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남아공 월드컵 본선에는 6개의 아프리카 국가가 출전하고 있다. 개최국 남아공을 포함해 나이지리아, 가나, 코트디부아르, 카메룬, 알제리다. 그러면 본선에 출전한 32개 나라 중 아프리카 출신 사령탑이 이끄는 나라는 몇이나 될까. 정답은 1개로 라바흐 사단 감독이 이끄는 알제리가 유일하다. 스타 선수들이 즐비한 아프리카 팀들은 이번 월드컵에서 홈 어드밴티지를 기대하며 검은 돌풍을 예고했지만 대회 초반 성적은 기대 이하다. 강호 나이지리아는 아르헨티나에 0-1로 졌고, 카메룬은 약체로 평가받던 일본에 0-1로 패했다. 알제리도 인구 250만 명의 작은 나라인 슬로베니아에 0-1로 졌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감독과 선수의 호흡이 제대로 맞지 않는 것도 이유다. 나이지리아와 카메룬은 모두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급하게 외국인 감독을 데려왔다. 코트디부아르의 스벤예란 에릭손 감독(스웨덴)은 3월에야 지휘봉을 잡았다. 족집게 강사처럼 감독을 급히 데려오다 보니 팀 장악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아프리카 팀 가운데 유일하게 1승을 거둔 가나는 2008년 1월 일치감치 밀로반 라예바츠 감독(세르비아)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공교롭게도 13일 가나의 첫 승 제물이 된 팀은 라예바츠 감독의 조국인 세르비아였다. 유럽의 강팀들은 대개 자국 출신 감독을 기용하고 있지만 예외적인 나라가 잉글랜드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를 이끄는 사람은 이탈리아 출신 명장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다. 잉글랜드가 32개국 감독 가운데 가장 많은 990만 달러의 연봉을 주고 카펠로 감독을 영입한 것은 그가 우승 청부사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의 주요 클럽 팀을 이끌며 13차례나 정상에 올랐다. 변변한 선수 경력이 없는 감독도 2명이나 있다. 개최국 남아공의 카를루스 아우베르투 파헤이라 감독(브라질)은 1970년 트레이너로 월드컵에 나선 뒤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아마추어 선수 출신 온두라스의 레이날도 루에다 감독(콜롬비아) 역시 스포츠심리학과 생리학 등을 전공해 대학 교수로 강단에 서다 지도자로 변신해 월드컵 무대까지 밟게 됐다. 한국과 인연이 깊은 핌 베어벡 호주 감독(네덜란드)을 포함해 이번 월드컵에 출전하는 이방인 감독은 모두 12명에 이른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12일 그리스와의 B조 첫 경기에서 천금 같은 선제골을 터뜨린 이정수(가시마)와 특유의 폭풍질주로 그라운드를 휘저은 차두리(프라이부르크). 30세 동갑내기인 두 선수에게 2006년 독일 월드컵은 아쉬움이 큰 대회였다. 이정수는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뽑힐 것으로 기대했으나 딕 아드보카트 당시 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 출전했던 차두리는 그라운드가 아니라 중계방송 부스에서 아버지 차범근 전 감독과 함께 마이크를 잡았다.두 선수에게 당시는 잘나가던 공격수에서 수비수로 변신하기 위한 과도기였다. 모험에 가까운 결단을 내린 그들은 고통스러웠던 시간을 잘 이겨냈고 마침내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 골 넣는 수비수 이정수이정수는 2002년 공격수로 안양 LG(현 FC 서울)에 입단했다. 당시 그를 신인 1순위로 뽑은 조광래 감독(현 경남 감독)은 그러나 1년 만에 그에게 수비수로의 전향을 권유했다. “큰 키에 비해 빠르긴 했지만 박주영같이 날카로운 움직임이 없다”는 게 이유였다. 이정수는 2004년 인천으로 트레이드된 뒤 장외룡 감독의 집중 조련을 받고 단숨에 K리그 간판 수비수로 성장했다. 2006년 수원으로 옮긴 뒤에는 차범근 감독의 전폭적인 신임을 얻었다. 그는 2008년 남아공 월드컵 예선 북한과의 경기에서 첫 A매치를 치렀다. 28세의 나이에 처음 태극마크를 단 것이다. 지난해 9월 5일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A매치 첫 골을 신고했고 올해 1월 핀란드전에서도 골을 넣었다. 지난해 J리그 교토에서는 32경기에서 무려 5골을 잡아내 ‘골 넣는 수비수’라는 별명도 얻었다. ○ 히딩크가 인정한 수비 재능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차두리는 공격수로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거스 히딩크 당시 대표팀 감독은 “공격수로서도 좋지만 수비수로 뛰어도 좋을 선수”라는 평가를 내렸다. 월드컵 이후 분데스리가로 진출한 차두리는 2006년 마인츠에서 처음 우측 측면 수비수로의 변신을 시도한다. 그는 덩치 큰 유럽 선수들과의 몸싸움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3년여 만의 대표팀 복귀전인 지난해 10월 세네갈전에서 그는 안정된 수비력을 선보였고 단숨에 허정무호에 승선했다. 12일 그리스전에서 차두리는 상대 왼쪽 측면 공격수인 요르고스 사마라스(셀틱)를 꽁꽁 묶었을 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폭풍 같은 드리블은 물론이고 중거리슛을 시도하는 등 종횡무진 활약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다시보기 = 한국-그리스 경기 하이라이트}

롯데의 연고지 부산의 응원은 뜨겁기로 정평이 나 있다. 사직구장에서는 신문지 응원, 봉다리(봉지의 사투리) 응원, 마 응원(상대 투수의 견제 때마다 합창하듯 ‘(하지)마’를 외치는 것) 등 기발하면서도 특이한 응원이 펼쳐진다. 하지만 사직구장보다 더욱 뜨거운 응원이 펼쳐지는 곳이 있다. 롯데가 제2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마산구장이다. 마산구장은 일부 관중의 과열 응원으로 악명이 높다. 오물 투척과 쓰레기통이 날아다니는 것은 다반사. 오랫동안 롯데에서 뛰었던 한 선수는 “마산에서 패한 날은 관중의 흥분이 가라앉을 때까지 불 끄고 1시간가량 숨죽이고 있다가 가까스로 운동장을 빠져나왔다”고 술회했다. 그런 사정 때문에 롯데 선수들은 마산만 가면 주눅이 들었다. 홈구장이지만 원정보다 무서운 홈구장이었던 것. 최근에도 롯데의 마산 악몽은 끈질기게 이어졌다. 2008년 5월 13일 승리 후 지난해까지 10연패를 당했다. 2008년에는 1승 5패였고 지난해에는 다섯 번 싸워서 다섯 번 모두 졌다. 롯데의 올 시즌 첫 마산경기가 열린 11일. 롯데 선발 장원준이 1회 초 한화 선두 타자 정원석에게 선두 타자 홈런을 맞자 악몽은 계속되는 듯했다. 하지만 급상승세를 타고 있는 롯데 타자들의 방망이는 거칠 게 없었다. 전날 넥센전에서 한 경기 2홈런을 터뜨린 이대호는 0-1로 뒤진 1회 1, 2루에서 한화 선발 호세 카페얀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역전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선발 장원준도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면서 롯데는 한화를 7-2로 가볍게 제압했다. 이날 승리로 롯데는 최근 7연승(1무) 행진을 이어가며 30승 고지에 올라섰다. 공동 3위 KIA와 삼성에는 0.5경기 차로 다가섰다. 한화 선발 카페얀은 11연패.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남아공 월드컵 한국의 첫 상대인 그리스는 유럽의 다크호스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월드컵으로만 따지면 최약체 팀이다. 그리스는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처음 본선 무대를 밟았다. 결과는 3전 전패. 아르헨티나와 불가리아에 각각 0-4로 대패한 뒤 나이지리아에도 0-2로 졌다. 무득점에 10실점을 기록한 그리스는 24개 출전국 중 최하위의 수모를 당했다.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한 32개국 가운데 본선에서 1승도 못해 본 팀은 그리스 외에 뉴질랜드와 슬로베니아, 온두라스가 있다. 남아공 월드컵이 두 번째 본선 무대인 북한은 역사적인 1승이 있다.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박두익의 골로 이탈리아를 1-0으로 꺾은 것이다. 예선에서 1승 1무 1패를 거둔 북한은 8강까지 진출했다. 북한 선수단의 버스에 ‘또다시 1966년처럼, 조선아 이겨라!’라는 슬로건이 새겨져 있는 것은 그런 이유다. 1950년 미국이 잉글랜드를 1-0으로 꺾은 것도 대표적인 이변으로 꼽힌다. 브라질은 남아공 월드컵까지 19회 연속 본선에 개근한 유일한 팀이다. 최다 우승(5회), 최다승(64승), 통산 최다골(201골), 통산 최다골 선수(호나우두·15골), 최다 연속 무패(13경기), 최연소 월드컵 우승 선수(펠레·17세) 등이 모두 브라질과 관련 있다. 한국은 역대 최다 골 차 패배(1954년 헝가리전 0-9패)로 월드컵 역사에 기록돼 있다. 9점 차 패배는 2건이 더 있다. 또 역대 최단 시간 골 역시 2002년 한일 월드컵 3, 4위전에서 터키의 쉬퀴르가 한국을 상대로 터뜨렸다. 경기 시작 후 불과 11초가 걸렸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007년 프로에 데뷔한 SK 왼손 투수 김광현은 10일까지 통산 7194개의 공을 던졌다. 그중 10일 경기에서 마지막으로 던진 7194번째 공은 평생 잊히지 않을 것 같다. 노히트노런이 이 공 하나로 물거품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이날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 삼성의 경기. SK 선발 투수로 등판한 김광현은 1회부터 컨디션이 좋아 보였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1km까지 나왔고 주무기인 슬라이더는 140km를 스피드건에 찍었다. 제구까지 절묘하게 이뤄지면서 4회에는 신명철-최형우-진갑용 등 3명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2-0으로 앞선 운명의 9회 초. 김광현은 대타 양준혁을 2루수 앞 땅볼로, 오정복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프로야구 통산 11번째의 노히트노런에 아웃 카운트 1개만을 남겨뒀다. 하지만 대기록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지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했다. 신명철과의 승부에서 2스트라이크 2볼까지 잡은 뒤 허탈하게 볼넷을 허용한 것. 이어 최형우 타석 볼 카운트 1스트라이크 1볼에서 던진 회심의 슬라이더(131km)가 그만 한가운데로 몰리고 말았다. 최형우의 방망이는 날카롭게 돌았고 타구는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가 됐다. 이날 던진 113개의 공 가운데 몇 안 되는 실투가 결정적인 순간 나온 것이다. 김성근 감독은 곧바로 김광현 대신 마무리 투수 이승호를 마운드에 올렸고 김광현은 완봉승마저 놓치고 말았다. 이승호는 진갑용에게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내주긴 했지만 2사 만루 위기에서 박석민을 유격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가까스로 2-1 승리를 지켰다. LG는 선발 박명환의 7이닝 3실점 호투에 힘입어 한화를 7-3으로 눌렀다. 박명환은 6회까지 18명의 타자를 퍼펙트로 막아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그간 한국은 일곱 차례의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22골을 터뜨렸다. 이 가운데 페널티킥으로 넣은 골은 얼마나 될까. 정답은 ‘0’이다. 페널티킥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조별리그 미국과의 경기에서 이을용(강원)이 전반 39분 페널티킥을 실축했다. 안정환(다롄)은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키커로 나섰으나 페널티킥을 성공하지 못했다. 가장 득점 확률이 높은 페널티킥과는 유난히 인연이 없었던 셈이다. 하지만 이 정도는 한국의 조별 리그 상대인 아르헨티나 공격수 마르틴 팔레르모(보카 주니어스)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팔레르모는 1999년 남미선수권 C조 콜롬비아와의 경기에서 세 번이나 페널티킥을 찼으나 모두 실축했다. 역대 A매치 한 경기 최다 페널티킥 실축 기록이다. 하지만 팔레르모는 이번 남아공 월드컵 남미지역 예선 페루와의 경기 후반 추가 시간 때 기적 같은 결승골을 터뜨려 아르헨티나를 구했고 37세의 나이에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에 나서게 됐다. 페널티킥 하면 잉글랜드의 데이비드 베컴(AC 밀란)도 빼놓을 수 없다. 프리킥의 황제로 통하는 베컴은 2004년 유럽선수권대회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놓쳐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베컴은 2003년 10월 터키와의 예선전에서도 크로스바를 훌쩍 넘기는 ‘홈런 킥’을 날렸고 2004년 포르투갈과의 8강전 승부차기에서는 1번 키커로 나서 다시 한 번 크로스바를 넘겼다. 이후 베컴은 “이제 A매치에서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사정이 이러니 잉글랜드는 페널티킥으로 승부를 가리는 승부차기와는 악연이 많았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준결승, 1996년 유럽선수권 준결승,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아르헨티나전 모두 승부차기에서 졌다. 최근에는 프랭크 램퍼드(첼시)가 전담 키커로 나서고 있지만 포츠머스와의 FA컵 결승과 최근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두 번 연속 페널티킥을 실축했다. 한편 페널티킥을 가장 잘 막아낸 골키퍼로는 ‘난공불락의 거미’로 불렸던 레프 야신(옛 소련)을 들 수 있다. 야신은 세 차례의 월드컵 무대와 클럽경기에서 무려 150여 개의 페널티킥을 막아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미국 프로야구 시애틀의 일본인 타자 스즈키 이치로(37)의 장비에 대한 집착은 특별하다. “장비는 도구가 아니라 내 몸의 일부분”이라고 말한다. 스파이크에 대한 애착도 마찬가지다. 오릭스 시절이던 1995년부터 일본 아식스의 수제 스파이크를 신기 시작한 그는 2001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후에도 아식스만 고집하고 있다. 6일 LA 에인절스와의 홈경기에서 메이저리그 진출 10년 만에 1000득점을 달성한 그의 발에는 여전히 아식스 스파이크가 신겨져 있다. 한짝 무게 250g 초경량화바닥엔 여기저기 구멍 뚫려3경기 뛰면 학교 등에 기부○ 아식스 스포츠 공학의 집약체 아식스는 야구, 축구, 농구, 육상 등 다양한 종목의 신발을 만든다. 야구 선수 중에는 롯데의 이구치 다다히토, 히로시마의 구리하라 겐타 등이 아식스의 스파이크를 신는다. 하지만 이치로의 스파이크는 더욱 특별하다. 주루 플레이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가볍다는 게 가장 큰 특징. 다른 선수들의 스파이크 한 짝의 무게는 360∼400g. 하지만 이치로의 스파이크는 250g밖에 되지 않는다. 경량화를 위해 이치로 스파이크의 바닥에는 구멍이 여기저기 뚫려 있다. 스파이크 날의 소재도 티타늄이다. 니시무라 요시후미 아식스 마케팅팀 매니저는 “고베에 있는 아식스 스포츠공학연구소에서는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화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다. 이치로의 스파이크에는 각각의 연구에서 뽑아낸 최고의 기술들이 채용된다”고 설명했다. “한 켤레 만드는 데 비용이 얼마나 드느냐”는 질문에 그는 “일반 판매를 하지 않기 때문에 가격을 산정할 수가 없다. 다만 아주 비싸다는 것은 말할 수 있다”고 했다. ○ 1년에 70∼80켤레 소요 이치로에게 스파이크는 글러브와 달리 소비재다. 보통 3경기 정도를 뛰면 스파이크를 교체한다. 빗속에서 경기를 한 날이나 며칠 동안 안타가 나오지 않거나 하면 곧바로 신발을 갈아 신는다. 그렇게 1년에 쓰는 스파이크가 70∼80켤레가량 된다. 그러면 다 쓴 신발은 어떻게 처리할까. 한때는 그냥 버렸지만 요즘은 자선단체나 학교 등에 기부를 한다. 새 신발이나 다름없지만 다른 사람이 이치로의 스파이크를 신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치로의 발뒤꿈치 부분은 다른 사람에 비해 현저하게 좁다. 이치로의 발 모양을 그대로 본떠 만들었기 때문에 치수가 비슷해도 다른 사람들이 신기는 어렵다. 이치로는 8일 현재 타율 0.353에 1홈런, 15타점, 18도루를 기록하며 변함없는 기량을 뽐내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올해 롯데 야구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다. 연승과 연패가 극명하게 엇갈린다. 잘할 때는 어떤 팀이든 거칠 것이 없다가 무너질 때는 모래성처럼 허물어진다. 시즌 개막과 함께 5연패를 당하더니 곧바로 3연승을 하고, 또다시 3연패를 하는 식이다. 최근에는 5월 29일 SK전부터 2일 LG전까지 속절없이 4연패를 당한 뒤 3일부터 5일까지 3연승했다. 상승세인 롯데를 만나는 팀은 고전을 각오해야 한다. 이번 주말 3연전에서 희생양이 된 팀은 삼성이었다. 롯데가 3위 삼성과의 3경기를 모두 쓸어 담으며 4위권 진입에 한발 더 다가섰다. 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삼성의 경기. 5회까지 1-1로 팽팽하던 승부는 6회 초 롯데의 공격에 급격히 균형이 깨졌다. 손아섭의 안타와 조성환의 우익선상 2루타로 맞은 무사 2, 3루 찬스에서 ‘해결사’ 홍성흔이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결승 2타점 2루타를 친 것이 시작이었다. 계속된 무사만루에서는 강민호가 바뀐 투수 권혁을 상대로 1타점 적시타를 터뜨렸고, 박종윤의 병살타 때 3루 주자 이대호도 홈을 밟았다. 전준우마저 삼성의 3번째 투수 안지만으로부터 1타점 적시타를 치면서 스코어는 단숨에 6-1로 벌어졌다. 롯데는 8회 이대호의 1점 홈런 등으로 4점을 보태며 10-1로 압승했다. 최근 4연승 행진. 전날까지 삼성전 7연승 행진을 이어가던 롯데 선발 송승준은 이날도 6이닝을 1실점으로 꽁꽁 틀어막으며 연승 기록을 ‘8’로 늘렸다. 시즌 6승(3패)째. 반면 지난주 6경기에서 5승을 거두며 공동 2위까지 올랐던 삼성은 시즌 2번째로 5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넥센은 KIA와의 목동 경기에서 연 이틀 초반 4점 차 열세를 딛고 역전승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강귀태는 4-4 동점이던 연장 10회 말 1사 1, 2루에서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극적인 끝내기 안타를 쳐내 승리를 이끌었다. 대전 경기에서는 퇴출 위기에 몰렸던 레스 왈론드의 6이닝 1실점 호투를 등에 업은 두산이 한화에 7-1로 승리했다. 한화 선발 호세 카페얀은 이날도 패전의 멍에를 써 올 시즌 승리 없이 10연패를 당했다. SK는 연장 12회 접전 끝에 LG를 3-2로 꺾고 올 시즌 LG전 7연승이자 지난해부터 9연승을 기록했다. 대전=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축구 선수로서 월드컵 본선 무대에 서는 것은 가문의 영광이다. 하지만 평생 한 번도 힘든 월드컵 본선에 4번이나 출전하는 선수가 있다. 백전노장 이운재(37·수원)다. 이운재는 1일 발표된 남아공 월드컵 본선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 23명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1994년 미국, 2002년 한일, 2006년 독일 대회에 이어 4번째 월드컵이다. 홍명보 올림픽 대표팀 감독과 타이 기록이다. 1973년생인 이운재는 23명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다. 몸무게도 90kg이나 나가 가장 무겁다. 나이가 많고 경험이 풍부해 한국 선수로는 가장 많은 A매치에 출전했다. 130경기에 나서 113골을 먹었다. 이운재와 더불어 대표팀에 2명뿐인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 멤버로는 이영표(알 힐랄)가 있다. 2002년과 2006년 월드컵을 뛰었던 이영표는 직전까지 A매치 112경기에 출전했다. 이운재와는 대조적으로 이영표는 대표 선수 가운데 가장 가볍고(66kg), 가장 키가 작다(177cm). 월드컵에 뛰는 대표 선수들의 평균 체격은 키 182.4cm에 몸무게 76.4kg으로 4년 전과 비교해 키는 2.2cm가 커졌고 몸무게는 1.5kg이 늘었다. 체격조건만 보면 AS모나코의 박주영(182cm, 76kg)이 허정무호의 표준 모델이다. 대표 선수들의 평균 나이는 27.5세로 2006년 독일 월드컵의 26.4세에 비해 한 살 정도 많아졌다. 가장 어린 선수는 1989년 10월 6일생인 미드필더 김보경(오이타)으로 이운재보다 16세가 적다. 23명의 대표 선수 중에 축구 명문인 부평고 출신이 4명(조용형 김형일 김정우 김남일)이나 된다. 대학으로는 고려대가 가장 많은 4명(차두리 김정우 조용형 박주영)의 선수를 배출했다. 이번 월드컵에는 역대 가장 많은 10명의 해외파 선수가 포함됐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 중인 대표팀 주장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필두로 이청용(볼턴), 프랑스의 박주영, 독일의 차두리(프라이부르크), 스코틀랜드의 기성용(셀틱), 러시아의 김남일(톰 톰스크) 등 6명이 유럽파다. 안정환(다롄)은 중국에서 뛰고 이정수(교토)와 김보경은 일본 무대를 누비고 있다. 이전 월드컵에서 가장 많은 해외파가 뛴 것은 2002년과 2006년으로 각각 7명이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006년은 김성근 SK 감독(사진)의 야구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된 해다. 김 감독은 그해 일본 프로야구 롯데의 코치로 보비 밸런타인 감독과 함께 한 시즌을 보냈다. 김 감독은 밸런타인 감독에 대해 “불같이 화를 내다가도 팬 앞에만 서면 활짝 웃는 얼굴이 되더라. 팬을 생각하는 마음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머릿속이 온통 야구로만 가득 차 있던 김 감독은 그때 비로소 팬에 대한 생각에 눈을 떴다. 2007년 SK 사령탑으로 부임하자마자 선수들과 미팅에서 “앞으로 팬들의 사인 요청을 거부하는 선수는 벌금”이라고 통보했다. 스스로도 무척 유연해졌다. 등번호도 팬들이 기억하기 쉽도록 화투의 ‘광땡’을 의미하는 38번으로 정했다. 시즌 중에도 화젯거리를 종종 만들어낸다. 최근 연승 행진을 달릴 때 수염을 계속 기른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그라운드에서 그는 여전히 냉철한 승부사다. ‘이기는 것만큼 좋은 팬 서비스는 없다’는 야구계의 속설을 실천하고 있다. 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07년과 2008년 SK는 2년 연속 한국시리즈 패권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준우승에 그쳤지만 7차전까지 간 KIA와의 한국시리즈는 많은 팬들의 기억에 남을 명승부였다. 승리보다는 패배에 익숙해 있던 연고지 인천 팬들은 SK의 선전에 열광했다. 지난 3년간 SK 야구에 대해 ‘독하다’, ‘재미없다’, ‘너무 이기려고만 한다’ 등등 비판적이던 다른 팀 팬들 사이에도 김성근 식 SK 야구를 이해하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다. 꾸준한 훈련으로 단련된 SK 선수들의 수비나, 주루 플레이 등은 누가 봐도 수준이 높다. 김 감독은 “다른 팀은 지는 경기와 이기는 경기를 구분할지 몰라도 우리는 매 경기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 그게 야구장을 찾은 팬들에 대한 예의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선수들은 피곤할지 몰라도 관중은 즐겁다. SK 야구가 재미있는 또 하나의 이유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굳이 야구팬이 아니라도 일요일인 30일 직접 야구장을 찾을 만하다. 운이 좋다면 평생 프로야구를 공짜로 보고 푸짐한 경품까지 받을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8일 현재 240만2475명의 관중이 야구장을 찾아 1982년 프로야구 출범 후 누적 관중이 9988만4968명을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국내 프로 스포츠 사상 최초의 1억 관중 돌파에 11만5032명만을 남겨둔 것이다. KBO 관계자는 “하루 평균 6만 명 정도의 관중이 입장하는 것을 감안하면 30일 잠실과 목동, 문학, 광주 등 4개 구장에서 열리는 4경기 중에 1억 번째 관중이 나올 것이 확실시된다”고 말했다. KBO는 역사적인 1억 번째 관중에 대해 다양한 감사 이벤트를 마련해 놓았다. 1억 번째 관중은 평생 전 구장에 입장할 수 있는 입장권과 11월 중국 광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아경기 초청권을 받는다. 또 100만 원 상당의 패밀리레스토랑 식사권과 역시 100만 원 상당의 기프트 카드를 선물로 받는다. KBO는 9999만9999번째 관중과 1억1번째 관중에게도 올 시즌 잔여경기 전 구장 입장권과 아시아경기 초청권을 증정하기로 했다. KBO는 1억 번째 관중을 찾기 위해 이번 주말 3연전에 입장하는 모든 관중에게 특별 바코드가 입력된 용지를 추가로 발권해 정확히 1억 번째 관중을 가려낼 예정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롯데는 올해 SK 앞에만 서면 ‘소인’이 됐다. 올 시즌 6전 전패를 포함해 지난해 8월 18일부터 11연패 중이었다. 정작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은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이었다. 28일 SK와의 문학경기에 앞서 로이스터 감독은 “오늘 지면 내일 이기면 된다. 최근처럼만 하면 더 이상 연패는 없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4회말까지 스코어는 0-4. 연패는 이어질 것 같았다. 그렇지만 SK 수비진의 뜻밖의 실책이 롯데를 살렸다. 3-4이던 7회 1사 1, 2루에서 박종윤이 친 강습 타구는 3루수 최정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가며 찬스를 무산시키는가 했다. 하지만 최정이 병살 플레이를 위해 1루로 던진 공이 뒤로 빠지는 사이 2루 주자 카림 가르시아가 홈을 밟아 동점을 만들었다. 여기에 2루수 정근우마저 홈에 악송구를 했고, 그사이 1루 주자 강민호까지 득점에 성공하며 5-4로 역전에 성공했다. 롯데는 이날 SK의 실책 3개를 모두 득점으로 연결시키며 길었던 11연패의 사슬에서 벗어났다. 주중 두산과의 3연전에서 매 경기 홈런을 쳤던 홍성흔은 5회 선두타자로 나서 홈런을 쳐내 개인 최다인 4경기 연속 홈런 행진을 이어갔다. 반면 SK는 올 시즌 처음으로 4연패를 당했다. 두산은 잠실 경기에서 선발 김선우의 6이닝 2실점 호투를 앞세워 삼성을 4-2로 꺾고 2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한화는 KIA에 5-3으로 승리했고, 넥센은 LG를 8-6으로 이겼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굳이 야구팬이 아니라도 일요일인 30일 직접 야구장을 찾을 만하다. 운이 좋다면 평생 프로야구를 공짜로 보고 푸짐한 경품까지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7일 현재 235만7237명의 관중이 야구장을 찾아 1982년 프로야구 출범 후 누적 관중이 9983만9730명을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국내 프로 스포츠 사상 최초의 1억 관중 돌파에 16만270명만을 남겨둔 것이다. KBO 관계자는 "하루 평균 6만 명 정도의 관중이 입장하는 것을 감안하면 30일 잠실과 목동, 문학, 광주 등 4개 구장에서 열리는 4경기 중에 1억 번째 관중이 나올 것이 거의 확실시 된다"고 말했다. KBO는 역사적인 1억 번째 관중에 대해 다양한 감사 이벤트를 마련해 놓았다. 1억 번째 관중은 평생 전 구장에 입장할 수 있는 입장권과 11월 중국 광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아 경기 초청권을 받는다. 또 100만 원 상당의 패밀리 레스토랑 식사권과 역시 100만 원 상당의 기프트 카드를 선물로 받는다. KBO는 9999만9999번째 관중과 1억 1번째 관중에게도 올 시즌 잔여경기 전 구장 입장권과 아시아경기 초청권을 증정하기로 했다. KBO는 1억 번째 관중을 찾기 위해 이번 주말 3연전에 입장하는 모든 관중들에게 특별 바코드가 입력된 용지를 추가로 발권해 정확히 1억 번째 관중을 가려낼 예정이다. 미국 프로야구에서는 관중 수를 공식 집계한 1901년 이후 1919년 1억 관중을 돌파했고,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1950년 이후 13년 만이 1963년 1억 명을 넘었다. 미국과 일본의 지난해까지의 누적 관중 수는 각각 28억7605만여 명과 8억9399만여 명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의 수호신 임창용(34·사진)의 지난해 5월은 눈부셨다. 등판했다 하면 무조건 승리를 지켰다. 자책점은 1점도 없어 ‘미스터 제로’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난해 5월 27일까지 올린 세이브는 15개. 하지만 불과 1년 만에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올해 5월은 임창용에게 잔인한 봄이다. 임창용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팀이 문제다. 시즌 초 반짝했던 야쿠르트는 요즘 연전연패다. 팀이 이기지 못하니 마무리 투수인 임창용은 그야말로 ‘개점휴업’ 상태다. 12일 퍼시픽리그와의 인터리그가 시작된 이후 27일까지 야쿠르트는 9번 싸워 모두 졌다. 시즌 성적은 13승 2무 32패로 센트럴리그 최하위. 사정이 이러니 임창용은 27일까지 고작 6세이브에 그쳤다. 컨디션 조절도 쉽지 않다. 19일 세이부전에선 2-2 동점이던 9회 등판해 끝내기 안타를 맞고 패전 투수가 됐다. 임창용은 26일 라쿠텐전에서는 팀이 2-3으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9회 마운드에 올랐다. 19일 이후 1주일 만의 등판이었다. 임창용은 최고 시속 153km의 직구를 앞세워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경기 도중 오른 무릎에 통증을 느껴 결국 27일 2군으로 내려갔다. 더구나 전날 패배 후 다카다 시게루 야쿠르트 감독은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임창용이 야쿠르트에 입단한 2008년부터 지휘봉을 잡은 다카다 감독은 임창용을 마무리로 기용하고 무한 신뢰를 보여줬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지난해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상금왕 배상문(24·키움증권·사진)은 장타자다. 그런 배상문도 고개를 숙이는 장타자가 있다. 바로 고향(대구) 후배 김대현(22·하이트)이다. 직전 대회까지 김대현의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는 293.63야드로 배상문보다 20야드 정도 더 나갔다. 하지만 승부를 가른 것은 퍼팅이었다. 신들린 듯한 퍼트 감각을 선보인 배상문이 SK텔레콤오픈(총상금 9억 원)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07년 우승 이후 3년 만에 이 대회 정상 탈환이다. 23일 인천 스카이72GC 오션코스(파72·7241야드)에서 열린 최종 4라운드. 3라운드 내내 선두를 달린 김대현은 이날도 6번홀까지 배상문에 3타를 앞서 나갔다. 승부의 분수령인 7번홀(5파). 김대현의 티샷은 오른쪽으로 크게 휘어져 나가며 분실구가 되고 말았다. 김대현이 이 홀에서 2타를 잃는 동안 배상문은 6m가 넘는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배상문은 8번홀(파3)에서도 파를 지켜내며 여기서 또 1타를 잃은 김대현을 앞질렀다. 김대현은 특유의 장타로 16번홀 이글을 기록하는 등 추격에 나섰지만 배상문은 고비마다 긴 거리의 퍼트를 속속 집어넣으며 우세를 지켰다. 10번홀(파4)과 12번홀(파3)에서 연속으로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고, 2타 차로 쫓기던 16번홀에서는 8m 정도 거리의 파 퍼트에 성공하며 한숨을 돌렸다. 이날 5타를 줄인 배상문의 최종 스코어는 22언더파 266타, 우승 상금은 2억 원. 김대현은 2위에 그쳤고 지난해 둘을 미국 댈러스의 자신의 집으로 초대해 훈련을 시키기도 했던 최경주는 18언더파 270타로 3위를 차지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4강에 유선영등 한국선수 3명세계 랭킹 1위 신지애(22·미래에셋)가 미셸 위(21·나이키골프)를 꺾고 시즌 첫 승에 한발 더 다가섰다. 신지애는 23일 미국 뉴저지 주 글래드스톤의 해밀턴 팜GC(파72·6585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사이베이스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8강전에서 미셸 위에 2홀 차로 승리했다. 12번홀까지 1홀을 뒤지던 신지애는 13번홀에서 4.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올스퀘어를 만든 데 이어 15, 16번홀을 연달아 따내 승부를 갈랐다. 신지애는 “나보다 훨씬 장타자인 미셸 위를 만나 부담이 됐지만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했고, 기회가 왔을 때 잘해낸 것 같다”고 말했다. 신지애 외에도 유선영(24)과 양희영(21·삼성전자)이 나란히 4강에 올라 이번 대회는 한국 선수가 우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유선영은 이날 세계 랭킹 4위 청야니(대만)를 2홀 차로 이기고 24일 신지애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양희영도 접전 끝에 강혜지(20)를 꺾고 4강에 합류했다. 양희영은 앤절라 스탠퍼드(미국)와 4강에서 맞붙는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두산 유격수 손시헌은 요즘 비디오 삼매경에 빠져 있다. 최근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자 전력분석팀으로부터 자신의 안타 장면이 담긴 비디오를 받아 보면서 좋았던 때의 기억을 되살리려는 것이다. 효과는 만점이다. 손시헌은 22일 LG와의 잠실 경기에서 대타로 나가 쐐기 2점 홈런을 친 데 이어 23일에는 5-5 동점이던 7회 2사 1, 2루에서 우중간에 떨어지는 결승 2타점 2루타를 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11-7로 승리한 두산은 선두 SK에 5.5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올 시즌 처음 3번 타자로 출전한 김현수도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힘을 보탰다. KIA는 광주 경기에서 솔로 홈런 등 혼자 4안타로 4타점을 올린 박기남의 활약을 앞세워 넥센을 13-3으로 대파했다. 롯데-삼성의 사직 경기와 한화-SK의 대전 경기는 비로 취소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수십 차례 우승한 베테랑 박세리(33)에게도 여전히 우승은 감격에 겨운 일이다. 지난주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벨마이크로 클래식에서 3년 만에 우승한 뒤 박세리는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인터뷰를 했다. 하지만 앳된 얼굴의 ‘무서운 신인’은 프로 첫 우승을 차지하고도 울지 않았다. 오히려 담담한 표정이었다. 나중에 물어보니 “너무 얼떨떨했다.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는데 샴페인 세례까지 받아 더 정신이 없었다”고 했다. 기자회견에서 우승 소감은 더 당찼다. “우승 순간 타이거 우즈처럼 어퍼컷 세리머니를 해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마지막 홀(17번홀)에서 컨시드를 받는 바람에 세리머니를 못해 아쉬웠어요.” 18세 신예 이정민(삼화저축은행·사진)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유일한 매치플레이 대회인 두산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매치 퀸’에 등극했다. 23일 춘천 라데나CC(파72)에서 열린 결승전. 국내 투어 1인자 서희경(24·하이트), 김영주골프 여자오픈 챔피언 이보미(22·하이마트) 등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결승에 오른 이정민은 마지막까지 거칠 것이 없었다. 경험이 풍부한 문현희(27·하나금융)를 상대한 그는 마지막 홀을 남기고 3홀 차 승리를 거둬 프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으로 1억 원을 받은 이정민은 데뷔 첫해에 상금(1억5800만 원)과 신인상 포인트 부문(445점)에서 선두로 뛰어올랐다. 이정민은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서희경과의 32강전을 꼽았다. 21일 열린 이 경기에서 이정민은 16번홀까지 동타를 이룬 뒤 17, 18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서희경을 무너뜨렸다. 이정민은 “국내 1인자인 서희경 언니와 단둘이서 18홀을 친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좋았다. 승부를 의식하지 않고 라운드 내내 정말 즐겁게 쳤다”고 했다. 강심장인 그는 좋은 체격 조건(173cm, 63kg)을 갖춰 신지애와 서희경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평균 드라이버샷 비거리가 270야드나 되는 장타자인 데다 2번 아이언도 자유자재로 다룬다. 박재영 삼화저축은행 단장은 “쇼트 게임과 퍼트 등을 좀 더 가다듬으면 서희경, 유소연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민은 “1승을 했으니 2승을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또 이보미 언니처럼 항상 톱 10에 드는 꾸준한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3, 4위전에서는 이보미(하이마트)가 조윤지(한솔)에게 4홀을 남기고 5홀 차로 완승을 거뒀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SK 김성근 감독은 선수들의 플레이에 대해 냉혹한 평가를 내리는 편이다. 특히 에이스 김광현에 대한 평가는 더욱 혹독하다. 2007년 SK 지휘봉을 잡은 뒤 “에이스 자격이 없다” “요즘 많이 건방져졌다” “2군에 가야 되는 것 아니냐” 등등 다른 선수에게는 좀처럼 쓰지 않는 격한 용어를 사용하곤 했다. ‘몸 상태가 완전치 않다’는 이유로 올해 전지훈련 명단에서 김광현을 제외하는 엄포를 놓기도 했다. 이전에 맡았던 팀에서도 그랬다. LG 감독 시절에는 김재현(현 SK)에게 “그렇게 야구할 바엔 당장 때려치워라”라고 질책했다. 이병규도 두말없이 2군에 보냈다. 그는 가장 잘하는 선수를 냉정하게 대할수록 다른 선수들이 믿음을 갖고 따른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물론 그 밑바닥에는 선수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 그렇다손 치더라도 김광현에게는 유독 많은 채찍질이 따른다. 김 감독의 눈으로 보기에 김광현은 여전히 성장할 부분이 많은 투수이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지난달 같은 왼손 투수인 류현진(한화)과 김광현을 비교하며 “현진이가 완성형 투수라면 김광현은 아직 성장 중이다. 다듬기에 따라서 (류현진을) 넘어설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하기도 했다. 김광현 길들이기의 좋은 예로는 지난주에 벌어진 일을 들 수 있다. 올 시즌 들어 0점대 평균자책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던 김광현은 11일 롯데전에서 3과 3분의 1이닝 동안 8실점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김 감독은 “마음 같아서는 김광현을 9회까지 완투시키고 싶었다”고 했다. 팀이 앞서고 있었기에 승리를 지키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투수를 바꿨다는 것이다. 강판 당시 김광현의 투구 수는 92개. 만약 9회까지 완투했다면 투구 수는 200개를 넘었을 게 분명하다. 김 감독은 “좋은 투수라면 좋지 않을 때 무엇이 문제인지를 던지면서 깨달아야 한다. 200개를 넘게 던지면서 공 한두 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다면 그게 큰 수확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김광현은 12일 하루를 쉰 뒤 13일 김 감독의 특별 지시에 따라 200개 이상의 불펜 피칭을 소화해야 했다. 김광현은 직후 등판인 16일 두산전에서는 홈런 2방을 맞고 내려가긴 했지만 5와 3분의 1이닝 2실점으로 한결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야신(野神)’의 특별 관리 속에 김광현은 과연 국내 최고 투수로 성장할 수 있을까. 만약 22일 류현진(한화)과의 사상 최초의 맞대결이 이뤄진다면 생각보다 빨리 그 결과를 알 수 있을 듯싶다.프로야구 4경기 비로 취소 한편 18일 잠실(두산-한화), 문학(SK-넥센), 대구(삼성-LG), 군산(KIA-롯데)에서 열릴 예정이던 프로야구 네 경기는 비가 내려 모두 취소됐다. 취소된 경기는 추후 편성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베이징 올림픽 역도 금메달리스트 사재혁(25·강원도청·사진)이 비공인 세계신기록을 수립했다. 사재혁은 18일 원주 엘리트체육관에서 열린 제82회 전국남자역도선수권 남자 일반부 77kg급 용상 3차 시기에서 211kg을 들어올려 올레그 페레페체노프(러시아)가 2001년에 수립한 세계기록 210kg을 1kg 경신했다. 지난해 10월 전국체육대회에서 들어올린 자신의 개인 최고기록이자 한국기록인 206kg을 불과 7개월 만에 5kg이나 향상시켰다. 대한역도연맹은 사재혁의 기록이 세계기록으로 공인될 수 있는지 국제역도연맹(IWF)에 문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맹 관계자는 “사재혁의 도핑 테스트 결과와 대회 설명서를 IWF에 제출하면 세계기록으로 공인받을 수 있다”며 “일단 IWF가 승인하는 국제대회는 아니지만 그것이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재혁은 용상에 앞서 열린 인상에서도 한국기록을 갈아 치웠다. 인상 2차 시기에서 164kg을 들어 올려 자신이 갖고 있던 한국기록(163kg)을 1kg 늘렸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