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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주가 뚝 떨어졌다. 어느새 주말 골퍼에게는 달갑지 않은 계절이 찾아왔다. 올겨울은 그 어느 해보다 길고 춥다고 한다. 그래도 동장군과 잘 맞선다면 라운드가 한층 즐거워진다. 여자 골프 지존 신지애(미래에셋)는 몸 풀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여름에 10분 정도 스트레칭을 했다면 겨울에는 그 두세 배의 시간을 투자해요. 플레이 중에도 수시로 스트레칭으로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는 게 좋죠.” 11일 강원 평창의 버치힐골프장에서 개막한 한국프로골프 투어챔피언십에 출전한 황인춘(토마토저축은행)은 한술 더 뜬다. “경기 전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면 몸의 긴장과 근육을 풀어주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쌀쌀하다고 두꺼운 파카를 입는 건 금물이다. 몸이 둔해져 스윙이 불편해지기 때문이다. 얇은 옷을 여러 겹 입는 게 바람직하다. 손이 차가우면 감각이 떨어질 수 있어 핫팩과 함께 끼고 벗기 편한 큰 장갑은 필수품으로 꼽힌다. 벙거지 스타일의 비니 모자를 쓰는 것도 보온에 효과적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 통산 2승을 거둔 임지나는 “귀마개와 양손을 넣어 따뜻하게 해주는 머프를 꼭 챙긴다. 머프 속에 손난로를 넣어두면 아무리 추워도 견딜 만하다”고 조언했다. 추우면 공이 얼어 비거리가 줄어든다. 옷을 많이 입다 보면 정상적인 스윙도 힘들어진다. 황인춘은 “드라이버는 탄도를 낮추는 게 좋다. 아무래도 겨울에는 몸놀림이 원활하지 않아 원하는 방향과 거리를 내기 힘들어지므로 4분의 3 스윙이 좋다”고 말했다. 박상현(앙드레김골프)은 “다소 덜 나간다는 것을 명심하고 거리를 조금 더 봐야 한다”고 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 상금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보미(하이마트)는 “추우면 몸을 움츠리게 되고 스윙도 작아지므로 백스윙을 의도적으로 크게 하려 한다. 당일 컨디션에 따라 한 클럽 길게 잡기도 한다”고 노하우를 밝혔다. 따뜻한 음료는 겨울 라운드의 보약이나 다름없다. 이보미는 “보온병에 따뜻한 코코아를 담아 자주 마신다. 당분을 보충할 수도 있다”며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내복 하나만 잘 챙겨 입으면 어떤 삭풍에도 끄떡없다는 말이 있다. 필드에서도 마찬가지다. 몸매를 잘 유지하면서 체온을 지켜주는 기능성 내복이 쏟아지고 있다. 코오롱 엘로드는 체내에서 발생하는 땀을 흡수해 체온을 3도 높여주는 발열 기능내의 ‘히트워머’를 선보였다. 발열 소재로 보온성을 강화하면서 스윙 동작에 따라 신체 부위별로 서로 다른 기능성 소재를 적용해 자연스러운 스윙을 돕는다. 여성 골퍼들이 멋과 함께 종아리 방한을 위해 착용하는 발토시도 인기 아이템이다. 아이다스 골프의 기능성 이너웨어 ‘컴프레션’은 라운드 때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시켜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보온 기능과 함께 땀을 신속하게 배출해 쾌적한 느낌을 주며 특유의 신축성으로 근육을 안정적으로 받쳐준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오리온스 구단과 보수 지급 문제로 법정 분쟁까지 일으킨 김승현(사진)이 한국농구연맹(KBL)의 임의탈퇴 처분을 받았다. KBL은 11일 재정위원회를 열어 김승현을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했다. 보수 조정 결정에 불복한 선수는 임의탈퇴 공시를 하기로 한 KBL 이사회 규정에 따른 것이다. KBL이 특정 선수를 임의탈퇴시킨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로써 김승현은 타 구단의 영입이 불가능하며 엔트리와 샐러리 캡에서도 제외된다. 사실상 선수 생명에 마침표를 찍은 셈이다. 김승현의 코트 복귀는 KBL의 결정으로만 가능하다. 구단과 보수를 둘러싼 갈등을 빚어온 김승현은 9월 이면계약에 따라 받아야 할 12억 원의 급여를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냈다. KBL은 김승현의 장래를 생각해 민사소송을 취하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구단과 감정의 골이 너무 깊어져 법정 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김승현은 이적을 허용하면 미지급 보수를 포기할 의사까지 밝혔으나 구단 측의 거부로 성사되지 못했다. 올 시즌에는 소송 제기를 이유로 2군에만 머물러 있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돌려라” 절박한 외침 함성으로. 30초 남기고 반 골 차. 1982년 12월 4일자 본보에는 이런 제목으로 뜨거웠던 현장 분위기를 전달했다. 한국 남자 농구가 뉴델리 아시아경기에서 신선우 이충희 등의 활약으로 중국을 1점 차로 꺾고 7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땄다는 보도였다. 당시 한국은 중국에 8년 동안 6연패에 빠져 있을 정도로 실력차가 컸다. 그런 중국을 제압한 데는 방열 대표팀 감독(사진)의 지략이 빛을 발했기 때문이다. 철저한 지연작전을 펼쳤다. 30초 공격 제한 시간 중 25초 이후에야 공격에 들어갔다. 수비에서도 최대한 상대 공격을 늦추도록 유도했다. 골리앗을 꺾은 다윗으로 불린 그는 지도자와 대학 교수 등을 거친 뒤 1일 경북 안동의 건동대 총장에 부임했다. 농구인 출신 최초 대학 총장으로 바쁜 일정을 쪼개 지난 주말 태릉선수촌을 찾았다. 광저우 아시아경기 남자 농구 대표팀의 연습경기를 지켜보기 위해서였다. 40대 초반 한국 농구를 아시아 최강으로 이끌었던 방 총장은 어느새 고희를 바라보고 있다. 그래도 아시아경기를 앞두고 남다른 감회에 젖어들 때가 많다. 유재학 대표팀 감독은 방 총장이 실업팀 기아에서 지휘봉을 잡았을 때 아끼던 제자였다. 방 총장은 손자뻘 되는 선수들에게 무엇보다 매너와 희생정신, 팀워크를 강조했다. 유 감독에게는 따로 쪽지까지 건네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중국의 텃세가 예상되는 만큼 편파 판정에 냉정을 잃지 말아야 된다고 주문했다. 대표팀은 전폭적인 지원 속에 그 어느 때보다 대회 준비에 공을 들였다. 10일 출국한 대표팀이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농구 위상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뉴델리 영광 이후 1983년 출범한 농구대잔치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선배들보다 체격과 환경은 월등히 좋아졌어도 근성은 그렇지 못해요. 뭔가 달라져야 할 텐데….” 백발이 성성한 방 총장의 농구 열정은 여전히 뜨겁기만 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골프 지존’ 신지애(미래에셋)는 초등학교 시절 양궁 선수 경험이 골프에 도움이 됐다고 한다. 골프와 양궁은 비슷한 측면이 많다. 고도의 집중력과 섬세한 손 감각이 요구된다. 두 종목 보두 바람이 불면 오조준을 하기도 한다. 장영술 현대제철 양궁팀 감독은 “그린이 과녁이라면, 홀은 엑스텐(10점 만점 중에서도 지름 6.1cm의 정중앙)이다. 아이언 샷과 화살은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궤적이 똑같다”고 말했다. 닮은꼴인 골프와 양궁이 이색 대결을 벌였다. 9일 경기 이천 설봉국궁장에서 골프용품업체 캘러웨이가 신제품 아이언 ‘레이저 X’를 홍보하기 위해 마련한 이벤트 행사가 그 무대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접전 끝에 무승부로 끝났다. 경기는 과녁과 홀을 바꿔서 진행됐다.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에서 시즌 3승으로 상금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보미(하이마트)와 조윤지(한솔), 배희경은 70m와 120m 거리에서 비스듬하게 세워진 지름 120cm 정도의 과녁을 향해 샷을 날렸다. 현대모비스 양궁팀 이현정, 최미나, 이가람은 같은 거리에서 지름 20cm의 홀에 화살을 꽂아 넣는 방식이었다. 거리별로 각자 세 번씩의 기회가 주어졌다. 70m 거리에서 이보미는 6번 아이언으로, 조윤지는 7번 아이언으로 명중시켜 주위의 찬사를 들었다. 양궁의 이현정, 이가람도 홀에 적중시켜 2-2로 팽팽히 맞섰다. 하지만 120m 거리에서는 초속 7m에 이르는 강풍과 추위의 악조건으로 각자 5차례의 도전에도 한 명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연장전에 들어가 배희경과 이가람이 각각 한 차례 성공해 결국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이보미는 “바람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 쉽게 맞히리라 생각했는데 뜻밖에 어려워 긴장이 많이 됐다.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영상 촬영=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골프 지존' 신지애(미래에셋)는 초등학교 시절 양궁 선수 경험이 도움이 됐다고 한다. 골프와 양궁은 비슷한 측면이 많다. 고도의 집중력과 섬세한 손 감각이 요구된다. 두 종목 보두 바람이 불면 오조준을 하기도 한다. 장영술 현대제철 양궁팀 감독은 "그린이 과녁이라면, 홀은 엑스텐(10점 만점 중에서도 지름 6.1cm의 정중앙)이다. 아이언 샷과 화살은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궤적이 똑같다"고 말했다. 닮은꼴인 골프와 양궁이 이색 대결을 벌였다. 9일 경기 이천 설봉국궁장에서 골프용품업체 캘러웨이가 신제품 아이언 '레이저 X'를 홍보하기 위해 마련한 이벤트 행사가 그 무대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접전 끝에 무승부로 끝났다. 경기는 과녁과 홀을 바꿔서 진행됐다.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에서 시즌 3승으로 상금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보미(하이마트)와 조윤지(한솔), 배희경은 70m와 120m 거리에서 비스듬하게 세워진 지름 120cm 정도의 과녁을 향해 샷을 날렸다. 현대모비스 양궁팀 이현정, 최미나, 이가람은 같은 거리에서 지름 20cm의 홀에 화살을 꽂아 넣는 방식이었다. 거리별로 각자 세 번씩의 기회가 주어졌다. 70m 거리에서 이보미는 6번 아이언으로, 조윤지는 7번 아이언으로 명중시켜 주위의 찬사를 들었다. 양궁의 이현정, 이가람도 홀에 적중시켜 2-2로 팽팽히 맞섰다. 하지만 120m 거리에서는 초속 7m에 이르는 강풍과 추위의 악조건으로 각자 5차례의 도전에도 한 명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연장전에 들어가 배희경과 이가람이 각각 한 차례씩 성공해 결국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이보미는 "바람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 쉽게 맞추리라 생각했는데 뜻밖에 어려워 긴장이 많이 됐다.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여제를 다투는 신지애(미래에셋)와 최나연(SK텔레콤). 이들은 7일 일본 시마에서 끝난 미즈노클래식에 출전한 뒤 나고야역 근처의 한 호텔에 함께 숙소를 잡았다. 8일 오전 5시 30분 체크아웃을 한 이들은 나고야 공항에서 작별을 했다. 대회 정상에 오른 신지애는 귀국 비행기에 올랐다. 공동 5위로 마친 최나연은 도쿄 나리타공항으로 가는 일본 국내선에 몸을 실었다. 신지애는 평소 택배로 받던 우승 트로피를 이례적으로 직접 안고 귀국했다. 이날이 7년 전 교통사고로 세상을 뜬 어머니의 기일이기 때문이었다. 귀국 후 신지애는 가족과 함께 전남 영광의 어머니 산소를 찾아 트로피를 올렸다. 신지애는 “하늘에 계신 어머니와 개인 타이틀을 의식해 우승컵이 절실했다. 그 어느 대회보다 집중했다”고 말했다. 평소 실력 발휘가 중요했기에 욕심보다 평정심을 유지하는 데 모든 신경을 기울였다. 최나연은 11일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열리는 로레나 오초아 클래식 출전을 위해 멀고 험한 여정을 시작했다. 나고야→도쿄→미국 시카고→댈러스를 거쳐 대회 장소에 도착하는 데만 26시간이 걸린다. 이 대회에 신지애는 불참한다. 상금 선두를 달리고 있는 최나연은 신지애에게 불과 약 4000달러 차이로 쫓겼다. 올해의 선수상, 최저타수상에서도 불꽃 튀는 막판 경쟁을 펼치고 있다. 신지애는 시즌 막판 출전 대회 수를 줄여 효과를 봤다. “지난해처럼 후반기에 체력이 달리는 일이 없어졌어요. 비거리도 크게 줄지 않았고요.” 올 시즌 17개 대회에 나섰을 뿐이다. 최나연은 21개. 주요 타이틀을 다투고 있는 동갑내기 최나연에 대해 신지애는 “나연이를 처음 본 게 중1 때 천안에서 열린 대회에서였다. 당시 나연이는 이미 유명했고 난 아는 사람도 없었다. 그래도 내가 우승했던 기억이 난다”며 웃었다. 전날 왼쪽 발목을 접질려 테이핑을 하고 출전을 강행한 최나연은 “멕시코는 늘 성적이 좋은 약속의 땅이었다. 고지대라 거리가 많이 나는데 탄도가 높은 내 스타일과 잘 맞는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신지애와 최나연은 12월 초 시즌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에서 마지막 승부를 벌일 계획이다. 둘은 “좋은 친구이자 라이벌 관계여서 서로에게 늘 자극이 된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축하해줄 수 있다. 그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경기 가평의 아난티클럽서울. 골프장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은 이름이다. 리츠칼튼CC에서 문패를 바꿨다. 2년 동안 전면적인 리모델링을 거쳐 예전 모습은 찾기 힘들다. 6월 재개장 후 기존 골프장과는 차별화된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해 눈길을 끈다. 입소문이 나면서 주말골퍼뿐 아니라 가족 연인의 여가공간으로 호평받고 있다.○ 파격적인 공간 서울 올림픽대로 강일 나들목에서 경춘고속도로에 올라선 지 20분 남짓. 설악 나들목을 빠져나오면 금세 도착할 수 있다. 골프장에서 흔히 눈에 띄는 클럽하우스는 찾아볼 수 없다. 지하벙커처럼 땅속에 건물을 묻어버린 독특한 형태의 건축물이 있을 뿐이다. 검은색 자동문이 열리면 에스컬레이터가 기다리고 있다. 통유리로 시원하게 뚫려 있어 그린을 조망하며 책을 읽을 수 있는 라이브러리 라운지와 잣나무 숲 사이에 자리 잡은 야외풀장, 더 레스토랑 등이 대표적인 시설물이다. 소장 도서만도 5만 권에 이른다. 구석구석 꼼꼼한 손길도 인상적이다. 남성 화장실은 명소가 됐다. 소변기 앞에 금붕어 한 마리와 빨간 단풍이 담긴 어항이 놓여 있다. 용변을 볼 때 더욱 신경이 쓰인다. 청결을 유지를 위한 기발한 발상이다. 그늘집도 한적한 숲 속의 카페를 떠올린다. 자작나무코스 4번홀에 있는 매퀸스 카페는 영화배우 스티브 매퀸이 즐겨 탔던 동일한 모델의 모터사이클과 그가 출연했던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금강산도 식후경 레스토랑에는 신선한 유기농 샐러드 뷔페, 직접 운영하는 제빵실에서 갓 나온 베이커리와 케이크가 입맛을 돋운다. 놋그릇 등 음식을 담는 용기에서도 세심함이 느껴진다. 이만규 대표는 “집에서 먹는 편안한 기분을 전달하려 한다. 메뉴에 없더라도 미리 주문을 하면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막걸리는 명물로 불린다. 식음료 지배인이 1년 반 동안 울릉도를 비롯해 전국의 유명 술도가를 돈 끝에 전북 완주의 ‘천둥소리’ 막걸리를 도입했다. 꾸지뽕, 쌀, 산양산삼 세 종류로 특수 적외선 처리로 한 달 동안 맛과 신선도가 유지된다. 병 디자인도 와인처럼 고급화해 선물로 구입해가는 고객이 늘고 있다.○ 온가족이 함께 색다른 외식 공간으로 제격이다. 서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특급호텔 주방장 출신이 내놓는 스테이크 바비큐 등을 즐길 수 있다. 여느 골프장과 달리 작곡과 출신의 이벤트 매니저가 따로 둬 주말마다 클래식 재즈 팝페라 샹송 등 다양한 공연을 펼친다. 겨울에는 테니스코트에 아이스링크를 조성하고 눈썰매장과 스노트레킹 코스를 설치할 계획이다. 개썰매와 스노모빌 같은 이색 체험도 가능하다.○ 달라진 코스 예전에는 스키장 상급자 코스 같은 가파른 내리막에 90도 꺾인 페어웨이 등 험난하기로 소문났다. 하지만 ‘완전히 없애고 다시 짓기’를 모토로 연인원 2만600명, 연장비 2만4911대를 동원해 뜯어고쳤다. 티박스를 뒤로 빼 전장을 늘렸고 블라인드 홀도 개선했다. 1만 그루의 자작나무는 이국적인 느낌을 준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세계 랭킹 1위 신지애(미래에셋·사진)와 상금 랭킹 1위 최나연(SK텔레콤)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미즈노클래식에서 치열한 우승 경쟁을 시작했다. 신지애는 5일 일본 미에 현 시마의 긴데쓰 가시고지마골프장(파72)에서 열린 1라운드에서 버디 9개와 보기 2개로 7언더파 65타를 쳐 바바 유카리(일본)와 공동 선두에 나섰다. LPGA투어 비회원이던 2008년 이 대회에서 우승했던 그는 7월 에비앙 마스터스 이후 시즌 2승을 향해 힘차게 출발했다. 지난주 하나은행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상금 선두에 나선 최나연은 보기 없이 버디 5개로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4위(5언더파 67타)로 마쳐 2주 연속 우승 시동을 걸었다. 모건 프레셀(미국)이 6언더파 66타로 2위. 최나연은 상금 2위 신지애에게 14만2260달러 차로 앞서 있어 이번에 우승해 18만 달러를 받으면 상금 여왕 등극을 굳힐 수 있다. 이미나(KT)도 최나연과 동타를 이루며 모처럼 선두권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투어 상금 1위 안선주는 김영 강지민과 함께 공동 9위. 신지애 최나연과 골프 여제를 다투는 청야니는 공동 14위(3언더파 69타). 홈 팬의 열렬한 응원을 등에 업은 미야자토 아이는 타수를 줄이지 못해 공동 40위(이븐파 72타)에 그쳤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한국 남자탁구의 간판스타 유승민(28·삼성생명)이 내년 5월 29일 이윤희 씨(23)와 결혼한다. 유승민은 3월 동료 선수 윤재영(대우증권)의 결혼식에 사회를 보러 갔다 신부 하객으로 참석한 이 씨를 보고 한눈에 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항공기 승무원 준비를 하다 신부수업을 받고 있다.}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 활동이 유럽 역풍을 맞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윤리위원회는 4일 대한항공이 국제빙상연맹(ISU)과 맺은 후원 계약이 IOC 규정에 어긋난다며 평창유치위원회에 유치 활동에 관련된 규정을 준수하라는 내용의 경고를 보냈다. IOC 윤리위는 조양호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장이 대한항공이 속한 한진그룹 회장이며 오타비오 친콴타 ISU 회장이 겨울올림픽 개최지 결정에서 투표권을 갖고 있는 IOC 위원이라는 점에서 사전 득표활동으로 볼 수 있는지 조사해 왔다. 백성일 대한체육회 국제협력본부장은 “IOC의 조사는 독일 뮌헨, 프랑스 안시 등 경쟁 도시의 주요 언론들이 의혹을 제기한 결과다. 평창의 유치 활동에는 달갑지 않은 악재”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과 ISU는 쇼트트랙 월드컵 파트너십을 겨울올림픽 개최지가 결정되는 내년 7월 이후로 연기하기로 했다. IOC 윤리위는 또 IOC의 톱 스폰서인 삼성전자가 최근 국제조정연맹(FISA)과 맺은 후원 계약에 대해서는 IOC 규정을 어기지 않았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IOC 위원인 데니스 오스발트 FISA 회장은 오해를 피하기 위해 내년 IOC 총회 투표에 참가하지 않기로 해 한국으로선 든든한 우군을 잃은 셈이 됐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타이거 우즈(미국)는 1996년 프로 데뷔 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대회에서 한 해도 빼놓지 않고 14년 연속 우승 행진을 펼쳤다. 아널드 파머와 잭 니클라우스가 갖고 있는 최다 기록(17년 연속)을 깨뜨릴 날도 시간문제처럼 보였다. 하지만 올해 성 추문과 이혼으로 극도의 부진에 허덕이며 연말이 다 되도록 우승 신고를 못했다. 그런 우즈가 무관 탈출의 마지막 기회를 잡으려 안간힘을 썼다. 우즈는 4일 중국 상하이 시산인터내셔널GC(파72)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시리즈 HSBC챔피언스 1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쳐 공동 6위에 올랐다. 5년 넘게 지켜온 세계 1위를 내준 뒤 처음 출전한 우즈는 전반에 타수를 줄이지 못하다 후반에만 3연속 버디를 앞세워 4타를 줄이는 저력을 보였다. 7언더파 65타로 단독 선두에 나선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와는 3타 차. 한국의 차세대 에이스 노승열(19·타이틀리스트)은 보기 없이 버디 5개로 이케다 유타(일본), 헨리크 스텐손(스웨덴)과 공동 3위에 올랐다. 2006년 우승자 양용은은 3언더파 69타로 이날 같은 조로 맞붙은 필 미켈슨(미국) 등과 공동 9위. 우즈를 밀어내고 세계 1위가 된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는 양용은과의 동반 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기록해 1타 차 2위로 마쳤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평화의 상징인 백령도 점박이 물범이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의 마스코트로 결정됐다. 2014 인천아시아경기조직위원회는 4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대회 마스코트인 ‘점박이 물범 3남매’(사진 왼쪽)를 발표했다. 점박이 물범 삼남매는 인천 아시아경기 주경기장의 모티브인 빛, 바람, 춤에서 따온 ‘비추온’, ‘바라메’, ‘추므로’로 명명됐다. 이연택 조직위원장은 “점박이 물범이 특유의 친밀감으로 한반도의 긴장 완화는 물론 일부 분쟁 지역에서 나타나는 이념과 종교 대립의 벽을 넘어 아시아 평화의 전도사 역할을 하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점박이 물범은 서해 최북단 섬인 백령도에서 서식하면서 분단된 남북한을 자유롭게 오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위는 아시아의 이니셜 ‘A’를 사람으로 형상화해 아시아인들이 손잡고 비상하는 날개의 형상을 역동적으로 표현한 대회 엠블럼(사진 오른쪽)도 발표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샤킬 오닐(보스턴)은 미국프로농구 정규 시즌 통산 2만8281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가운데 자유투 득점은 5866점. 만약 자유투 성공률이 높았다면 진작 3만 득점을 돌파할 수 있었다. 1만1131개의 자유투를 시도해 5265개를 놓쳤다. 자유투 성공률은 52.7%에 불과해 야투 성공률(58.1%)보다 낮다. 아무 방해도 없이 말 그대로 자유롭게 던지는 게 오히려 힘들었던 셈이다. 강동희 동부 감독은 2일 모비스와의 울산 경기에서 선수들이 자유투 라인에만 서면 한숨을 푹푹 쉬었다. “사기 떨어질까 싶어 대놓고 뭐라 할 수도 없고…. 허공을 향해 열댓 번 ‘아이고’를 외쳤죠.” 동부는 44개의 자유투를 던져 23개만 넣어 역대 한 경기 최다 실패(21개)의 진기록을 세웠다. 진땀을 흘려가며 66-61로 간신히 이긴 게 다행이었다. 자유투만 더 넣었어도 쉽게 승리를 낚을 수 있었다. 경기 후 강 감독은 “마치 선수들이 돌림병이라도 걸린 것 같았다. 심리적으로 위축되다 보니 흔들렸다”고 분석했다. 오닐은 경기마다 상대의 집중적인 파울 작전에 시달렸다. 상대팀은 어차피 자유투를 허용하더라도 반타작 정도에 그치는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효과를 봤다. 오닐에게는 자유투 전담 코치까지 배정될 정도였다. 동부는 김주성, 벤슨, 토마스, 윤호영 등 장신 선수가 많아 몸싸움이 심한 골밑에서 자유투를 자주 얻는다. 그래서 강 감독의 고민은 깊어진다. 동부는 올 시즌 자유투 성공률이 67.2%로 8위에 머물러 있다. 오리온스가 9위(66.9%)이고 모비스가 최하위(64.5%)다. 동부와 오리온스는 전용 체육관이 없어 야간 자유투 훈련도 변변히 할 수 없다. 모비스는 부정확한 슈팅 동작 탓에 자유투 성공률이 51%에 그친 엑페리건이 전체 평균을 깎아먹는 주범이다. 강 감독은 “선수들에게 일찌감치 자유투의 소중함을 알게 한 보약이 됐다. 평소 거의 안 하던 자유투 훈련을 강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경기 막판 박빙의 상황에서 자유투는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다. 자유투 라인에 선 선수들의 표정도 유심히 지켜볼 만하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삼성은 광저우 아시아경기 대표 차출로 간판스타 이규섭 이승준 이정석이 2경기만 뛰고 빠졌다. 3명의 공백으로 삼성은 전력 약화는 물론이고 12명 엔트리를 채우기도 힘들게 됐다고 한숨을 쉬었다. 주위의 평가 역시 잇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1라운드 일정을 마친 3일 삼성은 7승 2패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이날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삼성은 75-65로 이겼다. 올 시즌 유일하게 경기당 평균 30점 이상을 퍼붓던 삼성 애런 헤인즈는 17득점으로 숨을 고른 뒤 리바운드를 13개나 잡아냈다. 삼성은 헤인즈를 비롯해 차재영(15득점) 이원수(14득점) 김동욱 나이젤 딕슨(이상 10득점)의 고른 활약으로 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 가드 강혁은 헤인즈와 탄탄한 2 대 2 플레이를 펼치며 5득점 7어시스트로 활약했다. 삼성은 리바운드에서 36-25로 크게 앞섰다. 삼성은 개막 후 2경기를 모두 연장전 끝에 이기며 분위기를 끌어올린 효과를 톡톡히 봤다. 자신감 속에서 포워드 라인의 안정된 수비와 헤인즈의 폭발적인 공격력으로 상승세를 탔다. KT와의 경기에서 3차 연장 끝에 이기는 끈끈한 뒷심을 보이며 최근 3연승을 달렸다. 안준호 삼성 감독은 “나머지 선수들이 나름대로 혹독하게 훈련한 결과다. 고참 강혁을 중심으로 차재영 김동욱과 제대한 이원수 등이 열심히 해줬다”고 말했다. 부산에서는 SK가 지난 시즌 1승 5패로 열세였던 이동통신 라이벌 KT를 76-74로 힘겹게 이겼다. SK 테렌스 레더는 24득점 14리바운드로 골밑을 지켰다. 부산 출신 가드인 SK 주희정은 19득점 5어시스트 5리바운드. SK는 4쿼터 막판 KT에 연속 득점을 허용해 38초 전 2점 차로 바짝 쫓겼다. 마지막 공격에서 SK는 김민수의 슈팅이 림도 맞지 않으며 위기를 맞았다. 경기 종료 13.5초를 남기고 공격에 나선 KT는 표명일이 3점슛 기회를 살리지 못한 뒤 슈팅 한번 해보지 못한 채 패배를 떠안았다. SK는 5승 4패. 공동 선두였던 KT는 6승 3패로 3위까지 미끄럼을 탔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5·미국·사진)가 마침내 세계 1위 자리에서 물러났다. 우즈는 1일 발표된 세계 랭킹에서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에게 1위 자리를 내주고 2위로 내려앉았다.2005년 6월 12일부터 281주 동안 세계 1위로 장기 집권한 우즈는 성 추문과 이혼에 휘말려 올 시즌 무관에 그치는 최악의 부진에 허덕였다.1년 전만 해도 우즈의 랭킹 포인트는 16.17점으로 5.92점으로 5위였던 웨스트우드의 추월은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우즈가 끝 모를 추락을 거듭해 역전이 이뤄졌다. 2003년 세계 266위까지 떨어지며 슬럼프에 허덕였던 웨스트우드는 재기에 성공하며 1994년 닉 팔도 이후 16년 만에 유럽 선수 세계 1위가 됐다. 웨스트우드가 우즈를 밀어내긴 했어도 세계 1위의 주인공은 언제 바뀔지 모른다. 4일 중국 상하이에서 개막하는 HSBC챔피언스에 웨스트우드, 우즈를 비롯해 세계 3위 마르틴 카이머(독일), 4위 필 미켈슨(미국) 등이 모두 출전하므로 1주 천하가 될 가능성도 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골프는 흔히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한다. 하지만 주말 골퍼의 스코어는 동반자에 따라 들쭉날쭉하기 마련이다. 마음 편한 상대를 만나면 파를 쉽게 잡다가도 고약한 파트너에게 신경을 쓰다 보면 난초라도 치듯 샷이 이리저리 날아간다. 프로 골퍼들도 마찬가지일까. 올 시즌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상금 선두인 김경태(24·신한금융). 그는 일본 언론으로부터 천재 잡는 괴물로 불린다. 최고 인기 스타인 이시카와 료(19·일본)만 만나면 펄펄 날기 때문이다. 지난해 JGTO에서 최연소 상금왕에 오른 이시카와는 올 시즌 김경태의 벽에 막혔다. 김경태는 시즌 상금 1억5026만5314엔을 기록하고 있으며 2위 이시카와는 1억1085만7779엔. 김경태는 올해 이시카와의 맞대결에서 매번 이겼다. 일본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맞붙어 7언더파를 몰아치며 역전 우승했다. 당시 이시카와는 2타를 잃어 8위에 그쳤다. 김경태는 제주 한일프로대항전에서 이시카와에게 7타 차의 완승을 거뒀다. 그 후 JGTO ANA오픈 1, 2라운드 때는 설욕을 노린 이시카와의 요청으로 같은 조가 돼 2라운드에 4타 차로 이겼다. 김경태는 지난달 31일 마이나비ABC챔피언십에서도 이시카와를 1타 차로 제치고 시즌 3승째를 거뒀다. 김경태는 JGTO에서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278.3야드로 62위, 이시카와는 296.5야드로 5위다. 김경태의 페어웨이 안착률은 61.7%로 2위에 올랐고 이시카와는 47.1%로 76위. 김경태가 이시카와보다 먼저 샷을 해도 정확도를 앞세워 핀을 공략한다. 일본 스포츠 전문지 닛칸스포츠는 김경태의 성공 비결을 참는다는 의미인 ‘가만(我慢)’이라고 분석했다. 묵묵하게 경기에 집중하는 김경태의 페이스에 이시카와가 말릴 때가 많다. 세계 랭킹을 39위까지 끌어올린 김경태는 JGTO 상금왕 도전을 위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진출을 1년 미루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31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하나은행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최나연(SK텔레콤)은 김송희(하이트)에게 미안함을 표시했다. 최나연은 시즌 2승을 거둘 때 모두 절친한 친구인 김송희를 꺾었다. 7월 코닝클래식 연장전 첫 번째 홀에서 김송희가 가장 가까운 1.5m에 붙이고도 버디 퍼트에 실패한 틈을 노려 첫 승을 이끌어냈다. 하나은행챔피언십에서도 7번홀까지 3타 차 선두였던 김송희가 보기 4개로 무너지자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LPGA투어 상금 1위에 나선 최나연은 “송희를 워낙 잘 안다. 머리가 아플 정도로 집중했다”고 털어놓았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얄궂은 운명이었다. 하나뿐인 우승 트로피를 향해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그들은 22세 동갑내기 절친한 친구였다. 최나연(SK텔레콤)과 김송희(하이트). 이들은 31일 인천 스카이72GC 오션코스(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하나은행챔피언십 최종 3라운드에서 처음으로 챔피언조로 맞붙었다. 김송희가 전날까지 8언더파로 이틀 연속 선두를 지킨 가운데 최나연은 1타 뒤진 2위였다. 중2 때인 2002년 처음 만나 월드컵 축구도 같이 보며 가까워졌던 이들은 지난해 12월 미국 올랜도에서 차로 2분 거리에 사는 이웃사촌이 됐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최나연이 먼저 자리를 잡은 김송희를 따라갔다. 이들은 체력, 멘털, 스윙 코치도 똑같다. 최나연은 지난해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55번째 대회 만에 첫 승을 따낸 뒤 “이젠 송희 차례”라고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실과 바늘처럼 붙어 다녔어도 우승 대결에서 양보는 없었다. 경기 전 서로 “열심히 하자”고 손을 맞잡은 뒤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87개 대회에 출전해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한 김송희는 7번 홀(파4)까지 3타를 줄이며 최나연에 3타 차로 앞서 무관의 한을 푸는 듯했다. 하지만 8번 홀(파3)에서 최나연이 4m 거리의 까다로운 버디퍼트를 넣은 뒤 김송희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최나연은 후반 들어 10, 11번 홀 연속 버디를 해 9, 10번 홀 연속 보기를 한 김송희를 추월했다. 최나연은 13번 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해 12, 13번 홀 연속 보기로 무너진 김송희에 3타 차로 앞섰다. 결국 3타를 줄인 최나연이 합계 10언더파 206타로 시즌 2승이자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우승 상금 27만 달러를 받아 시즌 상금 174만2028달러로 상금 선두에 나섰다. 상금 2위는 신지애(159만9768달러). 최나연은 “타이틀을 지키기 위해 머리가 아플 정도로 집중해 100% 이상을 쏟아 부었다”며 “송희는 우승만 없을 뿐 진짜 실력 있는 친구다. 우승이란 두 글자를 지우고 여유를 찾으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위로했다. 최나연은 라운드 도중 김송희의 긴장을 풀어주려고 갖고 있던 빵을 먹어보라고 세 차례나 권유하기도 했다. 2007년 LPGA투어 데뷔 후 88번째 도전에서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한 김송희는 1타를 잃어 3위(7언더파)에 머물렀다. 1만5000여 명의 갤러리를 몰고 다닌 가운데 김송희는 “국내에서 이런 열기는 처음이었다. 갤러리의 카메라 셔터 소리가 쏟아져 리듬을 잃었다”고 아쉬워했다. 반면 최나연은 “정말 방해가 많았지만 일일이 대응하면 플레이를 못할 것 같아 캐디에게 주변 정리를 요청해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주변 환경에 대한 대처에서도 승자와 패자의 모습은 달랐다. 한국계 혼혈 선수 비키 허스트가 2위(8언더파)를 차지했다.인천=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자 최나연 우승 소감▲‘무관의 한’ 아쉬운 프로골퍼 김송희}

김경태(24·신한금융그룹·사진)가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서 시즌 3승째를 거두며 상금왕 굳히기에 들어갔다. 김경태는 31일 일본 효고 현 ABC골프장(파72)에서 열린 마이나비 ABC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쳐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정상에 올랐다. 이시카와 료(일본)를 1타 차로 제친 김경태는 우승 상금 3000만 엔을 받아 시즌 상금 1억5026만5314엔으로 상금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2위는 이시카와로 1억1085만7779엔. 올해 5월 다이아몬드컵과 17일 끝난 일본오픈에서 우승했던 김경태는 시즌 3번째 트로피를 안으며 사상 첫 한국인 상금왕을 눈앞에 뒀다. 역대 JGTO에서 외국인 상금왕은 1987년 일본계 미국인 데이비드 이시이가 유일하다. 김도훈(넥슨)이 10언더파 278타를 쳐 공동 6위, 장익제(37)가 6언더파 282타로 공동 13위에 올랐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소문난 장타자 브리타니 린시컴(25·미국). 2005년 투어에 데뷔해 지난해 메이저 대회인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것을 비롯해 통산 3승을 올렸다. 최근 스타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LPGA투어에서 차세대 유망주로 꼽힌다. 그런 린시컴이 29일 인천 스카이72골프장 오션코스에서 개막한 LPGA투어 하나은행챔피언십 출전에 앞서 미래에셋과 2012년까지 메인 스폰서 계약을 했다. 국내 투자전문그룹인 미래에셋이 미국에서 활동하는 프로골퍼를 후원한 것은 이례적이었다. 외국에서 글로벌 브랜드로서 이미지를 제고할 목적이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장경호 홍보팀장은 “오래전부터 눈여겨봤다. 가능성이 있는 선수라는 게 매력적이다. 미국에서 시작한 펀드 판매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은 지난해부터 신지애도 후원하고 있다. 신지애가 LPGA투어에서 활약하면서 세계 금융시장의 중심인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미래에셋의 인지도가 높아졌다고 한다. 신지애는 드라이버샷 비거리가 238.3야드(128위)에 머물렀지만 정교한 샷을 앞세워 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반면 178cm인 린시컴의 드라이버샷 비거리는 270.3야드로 3위. 대조적인 이들이 미래에셋을 알리는 쌍끌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처럼 최근 해외에서 뛰고 있는 프로골퍼에 대한 국내 기업의 후원이 두드러지고 있다. 단순한 국내 선수 지원을 뛰어넘는 홍보 마케팅 효과를 노리기 때문이다. 린시컴과 함께 하나은행챔피언십에 출전한 재미교포 미셸 위의 캐디백에는 기아자동차 로고가 크게 새겨져 있다. 미셸 위는 올해 초 기아자동차의 홍보대사로 위촉돼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기아자동차 쏘울의 CF 모델로 등장해 9월 미국 전역에 방영되기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전파를 타고 있다. 국내 골프 브랜드의 대명사인 코오롱 엘로드는 골프 시장의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중국의 간판스타 펑샨샨의 메인 스폰서이다. 이 회사는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와도 의류 스폰서 계약을 했다. 대니 리를 통한 스타 마케팅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할 의도이다. 펑샨샨과 대니 리는 이번 주 중국 하이난 섬에서 열리는 미션힐스 스타 트로피 대회에 안니카 소렌스탐, 로레나 오초아, 박세리 등과 함께 출전해 골프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펑샨샨이 중국에서 활동할 때는 코오롱 잭 니클라우스 의류를 입게 되는데 이 브랜드는 지난해 1억 위안(약 168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LG전자는 한때 노르웨이의 강자 수잔 페테르센을 후원했다. 페테르센이 눈부신 성적을 거두면서 500억 원의 홍보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굵은 땀을 쏟아내도 시원찮을 판에 팔짱끼고 한숨만 쉬고 있다. 다음 달 12일 개막하는 광저우 아시아경기 한국 여자 농구 대표팀 얘기다. 대표팀은 29일 부산 광안리의 한 호텔 헬스클럽에서 간단한 웨이트트레이닝으로 하루 일과를 마쳤다. 12명 엔트리 가운데 6명만이 참가해 정상적인 훈련이 힘들었다. 전날 대표팀 소집에 kdb생명이 선수 선발 과정에 문제가 많다며 소속 선수 신정자, 이경은, 김보미를 합류시키지 않았다. 신세계 김지윤은 부상을 이유로 서울 숙소에 남았다. 삼성생명 박정은과 신한은행 하은주는 컨디션 난조에 허덕이고 있다. 임달식 대표팀 감독(사진)은 “차라리 8명 정도 데리고 출전하는 게 나을지 모르겠다”고 아쉬워했다. 한국 여자농구는 지난달 체코 세계선수권에서 8강에 오르며 아시아경기 전망을 밝게 했다. 하지만 김정은, 정선민, 최윤아가 부상으로 제외된 데다 대표선수 선발을 둘러싼 잡음까지 일어 오히려 전력 약화가 예상된다. 태릉선수촌의 숙소가 부족해 촌외 훈련을 실시하게 돼 집중력도 떨어졌다. 최근 여자농구는 지나친 구단 이기주의로 눈총을 받았다. 집단적으로 신인 드래프트에 불참하는가 하면 거액의 뒷돈 거래로 구단 간의 신뢰도 무너져갔다. 원칙은 사라진 채 목소리 큰 구단만이 힘을 쓴다는 얘기까지 돌았다. 중심을 잡아야 될 한국여자농구연맹도 뒷짐만 지고 있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제 국제 경쟁력마저 떨어진다면 팬들의 외면은 더욱 가속화된다. 아시아경기 개막이 보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눈앞의 국내리그 성적에만 집착해 갈등을 일으키기보다는 분위기 반전을 위해 이제라도 힘을 모아야 할 때라는 지적이 많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