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헌

이승헌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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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승헌 부국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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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6~2025-12-06
칼럼100%
  • 美 “北초토화 능력 보유… 추가 도발 실수 말라”

     미국이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겨냥해 초강경 경고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은 20일(현지 시간) 워싱턴 펜타곤(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제48차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을 향해 “(추가 도발이라는) 실수를 하지 마라”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이 됐든 동맹이 됐든 (북한의) 모든 공격을 격퇴할 것이고, 모든 핵무기에 압도적이고 효과적인 대응으로 맞설 것”이라며 “모든 한반도 위협에 맞서 미군의 모든 전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19일 국무부에서 열린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상식적인 판단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든 ‘미국에 맞서 우리 자신을 방어하려면 이렇게(핵과 미사일 개발) 할 수밖에 없다’는 김정은의 말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틀린 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오랫동안 북한을 초토화(wipe out)시킬 능력을 보유해 왔다”며 “그것(북한을 초토화시키는 것)이 우리의 진짜 목표였다면 북한이 추가 핵무기를 개발해 보유하는 동안 가만히 앉아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우리가 취한 모든 것은 북한의 그런 논리가 맞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케리 장관의 ‘북한 초토화 능력 보유’ 발언은 북한이 미국과 국제사회의 핵 포기 요구를 무시하고 핵개발에 매달린다면 최후 수단으로 언제든지 군사적 옵션을 선택할 수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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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 신설 의미는

     한미 양국이 20일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를 열고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만들기로 합의한 것은 차기 미국 행정부가 들어서더라도 확장억제를 논의할 제도적 틀을 만들었다는 의미가 있다. 정부 관계자는 “대선을 20여 일, 임기는 3개월 남겨놓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한국에 어떤 안보 공약을 하더라도 이를 실행할 동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한미 협의체를 만들어놓음으로써 도널드 트럼프, 힐러리 클린턴 중 누가 당선돼도 논의를 이어갈 수 있는 토대가 생겼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내용은 앞으로 채워가야 한다.  EDSCG는 양국 외교·국방차관급이 주관한다는 점만 공개된 상태다. 한미 국방장관 협의체인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보다는 급이 낮고 차관보급인 한미 통합국방협의체(KIDD)보다는 높다. 자칫 역할이 기존 협의체와 중복돼 차별화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협의체가 어디까지 논의할 수 있을지 앞으로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핵무기의 운용 방침을 공유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핵계획그룹(NPG)과 같은 형태인지도 불분명하다. 이 당국자는 “나토와 유사하다기보다 잘된 모델인 나토 방향으로 가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토와 달리 전술 핵무기가 배치돼 있지 않은 한국에 똑같은 방식을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번 2+2 회의는 2010년 첫 회의 개최 이후 네 번째다. 외교부는 “2+2 회의는 미국이 호주, 일본 등 핵심 동맹국과만 운영하는 협의체로 한미 글로벌 전략 동맹을 강화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은 한미 2+2 회의를 정례화로 못 박는 것에는 반대하고 있다. 그동안 다행히도 2년마다 개최돼 정례적 성격을 가졌을 뿐이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2+2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과 정상적으로 거래하는 중국의 기업과 개인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에 대해 “미국과 동맹의 (대북) 옵션 테이블에서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달 5차 북핵 실험 이후 추가 대북제재 결의와 관련해 “민생목적용 북한 석탄 거래 차단 등 대북 제재를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최후의 수단인 군사적 선택보다는 제재상의 허점 차단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이날 모두발언에서 “최근 출범한 한미 북한 인권협의체는 북한 문제에 대한 총체적 접근을 효과적으로 전개해 나가기 위한 유용한 견인차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밝혔다. 윤 장관은 북한 인권협의체를 통해 △인권 침해 △해외 노동자 △대북 정보 유입 등 북한 문제를 아우르는 접근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협의체의 1차 회의는 4일 외교부, 통일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워싱턴에서 열렸다.  한편 정부 고위 당국자는 2+2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최근 제기되는 대북 선제타격론과 관련해 “미국 측에서 나오는 ‘가용한 모든 옵션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해 외교 압박과 군사 억제를 병행해 나갈 뜻임을 내비쳤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 2016-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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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너 몰린 트럼프 ‘위험한 승부수’… 지지층 결집해 역전 노려

     미국 대선의 최대 분수령으로 꼽혔던 세 차례의 대선 후보 TV토론이 19일 끝나면서 이제 ‘세기의 대결’도 종점으로 치닫고 있다. 현재 판세는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이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를 점차 압도하는 형국이다. 대부분 여론조사 결과 선거인단 싸움(538명 중 과반인 270명 이상 확보하면 승리)에서 클린턴이 앞서고 있다. 하지만 막판 폭로전과 지지층별 투표율 등 변수가 도사리고 있어 속단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CNN “클린턴 최대 307명 선거인단 확보” CNN이 19일 토론 직전에 공개한 최신 선거인단 분석에 따르면 클린턴은 538명의 선거인단 중 최대 307명을 확보할 것으로 관측됐다. 트럼프는 179명에 그쳤다. 경합주 선거인단은 52명까지 줄어들었다. 공화당의 서부 텃밭인 애리조나(11명) 유타(6명)가 경합주로 변했고 남부의 대표적 경합주인 플로리다(29명)가 클린턴 지지로 돌아섰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실시간으로 집계하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도 클린턴 쏠림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20일 오전 현재 클린턴은 260명, 트럼프는 170명을 얻고 있고 경합주는 108명이다. 클린턴이 매직넘버(270명)에 불과 10명 모자란 수치다. 특히 트럼프가 최근 우위를 점해 온 ‘대선 풍향계’인 오하이오(18명)도 트럼프 우위에서 경합주로 돌아선 것으로 이 매체는 보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는 음담패설 동영상 폭로(7일)라는 치명타를 맞은 것에 비해서는 아직 버티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심지어 “동영상 폭로가 트럼프 지지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고 분석했다. 그만큼 개인 e메일 스캔들 등에서 드러난 클린턴의 거짓말 시리즈에 대한 미 유권자들의 반감이 크고 ‘침묵하는 다수’로 불리는 백인 노동자 등 트럼프 지지층이 두껍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선 불복론 파장 만만찮아 이런 가운데 트럼프가 19일 토론에서 대선 불복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남은 18일 대선 레이스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미 언론은 대선불복론이 미칠 영향에 대해 백가쟁명식의 관측을 내놓고 있다. 클린턴에 우호적인 CNN, WP 등은 트럼프에 재앙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CNN 유명 앵커인 제이크 태퍼는 “트럼프가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3차 TV토론에서 처음에는 정책 현안을 잘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자폭했다”고 평가했다. WP는 “3차 토론에서 유권자들에게 남은 것은 오직 하나, 트럼프의 불복 발언”이라고 혹평했다. 하지만 동시에 트럼프가 지지율이 점차 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선거 막판 지지층을 최대한 결집시키기 위해 정치적 도박을 감행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는 최근 CNN 등이 클린턴을 당선시키기 위해 선거를 조작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여기에 적지 않은 지지자들이 동조하고 있다. 선거 승복이라는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하면서까지 클린턴에게 반감을 갖고 있는 지지층에 위기감을 불어넣어 투표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폭스뉴스는 “트럼프가 위험하지만 비즈니스맨다운 승부수를 던졌다”고 전했다.○ 말실수, 20대 표심, 언론의 추가 폭로도 변수 두 후보는 경합주를 중심으로 남은 기간 지지층에 어필할 수 있는 상대 후보의 의혹을 새로 발굴하거나 확산시키는 등 네거티브전에 총력을 펼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불거질 말실수도 판세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막말을 일삼아 온 트럼프보다는 우위를 점하는 클린턴이 조심해야 할 대목이다. 20대 젊은층 유권자들의 투표율도 관심사다. 민주당 경선 주자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지지했던 이들이 투표장으로 향하면 클린턴에게, 투표를 포기하면 트럼프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이 밖에 트럼프의 음담패설 동영상을 폭로한 WP 등 주류 언론이나 연일 클린턴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위키리크스 등이 남은 기간에 꺼낼지도 모를 ‘결정타’도 판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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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의 도박… 대선 불복 시사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질 경우 선거 결과에 불복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는 19일(현지 시간) 미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 네바다대에서 열린 3차 TV토론에서 선거 결과에 승복할지를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때(다음 달 8일 대선일) 가서 말하겠다. 계속 당신들 애간장을 태울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달 26일 1차 TV토론에서 “선거에서 지면 클린턴을 지지하겠다”고 한 말을 이번에 뒤집은 것이다. 이에 클린턴은 “소름 끼친다”며 트럼프를 비난했다. 두 후보는 이날 마지막 TV토론에서 총기 규제와 이민자 문제, 동맹국 핵무장 등 정책 현안은 물론이고 트럼프의 성추문, 클린턴의 개인 e메일 스캔들 등 각종 의혹에 대해 난타전을 벌였다. 트럼프는 “정말 지저분한 여자”라고 했고, 클린턴은 “트럼프는 역사상 가장 위험한 대선 후보”라며 서로 비난했다. CNN이 토론 직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이 잘했다’는 응답은 52%, ‘트럼프가 잘했다’는 39%였다. 클린턴이 TV토론에서 3전 3승을 거둔 셈이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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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보 놓고 돈 따지는 트럼프… 클린턴은 실패한 처방 되풀이

    “우리(미국)는 다른 나라들에 의해 바가지 쓰고(rip off) 있다. 한국과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나라들을 방어할 형편이 안 되기 때문에 우리는 (동맹 관계를) 재협상해야 한다.” 19일(현지 시간) 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 네바다대에서 열린 마지막 3차 TV 토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동맹국들의 방위비 증액’ 요구를 다시 들고 나왔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트럼프는 한국 등의 핵무장을 허용하겠다고 말한다”고 지적한 데 대한 반박이었다. 클린턴은 “미국은 동맹을 통해 평화를 유지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는 동맹을 찢어버리려 하고 있다”고 재반박했다. 이처럼 북한의 4, 5차 핵실험, 20여 차례에 걸린 미사일 발사 실험과 동시에 진행된 이번 미 대선전에서는 과거와 비교할 때 한반도 및 북핵 문제가 자주 언급됐다. 하지만 두 후보가 현실화된 북핵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얼마나 구체적인 로드맵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워싱턴 외교가에서도 의구심이 적지 않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벌이고 있는 최근의 핵 질주에 대해 이전 정책을 답습하거나 미국의 국가 이익 우선주의 또는 원칙론으로 대응하는 경향 때문이다.○ 트럼프, 북핵 문제도 비즈니스식 접근 트럼프는 지난해 대선 출마 선언 후 좌충우돌식으로 북핵과 한반도 이슈에 대한 입장을 밝혀왔다. 대표적인 것이 ‘한일 자체 핵무장론’ ‘주한미군 분담금 증액 거부 시 미군 철수 검토’ 등이다. 트럼프는 한미동맹이 동아시아의 국제정세와 북핵 해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고민보다는 철저히 사업가적 관점에서 주장해왔다. 미국의 재정 부담이 늘어나면 한미동맹이든 뭐든 기존의 안보 프레임을 뒤엎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좌충우돌식 북핵 접근은 김정은에 대한 인식에서 엿볼 수 있다. 트럼프는 김정은이 1월 4차 핵실험을 감행하자 “김정은은 미치광이(maniac)”라고 주장하더니 5월에는 불쑥 김정은과의 대화 가능성을 제기했다. 역대 미 대통령 가운데 현직에서 북한 최고지도자와 직접 대화한 사람은 없다. 그는 당시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김정은과 대화할 것이다. 만나서 대화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클린턴, 오바마 북핵 대응과 크게 다르지 않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1기 국무장관(2009∼2013년)을 지낸 클린턴은 외교 전문가로서 북핵 정책에 대해서는 트럼프보다 확실한 비교 우위를 주장하고 있다. 클린턴 북핵 로드맵의 핵심은 공고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중국을 통한 전면적 대북 압박이다. 하지만 김창준 전 미 연방 하원의원은 20일 “이는 북핵 해결에 결과적으로 실패한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8년간 추진해 온 것과 별로 다를 게 없다”고 평가했다. 클린턴은 지난달 26일 트럼프와의 1차 토론에서 “일본과 한국, 그리고 다른 동맹에 우리는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고 그것을 존중하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시켜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미동맹, 미일동맹을 축으로 미군의 압도적 군사력을 한반도에까지 충분히 제공하겠다는 ‘확장억제’를 뜻하는 것이다. 그러나 확장억제와 중국 압박을 통한 대북 변화 유도를 언제 어떻게 추진하겠다는 방법론은 구체적으로 드러난 게 없다. 클린턴의 외교 핵심 브레인인 웬디 셔먼 전 국무부 정무차관이 최근 방한해 “군사 경제 외교 등 모든 방법을 강구해 북핵에 대응해야 한다”며 군사적 조치까지 포함한 전면적 대북 압박을 강조한 게 그나마 구체적인 편이다.○ 중국 통한 해결 한목소리, 실행 방안은 없어 중국을 통한 대북 압박은 클린턴과 유일하게 의견이 일치하는 대목이다. 트럼프는 “북한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는 중국이 북핵 문제를 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반대하며 5차 핵실험 이후에도 북한을 감싸고도는 중국을 어떻게 압박할 것인지 구체적인 복안은 두 후보 모두 내놓지 못하고 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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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 NATO수준 핵우산 전략기구 만든다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등 한반도 유사시 미국의 대한(對韓) 확장억제를 신속히 실행하기 위한 ‘고위급(차관급) 한미 외교·국방(2+2) 확장억제 전략협의체(EDSCG)’를 신설하기로 합의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시 한미 외교·국방 당국의 고위 당국자들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즉각 소집해 한반도에 투입할 미 전략무기의 종류와 시기, 전개방식 등을 신속히 결정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핵계획그룹(NPG) 수준과 유사한 확장억제 기구를 설치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1960년대 후반에 설치돼 미국과 핵무기의 구체적 운용방침을 공유하는 의사결정기구다. 한미 양국은 19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한미 외교·국방(2+2)장관 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한 확장억제의 신뢰성과 실행성 강화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고 정부 당국자가 밝혔다. 그동안 북한의 핵실험이나 장거리미사일 도발 전후 미 전략무기를 한국에 전개하려면 합참과 한미연합사령부가 합의하거나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 산하 억제전략위원회(DSC)가 협의한 내용이 미 정부에 전달돼 최종 승인을 받는 절차를 거치곤 했다. 지난달 북한이 5차 핵실험을 실시한 나흘 뒤에야 B-1B 전략폭격기가 비무장 상태로 한반도에서 30분가량 머물다 돌아가 ‘일회성 시위’라는 지적을 받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한미 외교·국방 당국은 이 협의체를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수위에 따라 미국의 전략무기를 한반도와 그 주변에 순환 또는 상시 배치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소식통은 “중장기적으로 전략폭격기와 핵잠수함 등의 한반도 및 인근 지역 순환 배치가 실현될 경우 사실상 전술핵을 재배치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 조치는 21일 워싱턴에서 한미 국방장관이 참석하는 제46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집중 논의될 예정이다. 이날 2+2회의에서 양측은 확장억제 이외에도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결의 2270호와 유엔 제재와는 별개로 시행 중인 금융과 해운, 수출입, 출입국 등 다양한 대북제재의 효과를 평가하고 최근 북한 엘리트층의 잇단 탈북 등 북한 정세 문제도 논의했다.워싱턴=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이승헌 특파원}

    • 201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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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性的 조롱거리 된 클린턴-트럼프… 정치혐오에 빠진 美

     이전투구를 연상케 하는 미국 대선에서 상대 후보들을 성적(性的)으로 조롱하는 모형까지 등장했다. 정책 대결은 온데간데없이 상대방의 약점만 파고드는 진흙탕 선거에 신물이 난 유권자들의 정치 혐오감이 고스란히 반영된 세태라는 해석이 나온다. 18일 뉴욕 맨해튼 남부의 월가 근처에선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69)의 나체상이 설치됐다가 여성들의 반발로 철거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앤서니 시올리 씨가 만든 나체상은 셔츠를 걸쳤지만 아래로는 맨몸이 드러나 있고, 월가 금융인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클린턴의 뒤에 숨어 옆구리 쪽으로 머리를 내밀고 있는 모습이다. 클린턴이 ‘돈줄’인 월가를 보호하고 있다는 것을 조롱한 것이다. 오전 출근 시간에 나체상이 설치되자 행인들이 삽시간에 몰려들었다. 얼마 후 한 여성이 “너무 음란하다. 내 사무실 앞에 이런 것을 설치하다니 견딜 수 없다”고 소리치며 나체상을 쓰러뜨렸다. 자신을 인근의 ‘국립아메리카원주민박물관’ 직원이라고 소개한 이 여성은 아예 나체상 위에 걸터앉았다. 작가 시올리 씨는 자신의 ‘작품’을 다시 세우려 했지만 히잡을 쓴 무슬림 여성까지 가세해 나체상 철거를 주장했다. 출동한 경찰은 작가에게 “미리 허가를 받지 않았다”며 철거를 명령했고, 나체상은 얼마 후 차량에 실려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 같은 날 시사주간지 타임은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70)가 여성을 ‘문어처럼 더듬는’ 의상이 경매사이트에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이 의상은 유니세프 영국 홍보 대사인 지마이마 골드스미스 씨가 이달 13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유니세프 핼러윈 볼 행사에서 선보인 것이다. 트럼프 아내인 멜라니아로 분장한 골드스미스 씨는 트럼프처럼 차려입은 인형을 등에 달고 나왔는데, 이 인형의 손이 골드스미스 씨의 가슴을 더듬도록 디자인됐다. 트럼프의 음담패설 동영상 폭로 후 제시카 리즈라는 여성이 36년 전인 1980년 뉴욕행 비행기 안에서 트럼프가 “마치 문어처럼 내 몸을 더듬었다”고 주장한 데 착안해 트럼프를 비꼰 것이다. 골드스미스 씨는 ‘진짜 트럼프처럼 더듬는 핼러윈 의상’이라는 이름으로 이를 온라인 경매사이트인 이베이에 올렸다. 19일 현재 13명이 경매에 참가한 가운데 경매가가 1000파운드(약 138만5680원)까지 올랐다. 두 대선 후보는 19일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마지막 3차 TV토론을 앞두고 다시 한 번 난타전을 예고했다. 트럼프는 토론장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이복형인 말리크 오바마를 초청했다. 말리크는 트럼프 지지자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가 연일 기성 언론에 의한 ‘선거조작론’을 제기하는 데 대해 “게임이 끝나기도 전에 징징거리기 시작하는 것이냐”며 트럼프를 비난했다. 대선을 20여 일 앞둔 18일 현재 판세는 클린턴에게 유리하다. 워싱턴포스트가 서베이몽키와 함께 15개 경합주의 유권자 1만7379명을 상대로 실시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클린턴은 버지니아 조지아 미시간 콜로라도 노스캐롤라이나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등 9개 경합주에서 우세를 보이며 선거인단 304명을 확보했다. 트럼프는 클린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39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됐다. 538명의 선거인단 중 과반수인 270명 이상을 얻는 후보가 이긴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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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린턴측, FBI와 e메일수사 뒷거래 시도”

     미국 국무부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의 e메일 스캔들을 수사하던 연방수사국(FBI)과 뒷거래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기밀이 포함된 개인 e메일 개수를 줄이기 위해 협조를 당부했다는 것이다. FBI가 최근 공개한 수사문서 100여 건에 공개된 내용으로 클린턴 측은 “거래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잊을 만하면 나오는 e메일 스캔들에 클린턴의 도덕성은 계속 금이 가고 있다.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패트릭 케네디 미 국무부 총무차관은 지난해 FBI 인사와 접촉해 2012년 리비아 벵가지 미국영사관 테러 사건과 관련된 클린턴의 e메일을 기밀로 분류하지 말아 줄 것을 요청했다. 벵가지 사건은 클린턴이 국무장관이던 시절 발생한 최악의 외교 참사다. 이와 관련한 e메일이 기밀에서 제외되면 클린턴은 그만큼 개인 e메일로 기밀을 퍼 날랐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있게 된다. 하지만 FBI는 이 요청을 묵살했다. 그러자 케네디 차관은 또 다른 FBI 고위 인사에게 “e메일을 기밀로 분류하지 않으면 현재 파견이나 주재가 금지된 국가에도 FBI 요원이 나갈 수 있도록 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FBI는 ‘뒷거래 시도’로 보일 만한 이 요구 역시 거부한 뒤 수사 문서에 적시했다. 결국 FBI는 8월 수사를 종결하면서 “클린턴이 개인 e메일 서버로 주고받은 e메일 가운데 최소 110건이 1급 비밀을 포함한 기밀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이 공개되자 클린턴 캠프의 로비 무크 선거대책본부장은 “국무부와 다른 기관 사이에 기밀 분류를 놓고 논쟁이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측은 클린턴을 보호하기 위해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직접 나선 것이라며 공세를 퍼부었다. 트럼프는 이날 트위터에서 관련 보도를 퍼 나르며 “이건 워터게이트 사건과 같은 것이다. (힐러리와 절친한) 국무부 고위 관료가 FBI에 대가성 거래를 시도했다. 그는 즉각 사임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또 이날 위스콘신 주 유세에서 “워싱턴의 오물을 걸러내야 한다”며 정부 관리와 상하원 의원이 퇴임 후 5년간 정부 상대 로비를 못 하도록 하는 윤리개혁안을 제시했다. 고액 강연 논란에 휘말린 클린턴 부부를 직접 겨냥한 것이다. 현재 트럼프는 전국 지지율에서 클린턴에게 뒤지고 있지만 대선 풍향계로 꼽히는 오하이오 주에선 유독 앞서거나 동률을 보이고 있다. 1960년대 이후 공화당 소속 대통령 중 이곳에서 지고 백악관에 입성한 사람은 없다. CNN이 ORC와 실시해 17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트럼프는 오하이오에서 48%로, 44%에 그친 클린턴을 4%포인트 앞섰다.  이런 가운데 클린턴은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19일 열리는 3차 TV토론 연습에 집중하고 있다. 17일엔 딸 첼시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클린턴을 대신해 뉴욕에서 열린 후원금 모금 행사에 참석했다. ‘힐러리를 지지하는 브로드웨이’라는 제목의 이 행사엔 앤 해서웨이와 휴 잭맨 등 클린턴을 지지하는 유명 배우들이 출연했다. 티켓 가격이 최고 10만 달러(약 1억1400만 원)까지 치솟았고 약 230만 달러(약 26억2000만 원)가 모였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한기재 기자}

    • 2016-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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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담패설 변호 나선 멜라니아 “진행자 유도에 넘어간 것”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70)의 부인인 멜라니아(46)가 음담패설 동영상 파문 후 오랜 침묵을 깨고 남편을 옹호하고 나섰다. 멜라니아는 7일 트럼프 음담패설 동영상 폭로 후 성명을 내고 “나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멜라니아는 17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선거 과정에서 자신의 과거 모델 시절 누드 사진이 언론에 공개된 것을 거론하며 “내 과거는 거론되는데 빌 클린턴의 (성폭행) 과거는 왜 안 되는가? 언론과 내 남편이 그 문제를 제기하는 게 오히려 공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날 방송된 CNN 인터뷰에선 “남편에게 직접 (음담패설 동영상에서) 사용한 언어는 부적절하다고 말했다”면서도 “당시 발언은 ‘보이 토크(boy talk·사내끼리의 대화)’였다. 내가 그랬듯이 사람들이 남편의 사과를 받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남편이 (동영상에서 대화를 나눈 프로그램 진행자) 빌리 부시로부터 지저분하고 나쁜 이야기를 하도록 유도당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부시는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자의 사촌 동생으로 이번 사건 이후 출연 중인 NBC방송의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기성 언론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한 ‘선거 조작’을 벌이고 있다고 거듭 주장하는 트럼프는 대선 후 승패와 무관하게 자신만의 방송국을 만드는 방안을 궁리하고 있다. 의회전문지 ‘더 힐’은 이날 트럼프의 사위이자 장녀 이방카의 남편인 재러드 쿠슈너가 지난 몇 달간 미디어 업계의 유명 중개인이자 ‘라이언트리’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아례 부어코프와 만나 ‘트럼프 TV’ 설립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CNBC와 연예전문지 배니티페어도 6월 트럼프가 CNN과 비슷한 형태의 유선방송 뉴스채널을 설립하는 방안을 타진하고 있으며 관련 업무를 이방카와 쿠슈너에게 맡겼다고 보도했다. 쿠슈너는 ‘뉴욕 옵서버’ 신문사 소유주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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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한미동맹 끝장내고 핵보유국 지위 인정 노려”

     “미국은 한국을 계속 방어해 샌프란시스코를 위험에 빠뜨릴 생각인가?”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래리 닉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위원은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2020년 이후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앉은 북한 측 인사가 할 수 있는 ‘공갈’의 한 가지를 이렇게 꼽았다. 2020년이면 북한이 (괌과 오키나와 등) 태평양의 미군 기지나 본토 서부해안을 핵미사일로 공격할 능력을 갖게 될 것이며 이를 통해 6·25전쟁 이후 숙원인 한미동맹의 종식을 노릴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를 포함해 많은 미국 전문가들이 사실상 핵 보유 국가가 된 북한이 추구할 목표로 ‘한미동맹의 교란과 와해’를 들었다. 패트릭 크로닌 미국신안보센터(CNAS) 아시아태평양안보소장은 “핵을 가진 김정은은 자신의 권위를 한반도 전체로 확대하고 싶어 하며 이를 위해 한미동맹을 끝장내고 핵보유국의 지위를 얻고자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빅터 차 CSIS 한국석좌도 “북한은 한국이 배제된 상태에서 미국과 평화협정을 맺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해외 전문가들은 또 핵을 가진 북한이 남한을 상대로 과감한 무력시위나 공세를 할 우려가 크다고 입을 모았다. 오코노기 마사오(小此木政夫) 게이오대 명예교수는 “경제 건설과 핵무력 건설의 병진 노선을 계속하면서 정치와 군사를 혼합시킨 복잡한 도발을 시도할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 부소장도 “북한은 핵 위협이 우리(미국과 한국 등)의 정책 변화를 이끌어낼 수 없다는 데 좌절한 나머지 군사적 위험을 감수할 수도 있다”며 “전술핵무기의 배치는 특히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주펑(朱鋒) 중국 난징(南京)대 교수는 “북한의 핵능력에 대해서는 반드시 최악의 준비와 계산을 해야 한다”며 “이것이 최근 수년간 중국, 미국, 한국 3국이 북한에 대한 정보 협력 및 교환이 필요하다고 호소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편 닉시 연구위원은 북한이 이란에 핵미사일 기술을 제공해 외화 획득에 나설 가능성을 심각하게 경고했다. 그는 이란이 북한을 통해 대리 핵개발을 하고 있으며 중국 은행을 통해 북한에 대가를 지급하고 기술을 이전받을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워싱턴=이승헌 ddr@donga.com /도쿄=서영아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 201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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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치 공화당 떠나라”… 화염병 날아든 美대선

     미국 대선을 20여 일 앞두고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한 공화당 지역본부 사무실에 화염병으로 인한 방화사건이 발생하는 유례없는 일이 벌어졌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사무실이 대부분 불탔다.  노스캐롤라이나 주 대표 지역신문인 ‘샬럿옵서버’에 따르면 15일 밤과 16일 오전 사이 노스캐롤라이나 주 오렌지카운티의 힐즈버러에 있는 공화당 사무실에 화염병 하나가 날아들어 내부를 불태웠다. 경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17일 오전까지 용의자를 찾지 못했다. 하지만 사무실 인근 건물 벽에 검은 스프레이로 나치 문양과 함께 ‘나치 공화당원들은 마을을 떠나라’라는 메시지가 남겨져 있어 현지 경찰과 미 언론은 공화당에 반대하는 세력이 저지른 행동으로 보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한 시골 마을에서 발생한 이 사건에 미국 정치권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미 대선 기간 중 특정 정당 시설을 겨냥한 첫 폭력 사건인 데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는 15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대표적인 경합 주(swing state) 가운데 한 곳이다.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최근 샬럿, 롤리 등 이 주의 대도시를 잇달아 방문해 표심을 공략해 왔다. 샬럿옵서버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오렌지카운티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주립대인 노스캐롤라이나대(UNC-채플힐)가 있는 캠퍼스 타운으로 민주당 지지자들이 공화당의 5배에 달하는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16일 트위터를 통해 “공화당 사무실을 겨냥한 공격은 놀랍고 용납하기 어렵다. 다친 사람이 없어 다행”이라고 했다. 이번 사건이 자칫 공화당 지지자들을 자극해 결집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에 따른 선수(先手)인 셈이다. 트럼프는 클린턴을 사건 배후로 지목하며 정치 쟁점화를 시도했다. 이날 트위터에 “노스캐롤라이나에 있는 힐러리와 민주당을 대표하는 ‘짐승’들이 내가 이기고 있으니까 이 지역 당 사무실에 불폭탄(화염병을 지칭)을 던졌다”고 비난했다. 이어 “모두 무사해 다행이다. 노스캐롤라이나를 잊지 않겠다. 우리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와 지도부 간 불화가 이어지고 있는 공화당도 오랜만에 화력을 모았다. 노스캐롤라이나 주 공화당 지역위원회 사무국장인 댈러스 우드하우스는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은 정치적 테러 행위”라며 “이렇게 악의에 찬 폭력으로 민주주의를 공격하면 우리는 표현의 자유를 잃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 지역에서 트럼프 자원봉사자로 일하는 밥 랜덜 씨는 불탄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런 짓을 한 세력은 반드시 정치적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음담패설 동영상 폭로 후 CNN 뉴욕타임스 등 주류 언론이 잇달아 자신의 성추문 의혹을 제기하자 급기야 ‘선거조작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그는 16일 트위터에서 “기성 언론이 클린턴을 당선시키기 위해 선거 자체를 조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영향을 받은 일부 지지자는 클린턴이 당선될 경우 승복하지 않겠다는 의사도 내비치고 있다. 트럼프 지지자인 댄 보먼 씨는 최근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 유세에서 보스턴글로브 기자와 만나 “클린턴이 대통령에 취임하면 우리가 쿠데타를 일으킬 수 있길 희망한다”고 대놓고 말했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트럼프의 러닝메이트인 마이크 펜스도 이날 NBC 인터뷰에서 “트럼프와 나는 선거 결과를 전적으로 수용하겠지만 많은 미국인은 미디어의 명백한 편향 보도에 지칠 대로 지친 상태다. 사람들이 조작된 선거라고 느끼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주장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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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막말 퍼나르는 SNS, 분노 부추기는 후보… 망가진 美대선

     “민주주의가 투표에 부쳐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4일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민주당 유세에서 “우리의 관용, 정직, 배려심이 (이번 대선) 투표에 올랐다”며 이같이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70)가 대통령으로 뽑히면 관용, 정직 등의 소중한 가치는 물론이고 민주주의가 몰락할 것임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69)도 네거티브 공방에 가세해 이번 대선이 사상 최악의 진흙탕 싸움이 됐다는 비판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투표일인 다음 달 8일까지 20여 일 남았지만 국내외 정책 현안들은 사라지고 두 대선 후보 간 서로의 약점을 파고드는 막말과 네거티브 캠페인만이 판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 주류 언론의 보도에서도 두 후보의 공약이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NYT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12일 “우리가 거의 2년 동안 선거 오락과 한심함 속에 빠져 있기만 하면 국가는 몰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주의의 본산으로 꼽히는 미국의 대통령이 ‘민주주의 위기’를 거론하는 상황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 한국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 그동안 ‘정치 선진국’인 미국 정치의 어젠다 세팅 전략 등을 벤치마킹해 왔고 지금 미국이 떠안고 있는 취약점을 안고 있다. 세계 정치의 지평을 한 단계 격상시켰던 미 대선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전문가들은 스마트폰과 맞물린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각종 유언비어와 상호 비방이 아무런 제약 없이 확산되고 있는 점을 꼽는다. 여기에 트럼프라는 ‘전대미문’의 막말 후보가 등장해 기름을 끼얹었다. 대선 후보 자신이 직접 ‘폭풍 트윗’을 날리는 등 소셜미디어를 네거티브 캠페인의 핵심 수단으로 사용한 것은 이번 대선이 처음이다. 실제 두 후보의 유세장에 가보면 지지자들이 검증 불가능한 두 후보의 각종 주장을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생중계한다. 그러면 CNN 폭스뉴스 등 24시간 대선 뉴스를 내보내는 방송사들은 속보로 소셜미디어에 돌아다니는 막말을 전하고 전문가를 동원해 이를 품평한다. 일자리와 이민자 문제로 분노하는 유권자들에 제대로 귀 기울이지 않는 기성 워싱턴 정치를 향한 불만도 막장 대선을 부채질한다. 트럼프는 유권자들의 가려운 데를 긁어 주듯 기성 정치권을 거세게 공격해 환호를 받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NYT, CNN 등 주류 언론이 양적 균형을 상실한 채 클린턴 대통령 만들기에 발 벗고 나선 것도 유권자들의 혐오감을 불러일으킨다. 트럼프는 유세 때마다 “주류 언론은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나를 낙선시키려 한다”고 주장하고 지지자들은 열광한다. 최근 트럼프 유세장에서 만난 한 40대 백인 남성은 기자에게 ‘진보 언론을 믿지 말라’며 CNN 중계 차량을 향해 가운뎃손가락을 세웠다. 평소 미국이 자신들의 인권 문제 등 국내 정치 상황에 훈수를 둘 때마다 내정간섭이라며 반발했던 중국은 미 대선을 조롱하고 있다. 중국의 장즈신 현대국제관계연구소 연구원은 “이번 미 대선은 민주주의의 역기능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고 미 CNBC방송이 전했다. 내년 대선을 앞둔 한국에서도 분노, 비방의 정치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원호 서울대 교수는 “벌써 혐오 여론을 조장하는 정치인이 등장하고 있다. 이들을 어떻게 견제할 지 심각히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인들이 사회적 약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서고 소셜미디어에서의 유언비어 견제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조은아 achim@donga.com /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 201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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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칼럼/이승헌]미국인들의 음담패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음담패설 동영상이 7일 폭로된 후 미국 대선판을 집어삼키고 있다. 여성 성기를 뜻하는 ‘p****’가 들어간 그의 걸쭉한 막말에 여야 가리지 않고 삿대질이다. 급기야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이 파문을 빌미로 평소 탐탁지 않게 생각하던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하지만 메가톤급 파장에도 트럼프는 아직 버티고 있다. 심지어 14일 공개된 라스무센 여론조사에선 트럼프가 43%,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41%로 오히려 트럼프가 2%포인트 앞섰다. 이 아이러니의 정체는 무엇일까. 미국인들의 이중적인 언어 습관과 영화 등 대중문화를 들여다보면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실제 미국인들은 욕이나 상스러운 표현을 종종 쓴다. 고급 영어를 쓰는 중산층 이상 백인들도 편한 자리에서는 트럼프 동영상에 나오는 ‘p****’, ‘f***(성관계)’, ‘b****(마녀)’ 등을 때때로 사용한다. 단어 본연의 뜻으로도 쓰고 친밀감을 나타내려고도 쓴다. 이 단어들은 다른 말을 강조하는 접두어, 접미어로도 쓰이기 때문이다. 우리말로는 ‘열라’ 정도다. 얼마 전 버지니아 주 해리슨버그의 트럼프 지지자 모임에 갔더니 한 지지자가 이런 문구를 들고 있었다.  ‘Donald, Make America f***ing great again’(트럼프 선거 구호를 따서 “도널드, 미국을 다시 열라 위대하게 만들어줘” 정도의 표현). 트럼프 동영상에서 가장 저질스러운 표현인 p****는 다양한 의미로 할리우드 영화에서 오래전부터 자주 등장해 왔다. 최근 파경한 ‘브랜젤리나’ 커플을 탄생시킨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에서 아내 앤젤리나 졸리는 남편 브래드 피트에게 ‘계집애’ 같은 겁쟁이라는 뜻으로 p****라고 소리친다. 13세 이상 관람가인 이 영화는 공교롭게 트럼프 음담패설이 촬영된 2005년 상영됐다. 얼마 전 미국인 친구가 “40대 백인 가정의 현실을 알고 싶으면 보라”고 권해서 찾아 본 영화 ‘디스 이스 포티(This is Forty)’(2012년)에서 주인공 백인 부부는 고상한 척하면서 필요하면 상스러운 욕설을 퍼붓는다. 어느 날 남편은 딸이 학교에서 남학생에게 놀림을 당하자 남자아이 엄마를 찾아가 막말을 쏟아낸다. “내 딸은 천사고, 당신 아들은 빌어먹을 짐승 새끼야. 내가 당신 집에 가서 당신의 아이폰, 아이패드 다 부숴 버릴 거야.” 충격을 받은 남학생 엄마는 학교 교장에게 신고했지만, 딸 아빠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다시 고상한 언어를 꺼내 이 엄마의 울화통을 치밀게 한다. 이쯤 되면 트럼프가 자신의 음담패설에 대해 “탈의실 대화였다”며 얄밉게 빠져나가려 했던 배경이, 짜증나지만 수긍이 안 가는 것도 아니다. “고상한 당신들도 평소 하는 말을 갖고 왜 나한테만 난리냐”는 항변이다. 트럼프가 완전히 추락하지 않는 것도 평소 이런 말(?)을 다양한 뜻으로 사용하는 일부 지지자들이 “트럼프만 그런가?”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성추행을 시도(또는 상상)했던 트럼프가 잘한 건 없다. 파문 이후 대응도 대통령 자질을 의심케 한다. 그렇다고 음담패설 파문이 공화당, 특히 트럼프 지지자들을 뒤흔들어 선거가 끝났다고 생각한다면 미국인들의 속살을 잘 모르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야구팀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선수인 요기 베라의 명언이 지금 상황에 딱 들어맞는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 공교롭게 트럼프, 클린턴 모두 뉴욕이 정치적 고향이다. 이승헌 워싱턴 특파원 ddr@donga.com}

    • 201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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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악 총장” 비판에… ‘상선약수’ 꺼낸 반기문

     퇴임을 한 달여 앞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사진)이 다시 ‘상선약수(上善若水)’를 꺼내 들었다.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이 표현은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는 뜻이다. 반 총장은 1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로널드레이건 빌딩에서 열린 미주한인위원회(CKA) 주최 ‘전미 한인 리더십 콘퍼런스’ 특별 연설에서 “상선약수는 내 좌우명”이라며 “물은 지혜와 유연함, 부드러운 힘을 상징한다. 물은 생명이자 평화,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이라고 설명했다. 또 “유엔을 이끌면서 이러한 덕목을 적용하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지난해 8월 54세 생일을 맞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백악관으로 찾아가 이 글씨 옆에 오바마의 중국식 표기인 ‘奧巴馬(아오바마)’라고 적은 휘호를 선물해 화제를 모았다. 반 총장이 ‘상선약수’를 꺼내든 데에는 “역대 최악의 유엔 사무총장”이라며 그의 리더십을 평가절하하는 외국 언론의 보도에 대해 동양적 리더십 덕목으로 맞대응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다. 퇴임 후 예상되는 대선 행보를 앞두고 ‘최악의 총장’이라는 말이 퍼지는 게 불리한 만큼 그 나름의 대응 논리를 만들어 가는 중에 이를 거론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 총장은 연설 직전 워싱턴 특파원들과 만나 대선 출마 관련 질문에 “내년 1월 중순 한국에 간다”고만 밝혔다. 앞서 반 총장은 메릴랜드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고 한 특강에서 “큰 조직을 이끌고 싶다면 자기만의 자질을 보여줘야 한다”며 “이건 내 스타일인데 만약 직원이 8시간 일한다면 당신(리더)은 9시간 일해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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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김정은 핵공격하면 바로 죽을것”

     5차 핵실험 이후 북한에 대해 강경한 제재와 압박 조치를 잇달아 내놓고 있는 미국이 ‘핵 공격을 하면 김정은은 즉시 죽을 것’이라고 강한 구두 경고를 했다. 최근 미국 조야에서 북한의 핵 공격이 임박했을 경우 선제공격(preemptive attack)을 할 수 있다는 발언이 나오는 가운데 한반도 정책을 맡은 핵심 고위 당국자가 이처럼 발언한 것은 최근 상황에 대한 미국의 민감한 인식을 그대로 보여준다.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사진)는 12일 워싱턴의 국방 전문기자들과의 조찬 라운드테이블에서 “김정은이 (핵무기를 가졌다고) 좋아할 게 아니다. 그가 핵 공격을 수행할 정도로 향상된 핵 능력을 갖게 되더라도, 그러면(핵 공격을 하면 그는 미국의 보복 공격으로) 바로 죽는다(immediately die)”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정은 입장에서 핵무기를 갖고 핵 공격을 하는 것은 플랜A(모든 일이 예상대로 될 때 최우선으로 진행하는 계획)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 국무부에서 동아시아태평양 지역과 한반도 정책을 총괄하는 러셀 차관보가 북한 정권에 경고하기 위해 김정은의 죽음까지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한마디로 북한이 미국이나 남한을 향해 핵미사일 공격을 하려는 순간 미국은 김정은을 비롯해 북한을 괴멸시킬 대응 능력과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러셀 차관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랴오닝훙샹그룹처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을 위반한 자국 기업을 처벌하지 않으면 미국이 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중국을 압박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북한의 범죄자, 북한과 협력하는 자국 회사들에 대해 조치한다면 미국 등 다른 국가들이 나설 이유가 없다”면서 “중국 정부가 조치를 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 미국은 (올 3월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 2270호나 미국 정부의 자체 법규를 근거로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무부 애나 리치앨런 대변인은 “외국 관광객들이 북한에서 쓰는 돈이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기여하는 게 전적으로 가능하다. 북한을 여행하려는 관광객들은 북한에 가기 전에 자신이 쓰는 돈이 어디에 쓰이게 될지 심사숙고해 달라”고 촉구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3일 보도했다. 국무부가 북한의 관광 수입이 핵과 미사일 개발로 흘러들어갈 수도 있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VOA는 전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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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린턴-트럼프 캠프 외교책사 모두 “대북 선제타격, 옵션서 배제 안한다”

     미국 대선 후보인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의 핵심 외교 참모들이 미국 내에서 제기되는 대북 선제타격 방안에 대해 “옵션에서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각각 클린턴과 트럼프의 외교자문역인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와 피터 후크스트러 전 연방 하원 정보위원장은 11일(현지 시간) 워싱턴 한미경제연구소(KEI)에서 열린 ‘동아시아와 한반도’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 참석해 동아일보의 질의에 이렇게 답했다. 캠벨 전 차관보는 “대북 선제적 군사 행동(preemptive military action) 방안에 대한 클린턴의 입장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주 분명히 밝힐 수 있다. 팀 케인 민주당 부통령 후보와 웬디 셔먼 전 국무부 정무담당 차관 등이 지적했듯 우리(클린턴 캠프)는 이 시점에서 어떠한 옵션도 (북핵 대응을 위한) 논의에서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케인 후보는 4일 열린 부통령 후보 TV토론에서 “북한의 임박한 위협에 대해 대통령이 (선제타격 등)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후크스트러 전 위원장도 같은 질문에 “트럼프는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되는 것에 대해서는 그 위협이 중동이든, 한반도든, 러시아든 어디서 발생하든 간에 어떠한 옵션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매우 분명히 밝혀 왔다”고 답했다. 이들의 발언은 11월 8일 치러지는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내년 1월 출범할 새로운 미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초강경 기조가 될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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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신의 공화당, 민주당보다 형편없어”… 트럼프 ‘저주의 트윗’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70)는 음담패설 동영상 폭로 이후 자신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공화당 지도부에 ‘트위터 저주’를 맹렬히 퍼부었다. 트럼프는 11일 오전 5시 16분부터 4시간여 동안 트위터에 6건의 글을 잇달아 올려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 당 핵심 인사들을 비난했다. 트럼프는 12일 현재 1237만9000여 명의 팔로어를 거느리고 있다.  그는 첫 트윗에서 라이언 의장에 대해 “2차 TV토론의 압도적 승리에도 불구하고 라이언과 (공화당의) 다른 이들이 전혀 도와주지 않아 (힐러리 클린턴을 상대하기) 매우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러더니 “우리의 매우 나약하고 무력한 지도자인 라이언이 (나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기 위해 10일) 나쁜 전화 회의를 했으며 이 회의에서 공화당 (일부) 인사들은 그의 배신에 분노했다”고 공격했다.  트럼프는 분을 삭이지 못한 듯 1시간 뒤 라이언을 넘어 당 전체에 대해 막말을 토해냈다. 그는 “(라이언 의장의 배신으로 오히려 내가 당에 얽혀 있던) 족쇄가 풀렸다. 오히려 잘됐다. 이제 내 방식으로 미국을 위해 싸울 수 있다”고 썼다. 그러더니 급기야 자신이 속한 공화당이 민주당보다 형편없는 정당이라며 “배신의 공화당은 사기꾼 힐러리보다 훨씬 (선거에서 이기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들은 이기는 법을 모른다. 내가 가르쳐줄 것이다”라며 ‘자폭 트윗’을 날리기도 했다. 트럼프는 트윗 후 2시간 정도 있다가 이번엔 지지를 철회한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을 비난했다. 그는 “입이 아주 거친 매케인 의원은 사실 (지역구인 애리조나 당내) 경선 과정에서 나에게 도움을 애걸했다. 실제 나는 도왔고, 그는 이겼다. 그러더니 이제 와서 탈의실에서 한 말(음담패설 동영상 지칭)을 갖고 나를 버렸다”며 서운함을 토로했다. 트럼프의 ‘폭풍 트윗’은 ‘워싱턴 아웃사이더’로서 당의 도움을 별로 받지 않고 대선을 치러온 트럼프가 대선 막판에 자신을 버린 당 지도부에 대한 인간적인 환멸을 담은 것이라고 ‘더 힐’은 분석했다. 일부 공화당 인사는 그에 대한 동정심을 보이고 있다. 스티브 킹 하원의원은 CNN 인터뷰에서 “그의 좌절감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다이애나 오록 네바다 주 공화당 전국위원은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 공화당 (상하원 의원)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USA투데이는 공화당 소속 주지사 31명, 상원의원 54명, 하원의원 246명 등 정치인 33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6.3%인 87명이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11일 보도했다. 4년 전 대선 때 당 후보인 밋 롬니에게 등을 돌렸던 선출직 정치인은 불과 3명이었다. 이 신문은 “근대 미국 정치 역사상 선출직 정치인들이 대선 후보에 대해 이처럼 거센 반대 의사를 밝힌 적은 없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공화당 내부의 거센 공격에도 트럼프의 인기는 식지 않으며 여론조사 결과의 수치를 뛰어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1일 보도했다. 골수 지지자들이 든든하게 트럼프 지지율을 받쳐주는 데다 선거 막판이 되자 위기 속 공화당을 구하기 위해 숨어 있던 지지층이 똘똘 뭉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당 지도부의 트럼프 지지 철회가 궁지에 몰린 나약한 트럼프의 처지를 부각해 오히려 백인 노동자 등 트럼프 지지층의 결집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상철 성균관대 교양학부 교수는 “속내를 감췄던 지지층이 선거가 임박할수록 더욱 결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조은아 기자}

    • 201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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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린턴·트럼프 진영, ‘대북선제 타격론’에 대해 “옵션에서 배제 안해”

    미국 대선 후보인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의 핵심 외교 참모들이 미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대북선제타격론에 대해 일제히 "옵션에서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두 후보의 외교 핵심 관계자가 대북선제타격론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각각 클린턴과 트럼프의 외교 자문역인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와 피터 후크스트라 전 연방 하원 정보위원장은 11일(현지시간) 워싱턴 한미경제연구소(KEI)에서 열린 '동아시아와 한반도' 토론에 참석해 동아일보와의 문답에서 대북선제타격론 등 북핵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캠벨 전 차관보는 "대북선제타격론에 대한 클린턴의 정확한 입장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팀 케인 민주당 부통령 후보와 웬디 셔먼 전 국무부 정무담당 차관 등이 지적했듯이 우리(클린턴 캠프)는 이 시점에서 어떠한 옵션도 논의에서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케인 후보는 4일 부통령 후보 TV 토론에서 "임박한 위협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선제타격 등)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고, 클린턴의 핵심 외교 브레인인 셔먼 전 차관은 11일 방한해 "북핵 위협의 대응책을 찾기 위해선 군사, 정보, 외교, 경제 제재 등 우리가 가진 모든 도구를 다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캠벨 전 차관보는 이어 "북한은 미국이 역내 동맹국과 긴밀히 협력해 시급히 다뤄야 할 문제라는 점을 클린턴과 우리 캠프는 분명히 밝혀왔다"고 덧붙였다. 후크스트라 전 위원장도 트럼프의 대북선제타격론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대해 "트럼프는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되는 것에 대해서는 그 위협이 중동이든, 한반도든, 러시아든 어디서 발생하든 간에 어떠한 옵션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매우 분명히 밝혀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당장 어떤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을 드러내놓고 언급하는 대신 모든 선택지를 갖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발언은 클린턴과 트럼프가 한일 핵무장론 등 한반도 이슈에 대해서는 서로 의견이 다르지만 대북 압박만큼은 모두 군사적 조치를 배제하지 않을 정도로 초강경 입장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어서 주목된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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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언 “트럼프 지원유세 안해”… 쪼개진 공화당 지도부

     미국 대선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공화당 지도부가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지원 여부를 놓고 충돌하는 초유의 적전분열(敵前分裂)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가 9일 2차 TV토론에서 선전하면서 음담패설 동영상 파문으로 불거진 후보 사퇴론은 수그러들었지만 후폭풍은 여전히 거세게 불어닥치고 있다.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10일 소속 의원들과의 통화에서 “더이상 트럼프를 방어하거나 (그를 위해) 유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남은 선거 기간 공화당이 의회 권력을 유지하는 데 주력하겠다. 여러분도 각 지역구에서 하원 선거에 집중해 달라”고 호소했다. 대선은 포기하고 각 지역 의석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말이다. 공화당 2인자인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선에 대해서는 나에게 묻지 마라. 그냥 가라”는 반응을 보였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매코널도 라이언과 같은 입장이란 것을 자신의 스타일로 표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당 1, 2인자의 발언은 트럼프 지지 철회는 아니지만 정치적 인연을 끊겠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라이언 의장의 발언에 분노했다. 그는 트위터에서 “라이언은 당 대선 후보인 나와 싸울 게 아니라 예산 확보, 일자리 창출 등과 싸워야 한다”며 거칠게 비난했다. 사실 라이언 의장은 음담패설 동영상과 무관하게 이전부터 트럼프와 불편한 관계였다. 실제로 대선 과정에서 뚜렷한 역할도 하지 않은 채 소극적 태도로 일관했다. 게다가 트럼프는 의회 권력을 조롱하는 ‘워싱턴 아웃사이더’ 브랜드로 여기까지 온 만큼 의회 협조는 크게 기대하지도 않는 눈치였다. 그럼에도 대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당이 똘똘 뭉치기는커녕 모래알처럼 흩어지는 모양새는 유권자들에게 정치 혐오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와 친분이 깊은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전국위원회(RNC) 위원장은 2차 TV토론 뒤 적극 지지 뜻을 분명히 했다. RNC는 미 전역의 당 선거 인력과 관련 예산을 관장하는 핵심 선거 조직이다. 프리버스 위원장은 이날 “RNC는 트럼프 뒤에 있을 것이며 당과 트럼프 캠프는 하나가 돼 선거에 공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통령 후보인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도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후보 사퇴설은 거짓”이라고 못 박았다. 경선 경쟁자였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도 지지자들과 만나 “힐러리 클린턴이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며 트럼프 지지 의사를 재확인했다. 음담패설 동영상 폭로 후 공화당 의원 20여 명이 트럼프 후보 사퇴를 촉구했지만 2차 토론 후 그 수가 늘거나 줄지는 않았다. ‘더 힐’은 “공화당 의원들도 당 지도부의 내분 사태를 좀 더 관망한 뒤 트럼프 지지 여부를 결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를 놓고 이처럼 두 공화당 차세대 주자인 라이언 의장과 펜스 부통령 후보가 엇갈린 길을 걷는 것은 내달 8일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당내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 둘은 열한 살(펜스 57세, 라이언 46세)의 나이 차에도 둘도 없는 친구 사이지만 트럼프를 놓고선 대립하고 있다. 펜스는 최근 1주일 동안 트럼프를 두 번이나 살려냈다. 4일 부통령 후보 토론에서 판정승하며 기세를 살린 데 이어 음담패설 파문 와중에도 후보 사퇴설을 일축했다. 폭스뉴스는 펜스를 두고 “트럼프의 최고 방어사령관(defender in chief)”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라이언 의장은 7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지지 유세를 하는 둥 마는 둥 한 데 이어 이번에도 트럼프에게 등을 돌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게 언론들의 평가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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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악관, 사드 철회 청원에 “최대한 빨리 실현 위해 노력” 답변

    미국 백악관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에 반대하는 인터넷 청원과 관련해 "사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방어하기 위한 것으로 미국은 한국 정부와 사드 배치가 최대한 빨리 실현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악관이 운영하는 인터넷 청원 '위더피플(We the People)'은 10일(현지시간) 한국 일각에서 주도한 사드 배치 반대 인터넷 청원에 대한 회신문에서 "사드는 북한의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한 양국의 공동 미사일방어 태세를 개선시킬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백악관은 이어 "미국은 우리의 동맹 한국과 주한미군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더욱 안전하게 방어하기 위한 목적으로 한국 정부와 사드 배치가 실현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이 결정은 한국 방어에 대한 미국의 철석같은 약속을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한국은 한반도와 아태지역의 미래 평화와 안보, 번영을 확보하기 위해 동맹을 강화해 왔고 필요할 때 미국이 한국의 방어를 굳건히 지원한다는 것은 동맹의 주요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위더피플은 10만 명 이상이 청원하면 백악관이 의무적으로 답변하도록 돼있다. 7월 15일 위더피플에 등록된 사드 배치 반대 인터넷 청원에는 10일 현재 10만8200명이 서명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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