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구

양종구 기자

동아일보 스포츠부

구독 114

추천

스포츠에 빠져 사는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건강해야 100세까지 즐겁게 살 수 있습니다.

yjongk@donga.com

취재분야

2024-03-21~2024-04-20
건강47%
칼럼37%
사회일반7%
문화 일반7%
육상2%
  • 취미가 된 울트라마라톤, “자기확신을 얻고 체중 13kg을 버렸다”[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2007년쯤 회사 다닐 때 팀장님이 ‘함께 달리자’며 ‘하프마라톤에 출전한 팀원 중 1등에게 포상금을 준다’고 해서 달리기 시작했죠. 마침 아이들 낳고 살이 쪄 고민이었는데 다이어트도 하고 포상금도 받겠다는 욕심으로 나서게 된 겁니다.”프리랜서 성교육 강사 박미애 씨(45)는 살을 빼기 위해 마라톤을 시작했다. 마라톤의 ‘마’자도 모를 때였다. 약 석 달 정도를 거의 매일 저녁 집 앞에 있는 공원을 열심히 달렸다. 하루 1시간씩 3km, 5km, 6km 차츰 거리를 늘렸다. 어느 순간 10km도 거뜬히 뛰게 됐다. 처음 출전한 하프마라톤에서 두 시간 초반대로 완주했고 포상금을 받았다.“그때 달리는 재미를 붙였죠. 달리다 보니 혼자 달리기보다는 함께 달리는 게 좋을 것 같아 동호회를 찾았어요. 집 근처(인천 부천)에 ‘두발로러닝클럽’이 있어 가입해 지금까지 매주 일요일 새벽 인천대공원에서 함께 달리고 있습니다.”박 씨는 10월 5일부터 8일까지 인천 강화군 창후리선착장에서 출발해 강원 강릉시 경포해변까지 달리는 한반도횡단 308K를 3박 4일에 걸쳐 완주했다. 정식 완주로 인정해주는 제한시간 67시간을 단 3분 남겨 놓고 결승선을 통과했다. 16년 전 살을 빼기 위해 달리기 시작한 박 씨가 이젠 100km 넘는 울트라마라톤도 거뜬히 완주하는 ‘철녀’로 거듭난 것이다. “보통 사람들이 제가 울트라마라톤 한다고 하면 ‘무모한 도전’이라고 하죠. 그런데 전 다른 사람들이 하면 저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시작했죠. 100km, 308km 어떤 거리든 전 한 번도 ‘갈 수 있을까’라고 의심한 적이 없어요. 다 묵묵히 완주했죠. 마라톤을 하면서 도전 정신이 생겼죠. 이젠 어떤 일도 시작하면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앞섭니다.”한반도횡단 308km 도전 때도 주위에선 ‘무모한 도전’이라며 말렸다. 하지만 그는 과감히 나섰다. 중간에 짬짬이 잠을 자야 하는데 3일 동안 1시간40분 자고 달렸다. 피곤했지만 새로운 도전에 에너지가 솟았다. 무엇보다 빨리 완주해야 한다는 강박관념보다는 ‘천천히 즐겁게 이대로 쭉 달리자’는 기분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내걸었다. “솔직히 막판에 잘 달리시는 어떤 선배님이 지금 좀 힘을 내야 제한시간에 들어갈 수 있다며 저를 끌어 줬어요. 막판에 다시 시내에서 신호 때문에 걸었지만 그분 때문에 기록을 인정받을 수 있었죠. 마라톤을 하다 보면 혼자 달리는 것 같지만 결국 같이 달려요. 함께 레이스 하는 사람도 있고, 요소요소에서 자원봉사 하는 사람들이 힘을 줘요. 308km 달릴 때 CP에서 챙겨주는 자원봉사자들에게서 큰 힘을 받았어요.”박 씨는 기록, 완주 횟수에 신경 쓰지 않는다. 마라토너는 필수라는 그 흔한 손목시계도 아직 없다. 그냥 몸이 허락하는 대로 자유롭게 달리는 게 좋기 때문이다. 마라톤을 시작한 뒤 많이 뛸 땐 1년에 풀코스만 10회 이상 달렸지만 완주 횟수는 그의 머릿속엔 없다. 그는 “내가 완주했다는 게 중요하지 완주 횟수와 기록이 뭔 대수인가”라고 했다. 참고로 그의 풀코스 최고기록은 올 2023서울마라톤 겸 제93회 동아마라톤에서 세운 3시간51분대.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탓에 마라톤 대회가 사라졌을 때 산을 달리는 트레일러닝에 빠졌다 큰 사고를 당했다. 2021년 10월 전북 내장산에서 산을 타다 넘어져 치아 3개가 부러지는 등 큰 사고가 난 것이다. 입술 근처를 25바늘이나 꿰맸다. 회복에만 8개월이 넘게 걸렸다. 그 뒤 트레일러닝을 포기하고 울트라마라톤에 도전했다. 지난해 4월부터 벌써 100km를 4번 완주했다. 기록은 11시간대.“약 15년을 달리다 보니 같은 거리에 같은 곳을 달리는 게 별로 재미가 없어졌어요. 조금 더 먼 거리를 달려보면 어떨까 궁금해졌죠. 흔히 마라톤을 인생에 비유하는데 마라톤 풀코스는 인생치고는 너무 짧은 시간에 끝나는 단막극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지금까지 저의 삶과 인생은 많은 굴곡의 반복이었기에 울트라마라톤에서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얻을지 궁금해서 시작하게 되었죠. 사실 100km 울트라마라톤에 처음 도전하던 날 완주 후 어떤 기분일지 많이 상상했어요. 막상 완주하니 저에게는 마라톤 풀코스와 별반 다르지 않더라고요. 주변 사람들은 100km 완주가 대단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제 인생에 힘들었던 시간에 비하면 100km는 11시간, 12시간이라는 아주 잠깐의 시간일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308km 횡단에 나섰죠. 또 다른 도전을 한 겁니다.”박 씨는 마라톤을 시작한 뒤 체중을 13kg 감량했다. 그는 “이젠 먹고 싶은 것 다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다”고 했다. 달리기가 생활화됐기 때문이다. 그는 달리고 싶을 때 달린다. 그래도 주 4회 이상은 달리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컨디션이 별로 안 좋으면 달리지 않는다. 몸이 달리고 싶을 때만 달린다. 보통 10km 정도를 달리고, 한 달에 한 번 30km 이상을 달린다”고 했다. 인천대공원을 주로 달리고, 부천종합운동장, 부천 중앙공원, 아라뱃길이 그가 달리는 명소다. 아라뱃길을 찾을 땐 40~50km를 달릴 때다.달리면서 생각도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그는 “과거엔 무언가에 도전하고 시도하기보다는 그냥 현실에 안주하는 성격이었는데 달리면서 ‘나는 할 수 있다’는 자기 확신이 강해졌다”고 했다. 마라톤을 시작한 뒤 직업도 바꿨다. 회사를 그만두고 성폭력을 예방하는 성교육 전문 강사가 됐다. 초반에는 중고등학교에서 성교육을 하다 지금은 성인들을 상대로 성희롱 성폭력을 예방하는 교육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달리기를 즐겨 ‘하니 강사’로 불린다. 박 씨는 강사를 양성하는 한국인재양성연구소도 운영하고 있다. “책 한 권이 제 인생을 바꿨어요. 우연히 김미경의 ‘꿈이 있는 아내는 늙지 않는다’는 책을 읽고 ‘그래 나도 꿈이 있었지’라는 생각에 회사에 사표를 썼죠. 전 학창시절부터 제 주도적인 삶을 살고 싶었죠. 저는 남 앞에서 나서는 일을 하고 싶었죠. 결혼하고 아이 낳고 언젠가부터 삶에서 저 자신이 사라졌다는 것을 그 책을 보고 깨닫게 됐습니다. 그래서 저를 찾고 싶었죠. 서비스 관련 강사를 하다 성교육 전문가가 됐습니다.”박 씨는 대한민국종단(537km, 622km), 6박 7일간 250km를 달리는 사막 마라톤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그는 “내 인생의 버킷리스트로 생각하고 하나하나 도전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마라톤은 살도 빼고, 건강도 지키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해주는 일석삼조 운동”이라고 강조했다.“마라톤 덕분에 제 인생에서 한 획을 그었다고 생각합니다. 삶이 지치고 힘들 때 달리기가 저에서 큰 활력소를 줬습니다. 그래서 그런 분들을 만나면 달리기를 권유합니다. 여러분도 한번 경험해보세요. 삶이 바뀔 것입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1-18
    • 좋아요
    • 코멘트
  • “살 빼려고 마라톤 시작, 이젠 한반도 308km 횡단도”[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프리랜서 성교육 강사 박미애 씨(45)는 지난달 초 인천 강화군 창후리 선착장에서 출발해 강원 강릉시 경포해변까지 달리는 한반도 횡단 308K를 3박 4일에 걸쳐 완주했다. 정식 완주로 인정해 주는 제한시간 67시간을 3분 남겨 놓고 결승선을 통과했다. 16년 전 살을 빼기 위해 달리기 시작했던 그가 이젠 100km 이상을 거뜬히 달리는 울트라마라토너가 됐다. “2007년쯤 회사 다닐 때 팀장님이 ‘함께 달리자’며 ‘하프마라톤에 출전한 팀원 중 1등에게 포상금을 준다’고 해서 달리기 시작했죠. 마침 아이들 낳고 살이 쪄 고민이었는데 다이어트도 하고 포상금도 받겠다는 욕심으로 나서게 된 겁니다.” 마라톤이란 걸 전혀 모를 때였다. 약 석 달 정도를 거의 매일 저녁 집 앞 공원을 열심히 달렸다. 하루 1시간씩 3km, 5km, 6km로 차츰 거리를 늘렸다. 어느 순간 10km도 거뜬히 뛰게 됐다. 처음 출전한 하프마라톤에서 2시간 초반대로 완주했고 포상금을 받았다. 그때 달리는 재미를 붙였다. 달리다 보니 혼자 달리는 것보다는 함께 달리는 게 좋을 것 같아 동호회를 찾았다. 집 근처(인천 부천)에 ‘두발로 러닝클럽’이 있어 가입해 지금까지 매주 일요일 새벽 인천대공원에서 함께 달리고 있다. 박 씨는 마라토너에게는 필수라는 그 흔한 손목시계도 아직 없다. 그냥 몸이 허락하는 대로 자유롭게 달리는 게 좋기 때문이다. 마라톤을 시작한 뒤 많이 뛸 땐 풀코스만 1년에 10회 이상 달렸지만 기록과 완주 횟수는 그의 머릿속에 없다. 그는 “내가 완주했다는 게 중요하지 그런 숫자가 뭐가 대수인가”라고 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탓에 마라톤 대회가 사라졌을 때 산을 달리는 트레일러닝에 잠시 빠졌다가 큰 사고를 당했다. 2021년 10월 전북 내장산에서 산을 타다 넘어져 치아 3개가 부러진 것이다. 입술 근처를 25바늘이나 꿰맸다. 트레일러닝을 포기하고 100km 이상 달리는 울트라마라톤에 도전했다. 지난해 4월부터 지금까지 벌써 100km만 4번 완주했다. 기록은 11시간대. “마라톤을 흔히 인생에 비유하는데 풀코스는 인생치고 너무 짧은 시간에 끝나는 단막극 같다는 생각이 들어 울트라마라톤에도 도전했어요. 힘들지만 참고 묵묵히 정진하며 완주했죠. 11시간 동안 100km를 달리는 건 제 삶에서 힘들었던 시간에 비하면 잠깐의 시간일 뿐이었죠. 지금까지 100km, 308km 어떤 거리든 ‘갈 수 있을까’ 하고 의심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마라톤을 하면서 도전정신이 생겼어요. 이젠 어떤 일이라도 시작하면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앞섭니다.” 박 씨는 마라톤을 시작한 뒤 체중을 13kg 감량했다. 그는 “이젠 먹고 싶은 것 다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다”고 했다. 생각도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그는 “과거엔 무언가에 도전하고 시도하기보다는 그냥 현실에 안주하는 성격이었는데 달리면서 ‘나는 할 수 있다’는 자기 확신이 강해졌다”고 했다. 마라톤을 시작한 뒤 직업도 바꿨다. 회사를 그만두고 성희롱 성폭력을 예방하는 성교육 전문 강사가 됐다. 달리기를 즐겨 ‘하니 강사’로 불린다. 박 씨는 강사를 양성하는 한국인재양성연구소도 운영하고 있다. “책 한 권이 제 인생을 바꿨어요. 우연히 김미경의 ‘꿈이 있는 아내는 늙지 않는다’는 책을 읽고 회사에 사표를 썼죠. 저는 학창 시절부터 주도적인 삶을 살고 싶었어요. 결혼하고 아이 낳고 언젠가부터 삶에서 제가 사라졌다는 걸 그 책을 보고 깨닫게 됐습니다. 그래서 저를 찾고 싶었죠. 서비스 관련 강사를 하다 성교육 전문가가 됐습니다.” 박 씨는 ‘훈련을 얼마나 하느냐’는 질문에 “정해진 것은 없다. 달리고 싶을 때 달린다. 그래도 주 3, 4회 정도는 달리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몸 컨디션이 별로 안 좋으면 달리지 않는다. 몸이 달리고 싶을 때만 달린다. 보통 10km 정도를 달리고, 한 달에 한 번 30km 이상을 달린다”고 했다. 박 씨는 대한민국 종단(537km, 622km), 6박 7일간 250km를 달리는 사막마라톤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내 인생의 버킷리스트로 생각하고 하나하나 성취하겠다”는 그는 “마라톤은 살도 빼고, 건강도 지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해주는 일석삼조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마라톤 덕분에 제 인생에서 한 획을 그었다고 생각합니다. 삶이 지치고 힘들 때 달리기가 저에게 큰 활력소를 줬습니다. 그래서 그런 분들을 만나면 달리기를 권합니다. 여러분도 한번 경험해 보세요. 삶이 바뀔 겁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1-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제1회 북한산 국제노르딕워킹대회 성공적 개최[온라인 라운지]

    국제노르딕워킹협회(INWA KOREA)가 제1회 북한산 국제노르딕워킹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쳤다.이번 대회는 11월 11일 한국과 중국, 일본 등 3개국 1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북한산둘레길~고양 창릉천 11km, 21km 코스에서 일반부 남녀, 대학부 남녀로 진행됐다. 특히 이번 대회는 동호회 중심의 노르딕워킹 행사가 아닌 각국 선수들간의 기량을 겨루는 우리나라 공식 첫 번째 국제대회라는데 큰 의미가 있다노르딕워킹대회는 생소하지만 이미 유럽, 중국, 일본 등지에서는 ‘트레일러닝대회’와 함께 열리기도 하고 ‘월드컵대회’가 열릴 정도로 활성화돼 있다. 노르딕워킹은 최근 우리나라에서 다이어트 및 자세 교정 운동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박요한 국제노르딕워킹협회 회장은 “이번 대회를 통해 우리나라 선수들의 기량 향상과 심판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전세계 40여 노르딕워킹 회원국 초정장을 보내 노르딕워킹 월드컵을 준비하겠다. 그리고 최근 맨발 걷기 등 걷기 건강이 국민적인 관심사인데, 이에 발맞추어 공인된 노르딕워킹 교육에 전념을 다 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1-14
    • 좋아요
    • 코멘트
  • 남편 따라 시작한 ‘축알못’ 아내, 도대표 상비군이 됐다[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5월 14일 열린 경기 남양주시장기 여자축구대회. 진접하나여성축구회 원지영 씨(43)는 사이드에서 깊게 띄워준 볼을 상대 문전에서 머리로 받아 넣었다. 볼이 골네트를 가르는 순간 원 씨는 그라운드를 질주하며 골세리머니를 펼쳤다. 비록 팀은 졌지만 그 순간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끓어오른다. 오른쪽 사이드백으로 활약하면서 간간이 최전방까지 올라가 플레이하는 원 씨는 골을 터뜨리는 순간엔 그가 가장 좋아하는 축구선수 손흥민(31·토트넘)이 부럽지 않다. 회사원인 원 씨는 9년 전 조기 축구에 빠져 있는 남편 이해남 씨(46)를 따라 축구를 시작해 지금은 남양주시를 대표하는 생활 축구 여자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남편이 TV로 축구를 보고 있을 때 저도 우연히 지소연 선수의 플레이를 봤어요. 자신감 있게 파고들면서 슈팅을 날리는 모습이 아주 멋있더라고요. 그래서 축구를 시작했죠. 처음엔 퇴근한 남편에게 애들을 맡기고 저녁에 나갔죠.”광릉여성축구팀(현 진접하나여성축구회)에서 매주 수요일 저녁 7시에서 10시까지 공을 찼다. 공을 처음 차는 것이라 다루기 힘들었지만 너무 재밌었다. 더 잘하고 싶어 밤에 집(경기도 남양주 진접) 근처 경복대 캠퍼스를 찾아 개인 훈련했다. 체력을 키우기 위해 트랙을 달렸고, 기술을 키우기 위해 드리블하고, 벽에 볼을 차며 슈팅 및 패스 능력을 키웠다. 이렇게 3년여 축구를 하다 남편이 회사 일 때문에 주말에만 공을 찬다며 남양주 토요 FC로 옮긴다고 했다. 토요 FC는 매주 토요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훈련 및 경기를 한다. 원 씨도 ‘이때다’하며 따라나섰다.“토요 FC 감독님께 저도 함께 나가도 되냐고 물었더니 나오라고 했죠. 그래서 우리 여성팀에서 저까지 4명이 합류했어요. 그때부터 축구의 기본기를 제대로 배웠어요. 처음엔 남자들하고 경기하는 게 힘들었지만 지금은 재밌어요.”2003년부터 팀을 이끌고 있는 기업은행 축구선수 출신 유동기 감독(51·기업은행 구리지점장)은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 남편도 축구에 대한 열정이 높았다. 팀에 합류한 뒤 열심히 뛰면서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솔선수범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토요 FC에는 6명의 여성이 참여하고 있다.11월 4일 강원 철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토요 FC 자체 평가전. 원 씨는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다. 여성축구단에선 오른쪽 사이드백을 보지만 토요 FC에서는 주고 앞선에 선다. 원 씨는 이날 골을 잡아내진 못했지만 여러 차례 슈팅도 날렸고, 좌우 사이드로 빠져 볼을 받은 뒤 다시 안쪽으로 찔러주는 협력 플레이를 자연스럽게 했다. 20~25분씩 진행하는 경기 3회를 하고도 지친 기색이 없었다. 그는 “축구 하기 전에는 저질 체력이었는데 지금은 웬만해선 안 지친다”고 했다. 축구 하면서 몸이 완전히 달라졌다. 잔병치레도 하지 않고 감기도 잘 걸리지 않는 강철 체력으로 바뀌었다.남편과 함께 하는 축구는 어떨까. 그는 “너무 좋다. 축구 하다 잘 안되면 바로 물어보고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둘 다 정신적 신체적으로도 건강하다. 회원들 눈치가 있어 조심스럽지만 주말마다 함께 축구하는 게 즐겁다”고 했다. 토요 FC 유일한 부부 회원이다. 남편은 토요 FC에서 수비수나 골키퍼를 보고 있다.“초창기 축구 할 땐 ‘여자가 뭔 축구’라는 눈으로 바라봤는데 요즘은 환영하는 분위기예요. 여자들이 공차는 TV 프로그램의 영향인지 주변에 축구 하는 여자들도 많이 늘었어요. 특히 제가 남편이랑 함께 축구 하고 있다면 더 부러운 눈으로 바라봐요.”원 씨는 남양주시 여자축구 상비군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도 대항 혹은 전국 생활 축구 대회가 있을 때 남양주시 대표로 출전한다. 올해도 경기도지사기 어울림 대회와 경기 도민체전에 출전했다. 팀 성적이 좋지 않지만 남양주시를 대표한다는 자부심으로 열심히 뛰고 있다. 원 씨는 아파도 축구 훈련에 빠지지 않을 정도로 열정적이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오기 전인 2019년이었을 거에요. 온몸이 바늘에 찔린 듯 아팠죠. 감기로 생각하고 축구는 빠지지 못한다며 나갔죠. 결국 너무 아파 응급실에 실려 갔는데 급성 신우신염이라고 하더군요. 의사가 이 몸으로 어떻게 축구를 했냐고 혼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병실에서 공을 차기도 했다. 그는 “한번은 딸이랑 놀아주다 넘어져 연골판이 찢어져 입원했을 때 딸에게 축구공 가져오라고 해서 병실에서 볼 트래핑 연습하다 간호사에게 혼난 적도 있었다”고 했다.처음은 두 딸이 엄마의 부재를 걱정했는데 이제는 응원해주고 있다고 했다.“아이들이 ‘엄마 또 운동 가?’라는 반응이었죠. 아무래도 엄마가 없으면 불안하겠죠. 그런데 이젠 ‘엄마 조심해서 운동하세요’라고 응원해줍니다. 고2, 중2라 상급학교 진학으로 바쁠 때지만 엄마 아빠가 즐겁게 축구 하는 것을 좋아해 주고 있어요.”원 씨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손흥민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을 좋아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나, 프랑스 리그1 경기를 자주 본다. 국내 여자 선수론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로 활약했던 천가람(21·KSPO)을 좋아한다. 어린 나이에도 최전방에서 많이 뛰면서 저돌적인 플레이를 하는 게 좋단다. 외국 선수로는 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케빈 데 브라위너(32·벨기에)의 플레이를 좋아한다.원 씨는 요즘은 개인 훈련 빼고 매주 4회 축구를 한다. 토요 FC와 하나여성축구단(수요일 금요일), 그리고 지난해 여성풋살축구팀을 직접 만들어 매주 월요일 저녁 운영하고 있다. 그는 “제가 축구를 하면서 9kg 정도를 감량했다. 운동량이 많아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하니까 엄마들이 좋아한다. 그리고 생각보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엄마들이 많아서 그런 엄마들도 합류해 공을 차는데 너무 좋아한다”고 했다. 그는 “풋살팀 이름을 3XGO로 지었다. 달리자(Go Run), 골을 넣자(Go Goal), 이기자(Go Win). 좀 유치하지만 즐겁게 재밌다 축구 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했다. 현재 11명이고 계속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축구는 고강도 운동이다. 공을 차면서 다양한 기술을 써야 하고, 짧고 굵게 달리기도 하면서 장시간 뛰어야 해 에너지 소비량이 많다. 이런 다이어트 효과 때문에 최근 여성 축구인이 늘고 있다.원 씨는 요즘 ‘여자축구 전도사’를 자처하고 있다. 그는 “9년 넘게 축구를 하면서 심신이 건강해지다 보니 더 많은 여성들이 축구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축구를 즐기며 건강도 챙기고 다이어트도 할 수 있다. 나이도 상관없고 뛰겠다는 열정만 있으면 된다”며 활짝 웃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1-11
    • 좋아요
    • 코멘트
  • “남편 따라 축구 시작… 이젠 남양주 대표 선수가 됐죠”[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회사원 원지영 씨(43)는 아직도 올 5월 경기 남양주시장기 여자축구대회에서 넣은 헤딩골만 생각하면 가슴이 끓어오른다. 오른쪽 사이드백으로 뛰면서 간간이 최전방까지 올라가 골을 잡아낸다. 골을 터뜨리는 순간엔 그가 가장 좋아하는 축구선수 손흥민이 부럽지 않다. 원 씨는 9년 전 조기 축구에 빠져 있는 남편 이해남 씨(46)를 따라 축구를 시작해 지금은 남양주시를 대표하는 생활축구 여자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남편이 TV로 축구를 보고 있을 때 저도 우연히 지소연 선수의 플레이를 봤어요. 자신감 있게 파고들면서 슈팅을 날리는 모습이 아주 멋있더라고요. 그래서 축구를 시작했죠. 처음엔 퇴근한 남편에게 애들을 맡기고 저녁에 나갔죠.” 광릉여성축구팀(현 진접하나여성축구회)에서 매주 수요일 오후 7시에서 10시까지 공을 찼다. 공을 처음 차는 것이라 다루기 힘들었지만 너무 재밌었다. 더 잘하고 싶어 밤에 집(남양주 진접) 근처 경복대 캠퍼스를 찾아 개인 훈련을 했다. 체력을 키우기 위해 트랙을 달렸고, 기술을 연마하기 위해 드리블하고, 벽에다 볼을 차며 슈팅 및 패스 능력을 키웠다. 이렇게 3년여간 축구를 하다 남편이 회사 일 때문에 주말에만 공을 찬다며 남양주 토요FC로 옮긴다고 했다. 토요FC는 매주 토요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훈련 및 경기를 한다. 원 씨도 ‘이때다’ 하며 따라나섰다. “토요FC 감독님께 저도 함께 나가도 되냐고 물었더니 나오라고 했죠. 그래서 우리 여성팀에서 저까지 4명이 합류했어요. 그때부터 축구의 기본기를 제대로 배웠어요. 처음엔 남자들과 경기하는 게 힘들었지만 지금은 재밌어요.” 4일 강원 철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토요FC 자체 평가전. 원 씨는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다. 여성축구단에선 오른쪽 사이드백을 보지만 토요FC에서는 주로 앞 선에 선다. 원 씨는 이날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여러 차례 슈팅도 날렸고, 좌우 사이드로 빠져 볼을 받은 뒤 다시 안쪽으로 찔러주는 협력 플레이를 했다. 20∼25분씩 진행하는 경기 3회를 하고도 지친 기색이 없었다. 그는 “축구 하기 전에는 저질 체력이었는데 지금은 웬만해선 안 지친다”고 했다. 축구 하면서 몸이 완전히 달라졌다. 잔병치레도 하지 않고 감기에도 잘 걸리지 않는 강철 체력이 됐다. 남편과 함께하는 축구는 어떨까. 그는 “너무 좋다. 축구 하다 잘 안되면 바로 물어보고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둘 다 정신적 신체적으로도 건강하다. 회원들 눈치가 있어 조심스럽지만 주말마다 함께 축구 하는 게 즐겁다”고 했다. 토요FC의 유일한 부부 회원이다. “초창기 축구 할 땐 ‘여자가 뭔 축구냐’ 하는 눈으로 쳐다봤는데 요즘엔 환영하는 분위기예요. 여자들이 공 차는 TV 프로그램 영향인지 주변에 축구 하는 여성도 많이 늘었어요. 특히 제가 남편과 함께 축구를 하고 있다고 하면 더 부러운 눈으로 바라봐요.” 원 씨는 남양주시 여자 축구 상비군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도 대항이나 전국 생활 축구대회가 있을 때 남양주시 대표로 출전한다. 올해도 경기도지사기 어울림 대회와 경기도민체전에 출전했다. 팀 성적이 좋지 않지만 남양주시를 대표한다는 자부심으로 열심히 뛰고 있다. 원 씨는 요즘 개인훈련 빼고 매주 4회 축구를 한다. 토요FC와 하나여성축구단(수요일 금요일) 그리고 지난해 여성풋살축구팀을 직접 만들어 매주 월요일 저녁 운영하고 있다. 그는 “제가 축구를 하면서 9kg 정도를 감량했다. 운동량이 많아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하니까 엄마들이 좋아한다. 그리고 우울증을 앓고 있는 엄마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그런 엄마들도 합류해 공을 차는데 너무 좋아한다”고 했다. 축구는 고강도 운동이다. 공을 차면서 다양한 기술을 써야 하고, 짧고 굵게 달리기도 하면서 장시간 뛰어야 해 에너지 소비량이 많다. 이런 다이어트 효과 때문에 최근 여성 축구인이 늘고 있다. 원 씨는 ‘여자 축구 전도사’를 자처하고 있다. 그는 “9년 넘게 축구를 하면서 심신이 건강해지다 보니 더 많은 여성이 축구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축구를 즐기며 건강도 챙기고 다이어트도 할 수 있다. 나이도 상관없다. 뛰겠다는 열정만 있으면 된다”며 활짝 웃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1-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피아니스트 출신 댄스 강사가 트레일러닝에 빠진 까닭은[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서울 강남에서 줌바(Zumba) 댄스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박지우 씨(32)는 원래 피아노를 전공한 음악인이었다. 그런데 음악 못지않게 춤도 좋아하다 보니 방송 댄스 강사를 하게 됐고, 그러다 줌바 댄스를 만나 지도자 자격증을 따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2015년의 일이다. 줌바 댄스는 라틴음악을 기본으로 라틴댄스나 벨리, 힙합 등의 동작과 피트니스가 결합된 춤이다. 일종의 다이어트 댄스로 불리기도 한다. 재밌고 활동적인 것을 좋아하는 그에게 딱 맞았다.줌바 댄스를 주로 피트니스센터에서 강의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러닝머신 위를 달리고 웨이트트레이닝도 접하게 됐다. 열심히 근육을 키우진 않았지만 틈나는 대로 웨이트트레이닝도 했다. 그러다 보니 몸이 훨씬 탄탄해졌다. 줌바 댄스에 피트니스적 요소가 있기 때문에 줌바 댄스만 해도 기본적인 근육 운동은 된다.“사실 20대 중반 양쪽 무릎이 자주 아파 병원에 갔더니 반월상 연골 기형이라는 진단을 받았어요. 태어날 때부터 기형으로 태어났다는 겁니다. 그래서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죠. 막 줌바 댄스를 시작할 때였어요. 그런데 줌바 댄스와 달리기를 하면서 어느 순간 통증이 사라졌어요. 주변 근육이 좋아져서 그런지, 체력이 좋아져서 그런지…. 지금은 산을 달려도 전혀 문제없습니다.”박 씨에게 2019년은 다양한 도전의 시기였다.“아는 언니가 2019년 2월 산에 가자고 했어요. 인천 장봉도를 달리는 트레일러닝이었는데 산도 오르며 조금 달려봤는데 함께 간 분들이 ‘잘 달린다’고 추어주는 거예요. 트레일러닝이란 게 있는지도 몰랐는데….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게 됐죠. 산이 좋더라고요. 제가 어릴 때 엄마 아빠와 산에 자주 올랐거든요. 산에 오르면서 행복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면서 더 산의 매력에 빠진 것 같습니다.”박 씨는 그해 4월 초 열린 서울 롯데월드타워 스카이런에 출전해서 여자부 2위를 했다. 롯데월드타워 스카이런은 123층 555m, 2917계단을 오르는 ‘수직 마라톤’이다. 그는 “제가 달리는 재주가 있는지를 여기서 알게 됐다. 줌바 댄스를 알리려는 목적으로 참가했는데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2위를 하자 모든 사람들 반응이 ‘쟤 누구지?’였다. 그래서 주목을 받았다. 그때부터 제가 달리는 재주가 있다는 것을 알았고, 철인3종에도 도전했고, 트레일러닝에도 빠진 것 같다”며 웃었다.박 씨는 롯데월드타워 스카이런 이후 약 2주 뒤에 열린 트레일러닝 대회인 코리아 50K의 10km 부문에 출전해 여자부 1위를 차지했다. 그는 그해 철인3종(트라이애슬론)에도 입문했다. 그는 “오래 사귀던 친구와 헤어지면서 뭔가 내가 더 강해져야겠다는 생각으로 무작정 대회에 출전했다”고 했다. 6월 군산 새만금 챌린지에서 하프코스(수영 1.9km, 사이클 90km, 마라톤 21.0975km), 10월 통영대회에서 올림픽코스(수영 1.5km, 사이클 40km, 마라톤 10km)에 출전했다.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출전해 간신히 완주했다. 줌바 댄스로 단련된 몸이라 체력은 됐다. 어릴 때 수영을 배워서 수영은 그나마 쉬웠는데 사이클이 어려웠다고 했다.“운이 좋다고 해야 할까요? 군산 대회와 통영 대회에서 제가 여자부 20대에서 2등을 했어요. 지금은 철인3종 하는 젊은 분들이 많지만 그땐 젊은 사람들이 적었거든요.” 2020년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그의 삶은 완전히 바뀌었다. “근육을 키워 보디빌딩 대회에 나가려고 했는데 모든 실내 스포츠가 셧다운되면서 포기할 수밖에 없었죠. 철인3종 대회, 트레일러닝 대회도 못 나갔어요. 출입이 그나마 자유로운 산에서 열리는 트레일러닝대회는 가끔 열렸는데 제가 너무 우울한 삶을 살고 있어서 나가지 못했죠. 줌바 댄스가 멈추며 제 생계도 위협받아 정말 힘들었어요. 코로나19 이후 2, 3년은 정말 힘든 삶이었어요. 이 기간 거의 운동을 하지 못했죠. 지난해부터 코로나19가 완화되면서 다시 시작했는데 예전 체력을 회복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무리하다 보니 부상도 왔죠.”지난해 10월부터 철인3종과 트레일러닝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했다. 2019년 11월 이후 거의 3년 만이다. 올 3월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 10km에서 40분대 개인 최고기록에 도전하려다 고관절을 다쳤다. 훈련 과정과 결과를 포기하지 못해 주사를 맞고 출전해 40분49초로 개인 최고기록을 세웠지만 한동안 절뚝거리며 다녀야 했다. 부상에서 회복하면서 6월 강원도 정선 운탄고도 스카이레이스 20km에서 3위(2시간12분34초), 10월 트렌스제주 10km에서 1위(55분05초)를 하는 등 이제야 몸이 제 컨디션으로 올라왔다.주중엔 수업을 해야 해 새벽에 가볍게 달리고, 주말에 산으로 간다. 10~20km를 달린다. 가끔 30~40km도 달린다. 집이 서울 신림동이다 보니 관악산을 많이 달렸다. 하지만 수도권 불수사도북(불암산 수락산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은 물론 청광종주(청계산 우담산 바라산 백운산 광교산) 등 산을 달릴 수 있는 곳은 어디든 다녔다. 박 씨는 산을 잘 달린다는 게 알려지며 최근 KBS ‘영상앨범 산’에도 출연했다.“제가 중학교 때까지 아빠 회사 산악회를 따라다녔어요. 지금은 못 가는 금강산은 물론 지리산 설악산 한라산 등 국내 명산도 다 다녔죠. 산이 좋았어요. 그러다 대학 가고 사회생활 하면서 잠시 잊었는데 산을 달리면서 다시 산에 빠져들게 된 겁니다. 바위가 신비롭고, 계절 따라 바뀌는 꽃과 나무…. 모든 게 좋아요. 또 산에선 온전히 저 자신에만 집중할 수 있어요. 자칫 딴생각하면 다칠 수도 있고요.”산을 잘 달리다 보니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 트레일러닝 선수로도 활약하게 됐다. 지금은 10~20km, 트레일러닝으론 ‘단거리’를 달리지만 조만간 50km 100km 등 장거리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목표도 생겼다. 이왕 달리는 김에 트레일러닝의 최강자가 되는 것이다.“잘 달린다고 하니까 사람들이 박수를 쳐 주고 칭찬도 많이 해줘요. 그럼 기분이 너무 좋더라고요. 그래서 더 잘 달리고 싶어요. 트레일러닝에서 손에 꼽히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아 또 저 선수가 1등 했네….’ 그런 얘기를 듣고 싶습니다.”트레일러닝대회는 엘리트 선수들이 참여하는 대회가 아니다. 그냥 산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달린다. 물론 그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선수들이 많다. 국내 여자부에서는 환갑을 훨씬 넘긴 박정순 씨(65)가 장거리 최강자로 꼽힌다. 박정순 씨는 지난달 열린 2023 서울국제울트라트레일러닝(서울 100K) 100km 여자부에서 18시간23분9초로 우승해, 이 대회에서만 4회 연속 정상에 올랐다. 가정주부였던 박정순 씨는 수영에 눈을 떠 수영 강사로 활동하면서 트레일러닝을 즐기고 있다.“저도 박정순 선배님처럼 멋있게 나이 들고 싶어요. 제 본업은 줌바 댄스 강사지만, 취미인 트레일러닝에서도 손에 꼽히고 싶습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1-04
    • 좋아요
    • 코멘트
  • “건강은 안전의 뿌리, 생활체육은 건강의 뿌리” 유인종 전 쿠팡 안전부문 부사장의 건강법[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30대 후반 감기를 달고 살았다. 한약방에 갔더니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력 저하 때문이라고 했다. 의학적으로는 큰 문제 없다고 했지만 20대 초반 아버지 역할을 하던 큰 형에게 신장을 이식해준 탓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보약을 먹으면서 운동을 시작했다. 체력이 좋아야 면역력도 좋아질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배드민턴과 축구, 헬스로 20년 넘게 건강을 지켰다. 1년 전부터는 수영을 시작했다. 유인종 전 쿠팡 안전부문 부사장(63)은 “지나고 보니 운동을 더 빨리 시작해야 했다”고 했다. 운동을 더 빨리 시작했으면 더 건강하게 더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었다는 생각이다.“1990년 후반부터 배드민턴을 치기 시작해 최근 생활체육 대회에 나가서 입상할 정도로 즐기고 있지만 몸이 예전과 달라진 것을 느꼈어요. 한쪽으로만 라켓을 사용해서인지 몸의 균형이 깨졌고, 무릎에도 통증이 오기 시작했죠. 그래서 몸에 부담을 주지 않는 운동을 찾았는데 수영이 눈에 들어왔죠.”유 전 부사장은 새로운 운동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수영을 시작했다. 그는 기존 수영장은 대부분 여러 명을 대상으로 강습을 하고 정해진 시간에 가지 못하면 수영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아들에게 부탁해 ‘개인레슨’을 제대로 받는 곳을 찾아 달라고 해 지난해 10월부터 경기 성남의 엔드리스풀(Endless Pool) ‘헤엄하다’에서 수영을 배우고 있다.최근 국내에 도입된 엔드리스풀은 러닝머신처럼 물을 흐르게 하는 개인 전용 수영장이다. 혼자 혹은 2명만 수영할 수 있어 레슨 전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를 지도하고 있는 신영연 헤엄하다 원장(25)은 “초보자들은 물에 뜨는 것도 힘든데 물이 기계의 힘으로 흐르기 때문에 부력이 생겨 잘 뜬다. 그리고 지도자가 온전히 수강생에게만 집중할 수 있어 교육 효과도 좋다”고 말했다.“수영을 하면서 몸의 균형이 잡혔어요. 수영은 한 팔, 한 다리만 사용하는 게 아니라 전신을 활용하기 때문에 밸런스를 잡아줘요. 그리고 배드민턴과 달리기, 웨이트트레이닝과는 다른 근육을 쓰기 때문에 그동안 하던 운동과는 전혀 다른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대학에서 안전공학을 전공한 뒤 삼성코닝 안전관리자로 입사한 유 전 부사장은 30대 후반부터 꾸준하게 운동을 하고 있다. “여름에도 감기를 달고 살아 한약방에 갔더니 스트레스로 면역력이 떨어졌다고 했다. 약을 먹기도 했지만 몸이 건강해야 면역력도 좋아질 것 같아 운동을 시작했다”고 했다. 초반엔 테니스와 수영을 배우려는 시도도 했지만 정해진 시간을 맞출 수 없어 회사 내에 활성화된 배드민턴 동호회에 가입해 활동했다. 그는 “1997년 삼성코닝 수원공장에서 구미공장으로 발령받았을 즈음부터 운동을 시작할 마음을 먹었는데 구미공장에 배드민턴 동호회가 활성화돼 있었다”고 했다. 테니스와 수영은 시설 및 시간 활용면에서 그에게는 진입장벽이 높았다. 배드민턴은 조그만 공간에서도 언제든 칠 수 있어 좋았다. 회사 직원들과 축구도 즐겼다.“2006년 안전사고가 자주 일어나던 삼성에버랜드로 발령이 나면서 너무 바빠 한동안 운동할 시간을 내지 못했죠. 2009년 임원으로 승진하면서는 6개월 넘게 밤늦게까지 매일 야근을 하면서 운동을 전혀 못 했죠. 몸이 너무 피곤해 이러다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그때부터 매일 야근하기 전 회사 피트니스센터로 가서 러닝머신에서 30분 달렸어요. 그랬더니 좀 살겠더라고요. 살기 위해서 운동을 다시 시작한 거죠.”어느 정도 자리가 잡힌 뒤에는 배드민턴, 축구를 다시 시작했다. 피트니스센터에서는 몸을 풀고 가볍게 웨이트트레이닝을 한 뒤 50분을 걷고 달린다. 초반 10분은 빨리 걷고 30분은 시속 8km로 달린다. 그리고 10분 걷기로 마무리한다. 피트니스센터 운동 2회, 배드민턴 1, 2회, 주당 3~4일은 운동으로 체력을 다졌다. 지금은 걷고 달리기를 1시간으로 늘렸고, 수영도 주 1, 2회 추가해 거의 매일 운동하고 있다. 운동을 하면서는 감기도 잘 걸리지 않았다.삼성그룹에서 안전관리자 출신으로는 처음 임원이 된 유 전 부사장은 운동 덕분에 건강도 얻었지만 성공적인 삶도 살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솔직히 50분 이상 걷고 달리기가 쉽지 않다. 처음엔 ‘극기훈련’이라고 생각하고 했다. 그런데 참고 달리면 ‘오늘도 해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땀을 흠뻑 흘리고 나면 기분도 상쾌해진다”고 했다.“일본에서는 ‘건강한 사람이 건강한 제품을 만든다’는 말이 있어요. 건강해야 뭐든 열심히 성실히 일한다는 얘기죠. 저도 회사 직원들에게 ‘건강해야 일도 잘한다’며 축구와 등산 등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며 유대를 쌓았습니다. 돌이켜보면 운동은 가급적 빨리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그래야 건강도 일찍 챙기고 사회생활에서도 빨리 자신 있게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운동을 하면 건강해지고 자신감이 생기고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뀝니다. 활력이 있어야 하고자 하는 의욕과 도전 정신이 생기죠. 새로운 아이디어도 건강해야 잘 떠오릅니다. 특히 나이 들면서 건강이 안 좋으면 겁부터 나잖아요. 100세 시대엔 운동을 빨리 시작하고, 평생 해야 건강하게 살 수 있습니다. 비실비실하다 병상에 누우면 사는 의미가 없잖아요. 건강한 사람이 건강한 사회를 만듭니다. 병 든 사람, 비실비실한 사람이 많으면 그 사회가 건강하겠습니까? 운동을 꾸준히 해야 건강을 지킬 수 있습니다.”건강해야 안전도 지킬 수 있다.“제가 평생 안전 담당만 했잖아요. 건강해야 집중력도 높아 사고가 없어요. 생산 혹은 건설 현장에서 몸이 안 좋으면 사고율이 높아집니다. 1908년대 후반 일본 기업 시찰을 갔을 때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더라고요. 건강해야 업무 효율이 높아진다는 판단에 따는 것입니다. 저도 돌아와서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실시했죠. 체력을 테스트한 뒤 부족한 것을 채우라고 하는 식으로 운영했습니다. 일종의 운동 처방이었습니다. 사고가 주는 등 효과가 좋았습니다. 나중엔 삼성그룹 차원에서도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실시했습니다.”10월 29일이면 ‘이태원 참사’ 1주년이다. 이런 사고가 안 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우리는 큰 사고를 너무 빨리 잊어버려요. 사고가 났을 땐 누가 잘못했고 처벌해야 한다고 난리를 치지만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바로 식어 버려요. 큰 사고가 나면 교훈을 얻어야 하는데 교훈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게 큰 문제입니다. 명확한 원인 분석이 중요합니다. 1차, 2차, 3차 원인을 분석해보고 그것을 막기 위해 실질적인 대책을 차분히 마련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지속적, 제도적으로 지키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그런 과정이 빠져 있어요.”유 전 부사장은 최근 경기 성남시에서 열린 배드민턴대회에 출전해 60대 A조에서 3위를 차지했다. A조는 가장 상위그룹이다. 그는 “솔직히 30, 40대와 붙어도 체력에선 자신 있다”고 했다. 최근 쿠팡에서 퇴임한 뒤 ‘인생 2막’을 준비하고 있는 그는 “건강하니 뭐든 잘 해낼 수 있다”며 활짝 웃었다.한편 수영 국가대표 출신 신영연 원장은 엔드리스풀의 장점으로 다음과 같이 얘기했다. ①물 공포증을 극복하기 쉽다. ②물살이 몸을 띄워주기 때문에 쉽게 배울 수 있다. ③1대1, 2대1 레슨이라 피드백이 쉬워 정확한 자세를 배우기 좋다. ④다른 사람과 같이 수영하기 싫은 사람들에게 최적화돼 있다. 자기 몸 보여주기 싫은 사람들에게는 개인 샤워실을 제공한다. ⑤일반 수영장보다 수온이 3~5도 높아 감기 걸릴 위험이 적다. ⑥수영장 이용 인원이 적기 때문에 염소 수치를 낮게 유지하고, 물도 깨끗해 피부 예민한 사람도 수영이 가능하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0-28
    • 좋아요
    • 코멘트
  • “한쪽 무리하게 써 깨진 균형, 수영으로 바로잡고 있죠”[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유인종 전 쿠팡 안전관리 부사장(60)은 1년 전 수영을 시작했다. 20년 넘게 배드민턴을 치고, 피트니스센터에서 달리고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면서 건강을 꾸준히 관리했지만 새로운 운동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배드민턴을 치기 시작해 최근 생활체육 대회에 나가서 입상할 정도로 아직도 즐기고 있지만 몸이 예전과 달라진 것을 느꼈어요. 한쪽으로만 라켓을 사용해서인지 몸의 균형이 깨졌고, 무릎에도 통증이 오기 시작했죠. 그래서 몸에 부담을 주지 않는 운동을 찾았는데 수영이 눈에 들어왔죠.” 유 전 부사장은 기존 수영장은 대부분 여러 명을 대상으로 강습하고 정해진 시간에 가지 못하면 수영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아들에게 부탁해 ‘개인레슨’을 제대로 받는 곳을 찾아 달라고 해 지난해 10월부터 엔드리스풀(Endless Pool)에서 수영을 배우고 있다. 최근 국내에 도입된 엔드리스풀은 러닝머신처럼 물을 흐르게 하는 개인 전용 수영장이다. 혼자 혹은 2명만 수영할 수 있어 레슨 전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는 “초보자들은 물에 뜨는 것도 힘든데 물이 기계의 힘으로 흐르기 때문에 부력이 생겨 잘 뜬다. 그리고 지도자가 온전히 내게만 집중해 가르치기 때문에 빨리 배울 수 있다”고 했다. “수영을 하면서 몸의 균형이 잡혔어요. 수영은 한 팔, 한 다리만 사용하는 게 아니라 전신을 사용하기 때문에 밸런스를 잡아줘요. 그리고 배드민턴과 달리기, 웨이트트레이닝과는 다른 근육을 쓰기 때문에 그동안의 운동과는 전혀 다른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유 전 부사장은 삼성코닝 안전관리자이던 30대 후반에 면역력 저하로 계속 따라다니는 감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여름에도 감기를 달고 살아 한약방에 갔더니 스트레스로 면역력이 떨어졌다고 했다. 약을 먹기도 했지만 몸이 건강해야 면역력도 좋아질 것 같아 운동을 시작했다”고 했다. 초반엔 테니스와 수영을 배우려는 노력도 했지만 정해진 시간을 맞출 수 없어 회사 내에 활성화된 배드민턴 동호회에 가입해 활동했다. 테니스와 수영은 시설 및 시간 활용 면에서 그에게는 진입 장벽이 높았다. 배드민턴은 조그만 공간에서도 언제든 칠 수 있어 좋았다. 회사 직원들과 축구도 즐겼다. “2006년 삼성에버랜드로 발령이 나면서 너무 바빠 한동안 운동할 시간을 내지 못했죠. 2009년 임원으로 승진하면서는 6개월 넘게 밤늦게까지 매일 야근을 했어요. 몸이 너무 피곤해 이러다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그때부터 매일 야근하기 전 회사 피트니스센터 러닝머신에서 30분 달렸어요. 그랬더니 좀 살겠더라고요.”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힌 뒤에는 배드민턴, 축구를 다시 시작했다. 피트니스센터에서는 몸을 풀고 가볍게 웨이트트레이닝을 한 뒤 50분을 걷고 달린다. 초반 10분은 빨리 걷고 30분은 시속 8km로 달린다. 그리고 10분 걷기로 마무리한다. 피트니스센터 운동 2회, 배드민턴 1, 2회, 주당 3∼4일은 운동으로 체력을 다졌다. 지금은 걷고 달리기를 1시간으로 늘렸고 수영도 주 1, 2회 추가해 거의 매일 운동하고 있다. 삼성그룹에서 안전관리자 출신으로는 처음 임원이 된 유 전 부사장은 운동 덕분에 건강도 얻었고, 성공적인 삶도 살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솔직히 50분 이상 걷고 달리기가 쉽지 않다. 처음엔 ‘극기 훈련’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참고 해내면 ‘오늘도 해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땀을 흠뻑 흘리고 나면 기분도 상쾌하다”고 했다. 그는 “건강한 사람이 건강한 제품을 만든다”고 했다. 건강해야 뭐든 열심히 성실히 일한다는 얘기다. 회사에서도 “건강해야 일도 잘한다”며 직원들과 축구, 등산 등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며 유대를 쌓았다. 그는 “운동은 가급적 빨리 시작하는 게 좋다. 그래야 건강도 일찍부터 챙기고 사회생활에서도 빨리 자신감 넘치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유 전 부사장은 최근 경기 성남시에서 열린 생활체육 배드민턴 대회에 출전해 60대 A조에서 3위를 차지했다. A조는 가장 상위 그룹이다. 그는 “솔직히 30, 40대와 붙어도 체력에선 자신 있다”고 했다. 최근 쿠팡에서 퇴임한 뒤 ‘인생 2막’을 준비하고 있는 그는 “건강하니 뭐든 잘 해낼 수 있다”며 활짝 웃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0-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해도 안 뜬 새벽산 달리는 소프라노 “하얀 피부 구릿빛 됐지만 달리는 게 좋아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늦잠 잘 수 있는 주말 새벽 4시에 일어나서 하루 종일 30~40km 산을 달려요. 집에 올 때면 다리가 무거워 터덜터덜 걸어오죠. 그런데 그 묵직한 다리만큼 제 머리가 맑게 채워졌다는 기분이 들죠. 달리고 나면 풀리지 않는 난제도 풀리죠. 4년 전이라면 상상도 하지 못하던 일이죠.”인천시립합창단 메조소프라노 송지영 씨(45)는 요즘의 자신을 돌아보면서 자주 놀란다고 한다. 단 100m도 걷기 싫어 차를 타고 다니던 그가 이젠 산을 50km나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4년 전 어느 날이었죠. 퇴근한 뒤 집 근처 서울 도림천 쪽을 바라보니 사람들이 걷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저도 무작정 나가 걸었어요. 이런저런 스트레스가 심했죠. 한 7~8km를 걸었죠. 돌아오면서는 살살 걷듯이 달려봤어요. 단 100m도 걷기 싫어하던 제가 달리다니…. 숨은 차지만 땀을 흠뻑 흘리고 났을 때 기분이 날아갈 듯 좋았어요. 새로운 세상이었습니다. 모든 스트레스를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고, 기분이 상쾌했어요.”그때부터 걷다가 500m, 1km를 달렸다. 송 씨는 “계속 거리를 조금씩 늘려갔다. 참고 더 잘 달려보자고 달리니 어느 순간 ‘아 이 기분 뭐지?’ 힘은 드는데 기분이 좋았다. ‘그동안 내가 무슨 고민을 했지?라는 생각도 들었다. 모든 스트레스도 날아갔다”고 했다. 2019년 가을, 마라톤 10km를 완주했다. 1시간 15분.2020년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됐지만 달리기를 멈추진 않았다. 그는 “혼자서 10km를 달릴 수 있게 되자 마라톤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했다. 혼자서 마스크 쓰고 달리며 여기저기 찾아보니 크루(동아리)도 있고 마라톤 교실도 있었다. 그 무렵 오래전 만났던 오세진 작가(43)에게 연락해 함께 운동하자고 했다. 오 작가는 교통사고로 무너진 몸을 운동으로 일으켜 세운 뒤 마라톤, 트레일러닝, 등산에 빠져 지내고 있는 인물이다. 송 씨는 오 작가와 산을 찾으며 여자마라톤 국가대표 출신 권은주 프리랜서 감독(46)도 만났다. 그때 “마라톤 선수 출신 김용택 감독이 지도하는 바나나스포츠클럽에서 배우려 한다”고 하자 권 감독이 “아주 좋은 결정”이라고 해 본격적으로 배우며 달리게 됐다.“매주 토요일 서울 올림픽 공원에서 훈련받았죠. 처음엔 레슨 받고 혼자서는 주중에 한 번 달리는 식으로 했어요. 그랬더니 사람들이 그래서는 마라톤 하는 게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주당 2번, 3번으로 늘렸죠. 지금은 거의 매일 달리고 있습니다.”온·오프라인 마라톤 동호회 휴먼레이스에도 가입했다. 송 씨는 “오 작가와 산을 찾으면서 ‘산도 달리는 구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휴먼레이스 회원 한 분이 트레일러닝 번개 모임을 소집하기에 참가하면서 산을 달리게 됐다”고 했다.서울 관악산 인왕산 북악산을 달렸다. 수도권 불수사도북(불암산 수락산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도 달렸다. 산을 달리는 게 너무 재밌었다. 그는 “풍광도 좋지만 냄새가 달랐다. 흙냄새, 나무 냄새…. 그리고 공기도 달랐다. 산을 달리는 그 자체가 즐거웠다”고 했다. 지리산과 설악산, 소백산 등 대한민국 명산도 올랐다. 트레일러닝 훈련으로는 서울 및 수도권 산을 몇 개 연결해 30km 정도 달렸다.송 씨는 달리면서 “왜 인생을 마라톤이라고 하는지를 알았다”고 했다.“장시간의 싸움이라서기 보다는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마라톤 완주는 자신의 주제를 알고 준비해야 하죠. 최소한의 준비 루틴이 있죠. 그것을 안 하면 완주를 못하죠. 또 오버하면 중도에 포기해야 합니다. 그래서 준비 잘하고 집중력을 놓지 않고 ‘나는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기운을 자신에서 심어주면서 달려야 완주할 수 있죠. 인생도 마찬가지잖아요.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고난이 찾아오죠. 그 점이 인생하고 비슷한 것 같아요.”코로나19 확산으로 도로마라톤은 멈췄지만 산에서 열리는 트레일러닝 대회는 계속 이어졌다. 2021년 10월 서울을 한 바퀴 달리는 서울국제울트라트레일러닝 ‘서울 100K’에서 50km를 12시간에 완주했다. 그리고 2주 뒤 제주에서 열린 트렌스제주트레일러닝 50km를 10시간에 달렸다.“산과 도로를 달리는 게 너무 즐거웠죠. 어느 순간 나만을 위해 달리는 것 같아서 남을 위해 달리는 것을 고민했어요. 우리 집 근처에 살던 친구가 시각장애인 마라톤 동반주자(라이드러너)를 했던 게 생각나 연락했죠. 그래서 VMK 한국시각장애인마라톤클럽을 알게 됐죠. 시각장애인은 동반주자가 없으면 달릴 수 없잖아요. 달리면서 남을 도울 수 있어 좋았어요.”시각장애인과 함께 달리는 빛나눔동반주자단으로 활동했다. 시간 날 때 시각장애인과 10~20km를 함께 달렸다. 그는 “지난해는 시각장애인들과 달린 해”라고 했다. 그는 “시각장애인들과 달리면 내가 더 실력을 키워야 더 잘 끌어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더 자극 받는다”고 했다.송 씨는 이제 하루라도 달리지 않으면 몸이 찝찝해 견디지 못한다. 새벽에 5~10km를 달리고 하루를 시작한다.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 새벽에 달리지 못하면 저녁에라도 달려야 한다. 주말에는 산을 달린다. 코로나19가 잦아들면서 도로 대회에도 출전했다. 주로 10km와 하프코스를 달렸다. 10km는 48분, 하프는 1시간46분이 최고기록. 그는 “가끔 입상도 했다. 속칭 빈집털이(강자가 없을 때 우승했다는 속어)다”고 했다. 42.195km 풀코스는 지난해 가을 처음 달렸다. 3시간56분. 11월 5일 jtbc마라톤에서 3시간45분을 목표로 달릴 예정이다.송 씨는 달리면서 완전히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저는 새하얀 피부에 바짝 마른 몸이었죠. 먹는 것도 살찔까 봐 새 모이 먹듯 했죠. 지금은 햇볕에 탄 구릿빛 피부가 아름답고 국수 한 그릇도 뚝딱이죠. 우리 단원들이 이런 저를 보고 놀랐죠. 달리며 굵어진 제 허벅다리도 자랑스러워요. 달리면서 제 인생관이 확 바뀌었습니다.”송 씨는 “과거 지나친 승부욕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았는데 이젠 ‘내 페이스대로 가면 되지 뭔 걱정?’이란 생각으로 살고 있다”고 했다. 달리며 체력이 좋아진 것은 물론 마음의 여유까지 찾았다.“처음엔 다른 사람이 빨리 달리면 ‘어쩌지?’란 생각에 마음이 조급했죠. 그런데 이젠 ‘괜찮아 저 사람은 저런 세상에 사는 거고 난 내 세상에서 살면 되지’라는 생각이 들었죠.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따라갈 수도 없잖아요. ‘내 페이스가 있잖아’라고 내려놓고 달리니 마음이 너무 편해요.”그는 강조했다.“달리면 인생이 달라집니다. 달리면 매일 뇌 청소를 하는 느낌입니다. 세포들이 건강해집니다. 그리고 옆 사람도 돌봐줄 줄 아는 여유도 생깁니다. 주위에 달리라고 하면 ‘야 나 죽으라고?’라는 반응입니다. 저도 걷다가 100m부터 차근차근 달렸습니다. 마라톤,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이젠 마라톤 전도사가 다 됐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0-21
    • 좋아요
    • 코멘트
  • “100m도 차 타고 다녔는데 이젠 산길 50km 달려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4년 전 어느 날 집 근처 서울 도림천을 걷는 사람들을 보고 무작정 걸었다. 그러자 새로운 세상이 보였다. 모든 고민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고, 기분이 상쾌했다. 그때부터 걷고 달렸다. 지금은 산길을 달리는 트레일러닝 50km도 거뜬히 완주한다. 운동과는 담을 쌓고 지내던 인천시립합창단 메조소프라노 송지영 씨(45)는 이제는 매일 달리지 않으면 안 되는 마라톤 마니아가 됐다. “2019년 이런저런 스트레스가 심했죠. 퇴근한 뒤 밖을 보니 사람들이 공원을 걷고 있었죠. 저도 나가 걸었어요. 한 7∼8km를 걸었죠. 돌아오면서는 살살 걷듯이 달려봤어요. 단 100m도 걷기 싫어하던 제가 달리다니…. 숨은 차지만 땀을 흠뻑 흘리고 났을 때 기분이 날아갈 듯 좋았어요.” 그때부터 걷다가 500m, 1km를 달려봤다. 송 씨는 “거리를 조금씩 계속 늘려 갔다. 참고 더 잘 달려 보자고 달리니 어느 순간 ‘아, 이 기분 뭐지?’라는 느낌이 들었다. 힘은 드는데 기분이 좋았다. ‘그동안 내가 무슨 고민을 했지?’라는 생각도 들었다. 모든 스트레스도 날아갔다”고 했다. 2019년 가을, 마라톤 10km를 완주했다. 1시간 15분. 2020년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했지만 달리기를 멈추진 않았다. 그는 “혼자서 10km를 달릴 수 있게 되자 마라톤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했다. 혼자서 마스크 쓰고 달리며 여기저기 찾아보니 크루(동아리)도 있고 마라톤 교실도 있었다. 그 무렵 오래전 만났던 오세진 작가(43)에게 연락해 함께 운동하자고 했다. 오 작가는 교통사고로 무너진 몸을 운동으로 일으켜 세운 뒤 마라톤, 트레일러닝, 등산에 빠져 지내고 있는 인물이다. 송 씨는 오 작가와 산을 찾으며 여자마라톤 국가대표 출신 권은주 프리랜서 감독(46)도 만났다. 그때 “마라톤 선수 출신 김용택 감독이 지도하는 바나나스포츠클럽에서 배우려 한다”고 하자 권 감독이 “아주 좋은 결정”이라고 해 본격적으로 배우며 달리게 됐다. “매주 토요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훈련받았죠. 처음엔 레슨 받고 혼자서는 주중에 한 번 달리는 식으로 했어요. 그랬더니 사람들이 그래서는 마라톤 하는 게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주당 2번, 3번으로 늘렸죠. 지금은 거의 매일 새벽 5∼10km를 달리고 하루를 시작해요.” 온·오프라인 마라톤 동호회 휴먼레이스에도 가입했다. 송 씨는 “오 작가와 산을 찾으면서 ‘산도 달리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휴먼레이스 회원 한 분이 트레일러닝 번개 모임을 소집하기에 참여하면서 산을 달리게 됐다”고 했다. 서울 관악산 인왕산 북악산은 물론 수도권 불수사도북(불암산 수락산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을 달렸다. 도로마라톤은 코로나19로 멈췄지만 산에서 열리는 트레일러닝 대회는 계속 이어졌다. 2021년 10월 서울의 산을 달리는 서울국제울트라트레일러닝 ‘서울 100K’에서 50km를 12시간에 완주했다. 그리고 2주 뒤 제주에서 열린 트랜스 제주 트레일러닝 50km를 10시간에 달렸다. “산과 도로를 달리는 게 너무 즐거웠죠. 어느 순간 나만을 위해 달리는 것 같아서 남을 위해 달리는 것을 고민했어요. 우리 집 근처에 살던 친구가 시각장애인 마라톤 동반 주자(가이드러너)를 했던 게 생각나 연락했죠. 그래서 VMK 한국시각장애인마라톤클럽을 알게 됐죠. 시각장애인은 동반 주자가 없으면 달릴 수 없잖아요. 달리면서 남을 도울 수 있어 좋았어요.” 시각장애인과 함께 달리는 빛나눔동반주자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간 날 때 시각장애인과 10∼20km를 함께 달렸다. 송 씨는 달리면서 완전히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저는 새하얀 피부에 바짝 마른 몸이었죠. 먹는 것도 살찔까 봐 새가 모이 먹듯 했죠. 지금은 햇볕에 탄 구릿빛 피부가 아름답고 국수 한 그릇도 뚝딱이죠. 우리 단원들이 이런 저를 보고 놀랐죠. 달리며 굵어진 제 허벅다리도 자랑스러워요. 제 인생관이 확 바뀌었습니다.” 송 씨는 “과거 지나친 승부욕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았는데 이젠 ‘내 페이스대로 가면 되지 뭔 걱정?’이란 생각으로 살고 있다”고 했다. 달리며 체력이 좋아진 것은 물론 마음의 여유까지 찾았다. 그는 “달리면 인생이 달라진다”고 다시 강조했다. 이젠 마라톤 전도사가 다 됐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0-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흥남 철수 때 내려온 친구와 DMZ 자전거 질주…평생 즐긴 운동 덕분에 가능” 미국 거주 김권식 회장의 건강법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미국 미네소타에서 재생 에너지기업 EVS(Engineering, Value, Service)를 창업해 경영하는 김권식 회장(80)은 10월 3일부터 11일까지 경기도 파주에서 시작해 강원도 고성까지 이어진 비무장지대(DMZ)를 자전거를 타고 질주했다. ‘6·25 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12월 동부전선에서 중공군 개입으로 불리해진 미군이 철수하며 피난민을 대거 구출한 ‘흥남 철수’ 때 남한으로 내려온 친구를 위해서였다. 서울대 공대 동창이자 미국 뉴저지에서 살고 있는 주동명 뉴욕시 기술담당 시설 국장(81)이 늘 고향을 잊지 못하고 가고 싶어 하자 만든 이벤트였다.“동명이가 고향을 가고 싶어 해 언젠가 ‘그럼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휴전선을 자전거 타고 달리자’고 했죠. 그런데 남북관계가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죠. 우리 나이에 언제까지 기다릴 수 없어 올해 감행했습니다. 알아보니 평화누리길이 잘 조성돼 있더라고요. 그래서 함께 달렸습니다.”김 회장의 지인인 미국 미네소타 반도체업체 인테그리스(Entegris) 장비 담당 매니저인 이병학 박사(64), 그리고 삼성그룹 임원 출신 김대원 씨(67) 등이 함께 했다. 전 구간을 달릴 순 없었다. 평화누리길이 잘 정비된 곳도 있지만 자동차 도로를 이용해야 해 위험하거나, 너무 가파른 구간은 뺐다. 혹시 다른 차량이 팀을 보지 못해 사고가 날 수도 있다는 판단에 트럭 한 대를 대여해 횡단팀 뒤에 따르게 했다. 군부대의 허가를 받아 일부 군사지역에는 들어가기도 하고 허가를 안 해줘 돌아가기도 했다. 하루 최대 50km, 총 400km가량을 자전거를 타고 달렸다. 임진강 한탄강 그리고 멋진 산으로 이어진 금수강산을 맘껏 구경했지만 철조망과 군부대로 막힌 분단 현실에 안타까움도 느꼈다.“강원도 철원 화천 양구 인제 고성으로 이어진 산길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자동차를 타고 가면 경험할 수 없는 광경이었죠. 곳곳에 있는 맑은 개울도 인상적이었죠. 강원도 속초에서 고성으로 이어진 해안길도 장관이었습니다. 하지만 곳곳이 철조망으로 가로막혀 있고, 군부대가 지키고 있는 것을 보면서 대한민국은 아직 전쟁을 잠시 멈춘 분단국가라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아직 진정한 평화가 온 것은 아니라는 것을 느꼈습니다.”고령의 나이에 이런 여행이 가능했던 배경엔 김 회장과 주 국장, 이 박사가 ‘스포츠 천국’ 미국에서 오래전부터 스포츠를 즐기며 탄탄하게 키운 체력이 있었다. 테니스와 마라톤을 즐기는 주 국장은 매일 새벽 1시간에서 1시간30분 달리고 출근한다고 한다. 이 박사는 겨울에도 자전거로 출퇴근할 정도로 자전거광이라고. 국내 거주하는 김대원 씨도 오랜 전부터 자전거로 건강을 다져왔다. 김 회장은 “(주)동명이가 자전거를 많이 타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래도통제력이 약해 몇 번 넘어지기는 했지만 큰 부상 없이 DMZ를 따라 한반도를 횡단했다”고 말했다.김 회장은 “4번의 고비가 있었다”고 했다.“화천의 수피령, 양구의 돌산령, 미시령 옛길, 그리고 기억은 나지 않지만 모 군부대가 있었던 고개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풍광은 좋았지만 오르기는 쉽지 않았어요. 천천히 자전거 끌고 걸어서 올랐는데도 정상에 오르니 탈진했습니다.”이번 행사를 주도한 김 회장은 1969년 미국 미네소타대로 유학을 떠난 뒤부터 운동을 생활화한 덕분에 건강한 노년을 즐기고 있다. 2022년 5월 21일 “美서 스키 타고 韓양서 등산…운동해야 노년 즐길 수 있어”란 ‘양종구 기자의 100세 시대 건강법’ 기사로 소개했던 인물이다. 여든 살의 고령이면서도 매일 운동으로 건강을 지키며 살고 있다.“미국은 스포츠 천국이었어요. 다양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었죠. 테니스와 탁구, 배드민턴, 자전거 타기, 스키, 피트니스, 걷기 등을 즐겼습니다. 운동을 안 하면 삶에 활력이 떨어져 힘들었어요. 인생을 즐겁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선 운동의 생활화가 중요합니다.”서울대 시절부터 테니스를 즐겼던 김 회장은 미국에서 자연스럽게 운동을 생활화하게 됐다. 그는 “운동을 하려거든 재미있게 하라”고 말한다. 노동처럼 하는 기계적 운동은 좋아하지 않는다. 그 순간을 즐겨야 한다. 겨울엔 스키와 크로스컨트리 스키, 컬링 등을 즐겼고 그 외 계절엔 바람과 햇빛을 즐기는 하이킹과 자전거 타기, 골프, 테니스 등으로 건강을 다졌다. 나이 들면서는 부상 위험이 적은 스포츠로 방향을 바꿨다. 겨울엔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탁구, 여름엔 골프와 걷기를 주로 한다. 웨이트트레이닝은 평생 체력 단련의 기본으로 하고 있다.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1시간15분에서 2시간, 다른 스포츠도 한번 하면 2시간씩은 한다. 김 회장은 가족, 회사원에게도 운동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우리 회사에선 컴퓨터 앞에 1시간 이상 앉아 있지 말도록 권유한다. 산책도 하라고 한다. 집과 회사에 탁구장도 마련했다. 틈나는 대로 탁구도 친다. 건강해야 일도 잘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인 황성숙 씨(79)와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탁구, 골프, 걷기 등을 함께 즐기고 있다. 대학 때까지 스키 선수였던 두 아들과 다운힐 스키도 함께 타기도 한다.김 회장은 “건강하니 DMZ를 따라 한반도도 횡단할 수 있었다. 친구들과 뜻깊은 여행을 할 수 있어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0-14
    • 좋아요
    • 코멘트
  • “어릴적 운동, 평생 갑니다” 육상부 출신 서울교대생의 ‘건강하게 공부하는 비법’[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9월 9일 충남 서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11회 전국교육대학교 육상경기대회(교대 육상대회) 남자 1500m에서 2위(4분32초51), 혼성 계주 800m에서 1위(1분54초01)를 한 서울교대 육상부 주장 고승준 씨(과학과 3학년)는 초등학교 시절 육상 선수로 활약했었다. 6학년부턴 공부에 집중했지만 대학에 입학한 뒤 육상부에 가입해 적극적으로 활동하게 된 배경엔 학창 시절의 경험이 주효하게 작용했다.“초등학교 3학년 때 학교별 육상대회가 있었어요. 제가 어릴 때 키도 크고 잘 달려서 대회에 나갔는데 운 좋게 입상하게 됐죠. 처음엔 단거리 80m를 했고요. 점점 올라갔어요. 나중엔 800m까지 했어요. 지역에서는 잘했는데 초등학교 5학년 때 나간 소년체전에서는 별 활약을 못했죠. 하지만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공부도 병행하던 고 씨는 6학년에 올라가면서는 육상을 사실상 그만뒀다. 대회가 있으면 간간이 출전했지만 2학기부터는 공부에만 집중했다. 그는 “중학교 때부턴 공부와 육상을 병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당시 운동 경험에 내 인생에 큰 도움이 됐다. 체력이 좋아 공부에도 더 집중할 수 있었다”고 했다. 고 씨는 지역에서는 잘하는 편에 속해 중학교에서 여러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지만 거부했다고 했다. 그는 서울교대에 입학해 다시 육상을 접했다.“전 체육과는 아니지만 1학년 때 체육 실기지도를 수강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교수님이 육상부가 있다는 말씀을 하셨죠. 너무 반가웠습니다. 바로 가입했습니다,”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시기라 제대로 활동하진 못했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가 완화되면서 조금씩 운동할 수 있었다. 교대 육상대회가 지난해에도 치러졌는데 준비과정이 짧아 좋은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올해는 제대로 준비했다.“올해 대회가 제가 주장을 맡고 제대로 준비해 나갈 수 있는 대회였죠. 그래서 준비를 많이 했어요. 제가 육상 선수 경험이 있다 보니 훈련 프로그램도 제가 짰죠. 인터넷 등 정보를 찾아보고 교수님들께 자문을 구해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선수들도 적극적으로 모집했죠. 올핸 60여명이 육상부에 가입했고 대회 출전은 스태프까지 30명 넘게 나갔습니다.”대회 출전을 앞두곤 주 3회, 평상시엔 주 2회 함께 훈련했다. 육상 선수 출신 지도교수 김방출 교수(57)의 도움으로 엘리트 스포츠의 요람 한국체대에 가서 훈련할 기회도 가질 수 있었다. 서울교대는 올 교대 육상대회에서 전국 9개 교육대 198명이 참가한 가운데 전 종목에서 고른 성적을 내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이 5번째 종합 우승이다.고 씨는 “사실 평상시에는 훈련이라기 보다는 러닝 크루(동아리) 처럼 운영하고 있다. 아침에 모여서 함께 달리고 아침 먹고 수업 들어가는 식이다. 요즘 함께 모여 달리는 크루들이 많은데 그런 취미 개념으로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대회를 앞두고는 더 열심히 훈련한다”고 말했다.서울교대의 종합 우승은 어릴 때부터 속칭 ‘국영수(국어 영어 수학)’ 공부에 내몰려 학생들이 운동을 등한시하게 만드는 한국 초등교육에 좋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예비 교사들이 직접 기초 종목 육상을 훈련하고 대회에 출전하면서 운동의 중요성을 체득했고, 교육 현장에 나가서 육상을 가르치는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서울교대 육상부는 김방출 교수가 2012년 만들었다. 김 교수는 “초등학교 때부터 심신을 건강하게 다져야 하는데 국내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미래를 책임질 새싹들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도할 수 있는 교사를 양성하기 위해 육상을 내세웠다”고 말했다. 예비 교사들이 달리고 뛰고 던지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움직임을 형상화한 육상을 제대로 배우고 훈련하면서 향후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의 건강과 지혜를 함께 키워주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김 교수는 “예비 교사들의 스포츠 경험이 중요하다. 경험해 본 교사들이 교단에서 섰을 때도 아이들에게 운동 기회를 줄 가능성이 높다. 그 가치를 배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교대 육상대회도 김 교수가 주도해 2013년부터 열리게 됐다.김 교수의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 김 교수는 “육상대회에 출전해 입상했던 학생들이 현장에 나가 육상부를 만들어 각종 대회에서 우승했다는 소식을 자주 전해온다”고 했다. 그는 “오래전부터 교대대항 T볼 대회를 열었는데 참가했던 학생들이 교육 현장에 나가서 T볼을 활성화시켰다. 이젠 서울 초등학교 T볼 대회에 100개 넘는 팀이 나올 정도로 저변이 확대됐다. 조만간 초등학교 육상부도 많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예비교사들의 반응도 좋다. 고승준 씨는 “내가 중고교 다닐 때도 운동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공부하느라 거의 운동을 못했다. 몸이 건강해야 공부도 잘되는데….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 현장에 나가면 아이들이 운동과 공부를 함께 하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솔직히 초등학교 때는 여유를 찾아도 되는 시기잖아요. 너무 공부에만 매달릴 필요가 없을 것 같아요. 운동도 열심히 하며 놀 시기인데…. 다양한 가능성을 찾는 시기 아닌가요. 운동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고요.”남자 400m에서 53초62로 금메달을 획득한 조형석 씨(유아특수과 1학년)도 “교사가 돼 아이들을 지도할 때 육상 선수로 활약한 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특히 계주는 협동심과 체력을 키워준다”고 말했다. 평소 달리기를 좋아하고 운동회 때 계주 멤버로 참여했던 경험이 조 씨를 육상부로 이끌었다. 교대 육상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육상부에 가입했다는 그는 “그냥 뛰어놀던 수준에서 훈련하니 배울 게 많았다. 육상이 생각보다 체계적이었다. 스포츠 과학적 지식도 얻었다”고 했다.여자 800m에서 2위(3분5초87)를 한 송현경 씨(과학과 2학년)도 “교육 현장에 가면 내가 했던 경험들이 애들한테 도움이 될 것 같다. 내가 재미있게 했던 운동들을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면 잘 따라 할 것 같다”고 했다. 송 씨는 “육상 선수였던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달리는데 소질은 있었다. 중고교 시절엔 공부하느라 못했지만 대학에 들어와서 바로 육상부에 가입했다”고 했다. 그는 “열심히 하니 성과가 나왔고,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고 했다. 여자 800m에서 3분2초66으로 1위를 한 심규리 씨(체육과 2학년)는 “교수님 추천으로 육상부에 가입했는데 체력이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심 씨는 달리는 것에 심취해 조만간 마라톤에도 도전할 계획이다.스포츠 심리학적으로 운동을 일찍 경험할수록 평생 즐길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육상대회에 출전한 예비 교사들이 교육 현장에서 운동 기회를 많이 준다면 아이들이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0-07
    • 좋아요
    • 코멘트
  • “육상대회 출전 경험, 교육 현장서 아이들에게도 줄겁니다”[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초등학교 교사를 양성하는 서울교대가 지난달 9일 충남 서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11회 전국교육대 육상경기대회(교대 육상대회)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전국 9개 교육대 198명이 참가한 가운데 전 종목에서 고른 성적을 낸 결과다. 이번이 5번째 종합 우승이다. 서울교대의 종합 우승은 어릴 때부터 속칭 ‘국영수’(국어 영어 수학) 공부에 내몰려 학생들이 운동을 등한시하게 만드는 한국 초등교육에 좋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예비 교사들이 직접 기초 종목 육상을 훈련하고 대회에 출전하면서 운동의 중요성을 체득했고, 교육 현장에 나가서 육상을 가르치는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남자 1500m 2위(4분32초51), 혼성 계주 800m에서 1위(1분54초01)를 한 서울교대 육상부 주장 고승준 씨(과학과 3학년)는 “올 초부터 체계적으로 준비해 좋은 성적을 내 기쁘다”고 했다. 초등학교 때 육상 선수를 했던 고 씨가 육상부를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대회를 앞두고는 주 3회, 대회가 없을 땐 주 2회 수업을 마치고 함께 훈련했다. 훈련 프로그램도 직접 짰다. 고 씨는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아보고 교수님들께 자문해 훈련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했다. 엘리트 스포츠의 요람 한국체대에 가서 합동 훈련을 하기도 했다. 남자 400m에서 53초62로 금메달을 획득한 조형석 씨(유아특수과 1학년)는 교대 육상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육상부에 들었다. 평소 달리기를 좋아하고 운동회 때 계주 멤버로 참여했던 경험이 그를 육상부로 이끌었다. 그는 “그냥 뛰어놀던 수준을 넘어 훈련하니 배울 게 많았다. 육상이 생각보다 체계적이었다. 스포츠과학 지식도 얻었다”고 했다. 여자 800m에서 3분2초66으로 1위를 한 심규리 씨(체육과 2학년)는 “교수님 추천으로 육상부에 가입했는데 체력이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심 씨는 조만간 마라톤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여자 800m에서 2위(3분5초87)를 한 송현경 씨(과학과 2학년)는 “육상 선수였던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달리는 데 소질은 있었다. 중고교 시절엔 공부하느라 못 했지만 대학에 들어와서 육상부에 가입해 달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열심히 하니 성과가 나왔고,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고 했다. 서울교대 육상부는 육상 선수 출신 김방출 체육과 교수(57)가 2012년 만들었다. 김 교수는 “초등학교 때부터 심신을 건강하게 다져야 하는데 국내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미래를 책임질 새싹들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도할 수 있는 교사를 양성하기 위해 육상을 내세웠다”고 말했다. 예비 교사들이 달리고 뛰고 던지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움직임을 형상화한 육상을 제대로 배우고 훈련하면서 향후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의 건강과 지혜를 함께 키워주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김 교수는 “예비 교사들의 스포츠 경험이 중요하다. 경험해 본 교사들이 교단에 섰을 때 아이들에게 운동 기회를 줄 가능성이 높다. 그 가치를 배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의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 김 교수는 “육상대회에 출전했던 학생들이 현장에 나가 육상부를 만들어 각종 대회에서 우승했다는 소식을 자주 전해온다”고 했다. 그는 “오래전부터 교대 대항 T볼 대회를 열었는데 참가했던 학생들이 교육 현장에 나가 T볼을 활성화시켰다. 이젠 서울 초등학교 T볼 대회에 100개 넘는 팀이 나올 정도로 저변이 확대됐다. 조만간 초등학교 육상부도 많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예비 교사들의 반응도 좋다. 고승준 씨는 “나를 포함해 중고교 때 운동을 좋아하던 친구들이 공부하느라 거의 운동을 못 했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현장에 나가면 아이들이 운동과 공부를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조형석 씨는 “육상 선수 경험이 교사가 돼 아이들을 지도할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스포츠 심리학적으로 운동을 일찍 경험할수록 평생 즐길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육상대회에 출전한 예비 교사들이 교육 현장에서 운동 기회를 많이 준다면 아이들이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0-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사이클, 달리기, 수영 번갈아 하는 크로스트레이닝…철인3종의 시작”[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팁]

    달리다 보면 어느 순간 42.195km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다. 풀코스를 달리다 보면 사이클이나 수영이 눈에 들어온다. 물론 마라톤만 계속하거나 50km, 100km 울트라마라톤으로 가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한 종목만 하다 보면 다른 종목에 대한 욕심이 생기고 그렇게 하다 철인3종(트라이애슬론)으로 빠지게 된다.철인3종 종목인 마라톤과 사이클, 수영을 번갈아 하는 것을 크로스트레이닝(Cross-Training)이라고 한다. 물론 다른 종목을 섞어서 하는 것도 크로스트레이닝이다. 크로스트레이닝은 운동의 즐거움을 더하고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한 종목만 계속 하면 흥미가 떨어지고 어느 순간 운동이 스트레스가 돼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도로 위만 계속 달리면 같은 근육만 반복해서 쓰기 때문에 피로감도 더하고 근육이나 인대에 무리가 갈 수 있다. 달리기나 걷기를 하다 무릎 발목에 통증이 온다면 자전거를 타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통증이 오는 이유가 관절의 질병이 아닌 과도한 활동 때문이라면 자전거 타기는 무릎과 발목에 가는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 수영도 좋은 대체운동이다. 몸이 물에 떠서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모든 관절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원래 크로스트레이닝의 정의는 스포츠나 피트니스 현장에서 다양한 운동으로 몸의 다양한 부위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특정 운동은 특정 근육만 향상시키기 때문이다. 크로스 트레이닝은 이런 불균형을 막기 위한 훈련법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마라톤과 사이클을 하게 되면 마라톤이 잘 안될 땐 사이클을 타고, 사이클이 잘 안 될 땐 마라톤을 하면 된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다양한 종목을 하게 되면 지루함에서 오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고 성취감이 배가 된다. 운동을 지속적으로 실천할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말한다. 김 교수는 “사이클을 타다 보면 어느 순간 마라톤을 할 때 안 되던 것이 될 수 있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특정 종목에 얽매이다 보면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다른 종목을 할 때 해결될 수도 있다. 이렇게 하다보면 마라톤과 사이클 두 종목 모두에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2021년 3월 6일 쓴 ‘한 가지 종목 지겨워? 운동에도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의 주인공 김수녕 경기도 성남 분당제일부동산 대표(53)는 마라톤과 수영, 사이클을 번갈아 즐긴다. 그는 기본적으로 새벽에 달리기와 수영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주말엔 사이클이나 마라톤 장거리 훈련이 이어진다. 그는 “비가 오면 수영장으로 가서 수영을 한다. 헬스클럽에서 운동하기도 한다. 날씨가 화창하면 산이나 공원으로 가서 달린다. 춥지 않은 날씨엔 자전거 타러 나가도 된다. 날씨나 기분에 따라 운동을 골라서 하니 아주 좋다. 힘도 덜 든다”고 했다.김 씨는 철인3종계에서 잘 나가는 ‘스타’다. 킹코스(철인코스·수영 3.8km, 사이클 180km, 마라톤 42.195km) 국내 및 해외대회에도 자주 출전했다. 철인코스 최고기록은 12시간15분대로 2016년 구례 국제철인3종 대회에서 기록한 것이다. 당시 여자부 연령별 2위에 올랐다. 철인3종 동호인대회는 5살 단위로 끊어서 연령별로 시상을 한다. 마라톤 풀코스를 50회 이상 완주했고, 철인3종 올림픽코스(수영 1.5km, 사이클 40km, 마라톤 10km)는 수도 없이 완주했다.올 4월 22일 쓴 ‘환갑 앞두고 철인3종 31회 완주…김민선 씨의 건강관리법’의 주인공 김민선 씨(59)도 크로스트레이닝을 즐긴다. 김 씨의 하루도 새벽에 시작된다. 기상한 뒤 피트니스센터로 달려가 오전 6시부터 8∼9시까지 운동을 한다. 수요일엔 수영을 하고 월금, 화목으로 나눠 달리기와 고정식 자전거 타기를 번갈아 한다. 주말에 시간 날 땐 야외에서 장거리 달리기나 사이클을 탄다. “대회 출전을 잡아놓으면 최소 6개월 전이나 1년 전부터 훈련에 들어간다”고 했다. 12시간 이상 달리기 위해선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그는 “이젠 순위보다 즐기는 데 초점을 둬 천천히 달리지만 그래도 훈련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레이스가 정말 힘들다”고 했다.김민선 씨는 철인3종을 시작한 뒤 1년 만인 2009년 7월 처음 도전해 15시간13분16초에 완주했고, 세 달 뒤 12시간33분23초로 약 3시간을 단축했다. 최고기록은 2010년 세운 11시간12분26초. 그는 “달리는 대회마다 코스가 다르기 때문에 최고기록은 의미 없다. 그냥 즐길 뿐”이라고 했다. 김 씨는 올 6월 독일 로스 챌린지 철인3종 철인코스에도 출전해 12시간 4분으로 에이지그룹에서 9등을 차지했다. 2022년 8월 6일 쓴 “헬스-요가 즐기며 달려”… 그녀가 크로스 트레이닝을 선택한 이유는의 주인공 이소연 씨도 크로스 트레이닝을 즐긴다. 그는 월요일엔 테니스, 수요일과 금요일엔 헬스, 목요일엔 찰스런 트레일러닝, 주말엔 사이클 라이딩과 장거리 달리기를 한다. 어릴 때부터 즐긴 수영은 가끔 생각 날 때 한다. 크로스트레이닝이 언뜻 보기에 힘들 것 같지만 실제론 그렇게 힘들진 않다는 반응이다. 김수녕 대표는 “마라톤, 자전거, 수영, 트레일러닝 등을 교대로 해서인지 피로감도 덜하고 부상도 없다”고 말했다. 운동생리학자들은 이런 이유에 대해 “사용하는 근육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마라톤과 자전거, 수영을 할 때 주로 사용하는 근육이 다리기 때문에 피로도도 그만큼 분산된다는 얘기다.꼭 철인3종을 하지 않더라도 운동을 번갈아 하면 근육의 피로도를 줄일 수 있다.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게 달리기와 요가 혹은 수영, 헬스와 요가 혹은 수영이다. 쓰는 주 근육이 다르기 때문에 크로스트레이닝으로 아주 좋은 조합이다. 특히 요가는 몸을 풀어 주며 근육을 강화시키기 때문에 모든 운동의 보조 운동으로 좋다. 보디빌딩 선수들도 근육을 만들 때 하체와 상체, 몸통을 눠서 하기도 한다. 어떤 운동이든 더 재밌게 즐기려면 크로스트레이닝도 좋은 방법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0-05
    • 좋아요
    • 코멘트
  • “마라톤 고수도 걷기부터 시작… 달리려면 걸어라”[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팁]

    9월 24일(현지시간)부터 30일까지 6박 7일간 칠레 아타카마사막 마라톤 250km를 완주한 유지성 아웃도어스포츠코리아(OSK) 대표(52)는 사막마라톤을 달리기 위해 2001년부터 걷기 시작했다. 평생 달려보지 않던 그는 걷기로 시작해 1km, 5km, 10km 등 천천히 거리를 늘렸다. 그는 “5km를 넘길 때가 가장 힘들었다. 10km를 넘긴 뒤에는 20km, 30km까지 쉽게 거리를 늘렸고 40, 50km 장거리 달리기를 거의 매일 했고, 대회를 앞두고는 산을 달렸다”고 했다. 체중이 90kg을 넘었던 그는 사막마라톤 준비와 완주를 하면서 67kg까지 20kg 넘게 빠졌다. 마라톤이 다이어트에 좋다고 해서 바로 달리기 시작하면 탈이 날 수 있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걷는 게 시작이다.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운동은 걷기다. 특히 지금까지 운동이라는 것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 출발은 당연히 걷기여야 한다. 시작이 쉽고 몸에 큰 무리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사실 우리는 걷기를 밥 먹듯이 한다. 자거나 앉아서 쉴 때, 식사할 때, 사무실에서 일할 때 등을 제외하면 우리는 늘 걷는다. 물론 차를 타고 이동할 때도 있지만 걷기는 우리가 언제나, 항상 하고 또 할 수 있는 아주 친숙한 활동이다.하지만 일상적인 걷기와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한 걷기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짧은 거리라도 걷기를 생활화하는 자세가 중요하지만 우리 몸이 활기를 느낄 만큼의 스트레스(부하)를 주려면 어느 정도 지속 시간이 필요하다.걷기는 인간이 땅에 직립하는 순간부터 시작된 가장 오래된 운동이다. 아프리카 케냐 북부 나이로비에 사는 마사이족은 하루 평균 3만보를 걷는다. 한국인은 잘해야 하루 평균 5000보 안팎을 걷는다. 자가용을 이용하는 사람이면 약 3500보. 주부는 3000보. 하루 1000보도 걷지 않는 사람도 있다. 잘 뛰어노는 아이들의 경우 2만600보를 걷는다. 보통 1일 권장 걸음 수가 1만보다. 1만보면 보폭에 따라 8km에서 9.5km다. 빠르게 한 번에 걸으면 1시간 20분에서 1시간 30분이 걸리는 거리로 상당한 운동량이다.걷기와 달리기를 구분하는 일반적인 기준은 속도다. 시속 7km 이상이면 달리기, 이하면 걷기다. 학술적으론 두 발 중 한 발이 항상 땅에 닿아 있으면 걷기, 그렇지 않으면 달리기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걷기는 하중이 뒤꿈치부터 바닥을 거쳐 발가락 쪽으로 전달되는 식(계란이 굴러가는 모양)인 반면 달리기는 공이 바닥에 튀는 방식으로 이어진다.따라서 걷기보다 달리기가 순간적으로 막중한 체중을 이겨내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걸을 때 발목과 무릎, 허리에 가해지는 충격은 체중과 비슷하지만 달릴 때는 최대 4배까지 충격이 가해진다. 걷기가 달리기에 비해 몸에 스트레스를 적게 주는 이유다.걷기는 지방과 탄수화물을 반반씩 쓰지만 달리기는 지방을 적게 탄수화물을 많이 소비한다. 즉 체지방을 태워 날씬한 몸매를 만들고 싶은 사람에겐 달리기보다는 걷기가 더 좋다.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스포츠정책개발원(과거 체육과학연구원)의 조사결과 걷기와 달리기를 1회 30분, 주 3회씩, 20주간 실시한 결과 걷기(13.4%)가 달리기(6.0%)에 비해 체지방 감소율이 두 배 이상 높았다. 그만큼 걷기의 효과는 크다. 하루 10분 이상씩 3회를 걷자. 다만 걸을 땐 산보하듯 하면 안 되고 조금 빨리 걸어야 한다. 10분을 걷고 나면 목이나 등에 땀이 살짝 밸 정도가 돼야 한다. 걷기의 속도 조정은 평소 걸을 때보다 약간만 속도를 내면 된다. 물론 더 많이 걸어도 된다. 단 호흡이 가쁘거나 근육이나 통증이 오면 멈춰야 한다. 운동은 몸에 적절한 스트레스를 줘야 하지만 무리한 스트레스는 오히려 독이 된다. 걷기의 올바른 자세는 목과 팔, 다리를 바르게 하고 편하게 걸으면 된다.오랜 기간 걷기를 했다면 몸이 어느 정도 단련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체중도 줄었을 것이다. 심장과 폐도 좋아졌을 것이다. 뼈와 근육을 이어주는 건(腱)과 뼈를 연결하는 관절을 견고하게 하는 인대 등도 예전보다 강해졌을 것이다. 이젠 본격 운동에 들어가도 된다.잘 짜인 유기체인 몸이 운동이란 스트레스를 이겨내려면 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걷기가 생활화되고 신체에 체중의 현저한 감소 등 변화가 나타났다면 이젠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운동에 들어가도 된다. 이제부터는 운동의 기본 원칙에 따른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을 꼬박꼬박 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본격 운동의 시작은 달리기다. 미국의 마라토너 제프 갤러웨이는 마라톤을 좀 더 쉽게 하기 위해 ‘워크 브레이크’(Walk-Break)를 만들었다. 어떻게 해야 좀 더 쉽게, 잘 뛸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달리다→걷다’를 체계적으로 반복하는 워크 브레이크주법을 개발했다.워크 브레이크를 우리말로 풀면 ‘걸으면서 휴식 취하기’다. 그런데 이제 걷기 시작한 사람이 달리다 걷기로 휴식을 취할 순 없을 터. 역발상으로 걷다가 짧은 시간의 조깅 브레이크를 가져보자. 여기서의 조깅 브레이크는 ‘조깅하며 휴식 취하기’라는 의미가 아니라 ‘조깅하는 구간(Break)’으로 생각하면 된다.갤러웨이도 달리기 입문자에게 조깅 브레이크를 권한다. 가장 일반적인 게 5분 걷고 1분 조깅하며 달리는 능력을 키워 나가는 것이다. 5분 걷고 1분 달리기를 하루 30분씩 해보자. 달리는 것은 걷는 것 보다 조금 빠르게 하면 된다. 이렇게 해도 심장 등 신체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면 4분 걷고 1분 조깅, 3분 걷고 1분 조깅을 하다가 2분 걷고 1분 조깅, 1분 걷고 1분 조깅으로 걷는 시간을 줄여나가면 된다.달리기는 걷기와 마찬가지로 상당히 융통성이 있는 운동으로 꼭 야외로 나가지 않더라도 트레드밀을 사용해 실내에서도 할 수 있다. 초보자들은 올바른 동작에 집중해 강도와 거리를 천천히 늘려가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달리기는 신체에 강한 충격이 가해지는 운동으로 무릎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해서는 안 된다. 걷기나 수영 등으로 무릎을 강화한 다음 하는 게 순서다.처음엔 조깅 브레이크로 달리기를 시작하고 걷고 뛰다를 반복하다 나중에는 계속 뛰는 게 좋다. 본격적으로 달릴 때 중요한 것은 운동의 강도 조절이다. 달리기는 고강도 유산소운동으로 심박수가 아주 빠르게 증가한다. 따라서 계속 해오던 달리기 방식이 쉽게 느껴질 때 강도를 높이는 게 좋다. 시속 7, 8km를 달리기가 전혀 힘들지 않을 때 시속 9km, 10km, 11km 순차적으로 올리는 것이다.중요한 것은 강도를 올려 힘들면 걸으면 된다. 마라톤도 ‘처음부터 끝까지 달리는 게’ 아니다. 엘리트 선수들과 ‘서브스리(3시간 이내)’ 기록을 노리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마스터스마라토너들이 중간중간 쉬면서 달린다. 힘들면 쉬거나 걸으면 된다. 그게 즐거운 운동의 법칙이다.워크 브레이크까지 마스터했다면 이젠 마라톤에 도전할 수 있다. 물론 5km, 10km 등 단축마라톤부터 시작해야 한다. 5km를 완주하기 위해선 최소 33분에서 38분간 계속 뛰어야 한다. 초보자의 경우 시속 8~9km로 달린다면 5km를 완주하는데 33분에서 38분 정도 걸리기 때문이다. 시속 10km로 달리면 30분이면 되는데 초보자가 시속 10km로 달리기는 무리다. 시속 8km도 힘들다면 시속 7km로 달리면 되는데 시속 7km는 조금 빨리 걷는 속도와 같다. 따라서 시속 8km가 초보자에겐 적당한 속도다. 시속 8km면 1km를 7분 5초 페이스로 달리는 것이다. 보통 걷는 것 보다 약간 빠르게 달리면 시속 8km는 된다.10km는 1시간 이상을 뛰어야 하는 초보자에게는 다소 힘든 거리다. 10km를 시속 8km 페이스로 달린다면 1시간 10분이 좀 넘게 거리고, 시속 9km 페이스로 달린다면 1시간 6분 정도 걸린다. 하지만 5km든 10km든 뛰다가 힘들면 워크브레이크(Walk Break)를 하면 된다. 마라톤은 ‘처음부터 끝까지 뛰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벗어나는 순간 즐거워진다. 마라톤에 입문하는 초보자는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마라톤은 절대 처음부터 끝까지 쉬지 않고 달릴 필요가 전혀 없다’는 점을. 이는 5km와 10km 같은 단축마라톤에도 적용된다. 우리 능력에 맞게 달리면 된다. 달리다 힘들면 걸어라.이런 점에서 초보자들에게 워크브레이크는 아주 유용한 마라톤 완주주법이다. 달리다 힘들면 걸으면 된다. 달리기 입문 과정에서 달리다 힘들면 걸었듯이 마라톤을 하는 중에도 힘들면 일정 시간을 걷고 다시 달리면 된다. 하지만 2분 이상 걷는 것은 삼가야 한다. 1분에서 2분 정도 잠시 걷고 다시 달려라. 이렇게 하다보면 10km, 20km, 30km…. 계속 거리를 늘릴 수 있다. 어느 순간 진짜 마라톤을 하고 있을 것이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0-04
    • 좋아요
    • 코멘트
  • “플랭크 하나로 코어 근육을 잡는다?”[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팁]

    바닥에 팔꿈치를 댄 뒤 몸을 쭉 펴고 엎드리는 근육 운동인 플랭크(Plank)는 코어 근육을 키워 준다. 복직근과, 복횡근, 척추기립근 등 몸의 중심부를 감싸고 있는 코어 근육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코어 근육이 강해지면 척추와 골반을 안정적으로 지탱하고, 자세와 균형을 잡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다른 운동을 할 때도 코어 근육이 필요하기 때문에 플랭크를 통해 전반적인 운동 능력을 향상할 수 있다.플랭크는 별다른 기구나 도구 필요 없는 운동이다. 바닥에 엎드리기만 하면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다. 또한 짧은 시간에도 많은 근육을 동원하고 칼로리를 소모할 수 있다. 저비용 고효율 운동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플랭크는 호흡과 순환계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 플랭크를 하는 동안 깊은 호흡을 하면서 산소 공급량이 증가하고, 혈압과 심박수가 안정화된다. 이는 심신 건강과 체력에도 도움이 된다.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베른하르트 랑거(66·독일)도 플랭크로 체력을 다지고 있다. 랑거는 2023년 7월 3일 열린 미국 위스콘신주 스티븐스 포인트의 센트리월드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PGA 챔피언스투어 메이저대회 시니어 US오픈에서 최고령, 최다승 기록을 한꺼번에 갈아 치운 ‘살아 있는 전설’이다. 랑거는 당시 65세 10개월 5일로 자신이 갖고 있던 챔피언스투어 최고령 기록을 또 한 번 연장했다. 아울러 통산 46번째 우승으로 헤일 어윈(45승)을 넘어 챔피언스투어 최다승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랑거는 또 메이저대회 12번째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며 이 부문 최다 기록도 이어갔다.‘백전노장’ 랑거의 체력 관리가 늘 관심사였고 그 비밀이 풀렸다. 랑거는 군복무 중이던 19세에 척추 골절상을 당한 뒤 디스크로 고생한 이후 50년 가까이 하루도 거르지 않고 피트니스 운동을 하고 있다. 근력과 유연성 유지를 위해서다. 젊은 사람들도 힘들어하는 플랭크가 랑거가 가장 사랑하는 운동 중 하나다. 다른 운동도 많이 하지만 플랭크 운동으로 코어를 잡아주고 있는 게 큰 도움이 됐다고 강조하고 있다. 랑거는 플랭크를 매일 하고 있으며 변형 동작으로 다리를 하나씩 위로 들어올리기도 하고, 배 옆으로 끌어 올리기도 한다. 랑거는 “중요한 것은 플랭크를 하며 배와 등에 힘을 줘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그럼 코어 근육이 탄탄하게 잡힌다”고 말했다. 키 174cm인 랑거는 골프 인생 내내 체중 72kg을 유지하고 있다. 랑거가 “여전히 비거리는 20, 30대 투어 선수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2019년 11월 2일 쓴 “‘다리 놓기 운동’ 플랭크…10분만 투자하면 새로운 세상 펼쳐진다”의 주인공 김영달 씨(86)는 플랭크 하나로 무너진 몸을 다시 되살렸다. 당시 84세였던 그는 한 때 마라톤 풀코스를 100회 이상 뛰었던 ‘강철 체력’을 자랑했지만 운동을 그만둔 뒤 체력이 급격히 떨어졌고 다양한 방법을 연구한 끝에 플랭크를 시작해 하루 10분 플랭크 운동으로 탄탄한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만 69세에 풀코스를 달린 뒤 그만뒀어요. 풀코스만 180회를 뛰었으니 이젠 됐다고 생각했죠. 75세까진 그 체력으로 버텼어요. 당시까지만 해도 젊은이들이 나를 보면 ‘어르신 걸음걸이도 좋고 건강하십니다’고 했죠. 그런데 그 이듬해인 76세 때 갑자기 낭떠러지로 떨어지듯 체력이 급격히 나빠졌어요. 병에 걸린 것도 아닌데…. 참 혼란스러웠습니다.”할 만큼 했으니 이제 여생을 즐기며 살자고 생각한 게 잘못이었다. 그는 “나이 먹는 것을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체력이 어느 순간 떨어지는데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급격히 떨어졌다. 체력이 떨어지다 보니 조금만 움직여도 어지럽고…. 불평불만에 짜증도 많았다”고 했다. 동네 뒷산은커녕 계단도 못 오를 정도였다.김 씨는 다시 운동을 하려고 노력했다. 유튜브를 보고 좋다는 운동은 다 따라서 했다. 그런데 힘들어 제대로 따라서 하지 못했다. 근육을 키우는 게 좋다고 해서 보디빌딩 하는 친구들을 따라 하기도 했다. 일주일도 못 했다. 그러다 한 젊은 친구가 “어르신 운동은 종류가 중요한 게 아니라 꾸준하게 할 수 있는 게 좋습니다. 플랭크 한번 해 보세요”라고 했다. 플랭크는 팔꿈치를 바닥에 대고 전신을 지탱하는 운동. 몸통에 근육을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다. 바로 따라서 해봤다.“3개월만 해보자고 시작했죠. 3개월 해보니 근육이 미세하게 생겼고 힘줄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계속하게 됐어요. 벌써 2년이 넘었죠. 이젠 계단도 맘 놓고 오릅니다. 4시간 동안 쉬지 않고 걸어도 끄떡없어요.”김 씨는 몸으로 다리 놓듯 엎드려 있는 플랭크를 ‘다리 놓기 운동’으로 부른다. 그는 ‘하면 된다 다리 놓기 운동’이라며 나이 지긋한 남녀분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10분만 투자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며 설득한다. 김 씨는 매일 아침 플랭크 운동을 10분 하고 하루를 시작했다. 최근에는 엎드려서 2분, 그리고 옆으로 좌우 1분씩, 하루에 4분씩 운동했다. “몇개월 전에 체력검사를 했는데 상체는 최상급, 하체는 상급, 그리고 중체는 중급으로 나왔어요. 플랭크를 5년 동안 열심히 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전에는 이렇다 할 아무런 근거도 없이 그저 제 느낌으로 플랭크가 매우 좋은 운동이라고 했었는데, 검사 결과를 보니 플랭크가 정말로 하기 쉽고 동시에 노력한 만큼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운동인 것 같습니다. 이제 다시 2분 동안 플랭크를 하는 것을 5분으로 늘려서 그리고 복근에 힘을 주며 할 계획입니다. ”김 씨는 플랭크와 함께 걷기에도 집중하고 있다.“얼마 전에 제가 살고 있는 ‘노인 단지(Senior Village)’에서 걷기 대회를 시작했습니다. 건강을 위해서 걷기를 장려하려고 시작한 것인데 60대를 중심으로 경쟁이 벌어졌어요. 거의 1000명이 참가해서 한 달 동안 누가 제일 많이 걷게 되는지 하는 것입니다. 저도 참가해서 천명 중에서 10등 안으로 마치고 싶어서 매일 거의 4만 보를 걷고 있습니다.”노인들에게도 근육 운동의 효과는 크다. 1990년 미국의사협회 저널(The 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 ‘90세 어르신들의 고강도 근육훈련(부제 골격에 미치는 효과)’가 발표된 이후 노인들도 근육운동을 하면 효과가 좋다는 연구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당시 JAMA에는 90세를 넘긴 남녀 9명을 대상으로 8주간 강도 높은 근력 훈련시켰다. 보스턴 소재 재활센터에 거주하는 노인들이 대상이었고 몸이 좋지 않지만 걸을 수 있는 사람들을 선별해 실시했다. 그 결과 근력이 174%±31%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걸음걸이도 48%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논문에서는 저 강도보다는 고강도 근력훈련이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나이 들수록 근육운동을 하면 몸을 젊어지게 만든다. 근육이 생기면 자세가 좋아진다. 걸음걸이도 똑바르게 된다. 근육은 성호르몬을 활성화시킨다. 성장호르몬도 배출한다. 몸을 젊어지게 만드는 것이다. 근육이 붙어 힘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심리적 자신감도 함께 따라온다. 나이 들면서 근육운동을 더 많이 해야 하는 이유다. 플랭크 하나로도 충분히 코어 근육을 잡을 수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0-03
    • 좋아요
    • 코멘트
  • “젊음을 되찾는 회춘약(回春藥), 근육 운동”[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팁]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을 5년 넘게 쓰면서 늘 인기를 끌었던 아이템이 근육 관련 기사였다. 2019년 6월 6일 ‘75세 나이에 보디빌딩 대회서 2위… “근육 키우면 10년은 젊게 산다”는 기사는 포털에서 하루 83만 명이 봤다. 75세 임종소 씨가 2018년부터 웨이트트레이닝을 시작해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임 씨는 국내 방송은 물론 영국 BBC와 독일 ARD에서도 화제의 인물로 소개됐다.이 기사를 쓴 뒤 독자들이 ‘나이 들수록 근력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를 과학적으로 자세하게 설명해 달라’는 요청해 2020년 2월 8일 쓴 ‘근육은 젊은 찾아주는 회춘약…가장 쉬운 근력운동 방법은?’이란 기사는 220만 명이 읽었다. 또 2021년 9월 25일 환갑의 보디빌더 “근육 키우면 젊음도 돌아와… 늦은 때는 없어” 기사는 124만 명이 읽었다. 2021년 11월 6일 “우울할 때마다 헬스클럽에 갔죠” 20년 넘게 이어온 근육운동 기사는 117만명이 봤다. 그만큼 근육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왜냐하면 근육이 잘 잡힌 사람은 몸매도 좋고 멋있기 때문이다.●30세 이후 근력 및 근육량 서서히 감소다양한 연구 결과 30세 이후 근육량이 매년 1~1.3%, 근력이 2.6~4.1%가 감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50세 이후에는 근육량과 근력 감소율이 더 높아진다. 특히 근력의 경우 50세 이후에는 매년 15% 이상 떨어진다.우리 몸에서 근육계(Muscular System)는 신체의 40~60%를 차지하고 신체 세포의 75%가 근육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신체 단백질 합성의 4분의 1이 근육 기관에서 일어난다. 골격근은 우리 맘대로 움직이는 수의적 운동에 아주 중요하다. 우리 몸은 근육이 없으면 움직일 수 없다. 근육량과 근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활동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 몸은 움직이지 않으면 모든 기관이 약해지고 결국 사망에도 이를 수 있다.근육이 우리 신체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엄청나다. 송홍선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수석연구원(운동생리학 박사)은 “나이 들수록 근육이 굉장히 중요하다. 근육은 성호르몬을 활성화한다. 성장호르몬도 배출시킨다. 몸을 젊어지게 만드는 것이다. 80대에도 40, 50대 몸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근육이 붙어 힘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심리적 자신감도 함께 따라온다. 송 실장은 “근육을 키우면 면역력도 높아지고 근골격계 질환이 없어지고 인슐린 저항성도 높아진다”고 말했다.이 때문에 근육은 젊음을 찾아주는 회춘약(回春藥)으로 불린다. 한마디로 근육은 젊음의 표상이다. 김용권 전주대 운동처방학과 객원교수(전주본병원 본스포츠재활병원 대표)는 “젊음은 에너지란 말과 같다. 다양한 힘을 표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근육이 에너지의 원동력이다. 노년엔 에너지가 떨어진다. 그 차이가 근육량의 차이다. 결국 나이 들어서도 근육을 키우면 젊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임종소 씨가 아주 좋은 사례다. 한국 나이 80세인 임 씨는 올 5월 한 보디피트니스대회 시니어부(50세 이상) 비키니 부문에서 우승했다. 80세이지만 그 나이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최소 20년은 젊게 본다. 2021년 9월 25일 쓴 환갑의 보디빌더 “근육 키우면 젊음도 돌아와…늦은 때는 없어”의 주인공 조우순 씨(62)도 환갑을 넘겼지만 그렇게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탄탄한 몸매를 자랑해 흰 머리만 염색하면 30~40대로 보인다. 항공사와 건설사, 정부기관 등 해외주재원으로만 20년 넘게 일한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해외 생활을 정리하고 보디빌딩 생활체육지도자 자격증을 획득해 건강 전도사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근육은 부상을 막고 통증도 없애준다. 김용권 교수는 “근육은 우리 몸에서 지렛대 역할을 하는 뼈를 바르게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근육이 조화롭게 발달돼 있으면 뼈도 제 위치에 있어 관절 부상 위험도 없어진다. ”관절을 잡아주는 근육의 경우 힘의 밸런스가 깨지면 관절이 맞닿게 돼 염증이 생긴다. 퇴행성관절염이 생기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척추 협착 등 디스크도 근육 강화로 통증을 막을 수 있다. 김 교수는 ”허리 협착으로 통증이 오면 근육이 과긴장(근섬유 단축)을 해 관절 면이 좁아지면서 디스크를 압박해 통증을 강화한다. 이 땐 근육을 풀어줘야 하는데 스트레칭 체조도 좋지만 허리와 목 등을 강화하는 근육운동이 더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근력이 강화되면 뒤로 밀려나는 디크스를 막아 통증을 없애준다. 근력강화로 인한 통증완화는 근력의 힘으로 신경 눌림 현상을 막아주는 것이지 협착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꾸준한 근력운동이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2021년 4월 24일 쓴 허리 아파 시작했는데… 30년은 젊어 보이게 만든 ‘근육운동’의 주인공이 좋은 예다. 올해 71세인 강현숙 씨(전남 여수)는 허리 통증을 없애려고 10여 년 전 시작한 웨이트트레이닝 덕분에 인생을 거꾸로 살고 있다는 말을 듣는다. 매일 웨이트트레이닝을 2~3시간씩 해 만들어진 탄탄한 근육질 몸매에 20~30년은 젊어 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허리 통증도 말끔히 사라졌다.근육량이 많아지면 몸의 파워가 좋아지고 탄력 있는 몸매가 된다. 특히 근육운동은 다이어트와 다이어트 이후 날씬한 몸매 유지에도 큰 도움이 된다. 우리 몸은 아무 일을 하지 않고 가만히 누워만 있어도 하루에 필요한 열량이 있다. 바로 기초대사량이다. 기초대사량은 생명현상을 유지하기 위해 신체에서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활동 및 대사 작용에 꼭 필요한 열량이다. 기초대사량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가만히 있어도 에너지가 빠져나간다는 뜻으로, 상대적으로 살이 잘 안 찌게 만든다. 특히 근육은 기초대사량의 40%를 소모하는 곳으로 근육량을 늘리면 기초대사량도 늘어나게 된다. 즉 근육 운동을 해서 근육을 만들면 살이 안 찌는 체질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근육운동을 꾸준히 해주면 어느 순간 2~3일 운동을 하지 않아도 체중 변화에 큰 변화가 없다. 지방보다 근육이 많아 하루에 소비하는 열량이 많기 때문이다.올 7월 15일 쓴 ‘아이 둘 낳고 시작한 운동, 몸도 인생도 바꿨다’의 주인공 유경희 제주스포츠클럽 총무팀장(43)은 근육 운동으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그는 7월 열린 미스터&미즈코리아 여자부 보디피트니스 –168cm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아이 둘 엄마인 그는 2016년 마른 비만에서 탈출하기 위해 웨이트트레이닝을 시작해 이젠 국내 여자부 최강의 몸짱을 자랑하고 있다.결국 근육운동을 꾸준히 하면 파워와 탄력적인 몸매, 다이어트(체중 유지), 그리고 젊음이라는 일석사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0-02
    • 좋아요
    • 코멘트
  • “머리 발달, 치매 예방 최고의 명약은? 걷고 달리기”[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팁]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뇌신경전달 물질 BDNF(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의 존재가 알려진 것은 2007년 3월 26일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더 강하게, 더 빠르게, 더 현명하게’ 라는 주제의 커버스토리를 대서특필하면서다. 존 레이티 하버드메디컬스쿨 교수가 쓴 ‘불꽃: 운동과 뇌에 대한 혁명적인 신과학’(Spark: The Revolutionary New Science of Exercise and the Brain)이란 책을 소개하는 기획이었다. 그 전에도 운동을 하면 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나오긴 했지만 레이티 박사의 저서에는 운동을 하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집대성돼 있었다. 당시 필자도 이 책을 아마존에서 구입해 직접 읽어봤고 각종 기획 기사에 인용했다. 종합하면 운동을 하면 BDNF가 생긴다는 것이다. 여러 연구들을 종합한 결과 운동을 하면 근육이 IGF-1이란 단백질을 만들어낸다. 이 단백질은 인체 내 신경전달물질의 선구자적인 역할을 한다. IGF-1은 피를 타고 흘러 뇌까지 이르는데 뇌 신경전달 물질인 BDNF를 포함해 다른 화학물질을 만들어내는 명령을 신경계에 보내는 것이다.정기적인 운동을 하면 우리 신체는 BDNF의 수준을 높여주고 뇌세포는 가지치기를 시작해 서로 힘을 합치고 새로운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이런 과정은 학습 능력을 키워준다. 뇌에 BDNF가 많으면 많을수록 지식 축적을 더 많이 할 수 있다는 게 과학자들이 얻은 결론이다. 운동이 머리를 좋아지게 만드는 것은 물론 우울증은 물론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배경에 위와 같은 과학적 결과물들이 있다.사실 사람들은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란 말이 나온 그리스 시대부터 운동을 하면 머리가 좋아질 것이라는 것을 마치 진리처럼 믿어왔다. 하지만 추측일 뿐 과학적 증거물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과학이 발달하고 뇌 탐색 도구 등 첨단 기계가 만들어지고 복잡한 생화학에 대한 지식이 쌓이면서 운동능력이 정신력과 상관관계가 있을 것이란 추정은 진실로 밝혀지고 있는 것이다.물론 운동을 중단하면 신경전달물질도 안 생긴다. 전문가들은 “새 뉴런과 뉴런을 이어주는 연결부위는 수년간 탄탄하게 결속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운동을 그만두고 한 달이 지나면 아스트로사이츠가 감소하고 뉴런의 기능이 약화될 것”이라고 말한다. 몸을 방치하면 뇌도 그에 따라 기능이 쇠약해질 것이라는 얘기다. 결국 뇌의 활성화 효과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운동을 계속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20대 때 운동을 계속한다면 70세가 돼서도 효과를 볼 것이다. 운동 습관이 향후 50년간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조언한다.결국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땀을 배출하고 심장박동을 울리는 정상적인 유산소운동을 통해 뇌의 혈액순환을 증가시킬 필요가 있다. 운동을 꾸준히 해야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게 신체는 물론 정신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 운동을 시작하는 나이는 어릴수록 좋다. 그래야 더 길게 건강하게 살 수 있다.2023년 기준 대한민국의 치매 환자는 102만여 명이다.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950만 명이니 노인 인구의 10%가 치매 환자다.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를 앓고 있는 셈이다. 브레인워킹페스티벌을 열고 있는 대한직장인체육회걷기협회는 “바르게 걷기가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성기홍 대한직장인체육회걷기협회 기억력회복운동센터장은 “여섯 번째 생체신호인 걸음걸이는 치매 예측과 예방의 중요한 척도”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 일반적으로 정상인의 걸음 속도 범위는 초당 1.2∼1.4m다. 치매나 경도인지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걸음 속도는 이보다 떨어진다. 경도인지장애가 있으면 초당 0.6∼0.8m. 걸음 속도가 초당 0.4m 이하로 떨어지면 낙상 확률이 높아졌다. 육체적인 결함 없이 초당 0.4m 미만으로 걷는다면 치매를 의심해야 한다는 것이다.걷기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움직임이다. 과거에는 걷기를 인지기능에 관여하지 않는 자동적 운동으로 생각했지만 최근에는 뇌의 해마·전두엽과 연결된 복잡한 인지기능이 동반된 운동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정상적으로 걷는다는 것은 뇌에서 가장 빠른 길에 대한 전략적인 계획이 필요하며 이후 심리상태와 환경 사이에서 다양한 판단을 해야 한다. 어떻게 가야 안전하고 효율적인지 걸으면서 계속 계산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판단이 내려진다. 파란불이 깜빡이는 것을 보고 ‘지금 가야 하나’ ‘아냐 지금 가면 위험해’, ‘갑자기 나타난 오토바이를 어떻게 피해야 할지’ 등 수많은 인지 작용이 일어나는 것이다.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은 아주대병원 문소영 교수팀과 함께 치매국가책임제 시행에 따른 국가치매극복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한국형 치매 예방 다중 영역 프로그램 개발’ 연구 과제를 2018년부터 실시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가이드라인에 따라 68세에서 72세 여성 26명을 대상으로 유산소운동을 주당 150분, 근력 및 균형 운동을 2주당 1회를 기본으로 12주간 시킨 결과 체력이 상승한 것은 물론 인지기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알츠하이머병 평가척도인 ADAS-cog 수치가 운동 전 10.7에서 8.8로 떨어졌다. ADAS-cog는 인지능력을 평가하는 방법으로 30이 넘으면 치매로 판단한다. 치매 환자에게 유산소운동을 시켜도 인지능력이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케네스 H 쿠퍼 공군대령이자 의사가 1968년 ‘에어로빅스(Aerobics)’란 책을 쓰며 알려진 유산소운동은 잘 알다시피 심혈관기능을 높여준다. 유산소운동을 3개월 이상 하면 뇌의 모세혈관이 30% 증가한다. 운동으로 생성된 신경전달물질의 영향으로 새롭게 형성된 신경세포에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서다. 새 신경세포는 자극이 없으면 소멸하는데 운동은 좋은 자극제가 된다. 운동이 뇌를 계속 건강하고 스마트하게 만드는 것이다.중요한 것은 치매는 치료보다는 예방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걷기와 달리기를 지속하면 치매 발병률이 떨어진다. 성기홍 센터장에 따르면 선진국에서는 일찌감치 걷기 등 운동을 치매 예방에 활용하고 있는데 국내에선 치료에만 급급해하고 있다. 성 센터장은 “독일은 1900년대 초부터 치매를 병명으로 확정하고 예방과 치료에 의술은 물론 운동까지 활용하고 있다. 운동이 치매 예방은 물론 치료에도 효과적이라는 과학적인 결과는 숱하게 쌓여 있다. 우리나라는 치매국가책임제라며 조호비와 투약비 등에 돈만 지원하고 있다. 수십조 원이나 배정됐다는데 이마저도 제대로 지원이 안 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치료에만 매달리면 돈만 더 들어갈 뿐이다”고 말했다.치매는 잠복기가 10년에서 15년이 된다. 65세에 치매라는 진단을 받았다면 50세부터 시작된 것이다. 이미 걸린 사람은 어쩔 수 없지만 50~58세에 치매로 발전할 수 있는지를 미리 알 수 있다. 듀크대 등 세계 유명 대학교는 걸음걸이로 치매를 예측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0-01
    • 좋아요
    • 코멘트
  • “살을 빼려면 산으로 가라…자연속 인터벌트레이닝 등산이 다이어트엔 최고”[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팁]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 가을. 말만 살찌는 계절이 아니다. 사람도 관리 안 하면 확 찐다. 추석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고 하는 최고의 명절이다. 특히 올 추석 연휴는 대체 휴일까지 6일을 쉬는 탓에 푸짐한 차례 음식 등을 먹을 기회가 더 많다. 명절의 특성상 차례를 지내고 친지를 방문하다 보면 먹을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다이어트의 제1원칙은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것’이다. 많이 먹으면 많이 움직여야 한다. 추석을 보낸 뒤 쉽게 살을 뺄 수 있는 운동법을 소개한다. 가장 효과적으로 살을 뺄 수 있는 운동은 등산이다.등산은 산에서 하는 인터벌트레이닝(Interval Training)으로 건강은 물론 다이어트에도 좋다.인터벌트레이닝(Interval Training)은 일정 강도의 운동과 운동 사이에 불완전한 휴식을 주는 훈련 방법이다. 예를 들어 100m를 자기 최고 기록의 70%에서 최대 90%로 달린 뒤 조깅으로 돌아와 다시 100m를 같은 강도로 달리는 것을 반복하는 훈련이다.사실 엄격한 의미에서 등산을 인터벌트레이닝과 동급으로 놓을 순 없다. 하지만 산을 오를 때 급경사와 완만한 경사, 평지, 내리막이 반복된다. 이를 휴식할 때까지 1시간 이상 하니 일종의 인터벌트레이닝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등산은 1, 2시간 안에 끝내기 보다는 5~8시간까지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큰 효과가 있다.인터벌트레이닝은 엘리트 운동선수의 지구력 강화를 위해 활용되는 훈련이다. 엘리트 운동선수들의 경우 100m를 자기 최고 기록의 90%로 달리고 조깅해 돌아와 다시 달리는 횟수를 20회 정도 한다. 엄청난 강도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거스 히딩크 전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은 축구 미니게임으로 인터벌트레이닝을 하기도 했다. 5대5, 7대7 등 미니 게임을 하며 5~7분 쉬지 않고 플레이를 하게 한 뒤 휴식을 주는 방식을 반복하는 훈련이다. 불안전 휴식이 아니었지만 이는 한국 선수들의 체력을 업그레이드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최근 피트니스센터에서는 인터벌트레이닝을 다이어트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인터벌트레이닝을 하면 에너지 소비가 많기 때문이다. 운동생리학적으로 강도 높은 훈련과 불완전 휴식을 반복하면 그 자체로 엄청난 체력을 소비하게 된다. 어느 순간 숨이 턱 막힐 정도다. 하지만 우리 몸은 어느 시간이 지나면 그런 훈련 상황에 적응하게 돼 에너지 소비량을 높인다. 1시간 동안 10km 달리는 것보다 100m 인터벌트레이닝을 10회 하는 게 에너지 소비엔 효과적일 수 있다.2021년 8월 7일 ‘母 돌아가신 후 무작정 걷기 시작… 35kg 감량했어요’ 기사의 주인공 정용권 씨(54)는 등산으로 다이어트와 건강을 동시에 잡은 인물이다. 당시를 기준으로 4년 전부터 걷기와 등산으로 몸을 만들어 35kg를 감량했다. 블랙야크 선정 대한민국 100대 명산을 완봉했고 백두대간도 종주했다. 지금은 대한민국 10대 섬&산에 도전하고 있다.다이어트 관점으로 보면 운동할 때 3가지 개념을 고려해야 한다. 기초대사량과 운동 시 소비 칼로리, 운동 후 초과산소섭취량(EPOC)이다.요즘 잘 알려져 있는 기초대사량은 우리 몸의 항상성 유지와 관련하여 소비되는 칼로리다. 한마디로 하루 종일 아무 일도 안하고 가만히 있어도 소비되는 에너지다. 일일 에너지 총 섭취량의 약 60~70%를 차지한다. 웨이트트레이닝의 효과 때 지적했듯 근육량이 많은 사람일수록 기초대사량이 높다. 근육은 가만히 있어도 에너지를 써야 한다. 지방은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는다. 근육세포가 에너지를 저장하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에너지 소비 공장이기 때문이다. 근육량을 증가시키면 근육속에 글리코겐 저장량을 증가시키고 결국 기초대사량도 올라간다.운동 시 소비 칼로리는 연료(에너지)교차점(crossover)의 개념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운동을 시작하고 지방을 태우는 유산소 시스템에서 탄수화물을 태우는 무산소 시스템으로 넘어가는 시점이다. 운동 강도가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하며 소비 칼로리도 높아진다. 무엇보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체내에서 탄수화물을 에너지원으로 쓰기엔 한계가 있어 다시 근육에 저장된 지방을 태워서 써야 하기 때문에 체중조절에 효과적이다. 과거 지방을 태우기 위해선 저 강도로 오래 운동을 해야 했지만 최근 연구 조사 결과는 일정 강도 이상으로 단 시간 운동해도 운동효과 및 다이어트 효과가 크다고 나오고 있다. 천천히 오래 뛰는 것보다 빠르게 뛰고 조깅하는, 즉 인터벌트레이닝이 더 효과적인 셈이다.운동 후 초과산소섭취량(EPOC)은 운동을 마친 회복에 대한 개념이다. 우리 몸에선 운동이란 스트레스로 인해 깨어진 항상성을 다시 복원시키는 기전이 일어난다. 운동할 때 체내에서 쓴 산소를 다시 공급해야 몸이 정상으로 돌아가는데 이때 에너지를 많이 소비한다. 운동 후에도 에너지가 많이 소비되는 것이다. 운동 강도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운동 후 6시간 이상 안정 시 보다 높은 소비 칼로리를 쓴다.결국 인터벌트레이닝을 하면 운동 소비 칼로리를 극대화 시킬 수 있고 단위시간당 우리 몸속에 저장된 지방을 가장 많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인터벌트레이닝은 강도가 높아 장시간 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등산은 정당한 강도를 반복하면서 5~8시간 할 수 있다. 그러니 다이어트에 더 효과적일 수 있는 것이다.등산할 때 스틱을 사용하면 더 운동 효과가 뛰어나다. 운동생리학적으로 스틱을 사용하면 하체 부담을 줄여주지만 전체적인 에너지 소비량은 증가시켜 준다. 스틱 없이 하체만으로 움직이면 하체에 부담이 가중돼 결국 몸의 피로도를 높여준다. 스틱을 사용하면 팔을 비롯해 복근 등 코어 근육을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하체의 피로도를 줄여주면서 전체적인 에너지 소비량은 늘려주는 것이다. 최근 노르딕워킹이 최고의 다이어트 운동으로 떠오른 이유다.2021년 7월 24일 “걷기만 했는데 확 빠져”…의사도 놀란 노르딕워킹 효과의 주인공 주연서 INWA(International Nordic Walking Federation·국제노르딕워킹협회) 코리아 사무국장(51)은 좋은 사례를 들려준다. 그는 노르딕워킹으로 건강을 되찾으면서 전문 강사로 나서고 있다. 노르딕워킹은 스키를 타듯 폴(스틱)과 함께 걷는 운동이다. 주 국장에 따르면 북한산에서 주 4회 매회 2시간 정도 함께 노르딕워킹을 하는 프로그램에서 4개월에 14kg을 감향한 경우, 7개월에 25kg을 뺀 경우 등 다이어트 사례가 많다. 주 국장이 밝힌 다이어트 이유는 다음과 같다.“우리 몸은 큰 근육을 잘 써야 에너지 소비가 잘 됩니다. 걸을 때 허벅지 장딴지가 가동되는데 폴을 잡고 밀면서 걸으면 팔과 어깨 근육은 물론 대흉근과 견갑근, 광배근, 척추기립근 등 상체의 큰 근육도 힘을 쓰게 됩니다. 몸 전체 근육의 90% 이상을 사용합니다. 그래서 에너지 소비가 극대화됩니다. 다이어트에 좋은 이유입니다. 하지만 3주 이상해야 운동의 효과가 나타납니다. 한 달 정도 하면 체중 변화는 크게 없지만 몸이 균형 있게 변합니다. 전체적으로 근육량이 늘고 지방이 없어집니다. 일종의 몸의 탈바꿈이라고 할까요. 3개월 이상 하면 다이어트 효과가 크게 나타납니다. 최소 하루 60~90분은 해야 합니다.”그런데 등산을 5~6시간 하고 있는데 살이 안 빠진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들이 있다. 등산뿐만 아니라 축구와 농구, 마라톤 등 과격한 운동을 장시간 했는데도 살이 안 빠지는 이유는 운동한 뒤 결국 과식을 했기 때문이다.앞에서 설명했듯 우리 몸은 등산과 마라톤, 축구 등 다소 과격한 운동을 해 에너지 소비가 많으면 운동이 끝난 뒤에도 에너지를 소비하는 기전이 일어난다. EPOC다. EPOC는 운동 후에 발생하는 산소섭취량으로 운동의 기간과 강도에 비례하여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운동 후 일정 시간 동안 휴식시보다 더 많은 양의 산소가 소비된다. 운동 후 회복을 위해 부족한 산소를 채우는 과정이다.우리 몸에선 운동이란 스트레스로 인해 깨어진 항상성을 다시 복원시키는 기전이 일어난다. 운동할 때 체내에서 쓴 산소를 다시 공급해야 몸이 정상으로 돌아가는데 이 때 에너지를 많이 소비한다. 운동 후에도 에너지가 많이 소비되는 것이다. 운동 강도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운후 후 6시간 이상 안정시 보다 높은 소비 칼로리를 쓴다. 연구에 따르면 EPOC는 최대 48시간까지 유지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저강도 운동보다 강도 높은 운동을 했을 때 EPOC가 오래 지속된다는 점이다. 등산도 1~2시간이 아니라 5시간 이상 해줘야 효과가 나타난다.그런데 우리 몸은 에너지를 많이 썼기 때문에 보충하기 위해서 음식을 많이 먹으려 한다. 우리 몸은 언제나 부족하면 보충하는 기전이 발달해 있기 때문이다. 이때 음식 조절을 잘해야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다이어트의 기본이 에너지를 많이 쓰고 적게 먹는 것이다.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서 음식도 조절했을 때 극대화할 수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09-30
    • 좋아요
    • 코멘트
  • “운동, 지금 시작해야 더 오래 건강하게 산다”[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팁]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을 2018년 8월 4일 처음 시작한 뒤 5년 1개월이 넘는 동안 200명의 인물을 소개했다. 뉴스가 돼 다시 쓴 경우를 제외한 수치다.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다. 대부분 운동을 시작한 지 오래됐다는 점과 운동을 밥 먹듯 한다는 것이다.‘양종구 기자의 100세 시대 건강법’ 1호인 2018년 8월 4일 쓴 “아버지가 돌아가신 51세를 넘기는 순간…나는 페달을 밟았다”의 주인공 ’ 김건수 씨(66)는 1987년부터 운동의 중요성을 알고 1998년부터 본격적으로 달리고 자전거를 탔으니 본격 운동 인생 20년이 넘는다. 지금도 거의 매일 페달을 밟고 있다. 2023년 9월 16일 쓴 “사막에 가면 힘이 넘쳐요” 사막마라톤 5700km 뛴 오지 레이서 유지성 OSK 대표(52)도 2001년부터 달리기 시작했으니 본격 운동에 나선 지 20년이 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탓에 2019년 이후 4년간 사막 마라톤 출전을 하지 않다 24일(현지 시간) 시작하는 칠레 아타카마 사막마라톤에 출전해 달리고 있다.근육운동을 하는 사람들도 비슷했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창용찬 대한보디빌딩협회 코치아카데미 원장(68)이다. 2018년 11월23일 “40대 초반 졸도, 겉은 멀쩡 속은 썼어 있었다”로 쓴 인물이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역도부에 들어가 보디빌딩을 시작했고 1982년 미스터코리아 남자부 80kg급에서 정상에 오른 인물. 그는 협회 행정을 도우면서 잠시 운동을 등한시했지만 1990년대 말 마라톤 붐이 일면서 다시 운동을 시작해 마라톤 42.195km 풀코스는 물론, 철인3종, 사막마라톤 등을 섭렵했다. 요즘도 사이클을 타며 등산, 달리기를 즐긴다.전문가들은 “‘운동의 맛’을 일찍 알면 알수록 운동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특히 운동을 일찍 시작할 경우 훨씬 더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운동생리학적으로도 가급적 빨리 시작해야 하고 운동을 습관화해야 하는데 나이 어릴 때 습관화하기 쉽기 때문이다. 운동생리학적으로 인간은 20대 초에 체력을 최고점을 찍고 이후 서서히 약화된다. 순발력 지구력 등 체력은 물론 근육도 빠져 나간다. 의학적으로 30대 중반 이후에는 새로 생기는 세포보다 죽는 세포가 더 많다. 노화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체력 저하는 30대, 40대, 50대, 60대…. 10년 단위로 떨어지는 폭이 더 크다.그럼 운동은 아무 때나 시작하면 우리 몸은 과거로 돌아갈 수 있을까. 대답은 ‘아니다’이다. 20대 초반을 지난 뒤에는 개인 ‘최고 체력’은 아무리 노력해도 만들어낼 수가 없다. 김용권 전주대 운동처방학과 객원 교수(전주본병원 본스포츠재활병원 대표이사)는 “20대 최고점을 찍을 때 개인적으로 최고의 체력을 만들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점점 약해지는 체력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물론 계속 운동을 한다는 전제 하에서다”고 말했다. 10대에 잘 관리해 20대 최고점을 찍어 놓고 계속 관리하면 체력이 떨어지는 속도가 줄어든다는 얘기다.물론 30대, 40대, 50대, 60대에 운동을 시작해도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때라도 운동을 시작해야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 수 있다. 하지만 개인이 느끼기에 ‘과거엔 이러지 않았는데’에 걸맞는 체력으로 회복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뒤늦은 나이에 운동을 시작해 꾸준히 관리하면 그 나이 때 운동하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건강하게는 살 수 있다. 결국 더 일찍 시작해서 관리해야 더 오래 체력적으로 강건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이다.스포츠심리학자들은 어렸을 때 운동을 시작한다면 평생을 건강하게 살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한다. 어릴 때부터 ‘스포츠 천국’에서 생활하는 미국 사람들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달리는 등 운동과 스포츠를 즐기는 이유란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 심리학)는 “인간의 행동은 방해요인에 좌우된다. 어떤 행동을 할 때 혜택이 많으면 그 행동을 많이 하게 되고 손실이 많으면 덜하게 된다. 나이는 운동을 방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젊었을 때 운동을 해도 힘들지도 않고 즐거움을 느껴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반면 나이 들어 시작하면 힘들어서 오래 지속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운동을 해도 힘들지 않고 힘도 생기고 즐거움도 찾으려면 더 투자를 하게 되는 반면 운동을 해 힘들면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 운동을 가급적 어린 나이에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운동생리학적으로 볼 때 운동을 규칙적으로 했을 때 몸의 유의미한 변화는 3개월은 넘어야 나타난다. 송홍선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수석연구원(운동생리학)은 “달리기의 경우 3개월 이상 꾸준히 해야 심폐 지구력이 좋아지고 콜레스테롤과 지방 감소 등이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무엇보다 우리 뇌도 이 시기에 운동에 적응한다. 사람들이 ‘운동 안 하니 몸이 찝찝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뇌도 운동에 적응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병준 교수는 “우리 뇌는 습관과 실제 행동이 부조화를 보이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거의 매일 하던 운동을 하지 않을 경우 뇌는 ‘왜 운동을 하지 않지’라는 반응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개인차는 있지만 스포츠심리학적으로 운동을 습관화하는데 6개월 이상 걸린다고 한다. 어떤 운동이든지 참고 6개월 이상을 꾸준히 하면 ‘운동을 안 하면 안 되는’ 단계에 들어선다는 의미다.우리 몸은 나이가 들어 사용하지 않으면 노화에 의한 퇴행으로 잘 쓰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근육이 왜소해지고 각종 뼈의 관절이 가만히 있어도 아프다. 여기에 운동을 하면 더 아프니 나이 들어 운동을 시작하기 힘든 것이다. 김병준 교수는 “신은 공평하다. ‘신이 준 선물’ 운동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나이 들면 훨씬 운동에 투자를 많이 해야 건강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우리 몸은 안 쓰면 녹슨다. 지금 시작해도 절대 늦지 않는다. 운동하는 습관을 들이기 어렵지만 습관이 되면 운동은 어느 순간 즐거움이 된다.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려면 지금 바로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09-29
    • 좋아요
    • 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