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

김종석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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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부터 스포츠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골프, 농구, 야구, 라켓 종목 등을 체험하며 취재해왔습니다. 사람과 사랑, 땀과 꿈을 보고. 듣고, 쓰겠습니다.

kjs0123@donga.com

취재분야

2025-11-28~2025-12-28
칼럼50%
건강37%
생활/가정13%
  • 리바운드… 득점… 토종 대반격

    프로농구가 시즌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순위 경쟁이 거세다. 선두 싸움은 모비스, KT, KCC의 3강 체제. 6강 안정권으로 분류됐던 삼성은 최근 8연패의 부진에 빠지며 7위 전자랜드에 3경기 차로 쫓겨 중위권에서도 격전이 예고된다. 스타들의 자존심 경연장인 개인 타이틀 다툼도 치열하다. 국내 최장신(221cm) 하승진(KCC)과 혼혈 선수 문태영(LG)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승진은 국내 선수로는 1998∼1999시즌 서장훈 이후 11년 만에 토종 리바운드 챔피언을 노리고 있다. 25일 현재 평균 9.73개로 2위에 오르며 1위 크리스 알렉산더(9.85개·LG)를 바짝 쫓고 있다. 하승진은 23일 KT&G와 안양 경기에서 왼쪽 종아리를 다쳤지만 정밀 진단 결과 심각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마침 올스타전 휴식기를 눈앞에 두고 있어 충분한 휴식으로 체력을 재충전한 뒤 리바운드 사냥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하승진은 “리바운드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거기에만 매달리다 보면 플레이가 나빠질 수 있어 마음을 비우고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문태영은 평균 21.78점으로 득점 부문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득점왕은 1997년 프로 출범 후 줄곧 외국인 선수들의 독차지였다.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문태영이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수 있을지 흥미롭다. 문태영은 오른손과 왼손을 자유자재로 쓰며 내외곽을 넘나드는 화려한 공격력을 지녔다. 올 시즌부터 외국인선수가 1명밖에 뛸 수 없게 된 데 따른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어시스트에서는 김승현(오리온스)이 출전 정지 징계와 부상으로 16경기만 뛰고도 7.19개로 1위를 지키고 있다. 최근 3년 연속 어시스트 1위였던 주희정(SK)은 2위(6.05개).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보다는 탄탄한 조직력이 강점인 선두 모비스에서는 개인 기록 상위 선수가 드문 가운데 양동근이 가로채기 1위(2.00개)에 나섰다. SK 슈터 방성윤은 평균 2.12개의 3점슛을 성공시켜 4년 연속 3점슛왕이 유력하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0-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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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런거 野]프로다운 프로… SK의 ‘그린 스포테인먼트’

    프로야구 SK는 안티 팬이 많다. 크게 앞서고 있어도 악착같은, 김성근 감독의 ‘지지 않는 야구’가 상대 팬의 눈에 곱게 비칠 리 없다. 하지만 경기 스타일에는 평가가 엇갈려도 SK가 앞서가는 구단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SK의 행보는 마케팅에서 돋보인다. 2007년 스포테인먼트를 선언하며 차별을 시도했다. 남들 다하는 마케팅을 그럴듯한 단어로 꾸몄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SK는 2008년 스포테인먼트 2.0, 2009년 스포테인먼트 2.0+로 버전을 업그레이드했다. 스포테인먼트 2.0+는 ‘Space Funnovation(fun+innovation)’으로 요약된다. 구장 내 바비큐 존, 프리미엄 좌석 등 시설 개선을 통해 팬들에게 즐거움을 준다는 의미다. SK는 올해부터 3년간 추구할 목표를 그린 스포테인먼트로 정했다. 세계적 이슈인 저탄소 녹색성장에 프로 구단 최초로 동참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6월 직원들이 메이저리그의 마케팅 정책을 둘러보다 아이디어를 얻었고 7월 신영철 사장이 미국에 다녀온 뒤 실천하기로 했다. SK는 문학구장 조명을 고효율 발광다이오드(LED) 전구로 바꾸고 자전거를 타고 온 관중에게는 입장료도 깎아줄 계획이다. 또 ‘그린 홈런존’을 설치해 홈런 1개에 나무 1그루 심기 운동도 하고 바비큐 존에서 가스 대신 태양광 전기를 활용할 예정이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자는 에너지관리공단의 탄소 중립 프로그램에도 이미 가입했다. 그런 SK가 지난해 말 연고지 분할 보상금으로 받은 16억 원을 최근 유소년 야구를 위해 내놨다. 11억 원은 장학기금으로 출연했고 남은 5억 원으로 인천에 리틀야구장을 짓기로 했다. 그동안 SK의 보상금 주장에 대해 “받을 이유가 없다”는 여론도 많았지만 SK는 받은 돈 전액을 쾌척하면서 비난에서 자유로워졌고 바람직한 프로 구단의 역할을 보여줬다. 신 사장은 평소 “우승만 많이 한다고 명문이 아니라 시장 전체를 앞장서서 이끌어야 명문 구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적어도 아마추어 야구 발전을 선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SK는 명문 구단으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이승건 기자 why@donga.com}

    • 2010-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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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1위 꺾은 ‘셔틀콕’ 배연주, 호흡곤란 기권 아쉬운 준우승

    셔틀콕 왼손 유망주 배연주(20·KT&G)가 말레이시아오픈 배드민턴슈퍼시리즈에서 세계 최강을 꺾는 돌풍을 일으킨 끝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세계 61위 배연주는 2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여자 단식 4강전에서 세계 1위 왕이한(중국)에게 2-1(17-21, 21-13, 21-19)로 역전승했다. 슈퍼시리즈에서 처음 결승에 오른 배연주는 24일 세계 10위 왕신(중국)과 우승을 다퉜으나 1-1로 맞선 3세트 6-14로 뒤진 상황에서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경기를 포기해 아쉬움을 남겼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0-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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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날씨/1월23일]뼈만 남은 겨울나무들

    십리절반 오리나무. 열의 곱절 스무나무. 대낮에도 밤나무. 방귀 뀌어 뽕나무. 오자마자 가래나무. 깔고 앉아 구기자나무. 거짓 없어 참나무. 그렇다고 치자나무. 칼로 베어 피나무. 입 맞추어 쪽나무. 양반골에 상나무. 너하구 나하구 살구나무. 이리저리 주목나무. 하나 둘 셋 삼나무. 오지 말고 가시나무. 맘 헤픈 다정큼나무. 다리허리 등나무. 뼈만 남은 겨울나무. 엄동설한 소나무. 김화성 기자}

    • 2010-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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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석기자의 퀵 어시스트]모래알 KCC가 하나가 된 이유

    프로농구 KCC의 연고지인 전북 전주는 비빔밥으로 유명하다. 전주 출장을 가서 들른 유명 비빔밥 식당에서 몰랐던 사실을 들었다. 비빔밥을 비빌 때는 숟가락 대신 젓가락을 쓰라는 것이었다. 그래야 잘 비빌 수 있어 음식의 진미를 맛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요즘 KCC를 보면 마치 제대로 된 비빔밥을 보는 듯하다. 5연승을 질주한 KCC는 모비스와 KT의 양강 구도를 깨뜨리며 선두를 넘보고 있다. KCC 주전 선수들을 살펴보면 유난히 독특한 개성의 소유자가 많다. 자기주장이 강한 하승진은 “숙소 생활이 답답해 새장에 갇힌 것 같다”거나 “감독님이 기회를 잘 주지 않는다”며 돌출 발언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 시즌 중 합류한 외국인선수 아이반 존슨은 LG에서 뛰던 지난 시즌 “4차원 세계에서 사는 것 같다”는 얘기를 들으며 어디로 튈지 모르던 악동이었다. 최근 삼성에서 영입한 테렌스 레더 역시 다혈질 성격으로 유명하다. 존슨과 레더는 심판에 대한 잦은 항의로 테크니컬 파울 수에서 1, 2위를 다툴 정도. 귀화선수 전태풍은 시즌 초반 무리한 개인플레이로 국내 무대 적응에 애를 먹었다. 이처럼 왕 모래알이 즐비한 KCC가 하나로 끈끈하게 뭉칠 수 있었던 것은 역시 불같은 성격이라면 어디다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허재 감독의 남다른 리더십 덕분이다. 선수들의 개성에 맞춰 일일이 간섭하지 않으면서도 철저한 원칙에 따른 용병술로 개인 역량을 극대화시켰다. 자신의 눈높이에 맞춰 자주 짜증을 내던 예전과 달리 선수들의 처지를 헤아리는 여유도 찾았다. 허 감독은 “선수끼리는 서로 알아보는 것 아니냐. 지나친 잔소리보다 자율적으로 맡기고 있다. 다만 조화를 깨면 눈물이 쏙 나게 혼낸다”고 말했다. 냉탕 온탕 요법으로 섬세하게 팀을 이끌며 탄탄한 조직력을 유지하고 있다. 아무리 훌륭한 재료가 담긴 비빔밥이라도 골고루 섞이지 않는다면 일품요리가 될 수 없다. 시즌 막판에 접어들면서 매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KCC도 마찬가지가 아닐까.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 2010-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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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무등산 옛길 눈꽃 트레킹

    《가난이야 한낱 남루에 지나지 않는다저 눈부신 햇빛 속에 갈매빛의 등성이를드러내고 서있는여름 산(山)같은우리들의 타고난 살결타고난 마음씨까지야 다 가릴 수 있으랴청산이 그 무릎아래 지란을 기르듯우리는 우리 새끼들을 기를 수밖엔 없다목숨이 가다가다 농울쳐 휘여드는오후의 때가 오거든내외들이여 그대들도더러는 앉고더러는 차라리 그 곁에 누어라지어미는 지아비를 물끄러미 우러러보고지아비는 지어미의 이마라도 짚어라(서정주의 ‘무등(無等)을 보며’에서)》무등산(1187m)은 아버지의 등짝이다. 넓고 편안하다. 광주사람들은 그 잔등에서 논다. 찧고 까불며 목말을 탄다. 무등산 등성이는 평평하다. 봉우리도 ‘싸드락싸드락, 싸목싸목(느릿느릿)’ 가다 보면 닿는다. 여기저기 해찰하며 가더라도 서너 시간이면 너끈하다. 황소 되새김질 코스다. 그 흔한 ‘깔딱 고개’도 거의 없다. 어디가 등짝이고, 어디가 골짜기인지 잘 알 수 없다. 가끔 너덜겅을 만날 뿐이다. 너덜겅은 ‘작은 돌이 흩어져있는 비탈’을 말한다. 광주사람들은 날마다 무등산을 바라보며 산다. 한밤 아파트 베란다에서 담배 피우다가 무심히 쳐다본다. 회사 사무실에서 일하다가, 문득 창문 너머로 물끄러미 바라본다. 운동장에서 공을 뻥뻥 차다가 싱긋 한번 보며 웃고, 술을 퍼마시다가 글썽 젖은 눈으로 바라본다. 광주역이나 광천 고속버스터미널에선 “잘 갔다 오마”고 황망히 인사한다. ‘잘 다녀왔노라“며 배시시 웃는다. 무등산은 언제나 말없이 엎드려 있다. 밋밋한 등허리를 다 드러내놓고 황소처럼 웅크리고 있다. 꼭대기는 하늘-땅-사람(天-地-人)의 3부분으로 이뤄져 있다. 천왕봉(天王峰)-지왕봉(地王峰)-인왕봉(人王峰)이 그것이다. 천왕봉이 약간 높지만, 멀리서 보면 모두 그만그만하다. 하늘 사람 땅이 하나다. 프로야구 기아 타이거즈의 나지완 선수(25) 이름이 바로 지왕봉에서 딴 것이다. 홈런타자의 비밀을 알 것도 같다. ‘마루 끝에 기대선 아버지 등은 넓고 따뜻했습니다//그 등에 꽃밭을 그리며 놀았습니다/손가락에 발간 꽃물이 들도록’(장순금 ‘마루 끝’에서) ‘한겨울에도 파릇파릇/보리 싹이 자라고/시들던 고구마순이/힘차게 뿌리를 내리던/내 아버지 등이 언제부터 저리/쓸쓸해져 갔을까//커다란 바지게에 툭툭 떨어지도록/고구마를 담고도/그 높은 산등성이/성큼성큼 잘도 오가시던 아버지’(최옥의 ‘아버지의 등’에서) 무등산은 광주사람들의 ‘동네 공원’이다. 어머니 젖가슴 같은 흙산이다. 삐죽한 바위들은 950m 위쪽에 있다. ‘뭉툭한 돌뿔들’이 봉우리 부근에만 솟아 있다. 누구든 맘만 먹으면 뒷짐 진 채, 논 물꼬 보듯 휑하니 다녀올 수 있다. 아무리 먼 곳도 도시 한가운데서 15km가 넘지 않는다. 무등산은 돈 받는 곳도 없다. 사방이 산문이요, 툭 터진 길이다. 무등 아래 사람 없고, 무등 위에 역시 사람 없다. 주말엔 2만여 명이 몰려든다. 서쪽 자락에 있는 증심사 입구는 늘 북새통이다. 무등산옛길은 한가하다. 출발도 호젓한 도심 뒷골목에서 한다. 산수동 무등파크맨션 건너편이 그곳이다. 거리는 무등산 높이와 똑같은 11.87km. 1구간 산수동∼원효사 7.75km. 2구간 원효사∼서석대 4.12km. 1구간은 무등산 자락을 따라 휘돌아가는 길이다. 옆 동네 ‘마실 가는 길’이다. 구불구불 아늑하다. 양지쪽은 눈 녹은 물로 질퍽하다. 봄 냄새가 폴폴 난다. 흙 갈색 무등산 발톱이 언뜻언뜻 드러나 있다. 담양사람들이 소를 끌고 다니던 ‘황소걸음 길’이 나타난다. 자식들 학자금을 위해 ‘자식 같은’ 짐승을 광주시장에 내다팔러 가는 길. 주인은 말이 없다. 소도 말없이 뚜벅뚜벅 걷는다. 우보천리(牛步千里). 300m 간격으로 방향표지판이 서 있다. 원효사까지 26개, 서석대까지 딱 40개다. 가끔 ‘옛길에서는 쇠 지팡이가 필요 없습니다. 선조들의 길에 상처 주는 스틱 사용을 자제합시다’라는 안내판도 보인다. ‘달리는 차보다 천천히 걷는 우리가 더 행복합니다’ ‘길 위에 길이 있다’라는 ‘글 판’도 있다. 언어도단(言語道斷) 불립문자(不立文字). 진리는 말속에 있지 않다. 1구간은 몸을 푸는 길이다. 다리 근육을 키우는 코스다. 소나무 편백나무 참나무가 어우러져 있다. 잔솔밭을 지난다. 높고 낮은 무덤들이 눈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워 있다. 우리네 인생, 한번 가면 그뿐. 영웅호걸이 그 누구인가. 절세가인이 또 누구인가. 산새가 붉은 열매를 쫀다. 삐이∼삐이∼ 눈밭을 헤치더니 금세 포르르 날아간다. 잣고개에서 광주의 옛 성(城) 무진고성(武珍古城)을 만난다. 남북 1000m, 동서 500m, 둘레 3500m의 타원형 성곽. 청풍쉼터엔 방랑시인 김삿갓(김병연·1807∼1863)의 시비도 보인다. 그가 이곳 무등산자락 화순동복에서 죽었기 때문일 것이다. 김삿갓이 태어난 곳은 경기 양주. 길목엔 김덕령 장군(1567∼1596)의 넋을 기리는 사당 충장사도 있다. 그는 스물다섯 살이던 임진왜란(1592년) 때 의병을 일으켰다가, 스물아홉 꽃다운 나이에 모함으로 죽었다. 모진 고문 끝에 감옥에서 목숨을 잃었다. 선조임금(재위 1567∼1608)은 “네가 역적무리와 결탁하여 반역을 도모한 것을 사실대로 말하라”고 다그쳤다. 충장공은 “시(是)는 시(是)라 하고, 비(非)는 비(非)라 하는 것”이라며 굽히지 않았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아닌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충장공은 오죽 억울했으면 ‘피울음 시’를 토해냈을까. 그는 죽은 뒤 60여 년 후에 누명을 벗었다. 하지만 그게 무슨 소용인가. ‘춘산에 불이 나니 못다 핀 꽃 다 붙는다/저 뫼 저 불은 끌 물이나 있거니와/이 몸에 내(川) 없는 불이 나니 끌 물 없어 하노라’ 무등산은 김덕령의 나라이다. 곳곳에 그의 전설이 가득하다. 사람들은 김덕령 장군과 관련 지으면 두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김덕령 장군이 지왕봉 뜀바위에서 건너뛰며 무술을 연마했다’ ‘서석대 입석대는 김덕령 장군이 톱과 대패로 하룻밤에 만든 것이다’ ‘너덜겅은 김덕령 장군이 남은 잔돌을 깔아둔 것이다’…. 민초들은 그에 대한 안타까움을 기꺼이 ‘신화’로 만들었다. 2구간은 눈길이다. 햇볕이 잘 들지 않아 3월이나 돼야 녹을까. 곳곳에 너덜겅이 나온다. 눈 사이로 푸른 산죽이 삐죽삐죽 나왔다. 오를 땐 아이젠을 사용하지 않는다. 지팡이도 보류다. “뽀드득! 싸르륵!” ‘눈 즈려밟는’ 재미가 솔솔 하다. 보드득! 곰삭은 홍어 뼈, 잇몸으로 씹는 맛이다. 맨발로 스펀지 공기방울 톡톡 터뜨리는 느낌이다. 발바닥 가운데에 은근히 부풀어오는 물렁한 촉감. 한여름 냉면 사리가 후르륵! 목구멍을 넘어가는 것 같다. 야릇하다. 눈밭을 아이젠 차림으로 걸으면 “우두둑!” 눈 허리 부러지는 소리가 난다. 뭉툭하다. 토막 난 장끼 우는 소리다. 스르륵! 눈에 스치는 쇳소리. 거슬린다. 해발 850m가 넘으면 ‘눈의 나라’이다. 우뚝우뚝 바위들이 이마에 눈 모자를 쓰고 있다. 규봉암(950m) 입석대(1017m) 서석대(1100m)…. 질박하다. 추사체다. ‘서툴고 졸렬하다./지독히 못생긴 저 글씨에/내 심장 그만 멎는다./붓 천 자루가 닳아 몽당붓이 되고/벼루 열 개가 닳아 구멍이 뚫렸다’(장석주의 ‘추사’에서). 조물주는 지상 최고의 요리사다. 그 어떤 요리사도 입석대 같은 작품을 못 만든다. 무를 직사각형으로 길쭉길쭉 잘라낸 10∼16m 선돌. 오각형 육각형 칠각형 팔각형…. 입석대 서석대는 천연기념물 제465호다. ‘천만년 비바람에 깎이고 떨어지고/늙도록 젊은 모양이 죽은 듯 살아있는 모양이/찌르면 끓는 피 한 줄 솟아날 듯 하여라’(이은상 ‘입석대’에서) 서석대는 하얀 면류관의 수정병풍이다. 눈가루를 뒤집어쓴 이마. 은발. 발아래 나무마다 눈꽃이 다발로 피었다. 햇빛이 눈부시다. 눈꽃덩어리가 스르르 통째로 진다. 눈 낙숫물이다. 모가지가 툭 꺾이는 동백꽃 같다. 무등(無等)은 불교의 ‘무유등등(無有等等)’에서 나왔다. ‘부처는 이 세상 모든 중생과 처음부터 아예 견줄 수가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 모든 생명은 부처다. 우주보다 더 크고 존귀하다. 무등산은 모든 생명을 품는다. 평평하면서 크다. 김화성 전문기자 mars@donga.com▼북쪽자락엔 정자-정원 줄줄이▼ 송강 정철(1536∼1593)은 한양 장의동에서 태어났다. 1545년 을사사화로 집안이 풍비박산 나자, 아버지 뿌리인 전남 담양에 내려가 그곳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송강을 거목으로 키운 것은 김윤제(1510∼1572). 그는 벼슬에서 물러나 무등산 기슭에 환벽당(環碧堂)이란 정자를 짓고 후학을 양성하고 있었다. 환벽당이란 ‘사방이 푸름으로 둘러싸인 집’이라는 뜻. ‘대숲이나 소나무로 둘러싸였던 집’이라고 헤아릴 수 있다. 김윤제는 정철이 장원급제(1561년)할 때까지 뒷바라지를 해주고, 외손녀와 혼인까지 맺어줬다. 정철은 환벽당에서 처 외당숙인 김성원(1525∼1597)과 같이 공부했다. 김성원은 정철보다 열한 살이나 많았지만 죽이 잘 맞았다. 1560년 김성원은 담양 성산(별뫼)에 식영정(息影亭)을 세웠다. 김성원 정철 임억령(1496∼1568) 고경명(1533∼1592)은 ‘식영정의 네 신선’으로 불릴 정도로 그곳에서 풍류를 즐기며 붙어살았다. 대학자 김인후(1510∼1560) 기대승(1527∼1572)도 가끔 그들과 어울리며 학문을 가르쳤다. 당시 스물넷 정철은 식영정과 김성원을 칭송하는 ‘성산별곡’을 썼다. 식영정은 장자(莊子)에 나오는 말로 ‘그림자를 쉬게 한다 혹은 그림자를 지운다’는 뜻. 인간의 몸은 조물주의 그림자나 같다. 그런 ‘그림자 끈’을 끊어버려야 비로소 대자유를 얻을 수 있다. 1585년 송강은 대사헌을 지내다 당쟁으로 물러났다. 곧바로 낙향에 이곳에 송강정(松江亭)을 짓고, 선조임금을 그리는 ‘사미인곡, 속미인곡’을 썼다. 송강은 이곳을 흐르는 죽록천(竹綠川)의 다른 이름. 송강정도 원래 죽록정이었다. 가사문학관이 있는 지실마을은 송강이 유년시절 살았던 동네이다. 지금도 영일 정씨들의 집성촌이다. 동네 전체가 허리∼어깨 정도 높이의 돌담길(사진)로 이뤄졌다. 소박하다. 대문이 거의 없으며, 있더라도 열려있다. 죽순붕어찜 전문점으로 소문난 ‘울림산장’(061-383-0779)도 이 동네에 있다. 소쇄원은 양산보(1503∼1557)가 스승 조광조의 죽음을 보고, 정치에 진저리를 치며 자연과 더불어 산 곳. 1533년 송순(1493∼1582)이 세운 면앙정도 빼놓을 수 없다. 면앙(면仰)은 ‘땅을 내려보고 하늘을 우러러본다’는 뜻. 당당하게 살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10년을 경영하여 초가삼간 지어내니/나 한 칸, 달 한 칸에 청풍 한 칸 맡겨 두고/강산은 들일 데 없으니 둘러두고 보리라’|트레킹 정보| ◇무등산옛길 가는 길 ▽광천고속버스터미널=1187번 시내버스(번호가 무등산 높이와 같음) 25분 간격. 1000원. 토 일요일엔 1187-1번(산수오거리∼원효사) 셔틀버스 운행. 광천터미널∼신세계백화점∼서구보건소∼그린파크∼신안사거리∼광주역∼롯데백화점∼금남로5가역∼금남로4가역∼법원입구∼신수오거리(옛길 1구간 입구)∼산수무등파크전망대∼충장사∼원효사(옛길 2구간 입구) ▽광주공항=1000번 시내버스(무등산관광호텔행) 타고 가다가 신수오거리 하차. 20분 간격 1000원. 광주공항∼상무쇼핑∼광천터미널∼도청∼동구청∼조대입구∼지산사거리∼산수오거리∼무등산관광호텔 ▽산수오거리행 시내버스=1, 15, 27, 28, 74, 80, 187, 1000, 1187번 ▽무등산공원관리사무소=062-368-1187, 062-365-1187 ▽먹을거리=귀향정(062-522-2743) 한식코스요리, 해물샤부샤부, 생선조림. 북구 풍향동.}

    • 2010-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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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하, 이맛!]시인과 술꾼의 벗, 아내의 샌드백… 명태

    ‘처마 끝에 명태를 말린다/명태는 꽁꽁 얼었다/명태는 길다랗고 파리한 물고긴데/꼬리에 길다란 고드름이 달렸다/해는 저물고 날은 다 가고 볕은 서러웁게 차갑다/나도 길다랗고 파리한 명태다/문턱에 꽁꽁 얼어서/가슴에 길다란 고드름이 달렸다’ 백석(1912∼1995)의 시는 맛있다. 그의 시를 읽다 보면 스르르 침이 고인다. 떡만 해도 인절미, 백설기, 호박떡, 송구떡, 콩가루차떡, 니차떡, 기장차떡, 감자떡, 조개송편, 달송편, 죈두기송편 등 수두룩하다. 그뿐인가. 메밀국수, 가지냉국, 강낭엿, 개장국, 건시, 매감당, 곰국, 돌나물김치, 두부산적, 무감자, 기장감주, 튀각, 고추무거리, 깨죽 등 수많은 음식이 등장한다. 그 종류가 무려 110여 종에 달한다(소래섭 울산대 교수 분석). 하나같이 소박한 토종음식이다. 백석은 평안도 사람답게 메밀국수를 좋아했다. ‘아, 이 반가운 것은 무엇인가/이 히수무레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한 것은 무엇인가’라며 반겼다. 생선 중엔 가자미가 으뜸이었다. ‘광어 문어 고등어 같은 생선들은 모두 한 끼에 그를 물리게’ 했다. 가끔 ‘호박닢에 싸오는 붕어곰도 맛있었지만’ 오직 가자미만이 ‘그의 가난하고 쓸쓸한 상에 한 끼도 빠지지 않고’ 올랐다. 명태는 백석 자신이었다. 그것도 한겨울 처마 끝에서 얼었다 녹았다 반복하는 황태였다. 꽁꽁 얼어 가슴에 ‘창 고드름’을 수없이 달고 있는 노랑태였다. 대롱대롱 입 벌리고 걸려 있는 서러운 명태. 칼바람 눈보라에 속살까지 노랗게 멍든 미라. 방망이로 두들기지 않아도 부들부들한 살집. 시인의 언 가슴은 말라 터져 더덕처럼 부풀어졌다. 명태가 사라졌다. 요즘 동해에선 더는 명태가 잡히지 않는다. 1981년 16만 t에서 2006년 60t으로 줄더니, 2008년부터는 아예 통계에서 빠졌다. 국내 명태는 대부분 오호츠크해와 베링해에서 잡아온 것이다. 일부 일본에서 사온 것도 있다. 국내 수요의 70%를 차지하는 강원도 용대리 황태덕장의 명태도 마찬가지. 원양어선 명태조차 금값인 데다 구하기도 쉽지 않다. 2007년 2200만 마리를 덕장에 걸었지만 올해는 1700만 마리에 그쳤다. 도대체 그 많던 명태는 어디로 갔을까. 명태는 찬물에서 사는 흰 살 생선이다. 전문가들은 바닷물이 따뜻해진 것을 첫 번째 이유로 삼는다. 동해 수온이 30년 사이 0.8도(세계 평균 0.5도)나 올랐다는 것. 오호츠크해 베링해에서 씨가 말랐다는 주장도 있다. 아예 겨울철 산란을 위해 동해로 내려올 명태가 없다는 것이다. ‘어떤 외롭고 가난한 시인이/밤늦게 시를 쓰다가 쐬주를 마실 때/(카아!)/그의 안주가 되어도 좋다/그의 시가 되어도 좋다/짜악 짝 찢어지며 내 몸은 없어질지라도/내 이름만은 남아 있으리라/명태, 명태, 라고 이 세상에 남아있으리라’ . 명태는 왜 명태일까. 함경도 ‘명천’고을의 ‘태씨’ 성을 가진 어부가 처음 잡았다 해서 ‘명태’라는 설이 있다. 이 생선을 많이 먹으면 ‘눈이 맑아진다’고 하여 명태라는 설도 있다. 어쨌든 제사상에서 빠지면 큰일 나는 생선이었다. 명태새끼는 노가리, 냉동하지 않은 싱싱한 것은 생태, 꾸덕꾸덕하게 반쯤 말린 것은 코다리, 완전하게 얼린 것은 동태, 두 달 정도 바짝 말린 것은 북어, 봄에 잡힌 춘태, 산란 후에 잡힌 꺽태, 작은 것은 막물태, 애기태 그리고 강태. 망태, 백태, 왜태, 조태, 진태, 흑태…. 내장은 창란젓, 알은 명란젓을 담근다. 황태덕장에서도 여러 이름이 있다. 명태는 덕장에서 ‘사람 손이 수십 번 넘게 가야 황태’가 된다. 서너 달 동안 스무 번 이상 얼렸다 녹였다 해야 한다. 적당하게 춥고, 바람도 알맞게 불어줘야 한다. 결국 황태는 하늘이 만들어 준다. 덕장에서 머리가 떨어져 나간 것은 무두태, 몸이 부서진 것은 파태, 속이 딱딱한 놈은 골태, 검은 빛을 띤 놈은 흑태…. 황태는 속살이 노르스름하고 부드러워야 한다. 기계로 말린 것은 흰빛이 나며 딱딱하다. 서울 무교동북어국집(02-777-3891)은 장안 술꾼들의 속을 40년 넘게 달래주고 있는 곳이다. 식당 앞은 언제나 줄이 길게 늘어서있다. 휴일엔 일본 관광객들도 많다. 메뉴는 오직 북엇국 한가지뿐. 밤새 고아낸 사골국물에 북어, 계란, 두부를 넣어 끓인다. 밑반찬은 오이지, 부추겉절이, 김치 3가지에 새콤하고 칼칼한 물김치. 단순하면서도 깊은 맛이 난다. 북엇국은 앉자마자 나올 정도로 빠르다. 무엇이든 무한 리필. 황태구이는 살 속까지 고루 배어들어간 매콤새콤한 양념 맛이 일품이다. 황태를 참기름, 파, 마늘, 고춧가루 넣은 양념장에 잠시 재웠다가 구워낸다. 부드러운 살이 살살 녹는다. 황태해장국은 뽀얀 국물이 시원하다. 설악산 용대리 부근의 다릿골가든(033-462-9366), 용바위식당(033-462-4079), 백담식당(033-462-2033), 횡계리 황태회관(033-335-5795). 이른 아침, 아내가 다듬잇돌에 북어를 올려놓고 사정없이 두들겨 팬다. 방망이질이 매섭다. 그 옆엔 밤새워 술 마시고 들어와 쓰러져 자는 남편. 얼씨구, “드르렁! 드르렁!” 코까지 곤다. “저 웬수!” 아내의 손이 더 빨라진다. 남편은 아는지 모르는지 천하태평이다. 북어는 두들겨 맞으면서 얼부푼다. 살도 결 따라 보풀보풀 보푸라기가 인다. 어젯밤 남편은 북어포를 쭉쭉 찢어 안주로 먹었다. 대학시절 포장마차에서 먹었던 노가리 안주는 사라졌다. 새끼를 잡아대면 명태 씨가 마른다. 그렇다. 사는 게 뭐 별건가. 노가리처럼 싸리나무 꼬챙이에 끼워져 있는 막장인생. 눈 부릅뜬 채 입을 쩍 벌리고 노릇노릇 구워진 노가리신세. 가도 가도 팍팍한 황톳길. 이젠 명태 눈알이나 구워 고추장에 찍어 먹는다. 울컥 목이 멘다. ‘새벽에 너무 어두워/밥솥을 열어 봅니다/하얀 별들이 밥이 되어/으스러져라 껴안고 있습니다/별이 쌀이 될 때까지/쌀이 밥이 될 때까지 살아야 합니다’ 김화성 전문기자 mars@donga.com}

    • 2010-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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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즈는 섹스중독 치료중…아내 요구로 6주과정 참여

    ‘바람의 황제’로 전락해 종적을 감춘 타이거 우즈(35·미국)가 섹스 중독 재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AFP통신,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등 해외 주요 언론들은 뉴욕타임스 매거진의 칼럼니스트 베노이트 데니젯루이스 씨가 개인 블로그에 올린 글을 인용해 20일 “우즈가 미시시피 주 해티즈버그의 파인그로브 재활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섹스 중독과 관련된 저서를 여러 권 낸 이 분야 전문가인 데니젯루이스 씨는 익명의 제보자를 통해 이 사실을 확인했으며 우즈가 6주 과정의 강도 높은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파인그로브 재활센터는 미국 내 유명 섹스중독 재활센터 중 하나다. 엄격한 규율에 따라 입소자에게는 철저한 금욕 생활이 요구된다. 그룹 치료 위주로 독방 사용은 금지돼 우즈 역시 예외 없이 다른 입소자와 똑같은 단체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우즈는 아내 엘린 노르데그렌의 요구에 따라 재활센터에 입소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재활 과정에는 부부 치료도 포함돼 있어 노르데그렌도 1월 말이나 2월 초에 방문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우즈의 복귀 시점은 일러도 재활치료를 마친 뒤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0-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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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용은 작년 647만달러 벌었다

    양용은(38)이 지난해 아시아 선수로는 가장 많은 647만1311달러(약 73억 원)를 벌었다. 양용은은 18일 미국 월간 골프다이제스트가 공개한 2009년 프로골퍼 수입 랭킹에서 상금으로 397만1311달러(45억 원), 대회 초청료와 광고료 등으로 250만 달러(28억 원)를 챙겨 아시아 선수로는 최고인 38위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의 최고 인기 스타 이시카와 료(565만1217달러)는 42위. 타이거 우즈(미국)는 상금으로 2101만5196달러, 부수입으로 1억90만 달러를 보태 1억2191만5196달러로 1위를 지켰다. 2위는 필 미켈슨(4160만757달러). 재미교포 앤서니 김은 1013만3333달러로 17위. 우즈는 1996년 프로 전향 후 지난해까지 14년 동안 10억800만 달러를 기록해 프로골퍼로는 처음으로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2008년 은퇴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대회 상금은 없지만 골프장 설계, 광고 등으로만 850만 달러를 챙겨 여자 선수 1위이자 전체 21위에 올랐다. 한편 양용은은 이날 미국 하와이 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GC(파70)에서 끝난 소니오픈에서 공동 46위(2언더파)에 머물렀다. 최경주는 공동 39위(4언더파). 라이언 파머(미국)가 15언더파로 우승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0-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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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샤라포바 7년만에 1회전 탈락

    마리야 샤라포바(23)가 메이저 테니스 대회인 호주오픈에서 첫 판 탈락의 수모를 안았다. 세계 랭킹 14위 샤라포바는 18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여자 단식 1회전에서 같은 러시아의 동갑내기 마리야 키릴렌코(58위)와 3시간 22분의 접전 끝에 1-2(6-7, 6-3, 4-6)로 졌다. 최근 나이키와 8년간 7000만 달러의 스폰서 계약을 한 샤라포바는 2003년 프랑스오픈 이후 7년 만에 메이저 대회 1회전에서 무너졌다. 2008년 여자프로테니스투어인 한솔코리아오픈에서 우승하며 국내 팬에게도 친숙한 키릴렌코는 대회 초반 최대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 US오픈 챔피언으로 '아줌마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세계 15위 킴 클레이스터르스(벨기에)는 캐나다의 발레리 테트루(134위)를 2-0으로 꺾고 2회전에 합류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0-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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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날씨/1월18일]꽁꽁언 까치밥, 누가 와서 먹나요

    음력 섣달 초나흘. 뒤란 늙은 먹감나무 끝에 대롱대롱 까치밥. 새들도 쳐다보지 않는 쭈글쭈글한 몸. 칼바람에 살 베이고, 눈보라에 뼈 녹아 육탈된 미라. 한때 발그레했던 볼, 터질 듯 농익었던 붉은 속살. 이젠 거무튀튀한 검버섯으로만 남았다. 밤하늘엔 눈썹 같은 초승달. 눈 한 번 깜짝하면 금세 보름달. 벌써 바람꽃 속에 봄 씨앗 가득. 문득 눈 감으면, 툭툭 감꽃 터지는 소리. 김화성 기자}

    • 2010-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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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강해진 ‘셔틀콕 형제’

    이용대-정재성조 코리아오픈 정상에작년 홍콩오픈포함 국제대회 5연속V여고생 돌풍 성지현 단식 준우승 이용대(삼성전기)-정재성(상무) 조가 코리아오픈 배드민턴 슈퍼시리즈 정상에 오르며 국제대회를 5연속 제패했다. 세계 2위 이용대-정재성 조는 17일 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복식 결승에서 세계 7위인 중국의 차이윈-푸하이펑 조를 2-1(21-11, 14-21, 21-18)로 꺾고 우승했다. 이로써 이용대-정재성 조는 지난해 11월 홍콩오픈 슈퍼시리즈부터 국제대회 5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해 8월 세계선수권 결승에서 차이윈-푸하이펑 조에 당한 패배도 설욕했다. 이용대-정재성 조는 1세트 13-11로 앞선 상황에서 내리 8점을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잦은 실책으로 2세트를 내줬지만 3세트 들어 집중력을 발휘하며 우승을 따냈다. 이용대는 14-14에서 리시브에 연속 성공하면서 2점을 보탰고 상대가 1점 차로 다시 따라붙은 16-15에서는 코트에 넘어진 채로 셔틀콕을 받아내 상대 실책을 유발하며 점수를 따내기도 했다. 16강전에서 지난해 챔피언 티네 라스무센(세계 3위·덴마크)을 꺾는 이변을 일으켰던 성지현(58위·창덕여고)은 여자 단식 결승에서 왕스센(12위·중국)에게 0-2(10-21, 23-25)로 져 준우승에 머물렀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0-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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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용대-정재성 조, 국제대회 5연속 우승

    이용대(삼성전기)-정재성(상무) 조가 코리아오픈 배드민턴 슈퍼시리즈 정상에 오르며 국제대회를 5연속 제패했다. 세계 2위 이용대-정재성 조는 17일 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복식 결승에서 세계 7위인 중국의 차이윈-푸하이펑 조를 2-1(21-11, 14-21, 21-18)로 꺾고 우승했다. 이로써 이용대-정재성 조는 지난해 11월 홍콩오픈 슈퍼시리즈부터 국제대회 5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해 8월 세계선수권 결승에서 차이윈-푸하이펑 조에 당한 패배도 설욕했다. 이용대-정재성 조는 1세트 13-11로 앞선 상황에서 내리 8점을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잦은 실책으로 2세트를 내줬지만 3세트 들어 집중력을 발휘하며 우승을 따냈다. 이용대는 14-14에서 리시브에 연속 성공하면서 2점을 보탰고 상대가 1점 차로 다시 따라 붙은 16-15에서는 코트에 넘어진 채로 셔틀콕을 받아내 상대 실책을 유발하며 점수를 따내기도 했다. 16강전에서 지난해 챔피언 티네 라스무센(덴마크·세계 3위)을 꺾는 이변을 일으켰던 성지현(창덕여고·58위)은 여자 단식 결승에서 왕스센(중국·12위)에게 0-2(10-21, 23-25)로 져 준우승에 머물렀다.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 2010-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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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용대-정재성 조 4강 안착

    이용대(삼성전기)와 정재성(상무)이 코리아오픈 배드민턴슈퍼시리즈에서 4강에 진출했다. 최근 국제대회 5연속 우승을 노리는 이용대-정재성 조는 15일 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열린 남자복식 8강전에서 김기정(원광대)-신백철(한국체대) 조를 2-0(21-14, 22-20)으로 눌렀다. 여자단식에서 세계 58위의 유망주 성지현(창덕여고)은 세계 13위 야오제(네덜란드)를 2-0(21-17, 21-16)으로 꺾고 준결승에 올라 배승희(KT&G)와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 2010-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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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셔틀콕’ 여고생 기대주 성지현 세계 3위 제압 ‘파란’

    한국 셔틀콕의 기대주 성지현(19·창덕여고·사진)이 코리아오픈 슈퍼시리즈에서 지난해 챔피언인 강호 티네 라스무센(덴마크)을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세계 58위 성지현은 14일 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열린 여자단식 16강전에서 세계 3위 라스무센을 2-0(21-15, 21-16)으로 완파했다. 성지현은 1세트 초반 접전을 펼치다 11-11부터 달아나기 시작해 첫 세트를 따낸 뒤 2세트에 실책을 쏟아낸 라스무센을 무너뜨렸다. 올해 한국체대에 입학할 예정인 성지현은 배드민턴 2세로 유명하다. 아버지는 대교 눈높이 배드민턴단 성한국 감독이다. 어머니 김연자 씨는 1980년대 배드민턴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시범종목이던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여자복식 금메달을 땄다. 네 살 때부터 라켓을 갖고 놀기 시작한 그는 피는 속일 수 없는 듯 최근 기량이 급성장했다. 176cm의 큰 키에 상대의 허점을 파고드는 드롭샷 같은 세밀한 기술이 주무기다. 성지현은 지난해 8월 마카오오픈에서 당시 세계 1위 저우미(홍콩)를 꺾은 데 이어 이번 대회 최대 돌풍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이용대(삼성전기)는 정재성(국군체육부대)과 호흡을 맞춘 남자복식에서 8강에 진출하면서 전날 혼합복식 1회전 탈락의 충격을 달랬다. 이-정 조는 김대선(전주생명과학고)-진용훈(김천고) 조를 2-0으로 완파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0-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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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점 레더 웃고 24점 브랜드 울고… 높이의 KCC, 삼성에 역전승

    KCC와 삼성의 13일 잠실 경기는 최근 양 팀이 간판 외국인선수를 맞트레이드한 뒤 첫 대결이라 관심을 끌었다. 양 팀은 지난해 챔피언결정전에서 7차전까지 치른 라이벌 관계. 흥행 요소를 두루 갖추면서 이날 잠실실내체육관에는 혹한에도 5000명에 가까운 팬이 관중석을 채워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3쿼터까지 팽팽한 접전을 치르던 양 팀의 승부는 4쿼터에 갈렸다. KCC가 높이의 우위를 앞세워 경기 막판 실수를 쏟아낸 삼성에 85-78로 역전승했다. 3연승을 달린 KCC는 26승 11패로 2위 KT(26승 10패)를 0.5경기 차로 쫓았다. KCC는 하승진이 16득점, 12리바운드로 골밑을 지킨 것을 비롯해 출전 선수 5명이 10점 이상을 넣었다. 3쿼터를 60-65로 뒤진 KCC는 4쿼터 들어 아이반 존슨(26득점)이 10점을 집중시켰고 리바운드에서 10-2로 크게 앞서 전세를 뒤집었다. 반면 삼성은 4쿼터에 무리한 외곽 공격을 시도하다 3점슛 5개를 모두 놓쳤다. 삼성에서 유니폼을 바꿔 입은 KCC 테렌스 레더는 친정팀을 맞아 의욕이 앞섰던지 3쿼터 막판 5반칙으로 물러날 때까지 13점을 넣었다. KCC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마이카 브랜드는 24득점. 울산에서 모비스는 함지훈(22득점, 9리바운드)과 김효범(21득점)을 앞세워 오리온스를 82-61로 꺾고 2연패에서 벗어났다. 27승 10패를 기록한 모비스는 KT를 2위로 밀어내고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김남기 감독이 장모상을 당해 김유택 코치가 벤치를 지킨 오리온스는 9연패 부진에 빠졌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0-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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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바랜 ‘혼복 세계최강 콤비’

    배드민턴 혼합복식 세계 최강 콤비 이용대(22)-이효정(29·이상 삼성전기)이 코리아오픈 슈퍼시리즈에서 1회전 탈락의 수모를 안았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세계 랭킹 1위인 이용대-이효정 조는 13일 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열린 혼합복식 32강전에서 세계 70위 타오자밍-장야원(중국) 조에 0-2(13-21, 16-21)로 져 16강전 진출에 실패했다. 첫 세트를 13점 얻는 데 그치며 불안하게 출발한 이들은 2세트에서 실수를 쏟아내며 무너졌다. 타오자밍-장야원 조는 최근 호흡을 맞추기 시작한 무명이어서 대회 초반 최대 이변으로 여겨진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이뤘던 이용대-이효정 조는 최근 국제대회 2연속 우승 행진도 마감했다. 대표팀 김중수 감독은 “용대의 오른쪽 팔꿈치가 아프긴 해도 큰 문제는 아니었다. 전반적인 경기 운영이 나빴다”고 지적했다. 이용대는 정재성(상무)과 출전하는 남자복식에서 자존심 회복을 노리고 있다. 이용대와 정재성은 최근 국제대회 4연속 우승을 합작했다. 여자단식 성지현(창덕여고)과 강해원(삼성전기)은 2회전에 합류했다. 남자단식의 홍지훈(원광대)도 1회전을 통과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0-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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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극전사 ‘2010 필승’ 발진

    올겨울 들어 가장 매서운 추위가 몰아닥쳤어도 새 출발을 다짐하는 태극전사들의 눈빛은 뜨겁기만 했다. 2010년 국가대표 선수 훈련 개시식이 13일 서울 태릉선수촌 오륜관에서 열렸다. 육상과 수영, 빙상, 유도 등 입촌 훈련을 실시 중인 13개 종목 400여 명의 선수는 영광의 순간을 꿈꾸며 힘차게 한 해를 열었다. 행사장에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용성 대한체육회장, 이연택 2014년 인천아시아경기조직위원장, 조양호 김진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 등이 참석해 선수들을 격려했다. 올해는 2월 밴쿠버 겨울올림픽, 6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8월 싱가포르 청소년올림픽, 11월 중국 광저우 아시아경기 등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가 쏟아지기에 선수들의 각오는 그 어느 해보다 단단했다. 이날 대한체육회 이사회에서는 박성인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을 밴쿠버 올림픽 선수단장으로 결정했다. 박 단장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에 이어 두 번째로 선수단을 이끌게 됐다. 이사회는 또 올해 전국체육대회부터 경기력 강화와 비대화 방지를 위해 육상과 수영 등에서 기준 기록을 통과한 선수만 출전할 수 있도록 자격을 제한하기로 하고 일부 구기 및 체급 종목의 출전 엔트리도 축소하기로 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0-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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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용대-이효정 1회전 탈락

    배드민턴 혼합복식 세계 최강 콤비 이용대(22)-이효정(29·이상 삼성전기)이 코리아오픈 슈퍼시리즈에서 1회전 탈락의 수모를 안았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세계 랭킹 1위인 이용대-이효정 조는 13일 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열린 혼합복식 32강전에서 세계 70위 타오자밍-장야원(중국) 조에 0-2(13-21, 16-21)로 져 16강전 진출에 실패했다. 첫 세트를 13점만 얻는 데 그치며 불안하게 출발한 이들은 2세트에서 실수를 쏟아내며 무너졌다. 타오자밍-장야원 조는 최근 호흡을 맞추기 시작한 무명이어서 대회 초반 최대 이변으로 여겨진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이뤘던 이-이 조는 최근 국제대회 2연속 우승 행진도 마감했다. 대표팀 김중수 감독은 "용대의 오른쪽 팔꿈치가 아프긴 해도 큰 문제는 아니었다. 전반적인 경기 운영이 나빴다"고 지적했다. 이용대는 정재성(상무)과 출전하는 남자복식에서 자존심 회복을 노리고 있다. 이용대와 정재성은 최근 국제대회 4연속 우승을 합작했다. 여자단식 성지현(창덕여고)과 강해원(삼성전기)은 2회전에 합류했다. 남자단식의 홍지훈(원광대)도 1회전을 통과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10-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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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용대-닉쿤 ‘셔틀콕 우정 대결’

    ‘윙크 보이’ 이용대(삼성전기)와 인기 남성 아이돌그룹 2PM의 닉쿤이 우정 어린 셔틀콕 대결을 펼쳤다. 22세 동갑내기인 이용대와 닉쿤은 12일 코리아오픈 배드민턴 슈퍼시리즈가 열린 서울 올림픽공원 제2체육관에서 배드민턴 실력을 겨뤘다. 닉쿤이 배드민턴 고수라는 소문이 돌면서 대한배드민턴협회가 러브 콜을 보내 성사된 것이다. 닉쿤은 휴가까지 반납하며 초청에 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8년 한 TV 예능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했던 이들은 다시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눈 뒤 5분 정도 네트를 사이에 두고 랠리를 주고받았다. 유학 시절을 보낸 미국에서 중학교 때 배드민턴 선수를 했다는 닉쿤은 바쁜 스케줄로 2년 만에 라켓을 잡았는데도 탄탄한 기본기로 수준급 기량을 과시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이용대는 여유를 보이면서도 닉쿤의 날카로운 스매싱을 받느라 땀깨나 흘려야 했다. 이용대는 “솔직히 어설플 줄 알았는데 스트로크는 물론이고 헤어핀과 드롭샷 등 다양한 기술까지 구사해 깜짝 놀랐다”며 웃었다. 닉쿤은 “이용대와 직접 배드민턴까지 치게 돼 무척 설렜다”고 말했다. 300여 명의 팬에게 흥미로운 볼거리를 선사한 이용대와 닉쿤은 배드민턴 라켓과 음반 CD를 선물로 주고받은 뒤 재회를 기약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0-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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