 가나가와(神奈川) 현 가와사키(川崎) 시 거리에선 1000명의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울먹거리며 끌어안은 이들에게 기자들의 카메라 세례가 쏟아졌다. 2012년 혐한시위 본격화 후 시민들이 처음 시위를 취소시킨 역사적 순간이었다. 9월에 출간된 ‘헤이트데모(혐한시위)가 멈춘 거리’(사진)는 코리아타운인 가와사키 시 사쿠라모토(櫻本)를 지키기 위한 재일동포와 일본 시민사회의 투쟁을 다룬 책이다. 지역지 가나가와신문 취재팀이 전말을 지켜보며 밀착 취재한 내용을 생생하게 담았다. 수도권 공업도시 가와사키에서 혐한시위가 시작된 것은 2013년 5월부터다. 식민지 시절 한반도에서 건너온 이들이 모인 코리아타운이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지역의 교민들은 1980년대 지문 날인 거부 운동 등 재일동포 인권 운동을 이끌어 왔다. 그 덕분에 다른 지역처럼 이름을 감추지 않으며, 지역 학교에선 전교생이 풍물놀이를 즐긴다. 역 앞에서 진행되던 혐한시위는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 시위대가 코리아타운 진입을 시도하며 양상이 달라졌다. 시위대는 대낮에 ‘조선인을 죽이자’고 소리치며 행진했고 경찰은 ‘신고된 시위’라는 이유로 이들을 보호했다. 울면서 이들을 가로막던 주민들이 거꾸로 제지를 받고 밀려났다. 코리아타운 아이들은 ‘경찰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존재’라는 충격을 받았다. 이렇게 되자 지역 다문화 복지시설에서 일하는 최강이자 씨(43)를 중심으로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한 싸움에 나섰다. 시에서 “시위를 막을 근거 법이 없다”며 난색을 표하자 단체를 조직하고 법 제정을 위한 서명운동을 전개했다. 최 씨는 3월 국회에 출석해 “사쿠라모토는 일본인, 재일동포, 필리핀인 등이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고 다양성을 풍요로움으로 받아들이며 함께 지내던 곳”이라고 호소했다. 이 과정에서 얼굴이 알려진 최 씨에게 협박이 이어졌다. 그러나 최 씨는 굴하지 않았다. 인권 변호사, 시민운동 활동가 등이 가세해 ‘혐한시위를 이대로 둘 수 없다’는 여론을 만들었고 5월 말 드디어 혐한시위 규제법이 만들어졌다. 법이 통과된 뒤에도 혐한세력은 코리아타운을 향해 행진하겠다며 6월 5일 시위를 예고했다. 하지만 분위기가 이미 바뀐 다음이었다. 시 당국은 공원 사용을 불허했고, 법원은 코리아타운 인근 데모를 금지했다. 하지만 당일에 모인 시위대 60여 명은 어떻게든 시위를 강행하려 했다. 그러자 이들에게 반대하는 일명 ‘카운터 시위대’와 주민들이 출발을 막았다. 경찰은 반대하는 이들을 밀어내 달라는 시위대에 ‘이것이 국민의 여론’이라며 냉담한 태도를 보였고 결국 시위는 무산됐다. 집필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이시바시 가쿠(石橋學·45) 가나가와신문 디지털편집부 편집위원은 책에서 ‘혐한시위 방치는 마이너리티에 대한 증오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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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마기와 총장 “교토대 노벨상 8명은 자유 토론의 힘”

     “아시아 각국을 방문하면 ‘어떻게 해야 노벨상 수상자를 많이 배출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습니다. 무엇보다도 창조성이 풍부한 연구자를 키워내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합니다.” 일본 교토(京都)대의 야마기와 주이치(山極壽一·64·사진) 총장은 지난달 29일 대학본부에서 가진 동아일보 등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초과학을 제대로 연구하는 과학자를 키우고, 교수와 학생이 자유롭게 토론하는 장을 만드는 것”을 노벨상 수상자 배출의 비결로 꼽았다. 교토대는 지금까지 8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도쿄대(9명)보다는 적지만 자연과학 분야에 관한 한 8명 대 6명으로 교토대가 앞선다. 야마기와 총장은 “교토대에는 상식을 의심하고 끝까지 확인해 진리를 규명하는 학문 풍토가 있다”며 “토론에서 누가 옳은지 겨루는 것보다 토론 과정에서 새로운 의견이 나오고 토론자 스스로가 바뀌는 것에 높은 가치를 둔다”고 말했다. 교토대의 연구 풍토는 정평이 나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0월 “도쿄대 출신 중 도쿄대에서 한 연구로 노벨상을 받은 사람은 적다. (반면) 다른 대학 출신이면서도 교토대에서 한 연구로 노벨상을 받은 사람은 적지 않다”고 보도했다. 야마기와 총장은 독자적인 용어와 사고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국제화를 얘기하지만 일본어로 생각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다. 독자적인 용어에 의해 생각하는 힘이 생겨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토대의 중점연구 분야 중 하나인 ‘물성물리학’을 예로 들며 “‘물성(物性)’이라는 말은 영어로 번역하기 어렵다. 말하자면 물체의 질적인 속성을 생각하는 물리학인데 이 명칭의 학문은 일본 외에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독자적 풍토에서 유카와 히데키(湯川秀樹·1949년), 도모나가 신이치로(朝永振一郞·1965년), 마스카와 도시히데(益川敏英·2008년) 같은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들이 배출됐다는 것이다. 야마기와 총장은 “교토대에는 세계에 없는 학문을 만들어 온 역사가 있다”고 자랑했다. 야마기와 총장은 일본 내에서 ‘고릴라 교수’로 불리는 영장류학의 세계적 석학이다. 그는 “교토대의 강점은 아시아 아프리카에 많은 거점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며 현장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교토=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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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과거사 반성없이 전후70년 보내 혐한시위 뿌리엔 亞국가 멸시 풍조”

     “헤이트스피치(혐한시위)의 뿌리에는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아시아 국가에 대한 멸시가 자리 잡고 있다. 이게 시위라는 형태로 거리에 나오게 된 계기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등장이다.” 지난달 28일 동아일보 도쿄(東京)지사에서 만난 가나가와신문의 이시바시 가쿠(石橋學·45·사진) 디지털편집부 편집위원은 “일본 사회는 과거사에 대한 반성 없이 전후 70년간 이어졌다”며 이것이 혐한시위의 근본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또 “뿌리 깊은 차별의식이 2002년 이후 시작된 한류 붐에 반감을 가진 이들에 의해 응축됐고 인터넷을 통해 영향력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혐한시위대에 맞서 싸운 가와사키(川崎) 시 코리아타운 사쿠라모토를 다룬 책 ‘혐한시위를 멈춘 거리’를 9월 출간했다.  2012년 아베 총리 취임 후 시위가 본격화된 이유에 대해선 “아베 총리의 역사수정주의 인식은 결국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거짓말을 한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면서 가해자를 피해자로 둔갑시켰다. 이것이 뭔가 막혀 있고, (다른 나라들에 비해 일본이) 손해보고 있다는 국민들의 의식과 맞아떨어졌다”고 풀이했다.  이시바시 위원이 동료들과 집필한 책은 지난해 11월 혐한시위대가 가와사키 시 코리아타운 진입을 시도하고 이들을 막기 위해 재일동포들이 들고일어나며 8개월가량 이어진 싸움을 생생히 담았다.  주민들은 재일동포 3세 최강이자 씨(43)를 중심으로 일본 시민사회와 함께 거리에 앉아 혐한시위에 항의했다. 거리에 드러눕는 방법으로 시위대 진입을 두 차례 막기도 했다. 길고도 외로운 투쟁은 국회 증언, 서명운동 등을 통해 혐한시위 규제법 제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시바시 위원은 “주민들은 40년 동안 가꿔 온 공생의 거리를 지키기 위해 싸웠다”며 “피해자들의 간절한 호소가 여당 국회의원들의 마음까지 움직였다”고 말했다. 가나가와신문은 19만 부를 찍는 작은 지방지임에도 2015년부터 책 ‘시대의 정체’ 시리즈를 펴내며 아베 정권과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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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중일 정상급 기사 vs AI ‘바둑 대결’…내년 3월 日서 개최

    한국 중국 일본의 최고 프로기사들과 인공지능(AI)이 승부를 가리는 국제바둑대회가 내년 3월 일본에서 열린다. 30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기원은 전날 3국을 대표하는 기사들이 참여해 AI와 겨루는 월드바둑챔피언십을 창설하기로 결정하고, 내년 3월 21~23일 오사카(大阪)에서 첫 대회를 연다고 발표했다. 대회는 리그전으로 치러지며 우승자에게는 상금 3000만 엔(약 3억1000만 원)을 준다. AI가 국제대회 대표로 정식 참석해 여러 프로기사들과 승부를 겨루는 것은 처음이다. 이번 대회의 AI 대표로는 일본 바둑 소프트웨어 개발자들과 도쿄대 연구진이 머리를 맞대고 개발한 딥젠고(DeepZenGo)가 참여한다. 딥젠고는 지난달 19~23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프로기사 조치훈 9단과 세 차례 공개 대국을 벌여 1승 2패로 졌다. 하지만 인간의 두뇌를 모방한 딥러닝(강화학습) 기술을 적용해 실력이 늘고 있다. 개발팀은 내년 대회가 열릴 무렵에는 딥젠고가 올 3월 이세돌 9단을 무너뜨린 알파고 수준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개발팀의 가토 히데키(加藤英樹) 씨는 "시간이 많지 않지만 개선에 전력을 다해 부끄럽지 않은 결과를 내고 싶다"며 의욕을 보였다. 일본 대표로는 자타가 공인하는 일본 바둑 1인자인 이야마 유타(井山裕太·27) 9단이 출전한다. 일본 바둑 사상 첫 7관왕의 주인공인 그는 "이렇게 멋진 대회에 일본 대표로 출전할 수 있어 매우 영광"이라며 "진화하는 AI가 위협적이긴 하지만 인간이 몰랐던 측면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예전부터 대결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로는 3년간 국내 랭킹 1위인 박정환 9단(23)이, 중국 대표로는 커제(柯潔·19) 9단이 유력하게 꼽힌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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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칼럼/장원재]한국이 부럽다는 이유

     일본에 있지만 최근 한국 소식은 원치 않아도 듣게 된다. 일본 신문이 매일 대서특필하고 방송에서도 실시간으로 전하기 때문이다. 방송에선 주요 인물의 사진을 붙인 도표를 만들어 시시콜콜 설명하며 ‘세상에 이런 나라가 있느냐’는 식으로 몰아가는 때가 많아 볼 때마다 한숨이 절로 나온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는 조금씩 다른 얘기도 들린다. 지난주 모임에서 만난 일본 국립대 교수는 “한국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은근히 비꼬는 말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그는 “촛불시위에 100만 명이 모였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상상이 안 간다. 일본 인구로 치면 200만 명 이상이 총리관저를 둘러싼 것인데 살아 있을 때 한 번은 보고 싶은 광경”이라며 감탄했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지난해 8월 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국민 과반수가 반대하는 안보법을 강행 처리할 때 국회 앞에 모인 시위대가 12만 명(경찰 추산 3만 명)이었다. 당시 일본 언론은 “반세기 만에 국회 앞을 점거했다”며 놀라워했다. 모임에서 옆자리에 있던 30대 일본 여기자는 “태어난 후 한 번도 시위를 통해 뭔가 바뀐 적이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지난해 대규모 시위에도 아베 정권은 눈 하나 깜짝 않고 안보법을 통과시켰다. 동일본 대지진 이듬해인 2012년에는 20만 명이 모여 반(反)원전을 외쳤지만 원전 재가동을 막지 못했다. 원전 반대 시위는 지금도 매주 금요일 총리관저 앞에서 열리지만 수십 명이 모이는 게 고작이다. 이 기자는 “5년 동안의 시위에도 전혀 성과가 없었다”고 푸념했다. 돌이켜보면 1960년 안보투쟁 때 사상 최대인 33만 명이 국회 앞에 모였음에도 미일 상호방위조약 개정 결정을 뒤엎지 못했다. 아베 총리의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당시 총리가 사퇴했지만 그때 만든 조약은 지금도 그대로다. 한 일본 사립대 교수는 “일본은 ‘와(和·화합)를 강조하다 보니 불리하면 다른 의견을 내지 않고 승부가 나면 결정에 따르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아무리 많이 모여도 결정된 사항을 뒤집기 힘든 사회 분위기라는 것이다. 그는 “이번 사태에서 한국의 다이너미즘(dynamism·역동성)을 다시 확인했다”고도 했다. 한국은 거리에서 역사를 바꾼 경험이 여럿 있다. 1960년 4·19혁명, 1987년 6월 민주항쟁…. 가깝게는 2002년 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 사건 때도 촛불을 들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사과를 받아냈다. 물론 거리로 나오기 전 제도권에서 문제를 해결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가 막무가내로 버티는 상황에서 시민들이 거리로 나온 것은 어떤 의미에서 어쩔 수 없었던 게 아닐까. 100만 명의 시위가 평화롭게 끝난 후에는 일본 언론의 분위기도 조금은 바뀌는 모습이다. 사건의 후진성은 지적하면서도 시위를 언급할 때면 “대단한 광경”이라고 한다. 젊은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모습, 시위가 끝나고 쓰레기를 치우는 모습을 높이 평가하는 것이다. 인터넷에도 “굉장하다” “다시 봤다” “일본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대통령이 추락시킨 ‘국격(國格)’을 시민들이 힘을 합쳐 쌓아올리는 모습은 어떤 의미에선 슬프고 감동적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시위대가 끝까지 ‘비폭력’의 원칙을 꼭 지켰으면 한다. 정치권에서는 거리의 에너지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을 업그레이드하는 방안을 하루빨리 찾아야 한다. “시위에 나갔지만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는 푸념을 한국에서도 듣고 싶지는 않다. 장원재 도쿄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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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치훈 9단, 일본판 ‘알파고’ 깼다

     프로기사 조치훈 9단(60·사진)이 일본판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2승 1패로 승리했다. 조 9단은 23일 오후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 구 일본기원에서 인공지능(AI) 딥젠고(DeepZenGo)와 세 번째 대국을 벌여 팽팽한 승부 끝에 167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딥젠고는 이세돌 9단을 꺾은 알파고에 대항하기 위해 일본 바둑소프트웨어 개발자들과 도쿄대 연구진 등이 3월부터 머리를 맞대고 만든 AI로 알파고처럼 인간 두뇌를 모방한 딥러닝 기술이 적용됐다.  조 9단은 19일 첫 대국에선 초반에 밀렸으나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다음 날 두 번째 대국에서는 AI가 초반부터 조 9단을 밀어붙인 끝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조 9단은 이날 3차 대국을 마친 뒤 “로봇이나 기계와 둔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마치 사람과 두는 것 같았다”며 “강한 곳은 강하지만 약한 곳은 약하다. 오히려 인간미가 느껴졌다”고 평가했다. 또 “2개월 전에 봤을 때는 이길 자신이 있었는데 (딥젠고가) 단기간에 엄청나게 강해졌다. 6개월 후에는 내가 질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개발자인 가토 히데키(加藤英樹) 씨는 “1국에서는 시간 배분 등에서 준비가 부족했다. 2국은 운이 좋아 승리했지만 3국에선 완패했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하지만 “보완하면 더 강해질 것”이라면서 “내년 3월까지는 올 3월의 알파고 수준 이상으로 만들 것”이라며 의욕을 보였다. 일본 바둑계의 전설로 불리는 조 9단은 6세 때 일본에 건너가 기타니 미노루(木谷實) 9단 문하에서 수련했으며 일본기원 사상 최연소인 11세 9개월에 입단했다. 현재 일본 바둑 사상 최다승(74회) 기록을 갖고 있다. 6월에는 일본 바둑계 최고 권위 호칭 중 하나인 ‘명예 명인’에 등극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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