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헌

이승헌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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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승헌 부국장입니다.

ddr@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칼럼100%
  • “美대선 사상 가장 추한 토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69)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70)가 9일(현지 시간) 열린 2차 TV토론에서 트럼프의 11년 전 음담패설과 클린턴의 개인 e메일 게이트,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추행 및 성폭행 사건 의혹 등을 놓고 한 치 양보도 없는 난타전을 벌였다. 이날 오후 9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미국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에서 열린 토론에서 두 후보는 정책 대결보다는 상대방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는 이전투구(泥田鬪狗)식의 설전에만 열을 올렸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TV토론 사상 가장 추잡한 토론이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암울한 토론이었다. 두 사람은 90분 동안 서로에 대해 공격만 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후보는 자신의 음담패설 파문에 대해 “탈의실에서나 주고받을 개인적 농담이었으며 (상대방과) 가족을 비롯해 미국인들에게 사과하고 싶다”면서도 “내가 한 것은 말이었지만 그가 한 것은 행동이었다. 빌은 여성을 학대했고 힐러리는 그 여성들을 악의적으로 공격했다. 부끄러워해야 한다”며 화살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로 돌렸다. 이에 클린턴 후보는 “음담패설 동영상은 트럼프가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 대변해 준다”며 트럼프의 언행을 물고 늘어졌다. 트럼프는 클린턴에게 “당신은 3만3000개의 e메일을 (불법적으로) 지웠다. 내가 대통령이 되면 특별검사를 지명해 당신을 조사할 것이다. 당신은 감옥에 가게 될 것”이라며 사실상 클린턴을 협박하는 언행도 마다하지 않았다. CNN이 토론 직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클린턴이 잘했다는 응답이 57%로 트럼프(34%)보다 많았다. 하지만 트럼프가 예상보다 잘했다는 응답이 63%로 클린턴(39%)보다 많아 클린턴의 압도적인 승리라고 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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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펜스 “트럼프 사퇴 있을수 없는 일”… 공화당 후보교체론 주춤

     9일 열린 미국 대선 2차 TV토론을 고비로 음담패설 동영상 공개 후 공화당 내부에서 제기됐던 도널드 트럼프 후보 교체론이 주춤하는 모양새다. 트럼프를 교체할 경우 대선 후보 1순위였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 후보는 펜스는 10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러닝메이트로 지명된 것은 내 인생의 가장 큰 영광이며 지금 이 시점에서 나와 트럼프가 후보직 사퇴를 고려하고 있다는 것은 전적으로 거짓”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는 토론회에서 음담패설 동영상은 말이었을 뿐 행동은 아니었다고 분명히 말했다. 나는 그를 믿고 이는 빌 클린턴이 연루된 20여 년 전 (성폭행) 사건과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화당전국위원회(RNC) 라인스 프리버스 위원장도 토론 후 폭스뉴스에 출연해 “트럼프가 매우 잘했으며 힐러리 클린턴을 제대로 공략했다”며 “클린턴이 지난 30년간 공직에 있으면서 제대로 한 게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뉴트 깅리치 전 연방 하원의장도 폭스뉴스에 나와 “트럼프의 후보 사퇴를 주장했던 사람들은 스스로 많이 창피해해야 한다”며 “트럼프는 토론에서 명백하게 공화당 대선 후보로서의 자격을 얻었다”고 치켜세웠다. 딸 이방카까지 성적 농담 대상으로 삼아 궁지에 몰렸던 트럼프가 국면 전환에 성공한 것은 클린턴 후보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추행 폭로 카드가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평소 “성적으로 피해를 입은 여성은 우선적으로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해 왔던 클린턴은 남편의 성범죄와 관련된 여성들 앞에서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워싱턴 일각에서 문제가 된 음담패설 동영상 폭로 배후에 클린턴 캠프가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어서 이번 파문이 트럼프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동영상 파문 후 트럼프 열성 지지자들은 뉴욕 맨해튼 트럼프타워 인근에서 지지 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트럼프에게 상황이 좋지만은 않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10일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10일 오전 11시경 공화당 하원의원들에게 회의 소집을 통보한 상황”이라며 “아직 어떤 결정이 내려진 것은 아니나 라이언 의장은 트럼프에 대한 지지 철회를 심각하게 고민해 왔다”고 전했다. 한 상원의원 보좌관은 “모두들 비슷한 딜레마에 처해 있다. 어떻게 의미 있는 방법으로 (트럼프에게) 불만을 표시할 것인가, 예상되는 후폭풍을 딛고 어떻게 당을 수습할 것인가 등을 놓고 개인과 그룹별로 해법 마련에 씨름하고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미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과 주지사 가운데 “트럼프에게 투표하지 않겠다”고 밝힌 비율이 30%(39명)에 달하는 상황이다.  트럼프 캠프는 9일 타임지에 “당내 트럼프 반대론자들은 국가의 장래를 생각하기보다는 자신의 정치적 미래에만 관심이 있다. 주류 인사들의 도움 없이 경선 승리를 이끈 것처럼 본선에서도 트럼프 스스로 승리를 쟁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거일인 다음 달 8일이 다가올수록 정치적 셈법에 따라 트럼프 측에 줄 서는 인사가 늘 것으로 워싱턴포스트(WP)는 예측했다. 트럼프를 확실히 내치지도, 전력으로 힘을 실어주지도 못하는 공화당이 결국 타이타닉호처럼 좌초하는 결과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의 측근이자 선가전략가인 존 웨버는 트럼프에게 다시 당권이 집중되는 것에 대해 “빙하와 부딪칠 수도 있는 타이타닉호에 생각보다 구명보트가 적다는 것을 알면서도 승선권을 사는 모양새”라고 비꼬았다.황인찬 hic@donga.com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 201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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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는 음담패설 그 자체”… “클린턴은 감옥 가게 될 것”

     진흙탕 싸움이었다. 음담패설 동영상 파문으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70)와 이번에 끝장을 보려는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69)이 9일(현지 시간) 2차 TV토론에서 전례없는 이전투구를 벌였다. 미 대선 역사상 최악의 말싸움에 언론도 혀를 내둘렀다. “이례적으로 어둡고 거친 공방”(워싱턴포스트), “나쁜 손버릇과 성희롱을 놓고 대단히 지저분한 비난전”(뉴욕타임스), “상대방을 초토화하려는 추악한 토론”(CNN) 등 비난 일색이었다. 시작부터 분위기는 얼어붙었다. 지난달 26일 열린 1차 TV토론 때와 달리 클린턴과 트럼프는 토론 시작 직후 악수도 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음담패설 관련 질문이 나오자 처음엔 사과하면서 “자랑스러운 일이 아니다. 나는 누구보다 여성을 존중한다”며 발뺌하느라 급급했다. 그러더니 클린턴의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여성 희롱 사건을 꺼내며 “미 정치 역사상 여성을 그렇게 학대한 사람은 없었다”고 물귀신 작전을 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는 미안하다고 말한 뒤 거의 후회하는 빛이 없었다”며 트럼프가 음담패설 논란을 해소하는 데는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클린턴은 어이없다는 듯 “트럼프는 선거 기간 내내 여성들을 공격하고 모욕해왔다. 여성들의 얼굴을 거론하고 점수를 매겼다. 이민자와 흑인, 히스패닉, 장애인, 전쟁포로, 무슬림도 겨냥했다”며 공격 전선을 넓혔다.  트럼프는 1차 TV토론에서는 미처 꺼내지 못한 클린턴의 최대 약점 중 하나인 개인 e메일 스캔들을 끄집어냈다. 클린턴이 불법적으로 지운 e메일이 3만3000개라는 수치를 몇 차례나 반복하며 클린턴을 괴롭혔다. 트럼프는 “부끄러워해야 한다. 일반 국민은 그가 저지른 일의 5분의 1만 해도 인생이 끝장났을 것이다. 클린턴의 마음속에는 엄청난 증오가 있다. 당신은 감옥에 갈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클린턴이 방어에 나서자 트럼프는 여러 차례 “거짓말쟁이” “악마”라고 소리쳤다. 트럼프는 1995년 1조 원의 손실을 신고해 연방소득세를 미납한 의혹에 대해선 “탕감받은 것이다. 세법을 잘 이해하기 때문”이라며 “내가 세법을 악용한다고 클린턴은 비난하는데 그렇다면 상원의원 시절 왜 바꾸지 않았느냐.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 등 (월가의) 당신 친구들이 이득을 얻어 당신에게 거액을 주기 때문 아니었느냐”고 역공했다. 클린턴은 “트럼프는 자신만의 세상에 살고 있다”며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클린턴이 발언할 때 트럼프가 뒤에 우두커니 서서 얼굴을 찡그리는 장면이 카메라에 여러 번 잡히기도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선 “공포 영화 같다” “무섭다”는 말이 빠르게 퍼졌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를 ‘트럼프 걸음(The Trump Walk)’이라고 꼬집었다. 1시간 반 내내 날 선 공방을 벌이던 두 후보는 “서로에 대한 긍정적인 면을 한 가지씩 말해 달라”는 마지막 질문에 처음 웃었다. 클린턴은 “트럼프의 자녀들은 능력이 있고 헌신적이다. 트럼프가 어떤 사람인지 잘 말해준다”고 했고, 트럼프는 “클린턴은 절대 포기하지 않고 중단하지 않는다. 파이터다. 이 부분을 존중한다”며 덕담을 건넸다. 두 사람은 마지막엔 악수하고 헤어졌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한기재 기자}

    • 201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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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펜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 “용납 못해” 유세 취소… 막말로 제 발등 찍은 트럼프

     막말로 흥한 도널드 트럼프(70)가 이젠 막말로 무너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가 7일(현지 시간) 공개한 음담패설 동영상은 그가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의 대통령에 걸맞은 자질을 갖고 있는지 의구심을 갖게 하는 내용들로 가득 차 있다. 트럼프는 쏟아지는 당내  후보  사퇴  요구에 8일 성명을 내고 “나는 내가 완벽한 사람이라고 말한 적은 없다”며 인간적 실수였다고 주장했다.  1일 뉴욕타임스가 제기한 연방 소득세 회피 의혹에도 오히려 탁월한 절세였다고 반박하면서 꿋꿋이 버텨 냈던 트럼프지만 많은 사람이 경악을 금치 못하는 음담패설 파일의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후보마저 “트럼프의 발언과 행동에 상처받았다. 그의 발언을 용납하거나 방어할 수 없다”며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의 위스콘신 합동 유세 일정을 취소했다.○ “스타가 되면 여성 성기도 움켜쥘 수 있다” 3분 1초 분량의 동영상에는 트럼프가 2005년 10월 NBC 방송의 ‘액세스 할리우드’ 녹화를 앞두고 진행자인 빌리 부시와 버스 안에서 대화하는 모습이 나온다. 트럼프는 그해 1월 지금의 부인 멜라니아와 결혼했다. 트럼프는 먼저 유부녀와의 혼외정사 시도를 거론했다. 그는 “낸시라는 여성에게 미친 사람(b****)처럼 접근했는데 실패했다. 성관계(f***)를 하려고 했는데 그녀는 결혼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가 가구를 원해 가구 쇼핑도 데리고 갔다”며 계속 유혹했음을 시사하더니 “어느 날 갑자기 그녀를 보니깐 커다란 가짜 가슴(phony tits)에 얼굴도 완전히 바뀌었더라”고 말했다. 이 여성은 당시 이 프로의 공동 진행자였던 낸시 오델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NBC는 보도했다. 트럼프는 이어 지나가는 여성을 보더니 “오, (저 여자와) 키스를 하게 될지도 모르니 (입 냄새 제거용 사탕인) ‘틱택’을 좀 써야겠다”며 “나는 자동으로 미인한테 끌린다. 그냥 바로 키스를 하게 된다. 마치 자석 같다”고 욕정을 드러냈다. 그러더니 “당신이 (나 같은) 스타면 그들(미녀들)은 뭐든지 하게 허용한다. 여성 성기(p****)를 움켜쥐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당시 트럼프는 NBC 방송의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 시리즈 주인공으로 인기를 끌고 있던 때여서 이 발언은 방송 권력을 이용해 여성을 희롱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최고사령관(commander in chief)이 아니라 ‘groper(신체 부위를 손으로 더듬는 사람) in chief’가 되려 하고 있다고 조롱했다.○ 트럼프가 버티면 ‘펜스 구원투수’ 카드는 물거품 CNN이 8일 공개한 트럼프의 ‘하워드 스턴 쇼’ 라디오 인터뷰 파일도 외설적인 발언투성이다. 특히 모델로 활동했던 큰딸 이방카에 대해선 패륜적인 언사를 늘어놨다.  2006년 10월 인터뷰에서 스턴이 “이방카가 갈수록 더 육감적이다. 혹시 가슴 성형 수술을 했나”라고 묻자 트럼프는 이렇게 답했다. “성형 안 했다. 내 딸은 언제나 육감적이었다. 키도 크지. 거의 6피트(182cm, 실제 키는 5피트 11인치·180cm)에 믿을 수 없이 아름답다. 게다가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인) 와튼스쿨을 거의 올 A로 졸업했다.” 2004년 9월 인터뷰에서 스턴이 “이방카를 ‘성적으로 끝내주는 여자(a piece of ass)’로 불러도 되느냐”고 하자 웃으며 “그래라”라고 했다. 1997년 인터뷰에서는 ‘언제 처음 성관계를 했느냐’는 질문에 “14세쯤이었을 것이다. (상대가) 고등학생이었는지 기억나지는 않지만 대단히 아름다운 조그마한 소녀였다”고 답했다. 공화당은 패닉에 빠졌다. 지금까지 트럼프의 온갖 막말과 각종 의혹에도 거론되지 않던 후보 사퇴론과 함께 부통령 후보의 ‘구원투수론’까지 제기됐다. 트럼프 캠프 관계자는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이 동영상이 (우리에게) 종말을 가져다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전국위원회(RNC) 당규 9조에 따르면 위원회는 대선 후보 유고 땐 전당대회를 다시 열거나 의견을 수렴해 직권으로 대선 후보를 재지명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대선 후보가 사망하거나 후보직을 거부(사임)할 때만 가능하다. 트럼프가 계속 버티면 펜스 대선 후보 카드는 불가능하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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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BC제작진, 자료실 뒤져 테이프 찾아내

     11년 전 녹화된 도널드 트럼프의 음담패설 동영상이 어떻게 대선 한 달을 앞둔 지금 폭로돼 미 대선판을 뒤흔드는 것일까. CNN에 따르면 이 동영상은 이를 촬영한 NBC ‘액세스 할리우드’ 제작진이 처음 찾아냈다. 지금도 방송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의 PD가 트럼프의 최근 여성 비하 발언 논란을 접하고 2005년 문제의 발언이 녹화됐던 상황을 기억해낸 것이었다. 그는 자료실을 뒤져 11년 전 녹화 테이프를 찾아냈다. NBC 프로그램 제작진은 내부 토론 끝에 7일 오후 방송을 목표로 제작에 착수했다. 하지만 작업을 마무리하지 못해 이날 방송은 불발에 그쳤다. NBC 보도국은 이 동영상의 존재를 알고 제작진에 “우리라도 (먼저) 보도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 순간 동영상은 트럼프의 각종 의혹을 줄기차게 보도해 온 워싱턴포스트(WP) 기자의 손에 들어갔다. WP는 동영상 입수 경위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문제의 동영상에서 트럼프와 함께 외설적인 발언을 주고받은 당시 ‘액세스 할리우드’의 진행자 빌리 부시(45)는 트럼프와 적대적인 부시 가문의 일원이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트럼프와 경선 경쟁자였던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의 사촌 동생이다. 경선 과정에서 트럼프에게 조롱당하며 중도 하차했던 부시 전 주지사의 사촌 동생이 결과적으로 트럼프의 대선 행보 막바지에 치명타를 입힌 셈이다. 빌리 부시는 파문 직후 성명을 내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 당시에는 어렸고 성숙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그는 현재 출연하고 있는 NBC 아침 토크쇼인 ‘더 투데이 쇼’ 제작진에 하차 의사를 밝혔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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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힐 前차관보 “대북 선제타격, 조심스럽지만 공감”

     최근 “북한과 대화보다는 제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던 미국 내 대표적인 비둘기파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사진)가 워싱턴 일각에서 대북 선제타격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조심스럽지만 (그 배경엔) 많이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마이클 멀린 전 합참의장에 이어 팀 케인 민주당 부통령 후보가 4일 TV 토론에서 “북한의 임박한 위협에 대해서는 (선제타격)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확산되고 있는 미국 내 초강경 대북 압박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다. 힐 전 차관보는 8일(현지 시간) 미국의 소리(VOA)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은 북한이 운반 가능한 핵무기를 완성하고 이를 (동창리) 발사대에 세운다면 그냥 발사되도록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운명적인 결정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선제적 (군사) 조치를 언급한 멀린 전 의장 입장에는 많이 공감하는 편”이라면서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아직 우리가 그 상황에까지는 도달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힐 전 차관보는 이날 기자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지금 상황에서 대북 선제타격론을 언급하는 것은 조심스럽다. 이는 전쟁 상황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대북 선제타격론은 우리가 특수한 사정이 있을 때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중국과의 공조 강화로 전면적인 대북제재에 나서 북한을 비핵화를 조건으로 한 협상 테이블로 다시 끌어내는 시도를 한 뒤에 그래도 안 되면 ‘최후의 수단’으로 대북 선제타격을 옵션 중 하나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힐 전 차관보는 북한의 핵능력에 대해선 “북한은 이제 더 이상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으려고 핵실험을 하는 게 아니다”라며 “북한의 핵실험은 운반 가능한 핵무기 설계를 완성하기 위해 실시되는 것이다. 우리는 현재 매우 위험한 시기를 목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차기 미국 행정부의 북핵 대응과 관련해서는 “북핵 문제는 (지금보다) 높은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며 “(최근 역대) 미 행정부들은 북한보다 중동 문제에 시간을 더 쏟았는데 북한이 (이슬람국가(IS) 같은) 중동의 가장 끔찍한 문제들보다도 미 본토에 더 큰 위협인 만큼 우선순위 가중치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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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음담패설로 낙마 위기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70·사진)가 11년 전 여성의 성기와 유부녀와의 혼외정사 시도 등을 거론한 음담패설 동영상이 공개돼 선거를 한 달 앞두고 낙마 위기에 빠졌다. 워싱턴포스트가 7일(현지 시간) 입수해 보도한 동영상에 따르면 트럼프는 2005년 NBC방송의 ‘액세스 할리우드’라는 프로그램 녹화를 앞두고 진행자에게 “당신이 (나처럼) 스타면 그들(미녀)은 뭐든지 하도록 허용한다. 여성의 성기(p****)를 움켜쥐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낸시에게 접근했는데 실패했다. 성관계(f***)하려 했는데 그녀는 결혼한 상태였다”고 했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대선 후보는 “끔찍하다”고 했고 조 바이든 부통령은 “이건 외설적인 게 아니라 성폭행 그 자체”라고 비난했다. 공화당 의원 20여 명도 잇달아 성명을 내고 트럼프의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공화당 서열 3위인 존 튠 상원 상무위원장은 “부통령 후보인 마이크 펜스가 대선 후보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8년 대선 후보였던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 등은 트럼프 지지를 철회했고, 폴 라이언 하원 의장과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도 비판 성명을 냈다. 라이언 의장은 “트럼프의 발언은 역겹다”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트위터와 동영상 성명을 통해 사과했지만 후보 사퇴 요구는 일축했다. 그는 8일 성명에서 “(르윈스키 스캔들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나와 달리) 실제로 여성을 희롱했다. 절대 후보직을 사퇴하지 않을 것이며 지지자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언론은 9일 열리는 대선 후보 2차 TV토론에서 트럼프의 음담패설과 빌 클린턴의 여성 편력 이력 등이 최대 이슈로 거론되며 이번 대선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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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트럼프 선거 한달 두고 낙마 위기…왜?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70)가 11년 전 여성의 성기와 유부녀와의 혼외정사 시도 등을 거론한 음담패설 동영상이 공개돼 선거를 한 달 앞두고 낙마 위기에 빠졌다. 워싱턴포스트가 7일(현지 시간) 입수해 보도한 동영상에 따르면 트럼프는 2005년 NBC방송의 '액세스 할리우드'라는 프로그램 녹화를 앞두고 진행자에게 "당신이 (나처럼) 스타면 그들(미녀)은 뭐든지 하도록 허용한다. 여성의 성기(p****)를 움켜쥐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낸시에게 접근했는데 실패했다. 성관계(f***)하려 했는데 그녀는 결혼한 상태였다"고 했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대선 후보는 "끔찍하다"고 했고, 조 바이든 부통령은 "이건 외설적인 게 아니라 성폭행 그 자체"라고 비난했다. 공화당 의원 20여 명도 잇달아 성명을 내고 트럼프의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공화당 서열 3위인 존 튠 상원 상무위원장은 "부통령 후보인 마이크 펜스가 대선 후보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8년 대선 후보였던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 등은 트럼프 지지를 철회했고, 폴 라이언 하원 의장과 미치 매코넬 상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도 비판 성명을 냈다. 라이언 의장은 "트럼프의 발언은 역겹다"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트위터와 동영상 성명을 통해 사과했지만 후보 사퇴 요구는 일축했다. 그는 8일 성명에서 "(르윈스키 스캔들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나와 달리) 실제로 여성을 희롱했다. 절대 후보직을 사퇴하지 않을 것이며 지지자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언론은 9일 열리는 대선 후보 2차 TV토론에서 트럼프의 음담패설과 빌 클린턴의 여성 편력 이력 등이 최대 이슈로 거론되며 이번 대선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ddr@donga.com}

    • 2016-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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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국방장관 수행 방한 고위장성 서울서 클럽여성과 부적절 행동

     미국 국방장관을 수행해 방한한 미군 고위 당국자가 서울의 한 술집에서 관용 신용카드로 술을 마시고 클럽 여성들과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으로 내부 감찰에서 드러났다. 미 국방부 감찰관실은 6일(현지 시간)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이 지난해 11월 자신의 수석군사보좌관직에서 해임한 로널드 루이스 당시 육군 중장(1계급 강등돼 현재는 소장)이 공무 수행 도중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감찰관실 보고서에 따르면 루이스 소장은 지난해 카터 장관을 수행해 한국 서울과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했을 당시 클럽에서 술을 마시고 술값을 관용 신용카드로 지불했다. 또한 클럽 여성들과 어울려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서울을 방문했을 당시 ‘캔디 바(Candy Bar)’라는 술집에서 관용 신용카드로 469달러(약 52만4000원)의 팁을 포함해 총 1120달러(약 125만 원)의 술값을 계산했다.  루이스 소장은 또 로마에선 ‘치카 치카 붐(Cica Cica Boom)’이라는 클럽을 찾아가 1755달러(약 196만 원)를 관용 카드로 계산했다. 감찰관실은 다만 루이스 소장이 서울과 로마에서 성매매를 위해 매춘 여성 또는 스트리퍼를 직접 고용했다는 확증은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루이스 소장은 일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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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요판 커버스토리]마음 흔들리는 136명 잡아라

     세계 질서와 한반도 정세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미국 대통령 선거가 8일로 꼭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절체절명의 승부인 만큼 지금도 판세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여론조사 기관이나 시점마다 다르지만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69)가 근소한 차이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70)를 앞서고 있는 정도다. 누가 백악관행 티켓을 거머쥘지 예단하기 어렵다.  몬머스대가 5일 공개한 전국 지지율 조사에선 클린턴이 44%로 트럼프(42%)를 2%포인트 앞섰다. 하지만 여론조사 기관 그래비스의 조사에선 클린턴과 트럼프가 44%로 같았다. 백악관 주인을 결정하는 선거인단에선 여전히 클린턴이 앞선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6일까지 집계한 결과 전체 538명(270명 이상 얻으면 승리) 중 클린턴이 237명, 트럼프가 165명을 얻었다. 하지만 경합지역 내 선거인단이 136명이나 돼 혼전 양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지난달 26일 1차 TV토론 후 클린턴이 승기를 잡는 듯하더니 부통령 후보 토론으로 분위기가 다시 달라지고 있다. 트럼프가 내세운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57)가 클린턴의 팀 케인 상원의원(58·버지니아)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미 대선 한 달을 앞두고 클린턴, 트럼프 지지자들을 직접 만나 이들이 보는 판세를 들어봤다. 동아일보와 서울대 빅데이터연구원 데이터저널리즘랩 한규섭 교수 팀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8월까지 발표된 두 후보의 연설문과 1차 TV토론 속기록을 분석한 결과 클린턴은 분석력과 자신감, 트럼프는 진정성 면에서 앞섰다. ● “방심은 안돼” 굳히기 총력… “포기는 없다” 뒤집기 올인“점심시간 전까지 세 페이지는 할 수 있겠지? 나도 사무실에 들어가 봐야 하니까 그 전에는 끝내자고.” 5일 오전 10시경(현지 시간) 미국 버지니아 주 레스턴의 스타벅스 커피숍. 이 지역에서 힐러리 클린턴 선거운동 자원봉사 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멜라니 크레딕 씨는 뒤늦게 들어온 또 다른 자원봉사자인 돈 누보 씨에게 자료를 건네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은 클린턴 지지자들이나 부동층으로 보이는 유권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지지를 요청하는 ‘폰 뱅크(Phone Bank)’ 행사의 날. 민주당이 합법적으로 구매 또는 취득한 유권자 정보를 기반으로 ‘전화 유세’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들은 스타벅스에 “커피 많이 마시겠다”며 먼저 양해를 구하고 가게 일부를 3시간가량 빌렸다.클린턴 지지자들, 기대감 속 초조함 크레딕 씨는 속속 들어오는 10여 명의 지지자에게 “오늘은 딱 두 가지만 말하자. 빌 클린턴의 ‘오바마케어는 미친 짓’ 발언은 오해라는 것과 어제 부통령 후보 TV토론에서 민주당 팀 케인 상원의원이 잘했다는 것. 오케이?”라고 말했다. 이후 이들은 이내 가게 구석구석으로 흩어져 지지자들에게 계속 전화를 걸었다. 인근에 사무실이 있는 에드워드 파인스타인 씨는 전화기를 붙잡고 “빌이 요즘 하도 유세를 많이 해 좀 컨디션이 안 좋았던 것 같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폰 뱅크 행사를 마치고 주차장으로 향하는 지지자들의 표정은 대체로 밝았다. 버지니아는 케인의 지역구이고 주지사도 민주당 소속이라 클린턴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되는 곳이다. 하지만 환하게 웃지는 못했다. 브라이언 주즈넥 씨는 “대선이란 게 51 대 49의 싸움이라지만 우리가 트럼프라는 멍청이를 놓고 대선 한 달 전까지 이렇게 고생할 줄은 몰랐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옆의 크레딕 씨가 “헛소리하지 마라”고 웃으며 핀잔을 줬지만 그 역시 “선거는 정말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걸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가 “앞으로 나올 수 있는 힐러리의 약점(vulnerability)이 뭐냐”고 묻자 이들의 표정은 짐짓 험악해졌다. 주즈넥 씨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 선거는 약점을 감추는 게임 아니냐”고 말했다. 2008년 백악관행을 거의 잡았다 놓친 클린턴이기에 2016년에도 만에 하나 그런 악몽이 재연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여전한 듯했다.트럼프 지지자들, ‘아직은 해볼 만하다’ 같은 날 오후 버지니아 주 해리슨버그의 로킹엄 카운티 전시장. 전날 부통령 토론에서 민주당 케인에게 판정승을 거둔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가 유세장에 나타나자 1000여 명의 지지자들이 연신 ‘트럼프, 펜스’를 외쳤다. 이들은 여느 때보다 흥분해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는 서부 네바다로 떠나 현장에 없었지만 그야말로 광란의 도가니였다. 기자에게 주차장에서부터 계속 클린턴 욕을 했던 짐 프레스우드 씨는 “이봐 마이크, 도널드와 함께 제발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어줘, 젠장”이라며 거친 언사를 퍼부었다. 한 달에 두 번 정도 트럼프 관련 행사장을 찾는다는 프레스우드 씨는 “지난주까지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속이 많이 상했다. 1차 TV토론에서 ‘사기꾼 힐러리’에게 밀리고 세금 문제가 나오고…. 이러다가 힐러리가 백악관 오벌오피스(대통령 집무실)에 앉는 꼴을 봐야 하는 거 아닌가 했는데 역시 게임은 지금부터다”라며 웃었다. 옆에 있던 엘리엇 하딩 씨도 “트럼프가 펜스 하나는 정말 잘 뽑았더라. 트럼프가 펜스의 침착함만 배우면 대통령이 될 수 있다”며 9일 열릴 2차 TV토론에 기대감을 보였다. 기자가 이곳에서 다시 한번 확인한 트럼프 지지자들의 특징 중 하나는 ‘침묵하는 다수’라는 점이었다. 트럼프의 막말과 소수인종 비하 등으로 평소엔 트럼프 지지자라고 대놓고 말하진 못하지만, 이날 유세 현장처럼 서로의 ‘정치적 정체성’을 거리낌 없이 확인할 수 있는 곳에서는 평소 억눌렀던 정치적 열정을 폭발시킨다. 하딩 씨는 “트럼프가 1년 넘게 밀릴 것 같으면서도 계속 지지세를 이어온 것은 나 같은 숨은 지지자들 때문”이라며 “이제 대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으니 지지자들이 전면에 나서 클린턴에 대한 총공격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버지니아 트럼프 지지 모임 연합’은 8일부터 나흘간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자원봉사자를 모아 가가호호 방문해 트럼프 지지를 호소하는 ‘노크 더 도어(Knock the door)’ 행사를 가지기로 했다. 알링턴에서 왔다는 앤드루 휴 씨는 “트럼프에 대해 아직 의구심을 갖고 있는 이웃들을 이해시켜야 한다. 생판 모르는 정치인들보다 우리 같은 이웃이 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경합주 표심과 30일 지지율 평균치를 주목하라 7일 현재 클린턴은 전통의 민주당 강세 지역인 캘리포니아 뉴욕 등 동서부 주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반면 트럼프는 텍사스를 비롯해 보수 색채가 강한 중남부에서 강세다. 관건은 경합주의 향배다. 7월 양당 전당대회 이후 경합주 판세는 석 달 넘게 여론조사 기관과 조사 시점마다 달라지고 있어 지켜보는 사람조차 헷갈릴 정도다. 특히 두 후보가 사활을 걸고 있는 플로리다, 오하이오, 노스캐롤라이나 등은 선거일이 돼야 향배를 알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야말로 초박빙의 승부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30일 동안의 지지율 평균치라고 미 정치분석 전문기관인 ‘538’이 지적했다. 선거 전날까지도 공화당 후보 밋 롬니가 우세를 보이는 전국 여론조사가 발표되는 등 대혼전이었던 2012년 선거가 대표적인 사례다. 선거 운동 마지막 30일(10월 7일∼11월 5일)의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 전국 여론조사 평균치 추세를 보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아주 근소하지만 우세를 이어갔다. 30일간 롬니는 총 4일 동안만 평균치에서 오바마를 앞섰고 11월 들어선 1일 이후로 한 번도 앞서지 못했다. 투표 직전 RCP 평균치는 롬니가 48.1% 대 48.8%로 오바마에게 뒤졌다. 실제 선거에선 오바마가 51.1%, 롬니가 47.2%를 득표했다. 클린턴은 7월 28일 이후로 RCP 평균치에서 트럼프에게 뒤진 적이 없다.해리슨버그·레스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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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핵-장거리 미사일 ‘동시 도발’ 움직임

     북한의 핵실험장과 장거리미사일 발사장에서 도발 임박 징후가 동시에 포착됐다. 북한이 첫 핵실험(2006년 10월 9일) 10주년과 노동당 창건일(10월 10일)을 맞아 최초로 핵실험과 동시에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감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이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로 국제사회의 시선을 돌려놓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을 쏘는 성동격서식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7일 복수의 군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 정보당국은 최근 감시자산으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인력과 차량의 활동이 대폭 증가하는 등 장거리미사일 발사 준비 작업으로 추정되는 모습을 포착했다.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도 2∼5차 핵실험을 했던 2번 갱도는 물론이고 한 번도 핵실험을 하지 않은 3번 갱도에서도 수상한 움직임이 관측됐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1일 촬영된 상업용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2번 갱도 입구 부근에서 트럭으로 추정되는 큰 물체와 건축자재로 보이는 물체들이 새로 발견됐다”며 “5차 핵실험에 대한 자료 수집 활동일 수도 있지만 6차 핵실험 준비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6일(현지 시간) 밝혔다. 이순진 합참의장은 7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합동참모본부 국정감사에서 “북한 도발 징후에 대해 (38노스 등과) 같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며 “한미연합감시자산을 오늘부터 증강 운영하고, 지휘통신 체계도 강화시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초대형 추가 도발 임박설이 제기된 가운데 조태용 대통령국가안보실 1차장 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이 4일부터 미국을 방문 중이라고 청와대가 7일 밝혔다. 조 차장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부장관 등과 대북 제재, 북한의 추가도발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장택동 기자}

    • 2016-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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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이란식 대북제재 마련… 中과 마찰우려 이행 격론”

     미국 정부가 2012년 이란에 가했던 방식과 유사한 대북 제재 프로그램을 이미 마련했으나 전면적 이행을 놓고 내부에서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고 미 외교안보 전문 매체인 포린폴리시가 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을 핵심으로 하는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를 북한에 적용할 경우 결국 북한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 기업들이 집중 타격을 받게 돼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피할 수 없게 된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란식 제재 찬성론자들은 미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이 완성되기 전에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시간이 없는 만큼 북한의 핵개발을 포기시키려면 효과가 검증된 이란식 제재를 써야 한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고위 당국자는 포린폴리시 인터뷰에서 “과거 2년 사이에 (북핵 관련) 상황이 악화되면서 미국과 다른 책임 있는 나라들이 우리의 제재 수단을 키울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미 정부는 더욱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제재) 권한을 사용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백악관 관리들은 이란식 제재를 실행하면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은행 및 기업들이 제재를 받게 돼 중국과 필요 이상의 충돌을 감수해야 하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달 미 정부가 북한과 핵 물자를 불법 거래해 온 랴오닝훙샹그룹을 제재했지만 이란식 제재를 적용하면 제2, 제3의 훙샹그룹이 무더기로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존 박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어떤 국제적 조치든 자국 영토 내 권한을 건드리는 것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미국이 이란식 세컨더리 보이콧을 밀어붙이는 순간 벽에 부닥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내 학자와 당국자 사이에서도 외과수술식 타격이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제거에 대한 언급이 나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국 칭화(淸華)대 교수로 현재 미 컬럼비아대 국제공공정책대학원 교환교수로 일하고 있는 쑨저(孫哲) 박사는 6일 국립외교원과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워싱턴에서 개최한 2016 동북아평화협력포럼에서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중국 내부의 대북 시각이 변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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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최고위 장성, 카터 국방 수행중 서울서 클럽여성과 부적절 행동

    미국 국방장관을 수행해 방한한 미군 고위 관계자가 서울의 클럽에서 관용 신용카드로 술을 마시고 클럽 여성들과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으로 내부 감찰 결과 드러났다. 미 국방부 감찰관실은 6일(현지 시간)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이 지난해 11월 자신의 수석군사보좌관직에서 해임한 로널드 루이스 당시 육군 중장(1계급 강등돼 현재는 소장)이 공무 수행 도중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고 밝혔다. 감찰관실 보고서에 따르면 루이스 소장은 지난해 카터 장관을 수행해 한국 서울과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했을 당시 클럽에서 술을 마시고 술값을 관용 신용카드로 지불했다. 또한 클럽 여성들과 어울려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서울을 방문했을 당시 '캔디 바'(Candy Bar)라는 술집에서 관용 신용카드로 469달러(약 52만4000 원)의 팁을 포함해 총 1120달러(약 125만 원)의 술값을 계산했다. 루이스 소장은 당시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 회의 참석차 방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감찰관실은 애초 루이스 소장이 이태원의 홍등가인 '후커 힐'(Hooker Hill)을 찾은 것으로 의심하고 조사를 벌여왔다. 루이스 소장은 또 로마에선 '치카 치카 붐'(Cica Cica Boom)이라는 클럽을 찾아가 1755달러(약 196만 원)를 계산했다. 자신의 체크카드로 계산하려다 결제가 이뤄지지 않자 클럽 여성을 데리고 자신이 머물던 호텔로 가 관용 신용카드로 지불했다. 감찰관실은 다만 루이스 소장이 서울과 로마에서 성매매를 위해 매춘여성 또는 스트리퍼를 직접 고용했다는 확증은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루이스 소장은 일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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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의회, 김정은 압박 “北인권법 5년 연장”

     미국 의회가 내년에 효력이 만료되는 북한인권법을 2022년까지 5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5일(현지 시간) UPI통신에 따르면 공화당 일리애나 로스레티넌 하원의원은 지난주 북한 인권 문제를 공론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한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을 발의했다. 미국 정부와 의회는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외교와 군사적 압박은 물론이고 인권 문제 제기를 통해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힘을 쏟고 있어 법안 재연장이 확실시된다. 로스레티넌 의원은 성명에서 “북한 정권은 생명을 위협해 반대 목소리가 새어 나오지 않게 하고 기본적인 인권을 말살했다”며 “재승인 법안은 북한의 인권을 보호하고 북한 정권의 불법 행위를 계속 조명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재승인법안 발의에는 민주당의 엘리엇 엥겔, 브래드 셔먼 의원, 공화당의 맷 새먼, 스티브 섀벗 의원 등이 초당적으로 참여해 하원은 물론이고 상원에서도 통과가 확실시된다. 북한인권법은 미국 정부가 북한 주민의 인권 신장과 이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 탈북자 보호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인 2004년 처음으로 4년간 효력이 발생하는 한시법으로 제정된 후 2008, 2012년 두 차례 효력 기간이 연장됐다. 로스레티넌 의원은 2012년 2차 연장 당시 하원 외교위원장을 맡아 만장일치로 재승인을 이끌었다. 미국 정부는 이 법을 근거로 미국의 소리(VOA) 방송을 통한 대북 정보 유입과 한국 내 북한인권단체를 지원해 왔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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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인 vs 펜스, 날선 공방속 ‘북핵 강력 대응’엔 한목소리

     미국 대선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인 부통령 후보 TV토론에서 대북 선제타격론 등 북한 핵 문제 이슈가 핵심 어젠다로 등장했다.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케인 상원의원(58·버지니아)과 공화당 후보인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57)는 4일 오후 9시부터 1시간 반 동안 미 버지니아 주 팜빌 롱우드대에서 열린 TV토론에서 북핵 이슈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으나 강경 대응엔 한목소리를 냈다. 임박한 위협에 대응해 대북 선제타격 필요성을 공언한 케인 후보에 이어 펜스 후보도 “북한의 점증하는 위협에 맞서 핵전력 현대화를 포함해 미군을 재건해야 한다”며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과 협력해 북한 김정은이 핵 야욕을 포기하도록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선 후보가 각종 유세에서 “미군은 너무 낡았으며 핵무기 저장고에 녹이 슬고 있다”고 말한 것을 구체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펜스는 이어 “우리는 힘을 통한 평화의 시대로 돌아갈 것이다. 트럼프가 민주당 정권의 나약함 때문에 대담해진 북한과 러시아, 중국을 저지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두 후보는 트럼프의 ‘한일 핵무장 용인론’을 놓고도 충돌했다. 케인은 “트럼프는 더 많은 나라가 핵무기를 가져야 세상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일본도 한국도 핵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테러리스트까지 핵무기를 가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펜스는 “트럼프가 (여러 나라들이 핵무장을 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면서 “한반도 비핵화는 미국의 정책으로 유지돼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CNN은 “트럼프가 한국 일본 등이 핵무기를 갖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며 케인의 손을 들었다. 펜스의 답변은 트럼프와 달리 한일 핵무장을 반대하는 것이어서 막말을 일삼는 트럼프가 실제로 대통령이 되면 어떻게 조율될지 관심을 끈다. 두 후보는 러시아, 이슬람국가(IS) 등 다른 외교 현안에 대해서도 날 선 비판을 주고받았다. 특히 시리아 휴전을 놓고 미국과 다시 대치 중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시리아 등에서 세력을 확장하게 된 배경을 놓고 설전이 오갔다. 펜스는 “힐러리 클린턴은 국무장관으로서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설계한 사람인데 이 기간에 중동은 말 그대로 (미국의) 통제권을 벗어났다. (러시아가 개입하고 있는) 시리아 사태는 클린턴의 유약한 외교정책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케인은 “당신들(트럼프와 펜스)은 러시아를 사랑하는 것 아니냐”고 비꼬았다. 트럼프가 수시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보다 강력하다”고 말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펜스는 “푸틴은 약자를 괴롭히는 왜소한 지도자”라고 비난해 푸틴에 대해 여러 차례 호감을 나타낸 트럼프와 한 번 더 차이를 드러냈다. 이와 함께 두 후보는 각자의 대선 후보의 자질론과 갖가지 의혹에 대해서도 공방을 벌였다. 케인은 트럼프의 연방소득세 미납 의혹, 트럼프 재단 불법 활동 등을 건드렸고, 펜스는 클린턴의 개인 e메일 스캔들, 클린턴 재단 등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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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민주 부통령 후보 케인 “北 도발 임박땐 선제 타격”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케인 버지니아 주 상원의원(58·사진)이 4일(현지 시간) 버지니아 주 팜빌 롱우드대에서 열린 부통령 후보 TV토론에서 북한의 임박한 도발에 대해 미국이 ‘선제타격’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 과정에서 대북 선제타격론이 공개적으로 제기된 것은 처음이다. 케인은 이날 미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대북 선제타격론과 관련해 “미국을 방어하기 위해 임박한 위협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조치를 취해야 한다. 대통령은 그것을 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토론 진행자인 일레인 키하노 CBS 앵커가 “정보 분석 결과 북한이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핵미사일을 발사하려 한다는 판단이 들면 선제 행동(preemptive action)을 취할 것이냐”라고 질문하자 이같이 답변했다. 북한이 무모한 도발을 감행할 것으로 판단되면 선제타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보다 더욱 강경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대선 후보의 대북 인식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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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실수 없는 펜스 공화당 부통령후보, 위기의 트럼프 구할까

     “펜스는 트럼프의 금발과 달리 자연스러운 백발이며 (결혼을 세 번 한 트럼프와 달리) 첫 부인과 31년째 살고 있다. 펜스는 자신의 감에 의존해 1차 TV토론에 임한 트럼프와는 전혀 다른 준비를 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케인 상원의원(58)을 상대로 이날 오후 TV토론에 나서는 공화당 부통령 후보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57)에게 거는 미국 보수 진영의 기대를 이렇게 표현했다. 실제로 버지니아 주 팜빌 롱우드대에서 오후 9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펼쳐지는 이번 토론회의 관심은 ‘펜스가 연방소득세 미납과 트럼프재단 의혹으로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를 구할 수 있을까’에 모아지고 있다. 변호사 출신에 ‘준비된 토론자’인 펜스의 면면을 살펴보면 공화당이 기대를 걸 만도 하다. 펜스는 변호사를 하다 1994년부터 5년간 자신의 이름을 내건 라디오 프로그램인 ‘마이크 펜스 쇼’를 인디애나 주 러시빌에서 진행했다. 같은 기간 인디애나폴리스에선 주말마다 TV 정치 토론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주지사 이전엔 연방 하원의원을 지내면서 공화당 차기 하원의장 후보로도 꼽혔던 펜스는 트럼프에 비해 말실수를 거의 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그는 가족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공화당의 가치를 실천해 온 사람으로 꼽힌다. 펜스는 WSJ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미국인들이 원하는 강력한 변화를 추진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점을 보여줄 것”이라며 “내가 케인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라는 것도 증명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펜스는 지난 일주일간 전국 단위 유세를 거의 다니지 않고 인디애나폴리스 자택에 머물며 토론 준비에 전념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절친한 동료이기도 한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를 케인 대역으로 세운 채 클린턴-트럼프의 1차 TV토론 영상을 수십 번 되돌려 보고 있다. 역시 변호사 출신인 케인은 상대적으로 편하게 토론을 준비했다. 자신의 지역구인 버지니아 주에서 토론이 열리는 데다 힐러리 클린턴이 1차 TV토론에서 이미 점수를 벌어 놔 마음이 편하다. 케인은 NYT에 “트럼프의 드러난 의혹만 제대로 제기해도 유권자들이 누굴 선택할지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화력을 트럼프의 갖가지 의혹에 집중할 것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케인이 워싱턴 정가에서도 소문난 ‘모범생’ 스타일의 정치인이라 펜스에 비해 화려한 언변은 부족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케인은 민주당의 단골 토론 대역인 로버트 바넷 변호사를 펜스 대역으로 세워 지난 일주일간 토론을 준비했다. 미 연방 순회항소법원이 3일 펜스가 추진하고 있는 인디애나 주의 시리아 난민 수용 금지 조치를 철회하라고 결정한 것도 케인에겐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펜스의 인디애나 주가 동성애자를 차별할 수 있는 법을 발효한 것도 공격 대상이다. 정통 보수주의자인 펜스는 지난해 3월 사업주가 종교적 신념을 근거로 고객, 근로자 등의 요구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한 ‘종교자유보호법’을 발표했다. 이는 종교적 신념에 따라 동성애자 차별을 허용한 법으로 성적 소수자를 옹호하는 클린턴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이어서 토론의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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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재 겹친 트럼프… 지지율 격차 벌어져

     7월 전몰장병 부모 비하 발언으로 위기에 빠졌던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연방소득세 미납 의혹, 트럼프재단 불법 모금 등 겹겹으로 악재를 맞았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뉴욕 주 검찰은 지난달 30일 트럼프의 자선단체인 트럼프재단에 위법행위통지서를 발송했다. 이 재단이 적절한 등록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활동해 온 것으로 드러나자 검찰이 모금활동 중단 명령을 내린 것이다. 통지서에 따르면 재단은 일반인에게 매년 2만5000달러(약 2750만 원) 이상의 기부금을 모금하려면 주 정부에 등록해야 한다는 규정을 위반했다. 트럼프 측은 성명을 내고 “뉴욕 주 검찰 수사에 정치적 배경이 의심된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트럼프는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의 외도설까지 들먹여 역풍을 자초했다. 그는 1일 펜실베이니아 주 맨하임 유세에서 클린턴의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섹스 스캔들’을 거론하면서 “힐러리는 빌에게도 충실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그녀가 왜 빌에게 충실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클린턴에게 비판적인 폭스뉴스마저도 “이는 힐러리가 외도했다는 주장이어서 트럼프가 여성 표를 더 잃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3일 버지니아 주에서 열린 예비군과의 토론회에선 전역자들이 겪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대해 “단순한 절차와 처방을 위한 진료 예약도 제때 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주 자살을 한다”고 말했다. CNN은 “트럼프가 제대한 군인들이 나약하다고 말했다”고 비판했다. 여론조사에선 클린턴과 트럼프의 지지율 차가 벌어지고 있다. 3일 공개된 폴리티코와 모닝컨설트의 최신 여론조사(9월 30일∼10월 2일)에 따르면 클린턴은 전국 단위 지지율에서 42%로 36%인 트럼프를 6%포인트 앞섰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은 1차 TV토론 직전 트럼프에게 1%포인트 뒤졌었다. 이날 공개된 CNN과 ORC의 여론조사(9월 28일∼10월 2일)에서도 클린턴이 47%로 트럼프(42%)를 5%포인트 앞질렀다.  승부를 가를 경합 주 조사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3일 공개된 몬머스대의 콜로라도 여론조사(9월 29일∼10월 2일)에선 클린턴이 49%를 얻어 38%에 그친 트럼프를 11%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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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CSIS “北, 관심끌기 위해 美대선 앞두고 6차 핵실험 할수도”

    북한이 미국 대선을 앞둔 이달 중 6차 핵실험 등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미국 워싱턴에서 나왔다. 워싱턴의 대표적인 안보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이번 주 중 발표할 분석보고서에서 지난 60여 년 동안 북한이 미국 대선 등 중요 선거 전후 도발행위를 해왔다는 점 등을 감안해 10월에 도발행위를 할 것이라고 밝힐 예정이라고 CNN이 전했다. 실제로 북한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09년 1월 취임한 지 4개월 후인 그해 5월 28일 2차 핵실험을 단행했고, 2013년 1월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지 한달도 지나지 않아 2월 12일 3차 핵실험을 했다.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는 CNN 인터뷰에서 "북한이 추가 도발행위를 통해 새 미국 대통령에게 겁을 주고 관심을 최대한 끌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도발 행태에 대해서는 "6차 핵실험일 수도 있고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려놓기 위한 로켓 발사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마이클 그린 CSIS 부소장은 "현 단계에선 미국이 외교적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지난 20여 년 간 모든 미국 행정부가 외교적 접근법을 시도해왔지만 북한은 모든 것을 날려버렸다"며 미국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북미 대화 재개론을 비판했다. 이어 "지금 미국이 할 수 있는 것은 동맹국과 파트너 국가, 특히 중국과 함께 북한 핵 프로그램에 들어가는 자금과 기술 접근을 막고 협상을 위한 단계를 세우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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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공한 기업인 맞나… 트럼프 탈세논란 확산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사진)의 탈세 논란이 미 대선의 핵심 이슈로 부상했다. 뉴욕타임스(NYT)가 1일 법망의 허점을 이용해 트럼프가 거액의 연방소득세를 내지 않았다고 보도하자 탈세냐 절세냐를 놓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는 1995년 소득세 신고를 하면서 9억1600만 달러(약 1조113억 원)의 손실을 신고했다. 트럼프는 면세 혜택을 받아 이후 18년 동안 연방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 트럼프의 손실은 1990년대 초반 애틀랜틱시티에 있는 3개 카지노 및 항공사업 운영난 등에 따른 것이다. 1995년 이후 트럼프의 과세 가능 수입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가 면제받은 세금은 18년간 수입을 연간 5000만 달러(약 550억 원)로 잡았을 때 발생하는 소득세를 넘어서는 규모라고 NYT는 전했다. NYT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하면서 “세금 면제 규모가 크지만 트럼프의 행위가 잘못(wrongdoing)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트럼프가 부유층 가족들에게 특혜를 주는 세제를 얼마나 잘 활용했는지 보여 준다”고 꼬집었다. 언론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미 의회 전문지 ‘더 힐’은 “관심이 트럼프의 알리시아 마차도(1996년 미스 유니버스) 비하 발언 논란에서 세금 문제로 급속히 이동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클린턴 후보에 비판적인 폭스뉴스는 “탈세인지 절세인지 불분명한 상황이어서 지지율 추이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힐러리 클린턴 측은 공격에 나섰다. 클린턴 캠프의 브라이언 팰런 대변인은 2일 트위터에서 “트럼프가 얼마나 형편없는 기업인이며 얼마나 오랫동안 (의도적으로) 세금을 회피해 왔는지 보여 준다”고 주장했다. 클린턴 지지 유세에 다시 나선 민주당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이날 ABC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와 같은 억만장자는 세제 시스템을 조작할 수 있어 연방소득세 납부도 피할 수 있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날 트위터에서 “나는 역대 어느 대선 후보보다 복잡한 세법을 더 잘 안다. 내가 조세 제도의 문제점을 고칠 유일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캠프 정권인수위원장인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세법을 다루는 데 트럼프만큼 천재성을 보여 준 사람도 없다. 현행 연방 조세 제도가 완전히 엉망인데 이번 일은 트럼프가 왜 그 문제를 고칠 적임자인지를 잘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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