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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는 28일 오후 4시 고려대 백주년기념관 국제원격회의실에서 응우옌떤중 베트남 총리(사진)에게 명예 경제학박사 학위를 수여한다. 고려대는 “응우옌떤중 총리가 베트남 국가 행정과 사회 전반의 발전에도 중요한 공헌을 한 것이 학위 수여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낙태약이 온라인을 통해 국내에서 불법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산부인과 낙태 시술이 사실상 사라지자 비교적 간단하고 저렴하게 태아를 지울 수 있는 이른바 ‘셀프 낙태약’이 빠르게 퍼지고 있는 것이다. 주로 태국 등 동남아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현지에서 약을 대리구매한 뒤 35만∼50만 원을 받고 한국으로 국제 배송하는 방식으로 거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문제의 약은 ‘RU486(미페프리스톤, 미페진, 미페프렉스)’으로, 국내에서 시판되는 사후피임약과 달리 수정란이 착상에 성공해 태아가 자라고 있는 상태에서 낙태시키는 약이다. 한국에서는 낙태가 불법이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유통될 수 없다. 프랑스나 미국 등에서도 시판은 되지만 반드시 의사의 진찰을 거친 뒤 출혈 위험이 없는 임신부에 한해 초기 임신 단계에만 복용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전문가 진단이나 복용안내 없이 ‘임신 9주 전까지는 먹기만 하면 무조건 낙태된다’고 온라인상에 잘못 알려져 있는 탓에 남용과 그에 따른 부작용이 심각한 상황이다.기자가 구글과 네이버, 다음에 각각 ‘미페프리스톤’ ‘RU486’ 등 약 이름을 검색하자 약을 판매한다는 광고 글 10여 개가 떴다. 이 중 두 명의 판매자에게 원치 않은 임신을 한 학생으로 가장해 e메일을 보내본 결과 양쪽 모두 24시간 내로 “약만 먹으면 낙태할 수 있다”는 내용의 답장이 왔다. 태국에서 약을 구매대행하고 있다는 한 남성 판매자는 “임신 7주 이내에 먹으면 유산효과를 볼 수 있다. 복용 후 8∼12일에 출혈이 생기면 낙태에 성공한 것이다. 사출된 태아를 체외로 배출하게 하는 유도분만제까지 포함해 5알에 선불 35만 원, 배송기간은 서울 경기 2일, 그 외 지방은 3일이다”는 답장을 보내왔다. 이어진 국제전화 통화에서 그는 “구역질과 어지러움이 있을 수 있지만 좀 참으면 되니 불안해할 것 없다”며 “화장품처럼 잘 포장해서 보내면 세관에도 절대 걸리지 않으니 걱정 말라”고 안심시켰다. 그는 통화 내내 “우리가 파는 건 중국산 짝퉁 낙태약과는 차원이 다른 미국산 정품”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판매자 역시 “이틀이면 약을 구할 수 있으니 원하면 입금부터 하라”는 e메일을 보내왔다.전문가 진단 없이 낙태약을 복용한 뒤 후유증에 시달리는 피해자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온라인 게시판마다 ‘약을 먹은 뒤 하혈이 멈추지 않는다’ ‘약을 먹었는데도 임신테스트기에 양성으로 나온다’는 등 관련 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대부분 산부인과가 낙태 시술을 엄격하게 금지하다 보니 아이를 책임질 수 없는 청소년층의 문의와 상담이 줄을 이었다. A 양(16)은 네이버 지식인에 “지난해에 낙태약을 먹고 아이를 지웠는데 부작용이 심해 불임이 되는 건 아닌지 불안하다”는 글을 올렸다. 온라인 거래 과정에서 사기도 적잖이 발생한다. 스스로를 미성년자 학생이라 소개한 B 양은 “낙태수술을 받지 못해 남자친구와 어렵게 50만 원을 모아 태국 판매자에게 보냈는데 입금 직후 연락이 끊겼다”며 “불법 낙태약을 구매하려던 거라 경찰에 신고도 못했다”고 하소연했다.‘진정으로 산부인과를 걱정하는 의사들의 모임’ 대변인인 최안나 산부인과 전문의는 “임신주기를 정확히 알지 못해 약을 잘못 복용한 경우 과다 출혈로 응급수술까지 갈 수 있다”며 “자살 사이트에서 청산가리가 유통되는 것과 같은 상황인데도 정부는 온라인상의 불법 낙태약 유통에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계좌추적 등을 통해 광고 글을 올린 판매책을 추적하고 있다.:: 사후응급피임약 ::고용량의 호르몬제로 배란을 방해하거나 수정란의 착상을 차단해 임신을 막는 응급약. 의사 처방 아래 성관계 이후 늦어도 72시간 안에 복용해야 함. :: 낙태약 ::수정란이 착상된 이후 하혈을 유도해 이미 자라고 있는 태아를 사출시키는 약. 프랑스와 미국 등에서는 전문의 상담을 거쳐 임신 6주 이내의 임신 초기에 복용. 낙태가 불법인 국내에서는 유통될 수 없음.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가 소유하고 있던 시가 355억 원 상당의 골프장 회원권이 무더기 매물로 나온 사실이 동아일보와 채널A 보도로 알려지면서 전 전 대통령의 은닉재산 가능성을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전 전 대통령 측은 25일 “회원권은 2, 3년 전 이미 저축은행들에 팔아 (이번 매물 논란은) 우리와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회원권을 사간 저축은행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특히 전 전 대통령 측이 애초에 골프장 회원권을 대량으로 사들인 시기와 저축은행에 회원권을 팔아넘긴 구체적인 경위에 대한 의문점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전 전 대통령의 차남인 전재용 씨 부부와 처남 이창석 씨 부부가 소유한 유한회사 에스더블유디씨가 소유했던 서원밸리골프클럽 회원권 142장이 최근 한꺼번에 매물로 나왔다는 보도와 관련해 전재용 씨는 2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외삼촌(이창석 씨)이 저축은행의 대출을 받아 회원권을 산 것은 사실이지만 모두 몇 년 전 팔았기 때문에 최근 매물로 나온 과정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전 씨는 “2000년 서원밸리골프클럽을 짓던 동아건설이 부도나자 당시 회원권을 담보로 공사비를 댄 도이치은행 서울지점이 회원권 142장을 내놨다”며 “외삼촌이 회원권과 갖고 있던 자산 등을 담보로 저축은행에서 119억 원을 빌려 2004년 1월 사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전 씨의 설명에도 여전히 의심스러운 대목은 남는다. 우선 이 씨가 회원권을 사들인 2004년 1월은 검찰의 전 전 대통령 비자금 수사가 한창이던 때다. 2003년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이 씨는 물론이고 당시 해외에 체류 중이던 전 씨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했다. 전 씨는 2004년 2월 귀국 이후 국민채권 형태로 관리해 온 자금 73억5000만 원이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확인돼 구속됐다. 검찰이 수사에 전력을 다하던 시점에 이 씨가 굳이 119억 원을 투자해 골프장 회원권을 사들이고 유한회사를 설립해 명의를 넘긴 것이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회원권을 저축은행에 팔아넘긴 과정과 시기도 석연치 않다. 전 씨는 2010년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2004년 말 외삼촌이 사업에 실패해 경영 곤란에 빠지자 골프장 회원권 142장을 대신 팔아 경영난을 해소해 주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전 씨는 인터뷰에서 “회원권을 장당 2억 원 안팎의 가격에 누군가에게 팔았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구매자는 공개하지 않았다. 전 씨는 최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는 “외삼촌이 저축은행에 회원권을 팔았는데 시세의 절반 가격에 내놨더니 저축은행들이 서로 사려고 해서 10여 개만 남겨놓고 모두 판 것으로 안다”고 했다.전 씨는 회원권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수십억 원의 현금과 수백 억 원 상당의 토지 수익권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씨는 당시 이 씨 회사의 경영난을 해소해주는 조건으로 2006년 이 씨가 소유한 경기 오산시 일대 땅 46만2800m²(약 14만 평)를 시세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8억 원에 사들였다. 이후 2008년 전 씨는 오산 일대 개발에 나선 한 건설업체에 계약금 60억 원과 340억 원 상당의 땅 수익권을 받고 토지를 판 것으로 알려졌다. 불과 2년 만에 28억 원을 주고 산 땅을 400억 원 정도에 매각한 셈이다.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봄을 맞아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직원들이 서초역사거리 도로 가운데에 심어진 향나무 ‘천년향’을 물로 씻고 있다. 이 나무는 수령이 873년으로 추정된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해양경찰청이 26일 서울핵안보정상회의를 앞두고 22일 오후 한강에서 주간 우발사태 대비 실전기동훈련을 벌였다. 경비정과 공기부양정이 성수대교를 지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우리가 드리는 건 장학금이 아닌 그들의 숭고한 정신을 잊지 않겠다는 약속입니다.”(해비치재단)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폭침 사건으로 전사한 전사자 유가족과 당시 생존한 장병 및 그들의 자녀에 대해 장학금 지원을 약속했던 민간장학재단들이 폭침 2년이 다가오는 지금까지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 조용근 천안함재단 이사장(66)은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석성장학회를 통해 천안함 폭침 당시 생존한 장병들과 그의 자녀들을 후원하고 있다. 조 이사장은 사고 당시 천안함에 탑승했던 최원일 함장과 김병남 원사를 지난해 4월 11일 서울 동작구 대방동 해군회관으로 초청해 500만 원씩 격려금을 지급했다. 최 함장의 중학생 아들과 김 원사의 고등학생 딸에게도 60만 원씩을 지원했다. 조 이사장은 22일 “당시에는 최 함장의 아들이 천안의 한 명문고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 즉흥적으로 60만 원을 지원한 것이었지만 올해도 이들에 대한 지원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봉중·고등학교에서 운영하는 장학재단인 정재장학회는 전사자 유가족 자녀를 계속 지원하고 있다. 이 장학회는 2010년에 전사자 자녀 11명을, 지난해에는 13명을 지원했다. 장학회는 비봉중·고교 개교기념일인 매년 10월 9일에 맞춰 1년에 100만 원씩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올해 역시 10월경 지급할 예정이다. 학교 관계자는 “학교 홍석보 이사장(52)은 부친이 군인 출신이어서 전사자 유족에 대해 더 애틋하다”며 “천안함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식어가고 있지만 전사자 자녀에 대한 정재장학회의 관심은 결코 식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 해비치재단은 2010년 8월부터 모든 전사자 자녀에게 학기당 초등학생 30만 원, 중학생 40만 원, 고등학생 60만 원, 대학생 200만 원씩을 지원하고 있다. 재단은 초등학교 입학 때부터 대학교 졸업 때까지 지원을 계속할 계획이다. 재단 관계자는 “현재 유자녀 중 가장 어린 2세 아이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재단과 장학회의 지원 덕분에 큰 위로를 받고 있다. 세 자녀 중 초중학교에 진학한 두 자녀가 해비치재단과 정재장학회에서 장학금 지원을 받고 있는 고 남기훈 원사의 아내 지영신 씨(37)는 “아이들 학원비나 막내 유치원비가 빠듯했는데 지원금이 생활에 큰 도움이 된다”며 “대학 때까지 지원해준다고 약속해줘 더욱 고맙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지난해 추도식에는 국회의원에 지역 주민들도 찾아왔는데…. 올해는 민망할 정도로 조용하네요.”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신수동 광성고 강당을 찾은 학교 관계자는 씁쓸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 학교는 2년 전 천안함 폭침 사건으로 희생된 나현민 상병이 2009년 졸업한 학교다. 천안함 2주기를 맞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나 상병을 기리는 추도식이 열렸지만 분위기는 1년 전과 사뭇 달랐다.지난해에는 재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지역 국회의원, 지역보훈단체장 등 관내 기관장 10여 명과 지역 주민까지 찾아와 강당을 가득 채웠다. 학교에서 추도식을 따로 홍보하거나 초청장을 돌린 것도 아니었지만 나 상병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여든 사람들이었다. 국가보훈처에서 보내 준 군악대는 1시간 넘게 이어진 추도식에서 경건한 추모곡을 연주했다.하지만 지난 1년 사이 많은 것이 바뀌었다. 2주기 추도식장은 썰렁했다. 심지어 나 상병의 부모조차 오지 않았다. 나 상병의 아버지 나재봉 씨(54)는 “올해는 총선도 있고 다들 바빠서 참석하는 외부인사가 거의 없을 것 같다는 말을 학교로부터 미리 전해 들었다”며 “아들과 천안함에 대해 관심이 식은 모습을 차마 볼 수 없어 참석하지 않았다”고 했다. 결국 재학생과 교직원, 일부 학부모만 참석한 추도식은 나 상병의 약력 소개와 학생 대표의 발표, 묵념 순으로 30분 만에 끝났다.학교가 대회의실에 특별히 마련한 ‘천안함 46용사 추모사진전’도 관람객이 없어 텅텅 비어있었다. 사진전에는 나 상병이 고교 시절 체육시간에 찍은 사진과 졸업 사진 등이 전시돼 있었다. 엄재유 교장(59)은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학교 설명회 기간과 전시 기간이 겹친 덕에 학부모들이라도 보고 간다”며 “그마저 없었다면 자칫 재학생들만의 조촐한 행사가 될 뻔했다”고 말했다.썰렁하기는 천안함 46용사가 묻혀 있는 국립대전현충원도 마찬가지였다. 대전현충원은 천안함 폭침 2주기를 맞아 추모문화행사를 19일부터 일주일 일정으로 열고 있다.기자가 찾아간 19일 오후 현충문 앞 잔디광장에는 천안함 용사들에게 보내는 추모 메시지를 붙여 놓을 수 있는 게시판이 들어서 있었다. 가로 5.4m, 높이 1.8m 규모의 게시판을 추모 문구를 적은 포스트잇으로 메우는 이벤트였다. 손바닥 크기의 포스트잇 수천 장을 붙여도 모두 채우기 어려운 크기였지만 지난 이틀간 붙은 포스트잇은 6장이 전부였다. 포스트잇에는 ‘46용사를 낳아주신 어머니, 당신이 영웅입니다’ ‘천안함 용사들이여 편히 잠드소서’ 등의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이날 게시판 앞에서 만난 노지윤 씨(22·여·전북대 3년)는 “아버지가 병무청 공무원이고 오빠가 군인이라 천안함 사건도 남의 일 같지 않았다”며 “내 또래의 젊은 청년들에게 이런 비극이 발생했다는 게 안타깝다”고 했다. 함께 온 강진주 씨(19·여·충남대 1년)는 “예상보다 호응이 없는 것 같다”며 “더 많은 사람이 이번 행사에 참여하도록 대학생 기자로 활동하는 병무청 블로그에도 글을 올릴 계획”이라고 했다.기자가 20일까지 1박 2일간 현충원에서 만난 일반인 추모객은 이들을 포함해 6명뿐이었다. 그마저 모두 퇴역 군인 또는 그들의 가족이었다. 대전에 있는 딸의 집에 놀러왔다가 부인 사위와 함께 참배하러 왔다는 권모 씨(80)는 “3대째 직업군인으로 복무해왔다. 어린 나이에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청년들의 영혼을 위로하고 싶어 찾아왔다”고 했다. 얼마 전 예편한 남편을 췌장암으로 먼저 떠나보냈다는 백은복 씨(57)는 “현충원 산책로는 남편 생전에도 함께 자주 거닐던 곳인데 생각보다 빨리 남편을 이곳에 묻게 됐다. 오늘은 남편도 보고 천안함 용사들의 묘도 둘러보고 싶어 찾아왔다”고 말했다.이날 아들인 박정훈 병장의 묘역을 청소하러 현충원을 찾은 아버지 박대식 씨(53)는 “지난해에 비해 추모객이 많이 줄어든 것 같다. 시간이 흐르면 더 잊혀지지 않겠느냐”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다행히 천안함 2주기를 기념하려는 군부대와 공공기관 등의 단체 방문은 줄을 이었다. 20일 하루 공수부대와 농협중앙회 한국농어촌공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중앙민방위방재교육청 관계자들이 잇달아 현충원을 참배했다. 임직원 40여 명이 함께 찾은 농협중앙회 측은 “천안함 용사와 한주호 준위 묘역에 헌화했다”며 “2주기가 되니 국민적 관심이 줄어들고 있는데 이렇게 단체로라도 오면 좋을 것 같아 왔다”고 했다.천안함을 공격한 어뢰 추진체 등이 전시돼 있는 서울 용산구 용산동 전쟁기념관에도 단체 방문이 줄을 이었다. 중구 신당동 어린이집에서 찾아온 어린이 30여 명은 기념관 2층 로비에 전시된 어뢰 추진체 앞을 한참동안 떠나지 못했다. 어린이집 교사 장신애 씨(39·여)는 아이들에게 “해군 아저씨들은 우리를 지켜주려다 전사한 것”이라며 “우리가 결코 잊지 말아야 할 용감한 분들”이라고 설명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지난 2년은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었습니다.”천안함이 수심 40m 아래 차가운 바닷속으로 침몰한 지 26일로 2년이 된다. 사랑하는 남편과 아들을 떠나보낸 유족들의 지난 2년은 어땠을까. 동아일보는 천안함 폭침 2주기를 맞아 천안함 46용사와 한주호 준위 유족을 전화로 인터뷰했다.인터뷰에 응한 사람은 47명의 유족 가운데 27명. 12명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 더는 그때 일을 떠올리고 싶지 않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3명은 유족회에 등록해 놓은 휴대전화번호를 바꾸거나 착신을 금지해둔 상태였다.응답자 가운데 21명은 사건의 충격으로 건강이 악화됐다고 했다. 불면증이나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이 16명이나 됐다. 고 차균석 중사의 아버지 차상률 씨(50)는 요즘도 하루에 두세 시간밖에 자지 못한다. 그는 “자리에 누우면 아들 생각에 잠이 오질 않는다. 평생 갈 것 같다”고 했다. 고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 씨(69)는 “잠을 못 자 기억력이 떨어지고 정신도 없다. 나도 모르게 같은 말을 되풀이할 때가 많다”고 했다.두통 신경통 등 스트레스성 질환에 시달리는 사람도 7명이나 됐다. 고 정범구 병장의 어머니 심복섭 씨(50)는 아들을 잃은 뒤로 입 주변 등 얼굴에 마비가 와 말을 잘 하지 못한다. 그는 어눌한 말투로 “아들이 죽고 난 뒤로 혼자 지내고 있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 밖에 4명은 불안장애나 대인기피증을 앓고 있었다. 고 조지훈 상병의 아버지 조영복 씨(51)는 “아들과 마지막까지 함께하며 체온을 나눴을 군번줄을 만지면서 위로를 받고 있다”고 했다.유족 21명은 ‘천안함 사건에 대한 국민의 기억이나 관심이 흐려진 것 같아 섭섭함을 느낀다’고 했다. 고 강준 상사의 아버지 강현찬 씨(65)는 “지난해 1주기 때는 주변에서 ‘건강 챙겨라, 얼마나 마음이 아프냐’라고 걱정해주는 사람이 많았는데 올해는 그런 말을 해주는 사람도 없다”고 했다. 계속되는 루머에 대한 분노도 드러냈다. 고 임재엽 중사의 어머니 강금옥 씨(57)는 “정부가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유가족에게 돈을 주고 입을 다물게 했다고 떠드는 사람도 있던데 자기 일이라도 그렇게 말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전사자를 기억해주는 이들을 향한 감사 메시지도 이어졌다. 고 서승원 중사의 어머니 남봉임 씨(45)는 “승원이 친구들이나 군 선·후임들이 요즘도 자주 찾아오는데 승원이가 헛되이 떠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고 나현민 상병의 아버지 나재봉 씨(54)는 “매년 현충원에 찾아와 눈물 흘려주는 시민들이 계시는데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고 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천안함이 북한에 의해 폭침된 지 2년이 지났지만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초중고교 학생들은 아직도 그 사실을 믿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북좌파단체들이 정부 발표가 조작됐다는 주장을 온라인 등을 통해 끊임없이 제기하고 일부 정치권이 이에 동조하면서 학생들마저 기본적인 사실관계에 대해 왜곡된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다.동아일보가 천안함 2주기를 맞아 서울과 경기 지역 초중고생 379명을 대상으로 천안함 폭침 사건 관련 인식조사를 진행한 결과 고학년일수록 천안함 폭침과 관련한 정부 발표를 믿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인식조사에는 서울 및 경기 지역 초등학교 6학년 131명, 중학교 3학년 102명, 고등학교 3학년 146명 등 379명이 참여했다.초등학생은 전체의 32%인 42명이 “정부의 발표를 완전히 믿는다”고 답변해 학생 중 가장 정부 발표를 신뢰했다. 하지만 중학생은 18.6%인 19명만 ‘완전히 믿는다’고 했고 고등학생은 8.2%만 같은 대답을 했다. 중학생의 54.9%는 “믿는 편이지만 의심스럽다”고 했고 12.7%는 “절반만 신뢰한다”, 6.9%는 “대부분이 거짓이다”, 6.9%는 “전혀 믿지 않는다”고 답했다. 고교생의 91.1%는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었다.정부 발표를 믿지 못하는 이유를 묻는 주관식 질문에 상당수 학생들은 “정부가 이전에도 거짓되거나 과장된 발표를 많이 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특히 중학생 중 42명은 “다른 사건을 덮기 위해 천안함 사건을 터뜨렸을 수도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그중 14명은 “정부는 불리한 기사가 나올 것 같으면 연예인 스캔들을 터뜨리는 경우가 많은데 천안함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고 했다. 한 학생은 “정부는 평소에도 자신에게 유리한 것만 발표할 뿐 진실을 말한 적이 별로 없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중학생 8명은 최근 방송사들의 파업과 연결해 “정권 입맛에 따라 언론이 통제된다는데 천안함 사건이라고 TV 뉴스를 전부 믿을 수 있느냐”며 불신했다. 이 밖에 “뛰어난 기술력으로 어뢰나 지뢰를 찾지 못했다는 게 의심스럽다”거나 “북한 소행이라는 확실한 근거를 국민에게 보여주지 못했다”는 학생도 많았다.학생들 사이에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불신이 커진 데에는 온라인상에 떠도는 각종 음모설이 적지 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일부 학생들은 “인터넷이나 트위터에는 정부를 칭찬하는 글보다 비판하는 글이 많다”며 “온라인 정보가 더 정확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19일 다음 아고라 등 인터넷 게시판에는 ‘내가 천안함 사건의 국방부 발표를 믿지 않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비롯해 천안함 의혹을 제기하는 글이 여러 건 올라와 있었다. 글쓴이 ‘nic****’는 “사건 초기 미국도 북한 짓이 아니라고 했고 어뢰 폭발이면 까나리가 떼로 죽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며 “어거지로 결과를 짜 맞춰 믿음을 강요하는 정부를 이해할 수 없다”고 적었다. 이 밖에도 ‘미국이 제주 해군기지를 확보하기 위해 천안함 사건을 일으킨 것’ ‘천안함 당시 미국에 뭔가 빚진 게 있는 이명박 정부가 미국에 강정마을을 바친 것’이라는 등 최근 제주 강정마을에서 빚어진 충돌을 천안함 사고와 연결짓는 황당한 음모론도 인터넷 공간에 떠돌았다.천안함 사건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학생도 많지 않았다. 사건을 일으킨 국가가 어딘지 묻는 질문에 북한(169명, 44.6%)이라고 답한 비율은 절반도 되지 않았다. 92명(24.3%)은 ‘모른다’고 했고 ‘한국 정부의 자작극’이라고 답한 학생도 29명(7.6%)이나 됐다. 특히 초등학생의 20%는 ‘천안함 사고 자체를 들어본 적도 없다’고 답했다. ‘천안함이 무엇인지’ 묻는 주관식 문항에 대해 ‘천안 지역에 있는 배’ ‘하늘(天)의 편안함(安)’ ‘나라 이름’ ‘문화재’ ‘바다에 기름을 유출했던 배’ 등 엉뚱한 답변이 쏟아졌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과 차녀 이숙희 씨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낸 차명재산 분할청구 소송과 관련해 이건희 회장 측이 소송 대리인단을 선임하고 본격적인 소송 준비에 나섰다. 15일 이맹희 전 회장 측이 추가 증거 자료를 신청하며 소송 확대에 나서자, 소 취하를 기대하며 적극적인 대응을 자제했던 이 회장 측이 법적 대응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 회장 측은 법무법인 태평양의 강용현 권순익 변호사, 법무법인 세종의 윤재윤 오종한 변호사, 법무법인 원의 홍용호 유선영 변호사 등 판사 출신 4명을 포함한 6명의 소송 대리인단을 구성했다. 이는 민사소송 업무에 정통한 서로 다른 로펌 소속 변호사를 선임해 입체적으로 소송을 준비하기 위한 포석으로 법조계는 보고 있다. 삼성 특검 당시에도 소속이 다른 변호사 4명을 선임한 바 있다. 서울지방법원 부장판사를 지낸 강 변호사는 민사집행법 분야 국내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윤 변호사는 지난달까지 춘천지방법원장을 지냈다. 권 변호사와 홍 변호사는 각각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서울지방법원 판사로 재직했다. 한편 이재현 CJ그룹 회장 미행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중부경찰서는 이날 삼성물산 감사팀 직원 A 씨를 소환해 조사했다. 경찰은 “10일 피고소인 신분으로 조사한 삼성물산 감사팀 김모 차장(42) 외에 A 씨 등 두 명의 직원이 추가 가담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부장 김호경)는 도굴한 문화재를 거래하고 가짜 문화재를 허위 감정하도록 한 혐의로 김종춘 한국고미술협회장(64)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1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 회장은 올해 1월 구속된 고미술협회 김모 이사(73)에게 문화재 도굴을 지시한 뒤 이를 입수해 불법으로 거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이사로부터 시가 5억 원 상당의 도굴 문화재 30여 점을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또 고미술협회 소속 감정관에게 가짜 문화재를 진품으로 감정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러나 김 회장은 두 차례 검찰 소환 조사에서 혐의 사실을 모두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중국 정부의 탈북자 강제 북송에 반대하며 19일째 단식농성을 해온 ‘탈북 여성 1호 박사’ 이애란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장(사진)이 11일 단식을 중단했다.지난달 22일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에 이어 단식을 시작한 이 원장은 이날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효자동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집회 참가를 마지막으로 농성을 마무리하고 서울아산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았다.이 원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건강에 큰 문제는 없지만 기대만큼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한 반쪽짜리 집회라는 생각이 들어 중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4일 단식을 끝낼 계획이었는데 마침 그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농성장을 찾아왔다. 이를 시작으로 진보 진영의 참여를 더 이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단식 기간을 연장했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이날 단식을 끝내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에게 “이미 북송된 탈북자들을 위해 나서달라”는 내용의 e메일을 전송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BBK 주가조작 사건으로 2007년 대선정국을 뜨겁게 달군 김경준 씨가 미국에 있던 자신을 기획입국시키려고 한 것은 당시 한나라당 박근혜 대선경선 후보의 측근인 이혜훈 의원(서울 서초갑·재선)이었다고 말한 사실이 ‘나는 꼼수다’(나꼼수)에 의해 11일 공개됐다. 그간 정치권에서 이 의원이 김 씨의 기획입국을 주도했다는 주장이 나온 것을 김 씨가 직접 확인해준 것이다. 나꼼수는 이날 방송한 ‘봉주 8회’에서 김 씨의 육성 녹음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김 씨는 녹음에서 “기획입국과 관련해서 처음에는 박근혜 쪽에서 와서 협상하자고 했어요. 빨리 오라는 거예요. 이혜훈 의원이… 그런데 검찰이 그걸 다 알고도 관심이 없어 하더라고요”라고 했다. 이 의원은 당시 박근혜 후보캠프에서 대변인을 맡았으며 현재까지 친박계 핵심인사로 꼽힌다. 나꼼수는 김 씨의 육성 녹음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비밀”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이에 대해 “당시 김 씨는 미국 감옥에 수감돼 있었고, 미국 수감 규정에는 가족이나 변호사 외에는 면회가 안 되는 걸로 알고 있다. 내가 김 씨를 접촉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나꼼수는 김 씨를 여러 차례 면회한 유원일 전 의원의 인터뷰를 통해 김 씨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유 전 의원도 인터뷰에서 “(김경준이) 편지에서 ‘검찰은 한나라당 쪽 입국 개입엔 전혀 관심이 없다고 화까지 내면서 민주당 쪽 인사들을 대라고 압박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전했다.김 씨의 누나 에리카 김(김미혜·48) 씨는 지난해 3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에서 진행된 수사를 받기 위해 귀국해 검찰에서 “2007년 대선 직전 통합민주당 손모 씨가 나를 찾아와 ‘귀국해서 선거를 도와 달라. 이명박 후보에게 불리한 증언을 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진술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다 2004년 한 많은 인생을 마감한 정서운 할머니가 8년 만에 3차원(3D)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다시 태어났다. 김준기 청강문화산업대 애니메이션학과 겸임교수와 제자 30명은 정 할머니의 육성 증언을 토대로 제작한 3D 단편 애니메이션 ‘소녀 이야기’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반크 동북아역사재단이 10일 공동 주최하는 ‘삼일절 기념 역사콘서트’에서 일반에 처음 공개한다.7일 경기 이천시 청강문화산업대 작업실에서 만난 김 교수는 “할머니의 응어리 맺힌 한숨과 주름, 눈물을 모두 담아내기까지 3년이 걸렸다”며 “피해자들에게 상처가 되지 않는 질 높은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가장 컸다”고 했다.11분짜리 애니메이션 속에서 정 할머니는 13세가 되던 1937년 인도네시아 스마랑 지역으로 끌려가 8년간 위안부로 생활했던 기억을 털어놓는다. 알이 큰 안경을 쓴 채 작은 십자가가 달린 회색 원피스를 입은 할머니의 캐릭터는 할머니의 생전 모습을 빼닮았다. 김 교수와 작업팀은 영상과 사진 속 할머니의 표정 말투 옷차림을 꼼꼼히 분석해 할머니의 캐릭터를 완성했다. 김 교수는 “할머니의 생전 육성에 캐릭터의 입 모양과 표정, 눈동자 움직임을 일일이 맞추는 게 쉽지 않았다”며 “20초짜리 컷을 제작하는 데 한 달씩 걸렸다”고 설명했다.2003년 ‘인생’으로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대상을 수상하며 유명세를 탄 김 교수는 대학 시절부터 갖고 있던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미안함과 책임감 때문에 2008년 작품 제작에 들어갔다. 이미 닫힌 할머니들의 마음을 열기 위해 김 교수는 수십 차례 주한 일본대사관 앞 수요집회를 찾아갔다. 그렇게 1년을 관찰한 끝에 김복동 할머니와 이막달 할머니를 3D 캐릭터로 만든 4분짜리 샘플 영상도 제작했다. 이를 지켜본 할머니들이 “신기하고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였고 정대협도 정 할머니의 생전 증언과 자료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김 교수가 제작 과정에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군으로부터 능욕을 당하는 장면이었다. 관객들의 충격은 최대화하되 할머니들을 배려해 자극적이지 않게 제작해야 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나이나 국적에 관계없이 누구나 관심을 보이는 3D 애니메이션 장르의 특성을 살려 위안부 문제의 실상을 모르는 국내 청소년과 해외에 알리고 싶다”며 “가능하다면 일본어 자막을 입혀 주한 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평화비 옆에서 상시 상영하고 싶다”고 덧붙였다.이천=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내연남 A 씨(52)의 아이를 임신한 김모 씨(50·여)는 8개월째이던 2005년 5월 사산했다. 이별이 두려웠던 김 씨는 아들을 낳았다고 속이고 거짓으로 출생신고까지 했다. A 씨에게는 “아이를 홀로 키우기 어려워 언니 집에 맡겨놨다”고 둘러댔다. A 씨는 지난해 김 씨와 혼인신고를 한 뒤 “우리 아들도 이제 7세이니 어서 데려와 학교에 입학시키자”고 했다. 당황한 김 씨는 A 씨 몰래 입양도 신청해봤지만 같은 나이의 아이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마음이 급해진 김 씨는 경남 양산에서 무작정 상경해 ‘아들 구하기’에 나섰다.마침 3일 오후 서울 성북구의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형과 놀고 있던 김모 군(5)이 김 씨의 눈에 들어왔다. 스마트폰 속 강아지 사진을 보여주며 “잃어버린 강아지를 찾아 달라”고 접근한 김 씨는 형이 한눈을 파는 사이 김 군을 데리고 양산으로 내려왔다. 친부모의 전화번호도, 집 주소도 모르던 김 군은 아들 대역으로 제격이었다. 김 씨는 김 군을 7년 전 출생신고한 아들인 것처럼 속여 양산의 한 초등학교에 입학까지 시킨 것으로 드러났다.폐쇄회로(CC)TV에 찍힌 모습을 추적해 김 씨를 붙잡은 서울 종암경찰서는 “김 씨가 우울증이나 정신병력은 없지만 아이를 데려오라는 남편의 요구에 상당한 압박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김 군은 김 씨를 잘 따랐고 마치 여행을 갔다 온 듯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대학생이 모여 만든 인터넷방송국 ‘리얼코리아’는 서울 종로구 효자동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정부가 탈북자 강제북송 행위를 즉각 중단해줄 것을 호소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70여 명은 “중국 정부는 탈북자에게 난민 지위를 부여하고 그들이 희망하는 대로 대한민국행을 허락해야 한다”며 “중국 정부가 인류 보편적 가치인 인권 보장을 실천해 G2 국가로서의 모범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한묵 리얼코리아 편집본부장(26·영남대 국악과 4학년)과 양준모 씨(27·호원대 무역학과 4학년)가 대표로 삭발식을 거행했다. 양 씨는 “우리 머리는 다시 자라나겠지만 탈북민들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간다”며 “탈북자들이 제3국으로라도 갈 수 있게 허락해 달라”고 외쳤다. 이날 오후 대한민국어버이연합 회원 50여 명도 중국대사관 앞에서 김정일, 김정은 부자의 얼굴사진을 붙인 인형을 목매다는 시위를 벌였다. 일본 내 북한 관련 단체인 ‘북한 귀국자의 생명과 인권을 지키는 모임’과 간토(關東)지방 탈북자협력회는 이날 정오 도쿄 중국대사관 앞에서 중국 내 탈북자 강제송환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중국 정부는 탈북자의 강제송환을 중단하고, 그들의 희망대로 제3국이나 한국으로 보내라”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에 대해서도 “인권에 대한 국제협약에 근거해 중국에 강제송환 중지를 요청해 달라”고 요구했다. 재일본 대한민국 민단은 이들과 별도로 중국대사관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
탈북자 북송 반대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아시아기자협회(회장 이반 림)는 7일 성명서를 내고 “중국 정부가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하고 국제난민협약에 따라 원하는 나라로 보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청년유권자연맹(운영위원장 이연주)도 이날 서울 종로구 효자동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강제북송 중단을 요구하는 희망등불 켜기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들은 “탈북자 강제북송 문제는 이념이나 외교전략이 아닌 인권의 보편적 가치라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노총 소속 한국철도산업노조원들도 이날 오전 11시경 중국대사관 맞은편 탈북자 북송반대 농성장에 찾아와 북송 반대 성명서를 전달했다. 이날 노조는 “우리 사회의 양식 있는 모든 단체는 동족인 탈북주민의 인권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종대 교수협의회 교수 83명도 이날 “탈북자 인권은 무조건 존중돼야 한다”며 중국의 탈북자 북송 중단을 촉구했다. 이에 앞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6일 상임위원장과 특별위원장 연석회의를 열고 ‘탈북자 북송 반대 위원회’를 조직했다. 가수 출신인 윤항기 목사가 위원장을 맡은 이 위원회는 8일 오후 중국대사관 앞에서 북송 반대 예배를 올릴 예정이다. 예배에는 홍재철 대표회장, 길자연 전 대표회장, 조경대 명예회장 등 한기총의 주축 성직자 100여 명이 참여한다. 윤 목사는 7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리 남매는 6·25전쟁 때 부모님을 잃어 탈북자들의 배고픔과 공포를 누구보다 잘 안다”며 “체제와 이념을 떠나 탈북자들은 반드시 보듬어야 한다”고 말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

전국적으로 오디션 열풍이 불던 지난해 12월, 말기 자궁암 환자인 김화정 씨(37)도 한국스탠다드차타드금융지주가 주관하는 ‘목소리 오디션’에 참가했다. 부산의 한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던 그는 2년 전 갑작스레 암 진단을 받고 서울에서 항암치료를 받는 중이었다. 주변의 만류에도 그가 이날 심사위원들 앞에서 진땀을 흘리며 오디션을 본 데는 이유가 있었다. 김 씨는 자신에게 남겨진 시간을 장애인과 함께 나누고 싶었던 것이다. 이 회사는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일반인의 목소리를 기부받아 시각장애인을 위한 오디오북을 제작하는 ‘착한 도서관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오디오북은 전국 맹아학교와 시각장애인용 도서관으로 보낼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시작된 오디션에는 총 5만여 명이 참가했고 두 차례의 오디션을 거쳐 김 씨 등 최종 100명이 선정됐다. ‘100명의 천사’는 어설프지만 정성이 담긴 목소리로 국내 여행 도서인 ‘소도시 여행의 로망’을 읽어 내려갔다. 이들의 녹음을 지도한 전문 성우 30명은 “눈으로 여행을 즐길 수 없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더욱 생생하게 읽어 달라”고 주문했다. 프로젝트 참가자들이 신청서에 적어 낸 참여 동기는 다 달랐다. 김 씨는 “내가 환자가 되니 장애인과 환자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며 “얼마 전 암세포가 머리까지 전이돼 녹음에 참여하지 못할까 마음 졸였는데 기적적으로 녹음 일정 동안 컨디션이 좋았다”고 했다.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녹음실에서 마무리 녹음 작업을 마치고 나온 그는 “이번 기부 활동을 통해 내가 아프고 나서 받은 마음속 상처까지 치유받은 기분”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보컬 트레이너로 활동하다 교통사고로 눈을 다쳤다는 진현희 씨(36·여)도 목소리 기부에 동참했다. 그는 “사고를 당하고 나서야 시각장애인들의 불편함을 알게 돼 미안한 마음에 참여하게 됐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봉사가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고 내 인생에도 큰 용기가 됐다”고 했다. 직장인 박모 씨(27·여)는 시각장애인인 고모를 응원하기 위해 참여했다. 이 밖에도 현직 성악가, 사내방송 아나운서, 성우 등 분야별 전문가부터 고교 시절 방송부 아나운서의 경력을 살려 지원한 직장인과 대학생들도 있었다. 이들의 ‘착한 목소리’가 담긴 오디오북 1만5000권은 6일 출판기념회에서 공개된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중국 정부의 탈북자 강제 북송에 반대하며 11일째 단식농성을 해온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2일 오후 실신해 병원으로 실려 갔다. 지난달 21일 단식을 시작한 박 의원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효자동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중국 정부의 탈북자 북송 반대를 위한 문화제’에 참석했다가 쓰러졌다. 당시 발언대에 오른 박 의원은 힘없는 목소리로 “어젯밤 중국-라오스 국경지대에서 탈북자 4명이 또 잡혔다. 생후 20일 된 아기까지 있는데 북송을 막아야 한다”고 호소한 뒤 내려왔다. 이후 간이의자에 몸을 의지한 채 탈북자 대표의 발언을 듣던 중 갑자기 쓰러진 뒤 오후 2시 20분경 의식을 잃어 119구급대에 의해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다. 그 장면을 지켜보던 집회 참가자들은 “의원님 힘내세요”라고 외치며 격려 박수를 보냈다. 박 의원의 측근은 “박 의원이 평소에는 오전 7시에 일어나 신문을 보고 방문자와 만났는데 이날 오전부터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 계속 누워만 있었다”고 전했다. 병원에 따르면 박 의원은 생명이 위독한 상황은 아니며 의식을 회복해 현재 물만 약간 마시고 있는 상태다. 이날 박 의원이 입원한 병실에는 새누리당 황우여 원내대표, 이주영 정책위의장, 최경희 의원과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 등이 문병을 다녀갔다. 박 의원과 함께 9일째 같은 곳에서 단식농성을 해온 탈북자 출신 이애란 경인여대 교수는 “박 의원 대신 내가 계속 단식을 해나갈 것”이라며 “남한에서는 ‘천성산 도롱뇽’을 위해서도 촛불집회를 하던데 탈북자가 도롱뇽보다 못한 존재인가”라며 눈물을 흘렸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박선영 의원님, 우리 탈북자들 때문에 고생이 많습니다. 그래도 더 힘내주세요.”1일 오전 10시 한 백발노인이 다리를 절며 서울 종로구 효자동 주한 중국대사관 앞을 찾았다. 대사관 앞에서 탈북자 강제 북송 중단을 위해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의 텐트로 들어선 그는 박 의원의 손을 꼭 잡은 채 눈물부터 흘렸다. 6·25전쟁 당시 북한으로 끌려갔다가 지난해 박 의원의 도움으로 61년 만에 귀환한 탈북 국군포로 김모 씨(85)였다.김 씨는 고향 땅으로 돌아오기 위해 2010년 4월 북한에 사망신고까지 하고 브로커 등에 업힌 채 압록강을 넘어 탈북했다. 중국 정부의 비협조적인 태도로 8개월 넘게 중국 선양(瀋陽)영사관에 발이 묶여 있다가 영사관을 찾았던 박 의원의 도움으로 지난해 2월에야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이날 박 의원에게 연방 “고맙고 미안하다”고 말하던 김 씨는 “나라도 중국대사관으로 들어가 대사를 직접 만나 항의하고 싶을 정도로 답답하다”며 애타는 심정을 드러냈다. 박 의원은 자신의 건강을 염려하는 김 씨에게 “괜찮다”며 “할아버지를 구했듯이 지금 중국에 잡혀 있는 탈북자들도 꼭 구해야 한다. 그전까지는 쓰러지지 않겠다”고 약속했다.이날 김 씨와 함께 박 의원을 찾은 탈북자 김광림 씨는 “김 할아버지가 동아일보에 실린 박 의원 소식을 읽고 꼭 격려하러 가야겠다고 해 모시고 왔다”며 “할아버지가 다리도 불편하고 말도 잘 못하지만 중국에 억류돼 있는 탈북자들의 이야기에는 누구보다 마음 아파하고 있다”고 전했다.탈북자를 걱정하는 연예인들의 공연도 잇따르고 있다. 중국에 잡혀 있는 탈북자들을 걱정하는 연예인들이 모여 결성한 모임인 ‘Cry with us’는 4일 오후 7시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 100주년기념관에서 콘서트를 열고 북한 이탈주민의 마음을 위로하기로 했다. 가수 윤복희 박상민 김범수 이루 노사연 이무송 아이비, 탤런트 차인표 신애라, 개그우먼 이성미 박미선 등 30여 명은 이날 콘서트를 열고 중국에 억류돼 있는 탈북자들의 강제 북송을 염려하며 중국 국민과 세계 시민들에게 호소문을 발표하기로 했다. 이날 콘서트는 장소가 협소해 새터민과 내외신 기자들만 입장할 수 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