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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새해를 설계하는 시기다. ‘골프 지존’ 신지애(21·미래에셋·사진)도 마찬가지다.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신인상과 상금왕, 공동 다승왕(3승)을 휩쓴 그는 24일 기자간담회에서 한 해를 마감하는 느낌과 새로운 각오를 밝혔다. 이를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해본다.》■ 교훈‘자만’은 신지애가 가장 경계하는 단어다. 지나친 자신감은 오히려 화를 부른다. 그는 “올 시즌 결과만 놓고 보면 100점 만점에 100점이지만 내용을 보면 70점 정도”라고 자평했다. 시즌 첫 대회인 SBS오픈에서 예선 탈락한 것과 마지막 대회인 투어챔피언십에서 1점 차로 올해의 선수상을 놓친 것은 자칫 나태해질 수 있는 자신을 채찍질하는 쓴 약이 됐다. 나쁜 결과를 통해 오히려 많은 걸 배울 수 있다는 게 그의 얘기다.■ 자유 신지애는 이달 초 한일대항전을 끝낸 뒤 캐디백을 싼 커버조차 열지 않았다. 한 달 가까이 클럽을 잡지 않을 생각이다. 10년 넘게 골프를 하면서 처음 있는 일이다. “한국 선수들은 근육을 혹사시켜 수명이 짧다고 해요. 안니카 소렌스탐 같은 선수도 비시즌에 6주 이상을 쉬었다고 들었죠. 푹 쉬면서 재충전할 계획이에요.” 신지애를 지도하는 스티브 맥라이 등 코칭스태프는 “지애는 명품 차 롤스로이스다. 몇 달 세워둬도 시동 걸면 바로 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노력 신지애의 아버지 신제섭 씨는 “지애의 성과는 재능보다는 땀의 결실이다. 어프로치샷이 하도 약해 중학교 3학년 때 무안CC에서 그린 주변에 공 400개를 뿌려두고 한 달간 매일 수천 개씩 공을 쳤다”고 털어놓았다. 신지애는 내년 1월 3일 호주 골드코스트로 출국해 6주간 집중적인 겨울훈련을 실시한다.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비거리를 10야드 정도 늘릴 계획이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그의 꿈은 까마득한 학교 선배인 이형택(34)처럼 한국 최고의 테니스 스타가 되는 것이다. 그 목표를 향한 출발이 힘차기만 하다. 테니스 꿈나무 홍성찬(12·횡성 우천초 6년)이 세계적 권위를 지닌 제48회 주니어 오렌지볼테니스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이형택의 초등학교 22년 후배인 홍성찬은 24일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대회 12세부 남자 단식 결승에서 스테판 코즐로프(미국)를 2-0(6-4, 6-2)으로 꺾었다. 이 대회는 비에른 보리, 이반 렌들, 로저 페데러 등 세계 테니스의 거물들이 주니어 시절 우승했던 스타 등용문. 한국 선수로는 1998년 최동휘, 2001년 김청의, 2008년 정현에 이어 네 번째 우승이다. 홍성찬은 14일 프린스컵에서 트로피를 안은 데 이어 최근 미국의 주요 대회에서 복식을 포함해 4차례 정상에 올라 미국과 프랑스의 매니지먼트 업체의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동호인 테니스를 즐긴 아버지의 영향으로 처음 라켓을 잡은 홍성찬은 빠른 발과 타고난 경기 감각으로 국내 주니어 최강으로 떠올랐다. 올해 106연승 행진을 하며 주요 대회 우승을 휩쓸었다. 선천성 청각장애(3급)를 지닌 이덕희(신백초)는 패자전 결승에서 필리핀의 타보타보를 2-0으로 꺾고 5위를 차지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14세 소녀가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대회 출전권을 따내 이모뻘 되는 프로 언니들과 한판 대결을 펼치게 됐다. 호주에서 골프 유학을 하고 있는 최은우가 그 주인공이다. 최은우는 최근 호주 퀸즐랜드 주 골드코스트 쿨랑가타CC(파73)에서 끝난 권위 있는 주니어대회인 그레그 노먼 마스터스에서 합계 7언더파로 우승했다. 박희정, 양희영 등이 우승했던 이 대회에서 최연소 챔피언이 된 그는 내년 3월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열리는 LET ANZ 레이디스 마스터스 출전 자격을 얻었다. 서울 석계초등학교 5학년 때인 2006년 호주로 떠난 최은우는 신지애(21·미래에셋)의 활약을 보고 골프에 매달린 ‘지애 키즈’. 그는 “올해 초 신 프로님이 호주에서 전지훈련을 할 때 어깨너머로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에서 4승을 거둔 유소연(19·하이마트)과도 두 달 가까이 호주에서 함께 훈련하며 큰 도움을 받았다. 164cm의 키에 250야드를 웃도는 드라이버 샷이 장기다. 올해 노먼이 주관하는 5개 주니어대회에 출전해 4승을 올리며 주목받았다. 최은우는 “트러블 샷이 약해 스코어를 잃을 때가 있다. 쇼트 게임과 퍼트를 가다듬어 한국의 프로 선배들처럼 이름을 날리고 싶다”고 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24일 잠실에서 맞붙은 삼성과 SK 모두 성탄 전야를 즐길 여유는 없어 보였다. 삼성은 최근 3연패로 부진해 승률이 5할에 턱걸이했다. SK의 사정은 더욱 나빴다. 지난주 김진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물러난 뒤 김지홍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았지만 6연패에 허덕였다. 김 대행과 절친한 고려대 87학번 동기인 삼성 서동철 코치는 “친구가 무척 힘들겠지만 우리도 답답하다”며 한숨을 쉬었다. 며칠째 새벽녘까지 불면증에 허덕이고 있는 김 대행의 눈은 잔뜩 핏발이 서 있었다. 양 팀 벤치의 분위기가 잔뜩 가라앉은 가운데 삼성은 모처럼 집중력을 보이며 허술한 조직력을 드러낸 SK를 84-73으로 꺾었다. 6위 삼성은 14승 13패를 기록해 공동 7위 KT&G, 오리온스(이상 8승 19패)와의 승차를 6경기로 벌렸다. 삼성 김동욱(19득점)과 이규섭(15득점)은 활발한 외곽 슛으로 공격을 주도했다. 삼성은 1쿼터를 18-25로 뒤졌지만 2쿼터 초반 내리 12점을 올리며 전세를 뒤집었다. 삼성 안준호 감독은 “김동욱이 고교 시절 라이벌이던 방성윤이 있는 SK만 만나면 잘하는데 다른 팀하고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7연패에 빠진 SK는 9위(8승 20패)로 밀려났다. 인천에서 KT는 전자랜드를 77-65로 완파하고 7연승을 질주했다. 2위 KT는 21승 8패로 선두 모비스(21승 7패)를 0.5경기 차로 쫓았다. KT 제스퍼 존슨(16득점, 10리바운드, 9어시스트)은 아깝게 트리플 더블을 놓쳤다. 전자랜드는 최하위(8승 21패)에 머물렀다. 한편 23일 창원에서 동부 조나단 존스와 주먹다짐을 한 LG 크리스 알렉산더는 2경기 출전 정지와 벌금 400만 원을, 존스는 1경기 출전 정지에 벌금 300만 원의 제재를 받았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AP통신이 23일 발표한 올해의 여자 선수에서는 1위보다 2위 득표자가 눈길을 끌었다. 사람이 아니라 말이었기 때문이다.테니스 스타 세리나 윌리엄스(미국)가 AP통신 미국 가맹 신문사 투표 결과 전체 유효표 158표 중 66표(41.8%)를 얻어 최다 득표를 한 가운데 5년생 경주마 제냐타(사진)가 18표로 뒤를 쫓았다.제냐타는 올해 5차례 레이스에서 모두 우승해 승률 100%였다. 특히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 주 아카디아에서 열린 권위 있는 브리더스컵 클래식에서는 최하위까지 처졌다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펼치며 암말로는 사상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올해 벌어들인 상금만도 330만 달러(약 39억 원)에 이른다. 최근 경주마에서 은퇴한 제냐타는 어떤 날씨와 경주로 상황 속에서도 최상의 레이스를 펼친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다른 3년생 암말인 레이철 알렉산드라는 7위(10표)에 올랐다. 한편 1973년 트리플 크라운(미국의 3대 경마대회 석권)을 달성한 수말 세크리테리엇은 ESPN이 선정한 20세기 선수 35위, AP통신 선정 20세기 100명의 선수 81위에 든 적이 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할 일도, 고민도 많은 국내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어떤 소원을 갖고 있을까. 한 중소기업 CEO는 아내와 잊지 못할 은혼식을 하고 싶어 했고, 한 대기업 임원은 전투기를 타고 창공을 누비는 ‘빨간 마후라’가 되길 원했다. 한국의 CEO들이 바라는 ‘내 생애 최고의 소원’을 들여다봤다. 한국형 글로벌 기업이 뜬다최근 국내 기업들이 본사를 해외로 옮기고, 외국인 임직원을 늘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수십 년째 ‘글로벌’을 외쳤지만 “글로벌 제품을 만들었을 뿐 글로벌 경영을 하지는 못했다”는 자성에 따른 것. 한국형 글로벌 기업인 ‘코로벌 기업(Korea+Global)’이 주목받고 있다. 로스쿨 학생들 연판장 돌린 이유기말고사를 마치고 갓 방학을 맞은 로스쿨 학생들은 요즘 연판장을 작성 중이다. 25개 로스쿨 학생들이 직접 서명을 해가며 연판장을 돌리게 된 것은 내년 1월 시행되는 변호사시험 출제를 위한 모의시험 때문이다. 이들은 왜 모의시험에 반발할까. 맞벌이 가사노동, 아내가 남편의 7배맞벌이 부부라 해도 하루 평균 가사 노동 시간은 아내가 남편보다 7배 많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주말에도 아내의 가사 노동 시간은 남편보다 3배 많다. 양성평등을 부르짖지만 아직까지 가사 노동은 아내만의 영역인 것 같다. 양성평등은 가정에서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4000달러 시대 여는 ‘소비대국’ 중국중국의 내년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4000달러 선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자동차와 고급 주택 수요가 급증하고 관광 여행이 대중화되는 등 소비 패턴에 커다란 변화가 일고 있다. 중국인들은 1만 달러 시대도 얼마 안 남았다고 자신하고 있지만 그런 자신감 뒤에는 어두운 그림자도 따르고 있다. 스님들 ‘깨달음’ 대신 책을 펴다“불교가 신비주의에서 벗어나 역사이론 또는 사회철학으로 자리 잡아야 합니다.” 스님들의 교육을 총괄하는 조계종 교육원장 현응 스님의 불교관은 파격적이다. 스님은 “불교가 깨달음만을 강조하는 풍토에서 벗어나 중생을 위한 자비의 실천을 고민할 때”라고 말한다. 새로운 교육 커리큘럼을 만드느라 여념이 없는 스님을 만났다. AP ‘올해의 여자선수’에 말이 2위스포츠계에서는 말(馬)도 인간과 똑같은 대접을 받는 모양이다. 23일 AP통신이 선정한 올해의 여자 선수 투표에서는 5년생 암말 제냐타(사진)가 2위를 차지했다. 제냐타는 올해 5전 전승을 거두며 330만 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이쯤 되면 여느 스포츠 스타가 부럽지 않다.}

《올해 프로야구 개막에 앞서 한화를 꼴찌로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막강 화력을 갖춘 한화의 꼴찌는 그만큼 뜻밖이었다. 하지만 내년 프로야구 개막이 4개월이나 남은 요즘 많은 사람이 한화의 2년 연속 꼴찌를 말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중심 타자인 김태균 이범호가 있을 때도 그랬는데 이제 두 선수마저 없으니 잘할 리가 만무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둘은 한화 타력의 절반 이상이었다. 한화로선 둘의 빈자리를 어떻게 메우느냐가 최대 고민이다.》 하지만 한화에는 ‘젊은 피’ 김태완(25)과 최진행(24)이 있다. 김태완은 올 시즌에도 종종 김태균을 대신해 4번 타자로 나섰다. 최진행은 김태균이 후계자로 꼽으면서 관심을 받고 있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내년 시즌 김태완을 4번 타자로 중용할 뜻을 밝혔다. 김태완은 서울 목동 집에 머무르며 모교인 신월중, 성균관대와 헬스장을 오가며 개인 훈련을 하고 있다. 그의 내년 목표는 부상 없는 한 해다. 지난해에는 왼쪽 허벅지, 올해는 왼 손목 부상으로 고생했다. 김태완이 내년에도 부상으로 신음한다면 한 감독의 구상은 첫 단추부터 틀어질 수밖에 없다. 부상 방지를 위한 김태완의 노력은 각별하다. 그는 올해 요가를 시작했다. 근육 움직임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다. 또 일주일에 세 번씩 산에 오르며 하체를 단련하고 있다. 손목 힘 강화를 위해 아령 운동뿐만 아니라 고무줄의 탄력을 이용해 손목의 잔 근육까지 키우는 운동도 시작했다. 일본으로 가게 된 이범호는 김태완에게 “이제 네가 많이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완은 “형 없이도 잘할 수 있다”며 웃었다. 그는 “대학 때도 줄곧 4번을 쳤기 때문에 부담은 없다. 경기에 꾸준히 나간다면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태완이 어느 정도 검증된 선수라면 최진행은 미완의 대기다. 올해 28경기에 나가 타율 0.200에 홈런 2개를 친 게 전부다. 김태균의 뒤를 잇기엔 한참 부족하다. 하지만 김태균이 괜히 후계자로 지목했을 리 없다. 대전구장에서 만난 그는 “관심과 기대를 실력으로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최진행이 보기에 김태균은 ‘못 참을 공을 참고, 어렵게 참을 공을 쉽게 참는 선구안’을 가졌다. 힘에서는 김태균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는 최진행이 ‘제2의 김태균’이 되려면 반드시 갖춰야 할 능력이다. 그는 “선구안의 기본인 하체 밸런스를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변화구 대처 능력을 길러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사진촬영을 마치고 들어오는 최진행에게 한 감독은 “검증도 안 된 애가 무슨 사진까지 찍느냐”며 핀잔을 줬다. 하지만 한 감독은 “분명 자질 있는 선수다. 기회를 많이 준다면 금방 올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감독은 야구계 최고 명언을 되뇌었다. “야구는 (끝날 때까지는) 모르는 거니까….”대전=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스레이라는 이름을 가진 중국 출신 15세 소녀는 탁구 라켓 하나에 희망을 건 채 낯선 한국 땅을 밟았다. 그게 2000년이었으니 벌써 9년 전 일이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연습생 신분으로 대한항공 탁구단에 입단한 그는 한국 국적 취득이 늦어지면서 2007년까지 8년 동안 대회에 출전할 수 없었다. 어깨너머로 동료들이 뛰는 모습을 부럽게 지켜보며 훈련에만 매달렸다. 그랬던 그가 한국 탁구의 세대교체를 이끄는 차세대 스타로 떠올랐다. 중국 귀화 선수 석하정(24) 얘기다.○ 中귀화 당예서 꺾고 女탁구 정상에 172cm, 58kg의 뛰어난 신체조건을 갖춘 석하정은 22일 용인에서 열린 제63회 종합선수권 단식 결승에서 역시 중국 귀화 선수인 당예서(28·대한항공)를 4-1로 꺾고 처음으로 우승했다. 이어 23일 단체전에서도 대한항공의 3연패를 이끌었다. 특히 그는 올 들어 국내 대회에서 3차례나 단식 정상에 오르며 최강의 자리를 굳혀 가고 있다. 소띠인 석하정이 소의 해인 기축년에 전성기를 활짝 맞은 셈이다. 그는 올해 초에는 처음으로 꿈에 그리던 태극마크를 달기도 했다.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해 여러 차례 눈물을 훔치며 중국으로 돌아갈까 고민했던 석하정은 “경기를 많이 하다 보니 경험이 늘었다.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뭔가 알 것 같다. 올해는 운수대통이었다”며 웃었다. 대한항공 강희찬 감독은 “큰 기술과 파워가 뛰어난 하정이가 자신의 약점이던 잔기술과 변칙구에 대처하는 능력을 길렀다. 집중력과 자기 컨트롤도 향상됐다”고 칭찬했다.○ “이젠 국제무대에 이름 알리고 싶어”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석하정은 어느새 한국 사람이 다 됐다. 등뼈찜, 김치찌개, 부대찌개를 좋아하고 영양 보충을 위해 장어를 즐긴다. 쉬는 날이면 숙소 인근의 찜질방에서 땀을 푹 뺀 뒤 삶은 계란과 팥빙수를 먹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책임감 강한 한국 남자를 만나면 결혼할 계획도 있어요. 호호∼.” 들뜨기 쉬운 연말을 맞았지만 석하정은 다시 운동화 끈을 졸라 맸다. 27일부터 국가대표 상비군 선발전이 열리기 때문이다. “내년 중국 광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아경기에 꼭 출전하고 싶어요. 국제무대에서 꼭 제 이름을 알리고 싶습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올해 대통령배(기)로 명명된 3개의 중학, 고교, 대학 야구대회는 모두 학기 중에 열렸다. 내년부터 이 대회들은 모두 방학 기간으로 옮겨 치러야 할지도 모른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3일 대통령배(기), 국무총리배(기),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기) 등 정부 명칭을 사용하는 전국 규모 대회 중 학생 선수가 참여하는 대회는 내년부터 학기 중 개최를 전면 금지하고 휴일이나 방학 기간에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학생 선수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다만 종목별 특성에 따라 방학 중 개최가 불가능하면 문화부의 사전 승인을 얻어 개최하되 대회 기간에 휴일을 포함하는 등 학생 선수의 수업 결손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문화부는 향후 전국대회 신설을 최대한 억제하되 대회 승인도 올림픽과 아시아경기 종목 위주로 휴일이나 방학 중에 개최하는 대회로 한정하기도 했다. 현재 문화부에서 승인한 정부 명칭 사용 대회는 37개 종목에 63개에 이르는데 대부분 학기 중에 열리고 있다. 따라서 학생 선수들에게 학습 환경을 제공할 수는 있겠지만 자칫 대회 폐지 사태를 부를 수도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문화부는 대한체육회에서 승인한 기타 전국 규모 대회도 휴일이나 방학 중에 개최하도록 권고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추락하는 타이거 우즈(34·미국·사진)에게 날개는 없어 보인다. 어디까지 떨어질지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우즈가 섹스와 약물 스캔들에 이어 도박 파문에도 휩싸였다. 영국의 일간 더 타임스는 22일 ‘우즈가 카지노에서 수시로 거액의 도박을 즐겼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우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MGM 그랜드호텔 카지노 등을 정기적으로 들락거리며 보통 2만5000달러(약 3000만 원)를 걸고 블랙잭을 했다. 우즈의 내연녀 중 한 명인 제이미 정거스는 “우즈의 테이블에는 늘씬한 여성들이 넘쳐났으며 우즈는 그들과 음식을 시켜 먹는 것을 좋아했다”고 증언했다. 농구 스타 마이클 조든, 찰스 버클리 등과 도박장에서 어울린 우즈는 카지노에서 VIP 대접을 받으며 리무진 차량과 미녀들의 서비스를 제공받았다. 우즈는 하룻밤에 100만 달러 이상을 딴 적도 여러 차례 있지만 거액의 돈을 잃을 때가 더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우즈는 일찍부터 도박에 빠져든 것으로 보인다. 20세 때 미국 오하이오 주의 한 골프대회에 출전했다 카지노에서 위조 신분증으로 블랙잭을 한 적도 있다. 스탠퍼드대를 중퇴한 뒤 네바다의 카지노에서 블랙잭에 매달리기도 했다. 우즈는 2004년 11월 제주도 라온골프장에서 열린 이벤트대회에 참가했다 숙소 호텔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홀로 찾아 블랙잭으로 9만5000달러(약 1억1000만 원)를 땄다. 이 사실은 우즈가 출국하면서 거액의 현금을 갖고 있는 사실이 제주세관에 드러나면서 뒤늦게 밝혀졌다. 그의 행방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는 가운데 우즈는 지난 주말 자신의 요트를 타고 바하마로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KT 전창진 감독은 올 시즌 부진한 외국인 선수를 두 번이나 바꾸며 속을 끓였다. 그런 전 감독은 최근 가슴 한구석이 든든할지도 모를 일이다. 11일 KT&G에서 나이젤 딕슨을 영입한 뒤 패배를 모르기 때문이다. KT는 22일 대구에서 열린 오리온스와의 방문경기에서 205cm, 154kg의 육중한 체격을 자랑하는 딕슨이 16득점, 10리바운드를 기록한 데 힘입어 85-77로 이겼다. KT는 딕슨이 뛴 5경기를 포함해 최근 6연승을 달리며 20승 8패로 선두 모비스(20승 7패)를 0.5경기 차로 쫓았다. KT는 딕슨의 가세로 골밑 수비 부담이 줄었다. 나머지 선수들이 고르게 득점에 가담하고 있는 것도 상승세의 비결이다. 이날 김도수(15득점)를 비롯해 박상오, 제스퍼 존슨(이상 13득점)이 10점 이상을 넣었다. 리바운드에서 35-25로 크게 앞선 것도 승인이었다. 전주에서 KCC는 전자랜드의 막판 추격을 따돌리고 84-82로 이겼다. KCC는 올 시즌 전자랜드와의 맞대결에서 4전승을 거두며 3위(18승 10패)로 올라섰다. 강병현은 4쿼터에만 10점을 집중시킨 것을 포함해 15점을 터뜨렸다. 하승진은 13득점, 10리바운드. 전자랜드는 3연승에서 끝이 났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19일 중국 샤먼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 2010시즌 개막전인 차이나 레이디스오픈. 이번 대회 최대 화제를 뿌린 유소연(19·하이마트)과 임지나(21·잭니클로스)는 20일 귀국길에 오르며 특수작전이라도 수행하는 듯했다. 이른바 ‘현금과 고량주 수송 작전’이었다.유소연은 3차 연장 접전 끝에 서희경(하이트)을 꺾고 짜릿한 역전 우승을 했다. 우승상금은 4만5000달러(약 5200만 원). 상금을 계좌에 입금해 주는 국내 대회와 달리 시상식 종료 후 선수들에게 일일이 현금으로 지급됐다. 세금 20%를 빼고 유소연에게 주어진 금액은 3만6000달러. 100달러 지폐로 360장에 이르렀다. 게다가 1인당 1만 달러를 초과하는 외화를 국내로 반입할 때는 신고하도록 돼 있는 규정도 걸렸다. 유소연은 어머니와 상의 끝에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관계자, 소속사 하이마트 직원 등과 네 뭉치로 나눠 귀국 비행기에 올랐다.임지나는 2라운드 12번홀(파3)에서 짜릿한 홀인원을 한 뒤 부상으로 받은 고량주 해결에 진땀을 흘렸다. 중국에서 명주로 유명한 금문 고량주를 자신의 체중만큼 받았다. 900mL 병에 담긴 380위안(약 7만 원)짜리 40병과 280위안(약 5만 원)짜리 30병이었다. 70병이나 돼 운반은 도저히 불가능했다. 임지나는 “다른 프로들과 프로 부모님들에게 반 값 이상으로 할인된 가격에 넘겼다”고 말했다. 선수단이 도착한 20일 밤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의 짐 찾는 곳에서는 고량주 냄새가 진동했다. 임지나는 기념품으로 챙긴 고량주 6병이 담긴 상자에 노란색 세관 딱지가 붙어 있어 또 한번 놀랐다. 1인당 허용되는 주류는 1병이었던 것. 임지나는 세관 측에 홀인원 선물이라는 설명을 한 뒤 무사통과한 뒤에야 가슴을 쓸어내렸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첫 승 먹은 유소연}
37세 동갑내기 농구스타 이상민(삼성)과 전주원(신한은행)을 지난해 함께 만난 적이 있다. 평일 오후 경기 용인시의 한 패밀리레스토랑에서였다. 이상민은 아줌마 팬들의 사진 촬영 요청에 식사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중고교 시절 그를 따르던 오빠부대가 세월이 흘렀어도 변함없는 애정을 보인 것이다. 전주원은 “상민이가 참 대단하다”며 부러움을 표시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상민의 인기는 전혀 식을 줄 모른다. 이상민은 21일 한국농구연맹이 발표한 올스타전 베스트5 팬 투표 중간집계에서 7만7935표 중 절반에 가까운 3만8206표를 얻어 선두에 올랐다. 이상민은 내년 1월 31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에 9년 연속 최다 득표로 출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올스타전 팬 투표가 시작된 2002년부터 그가 최고 인기 선수의 영광을 놓친 적이 없다.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를 둔 학부모인 그는 올 시즌 경기당 평균 16분 17초를 뛰며 4득점, 3.8어시스트에 머물고 있다. 게다가 삼성은 최근 3연패에 빠지며 13승 13패로 6위에 머물러 있다. 이쯤 되면 팬들의 관심에서 비켜날 만한데도 그는 여전히 상한가다. 깨끗한 이미지에 짧고 굵게 뛰면서 강한 인상을 남긴 덕분이다. 2만 명에 이르는 열성적인 팬 카페 회원들은 조직적인 득표활동까지 벌이고 있다. “또 1위냐”고 물었더니 이상민은 “고맙기는 한데 부담스럽다. 팀 성적도 좋지 않은데 민망스럽다”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가 성인 농구에 데뷔한 것은 연세대에 진학한 1991년이었으니 ‘언제 적 이상민이냐’는 말이 나올 만하다. 이상민의 인기 독주는 국내 농구의 정체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세대교체가 더뎠고 대형 스타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영원한 오빠’ 이상민을 넘어서는 새로운 얼굴은 언제쯤 나올까.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신한은행 최윤아(24)가 결정적인 가로채기에 이은 결승골로 승리를 배달했다. 21일 안산에서 열린 신한은행과 삼성생명의 경기. 최윤아(13득점)는 1점 뒤진 종료 8.2초 전 삼성생명 박정은이 이종애에게 패스한 공을 빼앗은 뒤 레이업슛을 터뜨려 64-63의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었다. 최윤아는 “종료 12초를 남기고 삼성생명의 공격이어서 질 줄 알았다. 팀 파울에 여유가 있어 적극적으로 마크한 게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선두 신한은행은 10연승을 달리며 17승 3패를 기록해 2위 삼성생명(14승 6패)과 승차를 3경기로 벌렸다. 신한은행 정선민은 29점을 터뜨렸다. 4라운드를 마친 여자프로농구는 25일 안산에서 올스타전을 치른 뒤 28일 재개된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19일 중국 샤먼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 2010시즌 개막전인 차이나 레이디스오픈. 이번 대회 최대 화제를 뿌린 유소연(19·하이마트)과 임지나(21·잭니클로스)는 20일 귀국길에 오르며 특수 작전이라도 수행하는 듯했다. 이른바 '현금과 고량주 수송 작전'이었다. 유소연은 3차 연장 접전 끝에 서희경(하이트)을 꺾고 짜릿한 역전 우승을 했다. 우승 상금은 4만5000달러(약 5200만 원). 상금을 계좌에 입금해주는 국내 대회와 달리 시상식 종료 후 선수들에게 일일이 현금으로 지급됐다. 20% 세금을 빼고 유소연에게 주어진 금액은 3만6000달러. 100달러 지폐로 360장에 이르렀다. 게다가 1인당 1만 달러를 초과하는 외화를 국내로 반입할 때는 신고하도록 돼 있는 규정도 걸렸다. 유소연은 어머니와 상의 끝에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관계자, 소속사 하이마트 직원 등과 네 뭉치로 나눠 갖고 귀국 비행기에 올랐다. 임지나는 2라운드 12번 홀(파3)에서 짜릿한 홀인원을 한 뒤 부상으로 받은 고량주 해결에 진땀을 흘렸다. 중국에서 명주로 유명한 금문 고량주를 자신의 체중만큼 받았다. 900mL 병에 담긴 380위안(약 7만 원)짜리 40병과 280위안(약 5만 원)짜리 30병이었다. 70병이나 돼 운반은 도저히 불가능했다. 임지나는 "다른 프로들과 프로 부모님들에게 반 값 이상으로 할인된 가격에 넘겼다"고 말했다. 선수단이 도착한 19일 밤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의 짐 찾는 곳에서는 고량주 냄새가 진동했다. 임지나는 기념품으로 챙긴 고량주 6병이 담긴 상자에 노란색 세관 딱지가 붙어 있어 또 한번 놀랐다. 1인당 허용되는 주류는 1병이었던 것. 임지나는 세관 측에 홀인원 선물이라는 설명을 한 뒤 무사통과한 뒤에야 가슴을 쓸어내렸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KLPGA 오리엔트 차이나서희경에 극적 연장 역전승유소연(19·하이마트·사진)은 9일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상식 직후 가슴 한구석이 허전했다. 올 시즌 4승을 거뒀지만 5관왕을 차지한 서희경(23·하이트)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면서 2인자의 아쉬움이 컸기 때문이다. “희경 언니보다 부족한 점이 많았어요. 아직 갈 길이 멀죠.” 그랬던 유소연이 서희경을 극적으로 꺾고 정상에 올라 환한 미소를 지었다. 19일 중국 푸젠 성 샤먼의 오리엔트GC(파72)에서 끝난 KLPGA투어 2010시즌 개막전인 오리엔트 차이나 레이디스오픈. 유소연은 보기 없이 2타를 줄여 최종 합계 5언더파 211타로 서희경과 동타를 이룬 뒤 연장 세 번째 홀에서 이겼다. 우승 상금은 4만5000달러(약 5200만 원). 유소연은 “올해 목표였던 5승을 이뤘다”며 기뻐했다. 5월 두산 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9차 연장 끝에 승리한 것을 포함해 연장전만 해도 4번째 치른 풍부한 경험과 집중력이 유소연의 승인이었다. 반면 이틀 연속 선두를 달리며 중국 언론으로부터 주목받은 서희경은 3연속 보기로 추격을 허용하더니 프로 데뷔 4년 만의 첫 연장전에서 역전패를 허용해 눈물을 흘렸다.샤먼=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dongA.com에 동영상}

중국에 ‘녹색 아편’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말이 있다. 서방 자본가의 퇴폐적인 스포츠로 외면 받던 골프가 최근 경제 성장에 힘입어 가파른 상승세에 있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의 보도에 따르면 1980년대 20개에 불과하던 중국의 골프 코스는 300개를 돌파했다. 이는 세계 5위이며 아시아 2위 규모다. 향후 2년 안에 100개의 골프장이 더 문을 열 예정이다. 중국 골프 시장 규모는 연간 45억 파운드(약 8조6000억 원)에 이르고 해마다 20% 넘게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중국골프협회는 현재 200만 명 수준인 골프 인구가 2020년 20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골프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을 계기로 우수 선수 발굴, 골프 산업 발전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했다. 골프 시장의 거대한 블루 오션으로 떠오른 중국을 공략하기 위한 국내 업체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17일 중국 푸젠 성 샤먼에서 개막한 한국과 중국여자프로골프 오리엔트 차이나 레이디스오픈에는 현대자동차와 스크린골프 제조업체 골프존 등이 스폰서 업체로 참가했다. 현대자동차는 협찬금 20만 위안(약 3500만 원), 홀인원 부상(제네시스 쿠페)과 선수 및 대회 관계자의 이동 편의를 돕는 행사 차량(싼타페, 아제라)을 제공해 호평을 받았다. 골프존은 대회조직위에 2만 달러(약 2350만 원)의 현금을 후원하며 홍보 부스를 설치했다. 지난해 국내 매출 1000억 원을 기록한 골프존은 최근 중국 시장 개척에 소매를 걷어붙였다. 베이징에 5군데의 대리점을 열어 영업을 펼치고 있다. 누적 판매량은 200대를 넘어섰다. 골프존은 중국에서 45%의 시장 점유율을 앞세워 스크린골프의 인기 몰이를 주도하고 있다. 내년에는 상하이, 광저우 등지에 5개 지사를 추가로 개설할 계획이다. 겨울 3개월 동안 대부분 골프장이 문을 닫는 베이징에서는 18홀 기준 요금이 1인당 160위안에 불과한 스크린골프로 이용객이 몰려들고 있다. 대회 기간 현지를 방문한 골프존 김영찬 사장은 “중국은 워낙 거대하기 때문에 단기간의 성과보다는 먼 훗날을 내다보고 있다. 과시욕이 강한 중국 특유의 문화를 접목한 새로운 마케팅 방안을 마련해 스크린골프 붐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코오롱의 골프 의류 브랜드인 잭 니클라우스는 2002년 중국에 진출한 뒤 올해 40개 매장을 운영해 1억 위안(약 17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고급 골프 브랜드로 상품성과 디자인이 뛰어다는 평가를 들었다. 잭 니클라우스는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중국여자프로골프협회(CLPGA) 경기위원과 임원에게 티셔츠와 바람막이 옷을 지원하고 나섰다. 코오롱 엘로드는 중국인 선수로는 유일하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펑샨샨을 후원하고 있다.샤먼=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美골프기자협회 매년 선정남자는 우즈 10번째 뽑혀‘골프 지존’ 신지애(21·미래에셋·사진)가 미국골프기자협회(GWAA)가 선정하는 올해의 최우수 여자 선수상을 받았다.신지애는 GWAA가 18일 발표한 올해의 최우수 여자 선수상에서 전체 유효표 중 52%(105표)를 얻어 로레나 오초아(85표·멕시코)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한국 선수로는 박세리(32)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신인 시절이던 1998년 수상한 이후 두 번째다. 최근 이 상은 안니카 소렌스탐(2001∼2005년), 오초아(2006∼2008년)가 휩쓸었다. 신지애는 올 시즌 미국 LPGA투어에서 신인상과 상금왕, 공동 다승왕을 휩쓸며 오초아의 4년 연속 수상을 막았다. 신인으로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덕분이다. 신지애는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오초아가 받을 줄 알았는데 깜짝 놀랐다”며 기뻐했다.남자는 ‘바람의 황제’로 전락한 타이거 우즈(미국)가 84%(168표)의 압도적인 지지로 최우수 선수가 됐다. 통산 10번째 수상. 스티브 스트리커(미국)가 20표로 2위, 양용은(테일러메이드)은 3위(13표). 시니어 부문에서는 로렌 로버츠(미국)가 111표를 얻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시상식은 내년 4월 8일 미국 조지아 주 오거스타에서 열린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오리엔트 차이나’ 출전 서희경-유소연의 원기보충은… 잘 먹어야 힘도 쓴다고 했다. 빼어난 외모로 ‘필드의 슈퍼모델’이라는 별명을 얻은 서희경(23·하이트)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 남부 푸젠 성 샤먼의 오리엔트G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010시즌 개막전 오리엔트 차이나 레이디스오픈에 출전한 그는 동행한 어머니 이숭아 씨(49)가 장만한 음식으로 원기를 보충한다. 이 씨는 짐 가방에 취사도구 3종 세트와 쌀, 밑반찬을 준비해 숙소에서 직접 식사를 해결한다. 메뉴는 찌개와 갈비, 주물럭 같은 육류 등 다양했다. 2009시즌 5관왕을 휩쓴 서희경은 “외식을 하면 어딘가 허전하다. 김치를 먹어야 밥을 먹은 것 같다”며 웃었다. 이 씨는 “희경이가 연말이라 체중이 2kg 정도 빠진 데다 행사가 워낙 많아 지쳐 있다. 기운을 차리게 하려고 음식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말했다. 서희경의 라이벌인 유소연(19·하이마트)도 어머니 조광자 씨(53)를 통해 틈틈이 입맛을 돋우고 있다. 전기밥솥에 해먹는 떡볶이 맛이 일품이라는 게 그의 얘기. 지인을 통해 받은 한국 컵라면도 별미다. 어머니의 정성 덕분에 서희경과 유소연은 쌀쌀한 날씨와 강한 바람 속에서도 이틀 연속 선두권을 질주했다. 서희경은 18일 2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2개로 1타를 줄여 합계 5언더파 139타로 단독 선두를 지켰다. 유소연은 버디 2개, 보기 1개로 역시 1타를 줄여 3언더파 141타로 이정은(21)과 동타를 이루며 서희경에게 2타 뒤진 2위. 서희경과 유소연은 “서로를 잘 안다. 시상식 때는 살사 댄스도 같이 추지 않았는가. 상대를 의식하지 않고 내 경기에 집중하겠다”며 의욕을 보였다.임지나 홀인원, 고량주 받아 한편 임지나(22·잭 니클라우스)는 12번 홀(156야드)에서 홀인원을 해 부상으로 체중만큼의 금문 고량주를 받게 됐다. 앞바람에 5번 아이언으로 한 티샷이 그린에서 한 차례 튕긴 뒤 홀 컵에 빨려 들어갔다. 고량주는 500mL짜리 한 병이 500위안. 임지나의 몸무게가 60kg이면 6만 위안(약 1000만 원)이나 되는 120병을 받게 된다. 2006년 프로 데뷔 후 첫 홀인원을 낚은 임지나는 “내 몸무게가 알려질 것 같아 창피하다. 동료들에게 나눠준 뒤 여기서 좀 팔아야 될 것 같다”며 웃었다.샤먼=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2010 KLPGA 개막경기 조윤희 - 윤지 함께 출전“언니가 곁에 있어줘 안심” “첫대회니 부담 떨쳤으면…” “출국하는데 공항에 엄마 아빠가 나오셨어요. 동생 보고는 잘 치고 오라시더니 저한테는 윤지 관리 잘하래요. 저도 같이 대회에 출전하는데. 호호∼.” 17일 중국 푸젠 성 샤먼의 오리엔트GC(파72)에서 개막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010시즌 개막전인 오리엔트 차이나 레이디스오픈 1라운드에서 닮은꼴 선수 두 명이 눈길을 끌었다. 조윤희(27) 윤지(18) 자매다. 2003년 KLPGA투어에 입문한 언니 뒤를 이어 조윤지가 1부 투어 데뷔전을 치른다. 자매 동반 출전은 1부 투어에서는 처음이다. 이들의 아버지 조창수 씨(60)는 경북고와 프로야구 삼성에서 지휘봉을 잡은 야구 스타 출신. 배구선수 시절 ‘나는 새’로 불렸던 어머니 조혜정 씨(56)는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동메달의 주역이다. 조윤희는 “동생과 모처럼 같은 방에서 자며 수다도 실컷 떨고 있다. 어제 이곳의 짝퉁 시장에 나가 동생에게 가방을 선물했다. 첫 대회인 만큼 윤지가 부담 없이 선배 언니들과 인사 나누고 분위기를 익히기 바란다”고 말했다. 언니를 따라 골프연습장에 갔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골프를 시작한 조윤지는 올해 2부 투어에서 2승을 거두며 상금왕을 차지해 꿈에 그리던 1부 투어 출전 자격을 얻었다. 조윤희는 2009시즌 4차례 톱10에 들며 상금 18위. 원주 육민관고 졸업반인 조윤지는 “언니가 곁에 있어 의지가 된다. 대회 때마다 목표를 정해줘 큰 도움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두 딸 모두 부모와는 다른 종목에 뛰어든 것에 대해 조윤희는 “아들이었으면 야구를 했을 것 같다. 코트에 선 순간 행복했다는 엄마는 23세 때 배구를 관두셨다. 딸들에게는 오래 할 수 있는 운동을 고민하시다 골프를 권하셨다”고 말했다. 176cm인 조윤희와 168cm인 조윤지는 드라이버샷 270야드를 웃도는 장타자다. 스포츠 가족의 혈통이라 운동신경은 타고났고 파워도 겸비했다. 언니는 엄마를 닮아 결단력이 빠르고 동생은 아빠처럼 느긋하고 지구력이 좋다는 게 자매의 얘기다. 조윤희 윤지 자매는 “앞으로 둘 다 잘해서 마지막 날 챔피언 조에서 우승을 다퉜으면 좋겠다. 만약 연장전이라도 치르게 된다면 누가 이겨도 상관없으니 마음이 편해질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2009시즌 5관왕 서희경(하이트)은 1라운드 파3홀에서 버디 3개를 낚은 데 힘입어 단독 선두(4언더파 68타)에 나섰다. 유소연(하이마트)은 이정은 심현화와 공동 2위(2언더파), 조윤희는 공동 30위(3오버파), 조윤지는 공동 68위(6오버파)로 첫날 경기를 마쳤다.샤먼=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dongA.com에 동영상}

‘암으로 죽어가면서 암인 줄도 모르면서/마른 복국이 먹고 싶다는 아버지 부름 따라/옛집에 오니 밤 개는 컹컹 짖어/약속이나 한 듯이 또 흰눈은 퍼부어/우리 부자 복국 끓여먹고/통시 길에 나와 보니/옛날의 국자 같은 북두칠성이 또렷했다/구주탄광, 아이모리형무소, 휴전선이 떠오르고/도란도란 밤 깊어 무심히 아버지 다리에/내 다리 얹었다/70년 황야를 걸어온 다리/삭정이 다 된 다리/어금니 악물고 등 돌려 흐느꼈다.’ 마른 복국은 누가 끓여줬을까? 아마도 어머니가 끓였을 것이다. 어쩌면 남편과 자식의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저녁밥상. 바늘울음 삼키면서 펄펄 끓여냈을 것이다. 가족사진엔 아버지가 보이지 않는다. 사진 밖에서 사진을 찍기 때문이다. 가족식탁에도 어머니가 없다. 어머니는 늘 부엌에 있기 때문이다.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밤. 아버지와 아들은 묵묵히 복국을 먹는다. 암으로 죽어가는 몸. 늙은 아버지는 말이 없다. 홀홀 국물 식히는 소리. 수저 딸그락거리는 소리. 가끔 아버지의 마른 기침소리가 뒤섞인다. 문득 아버지가 몇 숟가락 뜨다가 물끄러미 아들을 본다. 희끗희끗한 머리, 깊이 파인 이마 주름살, 곳곳 틈새 벌어진 위아래 앞니…. 또 다른 자신이 바로 앞에 앉아 복국을 먹고 있다. 복어는 영어로 퍼퍼(puffer)다. 풍선 같은 것을 훅 부는 자란 뜻이다. 복어가 바로 그렇다. 누가 겁이라도 줄라치면, 배에 물이나 공기를 잔뜩 불어넣어 자기 몸보다 3배나 부풀린다. 김진경 시인은 구수한 충청도사투리로 “복어새끼처럼 왜 그런대유/배에다 바람을 잔뜩 집어 넣구/가시를 있는대루 세우믄 누가 무서워헐 줄 아남유”라며 너스레를 떤다. 한마디로 복어는 ‘뻥 물고기’ 허풍선이다. 복어살집은 미끌미끌하고 희뿌옇다. 꿀돼지 같다. 아예 중국에선 복어를 ‘강돼지(河豚·하돈)’ ‘바다돼지(海豚·해돈)’라고 부른다. 중국 사람들은 돼지고기를 좋아한다. 강이나 바다 돼지라고 예외가 아니다. 중국 북송 때의 시인 소동파(1036∼1101)는 “복어 맛은 목숨과도 바꿀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천계옥찬(天界玉饌)’이라며 먹다가 ‘죽어도 좋다’는 것이다. 그는 아직 때가 이른데도 “지금쯤 복어가 올라올 때가 됐는데…”라며 강물에 복어낚싯대를 드리우고 안달할 정도였다. 술꾼들은 복국에 환장한다. 뜨거운 국물을 훌훌 떠 마시며 쓰린 위장을 달랜다.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 봐도, 가슴에는 하나 가득 슬픔뿐’이지만, 복국을 먹으면 가슴이 훈훈해진다. 슬픔은 비릿하고 아삭아삭 알이 톡톡 터지는 콩나물과 함께 가신다. ‘무엇을 할 것인가 둘러보아도 보이는 건 모두가 돌아앉았’지만, 향긋하고 상큼한 연초록 미나리를 깨물면 봄 냄새가 물밀듯이 쏟아진다. 복어맑은탕은 담백하고 시원하다. 바람 불어 쓰러진 산 있더냐? 복어살은 덤덤하고 은근하다. 눈비 맞아 썩은 돌 있더냐? 복어회는 그윽하고 감칠맛이 난다. 복국집은 오래된 집이 최고다. 주방장이 오래되면 사고 날 염려가 없다. 우선 부산해운대복국집이 먼저 떠오른다. 금수복국(051-742-3600), 초원복국(051-743-5291), 영주동삼대복국(051-465-7210), 미포할매복국(051-741-4114), 할매집원조복국(051-747-7625), 일광대복집(051-721-1561) 등이 그렇다. 서울에도 이름난 복국집은 많다. 충무로 극동빌딩 뒤 부산복집(02-2277-3344), 경복궁역 3번출구 태진복집(02-733-3730), 종로 르메이에르빌딩 1층 제주복집(02-733-4250), 북창동 참복집(02-779-0681), 을지로입구 다동 참복집(02-777-1786), 신촌 현대백화점 옆 삼호복집(02-337-9019), 강남역 3번출구 삼호복집(02-3474-2512), 반포동 조은복집(02-547-1133), 프라자호텔 뒤 남양복집(02-755-6164), 부산해운대 금수복국 분점인 압구정동 금수복국(02-3448-5488), 대치동 금수복국(02-508-1900). 마산 복골목도 빠질 수 없다. 30여 개의 복국집이 늘어서 있다. 경북복집(055-223-8002), 경남복집(055-246-9896), 쌍용복집(055-246-6866), 남성복집(055-246-1856). 복어 암놈 알과 간엔 독이 있다. 청산가리보다 10배 넘게 독하다. 2, 3월 산란기 때가 독이 오를 대로 오른 때다. 복어는 잡히면 “바각바각” 소리 내어 이를 간다. 무섭다. 참복 한 마리엔 어른 33명을 죽일 만큼의 독이 들어 있다. 복어는 독이 강할수록 맛이 깊다. 추운 겨울에 먹는 게 으뜸이다. 독과 맛은 종이 한 장 차이다. 독할수록 맛있고, 맛있을수록 독하다. 일본 미식가들은 약간 독이 들어있는 복국을 즐긴다. 그걸 먹으면 혀가 슬쩍 마비되고, 몸이 어찔어찔 짜릿한 기분이 된다. 죽지 않을 정도의 극히 적은 독을 살짝 뿌리는 것이다. 일본의 어느 유명한 가부키(일본 전통연극) 배우는 친구 3명과 함께 복국을 먹다가 죽은 일도 있다. ‘설마 괜찮겠지’하고 친구들 것까지 다 먹다가 중독된 것이다. 어쨌든 복요리는 일본에서 고급요리의 하나이다. “복국을 먹는 이는 어리석지만, 그렇다고 복국을 먹지 않는 사람은 더욱 어리석다”고 말한다. “무섭다고 복국을 안 먹는 사람처럼 불쌍한 사람도 없다”며 비아냥댄다. 복어와 히레사케는 찰떡궁합이다. 히레사케는 복어 꼬리지느러미를 구워 넣은 따끈한 정종이다. 딱 한잔이면 행복하다. 두 잔이면 온몸이 녹작지근하다. 어릴 적 입맛은 평생 간다. 어머니가 해준 음식 맛은 혀끝에 인이 박힌다. 그 입맛은 죽음 앞에서조차 새록새록 되살아난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입맛’으로 말을 대신한다. 예수가 제자들과 최후의 만찬을 하는 것과 같다. 말은 헛되다. 입맛은 정직하다. 구수한 복 껍질이 입천장에 찰싹 깻잎처럼 달라붙는 맛. 다시마, 다진 마늘, 대파, 고춧가루 등으로 우려낸 뜨끈뜨끈한 복 국물. 술꾼들은 그 맛을 떠올리며, 오늘도 그 독한 술을 툭툭 털어 넣는다. 복국은 위대하다.김화성 전문기자 mar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