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구

양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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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 빠져 사는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건강해야 100세까지 즐겁게 살 수 있습니다.

yjongk@donga.com

취재분야

2024-03-26~2024-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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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일국도 해냈고 나도 해냈다… 중요한 건 철인3종 완주하려는 마음”[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2010년 어느 날이었어요. 나중에 ‘삼둥이 아빠’로 유명해진 배우 송일국 씨가 철인3종 대회에 출전해 완주하는 모습을 방송을 통해 보게 됐어요. 당시 저는 무릎이 아파 운동을 못하고 있었죠. 그때 ‘저 배우도 하는데 난 뭐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저도 시작하겠다는 마음을 먹었습니다.”반도체 개발 및 설계 전문 업체 라온텍의 김보은 대표(55)는 2010년 배우 송일국 씨(53)가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대회를 완주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수영은 대학 시절 배웠고 사이클만 타면 마라톤은 어떡하든 완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축구 명문 부산 동래고 다닐 때부터 축구를 즐겼고, 대학 때부턴 등산도 했기 때문에 운동엔 자신이 있었다. 다만 2005년 다친 왼쪽 무릎 연골이 문제였다.“등산과 축구, 농구 등을 하다 연골이 파열돼 수술을 받았어요. 6주 목발을 짚고 다닐 정도로 큰 부상이었죠. 의사는 과격한 운동은 아예 하지 말라고 했어요. 솔직히 약간 언덕만 올라도 통증을 느껴 운동은 꿈도 못 꿨어요. 수술 후 5년 동안 운동을 안 하고 살다 보니 인생이 너무 무료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TV에서 송일국 씨가 철인3종을 완주하는 것을 보며 ‘무릎이 아파도 한 번만 도전해볼까?’라는 생각을 했죠.”경기도 성남 분당철인클럽에 가입해 수영과 사이클에 집중했다. 무릎 때문에 달리기는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7km를 달려도 통증이 없었다. 2010년 10월 통영트라애슬론월드컵 대회 올림픽코스(수영 1.5km, 사이클 40km, 마라톤 10km)에 출전해 3시간 8분 13초에 완주했다. 10km를 달렸는데 무릎이 아프지 않았다. 그는 “수영하고 사이클 타면 무릎에 무리를 주지 않으며 주변 근육을 키워 무릎관절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왜 이런 얘기를 의사들은 안 해줬는지 좀 아쉬웠지만 고장 난 무릎을 철인3종 덕분에 돌려받아 너무 기뻤다”고 했다.얼마 안 돼 철인3종 하프코스(수영 1.9km, 사이클 90km, 마라톤 21.0975km)에도 도전해 완주했다. 2011년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 풀코스에서 4시간 56분 39초를 기록했다. 발톱이 4개 빠지긴 했지만 이번에도 무릎이 아프지 않았다. 그해 7월 그레이트맨 아산에서 아이언맨(철인) 코스(수영 3.9km, 사이클 180km, 마라톤 42.195km)도 완주했다. 16시간 35분 56초. 철인3종 올림픽코스부터 시작해 마라톤 풀코스, 철인3종 철인코스 완주를 9개월 안에 다 이뤄냈다.“철인코스 첫 완주 때 비가 많이 왔죠. 양쪽 발바닥이 물집으로 엉망이 됐고 발톱도 6개나 빠졌어요. 그런데 그 고통을 참고 완주했을 때 ‘아 이런 것을 인간이 할 수 있구나’는 생각을 했어요. 물론 자신감도 얻었죠.”김 대표는 2011년 8월 목포철인3종대회 철인코스에서 15시간 42분 32초의 개인 최고기록을 세웠다. 김 대표는 2022년 6월 제주 태양의 철인대회까지 철인코스를 10회 완주했다. 그의 철칙은 ‘절대 무리하지 말자’이다. 그는 “철인3종의 마라톤 땐 사실상 걷는다. 전체 거리 중 10~20%를 달리고 80~90%를 걷는다. 시속 6km로 걸으면 7시간이면 완주한다”고 했다. 실제로 그의 철인3종에서 마라톤 완주 기록은 6시간 후반에서 7시간 중반대다. 그러고도 17시간 이내 완주하면 철인 칭호를 주는 철인코스에 10회 출전해 모두 완주했다. 그는 지금까지 철인3종 하프코스 8회, 올림픽코스 14회, 마라톤 풀코스 9회, 그리고 울트라마라톤 100km도 1회 완주했다.“저는 철인3종이 운동에 미친 사람들만 할 수 있는 극한의 스포츠가 아닌, 보통의 일반인도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 훈련을 적당히 하면서도 충분히 완주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철인3종은 생각과 달리 몸에도 정말 좋은 스포츠라는 것을 알리고 싶습니다. 솔직히 전 사업이 바빠 주중엔 거의 운동을 못합니다. 해외 출장도 많습니다. 그래서 주말 시간 있을 때 주로 사이클을 탑니다. 그러면서도 철인코스에 도전해 한 번도 포기하지 않았어요. 철인3종 완주는 엄청난 고통이 따르지만 인내하고 완주하면서 ‘내 삶에 불가능은 없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습니다. 제 삶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줬어요.”철인3종을 완주하며 쌓은 체력과 정신력으로 사업도 키웠다고 했다. 그는 “회사가 몇 번 망할 뻔했는데 각고의 노력으로 살려냈다. 철인3종의 힘이었다. 정신력 단련에선 정말 매력적인 운동이다. 우리 집사람도 인정한다”며 웃었다.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회사 직원들에게도 운동을 권하고 있다. 기회 되면 함께 사이클도 타고, 수영도 하고 있다. 대회 출전 땐 경비도 지원한다. 지난해 8월엔 15명의 회사 동료들과 철인3종 릴레이대회에도 함께 출전하는 등 대회 출전에도 동행하고 있다. 회사 안에 달리고 근육 운동을 하며 사이클까지 탈 수 있는 피트니스센터도 만들었다.“한땐 사원 전원에게 자전거를 사주기도 했죠. 건강해야 일도 잘하고 어떤 어려움도 헤쳐나갈 수 있으니까요. 당시 자전거 타고 워크숍에 갔습니다. 처음엔 40km, 그리고 60km, 90km까지 가서 워크숍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지금은 그렇게까진 못하고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라온텍은 공장이 없는 팹리스 회사다. 반도체 칩 등을 기획, 설계해 제조를 외주에 맡긴 뒤 다시 마케팅하고 판매하는 회사다. 주로 스마트 안경에 들어가는 마이크로 디스프레이를 만든다. 국내보다는 해외 판매 비중이 높다.분당철인클럽 회장인 김 대표는 “회원들 중 제가 가장 게으르다. 사이클은 한 번 탈 때 3~4시간 100km 탄다. 그것도 2주에 한 번 정도다. 마라톤 훈련으론 한 달에 약 30km 정도 달린다. 수영도 가끔 한다. 그래도 철인코스 완주에는 큰 문제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이클 운동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사이클만 타도 몸은 탄탄해집니다. 사이클은 전신 운동입니다. 다리부터 엉덩이, 복근, 가슴, 어깨, 팔 등 전신을 다 활용합니다. 사이클을 타고 긴 거리를 달리며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탄탄한 몸으로 바뀌어 있습니다. 전 무릎이 아파 많이 달리진 못하지만 이렇게 사이클로 몸을 만들고 가끔 달리고 수영하는 것으로도 철인3종을 완주할 수 있다는 것을 체득했습니다. 이거 아세요? 우리 클럽에서 철인코스 10번 완주한 사람이 제가 처음이었습니다.”김 대표는 다시 강조했다.“훈련도 중요하지만 완주하려는 자세가 더 중요합니다. 전 철인3종 대회에 참가해 질주하다 죽는 게 가장 행복할 것 같아요. 계속 관리해서 80세까진 철인3종 하프코스를 완주할 계획입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4-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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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철인3종은 훈련보다 참고 이겨내는 정신이 더 중요”

    반도체 개발 및 설계 전문 업체 라온텍의 김보은 대표(55)는 2010년 배우 송일국 씨(53)가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대회를 완주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수영은 대학 시절 배웠고 사이클만 타면 마라톤은 어떡하든 완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축구 명문인 부산 동래고를 다닐 때부터 축구를 즐겼다. 대학 시절엔 등산도 했기 때문에 운동엔 자신이 있었다. 다만 2005년 다친 왼쪽 무릎 연골이 문제였다. “등산과 축구, 농구 등을 하다 연골이 파열돼 수술을 받았어요. 6주 동안 목발을 짚고 다닐 정도로 큰 부상이었죠. 의사는 과격한 운동은 아예 하지 말라고 했어요. 언덕만 조금 올라도 통증을 느껴 운동은 꿈도 못 꿨어요. 이렇다 보니 건강이 좋지 않아 컨디션이 엉망이었죠. 그런데 송일국 씨가 철인3종 대회를 완주하는 걸 보며 ‘저런 사람도 있는데 난 뭐지?’라는 생각을 했죠.” 경기 성남 분당철인클럽에 가입해 수영과 사이클 훈련에 집중했다. 무릎 때문에 달리기는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7km를 달려도 통증이 없었다. 2010년 10월 통영트라애슬론월드컵 대회 올림픽코스(수영 1.5km, 사이클 40km, 마라톤 10km)에 출전해 3시간 8분 13초에 완주했다. 10km를 달렸는데 무릎이 아프지 않았다. 그는 “수영하고 사이클을 타면 무릎에 무리를 주지 않으며 주변 근육을 키워 무릎관절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고장 난 무릎을 철인3종 덕분에 돌려받아 너무 기뻤다”고 했다. 얼마 안 돼 철인3종 하프코스(수영 1.9km, 사이클 90km, 마라톤 21.0975km)에도 도전해 완주했다. 2011년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 풀코스에서 4시간 56분 39초를 기록했다. 이번에도 무릎이 아프지 않았다. 그해 7월 그레이트맨 아산에서 아이언맨(철인) 코스(수영 3.9km, 사이클 180km, 마라톤 42.195km)도 완주했다. 16시간 35분 56초. 철인3종 올림픽코스부터 시작해 마라톤 풀코스, 철인3종 철인코스 완주를 9개월 안에 다 이뤄냈다. “철인코스 첫 완주 때 비가 많이 왔죠. 양쪽 발바닥이 물집으로 엉망이 됐고 발톱도 6개나 빠졌어요. 그런데 그 고통을 참고 완주했을 때 ‘아, 이런 것을 인간이 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물론 자신감도 얻었죠.” 김 대표는 2011년 8월 목포철인3종대회 철인코스에서 15시간 42분 32초의 개인 최고기록을 세웠다. 김 대표는 2022년 6월 제주 태양의 철인대회까지 철인코스를 10회 완주했다. 그의 완주 비결은 ‘절대 무리하지 않는다’이다. 그는 “철인3종 마라톤 땐 사실상 걷는다. 시속 6km로 걸으면 7시간이면 완주한다”고 했다. 실제로 그의 철인3종 마라톤 완주 기록은 6시간대 후반에서 7시간대 중반이다. 그러고도 철인 칭호를 주는 17시간 이내로 9번 들어왔다. “저는 철인3종이 훈련을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당히 하면서도 충분히 완주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솔직히 사업이 바빠 주중엔 거의 운동을 못 합니다. 해외 출장도 많습니다. 그래서 주말에 시간 있을 때 주로 사이클을 탑니다. 그러면서도 철인코스에 도전해 한 번도 포기하지 않았어요. 엄청난 고통이 따르지만 인내하고 완주하면서 제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줬어요.” 철인3종을 완주하며 쌓은 체력과 정신력으로 사업도 키웠다고 했다. 그는 “회사가 몇 번 망할 뻔했는데 각고의 노력으로 살려냈다. 철인3종의 힘이었다. 정신력 단련에선 정말 매력적인 운동이다. 아내도 인정한다”며 웃었다.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회사 직원들에게도 운동을 권하고 있다. 기회가 되면 함께 사이클도 타고, 수영도 하고 있다. 대회 출전 땐 경비도 지원한다. 사원들과 철인3종 릴레이대회 등에 함께 출전하기도 한다. 분당철인클럽 회장인 김 대표는 “제가 회원들 중 가장 게으르다. 사이클은 한 번 탈 때 3∼4시간 100km를 탄다. 그것도 2주에 한 번 정도. 마라톤 훈련으론 한 달에 약 30km 정도 달린다. 수영도 가끔 한다. 그래도 철인코스 완주에는 큰 문제없다”고 강조했다. “완주하려는 자세가 더 중요하다”는 그는 “80세까지는 철인3종 하프코스를 계속 완주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4-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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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맨발로 걸어 몸이 좋아졌죠…겨울엔 비닐하우스에서 걸어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지난해 2월 요관암 수술한 뒤 회복하고 있는 송미카엘 씨(81)는 체감온도 섭씨 영하 20도 아래로 떨어졌던 1월 23일에도 맨발로 6시간을 걸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추위를 전혀 느낄 수 없는 비닐하우스 안에서 걸었다. 송 씨는 병원에서 수술후 회복하고 있을 때 지인이 ‘맨발로 걸어라’란 책을 전해줘 읽고 맨발 걷기에 관심을 가졌다. 박동창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회장(72)이 쓴 책으로 맨발 걷기의 효능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맨발로 걸어 병이 나은 사람들을 소개하고 있다.송 씨의 설명이다.“병원에서 항암 치료를 할 것인지에 대해 물어봤어요. 그래서 안 한다고 했죠. 병원에서도 나이도 많아 굳이 항암 치료를 권하진 않았어요. 약이 너무 쎄서 고통스럽다고 했죠. 그래서 전 항암 치료를 하지 않고 맨발로 걷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맨발 걷기로 암을 극복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보고 결정한 것입니다.”송 씨를 인터뷰 할 때 옆에서 다른 분이 거들었다. 그는 “전립선암 말기를 맨발로 걸어 극복한 박성태 씨도 항암 치료를 하지 않고 맨발로 걸었다고 했습니다”고 했다. 박성태 씨(75)는 2022년 전립선암 말기에서 맨발 걷기로 완치한 인물로, 2022년 9월 16일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에 소개됐었다.송 씨는 퇴원한 뒤 3월부터 매일 3시간 이상 맨발로 맨땅을 걸었다. 그러자 정말 몸이 좋아졌다. 잠이 잘 왔다. 통증도 없어졌다. 그는 “요관암의 회복 정도를 알 수 있는 크레아틴 수치가 많이 떨어졌다”고 했다. 고혈압, 당뇨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몸이 좋아지면서 지난해 여름부터 겨울 걱정이 시작됐다. 추운 겨울엔 맨발로 걷기 쉽지 않아서다. 그래서 그는 수도권에 있는 비닐하우스를 다 찾아다녔다. 겨울에 걸을 수 있는 곳은 비닐하우스 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집(서울 강남)에서 가까운 경기도 과천의 우림원예가든센터를 발견하게 됐다.우림원예가든센터는 각종 묘목을 키우는 약 1만㎡의 대형 비닐하우스가 갖춰진 곳으로 걸을 수 있는 공간은 묘목 사잇길 약 300m. 송씨는 “주인을 설득했다. 당초 바닥에 부직포가 깔려 있었는데 다 걷어내야 했다. 대신 소정의 입장료를 지불하기로 했다. 하루 최소 15명은 돼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때 송 씨가 이종림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서울 서초지회 회장(59·법무법인 동인 변호사)에게 부탁을 했고, 이 회장이 흔쾌히 회원들을 설득해 동참하면서 성사된 것이다. 서초지회는 서울 ‘서초 강남권’ 회원들로 구성돼 있다.송 씨의 설득에 우림원예가든센터는 지난해 12월 1일부터 맨발로 걷는 사람들을 받아들였고, 지금은 하루 50명에서 70명 정도의 사람들이 매일 이곳을 찾아 묘목들 사잇길을 맨발로 걷고 있다.우림원예가든센터의 장점에 대한 송 씨의 설명이다.“겨울철 맨발 걷기의 천국이라고 봅니다. 눈이 많이 와도, 아무리 추워도 걷는데 전혀 문제없습니다. 섭씨 영하 10도, 20도 이하로 떨어졌을 때도 걸었죠. 넓어서 많은 사람이 걸을 수 있어요. 아침에 도시락 싸 와서 걷다 점심 먹고 다시 걸어요. 오전에 와서 걷고 오후에 다시 와도 됩니다. 화장실이 가깝고, 뜨거운 물도 나오죠. 난로가 설치된 쉴 공간도 있어요. 걷다 사람들끼리 얘기하고 다시 걷죠. 무엇보다 묘목이 많아 마치 숲길을 걷는 느낌입니다. 원래 논이었던 곳이라 흙도 부드럽고 촉촉해요. 정말 좋아요. 전 오전 9시에 이곳에 와서 오후 3시에 집으로 갑니다. 점심 먹을 때도 맨발로 땅을 밝고 있으니 6시간 맨땅과 소통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이종림 회장도 거들었다.“수도권에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게 행운입니다. 서울 강남쪽에서 20~30분이면 올 수 있어요.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들에게 추운 겨울을 이겨내기 쉽지 않았는데 이런 공간을 발견하게 돼 정말 좋습니다.”추운 겨울에도 맨발로 걸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추위를 감내하고 맨땅 눈밭을 맨발로 걷는 사람들도 있지만 최근엔 겨울철 농작물을 키우는 곳으로 이용되던 비닐하우스로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위에서 소개한 경기 과천을 비롯해 서울 강남 도곡동, 서울 서대문 안산, 경기 성남, 고양 등 비닐하우스에서 사람들이 맨발로 걷고 있다.서울 강남 도곡동 대청중 맞은편엔 약 40m짜리 비닐하우스가 서 있다. 강남구청이 구청주민들을 위해 마련한 맨발 걷기 전용 시설이다. 이곳을 찾는 윤대영 씨(81)도 전립선암 수술한 뒤 맨발로 걷고 있다. 몸이 많이 회복했고, 건강을 지키기 위해 매일 걷고 있다고 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새벽에 전철 타고 매일 와서 걷고 있다는 김지희 씨(71)는 “잠이 잘 오고 피부가 좋아졌다”며 웃었다.박동창 회장이 설명하는 맨발 걷기는 다음과 같다.“맨발로 걸으면 지압효과와 접지효과(Earthing)로 면역력이 좋아집니다. 맨발로 맨땅을 걸으면 지표면에 있는 돌멩이나 나무뿌리, 나뭇가지 등이 발바닥의 각 부위와 마찰하고, 지면 위 각종 물질이 발바닥의 각 반사구를 눌러 줍니다. 발바닥 자극은 오장육부 등 모든 신체기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는 고대 중국과 이집트에서부터 이어졌죠.”접지는 맨발로 땅을 밟는 행위다. 시멘트 아스팔트 등은 효과가 없다. 황톳길이 가장 좋다. 우리 몸에 30∼60mV(밀리볼트)의 양전하가 흐르는데 맨발로 땅을 만나는 순간 0V가 된다. 땅의 음전하와 만나 중성화되는데 이때 우리 몸에 쌓인 활성산소가 빠져나간다. 박 회장은 “원래 활성산소는 몸의 곪거나 상처 난 곳을 치유하라고 몸 자체에서 보내는 방위군이다. 치유하고 나면 활성산소는 몸 밖으로 배출돼야 하는데 그러지를 못하고 몸속을 돌아다니면서 멀쩡한 세포를 공격해 악성 세포로 바뀌게 한다. 암 등 각종 질병이 활성산소의 역기능 탓에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접지가 활성산소 제거에 효과적”이라며 “맨발 걷기로 병이 나은 사람들은 접지의 효과를 봤을 것”이라고 했다.일부에서는 의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고 반박하지만 최근 맨발 걷기로 건강을 되찾은 사례가 많이 나왔고, 맨발로 걷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렇다 보니 지방자치단체들도 주민들의 건강을 위해 맨발 걷기 황톳길을 조성했고, 겨울철에도 걸을 수 있게 맨발 걷기 전용 비닐하우스까지 지어주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청은 안산에 약 500m짜리 비닐하우스를 조성했다. 경기 성남 분당구청은 율동공원에 약 70m짜리 비닐하우스를 지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4-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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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 전 근육 운동으로 새 인생”…‘환갑의 보디빌더’ 박근직 경찰대 교수의 건강법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사람이 살면서 특별한 계기로 새롭게 변신할 기회를 잡기는 쉽지 않다. 경찰대 생활지도계 박근직 교수(60)는 10년 전 경찰간부후보생들을 지도할 때 충북 음성 꽃동네에 자원봉사를 하러 가서 중증장애인 200여 명을 함께 돌본 뒤 술 담배를 끊겠다는 서약서를 자신에게 썼다. 그리고 웨이트트레이닝을 시작했다. 지금은 탄탄한 몸매를 과시하며 학생들은 물론 교직원들의 몸만들기를 돕고 있다.“당시 2박 3일 봉사활동이 제 지나온 삶을 성찰할 기회였어요. 말도 못 하고 제대도 움직이지도 못하는 장애인들을 돌보며 제가 너무 막살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시 배 둘레가 106cm 될 정도로 복부 비만이었어요. 고혈압 등 성인병 증상도 나타나고 있었죠. 술을 많이 마시던 때였습니다. 그래서 새롭게 살기 위해선 술과 담배를 끊어야겠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새벽 4시에 저 자신에게 서약서를 썼습니다.”사실 박 교수는 합기도 공인 6단으로 서울과 제주, 대전 등 경찰서에서 호신체포술을 가르칠 정도로 운동에는 일가견이 있었다. 웨이트트레이닝도 일찌감치 시작했다. 2008년 보디빌딩생활체육지도사 자격증도 땄다. 하지만 근육 운동을 하다 어깨를 다친 뒤 근 10년 운동을 등한시하며 술을 마시다 보니 복부 비만이 된 것이다. 당시 체중이 76kg으로 과도 비만은 아니었지만 복부엔 살이 많았다. 2014년 2월부터 다시 근육 만들기에 나섰다. 매일 하루 3시간 유산소운동과 근육 운동을 했다. 근육 운동은 걷거나 달리는 유산소운동으로 지방을 태운 뒤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근육을 키우는 식으로 해야 효과적이다. 그런데 혼자 해서 그런지 몸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2020년부터 미스터폴리스 보디빌딩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전문가로부터 PT를 받으면서 몸이 달라졌다.“대회 출전은 근육 운동 시작 2년 뒤부터 간헐적으로 했어요. 처음엔 창피당할까 두려워 나가지 못했죠. 입상보다는 참가에 의의가 있었죠. 그것도 1년에 한 번 나갈 정도니 발전이 없었어요. 그러다 제가 미스터폴리스 대회에 나간다고 하자 집사람이 ‘그 몸으로 못 나간다’며 PT 받으라고 돈을 줬어요. 역시 전문가의 손길을 받으니 몸이 잘 만들어졌어요. 체중도 66.6kg까지 빠졌어요.”살이 바로 빠지지는 않았다. 술을 끊었지만 운동을 열심히 하다 보니 식욕이 좋아져 체중이 크게 줄지는 않았다. 결국 먹는 것을 철저하게 관리하면서부터 체중이 줄었다. 몸이 만들어지자 자신감도 생겼다. 대회 출전도 자주했다. 지난해에만 7번 무대에 섰다. 10년 동안 총 14회 대회에 출전했는데 지난해에만 그 절반을 나간 것이다. 순위는 주로 3~4위였다. 그는 “지난해 50대 마지막 해라 우승하고 싶어서 서울 모 지역대회에 나갔다. 50대 부문에 출전했는데 저 혼자 출전해 60대랑 함께 대회를 치렀다. 결과적으로 우승컵은 50대로 받았다”며 웃었다.박 교수는 지난해 8월 제주에서 열린 제1회 미스터폴리스코리아 대회에 나가 50대 부문에서 4위를 했다. 미스터폴리스 대회는 그동안 경찰관들이 자체적으로 개최했는데 경찰청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해 대회에서 경찰 2024년 달력의 모델로 선발됐다. 경찰 최고령이었다. 이번이 두 번째 달력 모델 출연. 경찰 달력은 2018년 아동학대 범죄의 심각성을 알리고 학대 피해 아동을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경찰관들이 기획해 6년 연속 제작했다. 경찰 보디빌더들은 지난해까지 총 7000여만 원을 모금해 학대 피해 아동 치료와 회복, 생계 지원 등을 위해 사랑의열매와 구세군 등에 기부했다.박 교수는 근육에 대해 제대로 공부하기 위해 2016년 건양대 보건복지대학원에서 운동처방학을 전공했다. 지난해엔 대한보디빌딩협회 코치아카데미에서 재활운동 강의를 들었다. 그는 “공부를 하면서 전문가들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게 저한테 맞는지 맞지 않는지를 구별할 수 있게 됐다”며 “전 전문가들의 지식을 잘 받아들여 건강한 생활습관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그의 하루는 새벽 5시 좀 넘어서 시작된다. 몸 풀고, 코어 및 복근운동, 밸런스볼 위 스쾃, 서킷트레이닝(고정식 자전거 타기, 팔굽혀펴기, 턱걸이) 등을 2시간 한 뒤 출근한다. 서킷트레이닝은 5분 동안 고정식 자전거 타기와 팔굽혀펴기, 턱걸이를 이어서 하는 것을 1세트로 6세트를 진행한다. 웨이트트레이닝은 몸을 3분할(앞면 뒷면 측면)로 나눠 하루 하고 하루 쉬는 식으로 하고 있다. 6일 중 3일 근육을 만들고 3일은 쉬는 것이다.먹는 것도 철저히 관리한다. 10년간 술은 단 한잔도 안 마셨다. 밀가루, 설탕, 튀김은 가급적 먹지 않는다. 보디빌딩 대회에 출전을 하지 않을 땐 체중을 70kg으로 유지하고 있다. 술을 끊으면서 두 가지 좋은 점이 생겼다. 술값을 아끼게 돼 꽤 많은 돈을 저축할 수 있었고, 혼자만의 시간이 생겨 책을 많이 읽을 수 있었다. 그는 “한마디로 개과천선했다. 술값을 모아 5년 만에 큰 돈을 갚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박 교수는 퇴근한 뒤 2시간 학교에서 학생과 교직원을 상대로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학생 보디빌딩 동호회 ‘득근(得筋)득근’을 지도하고 있다. PT를 원하는 교직원들을 따로 모아서 주 2회 근육 만드는 노하우를 전수하기도 한다. 그는 “10년 전 금주 금연을 하고 보디빌딩 운동으로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어 가능한 일이다. 이젠 수명을 다하는 날까지 다른 사람들을 도우며 살겠다”고 했다. 박 교수는 경찰이 될 학생들에게 운동하는 습관을 키워주기 위해 노력한다. 그는 “운동이 좋다는 것을 체득하고 보니 학생들에게도 운동 습관을 만들어주고 싶은 생각에 습관 형성에 대한 책을 많이 읽고 지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대학보디빌딩연맹 부회장도 맡고 있다.“경찰대에 학생들이 입학하면 무도 훈련도 받거나 축구도 하다 다치는 경우가 많아요. 고교 때 운동을 많이 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전반적으로 학생들 체력이 많이 떨어져 있어요. 그래서 제가 어느 땐가 입학생들을 대상으로 코어 운동하고 유연성 훈련을 한 달 동안 시켰어요. 그랬더니 졸업할 때까지 부상자가 한 명도 안 나왔어요. 운동이 평생 건강의 원천입니다.”“100세까지 보디빌딩대회에 출전하는 게 목표”라는 그는 “혹 100세가 됐을 때 ‘100세 올림픽’이 열린다면 꼭 출전하겠다”며 활짝 웃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4-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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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 전 술 담배 끊고 근육운동… 미스터폴리스로 변신했어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박근직 경찰대 생활지도계 교수(60)는 10년 전 경찰 간부후보생들을 지도할 때 충북 음성 꽃동네에 자원봉사를 하러 가서 중증장애인 200여 명을 함께 돌본 뒤 술 담배를 끊겠다는 서약서를 자신에게 썼다. 그리고 웨이트트레이닝을 시작했다. 지금은 탄탄한 몸매를 과시하며 학생들은 물론 교직원들의 몸 만들기를 돕고 있다. “제 지나온 삶을 성찰할 기회였어요. 장애인들을 돌보며 제가 너무 막살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시 배 둘레가 106cm일 정도로 복부 비만이었어요. 고혈압 등 성인병 증상도 나타나고 있었죠. 술을 많이 마시던 때였습니다. 그래서 새롭게 살기 위해선 술과 담배를 끊어야겠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사실 박 교수는 합기도 공인 6단으로 서울과 제주, 대전 등 경찰서에서 호신체포술을 가르칠 정도로 운동에는 일가견이 있었다. 웨이트트레이닝도 일찌감치 시작했다. 2008년 보디빌딩생활체육지도사 자격증도 땄다. 하지만 근육운동을 하다 어깨를 다친 뒤 10년 가까이 운동을 등한시하며 술을 마시다 보니 복부 비만이 된 것이다. 당시 체중이 76kg으로 과도 비만은 아니었지만 복부엔 살이 많았다. 2014년 2월부터 다시 근육 만들기에 나섰다. 매일 하루 3시간 유산소운동과 근육운동을 했다. 그런데 혼자 해서 그런지 몸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2020년부터 미스터폴리스 보디빌딩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전문가로부터 PT를 받으면서 몸이 달라졌다. “대회 출전은 근육운동 시작 2년 뒤부터 간헐적으로 했어요. 처음엔 창피당할까 두려워 나가지 못했죠. 입상보다는 참가에 의의가 있었죠. 그것도 1년에 한 번 나갈 정도니 발전이 없었어요. 그러다 미스터폴리스 대회에 나간다고 하자 집사람이 ‘그 몸으로 못 나간다’며 PT 받으라고 돈을 줬어요. 역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니 몸이 잘 만들어졌어요. 체중도 66.6kg까지 빠졌어요.” 살이 바로 빠지지는 않았다. 결국 먹는 것을 철저하게 관리하면서부터 체중이 줄었다. 몸이 만들어지자 자신감도 생겼다. 대회 출전도 자주 했다. 지난해에만 7번 무대에 섰다. 그동안 총 14차례 대회에 출전했는데 지난해에만 그 절반을 나간 것이다. 순위는 주로 3∼4위였다. 박 교수는 지난해 8월 제주에서 열린 제1회 미스터폴리스코리아 대회에 나가 50대 부문에서 4위를 했다. 미스터폴리스 대회는 그동안 경찰관들이 자체적으로 개최했는데 경찰청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해 대회에서 경찰 달력의 모델로 선발됐다. 경찰 최고령이었다. 이번이 두 번째 달력 모델 출연. 경찰 달력은 2018년 아동학대 범죄의 심각성을 알리고 학대 피해 아동을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경찰관들이 기획해 6년 연속 제작했다. 경찰 보디빌더들은 지난해까지 총 7000여만 원을 모아 학대 피해 아동 치료와 회복, 생계 지원 등을 위해 사랑의열매와 구세군 등에 기부했다. 박 교수는 근육에 대해 제대로 공부하기 위해 2016년 건양대 보건복지대학원에서 운동처방학을 전공했다. 지난해엔 대한보디빌딩협회 코치아카데미에서 재활운동 강의를 들었다. 그의 하루는 새벽 5시 좀 넘어서 시작된다. 몸 풀고, 코어 및 복근운동, 밸런스볼 위 스쾃, 서킷트레이닝(고정식 자전거, 팔굽혀펴기, 턱걸이) 등을 2시간 한 뒤 출근한다. 먹는 것도 철저히 관리한다. 10년간 술은 단 한 잔도 안 마셨다. 밀가루, 설탕, 튀김은 가급적 먹지 않는다. 보디빌딩 대회에 출전하지 않을 땐 체중을 70kg으로 유지하고 있다. 술을 끊으면서 두 가지 좋은 점이 생겼다. 꽤 많은 돈을 저축할 수 있었고, 혼자만의 시간이 생겨 책을 많이 읽을 수 있었다. 박 교수는 퇴근한 뒤 2시간 학교에서 학생과 교직원을 상대로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학생 보디빌딩 동호회 ‘득근(得筋)득근’을 지도하고 있다. PT를 원하는 교직원들을 따로 모아 주 2회 근육 만드는 노하우를 전수하기도 한다. 경찰이 될 학생들에게 운동하는 습관을 키워 주기 위해 노력한다는 그는 “100세까지 보디빌딩 대회에 출전하는 게 목표”라며 활짝 웃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4-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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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서 다시 찾은 음악 열정, ‘참새와 허수아비’의 조정희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나는 나는 외로운 지푸라기 허수아비, 너는 너는 슬픔도 모르는 노란 참새~”1982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숙명적인 이별의 아픔을 노래한 ‘참새와 허수아비’로 대상을 수상한 가수 조정희 씨는 20여 년 전부터 산을 타기 시작해 히말라야 등 세계의 명산까지 누비며 건강한 삶을 만들어가고 있다.“2003년 등산 마니아인 지인의 산행 초대로 월악산(충북) 제비봉에 올랐어요. 평소 피트니스센터에서 운동을 하고 있어 체력에는 자신이 있었는데 하산 때부터 다리가 너무 아픈 거예요. 그래서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았더니 안 쓰던 근육을 갑자기 써서 그렇다고 하더군요. 그때 등산이 전신 운동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됐어요.”산 사랑의 시작이었다. 보통 힘들면 다시 산에 안 갈 수도 있었지만 그는 달랐다. 산이 그를 불렀다. 그는 “그때 만약에 제가 아프다고 포기했다면 오늘의 저는 없었을 것이다”고 했다. 가수 생활을 뒤로하고 결혼한 뒤 아이들 육아에 집중했고, 30대 중반부터 헬스로 몸을 만들던 그였다. 먼저 집에서 멀지 않은 청계산과 대모산을 시작으로 북한산, 북악산, 인왕산 등 수도권 산을 올랐다. 그리고 설악산, 지리산. 한라산 등 전국의 명산도 탔다. 주 4일을 등산할 만큼 열심이었고 지금도 시간이 허락되면 주 2~3일 산에 오르고 있다.“산을 타면서 더 건강하고 단단한 몸을 선물로 받았어요.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자연 가운데 저는 산이 가장 좋습니다. 말없이 받아주는 그 넉넉한 품이 늘 그립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 다른 느낌을 주는 아름다운 산길을 걷다 보면 절로 탄성이 나옵니다. 1월 산행을 15회 갈 정도로 겨울 산을 좋아합니다. 여름엔 적당한 우중 산행도 즐깁니다. 살갗에 빗물이 부딪히고 빗줄기를 보며 걷는 그 맛은 경험하지 않으면 모릅니다. 힘들지만 피톤치드를 흠뻑 마시며 산행을 마치고 나면 제 몸이 말합니다. ‘너무 좋다’고.”조 씨는 지난해 말 병원을 찾아 골밀도 검사를 했는데 허리 T스코어(측정된 골밀도를 건강한 젊은 성인의 평균과 비교해 표준화한 점수)에서 +1.5로 나왔다. T스코어 -1.0 이상이면 정상, -1.0 미만에서 –2.5 초과는 골감소증, -2.5 이하는 골다공증으로 정의하는데 그보다 훨씬 좋게 나온 것이다. 그는 “4년 6개월 전 검사 때보나 수치가 더 좋아졌다. 의사도 젊은 사람보다 더 좋다며 놀랐다”고 했다. 백대현 방배성모정형외과 원장은 “등산은 햇볕을 맞으면서 하기 때문에 골 생성에 필수인 비타민D가 합성되고, 지속적인 산행으로 뼈를 자극 함으로써 골밀도를 높인다”고 했다. 인바디 측정 결과 근육량도 늘고 있다. 체중도 55kg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모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2010년대 중후반엔 정기적인 산행이 쉽지 않았다. 방송을 그만두고 2018년부터 다시 본격적으로 산행에 나섰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2020년 초부턴 ‘산악인’으로 거듭났다. 그는 “헬스클럽 등이 다 막혔고 산이 유일한 해방구였다”고 했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서 해외로 눈을 돌렸다. 조 씨는 “당초 2019년부터 해외 산행을 준비했는데 코로나19 확산하면서 가지 못했다”고 했다. 2022년 11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트레킹과 피케이피크를 오른 뒤에는 강한 성취감을 얻었다. “히말라야는 산을 오를수록 신비로움에 휩싸여요. 네팔의 작은 에베레스트로 불리는 피케이피크에서는 히말라야의 고봉들을 한눈에 볼 수 있어요. 정말 환상적이죠. 그런데 히말라야는 전기와 난방, 화장실 등 생활 환경이 열악해요. 산을 오르면서 고산병도 극복해야 하죠. 그런 여건에 적응하고 극복하면서 정신적으로도 크게 성장했어요. 경이롭고 위대한 자연 앞에서 저 자신이 손톱만큼의 점도 안 되는 존재임을 느끼며 겸손도 배웠어요.”“산을 타면서 비움의 철학도 배웠어요. 가치와 관점이 이동됐다고 할까요. 살면서 가치를 두는 기준이 달라졌어요. 같은 상황이라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관점의 변화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힘든 산을 오르고 또 오르면서 호연지기는 물론, 정신적 물질적으로 스스로 슬림화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지더라고요.”조 씨는 “산행과 신앙은 닮아 있다”고 했다.“저는 기독교인입니다. 살아가면서 누구도 어려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죠. 산행과 신앙은 모두 스스로를 다스리고 이겨내야 한다는 점에서 서로 닮아있는 것 같습니다. 산을 오르는 건 힘든 일입니다. 도전하며 고통을 이겨내는 산행을 통해서 마음의 근육을 얻게 되는 것 같습니다.”조 씨는 지난해 4월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있는 두 명산 테이블마운틴과 라이온스헤드를 올랐다. 5월엔 미국 미네와스카 주립공원 샤완겅크산에도 갔다. 7월엔 ‘버킷리스트’였던 노르웨이 3대 피오르와 로포텐제도 트레킹을 다녀왔다. 그는 “전 바위산을 좋아하는데 3대 피오르 중 하나인 셰라크 볼텐 트레킹 코스가 가장 좋았다. 흙과 나무가 거의 없는 화강암 바위산이다. 절벽 사이에 낀 바위가 절경인데 정말 인상적이었다”고 했다.국내 산 중에서도 바위가 많은 설악산을 좋아한다.“우리나라 산은 다 좋아요. 그중 설악산은 그 깊이와 웅장함이 우릴 푸근하게 품어주잖아요. 공룡능선, 한계령, 오색약수 코스 등 설악산 코스는 다 좋아요. 저는 바위가 주는 느낌이 좋아요. 바위의 기운이랄까? 신발이 바위에 닿는 느낌이 좋고, 바위산은 깨끗해요. 정상이나 큰 너럭바위가 있으면 한참을 머물며 바위를 느끼는 것을 좋아합니다.”산행은 지인들과 함께한다.“저는 되도록 혼자 산에 가진 않아요.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서도 혼자 산에 가는 것은 위험하지요. 또 단체 산행보다는 서너 명이 가는 산행을 선호합니다. 산행은 긴 시간 함께 하잖아요. 정말 힘든 상황에서 거의 극기 훈련 같을 때도 있어요. 그때 자신을 다 노출할 수밖에 없지요. 서로를 이해해주는 배려심이 필요합니다. 그런 좋은 사람들과 아름다운 산을 오르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고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등산을 하면서도 헬스도 계속 즐긴다. 힘들게 산을 오른 다음 날 스트레칭을 하고 달리고 나면 몸이 훨씬 개운하다. 그는 “운동을 하는 건 우리가 매일 밥 먹고 숨 쉬는 거와 같다. 그러니까 그걸 안 하고서 어떻게 우리가 건강하기를 바랄 수 있겠나. 건강하게 살기 위해 운동은 꼭 필요하다”고 했다.등산을 즐기며 폐활량이 좋아져 노래할 때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7월 노르웨이 산행을 마치고 왔는데 모 방송에서 출연 요청이 왔다. 한동안 노래를 부르지 않아 망설였는데 노래방 가서 불러보니 호흡이 예전보다 좋아져 출연을 결정했다”고 했다.대학가요제는 왜 나갔을까?“제1회 대학가요제 대상 수상곡 ‘나 어떡해(샌드페블즈)’를 듣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어요. 이후 매년 이어지는 대학가요제를 보면서 대학에 가면 꼭 나가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노래를 잘하고 좋아했던 저에게 대학가요제 출연은 자연스러운 일이었어요.”왜 가수로 활동하지 않았을까?“대상을 받은 뒤 대학 축제에 불려 다녔고, 방송 출연, 음반 발매 제안 등 큰 기회가 제게 왔죠. 그런데 어린 마음에 감당하기 버거웠어요. 대학가요제는 노래를 잘하고 좋아하는 대학생이면 출전할 수 있었기 때문에 나간 것입니다. 이것을 가수가 되기 위한 등용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어떤 방송 프로그램 녹화에 갔는데 아침 9시부터 밤까지 리허설을 했어요. 종일 기다렸다가 노래했다를 반복했어요. 굉장히 힘들었어요. 음악 하는 건 좋았는데 이걸 직업으로 삼는 건 자신이 없었어요.”조 씨는 남은 학업(산업디자인)을 마쳤고 졸업한 뒤 얼마 후 결혼했다. 그는 세 아이의 출산과 육아, 학업 뒷바라지에 온 힘을 기울였다. 모 대학에서 신문방송 석사 과정도 마쳤다. 음악과 방송에 대한 완전연소되지 않은 그리움을 순간순간 느끼고 있다. 또 ‘참새와 허수아비’를 기억하고 애정하는 고마운 팬들에게 어떻게 보답을 할지 고민 중이라고도 했다. 건강한 미래를 위해 그는 지속적으로 산을 타고 있다.“등산은 실력이 아니라 의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 아주 심하지 않으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산행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영국의 등반가 조지 말로리가 ‘거기 산이 있으니 간다’고 했지요. 저도 그래요. 산이 좋습니다. 늘 순수와 열정, 진정성 이런 단어들을 마음에 담고 살아가려 합니다. 산을 오를 때도 그렇고요. 100세 시대, 국민 여러분께서도 산과 더욱 친해져서 산이 갖고 있는 그 여여함의 힘을 늘려나가는 2024년이 되길 소망합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4-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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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 들판을 날던 ‘참새’, 산 오르며 건강 지킨다[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나는 나는 외로운 지푸라기 허수아비, 너는 너는 슬픔도 모르는 노란 참새∼” 1982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숙명적인 이별의 아픔을 노래한 ‘참새와 허수아비’로 대상을 받은 가수 조정희 씨는 20여 년 전부터 산을 타기 시작해 히말라야 등 세계의 명산까지 누비며 건강한 삶을 만들어가고 있다. “2003년 지인의 초대로 월악산(충북) 제비봉에 올랐어요. 평소 피트니스센터에서 운동을 하고 있어 체력에는 자신이 있었는데 하산 때부터 다리가 너무 아픈 거예요. 그래서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았더니 안 쓰던 근육을 갑자기 써서 그렇다고 하더군요. 그때 등산이 전신 운동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됐어요.” 산 사랑의 시작이었다. 보통 힘들면 산에 다시 안 갈 수도 있었지만 그는 달랐다. 산이 그를 불렀다. 가수 생활을 뒤로하고 결혼해 아이들 육아에 집중했고, 30대 중반부터 헬스로 몸을 만들던 그였다. 먼저 집(서울 강남) 근처 청계산과 대모산 등 수도권 산을 올랐다. 그리고 설악산, 지리산, 한라산 등 전국의 명산도 탔다. 주 4일을 등산할 만큼 열심이었고 지금도 시간이 허락되면 주 2, 3일 산에 오르고 있다. “산을 타면서 더 건강하고 단단한 몸을 선물로 받았죠.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자연 가운데 저는 산이 가장 좋습니다. 말없이 받아주는 그 넉넉한 품이 늘 그립습니다. 아름다운 산길을 걷다 보면 절로 탄성이 나오죠. 힘들지만 좋은 공기 마시며 산행을 마치고 나면 제 몸이 말합니다. ‘너무 좋다’고.” 조 씨는 지난해 말 병원을 찾아 골밀도 검사를 했는데 허리 T스코어(측정된 골밀도를 건강한 젊은 성인의 평균과 비교해 표준화한 점수)에서 +1.5로 나왔다. T스코어 ―1.0 이상이면 정상, ―1.0 미만에서 ―2.5 초과는 골감소증, ―2.5 이하는 뼈엉성증(골다공증)으로 정의하는데 그보다 훨씬 좋게 나온 것이다. 그는 “4년 6개월 전 검사 때보나 수치가 더 좋아졌다. 의사도 젊은 사람보다 더 좋다며 놀랐다”고 했다. 등산은 햇볕을 맞으면서 하기 때문에 골 생성에 필수인 비타민D가 합성되고, 지속적인 산행으로 뼈를 자극함으로써 골밀도를 높인다. 인바디 측정 결과 근육량도 늘고 있다. 모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2010년대 중후반엔 정기적인 산행이 쉽지 않았다. 방송을 그만두고 2018년부터 다시 본격적으로 산행에 나섰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2020년 초부턴 ‘산악인’으로 거듭났다. 그는 “헬스클럽 등이 다 막혔고 산이 유일한 해방구였다”고 했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서 해외로 눈을 돌렸다. 조 씨는 “당초 2019년부터 해외 산행을 준비했는데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가지 못했다”고 했다. 2022년 11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를 트레킹하고 피케이피크를 오른 뒤에는 강한 성취감을 얻었다. “히말라야는 산을 오를수록 신비로움에 휩싸여요. 네팔의 작은 에베레스트로 불리는 피케이피크에서는 히말라야의 고봉들을 한눈에 볼 수 있죠. 환상적이죠. 그런데 히말라야는 생활 환경이 열악해요. 산을 오르면서 고산병도 극복해야 하죠. 그런 여건에 적응하고 극복하면서 정신적으로도 크게 성장했어요. 위대한 자연 앞에서 겸손도 배웠어요.” 조 씨는 지난해 4월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있는 두 명산 테이블마운틴과 라이언스헤드를 올랐다. 5월엔 미국 미네와스카 주립공원 샤완겅크산에도 갔다. 7월엔 ‘버킷리스트’였던 노르웨이 3대 피오르와 로포텐제도 트레킹을 다녀왔다. 그는 “바위산을 좋아하는데 피오르 셰라그볼텐 트레킹 코스가 가장 좋았다. 흙과 나무가 거의 없는 화강암 바위산이다. 절벽 사이에 낀 바위가 절경인데 정말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국내 산 중에서도 바위가 많은 설악산을 좋아한다. 등산을 즐기며 폐활량이 좋아져 노래할 때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7월 노르웨이 산행을 마치고 왔는데 모 방송에서 출연 요청이 왔다. 한동안 노래를 부르지 않아 망설였는데 노래방 가서 불러보니 호흡이 예전보다 좋아져 출연을 결심했다”고 했다. “등산은 실력이 아니라 의지가 중요합니다. 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산행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영국의 등산가 조지 맬러리가 ‘거기 산이 있으니 간다’고 했죠. 저도 그래요. 늘 순수와 열정, 진정성을 가지고 산에 오를 겁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4-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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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육 운동으로 체중 41kg에서 51kg로…친구들이 못 알아봐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전화위복(轉禍爲福)이란 게 이런 것인가. 보트를 타다 사고로 허리 압박 골절 및 분리 진단을 받고 2년 가까이 고행하다 근육 운동을 시작해 완전히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대한민국 전통 악기 해금을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연주해 이화여대에서 학사 석사까지 전공했던 그가 어느 순간 보디빌딩 트레이너로 변신한 것이다. 프리랜서 해금 강사이자 보디빌딩 트레이너인 한민지 씨(40)는 웨이트트레이닝 덕분에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살고 있다.“2018년 경기 청평으로 보트를 타러 갔을 때 허리를 다쳤어요. 보트를 정박할 때 운전 미숙으로 다른 보트랑 부딪혔죠. 허리에 압박 골절 및 분리 진단을 받아서 2달 병원에 누워있었어요. 퇴원하고도 통증이 너무 심해 1~2년은 제대로 된 생활을 못하고 거의 누워있다시피 했죠. 그러던 중 재활 담당 의사 선생님이 제대로 근육 운동을 하라고 조언해 시작했습니다.”건강을 위해 요가나 필라테스를 하긴 했지만 운동을 본격적으로 한 것은 처음이었다. 처음엔 헬스클럽에서 혼자 근육을 키웠는데 소득이 없었다. 2021년 말부터 전문트레이너에게 배웠다. 그러자 몸이 달라졌다. 바짝 말랐던 몸이 탄탄해졌다. 웨이트트레이닝을 본격 시작한 뒤 거의 매일 하루 3시간 이상 운동했다. 1시간은 유산소, 2시간은 근육 운동에 할애했다.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근육을 키울 때 달리기 등 유산소 운동은 필수다. 체내 지방을 태우며 근육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마른 사람도 복부 등에 지방이 있을 수 있다. 한 씨는 러닝머신 위를 달렸고 인터벌트레이닝(Interval Training)도 했다. 인터벌트레이닝은 일정 강도의 운동과 운동 사이에 불완전한 휴식을 주는 훈련 방법이다. 예를 들어 100m를 자기 최고 기록의 70%에서 최대 90%로 달린 뒤 조깅으로 돌아와 다시 100m를 같은 강도로 달리는 것을 반복하는 훈련이다. 인터벌트레이닝을 하면 에너지 소비가 많다. 운동 생리학적으로 강도 높은 훈련과 불완전 휴식을 반복하면 그 자체로 엄청난 체력을 소비하게 된다.한 씨는 유산소 운동으로 등산도 시작했다. 북악산과 인왕산, 북한산, 아차산 등 수도권 산을 주로 올랐다. 한 씨는 근육 운동을 지속적으로 한 뒤 41kg까지 떨어졌던 체중이 51kg까지 올랐고 계속 유지하고 있다. 근육 운동으로 근육량이 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근육을 키우면 근육량이 증가해 체중이 증가한다. 운동 생리학적으로 웨이트트레이닝을 열심히 하면 운동으로 인한 에너지 소비와 근육량이 증가해 대사량이 높아져 다이어트 효과도 볼 수 있지만 마른 체형의 경우엔 체중을 증가시킨다. 물론 규칙적으로 근육 운동을 하며 적당한 영양분을 섭취해야 한다. 한 씨는 먹는 것에 민감해 하던 과거와 달리 이젠 가리지 않고 먹는다.“늘 달고 살았던 허리 통증도 어느 순간 사라졌어요. 체중도 늘고 입맛도 좋아졌죠. 제가 건강하다는 것을 느끼니까 근육 운동을 더 열심히 하게 됐죠. 거의 헬스클럽에서 살다시피 했습니다.”근육은 부상을 막고 통증도 없애준다. 김용권 전주대 운동처방학과 객원교수(전주본병원 본스포츠재활병원 대표)는 “근육은 우리 몸에서 지렛대 역할을 하는 뼈를 바르게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근육이 조화롭게 발달돼 있으면 뼈도 제 위치에 있어 관절 부상 위험도 없어진다. 한 씨가 허리 압박 골절 및 분리 증상에서 회복될 수 있었던 배경이다. 김 교수는 ”관절을 잡아주는 근육의 경우 힘의 밸런스가 깨지면 관절이 맞닿게 돼 염증이 생긴다. 퇴행성관절염이 생기는 이유“라고 설명했다.척추 협착 등 디스크도 근육 강화로 통증을 막을 수 있다. 김 교수는 ”허리 협착으로 통증이 오면 근육이 과긴장(근섬유 단축)을 해 관절 면이 좁아지면서 디스크를 압박해 통증을 강화한다. 이땐 근육을 풀어줘야 하는데 스트레칭 체조도 좋지만 허리와 목 등을 강화하는 근육 운동이 더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근력이 강화되면 뒤로 밀려나는 디크스를 막아 통증을 없애준다. 근력 강화로 인한 통증 완화는 근력의 힘으로 신경 눌림 현상을 막아주는 것이지 협착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꾸준한 근력운동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한 씨는 근육을 본격 만들기 시작하면서 대회 출전이란 목표를 정한 게 주요했다고 했다. 그는 “목표가 있으면 더 열심히 할 것 같았다. 나만의 도전이었다”고 했다. 한 씨는 지난해 5월 대전지역 보디빌딩 미스터&미즈 코리아 대회에 출전해 비키니피트니스 165cm 이하에서 3위를 차지했다. 비키니피트니스는 다른 종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근육질을 덜 강조한다. 근육과 여성성의 조화를 중시한다. 그는 올해도 대전지역 보디빌딩 미스터&미즈 코리아 대회에 출전해 비키니피트니스에서 3위를 차지했다.“사실 전 깡마른 체격이었죠. 근육이 붙으니까 기분이 좋아지는 겁니다. 활기차고 자신감도 생기고…. 과거엔 걱정도 많았는데 어느 순간 뭐든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건 걸 전화위복이라 하나요? 다쳤을 땐 너무 절망했죠. 움직이는 거 자체가 고욕이었어요. 오래 쉬다 보니 해금 지도하는 일도 다 끊겼죠. 그런데 근육 운동을 하면서 새로운 인생이 시작된 겁니다.”한 씨는 몸이 건강해지면서 다시 해금을 가르치고 있다. 국악 창작그룹 ‘화연’에서 연주도 한다. 지난해부터 준비해 올해 보디빌딩 생활체육지도자 자격증도 획득했다. 그는 “웨이트트레이닝이 너무 재밌고 좋은 운동이라는 것을 체득한 뒤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자격증을 따기 위해 운동 생리학과 해부학 등을 공부하면서 보디빌딩의 원리에 대해서도 더 잘 이해하게 됐다”고 했다. 한 씨가 요즘 유행하는 속칭 ‘N 잡러(여러 직업을 가진 사람)’가 된 것이다. “친구들도 요즘의 절 보면 다 놀라요. 체육을 싫어했던 애가 체육인이 됐다고 하죠. 또 뼈밖에 없던 애가 탄탄하게 바뀌었다고 해요.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는 절 알아보지도 못해요. 그러면서 저에게 어떻게 운동해야 하냐고 물어보죠.”해금 연주와 보디빌딩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한 씨는 “언뜻 보기에 완전 다른 분야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둘 다 꾸준히 해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루 이틀만 안 해도 연주가 달라지고 몸이 달라진다. 몸이 건강해지니 해금 연습과 연주가 더 쉬워졌다. 과거엔 쉽게 지쳤는데 이젠 그렇지 않다”고 했다. 한 씨는 낮 12시 전후에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을 단련한다. 오전 오후 및 저녁 시간엔 해금 강의나 보디빌딩 트레이너로 활동하고 있다.“제가 말랐을 땐 39kg까지 내려간 적이 있었어요. 지나치게 예민했고 스트레스받으면 식욕도 없어졌죠. 지금은 어떤 스트레스에도 흔들리지 않아요. 근육 운동이 제 삶을 완전히 바꿨습니다.”한 씨는 초보자들에게 “즐기며 운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전 정말 운동이라는 것을 처음 했어요. 그래서 욕심을 버리고 차근차근 천천히 했고, 즐기려고 마음먹었습니다. 자신의 몸에 맞게 단계적으로 운동하면서 웨이트트레이닝 그 자체를 즐기면 좋습니다. 그럼 몸이 좋아지고, 그 맛에 더 열심히 하게 됩니다. 제가 그랬거든요. 여러분도 해보세요. 인생이 달라집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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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금 타다 근육 운동… 깡마른 몸이 탄탄하게 변했어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대한민국 전통 악기 해금을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연주하기 시작해 이화여대에서 대학원까지 전공했다. 어느 순간 보디빌더로 변신했다. 지금은 해금도 연주하고, 근육을 키우며 건강하게 살고 있다. 프리랜서 해금 강사이자 보디빌딩 트레이너인 한민지 씨(40) 얘기다. “2018년 경기 가평군 청평으로 보트를 타러 갔을 때 허리를 다쳤어요. 보트를 정박할 때 운전 미숙으로 다른 보트랑 부딪혔죠. 허리에 압박 골절 및 분리 진단을 받아 2개월 병원에 누워 있었어요. 퇴원하고도 1∼2년은 제대로 된 생활을 못 하고 거의 누워있다시피 했죠. 그러다 재활 담당 의사 선생님이 제대로 근육 운동을 하라고 조언해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혼자 근육을 키웠는데 소득이 없었다. 2021년 말부터 전문트레이너에게 배웠다. 그러자 몸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 재미에 거의 매일 하루 3시간 이상 운동했다. 1시간은 유산소, 2시간은 근육 운동에 할애했다. 바짝 말랐던 몸이 탄탄해졌다. 41kg까지 떨어졌던 체중이 지금은 51kg을 유지하고 있다. 근육량이 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그는 “늘 달고 살았던 허리 통증도 어느 순간 사라졌다”고 했다.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근육을 키우면 근육량이 증가해 체중도 증가한다. 운동 생리학적으로 웨이트트레이닝을 열심히 하면 운동으로 인한 에너지 소비와 근육량이 증가해 대사량이 높아져 다이어트 효과도 볼 수 있지만 마른 체형의 경우 체중을 증가시킬 수 있다. 물론 규칙적으로 근육 운동을 하며 적당한 영양분을 섭취해야 한다. 한 씨는 먹는 것에 민감해하던 과거와 달리 이젠 가리지 않고 먹는다. 한 씨는 근육을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하면서 대회 출전이란 목표를 정한 게 주효했다고 한다. 그는 “목표가 있으면 더 열심히 할 것 같았다. 나만의 도전이었다”고 했다. 한 씨는 지난해 5월 대전지역 보디빌딩 미스터&미즈 코리아 대회에 출전해 비키니피트니스 165cm 이하에서 3위를 차지했다. 비키니피트니스는 다른 종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근육질을 덜 강조한다. 근육과 여성성의 조화를 중시한다. 그는 올해도 대전지역 보디빌딩 미스터&미즈 코리아 대회에 출전해 비키니피트니스에서 3위를 차지했다. “사실 전 깡마른 체격이었죠. 그런데 근육이 붙으니까 기분이 좋아지는 겁니다. 활기차고 자신감도 생기고…. 과거엔 걱정도 많았는데 어느 순간 뭐든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런 걸 전화위복이라 하나요? 다쳤을 땐 너무 절망했죠. 움직이는 거 자체가 고역이었어요. 오래 쉬다 보니 해금 지도하는 일도 다 끊겼죠. 근육 운동을 하면서 새로운 인생이 시작된 겁니다.” 한 씨는 몸이 건강해지면서 다시 해금을 가르치고 있다. 국악 창작그룹 ‘화연’에서 연주도 한다. 지난해부터 준비해 올해 보디빌딩 생활체육지도자 자격증도 획득했다. 그는 “웨이트트레이닝이 너무 재밌고 좋은 운동이라는 것을 체득한 뒤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자격증을 따기 위해 운동 생리학과 해부학 등을 공부하면서 보디빌딩의 원리에 대해서도 더 잘 이해하게 됐다”고 했다. 한 씨가 요즘 유행하는 속칭 ‘N잡러’(여러 직업을 가진 사람)가 된 것이다. 유산소 운동으로 등산도 시작했다. 북악산 인왕산 북한산 아차산 등 수도권에 있는 산을 자주 오른다. “친구들도 요즘의 절 보면 다 놀라요. 체육을 싫어했던 애가 체육인이 됐다고 하죠. 또 뼈밖에 없던 애가 탄탄하게 바뀌었다고 해요.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는 절 알아보지도 못해요. 그러면서 저에게 어떻게 운동해야 하냐고 물어보죠.” 해금 연주와 보디빌딩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한 씨는 “언뜻 보기엔 완전 다른 분야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둘 다 꾸준히 해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루 이틀만 안 해도 연주가 달라지고 몸이 달라진다. 몸이 건강해지니 해금 연습과 연주가 더 쉬워졌다. 과거엔 쉽게 지쳤는데 이젠 그렇지 않다”고 했다. 한 씨는 낮 12시 전후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을 단련한다. 오전 오후 및 저녁 시간엔 해금 강의나 보디빌딩 트레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제가 말랐을 땐 39kg까지 내려간 적이 있었어요. 지나치게 예민했고 스트레스 받으면 식욕도 없어졌죠. 지금은 어떤 스트레스에도 흔들리지 않아요. 근육 운동이 제 삶을 완전히 바꿔줬어요.”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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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 2년 타니 16kg 감량…어느 순간 고혈압 당뇨도 사라졌죠”[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20대 후반이었습니다. 사업하면서 접대를 많이 하다 보니 어느 순간 몸이 힘들었죠. 체중이 92kg까지 나갔고 고혈압에 당뇨까지 나왔죠. 어느 날 친구 따라 산에 갔는데 너무 좋은 겁니다. 개울이 흐르고, 꽃과 나무, 바위…. 어릴 때 기억이 솔솔 났죠. 그때부터 산을 다시 타기 시작했죠. 지금은 체중을 76, 78kg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고혈압과 당뇨도 없습니다.”축산물 생산 도급업체 ㈜부성 임영순 회장(68)의 고향은 강원 평창군 미탄이다. 그는 “웰컴 투 동막골이란 영화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산과 함께 어린 시절을 보냈다. 산에서 뛰어노는 게 일이었다. 사업하다 몸이 망가지자 다시 산을 찾았다. 건강을 되찾은 뒤 지금은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트레킹까지 즐기고 있다.주거지인 강원 원주시에서 가까운 치악산을 자주 올랐다. 평일엔 1만2000보에서 1만5000보를 걷고 주말엔 산을 오르는 루틴을 반복하고 있다. 그는 “산은 한번 타면 1~2시간에 끝낼 수 없고 4~6시간을 타야 한다.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하는 게 힘들지만 정상에 올라갔을 때의 감동, 내려왔을 때의 성취감이 너무 좋다. 그렇게 산을 타고 내려오면 지난 한주 내 몸속에 묵었던 모든 찌꺼기가 빠져나간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했다. 그렇게 산을 7개월 타다 보니 체중이 줄기 시작했고, 2년째부터 현재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다.등산은 산에서 하는 인터벌트레이닝(Interval Training)으로 건강은 물론 다이어트에도 좋다. 인터벌트레이닝은 일정 강도의 운동과 운동 사이에 불완전한 휴식을 주는 훈련 방법이다. 예를 들어 100m를 자기 최고 기록의 70%에서 최대 90%로 달린 뒤 조깅으로 돌아와 다시 100m를 같은 강도로 달리는 것을 반복하는 훈련이다.사실 엄격한 의미에서 등산을 인터벌트레이닝과 동급으로 놓을 순 없다. 하지만 산을 오를 때 급경사와 완만한 경사, 평지, 내리막이 반복된다. 이를 휴식할 때까지 1시간 이상 하니 일종의 인터벌트레이닝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등산은 1, 2시간 안에 끝내기보다는 5~8시간까지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큰 효과가 있다.최근 피트니스센터에서는 인터벌트레이닝을 다이어트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인터벌트레이닝을 하면 에너지 소비가 많기 때문이다. 운동생리학적으로 강도 높은 훈련과 불완전 휴식을 반복하면 그 자체로 엄청난 체력을 소비하게 된다. 어느 순간 숨이 턱 막힐 정도다. 하지만 우리 몸은 어느 시간이 지나면 그런 훈련 상황에 적응하게 돼 에너지 소비량을 높인다. 1시간 동안 10km 달리는 것보다 100m 인터벌트레이닝을 10회 하는 게 에너지 소비엔 효과적일 수 있다.김 회장은 강원도의 설악산과 태백산, 그리고 강원도에서 가까운 충청도의 월악산, 두타산, 속리산, 소백산 등을 주로 올랐다. 1박2일 산행도 자주 했다. 물론 친구들과 지리산과 한라산 등 전국의 명산도 올랐다. 그는 특히 개울을 따라 올라가는 코스를 좋아한다. 그는 “꽃과 나무도 좋지만 맑은 물을 보면 내 몸도 깨끗해지는 것 같다. 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오르는 산행이 가장 좋다”고 했다. 설악산 오색약수터로 올라가는 코스를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이유다.“사업을 하다 보면 머리 아픈 일들도 많죠. 그럼 혼자만의 공간이 필요합니다. 처음엔 낚시를 즐겼어요. 혼자 생각은 많이 할 수 있는데 계속 앉아 있으니 체중 감량엔 전혀 도움이 안 됐죠. 그래서 산을 타는 것으로 바꾼 것입니다.”7년 전부턴 등반가인 친구 따라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를 오르기 시작했다.“과정은 힘들지만 정상에 오르면 정신이 해방된 느낌이 듭니다. 산은 저를 감싸줍니다. 자연의 품속에 안기는 느낌이랄까. 어머니 품속처럼 정말 편안해요. 히말라야는 더 환상적이었습니다. 맑은 공기는 기본이고, 산을 올라갈수록 그 신성함에 빠져들죠. 눈 녹아내리는 계곡물도 깨끗하죠.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 1주일 넘게 하루 약 20km씩 걷고 나면 몸이 다시 태어난 느낌입니다.”안나푸르나는 네팔 북중부에 위치한 8000m급 봉우리 1개, 7000m급 봉우리 13개, 6000m급 16개로 이루어진 대 산군이다. 보통 안나푸르나를 등정하면 그중 최고봉인 안나푸르나 1봉(8091m)을 올랐단 의미다. 일반인들이 즐기는 안나푸르나 트레킹은 해발 3000m에서 4000m를 코스별로 며칠씩 걷는 것이다. 임 회장은 출국해 귀국까지 15일 일정으로 히말라야를 찾는다.임 회장은 안나푸르나를 두 번째 오르다 초라한 학교를 보고 2019년 네팔 다닝 성커데비고교 도서관 건립에 기여했다. 그는 “산을 오가며 만난 네팔 사람들이 너무 순수했다. 그런데 학생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하고 있었다. 가장 원하는 게 도서관이라고 해서 제가 주도해 지어줬다”고 했다.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 엄홍길휴먼재단을 통해 네팔에 학교를 지어주고 있지만 개인 차원의 도서관 기부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 “제 능력 안에서 줄 수 있는 도움이었습니다. 히말라야가 저뿐만 아니라 한국 등반객들에게 큰 위안을 주고 있으니 그 보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 탓에 가지 못하다 지난해 말 들어가서 완공된 도서관을 보고 왔어요. 뿌듯했습니다. 책 구입, 도서관 유지 관리 등을 계속 후원하고 있습니다.”임 회장은 지난해 우연히 트로트 가수 현당 씨(67)를 만나 가수로도 데뷔했다. 그는 “제가 평소 쓴 가사를 현당 씨에게 보여줬더니 작곡가를 소개시켜 주며 음반을 내보라고 권유했다”고 했다. 그는 요즘 ‘천사 같은 아내’ ‘반짝반짝’ 등을 부르며 전국 축제 및 행사장을 돌고 있다. TV 출연도 하고 있다. 그는 “노래 부르며 전국을 돌아다니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 지방을 방문해 맛난 토속 음식도 먹고, 산도 오르는 게 즐겁다”고 했다. 건강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임 회장은 “나이 들수록 그 어느 것보다 건강이 중요하다. 건강해야 뭐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산은 언제나 가면 새로워요. 어느 계절에 갔느냐, 누구랑 갔느냐에 따라 그 맛이 다르죠. 무엇보다 제가 가고 싶을 때 언제나 갈 수 있다는 겁니다. 친구들이랑 가기도 하지만 혼자 갈 때가 더 행복해요. 아무 생각 없이 온전히 저만을 느끼며 오를 수 있죠. 이제 사업은 거의 제가 손을 뗀 상태입니다. 자식들에게 거의 다 넘겼죠. 저도 낼모레 나이 70세인데 제 인생을 살아야죠. 제가 이 나이에 돈 벌려고 가수 하는 것도 아니고…. 인생을 즐기려고 합니다. 노래하며 산을 타며….”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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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망가진 몸 되살려 준 산… 평생 오르며 건강한 노년 즐길 겁니다”[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강원 평창군 미탄면에서 태어나 산과 함께 어린 시절을 보냈다. 산에서 뛰어노는 게 일이었다. 사업하다가 몸이 망가지자 다시 산을 찾았다. 건강을 되찾은 뒤 지금은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트레킹까지 즐기고 있다. 축산물 생산 도급업체 ㈜부성 임영순 회장(68)은 산을 타며 즐거운 노년을 만들어가고 있다. “20대 후반이었습니다. 사업하면서 접대를 많이 하다 보니 어느 순간 몸이 힘들었죠. 체중이 92kg까지 나갔고 고혈압에 당뇨까지 나왔죠. 어느 날 친구 따라 산에 갔는데 너무 좋은 겁니다. 개울이 흐르고, 꽃과 나무, 바위…. 어릴 때 기억이 솔솔 났죠. 그때부터 산을 다시 타기 시작했죠. 지금은 체중 76∼78kg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고혈압과 당뇨도 없습니다.” 주거지인 강원 원주시에서 가까운 치악산을 자주 올랐다. 평일엔 1만2000보에서 1만5000보를 걷고 주말엔 산을 오르는 루틴을 반복하고 있다. 그는 “산은 한번 타면 1∼2시간에 끝낼 수 없고 4∼6시간을 타야 한다.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하는 게 힘들지만 정상에 올라갔을 때의 감동, 내려왔을 때의 성취감이 너무 좋다. 그렇게 산을 타고 내려오면 지난 한 주 내 몸속에 묵었던 모든 찌꺼기가 빠져나간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했다. 그렇게 산을 7개월 타다 보니 체중이 줄기 시작했고, 2년째부터 현재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다. 강원도의 설악산과 태백산, 그리고 강원도에서 가까운 충청도의 월악산, 두타산, 속리산, 소백산 등을 주로 올랐다. 1박 2일 산행도 자주 했다. 물론 친구들과 지리산과 한라산 등 전국의 명산도 올랐다. 그는 특히 개울을 따라 올라가는 코스를 좋아한다. 그는 “꽃과 나무도 좋지만 맑은 물을 보면 내 몸도 깨끗해지는 것 같다. 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하는 산행이 가장 좋다”고 했다. 설악산 오색약수터로 올라가는 코스를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이유다. 7년 전부턴 등반가인 친구 따라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도 오르기 시작했다. “과정은 힘들지만 정상에 오르면 정신이 해방된 느낌이 듭니다. 산은 저를 감싸줍니다. 자연의 품속에 안기는 느낌이랄까. 어머니 품속처럼 정말 편안해요. 히말라야는 더 환상적이었습니다. 맑은 공기는 기본이고, 산을 올라갈수록 그 신성함에 빠져들죠. 눈 녹아내리는 계곡물도 깨끗하죠.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 1주일 넘게 하루 약 20km씩 걷고 나면 몸이 다시 태어난 느낌입니다.” 안나푸르나는 네팔 북중부에 있는 8000m급 봉우리 1개, 7000m급 봉우리 13개, 6000m급 16개로 이루어진 대산군이다. 보통 안나푸르나를 등정하면 그중 최고봉인 안나푸르나 1봉(8091m)을 올랐단 의미다. 일반인들이 즐기는 안나푸르나 트레킹은 해발 3000m에서 4000m를 코스별로 며칠씩 걷는 것이다. 임 회장은 안나푸르나를 두 번째 오르다가 초라한 학교를 보고 2019년 네팔 다딩 성커데비고교 도서관 건립에 기여했다. 그는 “산을 오가며 만난 네팔 사람들이 너무 순수했다. 그런데 학생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하고 있었다. 가장 원하는 게 도서관이라고 해서 제가 주도해 지어줬다”고 했다.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 엄홍길휴먼재단을 통해 네팔에 학교를 지어주고 있지만 개인 차원의 도서관 기부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 “히말라야가 저뿐만 아니라 한국 등반객들에게 큰 위안을 주고 있으니 그 보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탓에 가지 못하다가 지난해 말 들어가서 완공된 도서관을 보고 왔어요. 뿌듯했습니다. 책 구매, 도서관 유지 관리 등을 계속 후원하고 있습니다.” 임 회장은 지난해 트로트 가수 현당 씨(67)를 우연히 만나 가수로도 데뷔했다. 그는 “제가 평소 쓴 가사를 현당 씨에게 보여줬더니 작곡가를 소개해 주며 음반을 내보라고 권유했다”고 했다. 그는 요즘 ‘천사 같은 아내’ ‘반짝반짝’ 등을 부르며 전국 축제 및 행사장을 돌고 있다. TV 출연도 하고 있다. 그는 “노래 부르며 전국을 돌아다니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 지방을 방문해 맛난 토속 음식도 먹고, 산도 오르는 게 즐겁다”고 했다. 건강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임 회장은 “나이 들수록 그 어느 것보다 건강이 중요하다. 몸이 건강해야 뭐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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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리기 문외한에서 마스터스 최강자로…“90세까지 달릴 겁니다”[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초등학교 운동회 달리기에서 상품으로 공책을 받는 마지노선인 조 3위안에도 들어 본 적이 없었다. 학창 시절부터 운동하고는 담쌓고 지냈던 그가 23년 전 우연히 마라톤대회에 참가하면서 달리기의 맛을 알았고, 이젠 대한민국 마스터스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12월 12일 열린 ‘2023 동아마라톤 올해의 선수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서울 강동구청 환경미화원 최진수 씨(53) 얘기다.“2000년 당시 다니던 회사에서 단체로 단축마라톤 5km에 출전한 적이 있었죠. 당시엔 술도 마시고 담배도 피던 시절이라 훈련을 했는데 엄청 힘들었죠. 호흡이 힘겨웠고 가래도 나오고…. 그런데 5km를 완주하기 위해 약 2달 훈련하면서 달리면 달릴수록 몸이 좋아지는 것을 느끼며 달리기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최 씨는 올 한해 한마디로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10km와 42.195km 풀코스 개인 최고 기록을 모두 올해 세웠다. 10km는 32분 37초, 풀코스는 3월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서 기록한 2시간31분34초. 하프코스 최고 기록도 지난해 세운 1시간 11분 45초다. 마스터스마라톤계에선 이렇게 50대에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는 것은 “꾸준한 관리가 없으면 절대 불가능한 것”이라고 말한다.최 씨는 2003년 서울국제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서 풀코스를 처음 완주한 뒤 지금까지 풀코스만 410회를 완주하며 400회 넘게 마스터스 마라토너의 꿈의 기록인 ‘서브스리(3시간 미만 기록)’를 달성했다. 달리면 서브스리였던 셈이다. 그가 이렇게 잘 달리는 배경엔 ‘기본’이 자리하고 있었다.“처음 5km를 완주한 뒤 매일 동네 아파트를 혼자 약 20분쯤 달렸습니다. 혼자 달리다 보니 재미가 없었어요. ‘아 이러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쯤 지나가다 집 근처 ‘강동마라톤동호회’를 보게 됐고 가입해 달렸습니다. 함께 달리니 정말 좋았습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풀코스 입문 준비를 했습니다.”하지만 풀코스는 쉽지 않았다.“혼자는 훈련하기 힘들어요. 그래서 함께 달리려고 집 근처 동호회에 가입해 풀코스 완주 준비를 했죠. 그런데 2003, 2004년 풀코스를 달린 뒤 ‘이것도 아니다. 전문가에게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해 2005년 마라톤 국가대표 출신 지도자들이 지도하는 ‘러닝 아카데미’를 찾게 됐습니다.”역시 엘리트 출신들은 달랐다.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 체계적인 훈련을 시켰다. 달리는 것만 중요한 게 아니라 달릴 때 중요한 근육들을 미리 키워 줬다.“엘리트 출신 지도자들은 매일, 주 단위로 규칙적인 패턴을 가지고 지도했어요. 매일 달리라고 강요하지 않아요. 우리 몸도 휴식이 필요하다며 주 1, 2일은 꼭 쉬라고 합니다. 그리고 훈련 전후 확실하게 몸을 풀어줍니다. 특히 훈련이 끝난 뒤 스트레칭 및 마사지로 몸을 완전하게 풀어주게 하고, 다양한 보강 운동을 시켜줍니다. 예를 들어 발바닥, 발목, 무릎, 허벅지, 복근 및 상체까지 체계적인 근육운동을 시켜줍니다. 10km, 20km, 30km, 40km 등 장거리 달리기는 우리 몸에 큰 부하를 주기 때문에 언제 어떻게 몸에 이상이 올지 모릅니다. 그런 모든 것을 감안해 몸을 만들어주는 과정을 직접 체험하면서 많이 배웠습니다.”최 씨는 그때부터 부상 당하지 않는 훈련법을 실시하고 있다.“저는 대회에 출전할 때 준비 기간을 3개월로 잡습니다. 첫 1개월은 근육보강 위주로 훈련합니다. 그다음부터 25~30km 이상 달리는 거리주, 2~3시간 달리는 시간주, 페이스주(1km를 일정한 시간을 유지하며 긴 거리는 달리는 훈련), 마지막엔 인터벌 훈련을 합니다. 부상을 당하지 않게 트랙만 고집하지 않고 흙길과 야산도 달립니다. 트랙에서는 스피드와 페이스 감각을 유지하는 훈련을 합니다. 흙길에서는 다양한 지형을 경험하면서 근력과 지구력을 키울 수 있는 훈련을 하고, 야산에서는 천천히 조깅으로 쌓인 피로를 풀어주며 체력도 키웁니다.”훈련을 마친 뒤에 쿨링다운(정리운동)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훈련을 마친 뒤에는 스트레칭 체조로 몸 곳곳을 풀어주고 마사지까지 합니다. 그리고 달리기만 할 경우에도 부상이 올 수 있어 대체 훈련으로 자전거 타기와 수영을 번갈아 하는 크로스트레이닝으로 몸의 근육을 균형 있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 몸은 특정 부위만 발달해도 부상이 올 수 있습니다. 더불어 몸 상태에 따라 냉찜질과 반신욕도 병행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휴식입니다. 전 월요일과 금요일엔 휴식을 합니다. 우리 몸도 피로를 회복해야 더 잘 달릴 수 있고 부상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그는 풀코스 출전을 앞두고 한 달에 400km, 주당 100km를 달린다. 이런 노력 덕분에 최 씨는 그동안 각종 코스에 1200번 출전해 풀코스에서만 서브스리를 400번 이상하면서도 큰 부상이 없었다. 그는 100km 울트라마라톤에서도 6시간57분11초의 최고 기록을 가지고 있다.“제가 제일 강조하는 게 부상 없이 달리는 것입니다. 아무리 달리기가 좋아도 다치면 달릴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상에 신경 쓰지 않고 무리하게 달립니다. 그러다 발목 무릎 등에 부상이 오면 평생 달리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평생 즐기면서 달릴 수 있게 자신의 몸을 잘 관리하는 것도 마라톤을 잘하는 큰 덕목입니다.”2010년부터 참여하는 동호회 등에서 자신의 마라톤 노하우를 재능 기부하고 있는 최 씨는 지난해부터 경기 하남종합운동장에 ‘최진수러닝캠프’를 만들어 마스터스마라토너에게 달리는 법을 전수하고 있다. 그는 “전 마라톤을 하면서 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마라톤을 하면서 몸도 건강해져 새벽 4시에 일어나 고된 작업을 해야 하는 환경미화원으로도 잘살고 있다. 이젠 틈틈이 제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수하며 살고 싶다. 내년 3월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서는 제가 지도한 사람들 페이스메이커로 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최 씨는 30대이던 2008년, 40대이던 2011년과 2016년에도 동아마라톤 연령대별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 올해도 남자부 50대부 올해의 선수에 선정된 뒤 MVP까지 받았다.2007년 ‘풀뿌리 마라톤’ 발전을 위해 국내 최초로 만들어진 동아마라톤 올해의 선수상 수상자는 3월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동아마라톤에 참가하고, 가을철 동아일보 주최 대회(공주, 경주국제)에도 참가한 선수들 중에서 성적과 마라톤 이력을 종합해 선발된다. 마라톤 발전을 위해 노력한 모습과 자원봉사, 기부 등 사회 활동도 수상자 선정의 주요 평가 요소다. 최 씨는 “마라톤을 시작한 뒤 평생 소원이 동아마라톤 올해의 선수 MVP였는데 드디어 이뤘다. 이젠 60대에도 연령대별 올해의 선수상을 받고 90세까지 달리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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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르딕워킹이 있기에… 73세에도 20년은 젊어 보여”[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이런 것을 운명이라고 하나요? 3년 전 혼자 북한산을 오르는데 어떤 분이 ‘왜 이렇게 힘없이 걸으세요’ 하며 말을 걸어왔죠. 그때 그분이 노르딕워킹을 하면 자세도 좋아지고 건강해진다고 설명하기에 ‘알겠습니다. 꼭 다시 오겠습니다’고 한 뒤 바로 합류해 시작했죠. 그런데 3년이 지난 지금 생각하면 노르딕워킹을 만난 게 엄청난 행운이었어요.”남문숙 씨(73)는 노르딕워킹을 만난 게 노년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됐다고 했다. 50대 초반부터 산을 다녔고 북한산이 좋아 근처인 경기 고양시 삼송으로 이사와 매일 산행을 하면서도 몸 상태가 그리 좋지는 않았다. 그는 “출가시킨 자식들 애들까지 다 봐주다 보니 몸 여기저기가 아팠다”고 했다. 그런데 우연히 시작한 노르딕워킹 덕분에 지금은 50대 여성들을 이끌고 북한산을 누빌 정도로 탄탄한 체력을 과시하고 있다.남 씨는 북한산에서 노르딕워킹 캠프를 운영하는 주연서 국제노르딕워킹협회 사무국장(51)을 만났고, 그의 지도를 받으며 몸이 새롭게 태어났다. 노르딕워킹은 노르딕 스키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걷기 방법으로 ‘폴 워킹(Pole walking)’이라고도 한다. 낮은 언덕과 평지가 대부분인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국가에서 발달한 노르딕 스키는 평지와 언덕을 가로질러 긴 코스를 완주하는 거리 경기 등으로 나뉘는데 평지와 언덕을 걷는 것으로 발전시킨 것이 노르딕워킹이다. 노르딕워킹은 1990년대 중반 핀란드 등 북유럽에서 확산하기 시작했고, 국내에도 2000년대 초중반 들어와 한때 반짝 인기를 끌다 시들해졌지만 최근 그 운동 효과에 다시 참여 인구가 늘고 있다. 노르딕워킹은 폴을 사용해 걷기 때문에 자세가 좋아지고 전신의 근육을 쓰기 때문에 운동량도 배가 된다. 남 씨는 매주 목요일 수업을 1시간 30분 듣고 거의 매일 북한산을 노르딕워킹으로 1시간 30분 이상씩 돌아다녔다. 얼마 지나지 않아 허리와 무릎 통증이 사라졌다. 그는 “일이 있을 땐 미리 혹은 늦게라도 북한산을 찾아서 노르딕워킹을 한다”고 했다.먼저 남 씨의 신체 자세가 반듯해졌다. 그는 “폴을 잡고 걸으려 하는 순간 가슴이 펴진다. 가슴을 펴지 않으면 폴을 잘 사용할 수 없다. 폴로 지면을 압박하기 때문에 무게를 분산시켜 허리, 고관절, 무릎, 발목에 가는 부담도 덜어준다”고 했다. 남 씨는 근육량도 늘었다. 걸을 때 허벅다리 장딴지가 가동하는데 폴을 잡고 밀면서 걸으면 팔과 어깨 근육은 물론 대흉근과 견갑근, 광배근, 척추기립근 등 상체의 큰 근육도 힘을 쓰게 된다. 주 국장에 따르면 노르딕워킹으로 걸으면 몸 전체 근육의 90% 이상을 사용해 전체적으로 근육량이 늘어난다. 근육량이 늘면 에너지 소비가 극대화돼 다이어트에도 좋다.남 씨는 50대 초반부터 산을 올랐다. 병원에서 심장 부정맥이 있다며 이런저런 약을 먹으라고 해 ‘이래선 안 되겠다’며 시작한 게 등산이다. 그때쯤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란 책을 우연히 읽은 게 그를 산으로 가게 만들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살다 보니 가까운 대모산부터 올랐다. 그리고 구기동 쪽으로 북한산에 오르며 비봉 향로봉 문수봉 등을 올랐다. 경북여고 동창 15명과 함께 산행을 했다. 주당 3회는 북한산을 올랐다.“어느 날 구기동 쪽 북한산 와 보니까 너무 좋았죠. 강남 근처에 있는 산하고는 차원이 달랐어요. 경관도 수려하고 험하지만 천천히 오르면 운동도 잘 되고…. 그래서 그때부터 청담동 집에서 1시간 이상 차를 타고 와서 산에 올랐죠. 제가 주도해 친구들을 모아서 함께 왔어요. 그러다 북한산성 쪽에 갔는데 거긴 더 기가 막히게 좋은 겁니다. 그래서 삼송으로 이사할 결심을 했습니다. 삼송에선 10분이면 북한산에 와요. 이사한 뒤 얼마 안 돼서 노르딕워킹을 만나게 된 겁니다.”그렇게 20년 가까이 친구들과 산을 함께 오르다 남 씨가 노르딕워킹에 빠진 사이 큰 변화가 일어났다.“제가 제일 먼저 북한산 근처로 와서 노르딕워킹을 배운 뒤 친구들에게도 배울 것을 권했죠. 자세도 좋아지고 체력도 좋아졌다고 했죠. 그런데 다들 힘들다고 한 한 겁니다. 친구들도 제가 달리진 모습을 보면서도 안 하더라고요. 저는 서울 강남을 탈출해 삼송으로 와서 북한산을 계속 올랐고, 그 친구들은 강남에 계속 살며 북한산 등반을 등한시한 결과죠. 이젠 계단도 못 오를 정도로 체력이 떨어진 친구들이 있어요. 늘 어지럽다고 하는 친구도 있고요. 친구들이 하나둘 약해지는 모습을 보니 안쓰러워요.”노르딕워킹 효과를 보려면 최소 3개월 이상 해야 한다. 최소 하루 60~90분은 해야 한다. 그러면 자세 교정과 근육질 몸매, 다이어트 등 ‘일석삼조’ 효과가 나타난다. 주연서 국장은 “노르딕워킹을 한 달 정도 하면 체중 변화는 크게 없지만, 몸이 균형 있게 변한다. 전체적으로 근육량이 늘고 지방이 없어진다. 몸의 탈바꿈이라고 할까. 3개월 이상 하면 다이어트 효과가 크게 나타난다. 제대로 하면 3개월에 10kg 이상 체중을 감량할 수 있다”고 했다.주 국장은 운동을 싫어하는 사람도 흥미를 느낄 수 있다고 했다.“폴은 잘 사용하면 어느 순간 어른들의 장난감이 될 수 있습니다. 노르딕워킹 할 때 폴은 준비운동부터 본 운동, 정리운동까지 함께 합니다. 치매 및 우울증 예방 효과도 있습니다. 폴을 밀 때 잠깐 폴을 놓았다 앞으로 잡아끌 때 다시 잡아야 합니다. 걸으면서 이 동작을 해야 하니 한 손으로 동그라미를, 다른 한 손으로 삼각형을 그리는 효과가 생깁니다. 뇌의 전두엽을 자극해 치매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남 씨는 노르딕워킹 시니어 반에서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 동네 아주머니들을 대동하고 북한산을 오르기도 한다. 그는 “주로 원효봉(해발 510m)을 오르는데 어린 친구들이 백운대 가자고 하면 백운대(해발 836m)도 오른다”고 했다. 올봄엔 일본 100대 명산 중 하나이며 험하기로 유명한 조카이산(2236m)도 거뜬히 올랐다.“제가 조카이산에 오른 뒤 친구들에게 사진을 보여줬더니 ‘도대체 이게 가능한 일이냐’고 놀라워했죠. 직접 가보니 험한 산이었습니다. 그래도 3년 노르딕워킹 했기 때문에 오르는 데 큰 힘은 들지 않았습니다. 주 국장님 등이 잘 인도도 해주셨고….”남 씨는 절대 무리하지는 않는다.“젊은 엄마들하고 산에 오를 때 기분이 좋아서 더 높은 데까지 가지고 할 때 저는 ‘무리하면 안 된다’고 합니다. 힘이 있다고 다 쓰면 나중에 힘들 수 있어요. 80% 정도만 쓰고 남겨서 돌아와야 기분도 좋습니다. 가끔 진짜 심든 백운대도 오르지만 쉬엄쉬엄 올라야 합니다.”남 씨는 등산으로 건강하게 살다 손주들 키워 주면서 잠깐 체력이 떨어지고 허리 팔다리가 안 좋았지만 노르딕워킹을 하면서 자세와 체력이 좋아져 병원 근처에도 안 가면서 살고 있다. 그는 “늘 병원 신세 지는 친구들에게 노르딕워킹을 권하지만 70년 넘게 지켜온 습관을 바꾸긴 쉽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1년에 한두 번씩 대구에 계신 99세 노모를 찾아갈 때면 동생들에게도 노르딕워킹을 전수하고 있다. 그는 “어머니께서 ‘7남매 중에 네가 가장 약했는데 나이 드니 네가 가장 강해진 것 같다’며 좋아하신다”며 웃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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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노르딕워킹 덕분에 73세에도 북한산 백운대 거뜬히 올라요”

    남문숙 씨(73)는 3년 전 노르딕워킹을 만난 게 노년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됐다. 50대 초반부터 산을 다녔고 북한산이 좋아 근처인 경기 고양시 삼송으로 이사 와 매일 산행을 하면서도 몸 상태가 그리 좋지는 않았다. 그는 “출가시킨 자식들 애들까지 다 봐주다 보니 몸 여기저기가 아팠다”고 했다. 그런데 우연히 시작한 노르딕워킹 덕분에 지금은 40, 50대 여성들을 이끌고 북한산을 누빌 정도로 탄탄한 체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런 것을 운명이라고 하나요? 북한산을 오르는데 어떤 분이 ‘왜 이렇게 힘없이 걸으세요’ 하며 말을 걸어왔죠. 그때 노르딕워킹을 하면 자세도 좋아지고 건강해진다고 설명하기에 ‘알겠습니다. 꼭 다시 오겠습니다’고 한 뒤 바로 합류해 시작했죠. 그런데 3년이 지난 지금 생각하면 노르딕워킹을 만난 게 엄청난 행운이었어요.” 남 씨는 북한산에서 노르딕워킹 클래스를 운영하는 주연서 국제노르딕워킹협회 사무국장(51)의 지도를 받으며 몸이 새롭게 태어났다. 노르딕워킹은 노르딕 스키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걷기 방법으로 ‘폴 워킹(Pole walking)’이라고도 한다. 낮은 언덕과 평지가 대부분인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국가에서 발달한 노르딕 스키는 평지와 언덕을 가로질러 긴 코스를 완주하는 거리 경기 등으로 나뉘는데 평지와 언덕을 걷는 것으로 발전시킨 것이 노르딕워킹이다. 폴을 사용해 걷기 때문에 자세가 좋아지고 전신의 근육을 쓰기 때문에 운동량도 배가 된다. 남 씨는 매주 목요일 수업 1시간 30분을 듣고 거의 매일 북한산을 노르딕워킹으로 돌아다녔다. 얼마 지나지 않아 허리와 무릎 통증이 사라졌다. 그는 “일이 있을 땐 미리 혹은 늦게라도 북한산을 찾아서 노르딕워킹을 한다”고 했다. 남 씨는 자세가 아주 반듯해졌다. 그는 “폴을 잡고 걸으려 하는 순간 가슴이 펴진다. 가슴을 펴지 않으면 폴을 잘 사용할 수 없다. 폴로 지면을 압박하기 때문에 무게를 분산시켜 허리, 고관절, 무릎, 발목에 가는 부담도 덜어 준다”고 했다. 남 씨는 근육량도 늘었다. 걸을 때 허벅다리 장딴지가 가동하는데 폴을 잡고 밀면서 걸으면 팔과 어깨 근육은 물론이고 대흉근과 견갑근, 광배근, 척추기립근 등 상체의 큰 근육도 힘을 쓰게 된다. 주 국장에 따르면 노르딕워킹으로 걸으면 몸 전체 근육의 90% 이상을 사용해 전체적으로 근육량이 늘어난다. 근육량이 늘면 에너지 소비가 극대화돼 다이어트에도 좋다. 남 씨는 병원에서 심장 부정맥이 있다며 이런저런 약을 먹으라고 해 ‘이래선 안 되겠다’면서 시작한 게 등산이다. 약 대신 운동을 택한 것이다. 그때쯤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란 책을 우연히 읽은 게 그를 산으로 가게 만들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살다 보니 가까운 대모산부터 올랐다. 그리고 구기동 쪽으로 북한산에 오르며 비봉 향로봉 문수봉 등을 올랐다. 경북여고 동창 15명과 함께 산행을 했다. 주당 3회 북한산을 올랐다. 그렇게 20년 가까이 친구들과 산을 함께 오르다 남 씨가 노르딕워킹에 빠진 사이 큰 변화가 일어났다. “이젠 계단도 못 오를 정도로 체력이 떨어진 친구들이 있어요. 제가 함께 노르딕워킹을 하자고 했을 때 힘들다며 거부한 친구들이죠. 저는 강남을 탈출해 삼송으로 와서 북한산을 계속 올랐고, 그 친구들은 강남에 계속 살며 북한산 등반을 등한시한 결과죠. 그 친구들이 저를 보면 ‘넌 훨씬 젊어졌다’고 말해요. 친구들이 하나둘 약해지는 모습을 보니 안쓰러워요.” 남 씨는 노르딕워킹 시니어반에서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 동네 아주머니들을 대동하고 북한산을 오르기도 한다. 그는 “주로 원효봉(해발 510m)을 오르는데 어린 친구들이 백운대(해발 836m) 가자고 하면 백운대도 오른다”고 했다. 올봄엔 일본 100대 명산 중 하나인 조카이산(2236m)도 거뜬히 올랐다. 손주들 키워 주면서 체력이 떨어지고 허리 팔다리가 안 좋았지만 노르딕워킹을 꾸준히 하면서 자세와 체력이 좋아져 병원 신세는 안 지며 살고 있다. 1년에 한두 번씩 대구에 계신 99세 노모를 찾아갈 때면 동생들에게도 노르딕워킹을 전수하고 있다. 그는 “어머니께서 ‘7남매 중에 네가 가장 약했는데 나이 드니 네가 가장 강해진 것 같다’면서 좋아하신다”며 웃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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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시 팬 남편 덕에 접한 축구, 이제는 건강과 활력의 원천이 됐다[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축구 시작한 지 1년 반 정도 된 주부 이성희 씨(37)는 ‘축구 하기 전과 후에 뭐가 가장 많이 달라졌냐’는 질문에 다리를 보여주며 “다리가 탄탄해졌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근육량이 늘었다”고 했다. 그는 축구를 하면서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고, 삶에서 활기를 찾았다고 했다.“처음엔 전후반 15분씩 뛰는데 5분도 못 버티고 체력이 바닥이 났죠. 지금은 전후반 다 소화하고도 체력이 남아요. 축구엔 모든 운동 요소가 다 있어요. 짧게 순간적으로 달리면서도 계속 달려야 하죠. 순발력과 지구력이 필요하죠. 몸싸움도 해야 하고, 방향도 전환해야 하고, 패스와 슈팅도 날려야 하고. 종합 체력을 키우는 스포츠입니다.”이 씨는 축구광인 남편을 따라다니고, 아들 축구 시키면서 자연스럽게 축구와 연을 맺었다. 그는 2015년 9월 결혼한 뒤 신혼여행을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갔다. 축구광인 남편이 명문 FC 바르셀로나 경기를 꼭 봐야 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네이마르(브라질)가 함께 뛰고 있을 때였다. 그때부터 메시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가 됐다. 이 씨는 지난해부터 축구를 하는 아들을 따라다니다 직접 축구도 시작했다. SFA(Sports For All) 경기도 성남 분당 정자점 어머니 축구단에서 매주 2회씩 공을 차고 있다.“결혼하기 전부터 남편 따라 축구장을 다녔어요. 남편이 연예인 축구단 등 여러 팀과 경기를 했죠. 자연스럽게 축구를 좋아하게 됐고, 아들 축구 하는 팀에서 어머니 축구 회원도 모집한다고 해 시작했죠. 완전 신세계였죠. 이젠 축구 없는 삶은 생각하지 못해요.”운동하고는 담쌓고 살던 그에게 축구는 삶의 활력소가 됐다. 2017년 아들(박선규)을 낳은 뒤 출산 후유증으로 몸이 좋지 않아 필라테스로 몸을 만들고 있기는 했지만 달리며 공을 차는 등 스포츠를 본격적으로 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는 “출산 후 허리도 안 좋고 애를 많이 안아주다 보니 어깨도 늘 뻐근해 필라테스를 시작했다. 주 3회 이상 하고 있었다”고 했다. 축구를 시작한 뒤엔 필라테스를 끊었다. 아이를 돌보며 둘 다 하긴 힘들었다.이 씨는 “축구는 보는 것과 하는 것이 천지 차이였다. 쉽지 않았다. 하지만 공을 쫓아다니며 차다 보면 온갖 스트레스가 날아갔다”고 했다. 이 씨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씩 SFA 어머니 축구단에서 녹색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올해부터는 프로축구 K리그2 성남 FC에서 개설한 ‘축구학개론’ 심화반으로 매주 목요일 오후에도 2시간씩 공을 찼다. 축구학개론은 2017년에 시작된 성남 FC의 대표적인 지역 밀착 프로그램이자 성인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축구 클리닉이다. 이 씨는 “여성축구단 회원 중에 성남 FC 서포터스가 있었는데 축구학개론이라는 게 있다고 해서 축구를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등록했다”고 했다. 성남 FC 축구학개론은 구단 유소년 코치진이 직접 지도하여 참가자의 수준에 맞게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코칭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소수 정예로 운영하여 더 섬세하고 심화적인 부분까지 다룬다.“보통 여자들은 축구를 안 하잖아요. 필라테스나 요가, 수영 등 개인 스포츠를 주로 하죠. 그런데 11명이 한 팀으로 움직이는 축구를 하니 완전 다른 세상인 겁니다. 일단 어울려 축구 하다 보니 금방 친해져요. 그리고 팀플레이로 골을 만들어냈을 땐 정말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기분이에요. 체력도 좋아지고 삶에 활력소도 돼요. 이젠 축구 하는 날이 기다려져요.”사실 발로 공을 다루는 게 쉽지 않았다. 드리블은 아직도 잘 안된다. 그래도 공 차는 게 즐겁다. 이 씨는 “빨리 공을 더 잘 차고 싶은 마음에 혼자 혹은 회원들과 따로 시간을 내 축구 연습을 하기도 했다. 남편 아이하고 주말에 놀 때도 공을 차기도 했다. 그런데 쉽지 않았다”고 했다. 남편이 사업 때문에 바빠 공 잘 차는 남편 친구에게 개인 레슨을 받기도 했다. 스마트폰으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 축구 기본 기술을 알려주는 동영상을 보며 연습하기도 했다. 그는 “올여름 발목을 다쳐 좀 쉰 적이 있었는데 몸이 근질근질해 힘들었다. 몸이 아픈데도 축구장에 나간다. 도대체 나도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축구가 너무 재밌어서 끊을 수가 없다”고 했다.“축구를 하면서 늘 부족한 게 많다는 것을 느끼죠. 모든 게 부족해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요. 지금은 공을 잘 다루고 싶어요. 아직 트래핑이나 드리블이 잘 안돼요. 제가 성격이 좀 급한데 서두르다 보면 공이 딴 데 가 있는 거예요. 차분하게 볼을 소유해서 우리 팀에게 안전하게 넘길 수 있는 플레이를 하고 싶어요.”SFA 어머니 축구단은 신생팀이라 아직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진 못하고 있다. 하지만 함께 부대끼며 골을 넣기 위해 노력하는 분위기가 좋다. 그는 “지고 있어도 함께 ‘으쌰으쌰’하며 똘똘 뭉치는 모습이 너무 좋다. ‘이것도 경험이다. 다음에 더 잘하면 된다’며 서로 격려하는 분위기도 좋다”고 했다. 이 씨는 11월 18일 열린 2023 성남 FC 위민스컵에 축구학개론 심화반으로 출전했다. 축구학개론 심화반은 디비전1에서 준우승했다. 학창 시절 계주 멤버로 뛸 정도로 달리기에는 일가견이 있어 팀에선 오른쪽 날개 공격수를 맡고 있다.이 씨는 SFA에서는 메시의 10번을, 성남 FC 축구학개론에선 한국축구대표팀 이강인의 19번을 달고 뛴다. 그는 “제가 메시와 이강인이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라운드에서 뛸 때는 가끔 메시와 이강인이 된 듯한 기분이 든다. 그게 축구의 묘미”라며 웃었다.“축구를 하면서 항상 기분이 업 돼 있어요. 처지거나 무기력함이 사라졌죠. 늘 생동감이 넘쳐요. 매일 활기차게 살고 있어요. 축구에선 저희끼리 포지션별로 맡은 역할을 정해 ‘골 전략’을 세우고 여러 차례 패스로 상대를 무너뜨리고 골을 넣었을 때 가장 큰 희열을 느껴요. 또 저는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올리고 기회가 오면 슈팅도 날리는데 골이 들어가면 그 순간엔 정말 손흥민도 안 부러워요.”“남편하고 축구 얘기를 많이 하고 있어요. 그런데 솔직히 남편은 이제 갓 축구를 시작한 제 실력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죠. 그래도 우리 아들은 제가 축구 잘하는 엄마로 생각해요. 그럼 된 거죠. 무엇보다 그냥 공차는 시간이 행복해요. 아직 초보지만 그라운드에 서면 최선을 다합니다. 승패는 중요하지 않아요. 한바탕 어울려 땀 흘리다 보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집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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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편 따라 축구에 빠졌죠… 이젠 축구 없인 못 살아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주부 이성희 씨(37)는 2015년 9월 결혼한 뒤 신혼여행을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갔다. 축구광인 남편이 FC 바르셀로나 경기를 꼭 봐야 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네이마르(브라질)가 이 팀에서 함께 뛰고 있을 때였다. 그때부터 메시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가 됐다. 이 씨는 지난해부터 축구를 하는 아들을 따라다니다 직접 축구도 시작했다. SFA(Sports For All) 경기 성남시 분당 정자점 어머니 축구단에서 매주 2회씩 공을 차고 있다. “결혼하기 전부터 남편 따라 축구장을 다녔어요. 남편이 연예인 축구단 등 여러 팀과 경기를 했죠. 자연스럽게 축구를 좋아하게 됐고, 아들이 축구 하는 팀에서 어머니 축구 회원도 모집한다고 해 시작했죠. 완전 신세계였죠. 이젠 축구 없는 삶은 생각하지 못해요.” 운동과 담쌓고 살던 그에게 축구는 삶의 활력소가 됐다. 2017년 아들을 낳은 뒤 출산 후유증으로 몸이 좋지 않아 필라테스로 몸을 만들기는 했지만 달리며 공을 차는 등 스포츠를 본격적으로 한 것은 처음이었다. 그는 “보는 것과 하는 것은 천지 차였다. 공을 쫓아다니며 차다 보면 온갖 스트레스가 날아갔다”고 했다. 이 씨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씩 녹색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올해부터는 프로축구 K리그2 성남 FC에서 개설한 ‘축구학개론’ 심화반으로 매주 목요일 오후에도 2시간씩 공을 찼다. 축구학개론은 2017년 시작된 성남 FC의 지역 밀착 프로그램이자 성인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축구 클리닉이다. 이 씨는 “여성축구단 회원 중에 성남 FC 서포터스가 있었는데 축구학개론이라는 게 있다고 해서 축구를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등록했다”고 했다. “보통 여자들은 축구를 잘 안 하잖아요. 필라테스나 요가, 수영 등 개인 스포츠를 주로 하죠. 그런데 11명이 한 팀으로 움직이는 축구를 하니 완전 다른 세상인 겁니다. 일단 어울려 축구를 하다 보니 금방 친해져요. 그리고 팀플레이로 골을 만들어냈을 땐 정말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기분이에요. 체력도 좋아지고 삶에 활력소가 돼요. 이젠 축구 하는 날이 기다려져요.” 사실 발로 공을 다루는 게 쉽지 않았다. 드리블은 아직도 잘 안 된다. 그래도 공 차는 게 즐겁다. 이 씨는 “빨리 공을 더 잘 차고 싶은 마음에 혼자 혹은 회원들과 따로 시간을 내 축구 훈련을 하기도 했다. 남편, 아이와 주말에 놀 때 공을 차기도 했다. 그런데 쉽지 않았다”고 했다. 남편이 사업 때문에 바빠 공 잘 차는 남편 친구에게 개인 레슨을 받기도 했다. 스마트폰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축구의 기본 기술을 알려주는 동영상을 보며 연습하기도 했다. 그는 “올여름 발목을 다쳐 좀 쉰 적이 있었는데 몸이 근질근질해 힘들었다. 몸이 아픈데도 축구장에 나간다. 도대체 나도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축구가 너무 재밌어서 끊을 수가 없다”고 했다. SFA 어머니 축구단은 신생 팀이라 아직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진 못하고 있다. 하지만 함께 부대끼며 골을 넣기 위해 노력하는 분위기가 좋다. 그는 “지고 있어도 함께 ‘으쌰으쌰’ 하며 똘똘 뭉치는 모습이 너무 좋다. ‘이것도 경험이다. 다음에 더 잘하면 된다’며 서로 격려하는 분위기도 좋다”고 했다. 이 씨는 지난달 18일 열린 성남 FC 위민스컵에 축구학개론 심화반으로 출전했다. 축구학개론 심화반은 디비전1에서 준우승했다. 학창 시절 계주 멤버로 뛸 정도로 달리기에는 자신이 있어 팀에선 오른쪽 날개 공격수를 맡고 있다. 이 씨는 SFA에서는 메시의 10번을, 성남 FC 축구학개론에선 한국 축구대표팀 이강인의 19번을 달고 뛴다. 그는 “제가 메시와 이강인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라운드에서 뛸 때는 가끔 메시와 이강인이 된 듯한 기분이 든다. 그게 축구의 묘미”라며 웃었다. “솔직히 남편은 이제 갓 축구를 시작한 제 실력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죠. 그래도 우리 아들은 저를 축구 잘하는 엄마로 생각해요. 그럼 된 거죠. 무엇보다 그냥 공 차는 시간이 행복해요. 아직 초보이지만 그라운드에 서면 최선을 다합니다. 승패는 중요하지 않아요. 어울려 땀 흘리다 보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집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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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 2024 강원겨울청소년올림픽 조직위원회 대표 위원장에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이 2024 강원겨울청소년올림픽 조직위원회를 이끌게 됐다.문화체육관광부와 대회 조직위는 27일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최 전 위원장을 조직위 ‘대표 위원장’으로 위촉했다. 강원 강릉 출신인 최 신임 대표 위원장은 제25회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뒤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 국장,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한국수출입은행장을 거쳐 2017년 7월부터 2019년 9월까지 제6대 금융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했다.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위촉식에서 “최종구 위원장은 경험과 연륜을 바탕으로 조직위원회가 대회를 준비하는 데 큰 힘을 더하는 것은 물론, 대내외 소통을 강화해 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적임자”라고 밝혔다. 최 대표 위원장은 “지금은 대회 준비에 총력을 다할 시기”라며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역대 어느 대회보다 성공적인 청소년 올림픽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그동안 조직위는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출신 이상화와 사격 선수 출신 진종오 공동조직위원장 체제로 운영됐었다. 향후 조직위는 최 대표 위원장 중심 체제로 움직일 전망이다. 문체부는 “이상화, 진종오 두 공동조직위원장은 이번 대회 주인공인 청소년 선수들과 활발하게 소통하며 대회 홍보에 중점을 두고 활동할 예정”이라고 전했다.문체부는 김재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여형구 전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김기홍 전 2018 평창 겨울올림픽조직위원회 사무처장,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 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등 7명의 자문위원을 위촉했다.대회는 내년 1월 19일부터 2월 1일까지 평창, 강릉, 정선, 횡성 등 강원 일원에서 열린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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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령층 운동은 가볍게? 노인도 강도 높이면 치매 수치 낮아진다[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노령에도 운동하면 치매가 예방된다는 과학적인 연구는 오래전부터 나왔다. 90세에도 근육운동하면 근육이 발달한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 과연 운동이 노령에 주는 효과는 어디까지일까?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국민체육진흥공단이 ‘국민체력100’을 활성화하기 위해 실시한 노인 치매 예방 ‘체력 UP, 치매 DOWN’ 프로그램에서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왔다.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과 아주대병원이 협업해 올해 실시한 20주 치매 예방 운동프로그램 결과 참가자들의 좋은 반응과 함께 치매 관련 수치가 크게 개선된 것이다.국민체력100은 국민의 체력 및 건강 증진을 위해 체력을 과학적 방법으로 측정·평가한 뒤 운동 상담 및 처방을 해주는 대국민 무상 스포츠 복지 서비스다. 전국 75개 국민체력인증센터에서 근기능과 유연성, 심폐지구력 등을 평가해 체력을 인증해주고 있었다. 공단은 2023년 기준 대한민국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 약 950만 명 중 10%가 넘는 약 100만 명이 치매 환자인 것을 감안해 치매 예방 운동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하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실시했다.국민체력100 메인센터인 서울 송파체력인증센터에서 65세 이상 남녀 노인 5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운동군(28명)과 비운동군(29명)으로 나눠 운동군의 경우 매주 3회 매회 60분 운동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운동은 준비운동과 유산소 및 근육 운동, 협응성운동, 브레인운동, 정리운동으로 짜였다. 흥미 유발을 위해 음악을 넣었고, 봉과 밴드 등 기구도 활용했다. 건강한 삶을 위해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고 있는 ‘주 150분 이상 중고강도 운동 실시’에 따른 것이다. 송홍선 과학원 박사(운동생리학)가 개발한 치매 예방 운동 프로그램이다.중요한 것은 운동의 강도다. 올 초 트레비스 기본스 뉴질랜드 온타고대 교수 등이 생리학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단 6분간의 강도 높은 운동이 알츠하이머 등 퇴행성 뇌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논문 주제는 ‘20시간의 단식이 운동으로 생성된 뇌신경전달 물질(BDNF·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지만 연구 결과는 강도 높은 운동이 뇌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BDNF는 뇌를 활성화하는 체내물질이다. 한때 단식도 BDNF 생성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이 연구에서 6분간 강도 높게 고정식 자전거를 타는 경우, 가벼운 운동을 90분간 하는 경우, 20시간 단식하는 경우로 나눠 혈액 샘플을 비교했다. 결과는 6분간의 강도 높은 운동이 다른 두 경우에 비해 혈액 내 BDNF 농축량이 4~5배 더 많았다. 이 논문의 저자들은 “강도 높은 운동이 혈액 내 BDNF를 증가시키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결론지었다. 기본스 교수는 “운동이 뇌혈관의 건강한 자극제다. 치매는 가장 일반적인 신경변성 질병이다. 혈관이 개선되면 치매 관련 질병도 막을 수 있다. 운동은 뇌의 에너지를 바꾼다”고 말했다.송홍선 박사도 이 점을 감안해 회차가 계속될수록 운동 강도를 높였다. 최고 운동강도는 심박수 80~90%까지 올렸다. 가장 간단하게 최대 심박수를 계산하는 것은 220에서 나이를 빼주는 것이다. 65세라면 분당 155회가 최대 심박수다. 65세 기준 분당 124~140회 정도의 강도로 운동을 한 것이다. 먼저 참가자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권오돈 씨(74)는 “평소에도 운동을 했었는데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체중이 4kg이나 줄었다. 음악 리듬에 맞춰 몸을 움직이다 보면 1시간이 금세 간다”고 했다. 양경숙 씨(65)는 “처음 왔을 때는 한발 들고 제대로 서 있지도 못했는데 지금은 쉽게 서고 있다. 진짜 운동이 주는 효과를 제대로 봤다”고 했다.종합 테스트 결과 체력 향상이 눈에 띄었다. 운동군은 하지 근육 향상이 12.4% 증가한 반면 비운동군은 오히려 5.9% 감소했다. 심폐지구력도 운동군은 11.9% 향상됐지만 비운동군은 0.8% 하락했다. 이밖에 유연성, 평형성, 헙응력 등에서 운동군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무엇보다 알츠하이머병 평가척도인 ADAS-cog 수치가 운동군에서 운동 전 16.8에서 14.1로 떨어졌다.ADAS-cog는 인지능력을 평가하는 방법으로 30이 넘으면 치매로 판단한다. 송 박사는 “뇌 혈류량 조사 결과 운동군에선 대뇌 전전두엽에 혈관의 상호 연결성이 강하게 나타났다. 쉽게 설명하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보처리 과정에서 뇌를 효과적으로 사용했다고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유산소 및 무산소(근육운동) 운동을 3개월 이상 하면 뇌의 모세혈관이 30% 증가한다. 운동으로 생성된 신경전달물질의 영향으로 새롭게 형성된 신경세포에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서다. 새 신경세포는 자극이 없으면 소멸하는데 운동은 좋은 자극제가 된다. 운동이 뇌를 계속 건강하고 스마트하게 만드는 것이다. 송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노인들이 장기간 운동에 참여하면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뇌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미국 신경학회가 발표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운동이 가장 효과적으로 인지기능을 향상시킨다. 치매 예방 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 운동과 관련된 프로그램이 68.9%, 그 외 인지 향상, 예술치료 및 기다 프로그램이 31.1%를 차지하고 있다.운동하면 근육에서 BDNF가 생성되고 활성화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이후 운동이 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여러 연구들을 종합한 결과 운동을 하면 근육이 IGF-1이란 단백질을 만들어낸다. 이 단백질은 인체 내 신경전달물질의 선구자적인 역할을 한다. IGF-1은 피를 타고 흘러 뇌까지 이르는데 뇌 신경전달 물질인 BDNF를 포함해 다른 화학물질을 만들어내는 명령을 신경계에 보내는 것이다.정기적인 운동을 하면 우리 신체는 BDNF의 수준을 높여주고 뇌세포는 가지치기를 시작해 서로 힘을 합치고 새로운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이런 과정은 학습 능력을 키워준다. 뇌에 BDNF가 많으면 많을수록 지식 축적을 더 많이 할 수 있다는 게 과학자들이 얻은 결론이다. 운동이 머리를 좋아지게 만드는 것은 물론 우울증은 물론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배경에 위와 같은 과학적 결과물들이 있다.물론 운동을 중단하면 신경전달물질도 안 생긴다. 전문가들은 “새 뉴런과 뉴런을 이어주는 연결 부위는 수년간 탄탄하게 결속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운동을 그만두고 한 달이 지나면 아스트로사이츠가 감소하고 뉴런의 기능이 약화될 것”이라고 말한다. 몸을 방치하면 뇌도 그에 따라 기능이 쇠약해질 것이라는 얘기다. 결국 뇌의 활성화 효과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운동을 계속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20대 때 운동을 계속한다면 70세가 돼서도 효과를 볼 것이다. 운동 습관이 향후 50년간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조언한다.결국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땀을 배출하고 심장박동을 울리는 정상적인 유산소운동을 통해 뇌의 혈액순환을 증가시킬 필요가 있다. 운동을 꾸준히 해야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게 신체는 물론 정신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치매는 여섯 번째 생체신호인 걸음걸이가 치매 예측과 예방의 중요한 척도다. 연구 결과 일반적으로 정상인의 걸음 속도 범위는 초당 1.2∼1.4m다. 치매나 경도인지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걸음 속도는 이보다 떨어진다. 경도인지장애가 있으면 초당 0.6∼0.8m. 걸음 속도가 초당 0.4m 이하로 떨어지면 낙상 확률이 높아졌다. 육체적인 결함 없이 초당 0.4m 미만으로 걷는다면 치매를 의심해야 한다.걷기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움직임이다. 과거에는 걷기를 인지기능에 관여하지 않는 자동적 운동으로 생각했지만 최근에는 뇌의 해마·전두엽과 연결된 복잡한 인지기능이 동반된 운동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정상적으로 걷는다는 것은 뇌에서 가장 빠른 길에 대한 전략적인 계획이 필요하며 이후 심리상태와 환경 사이에서 다양한 판단을 해야 한다. 어떻게 가야 안전하고 효율적인지 걸으면서 계속 계산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판단이 내려진다. 파란불이 깜빡이는 것을 보고 ‘지금 가야 하나’ ‘아냐 지금 가면 위험해’, ‘갑자기 나타난 오토바이를 어떻게 피해야 할지’ 등 수많은 인지 작용이 일어나는 것이다.치매는 잠복기가 10년에서 15년이 된다. 65세에 치매라는 진단을 받았다면 50세부터 시작된 것이다. 이미 걸린 사람은 어쩔 수 없지만 50~58세에 치매로 발전할 수 있는지를 미리 알 수 있다. 듀크대 등 세계 유명 대학교는 걸음걸이로 치매를 예측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송홍선 박사의 말이다.“치매는 한번 발병하면 치료하기 힘들다. 지속적으로 악화되기 때문에 조기에 치매 위험을 선별해 예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치매 고위험군에게 예방적 처방을 내려 발병을 5년 지연시킬 경우 20년 후 국가 치매 유병률이 44%로 낮아지고, 의료비 또한 8배 정도 줄일 수 있다. 치매는 예방이 중요하다. 치매 예방의 가장 좋은 방법은 운동이다. 이런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운동 프로그램을 전국에 보급할 필요가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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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라인 라운지]2023 스포츠 산업 글로벌 콘퍼런스, 24일 서울올림픽파크텔서 개최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과 함께 24일 오후 2시부터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2023 스포츠산업 글로벌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콘퍼런스 주제는 ‘스포츠산업과 첨단 기술의 융합: 글로벌 스포츠 테크놀로지와 미래전략’이다.이번 콘퍼런스를 통해 스포츠산업과 4차 산업혁명 기반 첨단 기술의 다양한 융·복합 사례를 알아보고, 디지털 전환 시대를 맞아 스포츠산업의 혁신적 제품을 개발하고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미래전략을 전망해 본다. DAZN Japan의 켄지 키타타니 의장이 ‘스포츠산업과 인공지능의 결합’을 주제로 기조발표를 하고, 아마존 웹 서비스의 유빙 지 수석 전략책임자와 켄 마르티네즈 전략 실행리더가 ‘스포츠 머신 러닝의 혁신’과 ‘스포츠 생성 AI의 미래변화’에 대해 발표한다. 부산대 데이비드 오설리번 교수 및 노스 플로리다대의 최완용 교수도 미래 스포츠 산업에 대해 분석한다. 연세대 이준석 교수는 좌장으로 발제자들과 함께 스포츠산업 신시장 창출과 혁신 서비스 전략 방안에 대해 토론을 진행한다. 자세한 사항은 공단 인스타그램(kspo.tiger)과 과학원(sports.re.kr) 및 한국스포츠산업협회 홈페이지(kasipo.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전접수와 현장접수 모두 가능하며 참가를 희망하는 사람은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02-970-9557)으로 문의하면 된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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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3회 1시간씩 체력 다지니 치매 위험 ‘뚝’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올해 처음 ‘국민체력100 체력 UP, 치매 DOWN’ 운동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2023년 기준 국내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 약 950만 명 중 10%가 넘는 약 100만 명이 치매 환자인 것을 감안해 치매 예방 운동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하기 위해 진행한 프로젝트다. 국민체력100은 국민의 체력 및 건강 증진을 위해 체력을 과학적 방법으로 측정·평가한 뒤 운동 상담 및 처방을 해주는 대국민 무상 스포츠 복지 서비스다.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과 아주대병원이 협업해 20주간 운동 프로그램을 실시한 결과 참가자들의 좋은 평가와 함께 치매 관련 수치도 개선됐다. 국민체력100 서울 송파체력인증센터에서 65세 이상 남녀 노인 57명을 운동군과 비운동군으로 나눈 뒤 운동군의 경우 매주 3회 매회 60분 운동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운동은 준비 운동과 유산소 및 근육 운동, 협응성 운동, 브레인 운동, 정리 운동으로 짜여졌다. 흥미 유발을 위해 음악을 넣었고, 봉과 밴드 등 기구도 활용했다. 건강한 삶을 위해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고 있는 ‘주 150분 이상 중고강도 운동 실시’에 따른 것이다. 운동군 참가자 권오돈 씨(74)는 “평소에도 운동을 즐겼는데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체중이 4kg이나 줄었다.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이다 보면 1시간이 금세 갔다”고 했다. 양경숙 씨(65)는 “처음 왔을 때는 한 발 들고 제대로 서지도 못했는데 지금은 쉽게 선다”고 했다. 종합 테스트 결과 운동군에서 하체 근력이 12.4% 향상되는(비운동군 5.9% 감소) 등 비운동군에 비해 전반적인 체력 향상을 보인 가운데 알츠하이머병 평가척도인 ADAS-cog 수치도 운동 전 16.8에서 14.1로 떨어졌다. 이는 인지 능력이 16.1% 향상된 것으로 비운동군(14.6%)보다 높았다. ADAS-cog는 인지 능력 평가 방법으로 30이 넘으면 치매로 판단한다. 송홍선 과학원 박사는 “운동군에선 대뇌 전전두엽 혈관의 상호 연결성이 강하게 나타났는데 비운동군에선 거의 없었다. 운동군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보 처리 과정에서 뇌를 효과적으로 사용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운동을 3개월 이상 하면 뇌의 모세혈관이 30% 증가한다. 운동으로 생성된 신경전달물질의 영향으로 새롭게 형성된 신경세포에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서다. 새 신경세포는 자극이 없으면 소멸하는데 운동은 좋은 자극제가 된다. 송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노인들이 장기간 운동을 하면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뇌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3-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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