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구

양종구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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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 빠져 사는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건강해야 100세까지 즐겁게 살 수 있습니다.

yjongk@donga.com

취재분야

2025-11-05~2025-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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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산 오르고, 골프 치고, 사이클 타고… 주말이 즐거워요”

    이미진 민준세무회계 대표(51)는 한국학생사이클연맹 부회장을 맡은 2020년부터 사이클을 탔다. 회계사 시험 준비 시절부터 그를 괴롭히던 허리 통증이 어느 순간 사라졌다. 그는 요즘 주말마다 등산하고, 골프 치고, 사이클 타며 건강한 삶을 만들어 가고 있다. “어렸을 때 자전거를 배웠지만 사이클은 탈 생각을 못 했어요. 지인을 통해 학생사이클연맹 부회장을 맡아 회계 업무를 도와주며 전국 대회를 돌아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이클을 타게 됐죠. 사이클을 탄 뒤 코어 근육이 좋아져서인지 고질적인 허리 통증이 없어졌어요. 정말 신기했죠.” 회계법인에 다니던 이 대표는 업무 스트레스로 동료 여회계사 2명이 유명을 달리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본 뒤 자유를 찾아 떠났다. 은행에서 잠시 일하다 2011년 개인 회계사무실을 열었다. 그때부터 운동에 관심을 가졌다. 골프를 시작했고, 산에도 올랐다. “그 무렵 제 친구의 오빠도 업무 스트레스로 운명하는 일이 벌어졌어요. 그래서 그 친구와 ‘우리라도 건강하게 살자’며 산을 오르기 시작했죠. 처음엔 집 근처(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모산과 남산, 청계산부터 올랐죠. 나중에 관악산, 북한산, 검단산, 예봉산 등으로 넓혀 나갔죠. 산이 주는 혜택이 많았어요. 운동도 됐지만 산속에서 온몸으로 느끼는 자연은 저에게 생기를 줬죠. 나무, 꽃, 개울, 바위…. 정상 정복의 성취감도 엄청났어요.” 이 대표는 여성 회계사 모임 등 3개 산악회의 회장을 맡고 있다. 한때 ‘내려올 거면서 왜 올라가느냐’고 했던 그가 등산 마니아로 변한 것이다. 그는 “죽지 않으려면 산을 타자고 해서 모인 동호회도 있다. 각 동호회에서 한 달에 1회씩 산에 오른다”고 했다. 지난달 31일부터 1일까지 제주 한라산 등반도 다녀왔다. 그는 “개인적으로 한라산이 가장 좋다. 오를수록 이국적이라 마치 화성에 간 느낌이 든다”고 했다. 평소엔 수도권 산을 당일치기로 오르고 1년에 한두 차례 일정을 잡아 지리산과 설악산, 덕유산 등 전국의 명산도 오르고 있다. 한라산만 10여 차례 올랐다. 사이클을 만난 뒤엔 새로운 세상을 접했다. 허리 통증이 사라진 것은 물론 골프 드라이버 비거리도 약 30야드 상승했다. 평균 비거리 약 200m. 스코어도 싱글이다. 지금까지 개인 최저타 75타를 3차례 기록했다. 이 대표는 “사이클을 타면서 척추 기립근이 좋아져 허리가 튼튼해졌다. 하체 근육은 물론 복근, 상체 근력까지 좋아지다 보니 드라이버 비거리까지 늘었다. 사이클 덕에 얻은 게 많다”며 웃었다. 무엇보다 사이클은 지인들과 맛집 투어까지 가능했다. 경기 양평, 강원 춘천까지 타고 가서 맛있는 음식 먹고 돌아오는 재미가 좋았다. 4대강 등 전국 투어는 아직 못 했지만 수도권은 거의 다 돌아다녔고, 설악산의 미시령, 한계령도 다녀왔다. 제주도 둘레길 240km도 돌았다. 이 대표의 주말 스케줄은 스포츠 활동으로 꽉 차 있다. 그는 “한 달에 주말이 8일 있다고 계산하면 등산 3회, 사이클 3회, 골프 2회를 하고 있다”고 했다. 사이클은 평일에 갑자기 잡히는 번개 모임으로 충북 충주, 양평 등을 다녀오기도 한다. 가볍게 탈 때는 3시간, 길게는 5시간도 탄다. 몸이 찌뿌둥하고 컨디션이 안 좋을 땐 실내에서 자전거 시뮬레이션 앱 ‘즈위프트’를 타기도 한다. 5월 초 연휴에는 대미레자전거동아리(대자동) 회원들과 일본 오키나와 해안으로 사이클 투어를 갈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근육운동도 시작했다. 사이클 타기 덕분에 코어 근육이 생겨 몸이 탄탄해진 게 그를 피트니스센터로 이끌었다. 체계적인 웨이트트레이닝의 필요성을 느꼈다. 바쁜 생활 속에서도 주당 1∼2회 근육운동을 하고 있다. “저는 개업하고 나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과거에 왜 그렇게 일에만 매달렸는지 모르겠어요. 세상에 즐거운 일이 이렇게 많은데…. 산에도 가고, 골프도 치고, 사이클도 타고…. 개업 후 절 보는 사람들이 ‘얼굴이 너무 좋아졌다”고 해요. 무엇보다 이런 활동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있어요. 정말 즐겁고 행복하게 삶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요. 저도 지금처럼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는 삶이 너무 행복해요.”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yjongk@donga.com}

    • 2025-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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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라톤, 근육 운동 병행해야 오래 즐겨요”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1982년 미스터코리아 출신 창용찬 대한보디빌딩협회 코치아카데미 원장은 지난해 ‘일흔 살에 마라톤 풀코스를 다시 완주하겠다’는 목표를 버킷리스트 중 하나로 추가했다. 그리고 지난해 말부터 마라톤 훈련을 시작했다. 올해 만 70세가 되는 해다. 2000년 마라톤에 입문해 2017년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서 3시간27분28초의 개인 최고기록을 세울 때까지 풀코스를 43회 완주한 ‘철각’이었다. 이후론 마라톤보다는 사이클과 트레킹을 즐겼다.“2017년까지 마라톤 풀코스 330(3시간 30분 이내 완주) 등 기록에 도전하면서 다소 진이 빠졌어요. 330에 7번 도전해 성공한 순간 손목에 차고 있던 시계를 버렸어요. 기록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각오였죠. 원래는 310(3시간 10분 이내)도 꿈꿨었는데 포기했죠. 1년에 하프코스 1~2회 가볍게 달리며 즐기자고 마음먹었어요. 그런데 산을 오르고 사이클을 타다 보니 달릴 기회가 줄었고, 나중엔 아예 달리지 않았죠. 그러다 지난해 나이 일흔을 앞두고 20년 가까이 빠져 지냈던 마라톤 풀코스에 다시 도전하고 싶어졌죠. 그런데 역시 마라톤은 쉽지 않아요.”트레킹과 사이클을 즐기며 웨이트트레이닝을 꾸준히 했는데도 고령에 체중이 많이 나가다 보니 좀 무리하면 무릎에 통증이 왔다. 그는 근육량이 많아 평소 80kg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무릎을 많이 사용해 조심해야 한다. 75kg까지 빼야 달리기 편하다. 그런데 나이 들어 체중 감량이 쉽지 않고, 무리하게 빼면 역효과가 있다”고 했다. 당초 3월 16일 열린 2025 서울마라톤 겸 제95회 동아마라톤에서 풀코스 완주에 도전하려고 했지만 훈련 부족으로 포기했다. 대신 4월 13일 열리는 한 대회의 하프코스에 출전한다. 그리고 올해 안에 풀코스 완주란 버킷리스트를 완성할 계획이다.창 원장은 망가진 몸을 되살리기 위해 달렸다. 현역에서 은퇴한 뒤 1992년부터 대한보디빌딩협회에서 보디빌딩 발전을 위해 헌신했다. 운동은 하지 않고 과한 음주에 업무 스트레스까지 겹쳐 3차례나 졸도로 쓰러져 119에 실려 가기도 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달리기 시작한 이유다.“저를 포함에 엘리트 선수로 활약했던 사람들의 일반적인 특징이 ‘이렇게 건강한데 운동은 왜 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일종의 보상 심리이기도 하고 너무 운동을 많이 해 탈진해서 나타난 현상이기도 하죠. 저는 당시 이유도 없이 화장실에서 넘어져 119에 실려 갔죠. 한 번은 제주도에서 대회를 하고 있는데 쓰러져 이마를 다치는 바람에 6바늘을 꿰맨 적도 있어요. 그때부터 정신을 바짝 차리고 운동을 열심히 했습니다.”달리니 몸이 달라졌다. 부정맥도 사라졌다. 안정시 심박수가 70회이었는데 52회로 떨어졌다. 달리기로 건강을 회복한 뒤 사이클, 트레킹도 즐겼다. 한창 달리기에 빠졌을 땐 100km 울트라마라톤을 12회 완주했다. 산과 극지도 달렸다. 강북 5산 종주 산악마라톤인 불수사도북(불암산 수락산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 48km를 3년 연속 달렸다.2005년 사하라사막마라톤(이집트), 2006년 고비사막마라톤(중국·마스터스부 우승), 2008년 아카타마사막마라톤(칠레) 각 250km를 달렸다. 남극마라톤을 달려야 ‘사막마라톤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데 남극은 달리기에 별 재미가 없다고 보고 안 갔다. 남극마라톤은 일정 거리를 계속 반복해 250km를 달려야 한다.2013년 히말라야 안나푸르나(ABC) 트레킹을 다녀왔다. 2016년부터 2년 연속 대관령 50km 트레일러닝을 완주했다. 2017년 울트라트레일몽블랑(UTMB) 158km 트레킹, 2018년엔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EBC) 5550m 트레킹을 다녀왔다.“산에 가면 자유인이 된 것 같아요. 흙길이 있고 나무와 풀, 돌, 바위…. 시각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여유로웠죠. 마라톤하고 트레일러닝은 힘들지만 특정 거리를 완주한 뒤 얻는 쾌감이 좋았죠. 보디빌딩 선수로 무거운 중량을 들어 올린 뒤 느끼는 감정이랄까요.”2010년부터 타기 시작한 사이클은 새 세상이었다. 마라톤은 기껏해야 시속 12~13km로 달리지만 사이클은 빠를 땐 시속 40km 정도로 달릴 수 있어 스피드를 즐길 수 있었다. 하루 100~200km도 달릴 수 있다. 지역을 정하고 타고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오는 재미도 쏠쏠했다. 건강 증진과 맛집 탐방을 동시에 할 수 있다. 4대강 등 전국을 질주했다. 제주 둘레길도 여러 차례 돌았다. 4월 초에도 제주도 둘레길을 돌 예정이다.“과거엔 제주도 갈 때 사이클을 가지고 갔어요. 비행기 타고 갈 때 다소 힘겨웠죠. 이젠 그럴 필요가 없어요. 현지에서 적은 비용으로 빌려서 탈 수 있거든요. 가벼운 복장으로 건너가 빌려서 타고 반납하면 되니 아주 편해요.”창 원장은 이렇게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기 위해 피트니스센터에서 근육 운동과 달리기를 5대5 비율로 하루 90분씩 주중 4회를 한다. 주말에는 서울 안산이나 남산을 달리거나, 사이클 장거리 라이딩을 한다. 창 원장은 근육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중년 이후엔 근육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20세 후반부터 매년 근육이 줄어드는데 나이 들면 그 감소폭이 더 커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달릴 땐 관절 부근 근육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움직일 때는 206개 뼈와 약 650여 개의 골격근이 총가동됩니다. 마라톤 풀코스와 같은 긴 거리를 장시간 달리려면 각 관절 근육이 튼튼해야 버틸 수 있습니다. 발목과 무릎은 물론 척추 등 주요 부위 근육을 키워줘야 합니다. 그래야 부상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또 활기차게 살기 위해서는 심폐지구력도 중요하죠. 심장과 폐가 튼튼해야 어떤 운동을 해도 지치지 않으니까요. 근육운동과 유산소 운동, 두 운동을 조화시켜서 하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집니다. 제가 버킷리스트를 만들어 하나씩 실행할 수 있는 원동력입니다.”창 원장은 보디빌딩 지도자들을 양성하며 쌓은 지식과 직접 운동하면서 얻은 경험을 유튜브 ‘Go100’에서 널리 전하고 있다. 그는 “실버들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정보를 생생하게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창 원장이 다시 달린다는 소식에 분당검푸마라톤 회원들도 동참하고 나섰다. 그는 “10여 명이 나랑 함께 뛰겠다고 한다”고 했다. 분당검푸마라톤은 창 원장이 마라톤 시작할 때 가입해 달린 동호회다. 회장도 맡았었다. 그는 “보디빌더들만을 만나다 마라톤하는 사람들을 만나니 새로운 세상이 펼쳐졌다. 서도 돕고 의지하며 달렸다. 지금 생각하면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동아마라톤에서 4시간 페이스메이커를 네 차례 한 것도 내 인생의 큰 추억 거리”라고 했다.창 원장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800km를 자전거 타고 완주하기, 아프리카 탄자니아 킬리만자로 오르기 등 지인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버킷리스트를 5개 만들어 하나씩 실천하고 있다. 그는 “고령이라도 체력을 잘 관리하면 어떤 스포츠든 오래 즐길 수 있다”며 활짝 웃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5-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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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70세에 마라톤 풀코스 완주… 인생의 버킷리스트”

    1982년 미스터코리아 출신 창용찬 대한보디빌딩협회 코치아카데미 원장은 지난해 말부터 다시 마라톤 훈련을 시작했다. 만 70세가 되는 올해에 다시 마라톤 42.195km 풀코스 완주를 인생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로 정했기 때문이다. 그는 2000년 마라톤에 입문해 2017년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서 3시간27분28초의 개인 최고기록을 세울 때까지 풀코스를 43회 완주한 ‘철각’이었다. 이후론 마라톤보다는 사이클과 트레킹을 즐겼다.“2017년까지 마라톤 풀코스 330(3시간 30분 이내 완주) 등의 기록에 도전하면서 다소 진이 빠졌어요. 330에 7번 도전해 성공한 순간 손목에 차고 있던 시계를 버렸어요. 기록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각오였죠. 원래는 310(3시간 10분 이내)도 꿈꿨었는데 포기했죠. 1년에 하프코스 1∼2회 가볍게 달리며 즐기자고 마음먹었어요. 그런데 산을 오르고 사이클을 타다 보니 달릴 기회가 줄었고, 나중엔 아예 달리지 않았죠. 그러다 지난해 나이 일흔을 앞두고 20년 가까이 빠져 지냈던 마라톤 풀코스에 다시 도전하고 싶어졌죠. 그런데 역시 마라톤은 쉽지 않아요.”트레킹과 사이클을 즐기며 웨이트트레이닝을 꾸준히 했는데도 고령이다 보니 조금만 무리해도 무릎에 통증이 왔다. 당초 16일 열린 2025 서울마라톤 겸 제95회 동아마라톤에서 풀코스 완주에 도전하려 했지만 훈련 부족으로 포기했다. 그 대신 다음 달 13일 열리는 대회 하프코스에 출전한다. 그리고 올해 안에 풀코스 완주라는 버킷리스트를 완성할 계획이다.창 원장이 처음 달리기 시작한 건 망가진 몸을 되살리기 위해서였다. 현역에서 은퇴한 뒤 1992년부터 대한보디빌딩협회에서 보디빌딩 발전을 위해 일했다. 운동은 하지 않고 과한 음주에 업무 스트레스까지 겹쳐 3차례나 쓰러져 119에 실려 가기도 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달리기 시작한 이유다. 달리기로 건강을 회복한 뒤 사이클, 트레킹도 즐겼다.한창 달리기에 빠졌을 땐 100km 울트라마라톤을 12회 완주했다. 산과 극지도 달렸다. 강북 5산 종주 산악마라톤인 불수사도북(불암산 수락산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 48km를 3년 연속 달렸다. 2005년 사하라사막마라톤(이집트), 2006년 고비사막마라톤(중국·마스터스부 우승), 2008년 아타카마사막마라톤(칠레)을 각각 250km 달렸다. 남극마라톤까지 달려야 ‘사막마라톤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데 남극은 달리기에 별 재미가 없다고 보고 안 갔다. 남극마라톤은 일정 거리를 계속 반복해 250km를 달려야 한다. 2013년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ABC) 트레킹을 다녀왔다. 2016년부터 2년 연속 대관령 50km 트레일러닝을 완주했다. 2017년 울트라트레일몽블랑(UTMB) 158km 트레킹, 2018년엔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EBC) 5550m 트레킹을 다녀왔다.“산에 가면 자유인이 된 것 같아요. 흙길이 있고 나무와 풀, 돌, 바위…. 시각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여유로웠죠. 마라톤하고 트레일러닝은 힘들지만 특정 거리를 완주한 뒤 얻는 쾌감이 좋았죠. 보디빌딩 선수로 무거운 중량을 들어 올린 뒤 느끼는 감정이랄까요.”2010년부터 타기 시작한 사이클은 새 세상이었다. 마라톤은 기껏해야 시속 12∼13km로 달리지만 사이클은 빠를 땐 시속 40km 정도로 달릴 수 있어 스피드를 즐길 수 있었다. 하루 100∼200km도 달릴 수 있다. 지역을 정하고 타고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오는 재미도 쏠쏠했다. 건강 증진과 맛집 탐방을 동시에 할 수 있다. 4대강 등 전국을 질주했다. 제주 둘레길도 여러 차례 돌았다.창 원장은 이렇게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기 위해 피트니스센터에서 근육운동과 달리기를 5 대 5 비율로 하루 90분씩 주중 4회 한다. 주말에는 서울 안산이나 남산을 달리거나, 사이클 장거리 라이딩을 한다. 창 원장은 근육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중년 이후엔 근육운동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20세 후반부터 매년 근육이 줄어드는데 나이 들면 그 감소 폭이 더 커지기 때문입니다. 활기차게 살기 위해서는 심폐지구력도 중요하죠. 심장과 폐가 튼튼해야 어떤 운동을 해도 지치지 않으니까요. 근육운동과 유산소운동, 두 운동을 조화시켜서 하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집니다. 제가 버킷리스트를 만들어 하나씩 실행할 수 있는 원동력입니다.”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yjongk@donga.com}

    • 2025-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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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라디우스, 400m 남기고 막판 스퍼트… 동아일보배 품다

    글라디우스가 막판 스퍼트로 동아일보배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글라디우스는 23일 경기 과천시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린 제28회 동아일보배 대상경주(총상금 3억 원)에서 장추열 기수(37)와 호흡을 맞춰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1억6500만 원이다. 동아일보배는 3세 이상 암말들이 출전하는 1800m 장거리 경주로, 최고의 암말을 가리기 위한 ‘퀸즈(Queen’s) 투어’ 시리즈의 시즌 개막전이다. 퀸즈 투어 레이스는 상·하반기 세 경주씩 1년에 6번 열리는데 동아일보배를 포함한 상반기 대회는 국산마와 외국산 말이 모두 출전해 최고의 암말 자리를 두고 경쟁한다. 동아일보배를 포함해 뚝섬배(4월)와 KNN배(5월)로 이어지는 퀸즈 투어에서 누적 승점이 가장 높은 말이 상반기 최우수 암말로 선발돼 1억 원의 인센티브를 받는다. 4세 암말인 글라디우스는 대상경주에서 처음 우승하며 최근 경주에서 3연승을 달렸다. 단승률(1위 확률) 35.7%, 연승률(3위 안에 들 확률) 78.6%의 성적을 보이고 있다. 2023년 8월에 데뷔한 뒤 단거리 경주에 출전할 때는 눈에 띄지 않았지만, 지난해부터 중장거리 경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여왕’의 자리로 가는 첫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이날 경주에는 서울 소속 10두, 부산경남 소속 4두 총 14두가 출전했다. 당초 3, 4위권으로 분류되던 글라디우스는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크라운함성을 막판 스퍼트로 따돌렸다. 출발대가 열리자 9번 게이트의 크라운함성이 빠르게 앞으로 치고 나갔다. 글라디우스는 1마신(馬身·말의 몸 길이로 1마신은 약 2.4m) 뒤를 따라갔고 3코너까지 격차를 유지했다. 마지막 코너를 돈 뒤 글라디우스는 결승선을 약 400m 남겨놓고 막판 스퍼트를 시작해 크라운함성을 따라잡았다. 선두로 치고 올라선 글라디우스는 계속 격차를 벌려 3마신 차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올해 첫 대상경주에서 1위를 했던 크라운함성은 2위로 골인했다. 22일 통산 500승 고지에 오른 장 기수는 이날 동아일보배를 포함해 2승을 추가하며 통산 502승을 기록했다. 장 기수는 “원래 이혁 기수가 타기로 예정돼 있었는데 발에 통증이 있다고 해 기수 변경을 하게 됐는데 우승까지 해서 얼떨떨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바로 어제 500승을 달성해서 너무 기쁘고 좋았는데 오늘 대상경주 우승까지 하게 되었다. 믿고 맡겨주신 마주님, 조교사님 그리고 팬분들께 감사드리고 이렇게 보답하게 되어 다행이다. 앞으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성오 조교사(59)는 2018년 데뷔 후 대상경주에서 첫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1366경기에서 162승을 거둔 강 조교사는 “첫 대상경주 우승이라 너무 감격스럽다. 크라운함성과 플라잉스타 등 워낙 강자들이 많아 (우승을) 자신하기가 조심스러웠다. 글라디우스가 모래 맞는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선행을 못 가면 무조건 선행마에 바짝 붙어서 모래를 최대한 덜 맞게 작전을 짠 게 유효했다”고 말했다. 그는 “글라디우스가 너무 잘 달려줬다. 대상경주 첫 우승인데 앞으로 자주 이런 자리에 설 수 있도록 말 관리 잘하고 모든 경주에 최선을 다하는 조교사가 되겠다”고 덧붙였다.과천=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5-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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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마라톤 역대최대 4만명 ‘하나된 축제’

    한국 유일의 ‘플래티넘 라벨’ 대회인 2025 서울마라톤 겸 제95회 동아마라톤이 16일 역대 최대인 4만여 명의 러너가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서울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잠실종합운동장에 이르는 풀코스(42.195km)에 170명의 엘리트 선수와 마스터스 러너 2만 명, 잠실종합운동장을 출발해 되돌아오는 10km 코스에 2만 명의 마스터스 러너가 참가했다. 이들은 부슬부슬 내리는 봄비 속에 도심 레이스를 즐겼다. 이날 국제 부문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남녀부 모두 에티오피아 선수들이 우승했다. 남자부의 하프투 테클루 아세파가 2시간5분42초, 여자부의 베켈레치 구데타 보레차가 2시간21분36초의 기록으로 각각 1위를 했다. 국내 남녀부에서는 김홍록(한국전력)과 임예진(충주시청)이 각각 2시간12분29초, 2시간30분14초로 나란히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교통통제 협조해 주신 시민께 감사드립니다16일 열린 2025 서울마라톤 겸 제95회 동아마라톤이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대회 구간 교통 통제에 따른 불편을 감수하고 서울마라톤을 성원해 주신 시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대회 개최와 진행에 도움을 준 서울시, 서울경찰청, 대한육상연맹 관계자와 자원봉사자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5-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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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인 최고기록 김홍록, 13년 만에 동아마라톤 남자부 2연패

    한국 남자마라톤 유망주 김홍록(23·한국전력)이 2025 서울마라톤 겸 제95회 동아마라톤 국내 남자부에서 개인 최고기록을 세우며 13년 만에 대회 2연패했다. 세계육상연맹(WA)이 인증한 국내 유일의 플래티넘 라벨 대회이자 세계육상문화유산인 서울마라톤에 역대 최대인 4만여 명이 참가해 봄비 속에서도 뜨거운 달리기 축제를 벌였다.김홍록은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출발해 잠실종합운동장으로 골인하는 서울마라톤 남자 국내부 42.195km 풀코스 레이스에서 2시간12분29초를 기록해 지난해에 이어 2연속 정상에 올랐다. 김홍록은 2012년 정진혁(당시 건국대)에 이어 13년 만에 국내 남자부에서 2연패했다. 김홍록은 현재 스승인 김재룡 한국전력 감독에 이어 사제가 동아마라톤을 2연패한 기록도 남겼다. 김 감독은 선수 시절(당시 한국전력)이던 1992년 동아마라톤 남자부에서 2연패했다.지난해 건국대 재학생이던 김홍록은 2시간14분20초의 개인 최고기록을 세우며 2013년 성지훈(당시 한국체대) 이후 11년 만에 대학생 신분으로 우승했다. 김홍록은 이번에도 2분 가까이 개인 최고기록을 앞당겼다.국내 여자부에서 임예진(30·충주시청)도 2시간30분14초를 기록하며 지난해에 이어 2연패했다. 임예진은 개인 최고기록(2시간28분59초)엔 미치지 못했지만 레이스 막판 역전 스퍼트로 제일 먼저 피니시라인을 통과했다.2018년 2시간25분41초를 기록해 21년 난공불락이던 권은주의 한국 최고기록(2시간26분12초)을 무너뜨린 김도연(32·삼성전자)은 2시간30분18초로 국내 여자부 2위에 올라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도연은 한국 최고기록을 세운 뒤 부상 등으로 이렇다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국제부에서는 에티오피아의 하프투 테를루 아세파(25)와 벨케레치 두데타 보레차(28)가 각각 2시간5분42초, 2시간21분36초를 기록하며 나란히 남녀부 정상에 올랐다.이날 국내외 엘리트와 마스터스 4만여 명이 넘게 서울 도심을 질주했다. 대회 조직위에 따르면 국내외 엘리트 170명, 마스터스 풀코스 및 10km 부문에서 각각 2만 명이 참가 신청했다.한편 이날 풀코스 출발지엔 오세훈 서울시장과 육현표 대한육상연맹 회장, 피터곽 아디다스코리아 대표, 박철호 동아오츠카 사장,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 문호준 서울시육상연맹회장, 정문헌 종로구청장, 루카스 초코스 주한그리스대사, 김재호 동아일보 회장, 박현진 스포츠동아 대표가 참석해 참가자들을 응원했다. 10km 출발 및 골인지점에선 서강석 송파구청장과 천광암 동아일보 논설주간상무가 참가자들에게 박수를 보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5-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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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 나이 마흔여섯…산과 도로 달리는 재미로 살아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젊었을 때부터 다이어트와 건강을 위해 에어로빅체조와 필라테스, 권투, 자전거 타기, 등산 등 다양한 운동을 했다. 지인의 권유로 달리기 시작하면서는 “이제 달릴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3월 16일 열리는 2025 서울마라톤 겸 제95회 동아마라톤에서 개인 처음 42.195km 풀코스에 도전하는 미술 작가인 김재흔 씨(46) 얘기다. 그는 “동마(동아마라톤)가 마스터스 마라토너들에게 최고의 대회로 꼽혀 긴장도 되고 설렌다”고 했다. “원래 실내에서 하는 운동을 좋아했는데 지인의 권유로 2023년 2월 대한민국 100대 명산 완등에 도전을 시작했어요. 약 두 달 뒤 지인들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달리기를 접했죠. 처음엔 도로를 달렸고, 나중에 산을 뛰었죠. 도로에선 속도감을 즐긴다고 할까요. 한강 공원, 바닷가 그리고 도심을 달리는 재미가 좋았어요. 산은 완전 색다른 느낌이었죠. 특히 내리막을 달릴 때 공중으로 붕 뜬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너무 좋더라고요.”100대 명산은 75좌까지 올랐다. 종주의 매력에 빠져 지인들과 지리산 화대종주(화엄사에서 대원사까지 약 47km)와 불수사도북(불암산 수락산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 약 43km)을 완보했다. 덕유산 육구종주(육십령에서 무주 구천동) 약 32km도 걸었다. 그는 “나무와 꽃, 풀 등을 보며 자연 속을 누비는 게 너무 좋았다”고 했다. 위 종주코스는 트레일러닝하는 곳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그는 “이젠 달리겠다”고 했다.지난해 5월 인천 계양산에서 열린 OSK(아웃도어스포츠코리아) 주최 여성 트레일러닝대회 10km를 달리면서 산악 마라톤에도 빠졌다. 지난해 11월 오들로 코리아가 주최한 북한산 트레일레이스 17km도 완주했다. 이 대회 17km 부문에서 2시간 47분을 기록해 여자 5위를 차지했다. “솔직히 제가 그렇게 잘 달릴 줄 몰랐어요. 너무 뿌듯했어요. 평소 운동도 했고, 등산한 것도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또 대회 주최사가 트레일러닝 초보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해 1년 뒤 북한산 둘레길 65km를 완주하는 프로젝트(오들로 챌린지 trc)를 진행하는데 저도 선발됐죠. 요즘은 그 프로젝트에서도 체계적으로 훈련받고 있어요.”김 씨는 트레일러닝을 즐겼지만 대회 출전보다는 주로 지인들과 함께 산을 달렸다. 지금까지 트레일러닝 대회 출전은 2번이다. 지난해 12월엔 OSK가 기획해 계양산 둘레길을 달리는 ‘으르렁으르런’에 참가해 반바지 차림으로 달리기도 했다. 참가 조건이 반바지 차림이었다. 대회는 아니고 트레일러닝을 즐기는 사람들을 모아 함께 달리는 이벤트다. 달리기 시작하면서 목표도 설정했다. 달린 지 2주년에 맞춰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이번에 동아마라톤에 출전하는 이유다. 동아마라톤 풀코스 출전 자격을 획득하기 위해 하프코스도 달려 1시간 58분에 완주했다. 하프코스 2시간 12분 미만 기록증이 없으면 풀코스 참가 신청을 할 수 없다.최근 몇 년간 순식간에 참가 접수가 마감돼 마스터스 마라토너 사이에서 ‘하늘의 별 따기’라고까지 소문난 동아마라톤 풀코스에 지난해 6월 참가 신청을 마친 뒤에는 도로를 열심히 달리고 있다. 혼자 42km를 여러 차례 달렸다. 친구들과 집에서 가까운 서울 목동운동장 400m 트랙을 100바퀴 뛰기도 했다. 지난해 11월부터 매월 1회 이상 40km 이상을 달렸다. 풀코스를 완주하려면 한 달에 1~2차례 30km 이상을 달려야 한다. 비 눈이 와도 달렸다. 그는 “첫 도전에 서브포(4시간 이내 완주)로 완주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최근 갑자기 이렇게 달리고 있는데도 아직 큰 부상은 없다. 2년 전 시작한 웨이트트레이닝 덕분이다. 김 씨는 “솔직히 근육 운동을 좋아하진 않았다. 2020년 권투하다가 경추 디스크가 터졌을 때 근육 운동의 중요성을 알았다. 필라테스를 하다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바꿨다. 주변 근육이 탄탄해야 관절도 튼튼했다. 달리면서도 부상을 방지하려면 보강 운동이 필요하다. 웨이트트레이닝을 체계적으로 한 게 도움이 됐다”고 했다. 달리며 근육 운동까지 하니 체지방은 빠지고 근육량이 늘어 몸매가 탄탄하게 바뀌었다. 체지방 18%를 유지하고 있다.김 대표가 웨이트트레이닝을 꾸준히 하는 것은 부상 없이 달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모든 운동이 다 그렇듯 부상 방지를 위한 보강 운동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마라톤하는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지구력 훈련만 하는 데 그럼 몸에 이상이 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 많이 달리면 심폐지구력과 자주 사용하는 하체 근육 등은 발달하지만 상대적으로 몸의 가동능력이 떨어진다. 가동능력은 유연성이라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근육과 관절이 움직일 수 있는 범위다. 워밍업과 정리운동을 잘 해줘야 한다.대부분의 마스터스마라토너들이 스트레칭 체조나 관절 돌리기 등을 제대로 하지 않고 달리기 시작한다. 장거리를 달리거나 심한 운동을 한 뒤에도 정리운동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태가 반복되면 몸에 불균형이 오게 되고 운동의 역효과가 나타난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했는데 몸이 더 피곤해지고 운동도 지지부진해진다. 하체와 상체, 복근 등 코어 근육도 키워야 하고, 발 장딴지 팔 등 잔근육도 키워야 부상을 막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워밍업과 정리운동을 제대로 하면서 웨이트트레이닝도 추가해서 한다면 큰 무리 없이 달리기를 즐길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김 씨는 올해부터는 트레일러닝 대회에도 자주 출전할 계획이다. 올 첫 대회가 4월 4일부터 6일까지 전북 장수에서 열리는 장수트레일레이스 38km다. 70km 대회도 있는데 차근차근 거리를 늘릴 생각이다.“사실 저에게 운동의 주목적은 살 빼기였어요. 아이 둘을 낳아서 키우며 살이 쪘고, 권투를 하면서 10kg을 감량한 뒤 유지하고 있죠. 이 상태를 유지하려면 운동을 안 하면 안 되잖아요. 달리면서 운동은 도전이 됐어요. 지난해 11월 트레일러닝 대회에서 5위를 하면서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어요. 이젠 자주 대회에 출전해 기록을 단축하고 싶어요. 동아마라톤에서는 꼭 서브포 할 겁니다.”이렇게 열심히 달리는 그를 가족들도 응원한다. 김 씨는 “두 아들이 있는데 첫째는 올해 대학생, 둘째는 고교 1학년이 된다. 다 커서 그런지 이제 엄마 도움 없이도 잘 한다. 아이들이 엄마도 스트레스 풀며 건강 관리해야 하는 것을 알고 있어 늘 박수 쳐 주고 있다”고 했다.김 씨는 매일 새벽과 저녁으로 나눠 달리기와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주말엔 대회에 참가하지 않으면 오들로 프로젝트에 참가하거나 동호회 활동을 한다. 산이나 도로에서 오래 달린다.“트레일러닝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사막 등 오지를 달리는 분들도 많이 만나면서 저도 영감을 받았어요. 특히 사하라사막 마라톤 등 전 세계 극지 마라톤을 여러 차례 달려 그랜드슬램을 기록한 유지성 OSK 대표님은 대단했어요. 저도 다양한 도전을 하고 싶어요.”김 씨는 전국은 물론 전 세계 마라톤 및 트레일러닝 대회에 도전할 계획이다. 지구촌 각지를 달리며 여행도 하고 건강도 챙기는 삶, 그의 인생 목표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5-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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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최고의 대회에서 마라톤 첫 풀코스 도전… 심장이 뛰어요”

    미술 작가인 김재흔 씨(46)는 16일 열리는 2025 서울마라톤 겸 제95회 동아마라톤에서 42.195km 풀코스에 출전한다. 지난해 다른 대회에서 하프코스는 1시간 58분대에 완주했지만 풀코스는 첫 도전이다. “동아마라톤이 마스터스 마라토너들에게 최고의 대회로 꼽혀 긴장도 되고 설렌다”고 했다. 그는 젊었을 때부터 다이어트와 건강을 위해 에어로빅체조, 필라테스, 권투, 자전거, 등산 등 다양한 운동을 했지만 “이젠 달릴 때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원래 실내에서 하는 운동을 좋아했는데 지인의 권유로 2023년 2월 대한민국 100대 명산 완등 도전을 시작했어요. 약 두 달 뒤 지인들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달리기도 접했죠. 처음엔 도로를 달렸고 나중에 산을 뛰었죠. 도로는 속도감을 즐긴다고 할까요. 한강 공원, 바닷가 그리고 도심을 달리는 재미가 좋았어요. 산은 완전히 색다른 느낌이었죠. 특히 내리막을 달릴 때 공중으로 붕 뜬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너무 좋더라고요.” 100대 명산은 75좌까지 올랐다. 종주의 매력에 빠져 지인들과 지리산 화대종주(화엄사에서 대원사까지 약 47km)와 불수사도북(불암산 수락산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 약 43km)을 완보했다. 덕유산 육구종주(육십령∼무주 구천동) 약 32km도 걸었다. 그는 “나무와 꽃, 풀 등을 보며 자연 속을 누비는 게 너무 좋았다”고 했다. 지난해 5월 인천 계양산에서 열린 OSK(아웃도어스포츠코리아) 주최 여성 트레일러닝대회 10km를 달리면서 산악 마라톤에도 빠졌다. 지난해 11월 오들로 북한산 트레일레이스 17km도 완주했다. 이 대회 17km 부문에서 2시간 47분을 기록해 여자 5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는 “솔직히 그렇게 잘 달릴 줄 몰랐다. 너무 뿌듯했다. 평소 운동을 꾸준히 했고, 등산한 것도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그 대회 주최사가 트레일러닝 초보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해 1년 뒤 북한산 둘레길 65km를 완주하는 프로젝트에도 선발돼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엔 계양산 둘레길을 반바지 차림으로 달리는 OSK 으르렁으르런도 달렸다. 달리기 시작하면서 달린 지 2주년에 맞춰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번에 동아마라톤에 출전하는 이유다. 동아마라톤 풀코스 출전 자격을 획득하기 위해 지난해 하프코스를 1시간 58분에 완주했다. 하프코스 2시간 12분 미만 기록증이 없으면 풀코스 참가 신청을 할 수 없다. 최근 몇 년간 순식간에 참가 접수가 마감돼 마스터스 마라토너 사이에서 ‘하늘의 별 따기’라고까지 소문난 동아마라톤 풀코스에 지난해 6월 참가 신청을 마친 뒤에는 다시 도로를 열심히 달리고 있다. 혼자 42km를 여러 차례 달렸다. 친구들과 집에서 가까운 서울 목동운동장 400m 트랙을 100바퀴 뛰기도 했다. 풀코스를 쉽게 완주하려면 한 달에 1∼2차례 30km 이상을 달려야 한다. 비나 눈이 와도 달렸다. 그는 “첫 도전에 서브포(4시간 이내 완주)로 완주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최근 들어 이렇게 많이 달리고 있는데도 아직 큰 부상은 없다. 2년 전 시작한 웨이트트레이닝 덕분이다. 김 씨는 “솔직히 근육 운동을 좋아하진 않았다. 권투를 하다가 경추 디스크가 터졌을 때 근육 운동의 중요성을 알았다. 주변 근육이 탄탄해야 관절도 튼튼하다. 달리면서도 부상을 방지하려면 보강 운동이 필요하다. 웨이트트레이닝을 체계적으로 한 게 도움이 됐다”고 했다. 달리며 근육 운동까지 하니 체지방이 빠지고 근육량이 늘어 몸매가 탄탄하게 바뀌었다. 체지방 18%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트레일러닝 대회에도 자주 출전할 계획이다. 올 첫 대회가 4월 4일부터 6일까지 전북 장수에서 열리는 장수트레일레이스 38km다. 70km 대회도 있는데 차근차근 거리를 늘릴 생각이다. “사실상 저에게 운동의 주목적은 살 빼기였어요. 달리면서는 운동은 도전이 됐죠. 지난해 11월 트레일러닝 대회에서 5위를 하면서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어요. 이젠 자주 대회에 출전해 기록을 단축하고 싶어요. 동아마라톤에서는 꼭 서브포 할 겁니다.” 김 씨는 트레일러닝 대회뿐만 아니라 마라톤 대회에도 계속 도전할 계획이다. 전국 각지를 여행하고 달리며 건강도 챙기는 삶이 즐겁다.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yjongk@donga.com}

    • 2025-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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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이클 하나로 운동과 여행, 맛집 탐방까지 한번에”[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시작은 산악자전거(MTB)였다. 이윤재 씨(42)는 취업 준비를 하던 2010년 MTB를 타기 시작했다. MTB를 타고 동네 뒷산을 한두 시간 오르면 스트레스가 날아가고 집중도 잘 됐다. 이듬해 취업한 뒤엔 회사 사이클동호회에 가입해 로드사이클을 탔다.“외국산 오토바이를 수입하는 회사에 취직했는데 그 회사에는 자전거 사업부가 따로 있었어요. 사이클동호회도 있었죠. 제가 MTB를 탔다고 하니 선배들이 ‘이제 로드사이클로 바꿔서 타 봐라’고 했고, 그때부터 쭉 사이클을 타고 있어요.”MTB는 임도를 달리거나, 산속의 오르막 내리막을 달리며 스릴을 만끽한다면, 사이클은 도로에서 속도감을 즐긴다. 이 씨는 “MTB도 좋지만 사이클이 내 적성에 맞았다”고 했다. 주로 주말에 탔고, 집(인천 부평구)에서 회사(서울 서초구)까지 출퇴근할 때 타기도 했다. 편도 약 50km로 주 2~3회 정도 사이클로 출퇴근했다. 그는 “집에서 굴포천을 따라 아라뱃길로 나가 한강을 타는 재미가 쏠쏠했다”고 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500km 종주에도 도전했다.“회사가 서울-부산 장거리 라이딩 행사를 마련해서 참여하게 됐죠. 하루 300km와 200km 달리는 행사였죠. 솔직히 죽을 만큼 힘들었는데 종주하고 나서는 날아갈 듯 기뻤죠. 그래도 너무 힘들어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도 4번 도전해 2번 성공했어요.”회사 다니면서 친구랑 부업도 했었다. 숙박플랫폼 에어비앤비에 숙소(객실)를 제공하는 사업이었는데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확산되는 바람에 별 재미를 보지 못하고 바로 접었다. 그다음 시작한 게 친구 장인이 생산하는 액젓을 새롭게 브랜딩해서 파는 사업이었다. 힘은 들었지만 성과는 좋았다. 2021년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에 집중했다. 집을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으로 옮겼고, 그때부터 스트레스를 받으면 서울 업힐(오르막) 라이딩 명소인 남산과 북악스카이웨이를 올랐다.“사업이 그나마 잘 됐지만 쉽지만은 않았죠. 저희가 전북 부안에 내려가 젓갈을 담아서 포장까지 해야 했죠.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었어요. 그럴 때 저는 사이클 타고 주로 남산을 올랐어요.”“출발점을 어디로 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남산은 오르막이 약 2km, 북악스카이웨이는 약 2.6km 정도 됩니다. 사이클 타고 올라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 거리를 쉬지 않고 오르기는 쉽지 않아요. 심장이 터질 것 같고, 다리 근육도 찢어질 것 같은 고통이 느껴지죠. 중간에 멈추고 싶다는 숱한 유혹이 찾아옵니다. 그것을 참고 정상에 올랐을 때 느끼는 기분은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몰라요. 남산을 오르는 그 순간 머릿속엔 다른 어떤 생각도 없어요. 오직 멈추지 않고 오르겠다는 생각만 있죠. 그렇게 오르면 온갖 스트레스는 딴 세상에 가 있습니다.”사이클 업힐 라이딩은 코어 근육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 사이클이 유산소운동으로 알려졌지만 근육단련에도 큰 도움이 된다. 사이클을 타다 보면 오르막과 내리막을 달려야 하는데 오르막을 오를 땐 하체와 복근, 상체 등 전신의 근육을 단련시킨다. 이런 이유로 라이더들은 남산과 북악스카이웨이 등 2~3km를 계속 오르는 업힐 라이딩을 즐긴다. 전국, 특히 경기 강원 쪽에 업힐 라이딩 유명 코스가 많다. 허리가 좋지 않은 사람들도 사이클을 타고난 뒤 허리 부근 근육이 좋아져 통증이 사라졌다는 사례도 많다. 특히 사이클 등 자전거는 무릎 등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유산소 무산소 운동이 돼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좋은 운동으로 알려져 있다.이 씨는 지난해 10월 친구들과 함께 하던 사업에서도 떨어져 나왔다. 그는 “솔직히 매일 똑같은, 다람쥐 쳇바퀴 도는 삶을 벗어나고자 회사를 그만뒀는데, 결국 똑같은 상황이 됐다”고 했다.“제가 좀 주체적으로 살고 싶었어요. 대학 다닐 때부터 저의 의지로 살지 못했다는 생각을 했어요. 회사도 사업도 마찬가지였어요. 어느 순간이 되면 다람쥐 쳇바퀴 도는 삶이 돼 있더라고요. 그런 생각이 드는 순간 사는 게 재미가 없어졌죠. 뭐 어떤 일을 하든 다 마찬가지겠지만 좀 더 자유롭고, 주체적인 삶을 찾아보고 싶었죠.”자신에게 즐거움을 안겨주는 사이클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사이클 명소 남산에 ‘카페 유어 페이스’란 카페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는 “사이클을 타거나, 달리거나, 등산하는 사람들이 편하게 와서 차 한잔 마시며 쉴 수 있는 공간”이라고 했다.“뭐 돈을 벌겠다면 다른 일을 해야겠죠. 저랑 같이했던 친구들은 아직도 사업 잘하고 있어요. 전 제가 좋아하는 사이클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있습니다. 혼자, 혹은 단체로 오는 분들이 차 한잔 마시며 쉬어 가는 곳입니다. 혼자 오신 분들에겐 제가 일부러 질문을 많이 해요. 일단 사이클을 타는 사람들은 공동 취미가 있어 할 얘기가 많아요. 개인적인 얘기도 하죠. 그렇다 보니 세상에 참 재밌게 사는 분들이 많더라고요.”이 씨는 한때 너무 바빠 사이클 탈 시간이 없어 짬을 내 달리기를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무릎에 통증이 와서 그만뒀다. 그는 “사이클은 아무리 타도 무릎에 이상이 없었다. 평생 스포츠를 꼽자면 사이클 타기가 최고”라며 웃었다.최근 사이클 타다 다치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 이 씨는 “욕심을 버려야 다치지 않는다”고 했다. 그도 6년 전 사이클 타다 다친 적이 있다. 그는 “내리막길에서 너무 속도를 내는 바람에 코너를 돌지 못해 미끄러진 적이 있다. 옷도 다 찢어지고 찰과상도 입었다. 사고는 결국 욕심의 문제”라고 했다. 날씨가 좋으면 출퇴근을 사이클로 한다. 집(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을 나서 중랑천을 따라 한강을 달린다. 한남나들목으로 나와 국립극장 앞으로 해서 남산을 오른다. 국립극장 바로 위가 실질적인 남산 오르막길이 시작되는 곳이다. 대부분의 라이더들은 이곳에서 잠시 숨을 고른 뒤 본격적인 업힐 라이딩을 시작한다. 출근할 땐 한번 오르지만 2~4차례 오를 때도 있다. 집에서 카페(용산구 후암동)까지 약 15km로 1시간 정도 걸린다. 지난해부터 사이클동호회 뚜낭(뚜르드낭만)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회사, 사업하느라 동호회 활동은 처음이었다.“죽기 살기로 사이클을 타는 게 아니라 경치를 감상하며 좋은 곳까지 가서 맛난 것도 먹고, 수다도 떨고 오는 동호회입니다. 사이클은 단순한 운동 도구가 아닙니다. 사이클 하나로 운동과 여행, 맛집 탐방을 한 번에 할 수 있죠. 너무 좋지 않나요?”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5-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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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사이클 타고 남산 오르면 스트레스가 한 방에 날아가요”

    이윤재 씨(42)는 취업 준비를 하던 2010년 산악자전거(MTB)를 타기 시작했다. MTB를 타고 동네 뒷산을 한두 시간 오르면 스트레스가 날아가고 집중도 잘 됐다. 이듬해 취업한 뒤엔 회사 사이클동호회에 가입해 로드사이클을 탔다. “외국산 오토바이를 수입하는 회사에 취직했는데 그 회사에는 자전거 사업부가 따로 있었어요. 사이클동호회도 있었죠. 제가 MTB를 탔다고 하니 선배들이 ‘이제 로드사이클로 바꿔서 타 봐라’고 했고, 그때부터 쭉 사이클을 타고 있어요.” MTB가 임도를 달리거나, 산속의 오르막 내리막을 달리며 스릴을 만끽한다면 사이클은 도로에서 속도감을 즐긴다. 이 씨는 “MTB도 좋지만 사이클이 내 적성에 맞았다”고 했다. 주로 주말에 탔고, 집(인천 부평구)에서 회사(서울 서초구)까지 출퇴근할 때 타기도 했다. 편도 약 50km 거리를 주 2∼3회 정도 사이클로 출퇴근했다. 그는 “집에서 굴포천을 따라 아라뱃길로 나가 한강을 타는 재미가 쏠쏠했다”고 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500km 종주에도 도전했다. “회사가 서울-부산 장거리 라이딩 행사를 마련해서 참여하게 됐죠. 하루 300km와 200km 달리는 행사였죠. 솔직히 죽을 만큼 힘들었는데 종주하고 나서는 날아갈 듯 기뻤죠. 그래도 너무 힘들어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도 4번 도전해 2번 성공했어요.” 4년 전 회사를 그만두고 친구들과 사업을 시작했다. 친구 장인이 생산하는 액젓을 새롭게 브랜딩해서 파는 사업이었다. 힘은 들었지만 성과는 좋았다. 집을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으로 옮겼고, 그때부터 스트레스를 받으면 서울 업힐(오르막) 라이딩 명소인 남산과 북악스카이웨이를 올랐다. “출발점을 어디로 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남산은 오르막이 약 2km, 북악스카이웨이는 2.6km 정도 됩니다. 사이클을 타고 올라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 거리를 쉬지 않고 오르기는 쉽지 않아요. 심장이 터질 것 같고, 다리 근육도 찢어질 것 같은 고통이 느껴지죠. 중간에 멈추고 싶다는 숱한 유혹이 찾아옵니다. 그것을 참고 정상에 올랐을 때 느끼는 기분은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몰라요. 남산을 오르는 그 순간 머릿속엔 다른 어떤 생각도 없어요. 오직 멈추지 않고 오르겠다는 생각만 있죠. 그렇게 오르면 온갖 스트레스는 딴 세상에 가 있습니다.” 이 씨는 지난해 10월 친구들과 함께하던 사업에서도 떨어져 나왔다. 그는 “솔직히 매일 똑같은, 다람쥐 쳇바퀴 도는 삶을 벗어나고자 회사를 그만뒀는데, 결국 똑같은 상황이 됐다”고 했다. 자신에게 즐거움을 안겨주는 사이클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사이클 명소 남산에 ‘카페 유어 페이스’란 카페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는 “사이클을 타거나, 달리거나, 등산하는 사람들이 편하게 와서 차 마시며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했다. “뭐 돈을 벌겠다면 다른 일을 해야겠죠. 제가 좋아하는 사이클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있습니다. 혼자, 혹은 단체로 오는 분들이 차 한잔 마시며 쉬어 가는 곳입니다. 혼자 오신 분들에겐 제가 일부러 질문을 많이 해요. 사이클 얘기도 하고, 개인적인 얘기도 하고…. 세상에 참 재밌게 사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이 씨는 한때 너무 바빠서 사이클 탈 시간이 없어 짬을 내 달리기를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무릎에 통증이 와서 그만뒀다. 그는 “사이클은 아무리 타도 무릎에 이상이 없었다. 평생 스포츠를 꼽자면 사이클 타기가 최고”라며 웃었다. 날씨가 좋으면 출퇴근을 사이클로 한다. 중랑천을 따라 한강을 달린다. 한남 나들목으로 나와 국립극장 앞으로 해서 남산을 오른다. 국립극장 바로 위가 실질적인 남산 오르막길이 시작되는 곳이다. 대부분의 라이더들은 이곳에서 잠시 숨을 고른 뒤 본격적인 업힐 라이딩을 시작한다. 출근할 땐 한 번 오르지만 2∼4차례 오를 때도 있다. 지난해부터 사이클동호회 뚜낭(뚜르드낭만)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사내 동호회가 아닌 일반 동호회 활동은 처음이었다. “죽기 살기로 사이클을 타는 게 아니라 경치를 감상하며 좋은 곳까지 가서 맛난 것도 먹고, 수다도 떨고 오는 동호회입니다. 사이클은 단순한 운동 도구가 아닙니다. 사이클 하나로 운동과 여행, 맛집 탐방을 한번에 할 수 있죠. 너무 좋지 않나요?”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yjongk@donga.com}

    • 2025-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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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릴 땐 차범근이 된 듯 축구…지금은 공 차는 자체로 행복”[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제 고향이 전북 장수라는 시골이었는데 아이들이 놀 게 없으니 늘 함께 공을 찼어요. 학교 끝나면 운동장에 모여서 해 질 때까지 찼죠. 당시엔 축구공 사는 것도 어려웠죠. 선생님께서 사주시기도 하고, 우리끼리 돈 걷어서 사기도 하고. 축구공 하나 있으면 부러울 게 없었죠. 당시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었죠. 공 찰 땐 우리도 차범근이 됐죠. 공 하나만 있으면 운동장에서나 논두렁에서 즐겁게 뛰어다녔죠. 중고교는 물론 대학 시절에도 축구했고, 지금도 공을 차고 있습니다.”이재성 변호사(54·창해종합법률사무소)는 어린 시절부터 축구를 좋아했다. 학창 시절은 물론 군대, 사회생활 하면서도 축구는 늘 그의 곁에 있었다. 지금도 매주 일요일 월계축구회 회원으로 녹색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이 변호사는 고교 3학년 대학입시를 앞두고 급성 간염에 걸려 2개월간 병원에 입원해야 했다. 시험 준비를 제대로 못 했고, 결국 재수해서 대학에 진학했다. 그때 “건강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대학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운동하기 위해 유도부에 가입했다. 매일 체계적이고 규칙적으로 운동했다”고 했다. 유도하면서 체력이 좋아졌다. 친구들과 공도 찼다. 군대 제대한 뒤에는 팀을 만들어 활동했다.“1996년 제대하고 복학했더니 대학 동아리 대회가 있더라고요. 당시 성균관대 법대에는 동아리 축구팀이 없었죠. 제가 ‘당대 제일’이란 팀을 만들어 대회에 출전했어요. 12명을 간신히 모아서 나갔는데 우승했어요. 그때부터 성균관대 교내 축구대회는 우리가 거의 다 휩쓸었어요. 1999년 사법고시 2차 시험을 한 달 남겨두고도 후배들하고 출전해 우승했습니다.”변호사가 된 뒤 서울변호사회 축구단인 ‘서로(Seoul Lawyers) 축구단’에 가입해 공을 차는 등 다양한 클럽에서 활동했다. 월계축구회는 2012년 만났다.“제가 축구를 좋아하다 보니 당시 로펌에서 축구와 관련된 업무를 많이 맡았어요. 그때 변석화 험멜코리아 회장이자 당시 대학축구연맹 회장을 만났습니다. 우리 로펌 고객이셨거든요. 우연한 기회에 식사하다 제가 축구를 좋아한다고 하니 ‘그럼 월계축구회에 한번 나와 봐라’라고 해서 나간 게 지금까지 이어지게 됐죠.”변 회장이 1974년 창단해 역사가 50년이 넘은 월계축구회는 가입 조건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수습 기간도 있다. 이 변호사는 “회원이 딱 40명이기 때문에 결원이 생길 때 충원하는데 축구 실력을 포함해 다양한 평가를 한 뒤 가입시킨다. 회원이 되면 모든 회원이 가족처럼 지낸다. 일요일 축구는 매번 참석해야 하며, 모든 경조사 참석도 기본이다”고 했다. 이렇게 축구를 즐기다 보니 ‘축구 좀 아는 변호사’로 통해 프로축구 K리그1(1부 리그) 전북 현대와 대학축구연맹 고문 변호사도 지냈다. 월계축구회는 1974년 당시 열두 살이던 변석화 회장이 서울 노원구 월계동에서 친구들과 모여 만든 축구클럽이다. 축구를 좋아하는 아이들 20여 명이 매일 아침 동네 공터나 학교 운동장에 모여 공을 찼다. 또래 축구팀이 없어 대학생 형들이나 조기 축구팀 아저씨들과도 경기했다. 어렸지만 당당했다. 또래 아이들이 성인이 된 1980년대에도 이들의 축구는 계속됐다. 1986년 양지축구클럽 주최 직장축구대회 우승, 1987년 새마을화천조기청년회 주최 축구대회 우승 등 조기축구계에서 이름을 날렸다.축구 선수 출신들도 회원이다 보니 월계축구회를 거쳐 간 스타플레이어도 많았다. ‘왼발의 달인’ 하석주 아주대 감독, ‘박지성의 스승’ 이학종 전 수원공고 감독, 안종관 전 여자축구대표팀 감독이 월계축구회에서 축구했다. 학창 시절 선배들을 따라 주말에 월계축구회에서 경기했던 것이다. 이들은 지금도 가끔 월계축구회에 나와 공을 찬다.이 변호사는 2015년부터는 배드민턴도 치기 시작했다. 매주 일요일 축구를 잘하려면 체력이 있어야 하는데 따로 시간을 내 운동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선택한 게 배드민턴이다. 집 근처(서울 강북구) 서울미양초교 체육관에서 모여 운동하는 솔샘배드민턴클럽에 가입해 매주 평일 저녁 2~3일 배드민턴을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쳤다. 배드민턴은 운동량이 상당했다. 이 변호사는 “배드민턴 한 게임만 해도 땀을 뻘뻘 흘린다. 온몸을 쓰는 전신 운동이라 체력이 향상됐고, 축구도 더 잘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배드민턴은 일반적으로 1시간에 300~500칼로리를 소비한다. 좁은 코트(단식의 경우 13.4m X 5.18m)에서 셔틀콕 하나를 때리지만 전후좌우 움직임이 많고, 헤어핀 하이클리어 스매싱 등 다양한 기술을 구사하기 때문에 운동량이 많다. 이렇다 보니 최고의 다이어트 스포츠로 불리기도 한다.“월계축구회는 선수 출신들도 많아요. 그래서 조금만 관리를 소홀히 하면 함께 공 차기 힘들어요. 실력 및 체력이 안 되면 경기에 출전을 못 할 수도 있어요. 배드민턴 치며 매주 공을 차니 아직 버티고 있어요. 또 체력이 부족하다고 느끼면 시간을 내 조깅도 합니다. 이젠 한 주라도 공을 차지 않으면 몸이 찌뿌둥해 컨디션이 좋지 않아요. 또 그 주에 받은 스트레스가 있을 때 공을 차면 날아가는데 그렇지 않으면 계속 머릿속에 남아 있어요. 저에겐 축구가 만병통치약입니다.”이 변호사는 매주 일요일 25분씩 3쿼터 이상을 소화하고 있다. 대학 시절 포지션은 스트라이커. 월계축구회에선 수비부터 미드필더, 공격까지 다 소화해야 한다. 출석 회원이 많다 보니 경기 때마다 포지션을 바꿔가며 플레이한다. 그는 “월계축구회는 모든 선수가 멀티플레이어”라고 했다.요즘 가장 조심하는 것은 부상이다. 그는 “언젠가 발목 인대를 다친 적이 있는데 한 3개월 운동하지 못하니 다리 근육이 다 빠졌다. 그것을 회복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다치면 축구를 못하고, 그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래서 다치지 않고 축구하는데 신경을 많이 쓴다”고 했다.월계축구회는 국내 생활 축구 대회엔 출전하지 않는다. 대신 매년 마카오에서 열리는 국제 친선대회에는 출전한다. 중국과 일본, 홍콩 태국, 마카오 등이 출전하는 친선대회다. 월계축구회가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출전했고, 이 변호사도 6차례 함께 나갔다.“요즘 이런 생각을 많이 해요. 어릴 때는 그냥 공만 차도 즐거웠다면, 지금은 축구하면서 정말 행복하다는 것을 새삼 느껴요. 50세 중반의 나이에 이렇게 건강하게 공을 찰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 아닌가요. 계속 몸 관리 잘해 평생 주말엔 축구할 겁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5-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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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어릴 적부터 한 축구… 한 주만 건너뛰어도 몸이 찌뿌둥”

    이재성 변호사(54·창해종합법률사무소)는 어린 시절부터 축구를 좋아했다. 학창 시절은 물론 군대, 사회생활 하면서도 축구는 늘 그의 곁에 있었다. 지금도 매주 일요일 월계축구회 회원으로 녹색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제 고향이 전북 장수라는 시골이었는데 어렸을 때 아이들이 놀 게 없으니 늘 함께 공을 찼어요. 당시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었죠. 공 찰 땐 우리도 차범근이 됐죠. 공 하나만 있으면 운동장에서나 논두렁에서 즐겁게 뛰어다녔어요. 공 차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죠. 중고교는 물론 대학 시절에도 축구 했고, 지금도 공을 차고 있습니다.” 이 변호사는 고교 3학년 대학입시를 앞두고 급성 간염에 걸려 2개월간 병원에 입원해야 했다. 시험 준비를 제대로 못 했고, 결국 재수해서 대학에 진학했다. 그는 “그때 건강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대학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운동하기 위해 유도부에 들었다. 매일 체계적이고 규칙적으로 운동했다”고 했다. 유도하면서 체력이 좋아졌다. 물론 친구들과 공도 찼다. 군대 제대한 뒤엔 팀을 만들어 본격적으로 활동했다.“1996년 제대하고 복학했더니 대학 동아리 축구대회가 있더라고요. (당시 재학 중인) 성균관대 법대엔 축구 동아리가 없었죠. 제가 ‘당대 제일’이란 팀을 만들어 대회에 출전했어요. 12명을 간신히 모아서 나갔는데 우승했죠. 그때부터 교내 축구대회는 우리가 거의 다 휩쓸었어요. 1999년 사법시험 2차 시험을 한 달 남겨두고도 후배들하고 출전해 우승했죠.” 변호사가 된 뒤 서울변호사회 축구단인 ‘서로(Seoul Lawyers) 축구단’에 가입하는 등 다양한 클럽에서 활동했다. 월계축구회는 2012년 만났다.“제가 축구를 좋아하다 보니 당시 로펌에서 축구와 관련된 업무를 많이 맡았어요. 그때 변석화 험멜코리아 회장이자 당시 대학축구연맹 회장을 만났습니다. 우리 로펌 고객이셨거든요. 우연한 기회에 식사하다 제가 축구를 좋아한다고 하니 ‘그럼 월계축구회에 한번 나와 봐라’ 해서 나간 게 지금까지 이어지게 됐어요.” 변 회장이 1974년 창단한 월계축구회는 가입 조건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수습 기간도 있다. 이 변호사는 “회원이 딱 40명이기 때문에 결원이 생길 때 충원하는데 축구 실력을 포함해 다양하게 평가한 뒤 가입시킨다. 회원이 되면 회원들끼리 가족처럼 지낸다. 일요일 축구는 매번 참석해야 하며, 모든 경조사 참석도 기본이다”라고 했다. 이렇게 축구를 즐기다 보니 ‘축구 좀 아는 변호사’로 통해 프로축구 K리그1(1부 리그) 전북 현대와 대학축구연맹 고문 변호사도 지냈다. 2015년부터는 배드민턴도 치기 시작했다. 매주 일요일 축구를 잘하려면 체력이 있어야 했다. 그래서 선택한 게 배드민턴이다. 집(서울 강북구) 근처 서울미양초교 체육관에 모여 운동하는 솔샘배드민턴클럽에 가입해 매주 평일 2, 3일 1시간 30분 이상 배드민턴을 쳤다. 배드민턴은 운동량이 상당했다. 이 변호사는 “배드민턴 한 게임만 해도 땀을 뻘뻘 흘린다. 온몸을 쓰는 전신 운동이라 체력이 향상됐고, 축구도 더 잘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월계축구회는 선수 출신들도 많아요. 그래서 조금만 관리를 소홀히 하면 함께 공 차기 힘들어요. 실력 및 체력이 안 되면 경기에 아예 출전을 못 할 수도 있어요. 배드민턴 치며 매주 공을 차니 아직 버티고 있어요. 또 체력이 부족하다고 느끼면 시간을 내 조깅합니다. 이젠 한 주라도 공을 차지 않으면 몸이 찌뿌둥해 컨디션이 좋지 않아요. 또 그 주에 받은 스트레스가 있을 때 공을 차면 날아가는데 그러지 않으면 계속 머릿속에 남아 있어요. 저에겐 축구가 만병통치약입니다.” 이 변호사는 매주 일요일 25분씩 3게임 이상을 소화하고 있다. 대학 시절 포지션은 스트라이커. 월계축구회에선 수비부터 미드필더, 공격까지 다 소화해야 한다. 회원이 많다 보니 경기 때마다 서로 포지션을 바꿔 가며 플레이한다. 그는 “월계축구회는 모든 선수가 멀티플레이어”라고 했다.“요즘 이런 생각을 많이 해요. 어릴 때는 그냥 공만 차면 즐거웠다면, 지금은 축구 하며 정말 행복하다는 것을 새삼 느껴요. 쉰 살 넘어서 이렇게 건강하게 공을 찰 수 있는 것 자체가 행복 아닌가요. 계속 몸 관리 잘해 평생 주말 축구 할 겁니다.”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yjongk@donga.com}

    • 2025-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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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레일러닝은 인생…완주하면 삶을 한 번 산 것 같아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트레일러닝은 인생하고 똑같아요. 트레일러닝 대회는 정해진 시간 안에 완주해야 합니다. 반나절이나 하루를 달리다 보면 인생을 한 번 산 느낌이죠. 출발은 희망차게 하고, 중간에 너무 힘들어 때려칠까 고민도 하죠. 참고 가다가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 다시 힘이 나죠. 그리고 완주했을 땐 ‘오늘도 내가 해냈구나’ 하면서 제 자신에게 놀라며 희열을 느끼죠.”변호사인 김가연 X(구 트위터코리아) 대외협력 상무(44)는 지난해 5월 산을 달리는 트레일러닝을 시작해 1년도 안 돼 100km 이상 완주에 처음 도전하고 있다. 2월 15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뉴질랜드의 온천 관광지인 로토루아에서 열리는 타라웨라 울트라트레일 102km에 출전했다. 그는 산을 달리는 트레일러닝에 푹 빠졌다. “전 내려올 걸 왜 올라가냐며 등산을 싫어했어요. 그런데 친구가 살을 빼자며 서울 청계산을 오르자고 해서 따라갔는데 별로 힘들지 않더라고요. 그래도 한 달에 한두 번 친구랑 서울에서 가까운 산을 오르는 수준이었죠.”2020년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재택근무를 하면서 살이 많이 쪘다. 한강 등 공원 및 시내 걷기는 좋아했지만 등산은 싫어했다. 친구 따라 산을 오른 게 2021년이었다. 2022년엔 불어난 체중을 더 이상 방치하면 안 될 것 같아 피트니스센터에 등록해 주기적으로 PT(개인지도)를 받았다. 김 상무는 “다이어트를 제대로 하고 싶어 보디프로필반을 선택했다. 주기적으로 보디프로필을 찍으려면 운동을 열심히 해야 한다. 매주 2~3회 PT를 받으며 웨이트트레이닝을 했다”고 했다.“운동을 제대로 하다 보니 주말에는 친구랑 청계산을 오르거나 한강을 달리게 됐죠. 그렇게 2년 정도 지내다 지난해 초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생겼어요. 우울증에 무기력증까지 겪게 됐죠. 겨울이라 운동도 등한시하고 집 밖에도 잘 안 나갔어요. 우연히 리즈 위더스푼 주연의 와일드란 영화를 봤는데 주인공이 지난날의 슬픔을 극복하고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수천km의 PCT를 걷는 겁니다. 저도 걷고 싶어졌어요.”PCT(Pacific Crest Trail)는 멕시코 국경에서 캐나다 국경까지 4300km를 말한다. 김 상무는 가장 먼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알아봤다. 800km라 최소 한 달이 소요돼 포기했다. 그러다 찾은 게 일본 구마노(熊野) 고도(古都) 순례길. 1000년이 넘는 307km 옛길 코스다. 김 상무는 지난해 2월 4박 5일 코스를 다녀왔다. 그는 “산악지대를 하루 20~30km 걷는 코스를 남자들보다도 빠른 속력으로 걸었다. 대 자연 속에서 걸으며 정신적인 안정도 되찾았다”고 했다.트레일러닝은 지난해 4월 처음 접했다. 친구랑 여행 겸 경북 울릉도에서 OSK(Outdoor Sports Korea)가 주최한 트레일러닝 대회 15km에 참가했다. 그는 “등산 복장으로 가서 달리지는 못했다. 하지만 걸으면서 자연 속에서 달리는 스포츠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내게도 잘 맞았다”고 했다. 그는 5월 부산 금정산파워트레일레이스(GPTR) 22km에 참가해 3시간 1분 46초에 완주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트레일러닝에 빠져들었다. GPTR을 주최한 부산 파워트레일러닝(PTR) 클럽에 가입해 훈련했다. 집과 회사는 서울이지만 토요일과 일요일엔 부산까지 찾아가 체계적으로 훈련 받았다.“제가 유일한 서울 정회원이었죠. 그래서 PTR 회칙도 바뀌었어요. 원래는 부산 경남권에서만 회원을 받았는데 전국에서 회원을 받게 됐죠. 감독 코치님들이 마라톤과 산악마라톤쪽에서 경력이 화려한 분들이었죠. 체계적으로 훈련한 뒤 산 달리는 재미를 알게 됐습니다.”김 상무는 6월 원주트레일러닝 살로몬 치악산 28km, 8월 장수 쿨밸리트레일레이스 17km를 완주했고, 9월 초 다이나핏 태백트레일 50km를 11시간 28분 47초, 9월 말에 장수 트레일레이스 38km를 8시간 58분 7초에 달렸다. 10월엔 마라톤을 포함해 3개 대회에 나갔다. 트랜스 제주 50km를 11시간 19분 41초에 완주했고, 울주트레일나인피크대회 2피크에 도전했지만 중도에 컷오프당했다. 김 상무는 이 대회에서 컷오프 당한 다음날 춘천마라톤 42.195km 풀코스에 출전해 4시간 14분 27초에 완주했다. 지난해 11월 40km, 올 1월 30km 트레일러닝도 달렸다.“트레일러닝 대회에 참가하면서 정말 짧은 시간에 압축된 인생의 희열을 느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어요. 그런 측면에서 이 스포츠가 중독성이 있는 것 같아요. 힘겨운 상황이 오면 몸에 도파민과 엔돌핀이 나와서 그 상황을 이기게 만드는 것 같아요. 그러니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든 과정을 겪은 뒤 ‘이젠 다시 출전 하지 않을 거야’라고 마음먹었다가 바로 대회 참가 신청을 하고 있는 저를 발견합니다.”스포츠와 여행이 결합 돼 있는 점도 트레일러닝의 매력이다.“제가 살면서 한국에 이렇게 아름다운 산이 많은지 몰랐어요. 산을 달리면서 이제야 알게 된 것이죠. 트레일러닝을 하지 않았다면 언제 이렇게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돌아다니겠어요. 제 두 발로 그 산들을 달리고 있다는 게 아직도 믿어지지 않아요. 그리고 트레일러닝은 산이든 바닷가 해변이든 그냥 운동화만 있으면 달릴 수 있어요. 그런 자유로움도 너무 좋아요.”김 상무는 매주 웨이트트레이닝 PT를 3회 받고, 주말에 달린다. 부산에 가 훈련받기도 하지만 청계산이나 한강을 달리기도 한다. 주말 대회 출전도 한다. 결국 주 5회 이상은 운동을 하고 있다. 아직 큰 부상은 없다. 전문가들은 체계적인 근육운동을 해 관절 주변 근육을 강화하면 부상 위험이 적다고 권고하고 있다. 뉴질랜드는 김 상무가 고교 및 대학 시절 유학했던 곳이다. 100km 이상 첫 트레일러닝 대회 출전을 뉴질랜드로 잡은 이유기도 하다. 추억을 떠올리며 또 다른 추억을 쌓기 위해 2월 9일 비행기에 올랐다. 타라웨라 울트라트레일은 21km, 50km, 102km, 160km 4부문 코스로 열린다.김 상무가 이 대회에 출전하는 이유는 또 있다. 이 대회는 세계 최고의 트레일러닝 대회인 UTMB(울트라트레일몽블랑) 시리즈로 열리기 때문이다. UTMB는 참가하는 것 자체로 전 세계 트레일러너들이 영광으로 생각하는 대회다. 하지만 참가 자격을 획득하기 어렵다. 타라웨라 울트라트레일에 참가해 완주하면 UTMB 출전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스톤을 받는다.김 상무도 UTMB 출전 꿈을 꾸고 있다. 지난해 트랜스제주 트레일러닝대회에 출전한 이유도 UTMB 스톤을 주기 때문이다. 그는 “내년 목표가 UTMB 100km에 출전하는 것”이라고 했다. UTMB는 본래 대회인 UTMB(176km·상승고도 9900m)와 CCC(101km·상승고도 6050m), OCC(57km·3500m) 등 3코스로 열린다. 추첨 없이 선착순 접수로 참가할 수 있는 종목도 4코스 있다.김 상무는 “운동의 시작은 살을 빼기 위해서였다. 지금은 자연 속을 달릴 때 제일 행복하다”고 했다. 피트니스와 산 달리기로 약 13kg을 감량한 그는 “평생 산을 달리며 즐겁게 살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5-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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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부터 산을 타 내일 트레일러닝 102㎞ 완주에 도전해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변호사인 김가연 X(옛 트위터코리아) 대외협력 상무(44)는 15일부터 이틀간 뉴질랜드의 온천 관광지인 로토루아에서 열리는 타라웨라 울트라트레일 102km를 달린다. 지난해 5월 산을 달리는 트레일러닝을 시작해 1년도 안 돼 100km 이상 완주에 처음 도전한다. 그는 지금 트레일러닝에 푹 빠졌다. “전 내려올 걸 왜 올라가냐며 등산을 싫어했어요. 그런데 친구가 살을 빼자며 서울 청계산을 오르자고 해서 따라갔는데 별로 힘들지 않더라고요. 그래도 한 달에 한두 번 친구와 서울에서 가까운 산을 오르는 수준이었죠.” 2020년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재택근무를 하면서 살이 많이 쪘다. 한강 등 공원이나 시내 걷기는 좋아했지만 등산은 싫어했다. 친구 따라 산을 오른 게 2021년이었다. 2022년엔 불어난 체중을 더 이상 방치하면 안 될 것 같아 피트니스센터에 등록해 주기적으로 PT(개인지도)를 받았다. 김 상무는 “다이어트를 제대로 하고 싶어 보디프로필반을 선택했다. 주기적으로 보디프로필을 찍으려면 운동을 열심히 해야 한다. 매주 2, 3회 PT를 받으며 웨이트트레이닝을 했다”고 했다.“운동을 제대로 하면서 주말에는 청계산을 오르거나 한강을 달리게 됐죠. 그렇게 2년 정도 지내다가 지난해 초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생겼어요. 우울증에 무기력증까지 나타났죠. 겨울이라 운동도 등한시하고 집 밖에도 잘 안 나가게 됐죠. 우연히 리스 위더스푼 주연의 ‘와일드’란 영화를 봤는데 주인공이 지난날의 슬픔을 극복하고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수천 km의 PCT를 걷는 겁니다. 저도 걷고 싶어졌죠.” PCT(Pacific Crest Trail)는 멕시코 국경에서 캐나다 국경까지 이어지는 4300km 트레일을 말한다. 김 상무는 가장 먼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알아봤다. 800km라 최소 한 달이 소요돼 포기했다. 그러다 찾은 게 일본 구마노(熊野) 고도(古都) 순례길. 1000년이 넘은 307km 옛길 코스다. 김 상무는 지난해 2월 4박 5일 코스를 다녀왔다. 그는 “산악지대를 하루 20∼30km씩 남자들보다도 빠른 속력으로 걸었다. 대자연 속에서 정신적 안정도 되찾았다”고 했다. 트레일러닝은 지난해 4월 처음 접했다. 친구와 여행 겸 경북 울릉도에서 열린 트레일러닝 대회 15km에 참가했다. 그는 “등산 복장으로 가서 달리지는 못했다. 걸으면서 자연 속에서 달리는 스포츠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내게도 잘 맞았다”고 했다. 그는 5월 부산 금정산파워트레일레이스(GPTR) 22km에 참가해 3시간1분46초에 완주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트레일러닝에 빠져들었다. GPTR을 주최한 부산 파워트레일러닝(PTR) 클럽에 가입해 훈련했다. 집과 회사는 서울이지만 토요일과 일요일엔 내려가 체계적으로 훈련을 받았다. 김 상무는 6월 원주트레일러닝 살로몬 치악산 28km, 8월 장수 쿨밸리트레일레이스 17km를 완주했고, 9월 다이나핏 태백트레일 50km를 11시간28분47초에 달렸다. 10월엔 마라톤을 포함해 3개 대회에 나갔다. 트랜스 제주 50km를 11시간19분41초에 완주했고, 울주트레일나인피크대회 2피크에 도전했지만 중도에 컷오프 당했다. 춘천마라톤 42.195km 풀코스는 4시간14분27초에 완주했다. 지난해 11월 40km, 올 1월 30km 트레일러닝도 달렸다.“트레일러닝은 인생과 똑같아요. 트레일러닝 대회는 정해진 시간 안에 완주해야 합니다. 반나절이나 하루를 달리다 보면 인생을 한 번 산 느낌이죠. 출발은 희망차게 하고, 중간에 너무 힘들어 때려치울까 고민하죠. 참고 가다가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 다시 힘이 나죠. 그리고 완주했을 땐 ‘오늘도 내가 해냈구나’ 하면서 저 자신에게 놀라며 희열을 느끼죠.” 뉴질랜드는 김 상무가 고교 및 대학 시절 유학했던 곳이다. 100km 이상 첫 트레일러닝 대회 출전을 뉴질랜드로 잡은 이유기도 하다. 추억을 떠올리며 또 다른 추억을 쌓기 위해 9일 비행기에 올랐다. 그는 “운동의 시작은 살을 빼기 위해서였다. 지금은 자연 속을 달릴 때 제일 행복하다”고 했다. 약 13kg을 감량한 그는 “평생 산을 달리며 즐겁게 살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yjongk@donga.com}

    • 2025-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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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력장 13점 소년…예순 중반에 철인3종 철인코스만 7회 완주”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김혁동 김혁동한의원 대표 원장(64)은 학창 시절 관절 류머티즘 때문에 제대로 운동이라는 것을 해본 적이 없었다.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한 그는 철인3종 철인코스(수영 3.8km, 사이클 180km, 마라톤 42.195km)를 7회 완주한 ‘철인’으로 변신했다.“불치병인 폐섬유화증에 걸린 어머니께서 제가 옆에 가면 ‘또 담배 피웠냐?’며 싫어했어요. 그 병 환자들이 냄새에 굉장히 민감하거든요. 그래서 어머니를 위해 담배를 끊었죠. 그랬더니 살이 찌는 겁니다. 한때 90kg 가까이 나갔어요. 고혈압 증세도 나타났죠. 그래서 평생 처음으로 헬스클럽에 등록하게 됐죠.”달리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됐다. 매일 새벽 달렸다. 처음엔 단 2km도 달리지 못했다. 분당검푸마라톤클럽에 가입해 달렸다.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달리니 힘이 됐다. 5km, 10km, 20km 거리를 늘렸다. 그리고 2004년 9월 처음 하프코스를 완주했다.“어머니께서 그해 9월 8일 돌아가셨죠. 제가 건강하게 사는 게 어머니를 위한 마지막 효도라고 생각하고 1주일 뒤인 9월 16일 하프코스에 출전해 1시간 54분에 완주했어요. 그리고 10월 3일 처음 42.195km 풀코스에 도전했고, 4시간 23분에 완주했죠. 그 3주 뒤 다시 풀코스를 완주했어요.”한참 운동에 맛을 들일 무렵 왼쪽 발목에 피로골절이 왔다. 운동을 안 하다 갑자기 해서 무리가 갔던 것이다. 달릴 수 없었다. 운동을 하지 못해 고민하고 있을 때 주위에서 “그럼 자전거를 타라”고 했다. 그래서 산악자전거(MTB)를 탔다. 경기 성남 분당 집에서 서울 송파 한의원까지 출퇴근을 MTB로 했다. 자전거는 또 다른 재미를 줬다. 굳이 두 발로 달리지 않고 페달을 밟아 어디든 갈 수 있었다. 시간 날 때, 주말에도 자전거를 탔다.“어느 날 누가 ‘이제 수영만 하면 철인3종 나갈 수 있겠네’라고 하는 겁니다. 제 앞집에 사는 철인3종 고수 이성엽 씨의 추천으로 2005년 가을부터 서울 송파구 잠실의 안경훈 철인교실에서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죠. 운동을 전혀 못 했던 제가 어느 날 철인3종 완주를 꿈꾸게 된 겁니다.”김 원장은 이른 나이에 관절 류머티즘 진단을 받아 학창시절 체육 및 교련 시간에 운동장 밖 스탠드에서 앉아서 친구들을 지켜봐야 했다. 대학 입시를 앞두고 치른 체력장에서 20점 만점에 최하점수인 13점에 그쳤다. “우리 학교에서 최하점수가 3명 나왔는데 그중 하나가 나”라고 했다.자전거를 타고 수영하면서 자연스럽게 피로골절이 치유됐다. 대체운동 효과로 발목 과사용을 피했기 때문이다. 관절 류머티즘도 사라졌다. 다양한 운동이 무릎에 긍정적인 효과를 줬다. 체중도 77kg을 유지하고 있다.운동은 매일 새벽 6시부터 1시간 30분 한다. 월수금은 수영, 화목은 사이클, 주말엔 마라톤을 한다. 주 6회 이상 훈련했다. 이렇게 강훈련해도 지겹지 않았다. 크로스트레이닝(Cross-Training) 효과 때문이다. 철인3종 종목인 마라톤과 사이클, 수영을 번갈아 하는 것을 크로스트레이닝이라고 한다. 물론 다른 종목을 섞어서 하는 것도 크로스트레이닝이다. 크로스트레이닝은 운동의 즐거움을 더하고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한 종목만 계속 하면 흥미가 떨어지고 어느 순간 운동이 스트레스가 돼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도로 위만 계속 달리면 같은 근육만 반복해서 쓰기 때문에 피로감도 더하고 근육이나 인대에 무리가 갈 수 있다.달리기나 걷기를 하다 무릎 발목에 통증이 온다면 자전거를 타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통증이 오는 이유가 관절의 질병이 아닌 과도한 활동 때문이라면 자전거 타기는 무릎과 발목에 가는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 수영도 좋은 대체운동이다. 몸이 물에 떠서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모든 관절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김 원장은 이 방법으로 자연스럽게 발목 피로골절을 치료한 것이다.원래 크로스트레이닝의 정의는 스포츠나 피트니스 현장에서 다양한 운동으로 몸의 다양한 부위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특정 운동은 특정 근육만 향상시키기 때문이다. 크로스트레이닝은 이런 불균형을 막기 위한 훈련법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마라톤과 사이클을 하게 되면 마라톤이 잘 안될 땐 사이클을 타고, 사이클이 잘 안될 땐 마라톤을 하면 된다.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다양한 종목을 하게 되면 지루함에서 오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고 성취감이 배가 된다. 운동을 지속해서 실천할 가능성도 커진다”고 말한다. 김 교수는 “사이클을 타다 보면 어느 순간 마라톤을 할 때 안 되던 것이 될 수 있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특정 종목에 얽매이다 보면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다른 종목을 할 때 해결될 수도 있다. 이렇게 하다 보면 마라톤과 사이클 두 종목 모두에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김 원장은 2006년 6월 경남 통영철인3종대회 올림픽코스(수영 1.5km, 사이클 40km, 마라톤 10km)에 처음 도전했다. 3시간 56분으로 참가자 중 꼴찌. 3주 뒤 강원 속초대회에서 다시 올림픽코스에 도전해 3시간 43분으로 또 최하위를 기록했다. “제가 찬물 알레르기가 있다는 것을 그때 알게 됐어요. 찬물에만 들어가면 기침이 나오는 겁니다. 기침 때문에 수영을 제대로 하지 못했죠. 물에 들어가는 게 무섭기까지 했어요. 꼴찌 한 이유를 분석해 보니 실력 때문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죠. 그래서 가급적 물이 따뜻할 때 대회에 출전하려고 노력했고 나중엔 적응했죠.”“당시 이래선 안 되겠다며 고민하고 있을 때 지인이 철인3종 동호회 ‘10언더’에 가입을 권유했죠. 10언더는 철인코스를 10시간 이내로 달리는 것을 목표로 함께 훈련하는 동호회입니다. 철인코스를 17시간 이내로 완주하면 ‘철인’ 칭호를 받으니 철인3종 고수들의 집합소죠. 가입해 본격적으로 철인에 도전했습니다.”2006년 9월 인천 영종도 대회에서는 올림픽코스를 3시간 11분에 완주해 꼴찌를 면했다. 2007년 5월 O2(올림픽코스X2)를 6시간 53분에 완주했다. 그리고 그해 8월 제주 국제아이언맨대회에서 14시간 40분에 완주해 철인 타이틀을 획득했다.“8월의 뜨거운 태양 아래 아스팔트를 녹여 버릴 것 같은 열기 속에서 제 몸도 익는 것 같았죠. 달리다 쉬다를 반복하다 결승선이 보일 때 눈물이 났죠. 갑자기 어머니 얼굴이 떠오르는 겁니다. ‘엄마, 엄마’를 외치며 달려 들어갔습니다.”몸이 건강해지면서 환자들도 더 적극적으로 보고 있다. 그는 “내가 추나요법으로 몸을 직접 만지고 주물러 치료하는데 체력이 좋아지면서 더 힘차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손이나 신체 일부분을 이용해 관절과 근육, 인대 등 근골격계질환을 다루는 치료법이다.김 원장은 철인3종하면서 쇄골 2회, 발목 1회 등이 골절돼 병원에 실려 가는 등 크고 작은 사고도 잦았다. 그래도 20년 넘게 달리고 있다. 김 원장은 2023년까지 철인코스만 9회 도전해 7회 완주했다. 최고기록은 201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대회에서 세운 13시간 11분. 마라톤 풀코스는 15회 완주에 최고기록은 2013년 세운 3시간 53분이다.김 원장은 말했다.“시작은 어머니를 위해서였지만 결국 저를 위한 게 됐죠. 제가 철인3종 철인코스를 완주하고 있다는 사실에 제 학창 시절 친구들이 놀라 자빠져요. 저같이 달리는 친구들 하나도 없어요. 그리고 제 자랑을 좀 하자면 제가 철인3종을 시작할 때 저보다 잘하던 친구들 지금 다 사라졌어요.”이제 즐기며 달리는 게 최고의 목표다.“전 꾸준하고 길게 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10언더 회원들하고 같이하는 삶이 좋아요. 제가 실력은 떨어지지만 더 오래 했기 때문에 제 노하우를 전수하며 살고 싶어요. 그러면서 또 도전하고…. 철인코스를 12시간 30분 이내 완주하는 게 목표입니다. 마라톤 풀코스는 3시간 45분 이내에 들어오고 싶습니다. 이렇게 늘 즐기며 도전하는 삶이 행복합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5-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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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어머니 위해 담배 끊고… 철인3종 철인코스만 7회 완주”

    “불치병인 폐섬유화증에 걸린 어머니께선 제가 옆에 가면 ‘또 담배 피웠냐?’며 싫어했어요. 그 병 환자들이 냄새에 굉장히 민감하거든요. 그래서 어머니를 위해 담배를 끊었죠. 그랬더니 살이 찌는 겁니다. 한때 90kg 가까이 나갔어요. 고혈압 증세도 나타났죠. 그래서 평생 처음으로 피트니스센터에 등록하게 됐죠.”2003년이었다. 김혁동 김혁동한의원 대표 원장(64)은 학창 시절 관절 류머티즘 때문에 제대로 운동이라는 것을 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달리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됐다. 매일 새벽 달렸다. 처음엔 단 2km도 달리지 못했다. 분당검푸마라톤클럽에 가입해 달렸다. 함께 달리니 힘이 됐다. 5km, 10km, 20km로 거리를 늘렸다. 그리고 2004년 9월 처음 하프코스를 완주했다.“어머니께서 그해 9월 8일 돌아가셨죠. 제가 건강하게 사는 게 어머니를 위한 마지막 효도라고 생각하고 1주일 뒤인 9월 16일 하프코스에 출전해 1시간 54분에 완주했어요. 그리고 10월 3일 처음 42.195km 풀코스에 도전했고, 4시간 23분에 완주했죠. 3주 뒤 다시 풀코스를 완주했어요.” 한창 운동에 맛을 들일 무렵 왼쪽 발목에 피로골절이 왔다. 운동을 안 하다 갑자기 해서 무리가 갔던 것이다. 달릴 수 없었다. 운동을 하지 못해 고민하고 있을 때 주위에서 “그럼 자전거를 타라”고 했다. 산악자전거(MTB)를 탔다. 경기 성남시 분당 집에서 서울 송파 한의원까지 출퇴근을 MTB로 했다. 자전거는 또 다른 재미를 줬다. 굳이 두 발로 달리지 않고 페달을 밟아 어디든 갈 수 있었다. 시간 날 때, 주말에도 자전거를 탔다.“어느 날 누가 ‘이제 수영만 하면 철인3종 나갈 수 있겠네’라고 하는 겁니다. 제 앞집에 사는 철인3종 고수 이성엽 씨의 추천으로 2005년 가을부터 서울 송파구 잠실의 안경훈 철인교실에서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죠. 운동을 전혀 못 했던 제가 어느 날 철인3종 완주를 꿈꾸게 된 것입니다.” 김 원장은 관절 류머티즘 탓에 학창 시절 체육 및 교련 시간에 운동장 밖 스탠드에 앉아서 친구들을 지켜봐야 했다. 대학 입시를 앞두고 치른 체력장에서 20점 만점에 최하 점수인 13점을 받았다. 자전거를 타고 수영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피로골절은 치유됐다. 대체 운동으로 발목 과사용을 피했기 때문이다. 관절 류머티즘도 사라졌다. 다양한 운동이 무릎에 긍정적인 효과를 줬다. 체중도 77kg을 유지하고 있다. 운동은 매일 오전 6시부터 1시간 30분 했다. 월수금은 수영, 화목은 사이클, 주말엔 마라톤을 했다. 주 6회 이상 훈련했다. 2006년 6월 경남 통영 철인3종대회 올림픽코스(수영 1.5km, 사이클 40km, 마라톤 10km)에 처음 도전했다. 3시간 56분으로 참가자 중 꼴찌. 3주 뒤 강원 속초 대회에서 다시 올림픽코스에 도전해 3시간 43분으로 또 최하위를 기록했다.“이래선 안 되겠다며 고민하고 있을 때 지인이 철인3종 동호회 ‘10언더’ 가입을 권유했죠. 10언더는 철인코스(수영 3.8km, 사이클 180km, 마라톤 42.195km)를 10시간 이내로 달리는 것을 목표로 함께 훈련하는 동호회입니다. 철인코스를 17시간 이내로 완주하면 ‘철인’ 칭호를 받으니 철인 고수들의 집합소죠. 가입해 본격적으로 철인에 도전했습니다.” 2006년 9월 인천 영종도 대회에서는 올림픽코스를 3시간 11분에 완주해 꼴찌를 면했다. 2007년 5월 O2(올림픽코스X2)를 6시간 53분에 완주했다. 그리고 그해 8월 제주 국제아이언맨대회에서 14시간 40분에 철인코스를 완주해 철인 타이틀을 획득했다.“8월의 뜨거운 태양 아래 아스팔트를 녹여 버릴 것 같은 열기 속에서 제 몸도 익는 것 같았어요. 달리다 쉬다를 반복하다 결승선이 보일 때 눈물이 났죠. 갑자기 어머니 얼굴이 떠오르는 겁니다. ‘엄마, 엄마’를 외치며 달려 들어갔습니다.” 2023년까지 철인코스만 9회 도전해 7회 완주했다. 최고기록은 201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대회에서 세운 13시간 11분.“시작은 어머니를 위해서였지만 결국 저를 위한 게 됐죠. 제가 철인3종 철인코스를 완주하고 있다는 사실에 제 학창 시절 친구들이 놀라 자빠져요. 저같이 달리는 친구는 하나도 없어요. 이렇게 늘 도전하는 삶이 정말 즐겁고 행복합니다.”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yjongk@donga.com}

    • 2025-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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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레 접고 근육 운동 10년…이제 세계 ‘톱3’ 노려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발레는 예쁜 옷에 토슈즈 신고 우아하게 균형 잡으며 춤을 춘다면, 보디빌딩은 간단하게 차려입고 힘쓰는 운동이죠. 몸을 활용하는 것 자체가 완전히 달라요. 그런데 근육에 힘을 모으며 중량을 들다 보면 세상사 모든 일을 잊고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어요. 가냘팠던 몸이 탄탄한 근육질 몸매로 바뀌는 것도 경이롭고요. 보디빌딩을 만나 너무 행복해요.”부산에 사는 박재진 씨(50)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발레를 했다. 예술대학까지 마치고 발레단에 입단한 뒤 공연 준비하다 오른쪽 아킬레스건을 다쳤다. 토슈즈를 못 신게 돼 발레리나의 꿈을 접고 아이들을 지도했다. 10년 전 산후 우울증에 무기력증까지 겹친 일상을 탈출하기 위해서 새로운 운동을 시작할 때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는 지인을 따라 피트니스센터로 향했다. 보디빌딩은 신세계였다. 지금은 국제보디빌딩연맹(IFBB) 세계피트니스 및 보디빌딩 선수권대회에 한국 대표로 출전하고 있을 정도로 탄탄한 몸매를 자랑하고 있다.일요일까지 주 7회 매일 2시간 이상 운동했다. 오전에 웨이트트레이닝 1시간, 오후에 유산소운동 1시간이 기본. 근육의 선명도를 높이기 위해선 근육운동뿐만 아니라 유산소운동으로 체내 지방을 연소해야 한다. 보디빌더들이 근육이 잡혔어도 유산소운동을 계속하는 이유는 지방이 계속 쌓이기 때문에 걷어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유산소운동이 그 역할을 한다. 보디빌딩 시작 2년 뒤부터 지방 및 전국 대회에 출전했다. 대회 출전을 앞두고는 3시간 넘게 훈련한다. 2019년 미스터부산 보디빌딩 & 체력단련 대회 여자부 비키니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했고, 국내 최고의 대회인 대한보디빌딩협회와 YMCA가 각각 주최하는 미스터&미즈코리아대회에서도 1위에 올랐다.보디빌더는 고난의 길을 걸어야 한다. 보디빌딩 선수로 활약하려면 최소 5~7년 이상 꾸준히 운동해야 전국대회에서 입상이 가능하다. 하루아침에 근육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평소에도 음식조절 등 끊임없이 관리하면서 하루 많게는 3~5시간 운동해야 한다. 박 씨로선 어릴 때 발레를 했던 게 큰 도움이 됐다.“발레 동작이 무대에서 큰 도움이 됐어요. 운동의 성격은 전혀 다르지만 제가 만든 몸을 남들에게 보여줄 때 워킹부터 손동작, 발동작 등을 더 우아하게 표현할 수 있었죠.”아킬레스건 부상으로 보디빌딩할 때도 어려움이 있었다. 다친 뒤 바로 재활해야 했는데 못했다. 그래서 발목의 가동 범위가 크게 줄었다. 그래서 스쾃 등 특정 운동은 동작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그는 “유심히 제 엉덩이를 보면 비율이 맞지 않는다. 짝궁둥이다. 그래서 보디빌딩할 때도 운동하고 재활하기를 반복하며 양쪽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2019년부터는 세계 무대에 도전했다. 그해 체코에서 열린 IFBB 세계피트니스 및 보디빌딩 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 2022년 경북 영주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비키니피트니스(-162cm)에서 4등을 했다. 2023년 스페인 산타 수산나 세계선수권 핏모델에서 4등을 한 그는 지난해 일본 도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마스터 비키니(45~49세 부문)에서 4위, 오픈 부문에서는 5위를 차지했다. 박 씨는 “3등 안에 드는 게 목표였는데 이번에도 실패했다”고 아쉬워했다. 2023년도 동아시아선수권에선 비키니 오버롤(전체급 통합 1위)을 차지해 프로카드까지 획득했다. 프로카드가 있으면 프로들만 출전하는 대회에도 출전할 수 있다.“보디빌딩은 타고난 몸도 중요한 것 같아요. 외국 선수들은 훤칠한 키에 밸런스와 비율이 잘 갖춰진 몸매까지 갖췄고, 무대 매너도 너무 좋아요.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운동을 접하고 표현해 왔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래서 동양인으로 그들을 따라잡으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어쨌든 전 세계 톱3에 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계속 정진할 생각입니다.”아직 발레 선생님도 한다. 대회가 있을 땐 보디빌딩에 집중하고 요청이 있을 경우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다. 박 씨는 “기본기부터 다 가르치는 것은 아니고 팔과 다리 등 포징 동작만 지도하고 있다”고 했다.보디빌딩을 하며 식단 관리가 가장 힘들었다. 박 씨는 “근육의 선명성을 드러내려면 사실상 지방을 완전히 빼야 한다. 그래서 대회를 앞두고 탄수화물을 완전히 줄이는 다소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했다”고 했다. 그렇다 보니 저혈당으로 쓰러져 응급실로 실려 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외과 의사인 남편이 보디빌딩하는 것을 반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 씨가 보디빌딩에 애착을 보이고 열심히 해 다양한 대회에서 입상하는 것을 보고 이젠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다만 “좋아하는 일이니 반대는 하지 않는데 제발 쓰러지거나 다치지 말라”고 늘 당부하고 있다고 한다.보디빌딩 선수들에게 근육 파열은 다반사다. 저칼로리 식단으로 고강도 훈련을 하면 호르몬 불균형과 대사 저하를 유발하기도 한다. 박 씨도 늘 조심하지만 “대회를 앞두곤 다소 극단적으로 가게 된다”고 했다. 그래서 박 씨는 대회가 끝난 뒤 체중을 5~6kg 이상 불리지 않는다. 대부분의 선수가 대회가 끝나면 자유롭게 음식을 먹어 10kg 이상 체중이 늘기도 하는데 그러면 다시 뺄 때 고생한다.박 씨는 미스터코리아 및 아시아 챔피언 출신으로 전국체전 통합 12회 우승, 전국체전 4체급 우승을 기록한 이진호 코치(51)의 지도를 받고 있다. 개인 훈련하다 대회를 앞두고 이 코치를 찾아가 체계적인 코칭을 받고 있다. 이 코치는 2023년까지 선수생활을 병행했다. 박 씨는 “훈련은 물론 다이어트, 포즈 등 모든 노하우를 전수 받고 있다”고 했다. 박 씨의 마음은 벌써 11월 열릴 예정인 IFBB 세계선수권을 향해 있었다.“보디빌딩은 어느 순간 제 인생이자 삶의 활력소가 됐습니다. 보디빌딩이 없었다면 제가 무슨 낙으로 살았을지…. 여러 번 쓰러졌지만 내일 어떻게 되더라도 근육 운동하며 오늘을 즐기는 게 좋아요. 물론 남편 등 주위 사람들을 위해 쓰러지면 안 되겠지만…. 근육 잘 만들어 꼭 세계 톱3에 들겁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5-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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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발레하다 보디빌딩… 근육 만드는 재미 너무 좋아요”

    부산에 사는 박재진 씨(50)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발레를 했다. 대학까지 마치고 발레단에 입단한 뒤 공연을 준비하다가 오른쪽 아킬레스건을 다쳤다. 토슈즈를 못 신게 돼 발레리나의 꿈을 접고 아이들을 지도했다. 10년 전 산후 우울증에 무기력증까지 겹친 일상을 탈출하기 위해 새로운 운동을 시작할 때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는 지인을 따라 피트니스센터로 향했다. 보디빌딩은 신세계였다. 지금은 국제보디빌딩연맹(IFBB) 세계피트니스 및 보디빌딩 선수권대회에 한국 대표로 출전하고 있을 정도로 탄탄한 몸매를 자랑하고 있다. “발레는 예쁜 옷에 토슈즈 신고 우아하게 균형 잡으며 춤을 춘다면, 보디빌딩은 간단하게 차려입고 힘쓰는 운동이죠. 몸을 활용하는 것 자체가 완전히 달라요. 그런데 근육에 힘을 모으며 중량을 들다 보면 세상사 모든 일을 잊고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어요. 가냘팠던 몸이 탄탄한 근육질 몸매로 바뀌는 것도 경이롭고요. 보디빌딩을 만나 너무 행복해요.” 일요일까지 주 7회 매일 2시간 이상 운동했다. 오전에 웨이트트레이닝 1시간, 오후에 유산소운동 1시간. 근육의 선명도를 높이기 위해선 근육운동뿐만 아니라 유산소운동으로 체내 지방을 태워야 한다. 보디빌딩 시작 2년 뒤부터 지방 및 전국 대회에 출전했다. 대회를 준비할 땐 하루 3시간 넘게 훈련한다. 2019년 미스터부산 보디빌딩&피트니스 대회 여자부 비키니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했고, 국내 최고 대회인 대한보디빌딩협회와 YMCA가 각각 주최하는 미스터&미즈코리아대회에서도 1위에 올랐다. “발레 동작이 무대에서 큰 도움이 됐어요. 운동의 성격은 전혀 다르지만 제가 만든 몸을 남들에게 보여줄 때 워킹부터 손동작, 발동작 등을 더 우아하게 표현할 수 있었죠.” 2019년부터는 세계 무대에 도전했다. 그해 체코에서 열린 IFBB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 2022년 경북 영주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비키니피트니스(162cm 이하)에서 4등을 했다. 2023년 스페인 산타 수산나 세계선수권 핏모델에서 4등을 한 그는 지난해 일본 도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마스터 비키니(45∼49세 부문)에서 4위, 오픈 부문에서는 5위를 각각 차지했다. 박 씨는 “3등 안에 드는 게 목표였는데 이번에도 실패했다”며 아쉬워했다. “보디빌딩은 타고난 몸도 중요한 것 같아요. 외국 선수들은 훤칠한 키에 밸런스와 비율이 잘 갖춰진 몸매까지 갖췄고, 무대 매너도 너무 좋아요.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운동을 접하고 표현해 왔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래서 동양인으로 그들을 따라잡으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전 세계 톱3에 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계속 정진할 생각입니다.” 보디빌딩을 하며 가장 힘든 건 식단 관리였다. 박 씨는 “근육의 선명성을 드러내려면 사실상 지방을 완전히 빼야 한다. 그래서 대회를 앞두고 탄수화물을 완전히 줄이는 다소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했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저혈당으로 쓰러져 응급실로 실려 간 적도 있다. 이 때문에 외과 의사인 남편이 보디빌딩하는 것을 반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 씨가 보디빌딩에 애착을 보이고 열심히 해 다양한 대회에서 입상하는 것을 보고 이젠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다만 “좋아하는 일이니 반대는 하지 않는데 제발 쓰러지거나 다치지 말라”고 늘 당부하고 있다고 한다. 보디빌딩 선수들에게 근육 파열은 다반사다. 저칼로리 식단으로 고강도 훈련을 하면 호르몬 불균형과 대사 저하를 유발하기도 한다. 박 씨도 늘 조심하지만 “대회를 앞두곤 다소 극단적으로 가게 된다”고 했다. 그래서 박 씨는 대회가 끝난 뒤 체중을 5∼6kg 이상 불리지 않는다. 대부분의 선수가 대회가 끝나면 자유롭게 음식을 먹어 10kg 이상 체중이 늘기도 하는데 그러면 다시 뺄 때 고생한다. 박 씨는 미스터코리아 및 아시아 챔피언 출신으로 전국체전 통합 12회 우승, 전국체전 4체급 우승을 기록한 이진호 코치(51)의 지도를 받고 있다. 개인 훈련을 하다 대회를 앞두고 이 코치를 찾아가 체계적인 코칭을 받고 있다. 이 코치는 2023년까지 선수 생활을 병행했다. 박 씨는 “훈련은 물론이고 다이어트, 포즈 등 모든 노하우를 전수받고 있다”고 했다. 박 씨의 마음은 벌써 11월 열릴 예정인 IFBB 세계선수권을 향해 있다.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yjongk@donga.com}

    • 2025-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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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5-2 완파…스페인 슈퍼컵 15번째 정상

    FC 바르셀로나가 전통의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를 대파하고 스페인 슈퍼컵(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에서 역대 최다인 통산 15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바르셀로나는 13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시티에서 열린 2025 스페인 슈퍼컵 결승전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5-2로 완파하고 정상에 올랐다.스페인 슈퍼컵은 지난 시즌 스페인 프로축구 최상위 리그인 프리메라리가(라리가) 1, 2위 팀과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 레이) 우승, 준우승팀이 출전해 최강자를 가리는 ‘왕중왕전’ 성격의 대회다. 라리가 우승팀과 코파 델 레이 준우승팀, 라리가 2위와 코파 델 레이 우승팀이 준결승에서 맞붙어 이긴 팀끼리 결승 단판 승부를 치른다.2023~2024시즌 라리가 2위 자격으로 이번 슈퍼컵에 나선 바르셀로나는 2년 만에 정상을 탈환하며 15번째 우승을 달성해 이 대회 역대 최다 우승 1위 기록을 늘렸다. 바르셀로나에 이어 이 대회 최다 우승 2위(13회)인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시즌 라리가 우승으로 올해도 출전했으나 바르셀로나의 벽에 막혀 타이틀을 방어하지 못했다.스페인 슈퍼컵 결승전은 3년 연속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엘 클라시코’로 펼쳐졌다. 엘 클라시코는 스페인어로 ‘전통의 승부’라는 뜻으로 1902년부터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펼쳐온 대결을 뜻한다. 두 팀은 역대 공식 경기에서 259번 만나 레알 마드리드가 105승 52무 102패로 앞서 있다. 스페인 슈퍼컵에선 2023년엔 바르셀로나, 지난해엔 레알 마드리드가 우승한 뒤 이번엔 다시 바르셀로나가 정상에 섰다. 엘 클라시코 역대 최고로 골을 많이 넣은 선수는 미국 프로축구 인터 마이애미에서 뛰고 있는 리오넬 메시(38)로 26골이다.바르셀로나는 경기 시작 5분 만에 레알 마드리드의 킬리안 음바페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이후 전반에만 4골을 잡아내며 전세를 뒤집었다. 전반 22분 라민 야말의 동점 골을 시작으로 전반 36분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페널티킥 골, 전반 39분 하피냐와 전반 추가 시간 알레한드로 발데의 연속 골이 터졌다. 후반 3분 하피냐가 한 골을 더 보탠 바르셀로나는 후반 11분 골키퍼 보이치에흐 슈쳉스니가 음바페를 태클로 넘어뜨리며 바로 퇴장당해 수적 열세에 몰리기도 했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숫적 우세에도 불구하고 후반 15분 호드리구가 한 골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5-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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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니스 치면 수명 연장…78세에도 주 3회 이상 즐겨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제가 초등학교 시절 씨름은 물론, 축구, 육상 등 못하는 운동이 없었어요. 전남 곡성에서 저 모르면 간첩이었죠. 축구 선수로 광주 북중에 가려고 했는데 중학교를 전북 남원으로 가면서 못하게 됐죠. 자형이 남원에서 교사를 하고 있었는데 부모님이 절 그곳으로 보냈죠. 거긴 축구부가 없었어요. 우연히 연식정구를 치면서 접한 테니스가 제 평생 친구가 됐죠.”김문일 현우서비스 대표이사는 올해로 일흔여덟의 나이에도 주 3회 이상 테니스를 친다. 중학교 1학년 때 테니스에 입문한 뒤 평생 테니스를 즐기며 살고 있다. 국가대표선수 및 국가대표 감독을 했고, 직장생활 및 사업을 하면서도 라켓을 놓지 않았다. 그는 “어릴 때 들인 운동 습관이 내 평생 건강을 지켜주고 있다”고 했다.남원 용성중에는 축구부가 없었다. 누나 자형 식구랑 학교 관사에서 지냈는데 연식 정구장이 있었다. 운동을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정구를 쳤고, 지역 대회는 물론 전국 대회까지 나가게 됐다. 그때 테니스 선수 출신 지도자를 만나게 돼 본격적으로 테니스 선수로 활약하게 됐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전국대회에서 우승했고, 남원고 시절 태극마크를 달았다. 1967년 도쿄 유니버시아드에 출전했고, 전 한국선수권과 종별선수권 등 국내 대회를 여러 차례 제패하며 한국 간판으로 자리매김했다.김 대표는 국내 최초로 윔블던 등 해외 유명 테니스대회에 출전하며 국제 수준의 감각을 익혔다. 그는 “산업은행 선수 시절인 1973년 당시 테니스광이었던 고 김종필 총리께서 윔블던과 이탈리아오픈, 독일오픈, 프랑스오픈에 출전할 기회를 줬다. 그때부터 세계로 눈을 돌리게 됐다”고 했다.1975년 호주로 6개월 유학을 다녀와 국내에 ‘서브 앤 발리’란 선진기술을 처음 선보이기도 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1980년 현대중공업에서 지도자 생활을 할 때 선수들을 미국 서킷대회에 출전시켰고, 이우룡, 노갑택, 송동욱 등 스타 선수들을 배출했다. 1984년엔 데이비스컵 대표팀 감독으로 비수교국인 중국 땅을 밟기도 했다.테니스는 사회생활에서도 큰 도움이 됐다. 김 대표는 “현대해상화재보험 호남본부장을 할 때 3년 내내 전국 9개 본부 중 실적 1위를 했다. 선수와 지도자 하다 영업하라고 해 회사를 그만두라고 하는 줄 알았고 실망했었다. 그런데 해보니 사람 관리는 다 똑같았다. 테니스 치듯 성실히 기본을 지켰더니 전국 최고가 됐다”라고 했다. 선수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저명인사들하고도 테니스로 교류한 것도 도움이 됐다. 보험 영업 및 사업할 때 테니스 때문에 연결된 것도 많았다.“제가 테니스를 잘 치다 보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고 김종필 전 총리를 비롯해 고 전두환 고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들과도 테니스를 쳤죠. 정치적인 이유보다는 테니스를 좋아하는 분들이라 원할 땐 언제든 달려갔습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였던 유영구 전 명지대 이사장과 아산재단 이사장인 정몽준 전 국회의원과도 쳤죠. 정 전 의원과는 아직도 자주 치고 있습니다.”김 대표는 대한테니스협회 전무로 엘리트선수를 키웠고, 국민생활체육전국테니스연합회 회장, 한국시니어테니스연맹 회장을 하면서 생활체육 발전에도 관심을 가졌다. 최근 한국 엘리트 테니스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는 “전반적으로 노력이 부족하다”고 했다.“올해 22살인 신예 스페인의 카를로스 알카라스를 보면 훈련도 열심히 하고, 주위에서 도와주는 사람도 많아요. 지도자와 마사지사 등…. 이제 테니스는 혼자 할 순 없어요. 테니스에 전념하는 개인적인 노력도 중요하지만 주위에서 체계적으로 지원해 주는 시스템도 중요합니다. 지난해 알카라스는 파리 올림픽 단식에서 은메달을 땄고, 윔블던을 정복했죠. 우리도 그런 노력이 필요합니다.”김 대표는 시니어연맹 회장 때부터 지금까지 자신의 호를 딴 효천(曉泉)배 시니어대회를 10년 가까이 개최하고 있다. “기존 시니어대회에는 선수 출신이 출전할 수 없었죠. 제가 둘 나이 합쳐 115세부, 130세부로 만들었어요. 그랬더니 선수가 끼어도 비슷하게 플레이가 되니 불만이 없더라고요. 여자는 나이에 10세를 더해 인정해 줬죠. 50세면 60세로 복식 파트너를 찾을 수 있어요. 그랬더니 여자도 남자와 팀으로 복식 경기가 가능했죠.”효천배에는 과거 정관계 및 경제계에서 활약했던 테니스 마니아들이 다 출전한다. 각 부가 복식 64드로이니 각 128명씩, 총 256명이 출전한다. 대회를 서울올림픽공원 올림픽코트에서 개최하기 때문에 이곳에서 경기하고 싶은 명망가들이 많이 참석한다. 김 대표의 호 효천은 헌법재판관 출신 김양균 변호사(88)가 지어줬다. 그는 “내가 새벽의 샘물처럼 깨끗하고 좋은 사람이라며 계속 그렇게 살라고 붙여 줬다”고 했다. “테니스는 두 사람만 있어도 칠 수 있어요. 파트너가 없으면 벽에 쳐도 되죠. 그리고 테니스는 신사 스포츠로 서로에 대한 예의를 갖춰야 합니다. 활동력이 떨어진 분들은 파트너에게 부탁해 게임을 하지 않고 제자리에서 포핸드와 백핸드 스트로크를 치며 즐길 수 있어요. 테니스를 칠 경우 기대 수명이 높아진다는 과학적인 결과도 있어요. 테니스가 ‘최고의 시니어 스포츠’입니다.”2018년 덴마크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테니스를 치는 사람들의 기대수명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25년 동안 8577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 평소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의 기대수명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높게 나왔고, 그중 테니스가 가장 높게 나온 것이다. 테니스를 칠 경우 기대수명이 9.7년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배드민턴이 6.2년, 축구가 4.7년이었다. 수영과 조깅은 각각 3.4년과 3.2년, 헬스가 1.5년이었다.테니스를 주기적으로 칠 경우 기대수명을 높여주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분석했다. 가장 중요한 것으로 첫째는 테니스클럽 등 동호회 활동에 따른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테니스는 파트너가있어야 한다. 자연스럽게 클럽이나 동호회가 형성된다. 그리고 대부분 대회에서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대회를 복식으로 진행한다.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회원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소속감을 느끼며 살 수 있어 나이 들면서 느낄 수 있는 외로움이나 소외에서 벗어날 수 있다. 둘째는 적당한 운동을 통한 신체 건강 유지다.김 대표는 자신이 운영하는 효천클럽과 시니어연맹, 화목회 등에 나가 주 3~5회 테니스를 친다. 한번 칠 땐 2시간. 2코트 이상 빌려서 회원들과 돌아가며 치기 때문에 하루 3세트 정도는 친다. 6게임을 먼저 따는 1세트 경기가 짧게는 10여분 많게는 20~30분 걸리니 최소 1시간 정도는 테니스를 치는 셈이다. 여든이 가까운 나이에 어떻게 하면 가능할까?“제 방문에 문틀 철봉을 설치했어요. 또 고정식 자전거, 레그익스텐션 및 레그컬 등 하체 및 상체, 허리 운동할 수 있는 기구도 갖춰놨어요. 매일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서 몸을 푸는 것을 시작해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운동을 한 뒤 하루를 시작합니다. 나이 들어서도 근육에 힘이 있어야 운동을 잘할 수 있습니다. 그게 비결입니다.”골프 핸디도 아직 7~8개로 자주 싱글을 친다. 지난해에 78타를 쳤으니 올해 78타를 치면 에이지슈트(Age Shoot·자신의 나이보다 적거나 같은 스코어)도 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이 나이에도 이렇게 건강한 게 너무 행복하다.“제 지인들이 최소 20년은 더 테니스 치자고 합니다. 즐겁게 테니스 치며 건강을 다지고, 함께 식사하며 담소를 나누며 사는 게 너무 즐겁습니다. 어떤 분은 100세 넘을 때까지 치자고 하는데 그건 지나친 욕심 같고요. 일단 95세까지는 테니스를 칠 생각입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5-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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