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재희

한재희 기자

동아일보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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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산업1부 재계팀 한재희 기자입니다.

hee@donga.com

취재분야

2025-06-16~2025-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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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비디아, 中수출 규제에도 깜짝실적… 데이터센터 매출 73% ‘쑥’

    엔비디아가 미국 정부의 ‘대중국 인공지능(AI) 칩 수출 제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분기 실적을 거뒀다. AI 가속기 수요가 꾸준한 상황인 만큼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의 실적에도 ‘초록불’이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엔비디아는 28일(현지 시간) 2026년 회계연도 1분기(2∼4월) 매출이 전년 대비 69% 늘어난 약 440억6000만 달러(약 60조6000억 원)였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추정치(매출 433억1000만 달러)를 웃돌았다. 조정된 주당 순이익도 0.96달러로 월가 예상치인 0.93달러를 상회했다. 실적이 발표된 후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4% 이상 올랐다. 1분기 엔비디아의 실적을 끌어올린 것은 데이터센터 사업이다.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73% 이상 증가한 391억 달러였다. 엔비디아 전체 매출의 88%에 해당한다. AI의 학습과 추론에 필수적인 엔비디아의 AI 가속기가 각 기업 데이터센터에 공급된 덕이다. 엔비디아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AI 가속기인 블랙웰 칩 수만 개를 탑재하는 등 대형 클라우드 제공 업체들의 수주가 데이터센터 매출의 절반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실적은 미중 갈등으로 중국 수출이 제한된 상황에서 이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달 엔비디아에 기존에 승인된 중국용 H20 프로세서 역시 수출 허가를 받아야 중국에 수출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 이와 관련해 엔비디아는 H20 재고로 45억 달러의 비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발표에 나서 “향후 5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중국 AI 가속기 시장을 잃는 것은 회사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해외 경쟁사들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2분기(5∼7월)에도 매출 450억 달러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증권가 컨센서스(455억∼459억 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다. 중국 시장 수출이 막혔지만 다른 지역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인 블랙웰 시리즈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하는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도 긍정적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엔비디아는 올 하반기(7∼12월) 12단 HBM3E(5세대 HBM)를 탑재한 최신형 AI 반도체 ‘GB300’을 출시할 예정이다. GB300은 GB200보다 HBM 용량이 50% 더 많다. SK하이닉스로부터 더 많은 HBM을 주문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반도체인 ‘루빈’에도 SK하이닉스의 HBM4(6세대 HBM)가 장착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HBM4 샘플을 보내 인증을 받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가 내년 HBM 공급 물량을 협의하고 있다”며 “HBM4 인증이 순조롭게 진행되는지가 SK하이닉스의 내년 공급 물량 규모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5-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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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비디아, 中 수출 제한에도 1분기 실적 예상치 상회…SK하이닉스도 ‘초록불’

    엔비디아가 미국 정부의 ‘대 중국 인공지능(AI)칩 수출 제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거뒀다. 주력 사업인 데이터센터 부문의 성장세가 당분간 가파를 전망이라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에도 ‘초록불’이 켜졌다.엔비디아는 28일(현지시간) 2026년 회계연도 1분기(2~4월) 매출이 전년 대비 69% 늘어난 440억6000만 달러(약 60조6000억 원)였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전문가 추정치(매출 433억1000만 달러)를 웃돈다. 주당 순이익도 0.96달러로 월가 예상치인 0.93달러를 상회했다. 시장 예상보다 좋은 실적이 발표되자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시간 외 거래에서 4% 이상 상승했다.엔비디아가 선전할 수 있었던 것은 데이터센터 사업이 급성장한 덕이다.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73% 이상 증가한 391억 달러였다. 엔비디아 전체 매출의 88%를 차지했다. 엔비디아는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대형 클라우드 제공 업체들이 데이터센터 매출의 절반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MS가 수만 개의 블랙웰 칩을 탑재했다”고 말했다. 또한 게임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42% 늘어난 38억 달러를, 자동차 및 로봇 사업부 매출은 72% 뛴 5억6700만 달러로 집계됐다.엔비디아의 이번 실적은 ‘미중 관세 전쟁’ 상황에서 이뤄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달 엔비디아에 기존에 승인된 중국용 H20 프로세서에 대한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통보했다. 엔비디아는 해당 칩 재고로 45억 달러의 비용이 발생했으며 수출 제한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25억 달러의 추가 매출을 올렸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엔비디아는 수출 제한에 걸리지 않는 중국 수출용 새로운 AI칩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엔비디아는 2분기(5~7월)에도 매출 450억 달러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 내다봤다. 기존 증권가 컨센서스(455억 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다. 중국 시장 수출이 막혔지만 이외 지역에서 엔비디아의 AI 반도체인 블랙웰 시리즈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이다.한편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하는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도 ‘맑음’을 유지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엔비디아는 올 하반기(7~1월) 12단 HBM3E(5세대 HBM)를 탑재한 최신형 AI 반도체 ‘GB300’를 출시할 예정이다. 여기에 SK하이닉스의 HBM 제품이 들어갔다. 또한 차세대 AI 반도체인 ‘루빈’에도 SK하이닉스의 HBM4(6세대 HBM)이 장착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는 엔비디아에 샘플을 제공해 초기 검증을 받는 중이다. 더불어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 사이에 논의중인 내년 HBM 공급량 협의도 조만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5-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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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 경제 기여” 국민 ‘기업 호감도’ 역대 최고

    기업에 대한 국민들의 호감도가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높게 나타났다. 기업들이 국가 경제에 크게 기여하는 데다 사회공헌 활동을 늘리고 있다는 인식이 퍼진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25년 기업호감지수(CFI)’를 조사한 결과 국민의 기업 호감도가 100점 만점에 56.3점이었다고 27일 밝혔다. 해당 조사를 처음 실시한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점수다. 3년 연속 50점을 넘기기도 했다. 기업호감지수는 기업에 대한 국민의 호감도를 지수화한 조사다. 지수가 100점에 가까울수록 호감이 높다는 의미다. 지수가 기준점인 50점을 넘기면 기업에 대해 호감을 가진 이들이 호감이 없는 사람보다 더 많다는 것을 뜻한다. 기업에 호감이 가는 이유에 대해선 ‘국가 경제에 기여’(40.8%)를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일자리 창출’(26.5%), ‘사회적 공헌 활동’(11.8%),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확산’(9.2%) 등이 뒤를 이었다. 반대로 기업에 호감이 가지 않는 이유로는 ‘기업문화 개선 노력 부족’(31.6%)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준법·윤리경영 미흡’(26.3%), ‘상생 경영 부족’(21.1%)이 뒤를 이었다. 기업에 바라는 우선 과제로 경제적 분야에서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39.7%)이, 사회적 분야에선 ‘근로자 복지 향상과 안전한 근로환경’(31.7%)을 가장 많이 꼽았다. 또한 기업이 각종 사회문제 해결에 나서는 것에 대해 ‘사회구성원으로서 필수적이다’라는 응답이 74.0%를 차지했다. ‘기업 본연의 경제적 역할이 우선이다’(26.0%)라는 응답의 2.8배 수준으로 많았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5-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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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경기 전망 3년3개월째 부정적…미·중 갈등 완화 기대에 수치는 반등

    국내 기업의 경기 전망이 3년 3개월 연속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다만 미중 무역 갈등 완화 기대감 등으로 인해 수치가 전월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경제인협회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가 94.7로 집계됐다고 27일 밝혔다. BSI는 기준치인 100보다 높으면 전월과 비교한 경기 전망이 긍정적이고 그보다 낮으면 부정적이라는 의미다. BSI 전망치는 2022년 4월(99.1)부터 매달 기준치에 미치지 못하며 역대 최장기간 부진 기록을 경신 중이다.올해 들어서는 4월(88.0), 5월(85.0) 두 달 연속 하락하다가 이번 조사에서 9.7포인트 반등했다. 2023년 3월(93.5, 10.4포인트 증가) 이후 2년 4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업종별로는 제조업 BSI는 96.0, 비제조업 93.5였다. 제조업의 경우 5월 대비 16.8포인트 급등했다. 2021년 3월(114.0, 19.1포인트 증가) 이후 4년 4개월 만에 최대 폭의 상승이다.반도체가 포함된 ‘전자 및 통신장비’(123.5)는 2010년 3월(126.6) 이후 15년 4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며 제조업 BSI 반등을 주도했다. 한경협은 미국과 중국이 상호관세율을 115% 인하하기로 합의하는 등 통상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한 덕이라고 봤다. 또 관세 영향 회피를 위한 고객사 재고수요 증가, 중국 내수 진작책에 따른 PC·모바일 업체들의 수요 개선 등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5-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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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은 직원 빼가고 美는 고관세… 베트남 진출 韓기업 ‘이중고’

    베트남 하노이 인근에서 사업장을 운영하는 한국 기업 A사는 최근 현장 생산 인력 가운데 10%가량이 갑자기 퇴사했다. 인근 중국 업체들이 올 3월 기습적으로 임금을 올리자 베트남 근로자들이 우르르 옮겨간 것이다.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A사도 최근 중국 기업 수준으로 임금을 맞췄지만, 한번 떠난 인력은 쉽사리 돌아오지 않았다. A사 관계자는 “미국발 10% 보편관세 부과로 힘든데 인력까지 중국 기업에 빼앗기니 버티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달 중순 찾아간 베트남 최대 도시 호찌민 시내에는 삼성전자, HS효성, 신한은행 등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광고판을 쉽사리 찾아볼 수 있었다.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은 크고 작은 업체를 합쳐 모두 1만 곳이 넘는다. 한국의 베트남 대상 누적 외국인직접투자(FDI)는 920억 달러(약 126조 원)에 달한다. 베트남 입장에서는 가장 많은 투자를 한 국가가 한국이다. 하지만 베트남에 생산 기지를 마련한 한국 기업들이 최근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첫 번째 요인은 중국의 공격적인 대베트남 투자다. 김형모 대한상공회의소 베트남사무소장은 “중국 업체들이 한국 회사 공장 정문에 구인광고 전단을 쌓아 놓을 정도로 인력 모집에 적극적”이라며 “베트남은 보통 7월에 임금 협상을 하는데 불시에 임금을 올려 인재를 유치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고태연 주베트남 한국상공인연합회(코참) 회장은 “중국 업체들이 핵심 인력일 경우 한국 업체보다 10∼15% 또는 그 이상, 일반 직원일 경우 4∼5% 임금을 올려 스카우트해 간다”고 말했다.26일 베트남 외국인투자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의 베트남 대상 FDI는 70억5733만 달러였다. 중국(47억3212만 달러)과 홍콩(43억4753만 달러)을 합친 중국계 기업의 베트남 투자는 90억7965만 달러에 달했다. 2020년에는 한국(39억4911만 달러)과 중국계(중국+홍콩·44억5900만 달러)의 투자액이 엇비슷했는데 이제는 격차가 벌어졌다. 중국 기업 TCL의 TV 공장, 비야디(BYD)의 전자부품 공장, BOE의 디스플레이 공장 등이 최근 몇 년 사이 베트남에서 준공했거나 확장 공사를 하고 있다. 현지에서 만난 한 기업인은 “중국 업체들이 싱가포르에 있는 법인을 통해 베트남으로 우회 진출하는 사례도 있어 중국의 실제 베트남 투자 규모는 더 클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업체들이 부쩍 베트남으로 향하는 데는 미중 갈등의 영향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1기 정부가 들어선 2017년 이후부터 중국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이 가속화됐다. 중국산 제품들에 대한 고율의 관세가 부과되기 시작하자 우회 수출처로 베트남을 ‘낙점’한 것이다. 중국 본토의 인건비가 베트남의 2.5∼3배가량에 이르는 점도 중국 기업이 베트남에 공장을 짓는 이유가 됐다. 최근에는 미국의 관세 문제까지 겹쳐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미국이 베트남산 제품에 대해 46% 관세를 부과하려는 계획은 지난달 유보했지만, 10% 보편관세는 이미 적용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베트남 하이퐁에 있던 냉장고 생산 설비의 가동률을 낮추고 해당 물량을 멕시코 몬테레이 공장에서 만들고 있다. LG전자는 공장이 세계 곳곳에 있어서 상황에 따라 생산량을 조절하는 이른바 ‘스윙생산’이 가능하다. 하지만 베트남에 진출한 1만여 곳의 한국 기업 중 90% 이상이 중소·중견기업이라 이렇게 대처하기 어렵다. 정준규 KOTRA 호찌민 무역관장은 “한국 기업들이 임금 인상 이외에 베트남 근로자들을 위한 맞춤 복지제도를 제공해 인재를 붙잡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관세로 인한 수익성 악화는 각종 비용 절감을 추진하며 미국과 베트남 정부의 협상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호찌민=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5-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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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리기판’, 게임 체인저 평가… ‘FC-BGA’는 빅테크 납품 본격화

    인공지능(AI)이 전 산업 영역에서 널리 쓰이면서 반도체 기판에도 첨단 제품 개발 경쟁이 불붙었다. AI로 인해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많아지자 속도가 빠르고 내열성이 강한 ‘유리기판’이나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등의 개발 및 양산이 본격화됐다.● 시제품 생산 잇따르는 유리기판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 LG이노텍, 앱솔릭스 등은 유리기판 시제품 생산에 이미 돌입했거나 조만간 진행할 계획이다. SKC 자회사인 앱솔릭스는 지난해 상반기(1∼6월) 미국 조지아주에 유리기판 양산 공장을 준공한 뒤 지금은 시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올해 안에 양산 준비를 마치는 것이 목표다. 이에 앞서 유리기판의 세부 사양과 관련해 고객사에 제품 인증을 받는 중으로 알려졌다. 이달 6일에는 미국 상무부로부터 반도체법에 따른 생산 보조금 4000만 달러(약 560억 원)를 수령하기도 했다. 삼성전기는 2분기(4∼6월)부터 세종사업장에서 유리기판 파일럿 라인을 가동할 예정이다. 시제품을 생산해 빅테크 업체 대상 고객사 모집에 나설 계획이다. 유리기판 사업에 상대적으로 늦게 뛰어든 LG이노텍은 올해 말쯤 시제품 생산에 나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리기판은 기존 시장의 엄청난 변화를 이끌어낼 ‘게임 체인저’로 불린다. AI 시대를 맞이해 특히 주목받고 있다. 기존에는 플라스틱이 대부분이었던 기판의 소재를 유리로 바꾸면 이점이 많다. 플라스틱 기판은 크기가 커지면 휘어짐 현상이 발생하는데 유리기판은 단단하게 버텨줘 반도체칩과 더 정밀하게 결합할 수 있다. 유리 소재 특성상 플라스틱 대비 열에 강하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또 표면이 매끄럽고 평탄도가 높아 더욱 정밀하고 세밀한 패턴을 그리기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장점 덕에 인텔, AMD, 브로드컴, 엔비디아 등 빅테크들이 유리기판 도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기관인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72억 달러(약 10조 원)였던 글로벌 유리기판 시장은 2034년 103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FC-BGA, 연평균 8.5%씩 성장 FC-BGA는 이미 양산을 시작했다. FC-BGA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LG이노텍은 지난해 12월부터 경북 구미 사업장에서 빅테크들에 납품할 PC용 제품 양산을 시작했다. 올 3월에는 FC-BGA 양산 라인을 확대하는 것을 포함해 구미 공장 생산량 증대에 6000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2022년 부산에서 서버용 FC-BGA를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양산한 삼성전기는 지난해 베트남에서도 양산에 나섰다. 삼성전기는 올해 2분기부터는 AI 가속기용 FC-BGA에서 유의미한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FC-BGA는 반도체 칩을 뒤집어서 장착하는 방식의 기판이다. 뒤집힌 반도체 칩에 열을 가해 기판과 직접 연결한다. 기존에는 평평하게 놓인 반도체 칩을 금속선으로 기판에 연결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됐다. 금속선 없이 직접 연결되는 FC-BGA가 기존 기판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더 빠르다. 밀착해서 연결된 덕에 외부 충격을 잘 견디고, 발열의 전달과 방출이 모두 빠르다. 시장조사기관 데이터인텔로에 따르면 2023년 35억 달러였던 글로벌 FC-BGA 시장은 2032년 72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간 연평균 성장률은 8.5%다. 부품 업계 관계자는 “AI로 인해 글로벌 데이터센터의 처리량이 크게 늘면서 유리기판과 FC-BGA가 주목받고 있다”며 “다만 수율이 제대로 나오지 않거나 기판 가격이 비싼 것 등은 향후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5-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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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하원 ‘전기차 보조금 내년 종료’ 감세법안 통과

    미국 하원에서 전기차 보조금 지급 종료 시한을 6년 앞당기는 법안이 통과됐다. 이로 인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장기화할 수 있어 전기차와 배터리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감세 공약 실현을 위한 세제 법안이 22일(현지 시간) 미국 하원에서 통과됐다. 상원을 통과한 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하면 최종 확정된다. 이번 법안이 실제로 시행되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전기차 구매 혜택이 줄어든다. IRA에서는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는 전기차 구매자에게 2032년까지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를 주고 있는데 종료 시점을 2026년 말로 앞당겼기 때문이다. 전기차 및 배터리 업체들은 캐즘 장기화를 우려한다. 보조금이 있을 때도 비싼 전기차 가격과 부족한 충전 인프라 때문에 전기차 수요가 둔화했는데 이런 현상이 더 심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폐지 시점이 기존 2032년에서 1년만 앞당겨지는 것은 다행이라는 반응이 배터리 업계에서 나왔다. 당초 폐지 시점이 2028년으로 대폭 당겨질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있었는데 선방했다는 분위기다. 신재생에너지 업체들에는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이번 법안에 청정에너지 분야의 세액공제를 대폭 축소하는 내용이 담겼기 때문이다. 친환경 에너지 발전사들에 대한 세제 혜택이 조기 종료되면 배터리 업체와 마찬가지로 태양광 패널이나 풍력발전 기기 업체들의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 이로 인해 태양광 업체 한화솔루션과 OCI홀딩스의 주가는 전날 대비 각각 11.41%, 3.55% 내려앉았다. 풍력 업체인 씨에스윈드 주가도 12.86% 하락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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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감세법 확정땐…전기차 세제혜택 끝나 ‘캐즘 장기화’

    미국 하원에서 전기차 보조금 지급 종료 시한을 6년 앞당기는 법안이 통과됐다. 애초에는 2032년까지 최대 7500달러의 세제 혜택을 주던 것이 2026년에 종료되는 내용이 담겼다. 이로 인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장기화할 수 있어 전기차와 배터리 업계에서는 법안이 상원에서 최종 확정될지 주시하고 있다.●전기차 7500달러 혜택 올해 끝날 수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감세 공약 실현을 위한 세제 법안이 22일(현지 시간) 미국 하원에서 한 표 차이(찬성 215표, 반대 214표)로 간신히 통과했다. 미국 공화당 주도로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시행했던 ‘전기차 지원책’ 지우기에 나선 것이다. 상원을 통과한 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하면 최종 확정된다.이번 법안이 실제 시행되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전기차 구매 혜택이 줄어든다. IRA에서는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는 전기차 구매자에 2032년까지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를 주고 있는데 종료 시점을 2026년 말로 앞당겼기 때문이다. 2026년에는 최근 16년간 미국에서 판매된 전기차가 20만 대를 넘지 않는 업체만 세제 혜택 대상이다. 사실상 주요 전기차 업체 대상 세제 혜택은 올해로 끝나는 것이다.전기차 업체들은 캐즘 장기화를 우려한다. 보조금이 있을 때도 비싼 전기차 가격과 부족한 충전 인프라 때문에 전기차 수요가 둔화했는데 이런 현상이 더 심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이외에도 내연기관 제품군이 다양해 당장 피해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모든 전기차 업체가 동등하게 세제혜택이 축소된다면 현대차·기아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전기차만 판매하는 업체들의 타격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배터리 업체들도 긴장하고 있다. 보조금 폐지로 전방산업인 전기차 수요 둔화가 장기화하면 그 여파가 배터리 업체에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폐지 시점이 기존 2032년에서 1년만 앞당겨지는 것은 배터리 업계에서 안도하고 있다. 당초 폐지 시점이 2028년으로 대폭 당겨질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있었는데 선방했다는 분위기다. 배터리 셀과 모듈 생산에 따른 AMPC 보조금 액수도 현행과 같이 유지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일정 부분 걷혔다는 측면도 긍정적인 요소”라고 말했다. 이번 법안에 따라 중국 배터리 업체의 미국 시장 장벽이 높아진 것도 한국 배터리 업계의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게 하는 부분이다.●신재생에너지 업체 주가 일제히 하락신재생에너지 업체들에는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이번 법안에 청정에너지 분야의 세액공제를 대폭 축소하는 내용이 담겼기 때문이다. 친환경 에너지 발전사들에 대한 세제혜택이 조기 종료되면 배터리 업체와 마찬가지로 태양광 패널이나 풍력발전 기기 업체들의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 이로 인해 태양광 업체 한화솔루션과 OCI홀딩스의 주가는 전날 대비 각각 11.41%, 3.55% 내려 앉았다. 풍력 업체인 씨에스윈드도 주가도 12.86% 하락했다. 신재생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아직 상원에서의 표결도 남아 있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상황을 주시하며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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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의 가장 얇은 폰 ‘갤럭시 S25 엣지’ 출시…149만~163만 원

    삼성전자의 가장 얇은 스마트폰 ‘갤럭시 S25 엣지’가 23일 국내 시장에 출시됐다.갤럭시 S25 엣지는 역대 갤럭시S 시리즈 중 가장 얇은 두께인 5.8㎜와 163g의 무게를 지니면서도 내구성이 견고한 것이 특징이다. 전면 디스플레이에 신규 모바일용 글라스 세라믹인 ‘코닝 고릴라 글라스 세라믹 2’가 적용돼 일상 속 충격과 스크래치 등을 잘 견뎌낸다.카메라 성능은 삼성전자의 고성능 모델 ‘갤럭시S25 울트라’ 급으로 탑재됐다. 2억 화소의 초고해상도 광각 카메라와 1200만 화소의 초광각 렌즈로 넓은 프레임을 한 번에 촬영할 수 있다. 접사 촬영을 위한 자동 초점(AF) 기능과 전면 로그 비디오 기능도 처음 탑재됐다.오디오 지우개, 스케치 변환 등 기존 S25 시리즈의 갤럭시 인공지능(AI) 기반 편집 기능도 동일하게 지원한다. 칩셋은 갤럭시 S25 시리즈와 동일하게 갤럭시 전용 칩셋 중 가장 강력한 ‘갤럭시용 스냅드래곤 8 엘리트’가 채택됐다. 삼성전자는 이달 14∼20일 삼성닷컴에서 진행한 갤럭시 S25 엣지 국내 사전 판매에서 구매자 절반 이상이 10∼30대였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가 사전 예약자를 분석한 결과 색상 선호도는 티타늄 아이스블루(39.9%), 티타늄 실버(31.5%), 티타늄 제트블랙(28.6%) 순서였다. 저장 용량 256GB 모델의 판매가는 149만6000원, 512GB 모델은 163만9000원이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5-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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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젠슨 황 “美의 반도체 中 수출규제는 잘못”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1일 자사의 인공지능(AI) 가속기의 중국 수출 규제와 관련해 “지금 (미국 정부의) 정책 방향은 잘못됐다”며 “수출 통제는 실패”라고 비판했다. 아시아 최대 정보기술(IT) 박람회인 컴퓨텍스 참석차 대만을 방문한 황 CEO는 이날 타이베이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미디어 질의응답’ 행사에서 “우리는 수출 규제로 H20 제품을 중국에 출하할 수 없게 됐고, 그 결과 수십억 달러의 재고를 전액 손실 처리해야 했다”며 “이는 일부 반도체 회사의 매출 전체에 맞먹는 규모”라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그동안 미국 정부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중국 맞춤형 칩을 설계해 수출해 왔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지난달 엔비디아의 저사양 인공지능 가속기인 H20 중국 수출까지 규제했다. 엔비디아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를 통해 중국용 H20의 재고와 구매 약정 등과 관련해 최대 55억 달러(약 7조6000억 원)의 비용이 1분기(1∼3월)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황 CEO는 “엔비디아는 4년 전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시작될 무렵 중국 AI 칩 시장의 95%를 점유하고 있었으나 지금은 50%로 줄었다”며 “사양이 낮은 제품만 팔 수 있어 평균판매단가(ASP)가 떨어져 그만큼 수익도 많이 잃었다”고 말했다. 황 CEO는 대중 규제가 오히려 중국의 ‘기술 자립’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미국이 AI 확산 속도를 최대한 끌어올리지 않으면 경쟁자(중국)가 따라올 것”이라며 “중국 화웨이는 빠르게 혁신하고 있으며 그들은 엔비디아가 중국에 돌아오지 않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5-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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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 10명중 6명 “물가안정, 민생 최우선 과제”

    국민 10명 중 6명은 물가 안정을 최우선 민생 과제로 꼽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최근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대응이 필요한 민생 회복 과제에 대해 조사한 결과 ‘물가 안정’이라는 답변이 60.9%로 가장 많았다고 20일 밝혔다. 한경협은 최근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2%대 초반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지만 누적 기준으로 보면 고물가가 장기화하고 있어 이 같은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분석했다. 물가 안정 이외에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17.6%), ‘주거 안정’(9.5%), ‘지역경제 활성화’(7.8%), ‘취약계층 지원 강화’(3.8%) 등이 주요 민생 과제로 꼽혔다. 물가 안정을 위해 정부가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는 ‘농축산물·생필품 가격 안정’(35.9%)을 꼽는 이가 가장 많았다. 이어 ‘공공요금 부담 경감’(21.8%), ‘환율 변동성 완화 및 수입 물가 안정’(17.2%), ‘세금 부담 완화 및 생활비 지원 강화’(17.1%) 등이 꼽혔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고물가와 경기침체 장기화로 국민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농산물 수입처 다변화와 유통 구조 개선에 나서는 한편 민간 일자리 창출 여력을 늘려 가계의 소득 창출 능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5-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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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생과제 1순위는… 국민 10명 중 6명 “물가 안정”

    국민 10명 중 6명은 물가 안정이 최우선 민생 과제라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경제인협회는 최근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민생 과제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 60.9%가 물가 안정을 꼽았다고 20일 밝혔다. 그 뒤로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17.6%), 주거 안정(9.5%), 지역경제 활성화(7.8%), 취약계층 지원 강화(3.8%) 등의 순서로 응답이 많았다.한경협은 최근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지만 고물가 추세가 누적되면서 체감 물가가 여전히 높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2016년(95.78)에서 2020년(100)까지 4.4% 상승했고, 2020년부터 올해 4월(116.38)까지는 16.4% 올랐다.물가 안정을 위해 정부가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는 농축산물·생필품 가격 안정(35.9%)이 가장 많은 응답을 받았다. 이어 공공요금 부담 경감(21.8%), 환율 변동성 완화·수입 물가 안정(17.2%), 세금 부담 완화·생활비 지원 강화(17.1%), 에너지·원자재 가격 안정(7.8%) 등의 순서였다.2순위 과제인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필요한 정책으로 청년·여성·고령층 맞춤형 고용 지원 강화(31.9%), 첨단산업·신성장 동력 분야 일자리 창출(21.0%), 노동시장 개혁·근로환경 개선(20.6%) 등이 순서대로 꼽혔다. 주거 안정 정책 과제로는 주택공급 확대·부동산 시장 안정(36.3%)이 가장 많았고, 전월세 가격 안정·세입자 보호 강화(27.4%), 주거 취약계층 지원 확대(16.1%) 등이 뒤를 이었다.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고물가와 경기침체 장기화로 국민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농산물 수입선 다변화, 유통구조 개선 등에 노력하고 민간의 일자리 창출 여력 확충으로 가계의 소득 창출 능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5-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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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트남 망망대해 높이 105m ‘빅윙’… 20만 가구 1년 치 전력 ‘풍력 생산’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남쪽으로 130km 거리인 띠엔장성 벤짜우 선착장. 여기서 배를 타고 30분을 이동하니 망망대해에 해상 105m 높이로 솟은 풍력터빈이 나타났다. 10m 높이의 사다리를 올라 풍력터빈을 위해 만든 작은 섬에 오르니 지름 150m에 달하는 거대한 풍력 발전기의 날개가 ‘휘힉’ 소리를 내며 빠르게 돌고 있었다. 이와 같은 흰색 풍력 터빈 36기가 축구장 25개 면적(25만 m2 규모)에 500m 간격으로 세워져 지평선을 빼곡히 채우고 있었다. 13일 찾아간 이곳은 SK이노베이션 E&S가 보유한 떤푸동 해상풍력 발전 단지다. SK E&S의 전 세계 재생에너지 사업장 중 최대 규모인 이곳은 지난해 기준 연간 443GWh(기가와트시)의 전기를 풍력 발전으로만 만들었다. 베트남에선 20만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매출은 지난해 기준 연간 500억 원이 발생했다. SK이노베이션 E&S는 투자 지분에 따라 떤푸동 해상풍력 발전 단지에서 발생하는 순이익의 45%를 가져오고 있다. SK이노베이션 E&S는 베트남에서 재생에너지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22년 150MW(메가와트) 규모의 떤푸동 해상풍력 프로젝트, 2020년 닌투언 지역의 131MW 규모 태양광 설비 등에 투자했다. 1억 명의 내수 시장을 가진 데다 연간 7%씩 경제가 성장하는 베트남을 글로벌 재생에너지 사업의 전초 기지로 주목한 것이다. 베트남은 국토가 위아래로 길어 해안선 길이가 3200km가 넘는다. 이 해안선을 따라 풍력발전을 운영하기에 유리하다. 여기에 겨울에는 북동 계절풍, 여름에는 남서 계절풍이 강하게 불어 계절과 상관없이 풍력 발전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다. 태양광 발전 효율 역시 위도가 높은 한국과 비교해 10∼15%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정부는 이러한 환경 조건을 앞세워 전체 전력 생산량 중 재생에너지 비중을 2030년 최대 36%, 2050년 최대 7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함께 떤푸동 해상풍력단지 현장을 찾은 권기혁 SK이노베이션 E&S 베트남 대표사무소장은 “현재 해상 풍속은 초속 약 7m 정도이고 연평균 풍속은 초속 약 6∼8m 수준”이라며 “이 지역은 육지에서 가까운 근해(近海)에 해당하지만 한국의 원해(遠海)와 비슷한 수준인 약 34%의 이용률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이용률이 높다는 것은 바람이 충분히 강하게 불어 해상 풍력 발전 효율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근해에서 풍력 발전 사업을 진행하면 원해에 비해 건설 및 관리 비용이 적게 들어 사업성이 높아진다. SK이노베이션 E&S는 기업에 재생에너지를 공급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 글로벌 기업과 재생에너지 공급을 위한 전력구매계약(PPA)을 협의 중이다. 베트남 정부의 현지 진출 기업에 대한 RE100(재생에너지 사용 100%) 이행 압박이 거센 것이 사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권 소장은 “SK이노베이션 E&S가 올해 내에 PPA 성공 사례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E&S는 베트남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글로벌 재생에너지 사업 확장을 본격화하겠다고 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보유한 약 1GW(기가와트) 규모의 해외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2030년까지 2배 이상으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띠엔장=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5-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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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 “베트남 풍력발전 연매출 500억원…20만 가구가 1년 사용”

    베트남 호치민시에서 남쪽으로 130㎞ 거리인 티엔장성 벤짜우 선착장. 여기서 배를 타고 30분을 이동하니 망망대해에 해상 105m 높이로 솟은 풍력터빈이 나타났다. 10m의 높이 사다리를 올라 풍력터빈을 위해 만든 작은 섬에 오르니 지름 150m에 달하는 거대한 풍력터빈의 날개가 ‘휘힉’ 소리를 내며 5~7초 마다 한 바퀴씩 돌고 있었다. 이와 같은 흰색 풍력 터빈 36기는 축구장 25개 면적(25만㎡ 규모)에 500m 간격으로 세워져 수평선을 수놓고 있었다.13일 찾아간 이곳은 SK이노베이션 E&S가 보유한 전 세계 재생에너지 사업장 중 최대 규모인 탄푸동 해상풍력 발전 단지다. 지난해 기준 연간 443GWh(기가와트시)의 전기를 풍력 발전으로만 만들었다. 베트남 기준으로 약 20만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매출은 연간 500억 원씩 발생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E&S는 투자 지분율에 따라 탄푸동 해상풍력 발전 단지에서 발생하는 순이익의 45%를 가져오고 있다.SK이노베이션 E&S이 베트남에서 재생에너지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22년에 150MW(메가와트) 규모의 탄푸동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2020년에는 닌 투언 지역에 131㎿ 규모의 태양광 설비를 투자했다. 1억 명의 내수 시장을 지닌 데다 연간 7%씩 경제가 성장하는 베트남을 글로벌 재생에너지 사업의 전초 기지로 주목한 것이다.베트남은 국토가 위아래로 길다. 3200㎞가 넘는 해안선에서 풍력발전을 진행하기 유리하다. 베트남은 겨울에 북동 계절풍, 여름에는 남서 계절풍이 강하게 불어 계절과 상관없이 풍력 발전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다. 위도가 낮아서 태양광 발전 효율도 한국보다 10~15% 유리하다. 베트남 정부는 전체 전력 생산량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을 2030년 최대 36%, 2050년 75%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현장을 함께 찾은 권기혁 SK이노베이션 E&S 베트남 대표사무소장은 “현재 풍속은 초속 약 7m 정도이고 연 평균 풍속은 초속 약 6∼8m”라며 “이 지역은 근해(近海)임에도 한국의 원해(遠海)와 비슷한 수준인 약 34%의 이용률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용률이 높다는 것은 바람이 충분히 강하게 불어 풍력 발전 효율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근해에서 풍력 발전을 하면 원해에 비해 건설 및 관리 비용이 적어 사업성이 높아진다. SK이노베이션 E&S는 베트남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에 재생에너지 공급을 위한 전력구매계약(PPA)도 협의중이다. 베트남 정부가 현지 진출 기업에 대한 RE100(재생에너지 사용 100%) 이행 압박이 거센 것이 사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권 소장은 “SK이노베이션 E&S가 올해 내로 PPA의 성공 사례를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SK이노베이션 E&S는 베트남에서 쌓은 경험과 역량을 토대로 글로벌 재생에너지 사업 확장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회사는 현재 보유한 약 1GW(기가와트) 규모의 해외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2030년 2배 이상으로 키울 방침이라고 밝혔다.티엔장=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5-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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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황속 미래 대비’ K배터리 3사 차입금 급증… 가동률은 최저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의 차입금이 올해 1분기(1∼3월)에만 7조 원 넘게 늘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도 공격적으로 투자를 이어간 탓이다. 그럼에도 1분기 설비 가동률은 역대 최저 수준을 보이며 긴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18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배터리 3사의 차입금 합계는 49조6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42조5000억 원)보다 7조1000억 원(16.7%) 늘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차입금은 17조6126억 원, 삼성SDI는 11조6155억 원, SK온은 20조3907억 원이다. SK온은 지난해 말 대비 올해 1분기 차입금이 4조7910억 원 증가했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가장 많이 늘었다. 미국 에너지부의 저금리 대출 지원 프로그램인 ‘첨단기술차량제조’ 프로그램을 통한 대여금이 6조3304억 원 증가한 탓으로 분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분기에 1조6000억 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차입금이 2조2220억 원 늘었다. 삼성SDI의 경우 차입금 증가 폭이 377억 원으로 가장 작았다. 차입금에는 포함되지 않는 유상증자를 통해 2조 원 규모 조달에 나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렇듯 배터리 업계가 공격적 투자를 이어가는 건 캐즘 이후 전기차가 본격적으로 대중화되는 ‘슈퍼 사이클’ 국면에서 경쟁사에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배터리 3사가 빚을 내가며 버티고 있지만 설비 가동률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1분기 설비 가동률은 51%로 지난해 대비 7%포인트 떨어졌다. 삼성SDI도 지난해 58%에서 올해 1분기에는 32%로 급락했다. SK온은 지난해와 올해 1분기 모두 가동률이 44%를 유지했다. 이런 와중에 최근 미국 하원 세입위원장인 제이슨 스미스 의원(공화당)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 폐지법 법안을 발의하면서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전기차 구매 시 최대 7500달러를 공제해 주던 세제 혜택이 내년에 끝난다. 이로 인해 캐즘이 장기화할 경우 차입금을 늘려온 배터리 업계에 타격이 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그럼에도 배터리 업계에서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7∼12월) 실적이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 3월 미국 조지아주에서 준공한 현대자동차그룹의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본격적으로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 배터리를 납품하는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일각에선 전기차 캐즘이 내년부터 해소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장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흑자 전환을 하고 내년에는 영업이익이 117% 늘어나고 삼성SDI는 올해는 적자지만 내년에는 흑자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어려운 시기지만 호재도 있기 때문에 올해 배터리 업계는 상저하고 형태를 보이며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5-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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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한재희]주 4.5일제 거론할 만큼 한국 경제 기초 체력 있나

    최근 한 대기업 임원에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모두 도입하겠다고 밝힌 주 4.5일 근무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쓴웃음뿐이었다. 그제야 아차 싶었다. 그 임원은 회사가 비상 경영에 들어가는 바람에 주말에도 하루 출근하는 주 6일 근무를 하고 있었다. 한쪽에선 대선 공약으로 주 4.5일제가 거론되고, 다른 한쪽에서는 기업 임원들이 주말까지 반납하는 게 우리 현실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전쟁’과 경기 침체에 따른 실적 악화로 한국 기업들은 수출과 내수 시장 모두에서 빨간불이 켜졌다. 삼성을 필두로 지난해부터 SK, 롯데, HD현대 등의 대기업 계열사에서는 임원들이 비상한 각오를 다지며 주말에 출근하고 있다. 물론 오래 일한다고 반드시 성과가 나는 것은 아니다. 또 임원과 직원들은 근로 계약이 달라 근무 시간을 비교하는 것도 무리다. 하지만 주 4.5일제든, 주 4일제든 노동시간 단축을 거론하기 전에 우리 경제가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근무일이 줄어들면 그 노동력을 적재적소에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는 주 52시간 근로제로 묶여 탄력적인 집중 근무가 어렵다. 반도체 등 특례업종은 최대 주 12시간을 초과해 연장근로를 할 수 있는 예외가 있지만 6개월 단기인 데다 근로자 동의와 고용노동부 인가를 받아야 한다. 경직된 근로시간 제도는 수출 물량이 갑자기 증가해도, 비상 경영을 해야 할 위기 상황에서도 기업들이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렵게 한다. 경제 5단체가 대선을 앞두고 특별연장근로 인가 제도의 범위를 더 폭넓게 개선해 달라고 정치권에 요청한 것도 이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주 4.5일제가 포퓰리즘 공약이라는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시행의 전제 조건으로 노동 개혁도 함께 이야기해야 한다. 5일 걸리던 일을 4.5일에 끝내려면 지금보다 더 효율적으로 집중해서 근무해야 한다. 주 4.5일제를 하면 푹 쉬다가 나와 오히려 생산성이 높아질 것이란 찬성 주장도 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33위에 그친 한국의 노동생산성을 고려하면 시기상조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연공서열에 근거한 급여체계도 눈에 띄는 성과를 낸 이에게 그에 상응하는 임금 인상과 성과금을 주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주 4.5일제는 지금처럼 일하면서 노동시간을 줄이는 게 아니라 더 압축적이고 집중적으로 일해야 한다는 뜻이다. 현재 한국의 노사 문화와 업무 처리 방식에서 이런 변화가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 먼저 냉정하게 진단해야 한다.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로 향하는 상황에서 노동시간을 늘려 실적을 채우는 식의 노동집약적 경제구조를 가져갈 수 없다. 이런 문제의식에는 산업계든, 노동계든 이견이 없다. 하지만 기초체력이 부족한 환자를 억지로 수술대에 올릴 수는 없다. 포스코는 선제적으로 주 4.5일제를 도입했지만 철강업 불황으로 고전하다가 지난해 임원과 팀장에 대해 주 5일제로 복귀했다. 표만 의식해 주 4.5일제를 강행했다가 국가 전체가 포스코처럼 백스텝을 밟을 수는 없다. 설익은 공약으로 표심을 자극하기보다 후진적인 노사 관행을 개혁해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을 탄탄히 할 대통령이 우리에겐 더 필요하다.한재희 산업1부 기자 hee@donga.com}

    • 2025-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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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어스온, 베트남서 원유 잭팟… 10% 확률 뚫고 3연속 개발성공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차로 2시간 거리(약 70㎞)인 해안 도시 붕따우의 ‘PTSC M&C’ 야드. 12일(현지 시간) 이곳에선 바다에서 원유를 뽑아 올릴 때 현장 기지 역할을 하게 되는 플랫폼 하단 구조물 ‘자켓’ 제작이 한창이었다. 30도를 웃도는 더운 날씨에도 작업자들이 주요 뼈대를 용접하고 있었다. 현재 공정은 약 70%. 10월이 되면 높이 60m, 무게 8000t에 달하는 자켓을 바지선에 싣고 작업장에서 120㎞ 떨어진 해상의 ‘황금 낙타’ 구조(構造)에 설치한다. 내년 말 플랫폼 상단까지 완공하면 황금 낙타 구조에서 하루 최대 2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수 있다.● 27년 투자에 잇따른 원유 개발SK이노베이션의 자원개발 자회사 SK어스온이 최근 베트남 자원개발 사업에서 잇따라 성과를 내고 있다. 통상 원유 탐사가 최종 생산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10% 남짓이지만, SK어스온은 2023년 이후 탐사정 3곳을 뚫어 3곳 모두 탐사에 성공했다. SK어스온은 올 1월 베트남 남동부 해상 ‘황금 바다사자’ 구조에서 탐사정 시추로 하루 1만 배럴 규모의 원유 시험 생산에 성공했다. 현지 석유업계는 이곳에 최소 1억7000만 배럴(한국 연간 소비량의 18% 규모) 이상의 석유가 묻혀 있다고 평가했다. 올 4월에는 인근 해역의 ‘붉은 낙타’ 구조에서 하루 2500배럴 규모의 원유 시험 생산에 성공했다. 아직 추가 탐사가 필요하지만 경제성 있는 원유를 생산할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다음 달 10일에는 ‘붉은 하마’ 구조에서 석유 탐사 시추에 나선다. 한국 기업이 베트남 원유 탐사에서 연이어 성과를 내는 이유로는 현지 광구 분석에 충분한 노하우를 쌓은 점이 꼽힌다. SK어스온은 1998년 베트남에 진출해 27년 동안 투자해 왔다. 원유와 가스를 포함해 44억 배럴의 자원이 매장된 동남아 최대 산유국 베트남의 가치를 알아보고 일찍부터 공을 들인 것이다. 진출 역사가 길다 보니 베트남 내 원유 사업을 주관하는 국영기업 페트로베트남(PVN)과의 관계도 좋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올 2월 하노이에서 베트남 권력 서열 1위인 또럼 당서기장과 만난 것도 에너지 사업 협력 강화를 위해서였다. 최정원 SK어스온 호치민 지사장은 “일찍 진출해 경험을 쌓은 덕에 어떤 지층을 어떻게 개발하면 된다는 노하우가 쌓인 상태”라며 “초기에는 베트남에서 SK를 모르는 이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먼저 사업 제안을 하는 현지 기업이 많다”고 전했다.● 말레이시아 등 인접 국가도 진출 베트남에서 ‘성공의 맛’을 본 SK어스온은 다른 동남아 국가로 석유 시추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지난해 케타푸 광구 운영권을 확보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지난해 2개 광구를 낙찰받아 정부와 세부 사항을 조율하고 있다. SK어스온 관계자는 “이미 석유를 생산 중인 베트남 광구 인근에서 연계 개발을 진행하면 플랫폼 설비를 조금만 마련해도 생산에 나설 수 있어 수익성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노정용 SK어스온 동남아사업실장(부사장)은 “SK어스온은 지금까지 페루(매일 4만4000배럴 생산)에서 원유 생산을 가장 많이 해 왔다”며 “앞으로는 베트남,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의 생산을 늘려 페루 수준의 ‘캐시카우’(수익 창출원)로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붕따우=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5-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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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 베트남 석유 탐사 또 성공…‘10% 확률’ 세 번 뚫었다

    12일 베트남 호치민에서 차로 2시간 거리(약 70㎞)인 해안 도시인 붕따우의 PTSC M&C 야드. 바다에서 원유을 뽑아 올릴 때 현장 기지 역할을 하는 플랫폼의 하단 구조물 ‘자켓’ 제작이 한창이었다. 30도를 웃도는 더운 날씨에도 작업자들이 자켓에 달라붙어 주요 뼈대를 용접하고 있었다. 현재 공정률은 70%. 올 10월에는 높이 60m에 무게가 8000t에 달하는 자켓을 바지선에 싣고 작업장에서 약 120㎞ 떨어진 해상의 ‘황금 낙타 구조(構造)’에 실제 설치할 계획이다. 추후 내년 말 플랫폼 상단까지 완성하면 SK어스온의 두 번째 베트남 원유 생산 구조가 탄생한다.SK이노베이션의 자원개발 자회사인 SK어스온이 최근 베트남 지역 자원 개발 사업에서 연쇄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보통 탐사정에서 시추해 최종 성공까지 가는 비율이 10%에 불과한데 SK어스온에서는 2023년부터 탐사정 3곳을 뚫어 계속 성공한 것이다.SK어스온은 4000억 원의 총 사업비 중 1000억 원을 투입해 지난해 10월부터 플랫폼 제작을 진행 중이다. 이것이 설치될 황금 낙타 구조에서는 내년 말부터 하루 최대 생산량 2만 배럴의 원유가 생산된다. 투자 지분을 고려하면 그 중 25%가 SK어스온의 몫으로 떨어된다. SK어스온이 2003년부터 생산한 15-1 광구에서 매일 3500배럴씩 원유가 나오는데 내년에는 황금 낙타 구조까지 합쳐 최대 8500배럴로 늘어난다.SK어스온은 올 1월에도 베트남 남동부 해상 ‘황금 바다사자 구조’에서 탐사정 시추를 통해 일일 1만 배럴 규모의 원유 시험 생산에 성공했다. 현지 석유업계에서는 이곳에 최소 1억7000만 배럴(한국 연간 소비량의 18% 규모) 이상의 석유가 묻혀있다고 평가했다. 올 4월에는 인근 해역의 ‘붉은 낙타 구조’에서 하루 2500배럴 규모의 원유 시험 생산에 성공했다. 추가 탐사가 필요하지만 이곳에서 경제성 있게 원유를 생산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또한 다음 달 10일에는 ‘붉은 하마 구조’에서 석유 탐사 시추에 나선다.베트남에서 성과가 나는 것은 현지 광구 지형 분석에 대한 노하우가 쌓인 덕이다. SK어스온이 1998년에 일찍이 베트남에 진출해 27년간 투자해온 것이 이제 꽃을 피우고 있다. 베트남은 예멘(1984년)과 페루(1996년)에 이어 SK어스온이 해외 석유 개발 초창기부터 진입한 곳이다. 원유와 가스를 포함해 44억 배럴의 자원이 매장된 동남아 최대의 산유국 베트남의 가치를 알아보고 일찍부터 공을 들인 것이다.업력이 오래되다 보니 베트남 내 원유 사업을 주관하는 국영기업인 페트로베트남(PVN)과의 관계도 좋다. 사업 성과가 훌륭한 SK어스온으로부터 추가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적극적이다. 베트남 권력 서열 1위인 또럼 당서기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올 2월 하노이에서 만난 것도 에너지 사업 협력 강화를 위해서였다.최정원 SK어스온 호치민 지사장은 “일찍 진출한 경험 덕에 이런 지층 지역에서는 이렇게 해야 한다는 노하우가 쌓였다”며 “초기에는 베트남에서 SK를 모르는 이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먼저 사업 제안을 하는 기업들이 많다”고 말했다.베트남에서 ‘성공의 맛’을 본 SK어스온은 동남아 여타 지역으로 석유 사업을 확대하고 나섰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지난해 케타푸 광구 운영권을 확보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지난해 2개 광구를 낙찰받아 정부와 세부 사항을 조율하고 있다. 다만 유가 하락 기조로 인한 수익성 악화 우려는 SK어스온이 대비해야 할 부분이다.SK어스온 관계자는 “이미 석유를 생산 중인 베트남 광구 인근에서 연계 개발을 진행하면 플랫폼 설비를 작게만 마련해도 돼 수익성도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노정용 SK어스온 동남아사업실장(부사장)은 “SK어스온은 지금까지 페루(매일 4만4000배럴 생산)에서 원유 생산이 가장 많았다”며 “앞으로는 베트남,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서도 생산을 늘려 페루 수준의 캐시카우로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붕따우=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5-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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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5단체 만난 이재명 “정년연장-주4.5일 계엄처럼 하진 않을것”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8일 자신이 공약으로 내세운 정년 연장과 주 4.5일제 시행에 대해 “갑자기 시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도 “집을 사겠다는 것을 굳이 세금을 때려서 억누르지 말자”고 했다. 전날 공직선거법 파기환송심 첫 공판이 대선 뒤로 미뤄진 이후 첫 일정인 경제 행보에서 이 후보가 중도층 외연 확장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李 “정년 연장, 주 4.5일제 충분히 대화할 것”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 5단체 간담회에 참석해 “정년 연장이나 주 4.5일제를 제가 갑자기 긴급 재정명령으로 확 시행할까 걱정하느냐”며 “누군가가 일방적으로 정해선 안 되고 충분한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정년 연장 대신) 퇴직 후 재고용 등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주 4.5일제는 노사 선택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한 것의 대답으로 ‘대화 후 추진’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우리 사회가 점진적으로 가야 한다. 계엄 선포하듯 그렇게 할 것처럼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대한상의와 경총, 한국경제인협회,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의 단체장을 비롯해 기업인 3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후보는 이날 규제 완화 목소리도 냈다. 그는 “국가도 이제는 기업가형 국가로 변모해야 한다”며 “과거처럼 자꾸 규제나 하고 특정 지역이나 기업에 자원을 몰아주는 방식으로는 대한민국 경제가 지속 성장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미국발 관세 전쟁의 해법과 관련해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님의 생각이 어쩌면 저하고 그렇게 똑같냐”며 적극 동의하기도 했다. 앞서 최 회장은 “훨씬 이코노미(경제 규모)가 큰 곳에서 룰(규칙)을 만들었는데 이를 수용해야 하는 상황이 우리를 괴롭게 만든다”며 “가까운 이웃인 일본과의 경제 연대 모색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 후보는 “모든 국가가 겪는 어려움이기 때문에 이해관계가 비슷한 인근 국가, 예를 들면 일본 등과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 후보는 중소기업 상속 완화와 관련해선 “가업 상속 특례가 현재 매출 5000억 원까지 상당히 완화돼 있다”면서 “늘린 것이 얼마 되지 않았는데 또 늘리기는 국민이 수용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며 반대했다. 주 52시간 예외 적용 확대 역시 “양쪽 얘기를 들어봤는데 별 차이가 없다”며 “기존 제도를 늘리는 게 더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재계 관계자는 “이 후보가 중도층을 의식해서인지 기업인들의 조언을 열린 자세로 듣겠다는 태도가 느껴졌다”면서도 “다만 이 후보가 상법 개정안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를 취했다가 말을 바꾼 ‘전례’가 있어 이번에도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5개 경제단체는 이날 이 후보에게 4대 경제·산업 분야에서 인공지능(AI) 투자, 상법 개정안 입법 우려, 상속세 개편 등 100개 정책을 담은 제언집을 전달했다.● “부동산 투자 막을 길 없어” 이 후보는 이날 오후에는 민주당이 주관한 ‘경제 유튜브 연합 토크쇼’에 출연해 경제 관련 개인 방송인들과 대담에 나섰다. 그는 ‘부동산 투자’와 관련해 “집은 주거용이지 투자용이 아니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는 당위일 뿐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투자 수단으로 부동산을 접근하는 걸 막을 길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대신에 ‘내가 살아야겠다’ 하는 곳에는 충분하게 주거를 공급해 줘야 한다”며 “집을 사겠다는 것을 말리지 말고, 굳이 세금 때려서 억누르지 말고 그 시장은 놔두자”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이날 종가 기준 2,579.48인 코스피가 수년 내에 두 배로 뛸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유튜브 토크쇼의 ‘OX 경제 진단’ 코너에서 ‘5년 안에 코스피 5,000이 가능하냐’고 묻는 질문에 ‘O’를 들었다. 이 후보는 주식시장 활성화 방안으로 “배당을 적게 하는 기업에 불이익을 주거나 배당 성향이 높으면 배당소득세를 낮춰 주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장기 보유 투자자에게 세제 혜택을 주는 게 맞다”며 “우리나라 주식 투자가 너무 단타 중심인 데는 장기로 (주식을) 보유해도 이익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2025-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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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사외이사 15%만 경영인 출신… 전문성 부족 우려”

    국내 상장사들이 규제로 인해 경영인 출신을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데 애로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외이사 가운데 경영인 출신은 15%에 불과해 이사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상장기업 사외이사 160명을 대상으로 ‘사외이사 활동 현황 및 제도 개선 과제’를 조사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상장기업 사외이사의 출신 직군은 학계가 36%, 공공 부문은 14%였다. 교수와 전직 관료가 절반을 차지한 것이다. 경영인 출신은 15%뿐이었다. 반면 미국 S&P500과 일본 닛케이225 상장기업의 사외이사는 경영인 출신이 각각 72%, 52%로 절반을 웃돌았다. 학계 출신 비중은 각각 8%, 12%였다. 대한상의는 국내 상장사 사외이사에 교수나 전직 관료 출신이 많은 것은 공정거래법상 계열 편입 규제가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해당 규제는 사외이사가 창업한 개인 회사가 대기업집단 계열사에 자동 편입되도록 하고 있다. 독립 경영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대기업집단 편입에 예외를 둔다. 경영인 출신의 경우 기업을 창업할 가능성이 교수와 전관에 비해 큰 만큼 이들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1월 업무 추진계획에서 해당 규정을 손보겠다고 했으나 아직 시행령을 개정하지 않았다. 이번 조사에서 사외이사 160명 중 33.1%는 재직 기간에 개인 회사 창업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이 중에서 37.7%는 계열 편입 규제를 고려해 사외이사직을 사임하겠다고 했다. 대한상의는 “경영·산업에 대한 전문성이 없는 경우 이사회 안건에 반대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전문성 부족은 사외이사의 독립성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한 사외이사가 이사회 안건에 찬성표를 많이 던지는 것과 관련해선 ‘회사와 이사진 사이에 사전 조율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외이사 84.4%는 이사회 안건에 대해 의견 수렴이나 토론 등 사전 의견 반영 과정을 거친다고 답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5-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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