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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카자흐스탄 코스타나이에 반조립제품(CKD) 합작 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며 중앙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선다. 기아는 21일 송호성 사장과 로만 스클랴르 카자흐스탄 제1부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을 열고 쏘렌토 양산을 시작했다고 21일 밝혔다.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도 원격 화상으로 행사에 참석했다.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서 북서쪽으로 약 570km 떨어진 이 지역에 기아는 3억1000만 달러(약 4200억 원)를 투입해 63만 ㎡ 규모의 공장을 지었다. 이곳에서 연간 7만 대의 차량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하고 있다. 쏘렌토 양산이 본격화됐으며 내년에는 스포티지도 생산 목록에 추가할 예정이다. 카자흐스탄 생산 공장은 중앙아시아 시장 거점을 확보하기 위한 기아의 중요한 전략적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운영을 중단한 뒤 이 공장 설립을 추진해왔다. 회사 측은 준공식에서 카자흐스탄 공장을 구소련 독립국가연합(CIS)과 중앙아시아 시장을 아우를 수 있는 생산 및 판매 거점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우리 모두 인류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퓨처빌더(Future Builder)’가 되자.” 정기선 HD현대 신임 회장(43)이 20일 임직원에게 보낸 취임 인사의 핵심 메시지다. 정 회장은 17일 회장 승진 후 처음 제시한 이날 경영 비전에서 회사의 경영 환경을 “매우 엄중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과거에 위기를 극복한 것처럼 미중 패권 경쟁과 경기 침체, 중국발 공급과잉 등 복합 리스크를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조선업과 관련해 HD현대의 주력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선 글로벌 발주량은 지난해 93척에서 올해 37척으로 줄었다. 컨테이너선과 유조선(탱커) 등 일반 상선은 중국과의 선가(船價) 차이가 10% 이상 벌어지면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정 회장은 “오랜 단골 선주들조차 더 이상 한국에 배를 주문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거리낌 없이 한다”고 전했다. 건설기계 사업도 미국 관세와 중국 업체의 시장 잠식으로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 정 회장은 “중국 굴착기 1위 업체는 단순히 인건비만 저렴한 것이 아니라 대규모 스마트·자동화 공장을 구축하며 격차를 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유 및 석유화학 사업도 상반기(1∼6월) 유가와 정제마진(차액) 하락으로 국내 정유 4사가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정 회장은 “이런 위기가 처음은 아니다”라며 임직원들에게 1972년 울산조선소 기공식 이후 극복해 온 수많은 난관을 상기시켰다. 그는 “우리는 ‘당장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고, 전력을 다해 실행함으로써 결국 ‘우리만이 해낼 수 있는 것’을 만들어냈다”고 강조했다. 실제 조선 부문에서는 구체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미래 조선소(FOS)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가 중국과의 원가 경쟁력 격차를 줄일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HD현대는 2030년까지 생산성 30% 향상과 공기 30% 단축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지난주 한 대형 선주는 우리가 중국보다 선가가 10% 비싸도 연비가 10% 뛰어나기 때문에 우리 선박을 구매하겠다고 했다”며 “돌파구가 보이는 것 같아 가슴이 뛰었다”고 말했다. HD현대는 한미 조선 협력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와 인도 코친조선소 협력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섰다. 건설기계 사업은 내년 1월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 합병을 계기로 최적의 글로벌 생산 체계(GMF)를 구축할 예정이다. 정유·석유화학 사업은 설비 노후화 방지(Anti-Aging) 프로젝트 효과로 올해부터 공장 운영이 안정화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정 회장은 인공지능(AI), 자율운항, 소형원자로(SMR), 해상풍력 등 미래 사업에 대해 “국가대표 기업이라는 자신감과 사명감을 가져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또 “우리만의 DNA가 새로운 미래 주역에게 전수되도록 돕는 것이 제 역할”이라며 “무엇보다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현대자동차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선정한 ‘세계 최고 기업’에서 일본 도요타를 제치고 아시아 완성차 업체 중 최고 순위를 차지하며 국제 경쟁력을 입증했다. 20일 타임지와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번 평가에서 33위(91.36점)를 기록해 도요타(48위·90.42점)보다 15계단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2024년 192위에서 무려 159계단이나 점프한 것으로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100위권에 진입했다. 타임지는 2023년부터 독일 글로벌 데이터 기업 스태티스타와 함께 매년 세계 최고 기업 1000개를 선정하고 있다. 직원 설문을 기반으로 한 임직원 만족도, 최근 3년간 매출 데이터를 활용한 기업성장률, 탄소배출 감축률과 이사회 성별 다양성 등을 포함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투명성 등 세 가지 지표를 동일 비율로 합산해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평가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의 가파른 순위 상승은 글로벌 임직원 만족도와 지속적인 매출 성장, ESG 노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현대차의 매출은 2022년 142조 원에서 2024년 175조 원으로 약 23%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9조8000억 원에서 14조2000억 원으로 약 45% 확대됐다. 현대차는 한국, 미국, 인도 등 주요 사업장에서 재생에너지 구매 계약을 체결하며 2045년 탄소 중립 비전 달성을 위한 RE100 목표를 단계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1위는 엔비디아, 2위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차지했다. 세계 최고 기업 1000곳에는 현대차를 포함해 카카오(101위), SK그룹(121위), 기아(166위) 등 한국 기업 18곳이 이름을 올렸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현대자동차가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 최고 기업’에서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며 국제 경쟁력을 입증했다.20일 타임지와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번 평가에서 33위를 기록하며 상위 100대 기업에 포함됐다. 이는 2024년 192위에서 159계단 상승한 것으로,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선정됐다. 특히 일본 토요타(48위)를 제치고 아시아 완성차 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해 눈길을 끈다. 타임지는 2023년부터 독일 글로벌 데이터 기업 스태티스타(Statista)와 함께 매년 세계 최고 기업 1000개를 선정하고 있다. 평가는 임직원 만족도, 기업성장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세 가지 지표를 동일한 비율로 합산해 순위를 매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현대차의 가파른 순위 상승은 글로벌 임직원 만족도와 지속적인 매출 성장, ESG 노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 현대차그룹이 매년 시행하는 임직원 업무 만족도 조사에서 현대차는 2024년 역대 최고 수치인 79.4점을 기록했다. 자발적 이직률 또한 0.39%로 국내 기업 중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최근 3년간 실적은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매출은 2022년 142조원에서 2024년 175조원으로 약 2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9조8000억원에서 14조2000억원으로 약 45% 확대됐다. 이는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제품 믹스 개선과 글로벌 수요 회복, 친환경차 확대 전략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환경 영향 최소화를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 미국, 인도 등 주요 사업장에서 대규모 재생에너지 구매 계약을 체결했으며 전 사업장의 100% 재생에너지 전환(RE100) 목표를 단계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이는 2045년 탄소 중립 비전 달성을 위한 글로벌 친환경 전략의 일환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평가 결과는 신뢰도 높은 외부 기관이 공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투자자 신뢰 강화와 브랜드 확산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전체 1위는 엔비디아가 차지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가 2위였다. 최근 기업 가치와 경쟁력의 핵심 지표로 인공지능(AI) 기술 역량이 주목받으면서 관련 기업들이 강세를 보인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세계 최고의 기업’ 1위를 차지했던 애플은 매출 증가율이 낮아지면서 올해 순위권(1000위) 밖으로 밀려났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현대가(家) 3세인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43·사진)이 17일 회장으로 승진했다. 1988년 정몽준 회장이 정치 활동을 위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37년간 이어져 온 HD현대의 전문경영인 체제가 오너 경영 체제로 전환된다. 새로 출범하는 정기선호(號)는 조선업을 중심으로 그룹의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HD현대는 정 회장의 승진을 포함한 2025년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11월 부회장에서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지 약 1년 만에 회장 자리에 올랐다. 이번 인사는 12월 1일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합병, 내년 1월 1일 HD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 통합을 앞두고 합병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예년보다 앞당겨 단행됐다. 미국 조선업 재건을 위한 한미 조선 협력 사업인 ‘마스가(MASGA) 프로젝트’ 등 급변하는 대외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체제 전환으로도 풀이된다. 정 신임 회장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으로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했다. 2009년 현대중공업 기획실 재무팀에 입사해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를 거쳐 현재 HD현대와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정 회장은 여러 번 경영 능력을 입증해왔다. 2016년 조선기자재 전문기업 HD현대마린솔루션 설립을 주도해 시가총액 11조 원의 그룹 내 주력 사업으로 성장시켰고, 2021년에는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이끌며 건설기계 사업을 그룹 핵심 사업으로 육성했다. 정 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건설기계 부문 중간지주사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 공동대표도 맡아 최근 부진한 건설기계 사업의 위기 극복에 나선다. HD현대 관계자는 “정 회장은 최근 인공지능(AI), 디지털 혁신, 친환경 원천기술 확보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며 “또한 조선업 재건 의지를 보이는 미국과의 협력 강화를 위해 미국 내 주요 인사들과 적극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1978년 입사해 2019년 회장에 취임한 이후 6년간 HD현대를 이끌어온 권오갑 회장(74)은 명예회장으로 추대되며 내년 3월 주주총회를 끝으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HD현대의 새 대표이사로는 조영철 HD현대사이트솔루션 사장(64)이 내정됐다. 조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정 회장과 공동대표 체제로 회사를 이끌게 된다. 금석호 HD현대중공업 부사장(57)은 사장으로 승진해 이상균 부회장(64)과 함께 HD현대중공업 공동대표를 맡게 됐다. 이 부회장 역시 이번 인사에서 승진했다. HD현대는 “이번 인사는 점점 치열해지고, 다변화하는 국내외 경영 환경 속에서 새로운 리더십으로 새 시대를 개척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며 “신구 경영진의 조화와 협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종합 중공업 그룹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HD현대를 시작으로 주요 그룹들의 연말 인사가 이전보다 빨리 본격화되고 인사 폭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현대가(家) 3세인 정기선 HD현대 수석 부회장(43)이 17일 회장으로 승진했다. 1988년 정몽준 회장이 정치 활동을 위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37년간 이어져 온 HD현대의 전문경영인 체제가 오너 경영 체제로 전환된다. 새로 출범하는 정기선호(號)는 조선업을 중심으로 그룹의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데 집중할 전망이다.17일 HD현대는 정 회장의 승진을 포함한 2025년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인사는 12월 1일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합병, 내년 1월 1일 HD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 통합을 앞두고 합병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예년보다 앞당겨 단행됐다. 미국 조선업 재건을 위한 한미 조선 협력 사업인 ‘마스가(MASGA) 프로젝트’ 등 급변하는 대외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체제 전환으로도 풀이된다.정 신임 회장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으로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스탠퍼드대에서 MBA를 취득했다. 2009년 현대중공업 기획실 재무팀에 입사해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를 거쳐 현재 HD현대와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정 회장은 여러 번 경영 능력을 입증해왔다. 2016년 조선기자재 전문기업 HD현대마린솔루션 설립을 주도해 시총 11조원의 그룹 내 주력 사업으로 성장시켰고, 2021년에는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이끌며 건설기계 사업을 그룹 핵심 사업으로 육성했다. 정 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건설기계 부문 중간지주사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 공동 대표도 맡아 최근 부진한 건설기계 사업 위기 극복에 나선다.HD현대 관계자는 “정기선 회장은 최근 인공지능(AI), 디지털 혁신, 친환경 원천기술 확보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며 “또한 조선업 재건 의지를 보이는 미국과의 협력 강화를 위해 미국 내 주요 인사들과 적극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한편 2019년 회장에 취임한 이후 6년간 HD현대를 이끌어온 권오갑 회장(74)은 명예회장으로 추대되며 내년 3월 주주총회를 끝으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HD현대의 새 대표이사로는 조영철 HD현대사이트솔루션 사장(64)이 내정됐다. 조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정 회장과 공동대표 체제로 회사를 이끌게 된다.금석호 HD현대중공업 부사장(57)은 사장으로 승진해 이상균 부회장과 함께 HD현대중공업 공동 대표를 맡게 됐다.HD현대는 “이번 인사는 새로운 리더십으로 새로운 시대를 개척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며 “신·구 경영진의 조화와 협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종합 중공업 그룹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도요타를 필두로 한 자국 차 선호가 강해 ‘수입차의 무덤’으로 불리던 일본 자동차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의 전기차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하이브리드에 강점을 가진 일본 차 브랜드가 전기차 전환에 신중을 기하는 틈을 타 중국 비야디(BYD)가 전기차 시장 점유율 6%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나타내기 시작한 것. 현대차도 일본 전기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16일 한국자동차연구원이 발간한 ‘BYD의 일본 진출 경과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비야디는 올해 상반기(1∼6월) 일본 전기차(BEV) 시장에서 1782대를 판매하며 점유율 6%를 보였다. 2023년 1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토3’를 출시하며 일본에 진출한 이후 2년여 만에 이룬 성과다. 현재 비야디는 일본 전역에 60여 개의 판매 거점을 운영하며 아토3를 비롯해 소형 해치백 ‘돌핀’, 중형 세단 ‘씰’, 중형 SUV ‘씨라이언7’ 등 4개 모델을 일본에서 판매하고 있다.내년 하반기(7∼12월)에는 일본 경차 시장을 겨냥한 전용 전기차 출시도 예고했다. 일본에서 경차는 신차 판매의 약 40%를 차지하는 핵심 차급(세그먼트)이다. 외국 업체가 일본에서 경차 전용 전기차를 출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호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경차 출시가 BYD의 일본 시장 진출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자동차도 2022년 5월 일본 시장에 재진출한 이후 꾸준히 판매를 늘려 나가고 있다. 일본자동차수입협회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1∼9월 일본 내 판매량은 71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486대)보다 47.9% 증가했다. 특히 올해 4월 출시된 소형 SUV 전기차 ‘인스터(캐스퍼 일렉트릭)’가 시장에서 호응을 얻으면서 전기차 중심의 시장 공략 전략이 성과를 내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특히 현지 고객과의 ‘오프라인’ 접점 마련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달 초 도쿄에 첫 전기차 전용 오프라인 매장인 ‘현대 시티 스토어’를 개장하는 등 온라인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오프라인 인프라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5월 오사카를 시작으로 6월 센다이, 7월 후쿠오카에 복합 고객체험 공간을 차례로 열었으며, 연말까지 수도권으로 전시 공간을 확대할 계획이다. 스포츠 팬덤 문화를 활용한 마케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8월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 구단에 아이오닉 5를 제공했다. 이는 구단 최초의 전기차 불펜카(시구차)로 운영되며 경기장을 찾는 야구팬들에게 자연스럽게 노출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일본 첫 공식 브랜드 팬덤 ‘현대모터클럽 저팬(Hyundai Motor Club Japan)’을 출범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자국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 수입차 점유율이 10% 미만에 그치는,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시장”이라며 “하지만 일본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전환이 느린 틈을 타 한중 전기차 업체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일본 시장 진입 장벽을 허물고 있다”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대미 자동차 수출 관세율이 25%로 지속될 경우 현대자동차그룹의 관세 부담이 연간 8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과 유럽연합(EU)에 이미 15% 관세율이 적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15일 국내 신용평가사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미국이 EU와 일본에는 자동차 관세율 15%를 적용하고 한국에만 25% 관세율을 현재처럼 유지할 경우 현대차그룹의 연간 관세 비용은 8조4000억 원으로 급증한다. 이는 도요타(6조2000억 원), GM(7조 원), 폭스바겐(4조6000억 원)을 모두 웃도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영업이익률은 현재 9.7%에서 6.3%로 3.4%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요타(―1.6%포인트), 폭스바겐(―1.2%포인트)과 비교하면 2배 이상의 타격이다. 현대차그룹은 중장기적으로 조지아 신규 공장 등 미국 현지 생산량 확대를 통해 관세 부담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 2025년부터 2028년까지 4년간 86억 달러(약 12조 원)를 투자해 조지아 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을 현재 30만 대에서 50만 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본격 가동까지 시간이 소요되고 하이브리드 차량 생산은 2026년 2분기(4∼6월) 이후에나 가능하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국내 주요 제조업이 미국 관세와 중국발 저가 공세, 구조적 공급 과잉 등 대내외 악재에 직격탄을 맞으며 3분기(7∼9월) 실적 부진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업계는 미국의 25% 관세 부담으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 철강업계는 중국산 저가 제품 유입으로 가격 경쟁력을 잃었으며, 석유화학업계는 글로벌 공급 과잉 장기화로 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14일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각 사 실적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4조944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5% 쪼그라들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차는 영업이익 2조6102억 원으로 전년 대비 27.1% 급감하고, 기아는 2조3339억 원으로 19.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현대차 44조9216억 원(+4.6%), 기아 27조7136억 원(+4.5%)으로 합산 72조6352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은 증가하는데 손에 남는 이익은 줄어드는 양상이다. 자동차업계의 수익성 악화 배경에는 미국 관세가 자리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올해 4월 한국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한 후 본격적으로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증권가는 현대차와 기아가 3분기에만 합계 2조4800억 원의 관세 비용을 떠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2분기(1조6000억 원)보다 55% 증가한 규모다. 재고 물량으로 버틸 수 있었던 2분기와 달리 3분기부터는 관세 영향이 온전히 실적에 반영되면서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철강업계도 실적 전망이 좋지 않다. 포스코홀딩스는 매출 17조7483억 원(전년 대비 3.1% 감소), 영업이익 6589억 원(11.3% 감소)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누적된 적자로 포스코는 7월 중국에서 운영하던 장자강포항불수강을 매각하는 등 비상 경영에 나섰다. 현대제철은 1131억 원의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515억 원)보다는 나은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중국의 과잉 공급 구조가 해소되지 않아 지속적 실적 개선은 불투명하다.석유화학 빅4의 경우에도 LG화학(5216억 원)과 금호석유화학(854억 원)만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케미칼은 1321억 원, 한화솔루션은 1156억 원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LG화학의 영업이익 급증도 배터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호실적 덕분으로 석유화학 부문 자체는 450억 원 적자가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제조업이 미국 관세, 중국 공급 과잉, 내수 부진이라는 3중고에 직면해 있다”며 “정부가 통상 불확실성 완화와 규제 개선, 내수 부양책 등으로 경제 회복 모멘텀을 확보해야 하고, 기업들도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과 원가 절감 등 내부 체력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중 무역갈등이 다시 불붙은 가운데 중국 정부가 14일 미국 소재 한화오션 자회사 5곳을 겨냥한 제재 조치를 단행하면서 국내 산업계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이번 제재로 해당 자회사들은 중국 내 무역 거래가 전면 금지되며, 중국 기업들과의 신규 계약 체결도 불가능해진다. 한미 조선 협력을 불편하게 느끼던 중국이 ‘경고성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 한화오션 제재 카드를 꺼내 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산업계에서는 미중 무역갈등 속에 한국 기업들이 유탄을 맞는 등 ‘샌드위치’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中, 미국 소재 한화오션 자회사 5곳 제재이번 조치는 ‘강 대 강’으로 치닫던 미중 해운·조선 갈등의 연장선상에서 나왔다. 앞서 미국은 4월 발표한 무역법 301조 조사 최종 조치를 적용해 14일부터 중국 해운사가 소유 및 운용하는 선박에 대해 t당 50달러(약 7만2000원), 중국산 선박에 대해 t당 18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외국산 자동차 운반선에 대해서도 t당 46달러의 입항 수수료를 물리기 시작했다. 이에 맞서 중국도 미국 기업이 소유했거나 건조한 선박에 t당 400위안(약 8만 원)의 입항 수수료 부과에 나섰다. 이어 중국이 이례적으로 개별 기업인 한화오션을 직접 겨냥한 제재를 내놓은 것이다. 한국이 미국의 조선 협력 최대 파트너국으로 부상하고, 특히 한화오션이 이를 주도하면서 중국의 경계심을 자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오션은 한미 조선업 협력 사업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의 핵심 참여 업체다. 8월 이재명 대통령이 한화 필리조선소를 방문해 미국 정부 발주 선박 명명식에 참석하는 등 한미 조선 협력의 상징적 존재가 됐다.● 추가 제재 나올까, 한국 산업계 긴장 당장 이 조치로 인한 한화오션의 직접적 피해는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오션의 미국 조선소가 중국으로 물량을 보내지 않을뿐더러, 미국 내 자회사들이 중국과 직접적인 사업 연관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한화오션은 “해당 조치의 사업적 영향에 대해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중국의 한국 기업 추가 제재를 시사하는 경고성 메시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재계는 긴장하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이 다시 고조되는 분위기 속에서 중국이 한국을 겨냥한 압박 수위를 높여 가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향후 조선뿐 아니라 미국과 사업 밀착도가 높은 반도체, 철강 기업들도 유탄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한미 관세 협상을 위해 노력해온 기업들이 미중 갈등으로 피해를 입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에 중국의 보복 조치는 낯선 경험이 아니다.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사태 당시 롯데마트는 중국 내 매장 112곳 중 87개가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고, 현대자동차·기아는 중국 시장 점유율이 급락해 생산기지들을 매각해야 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한미 조선 협력이 강화되는 시점에 중국이 이러한 조치를 취한 것은 해운·조선 경쟁국인 한국을 견제하고 한미 공급망 결속에 균열을 내기 위한 전략적 견제”라고 평가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이민아 기자 omg@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두산에너빌리티가 가스터빈 종주국인 미국 시장에 국산 발전용 가스터빈을 수출한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이들 시설에 필수적인 전력 공급·송전 시설과 서버 냉각용 공조 시장에서 ‘수출길’을 열어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의 유명 빅테크 기업에 380MW급 대형 가스터빈 2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13일 밝혔다. 2013년 개발을 시작해 개발 기간 6년 이상, 연구개발비 1조 원 이상을 투자한 결과물을 가스터빈 ‘종주국’인 미국에까지 수출한 것이다. 사실상 항공기 엔진과 같은 구조인 가스터빈 발전기 시장은 미국, 독일, 일본이 장악해 수출이 어려운 영역으로 꼽혀왔다. 제너럴일렉트릭(현 GE버노바)이 미국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으로 봐도 GE와 독일 지멘스,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등의 점유율이 전체 시장의 98%에 달한다.하지만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한국에도 기회가 열리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총 470TWh 수준이었던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2030년까지 총 945TWh로 두 배가량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IEA는 “2030년 전력 수요 예상치는 해당 시점 전 세계 전력 수요의 3%를 차지하는 규모”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AI 데이터센터 관련 전체 전력 인프라 시장 규모도 같은 기간 202억 달러(약 28조8000억 원)에서 422억 달러(약 60조2000억 원)로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측은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데이터센터 특성상 가스터빈 발전기가 효율성 면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다”며 “공급만큼이나 유지보수 서비스도 중요하니 미국 서비스 전문 자회사를 통해 신뢰를 계속 쌓아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스터빈 발전기 외에도 데이터센터용 소형모듈원전(SMR)이나 변전·변압기 시장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두산에너빌리티는 한국수력원자력, 미국 아마존·X-에너지 등의 기업과 데이터센터용 SMR 개발 및 시장 개척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 등도 미국 시장에 총 2000억여 원 규모의 765kV급 초고압 변압기 등 송전 인프라 공급 계약을 맺으며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데이터센터 서버에서 발생하는 발열을 관리하는 냉방공조(HVAC) 시장도 주목받고 있다. 처리하는 데이터양이 늘고 속도도 빨라지며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잡는 것이 AI 경쟁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과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올 5월 데이터센터 냉각 사업에 강점을 갖는 독일 플랙트그룹을 15억 유로(2조4800억 원)에 인수했다. LG전자도 조주완 사장이 3월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과 만나 칠러(냉각기)를 공급하기로 했고, 지난달에는 사우디 데이터센터 업체와 냉각 솔루션을 공급하는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LG전자와 SK이노베이션은 데이터센터 관련 사업 협력을 위한 MOU를 맺기도 했다. LG전자의 냉각 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에너지 관리 솔루션, 배터리 기술 등을 결합해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는 줄이면서 발열도 낮추는 제품·서비스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4일 취임 5주년을 맞이한다. 현대차그룹을 글로벌 ‘빅3’ 완성차그룹으로 성장시키고, 전동화 등 미래 모빌리티 트렌드에서 선두주자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지만 정 회장이 마주한 과제도 만만치 않다.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25% 고율 관세를 맞닥뜨린 데다 중국 신규 업체들과의 경쟁도 격화되고 있다. 정 회장이 2020년 10월 14일 취임한 이후 현대차그룹의 위상은 빠르게 높아졌다. 그동안 5위권에 머물렀던 현대차그룹은 2022년 처음으로 글로벌 판매 3위에 올라선 뒤 ‘톱3’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올해도 질적 성장을 달성했다. 상반기(1∼6월) 합산 영업이익 13조86억 원을 달성하며 독일 폭스바겐그룹(10조8600억 원)을 제치고 반기 기준 처음으로 2위에 올라선 것이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미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는 8월 창간 100주년 특집에서 정 회장을 할아버지 정주영 창업주, 아버지 정몽구 명예회장과 함께 자동차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인물로 선정했다. 품질 경쟁력도 크게 향상됐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미국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JD Power) 신차품질조사에서 2년 연속 자동차그룹 1위를 차지했다. 2000년대 초반 ‘바퀴 달린 냉장고’라는 혹평을 받았던 것을 감안하면 쾌거라 할 수 있다. 올해 주요 시장에서 25개 이상의 글로벌 어워드를 수상하며 모든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평가를 받았다. 정 회장은 전통 자동차 사업을 넘어 미래 모빌리티 전 분야에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전동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수소, 로봇,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하지만 문제는 글로벌 시장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것. 올해 4월부터 미국에서 부과된 25%의 자동차 관세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경쟁국인 일본과 유럽은 협상을 통해 관세율을 15%까지 낮추는 데 성공했지만, 현대차그룹은 후속 협의가 지연되면서 여전히 25%를 부담하고 있다.당장 3분기(7∼9월) 실적을 두고도 우려가 높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각 사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합산 영업이익은 5조81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72조4479억 원으로 4.3% 늘지만, 관세 부담이 본격화되며 수익성은 크게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신규 업체들과의 경쟁도 현대차그룹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안방 시장을 기반으로 급성장한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와 자율주행 분야에서 빠르게 기술력을 축적하며 위협적인 경쟁자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정 회장도 이 같은 위기 상황을 잘 알고 있기에 올해 초 신년회에서 현재 상황을 ‘퍼펙트 스톰’에 비유하며 “우리는 항상 위기를 겪어왔고 훌륭하게 극복했다”며 “그 어느 때보다 이순신 장군과 같은 리더십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정 회장이 현대차그룹을 선두 그룹으로 성장시킨 것은 확실하다”면서도 “다만 산적한 과제들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그의 리더십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조선·해운 산업 견제를 위해 14일(현지 시간)부터 부과하는 자동차 운반선 입항 수수료로 인해 한국이 당장 타격을 입게 됐다. 미중 무역전쟁이 재점화되는 가운데 한국이 양국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11일(현지 시간) 외국에서 건조된 자동차 운반선의 미국 내 입항 수수료를 순톤수(여객 화물에 사용되는 공간 용적)당 46달러(약 6만6010원)로 확정했다. 앞서 USTR은 4월 CEU(자동차 1대 분량의 공간 단위)당 150달러로 제안했던 것을 6월 순톤수당 14달러로 낮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다시 3배 수준으로 인상한 것이다. 게다가 미국 정부는 자동차 운반선 수수료 부과 대상을 중국으로 한정하지 않고 외국에서 건조한 모든 선박으로 확대했다. 한국 정부가 7월 “입항 수수료 부과를 원래 겨냥한 국가로 제한해 달라”며 수수료 부과를 중국산 운반선에 한정할 것을 우회적으로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장 중국도 14일부터 미국 선박에 t당 400위안(약 8만 원)의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고 희토류 수출 규제를 강화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이렇게 미중 갈등이 재점화되면서 한국 해운과 자동차 산업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최대 자동차 운반선사인 현대글로비스의 타격이 일단 불가피하다. 올 2분기(4∼6월) 기준 현대글로비스는 96척(자사선 35척, 용선 61척)의 자동차 운반선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 중 30여 척을 미국 항로에 투입하고 있다. 순톤수 1만9322t인 7000CEU급 선박 기준으로 1회 입항 시 약 12억7000만 원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USTR이 한국 정부의 요청을 일부 받아들여 선박당 부과 횟수를 연간 5회로 제한했지만, 그래도 선박당 64억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현대글로비스가 지난해 한국에서 미국으로 160회 이상 운항한 점을 고려하면 연간 수백억 원에서 많게는 수천억 원까지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는 한국 자동차 업계의 수출 경쟁력 약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 현대자동차·기아 등 한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일본, 유럽연합(EU) 등 경쟁국보다 높은 25%의 자동차 품목 관세를 부담하고 있는데, 여기에 물류비 상승까지 겹치기 때문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미국 현지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지만 당분간 미국 수출 차량 및 부품의 운송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과정에서 동맹국인 한국이 유탄을 맞게 된 형국”이라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조선·해운 산업 견제를 명분으로 추진한 자동차 운반선 입항 수수료 정책으로 정작 한국이 큰 타격을 입게 생겼다. 미중 무역전쟁이 재점화되는 가운데 한국이 양국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나온다.미국무역대표부(USTR)는 11일(현지시간) 외국에서 건조된 자동차 운반선에 대한 입항 수수료를 순톤수당 46달러(6만6010원)로 최종 확정했다. 4월 CEU(자동차 1대 분량의 공간 단위)당 150달러로 제안했던 수수료를 6월 선박의 크기를 나타내는 순톤수당 14달러로 하향 조정했다가, 3개월여 만에 다시 3배 이상 인상한 것이다.문제는 자동차 운반선의 경우 부과 대상을 중국으로 한정하지 않고 외국에서 건조한 모든 선박으로 확대해 동맹국인 한국까지 포함됐다는 점이다. 이에 한국 정부는 7월 “입항 수수료 부과를 원래 겨냥한 국가로 제한해달라”며 중국산 운반선에 한정할 것을 우회적으로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중국도 14일부터 미국 선박에 톤당 400위안(약 8만원)의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고 희토류 수출 규제까지 재강화하며 즉각 맞대응에 나섰다. 이렇듯 미중 갈등이 재점화되는 가운데, 한국 해운·자동차 업계는 양국 갈등의 직격탄을 맞게 됐다.국내 최대 자동차 운반선사인 현대글로비스의 타격이 가장 클 전망이다. 2025년 2분기(4~6월) 기준 현대글로비스는 96척(자사선 35척, 용선 61척)의 자동차 운반선을 운영 중으로 이 중 30여척을 미국 항로에 투입하고 있다. 순톤수 1만9322톤인 7000CEU급 선박 기준으로 1회 입항 시 약 12억7000만원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USTR이 한국 정부의 요청을 일부 받아들여 선박당 연간 5회로 부과를 제한했지만, 그래도 선박당 64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한국에서 미국으로 약 160여차례 운항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최소 수백억 원의 추가 비용 부담이 불가피할 것이란 업계 전망도 나온다.한 재계 관계자는 “이미 25%의 높은 자동차 품목 관세를 부담하고 있는데, 여기에 물류비 상승까지 동반돼 한국 자동차 업계의 수출 경쟁력 약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며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과정에서 동맹국인 한국이 유탄을 맞게 된 형국이다”고 설명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막바지 더위가 한창이던 8월 어느 주말, 서울 은평구 자택에서 송추계곡으로 향하는 드라이브를 KG모빌리티의 액티언 하이브리드(사진)와 함께했다. 가족 나들이에 이 차가 얼마나 적합한지 직접 확인해 보기 위해서였다. 액티언 하이브리드는 요즘 제법 잘 팔린다. 8월 한 달간 916대가 팔리며 KG모빌리티의 두 달 연속 내수 판매 4000대 돌파를 이끌었다.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가격에 중형 SUV를 산다’는 전략이 통한 셈이다. 이 차량은 시작가 3695만 원이라는 가격에 전장 4740mm, 전폭 1910mm의 중형급 크기를 갖췄다. 현대차, 기아의 준중형 SUV 하이브리드와 가격은 비슷한데 덩치는 더 크다. 비결은 비야디(BYD)의 1.83kWh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다. 국내 하이브리드 중 가장 큰 용량으로, 제조사는 도심 주행의 94%를 전기 모드로 달릴 수 있다고 설명한다.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막상 타보니 기대 이상이었다. 실제 도심 주행 대부분을 전기 모드로 달렸다. 전기차를 모는 듯한 느낌이었다. 순수 전기차만큼 초반 가속이 강하진 않지만, 가솔린차보다는 확실히 나았고, 전반적인 주행감 또한 부드러웠다. 차체가 높아 시야도 좋았다. 차선 변경 시 순간 가속력은 조금 아쉽지만, 중형 SUV치고는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계곡 가는 길, 에어컨을 틀고 달려도 연료소비효율 걱정은 덜했다. 특히 계곡에 도착해 짐을 꺼내는데 트렁크가 넓어서 편했다. 수건이며 여러 옷가지에 돗자리, 아이스박스까지 여유롭게 실렸다. 물놀이를 마친 아이가 차 안에서 옷을 갈아입는 것도 무리 없었다. 2열이 넓은 데다 천장도 높아 차 안에서 간단히 쉬어 가기에 좋았다. 가족 단위 나들이용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관은 태극기 건곤감리에서 영감을 받은 강인한 디자인이 눈에 띈다. 역동적이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다. 계곡 주차장에서도 제법 시선을 끌었다. 20, 30대부터 자녀를 둔 30, 40대까지 폭넓게 노린 디자인으로 보인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다. 인포테인먼트(인포메이션+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다. 내비게이션을 비롯한 소프트웨어 완성도가 경쟁 차종에 비해 떨어졌다. 사용자 인터페이스나 연결성 면에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액티언 하이브리드는 합리적 가격의 중형 SUV를 찾는 이들에게 괜찮은 선택지다. 3000만 원대 중반에 중형급 공간과 하이브리드 연비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 시대, 준중형 값에 중형을 탄다.’ 액티언이 보여준 새로운 가능성이다.양주=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한국 자동차에 대한 미국의 관세 완화 조치가 기약 없이 미뤄진 가운데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최대 7500달러(약 1052만 원)의 전기차 세액공제도 10월 1일부로 사라졌다. 애초 2032년까지 유지될 예정이었던 세액공제 혜택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전기차 정책으로 6년 이상 앞당겨 종료된 것.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에서 전기차 수요가 감소할 수 있는 만큼 현대자동차그룹의 미국 시장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9월 30일(현지 시간)을 마지막으로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종료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IRA를 근거로 전기차를 사면 대당 최대 7500달러 보조금을 세액공제 형태로 제공해왔다. 이 같은 적잖은 보조금이 끊기면서 소비자들로서는 전기차 구매 유인이 줄어든 만큼, 가뜩이나 캐즘에 시달려온 전기차 시장이 쪼그라들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한국경제인협회는 IRA 종료로 관련 지원 정책의 폐지로 한국 전기차의 미국 내 연간 판매량이 최대 4만5000대(약 2조7515억 원 규모)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미경제연구소(NBER) 역시 같은 이유로 미국에 생산기지를 둔 전기차 제조사의 판매량이 연간 최대 37% 감소할 것으로 관측한 바 있다. 일본과 유럽이 먼저 자동차 품목관세 15%를 적용받는 반면에 관세 후속협상 지연으로 25% 고관세를 물고 있는 한국 자동차로서는 또 다른 리스크를 마주한 셈이다. 현대차는 우선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차량과 조지아 공장 활용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 집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내 전기차 합산 판매량은 2021년 1만9590대에서 2024년 12만3861대까지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1∼8월 판매량은 7만275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1% 감소하며 처음으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다만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같은 기간 19만8807대로 47.9% 급증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하이브리드차 생산 비중을 기존 30%에서 최대 50%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국 뉴욕에서 열린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일본이 낮은 관세로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지만 포기하기엔 이르다”며 “현대차는 경쟁적 환경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데 익숙하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와 한일 관세 역전이라는 이중 악재 속에서도 현대차그룹이 하이브리드 확대와 조지아 공장 활용으로 대응하는 것이 현실적 전략”이라면서도 “단기적으로는 판매량과 수익성 모두에서 어려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현대차그룹의 9월 판매 실적을 보면 현대차는 전년 동월 대비 8.3% 증가한 37만2298대, 기아는 7.3% 증가한 26만8238대를 기록했다. 하이브리드를 앞세운 친환경차 판매량 확대가 증가세를 견인했으며, 현대차그룹 전체로는 64만536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7.8% 늘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세액공제(최대 7500달러)가 1일부로 공식 종료되면서 현대자동차그룹의 미국 시장 전략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당초 2032년까지 유지될 예정이었던 세액공제 혜택이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전기차 정책으로 6년 이상 앞당겨 이날 폐지됐다.앞서 한국경제인협회는 IRA 종료로 관련 지원 정책이 폐지될 경우 한국 전기차의 미국 내 연간 판매량이 최대 4만5000대(약 2조7515억 원 규모)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전미경제연구소(NBER) 역시 같은 이유로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이 연간 약 27%(31만7000대) 줄어들 것으로 분석하며, 미국 전기차 시장의 큰 변화를 예고한 바 있다.이에 따라 발 빠른 전기차 전환 전략으로 미국 시장에서 판매량을 확대해온 현대차그룹은 친환경 시장 공략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현대차그룹 집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전기차 합산 판매량은 2021년 1만9590대에서 2024년 12만3861대까지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올해 1~8월 판매량은 7만2752대로 전년 동기 대비 12.1% 감소하며 처음으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반면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같은 기간 19만8807대를 기록하며 47.9% 급증했다.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하이브리드 생산 비중을 당초 30%에서 최대 50%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호세 무뇨스 현대차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뉴욕 투자자의 날 행사 후 가진 미디어 간담회에서 “새로운 도전과제를 새로운 기회로 삼자는 선조 회장님의 철학을 도입했다”며 “IRA 이슈를 포함해 많은 고난의 과정을 통해 회복력이 더 강화됐다”고 밝혔다.다만 하이브리드 물량 대부분이 현재 국내에서 수출되는 만큼 당분간 고관세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여기에 한미 양국이 자동차 품목관세를 25%에서 15%로 조정하기로 했지만 아직 절차가 완료되지 않아 여전히 25%가 적용되는 반면, 미국은 9월 16일부터 일본산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춰 한일 간의 관세 역전까지 일어났다.이에 대해 무뇨스 CEO는 “일본이 낮은 관세로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지만 포기하기엔 이르다”며 “현대차는 경쟁적 환경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데 익숙하다. 더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게 궁극적 해결책”이라고 말했다.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와 한일 관세 역전이라는 이중 악재 속에서도 현대차그룹이 하이브리드와 조지아 공장 증설로 대응하는 것은 현실적 전략”이라면서도 “단기적으로는 판매량과 수익성 모두에서 어려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방위사업청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결정을 앞두고 HD현대중공업에 대한 보안 감점 적용 기간을 갑자기 1년 이상 연장했다. HD현대 측은 정부를 대상으로 이례적으로 날 선 입장문을 내놨다. KDDX 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나온 조치인 만큼, 사업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방위사업청은 30일 정례브리핑에서 HD현대중공업 보안 사고에 대한 보안 감점 적용 기간을 올해 11월에서 내년 12월까지로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보안 감점은 방산업체가 보안 사고를 일으킬 경우 일정 기간 입찰 평가에서 감점받는 제재를 말한다. 이번 보안 감점은 2020년 9월 HD현대중공업 직원 12명이 보안 사고로 적발돼 이 중 9명이 기소된 사건에서 비롯됐다. 기소된 9명 중 8명은 2022년 11월 19일 판결이 확정됐고, 나머지 1명은 2023년 12월 7일 확정됐다. 방위사업청은 지금까지 관련 규정에 따라 “동일 사건에 복수 인원이 관련된 경우 최초 형 확정일부터 3년간 보안 감점을 적용한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실제로 방사청은 최초 형 확정일인 2022년 11월 19일로부터 3년인 2025년 11월 19일까지를 보안 감점 적용 기간이라고 HD현대중공업에 통보한 바 있다. 그런데 방사청은 기존에 동일 사건으로 분류했던 이 사건이 서로 다른 사안이라며 감점 기간을 2026년 12월까지 1년 이상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11월 18일까지는 기존 1.8점의 보안감점이 계속 적용되고, 이후 내년 12월 6일까지는 1.2점의 추가 보안감점이 적용된다. 이 결정이 민감한 이유는 KDDX 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 계약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은 한화오션과 이 사업을 두고 경쟁하고 있으며, 보안 감점 연장은 입찰 평가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HD현대중공업은 이날 입장문에서 “중차대한 시기에 주요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결정을 손바닥 뒤집듯 바꾼 데 대해 방사청은 어떠한 충분한 설명도 제시하지 않았다”며 “이 과정에서 방사청은 당사에 의견 제출 기회를 부여하지 않는 등 마땅히 취해야 할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회사 측은 “이미 공식적으로 모든 처분이 내려져 사안이 종결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KDDX 사업 추진 방식의 결정이 임박한 시점에 이러한 결정이 내려진 배경에 강한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HD현대중공업은 “방사청의 이번 행위는 국가안보의 핵심 중추인 방위산업을 책임지며 묵묵히 헌신해 온 기업에 대한 심각한 신뢰 훼손 행위이며, K-방산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심각한 국익 훼손 행위”라고 했다. 이어 “현재 상황은 공정한 경쟁이 불가능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면서 “강력히 이의를 제기해 재검토를 요청하는 한편,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대한항공은 최근 공식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이 장애인, 고령자 등 정보 취약계층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점을 인정받아 ‘정보통신 접근성(웹 접근성·모바일 접근성) 품질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접근성 인증은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이 장애인, 고령자 등 정보 취약계층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웹 콘텐츠 접근성 기준을 충족했는지 평가하는 제도로 이를 통과하면 품질 마크를 부여받게 된다. 대한항공은 이 평가를 통해 한국디지털접근성진흥원으로부터 공식 인증을 받았다. 대한항공 공식 홈페이지는 2021년부터 웹 접근성 인증을 꾸준히 획득해 왔다. 웹 접근성 인증은 보통 1년 단위로 갱신되며 매년 인증 심사를 통해 기준을 충족하는지 평가받는다. 모바일 앱 ‘대한항공 My’는 국내 항공사 중 최초로 올해 모바일 앱 접근성 인증을 받았다. 이 인증은 전문가 심사와 장애 유형별 사용자 심사를 병행해 두 평가 점수의 평균이 90점 이상일 때 부여된다. 이를 통해 대한항공은 모든 고객이 차별 없이 쉽고 안전하게 디지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음을 공식적으로 입증했다. 대한항공 측은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에서 공식 홈페이지뿐 아니라 모바일 앱까지 접근성 인증을 획득한 것은 모든 고객에게 평등하고 편리한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꾸준한 노력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디지털 선도 기업으로서 앞으로도 온라인 환경에서 고객 편의를 최우선으로 하며 소비자 권익 보호를 빈틈없이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인증 획득으로 대한항공은 장애인과 고령자 등 정보 취약계층도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국내 항공업계의 접근성 개선 기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디지털 기술 발전과 고객 요구 변화에 맞춰 지속해서 시스템을 개선하고 더 다양한 사용자 경험을 포용하려는 방안을 여러모로 모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모든 고객이 디지털 서비스를 쉽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글로벌 철강업계가 수요 부진과 미국발 고율관세, 중국발 저가공세 등 삼중고에 시달리는 가운데 포스코가 ‘기술이 곧 초일류기업의 미래’라는 이념 아래 벤처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기술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포스코는 8월 500억 원 규모의 ‘포스코 기업형벤처캐피탈(CVC) 1호 펀드’를 결성했다고 밝혔다. 이 펀드는 디지털 전환(DX), 에너지 절감, 탄소 저감, 재생에너지 등 포스코의 미래 성장전략과 연계된 핵심기술을 보유한 벤처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포스코는 이 중 20%를 해외 유망 벤처기업에 투자해 글로벌 혁신 생태계와의 연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다각적인 검증 과정을 통해 기술가치, 재무구조, 전략적 합성 등의 요인들을 종합 평가해 미래 혁신기술을 선도할 유망 벤처기업을 체계적으로 발굴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와 투자대상 회사 간에는 연구개발(R&D) 및 실증사업 공동 추진, 투자기업의 제품·기술을 포스코 사업부에 직접 도입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전략적 협력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를 통해 포스코는 투자기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신성장 동력 확보 및 사업 경쟁력 강화를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CVC 결성 이전부터 벤처 친화적 생태계 조성을 위한 다양한 지원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왔다. 2024년 8월 출범한 포스코 벤처지원단은 산학연 협력을 기반으로 광양·전남·포항 지역의 벤처 창업 활성화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석박사급 연구인력 55명으로 운영되는 벤처지원단은 지역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기술 지원을 제공한다. 지난해에는 16개 수혜 기업을 대상으로 스마트팩토리 구축과 로봇자동화 지원 등 총 31건의 기술자문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7월에는 사업신청 접수를 통해서 설비·제어기기, 복합소재, 이차전지 소재 등 첨단 분야의 지역 벤처기업 11개사를 선정해 맞춤형 기술자문을 지원하고 있다. 이 밖에도 ‘동반성장지원단’ ‘스마트화 역량강화’ ‘성과공유제’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운영하면서 벤처기업을 포함한 중소기업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상생협력 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고 포스코 측은 설명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앞으로도 유망 기술을 보유한 지역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저탄소·스마트 제조 프로세스 등 핵심 기술혁신을 주도해나가며 초일류기업으로의 도약을 가속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